장난치지 마라!











사실 우리는 북한이 한 말이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뒤집어 버리고, 몽니 부리는 것에 익숙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북한 뿐 아니라 남한 사람들이 약속을 번복하고 말을 바꾸고, 자기 맘에 들지 않으면 판을 엎어버리거나 깽판 치는 것에도 익숙하다. 그런 환경에서 보고 자라고 경험하며 컸기 때문이다. 우리 대부분에게 약속은 깨라고 있는 것이고, 말은 바꾸라고 하는 것일 뿐이다.


약속을 깨고, 말을 바꾸고, 4살 어린애처럼 으악거리며 길바닥에서 뒹굴어도 나중엔 부모가 되고, 직장 상사가 되고, 기관장이 되고, 시장이 되며, 대통령도 될 수 있는 나라가 이 나라가 아니던가.

그러니 북한의 어떤 자식이 '서울 불바다' 같은 악담을 한들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말은 또 바꾸라고 있는 거니까. 그런 건 차 한 잔 마시듯 가벼운 우리의 일상이니까.

북한의 입장도 그럴 것이다.

자존심 상하고 기분 나쁘지만, 할 수 있는 거라곤 입으로 조잘대는 것 뿐이니, 심술 한 번 부린건데, 미국이 이걸 곧이곧대로 받아쳐서 '둘도 없는 길동무' 남한 대통령에게 야밤에 전화로 타박하질 않나, 불러다 대놓고 망신을 주지 않나, 미북 정상회담을 연기할지 모른다고 겁박하지 않나, 미국 애들 왜 이리 심각한거야? 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아니 그럼, 그리 믿었던 심복이 남한으로 도망쳐서 우리 존엄의 과거사를 낱낱이 까발리는데 가만 있으란 거냐? 우리 존엄이 제일 무서워하는 B-52 로 공군합동 훈련을 하는데, 일상적 방어 훈련이라지만, 우리도 일상적 비난 성명을 내놓았을 뿐인데, 뭘 그거 가지고 난리냐? 라고 서운해(!)할 수도 있다.

좋게 얘기하면 문화적 차이이고, 나쁘게 말하면 천성이 더럽고 지저분한 탓이다.

미국이 이걸 모를까?

조선 반도에 살고 있는 애들의 DNA에 그런 ... 인자들이 있는지?

알것이다. 알아도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이 나서서 판을 엎어버릴 듯 강력하게 나가는 건 그런 너저분한 행동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것이다.

장난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장난 안 받아 주겠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그 점잖은 펜스 부통령이 김정은에게 팁을 준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장난치려고 하지 마라. 큰 실수가 된다. (It would be a great mistake for Kim Jong Un to think he could play Donald Trump.)"고 말이다.

북한이 6/12 회담에 나올까? 비핵화를 하고 개혁개방으로 나설까?

이 의문의 답은 간단명료하게 찾을 수 있다.

묻고 답하면 끝나는 일이다.

올래? (비핵화) 할래?

그걸 두고 올까 말까, 할까 말까 전전긍긍하며 머리 굴릴 필요 없다. 묻고 답하면 되는데, 답이 없다는 건 부정의 의미이고, 그럼, 플랜 B로 가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2018년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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