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금융위기 재현되나 ?











95년 말, 당시 대통령 김영삼은 장쩌민 중국 주석과 정상 회담을 했다.

김영삼은 ‘난징대학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장쩌민에게 물었다. 장쩌민 주석은 ‘내가 어렸을 때 직접 본 사건이다. 그런데도 일본은 그런 일이 없다고 잡아뗀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영삼은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이 계속된다.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며 맞장구를 쳤다.

이 발언은 고스란히 보도되었다. 일본 열도는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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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인 97년 10월 23일.

국제 투기 자본이 홍콩 달러를 공격하자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홍콩 당국은 돈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이미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폴 등의 화폐 가치는 5~40% 가량 폭락했다.

홍콩 증시 역시 멀리는 4월, 가깝게는 9월부터 폭락하고 있었다. 77일만에 40%가 빠졌고, 단기 금리는 순싯간에 250~300% 인상됐다.

27일에는 뉴욕 증시가 최대 낙폭으로 폭락했다. 덩달아 일본, 호주, 유럽, 중남미의 국제 증시도 폭락했다.

아시아 금융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태풍은 방향을 틀어 한국으로 불어왔다.

당시 한국의 경제규모는 적지 않았고 재정은 건전해 보였다. 그런데 대외 부채의 23%가 일본에 빌려온 돈이었다. 단기 부채는 절반이 일본에서 들어온 것이었다.

이미 홍콩 증시에 개입했다가 8개의 금융기관이 도산한 일본은 130억 달러를 즉각 회수했다.

일본이 돈을 빼자,한국에 돈을 떼일 것을 우려한 다른 투자 자본도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97년 하반기 아시아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천억 달러에 이르는데, 이 중 절반 즉 500억 달러가 10월말부터 11월까지 한 한달 만에 한국에서 빠져나간 돈이다.

기업, 기관들이 달러를 동원해 빚을 갚기 시작하자 시중에 달러가 말랐다. 달러가치는 급상승하고 원화가치는 폭락했다. 정부는 환율방어를 한답시고 달러를 공중에 날렸다.

한국의 IMF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문제는 지금도 적지 않게 일본 자본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이 한국에 빌려준 채권 규모는 69조원에 이른다. 이미 금융계는 일본이 이 채권에 대한 만기연장을 하지 않는 “금융 보복”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금융 보복이 현실화될 경우, 즉 일본이 방아쇠를 당길 경우, 도미노 현상이 생기면서 또 다시 환란 위기,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

이미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일본 무역 보복만으로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을 거론하고 있다.

개념없는 대통령의 ‘버르장머리 발언’으로 20년 전 호되게 고통을 치뤘는데, 또 같은 일이 생길 것이 데자뷰처럼 보인다.

아직 본격적인 ‘호러’는 시작하지 않았다. 일본은 결코 대충 멈추지 않을 것이다.

벨트를 단단히 조이고 기다려라.



2019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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