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3, 2014

1차,2차,3차 의료기관?




우리나라 의료기관을 1차,2차,3차로 표현하고 마치 이런 의료전달체계가 있는 것처럼 말하면서, 아산병원, 삼성의료원을 3차병원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사실 틀린 표현이다.

의료기관을 1,2,3 차로 분류하는 건, 건보 제도에서의 분류가 아니라, 의료급여제도 즉, 의료보호대상자(의료급여대상자)를 대상으로 하는 복지 제도에서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건보제도하에서 의료전달체계는 사실 없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면 아주 없지는 않지만, 무의미하다.
왜냐면, 건보제도에서 전달체계는 1,2 차가 아니라, 1단계와 2단계로 나누는데, 2단계에 속하는 병원은, 아산, 삼성등 소위 5대 메이저 병원을 포함한 43개 병원 뿐이다.






나머지 수백개 종합병원, 수천 개 병원, 수만개 의원이 모두 1단계에 속하기 때문에, 환자는 1단계에 속하는 모든 병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2단계 43개 병원에 갈때만 진료의뢰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43개 병원도 그 병원의 가정의학과에 가서 진료의뢰서를 발부받으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의료법은 의료기관은 의원과 병원으로 양분하고 의원은 외래 중심, 병원은 입원 중심으로 진료하라고 못박고 있다.

그러나 거기까지이다.

법은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나 대책은 전혀 없다.

그러나 역사를 뒤집어 보면, 과거에는 권역을 두고, 권역 내에서 나름 전달체계를 만들어 둔 적도 있다. 그런데, 의보가 건보로 바뀌면서 이 모든 제약이 사라져서, 환자가 수도권으로, 그 중에서도 43개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고 있어, 이 들 병원은 병실이 모자라고, 지역의 대학병원이나 대형병원은 병실이 비는 사태가 생기는 것이다.

건보제도가 이 모양이다.

그런데 이걸 보완한다고 상급병실료를 급여화하니, 선택진료비를 없애니 부산을 떠는 것이다. 또 뒤늦게 상급종합병원 기준을 강화한다고 하여 또 병원계는 비상사태라며 난리법석을 핀다.

이미 걸레가 되버린 건보제도를 아무리 고친다고 한들 좋아질 리 없다. 더 이상 쓸 수 없는 걸레는 과감히 버리고, 현실에 맞는 새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문제




상급병실료가 답이 없는 건, "반듯이 그 병원 혹은, 그 의사에게 꼭 진료받아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풀려고 하기 때문이다.
상급병실료를 급여화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회보험의 성격에 맞을 수가 없다.
누가 남보다 더 좋은 병실을 쓰겠다는데, 공적 부조인 건보에서 이를 지원해 줘야 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

다인용 병실이 모자라서 어쩔 수 없이 상급병실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인데, 그 부담이 꺼려지면, 병원을 옮기는 것이 합당한 것이다. 그렇게 유도하도록 제도가 만들어져야지, 꼭 그 병원, 그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우기고, 이를 강화시켜주는 정책을 펴겠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

게다가 병상을 조절하는 것은 병원의 권리이지, 환자의 권리가 아니다.
상황이나 환자 상태에 따라 순서가 늦어도 먼저 중환자실에 넣을 수도 있고, 먼저 수술을 시킬 수도 있고, 먼저 다인실로 옮길 수도 있지, 이걸 은행 번호표 주듯 순서대로, 그것도 병상 정보를 공개해서 '투명하게 하겠다'고 하는 건, 정말이지 비상식적이고 인기영합적인 태도라 할 수 밖에 없다.

질환을 대처하는 완급 조절은 공정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의학적 판단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나?

선택진료비 문제는 건보제도의 기본적 철학과도 연관이 있어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행 건보제도는 의사가 하는 모든 행위에는 하나의 가격만 있을 뿐이다. 이에 가중하는 것은 의료기관 종별 가산제도와 선택진료비 뿐이다.

이 가산제도의 맹점은 의사의 실력과 수준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상급종합병원의 경력있는 의사가 하는 행위와 갓 개원한 젊은 의사가 하는 행위가 동일할 때 그 가격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그건 의사의 실력과 수준을 인정하기 때문이 아니라, 행위가 발생하는 의료기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 경력있는 의사가 만일 개원하게 되면, 그는 갓 개원한 젊은 의사와 동일한 가격을 받아야 한다.

이런 모순이 어디에 있나?

이런 모순을 해결하려면, 경력과 수준에 따라 의료기관에 관계없이 모든 의사들에게 선택진료비를 적용해야 한다.

경력이 많다고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직장인의 호봉 제도는 어떻게 존재하나?

이런 기본과 원칙이 모두 무시된 제도가 바로 건보제도이다.

그런 배경은 원래 불완전한 제도에 그 때 그 때 시류와 힘겨루기에 의해 땜방하듯 제도 보완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제가 터지면, 어디서부터 해결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갈등만 거듭된다.

다시 말하지만, 건보제도는 환자, 의사, 정부 모두에게 불만이 많은, 더 이상 보험으로써 가치가 없는 제도이다.

어느 한 부분을 또 땜방했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당연히 개혁의 칼을 대야 하다.
이미 너무 늦었다.


당연지정제 폐지가 이상에 불과하다구요?





심지어 많은 의사들 스스로, 당연지정제 폐지가 이상에 불과할 뿐,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MB시절인 2009년 기재부 윤증현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당연지정제 폐지, 민간보험 도입,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허용을 주장했습니다.

단지 언급한 것이 아니라, 시시 때때로 이 세가지 주장을 반복하며, 심지어 국무회의에서 이 문제로 전재희 장관과 고성이 오고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재희 장관은 2008년 광우병 촛불사태로 국정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리고, 정권 존폐 위기까지 몰렸다고 판단하여 진보 좌파들에게 또 다시 먹이감을 던져 주면 안된다는 심정에서 이 세가지 사항에 대해 반대를 했던 것이지 윤증현 장관의 주장이 틀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진보좌파들이 이 세 가지를 통칭해서 말하는 것이 바로 의료민영화입니다.

왜 진보좌파들이 의료민영화 반대를 위한 국민연대를 만들고, 나아가 그 대안으로 건강보험하나로 운동을 전개했는지 아십니까?

이 세가지 정책 변화는 충분히 실현가능하고, 그만큼 위협적이기 때문입니다.

의약분업 이후 2009년까지 10년이 안되어 건보 재정 지출이 3배로 늘어났습니다.

같은 상승율로 올라갈 경우 2020년에는 건보 재정 지출이 100조가 넘을 것이 뻔해 보입니다.

그래서 건보 지속 가능성의 의문이 제기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보험 제도 변천을 보면, 77년 의료보험 도입, 89년 전국민의료보험 시행, 2000년 건강보험 전환등 매 10년 단위로 크게 제도 바뀌어 왔습니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의보 제도는 결코 완벽하지 않으며, 국민소득 수준의 변화, 의식 수준의 변화에 따라 10년 단위로 제도를 바꾸어야 하는 일회성 제도라는 것입니다.

이런 추세로 볼때 2010년에 이미 제도 변화가 있었어야 하는데, 엉뚱한 발목잡기와 논란으로 그 기회를 잃었고, 벌써 4년째가 됩니다. 지금 제도를 바꾸어도 제도 설계 통과에만 적어도 2년이 걸립니다.

최근 의료계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이제는 대형병원마저도 적자를 보는 것은, 현실을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제도 변화가 늦어지면, 늦어지는 만큼, 희생자는 계속 나올 것입니다.
노회장이 전공의, 학생들의 미래를 걱정하는데, 그들의 미래를 보장하려면, 하루 빨리 의료 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노회장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재난적 의료비, 의료 공급의 붕괴는 모두 건보 제도가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질병이 발생했을 때 보험이 보험의 역할을 못하고, 기껏 보험환자를 성의껏 치료해주었더니 비양심으로 몰리는 제도가 과연 제대로 된 제도일까요?

지금 우리의 주장은 "건보 해체"가 되어야 합니다.

백번 양보해서 건보를 지속시킨다 해도, 다보험체제로 전환시켜 보험사들이 경쟁하도록 해야 합니다.

보험사의 입장에서 환자(가입자)만 고객이 아닙니다. 가입자를 정작 치료해 주는 공급자(의료기관)도 중요한 고객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고객인 공급자를 홀대하고 통제하려고만 하며, 무시하고, 의사들의 의학적 행위를 엉터리 잣대로 재단하려고 하는 건보는 해체되어야 마땅한 것입니다.

당연지정제는 이런 불합리하고 수요독점체제의 불평등한 계약을 강제화하는 것이며, 이를 깨도록 노력해야 함은 당연한 것입니다.

게다가 정부도 의료서비스 선진화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 마당에, 우리가 주장해야 할 것이 당연지정제 유지이며, 보장성 강화이어야 겠습니까?

우리는 의료민영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판을 흔들고, 정부의 손을 들어주고, 무상의료를 주장하는 좌파와 정면 대응을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으니 참담하기 그지 없습니다.

훗날 이 책임을 누가 지려고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