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ne 21, 2015

의학은 통계학이나 의술은 예술이다


의학은 통계학이나 의술은 예술이다

의학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의학은 정의(定義. definition)와 묘사(描寫. description)의 학문이며, 통계학이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의학이 정의와 묘사의 학문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좀 생경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의과대학에서 가장 많이 배우는 것은 ‘무엇에 대한 정의와 그것을 설명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의과대학 시험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문제의 유형은 “가장 흔한 것은 무엇이냐?”라는 것인데, 이를테면 가장 흔한 적응증(the most common indication) 혹은 부적응증(contraindication)이 뭔지, 어떤 어떤 증상이 있을 때 의심해야 한 가장 흔한 질환 (the most common disease)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것들이다.

정의와 묘사는 주로 기초 의학을 공부할 때, “가장 흔한 것”은 내과나 외과 등 임상을 공부할 때 많이 쓰인다.

이를테면, 일 주일 넘게 기침을 하고, 목이 아프고, 가래가 낀다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질환은 인후두염, 기관지염, 폐렴이겠지만, 이 환자가 20대 젊은 남자이고 최근들어 밤에 식은 땀을 잘 흘리는 증상이 있다면 결핵을 의심해봐야 하며, 50대 남자이며 흡연력이 있다면 폐암도 의심해야 한다.

병의 진단은 증상을 토대로 가장 유력한 진단명부터 나열한 후 이학적 검사와 임상 검사 등을 통해 하나씩 지워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지워가는 것을 rule out이라고 한다.

즉, 우선은 진단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생각하고 통계적 기법으로 서서히 좁혀가는 과정이 바로 진단의 과정이다.

그래서, 의학을 통계학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의사들이 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판독할 때, 참고하는 수치가 있는데 이를 참고치(reference range)라고 한다.

흔히 정상치(normal range)라고 부르지만, 이를 정상치라고 불러서는 안되는 이유는 참고치는 특정 질환이 없는 사람들 수백, 수천명을 검사해 나온 결과를 분포도로 그리고 그 분포도의, 때로는 90%, 때로는 95%, 때로는 99% 범위 안에 있는 값을 정하기 때문이며 그 범위 밖에 있다고 해서 그것이 질환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혈색소(hemoglobin)의 경우 참고치의 범위가 12~16g/dl 인데, 흡연자이거나 고산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은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16g/dl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질환자는 아니다.

“The medicine is an art.”라는 금언이 있다.

이 말의 의미는 의학은 과학이나, 환자를 다루는 의술은 예술과도 같다는 의미이다. 과학은 동일한 input에 따라 늘 동일한 output이 나와야 하지만, 환자를 치료하는 건 늘 그렇다고 할 수 없는데, 그것은 환자마다 개인차가 크고 질병은 늘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이 점이 의학의 어려움이자 동시에 위대함이기도 하다.

의학을 통계학이라고는 하지만, 한편으론 통계학의 숫자 장난에 넘어가서도 안 된다.

많은 환자나 보호자들은 의사에게 치료 결과나 완치 가능성, 생존 가능성 등을 수치로 정확하게 알고 싶어하고, 의사들 역시 무엇의 가능성을 숫자로 답하기도 한다.

이 때 의사들이 말하는 숫자는 말 그대로 통계에 의한 것일 뿐, 그 결과가 해당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말기 췌장암 환자가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물었을때, 의사가 앞으로 앞으로 6개월 내에 사망할 확율이 90%라고 말했다면, 그것의 정확한 의미는 “췌장 두부에 발생한 췌장암의 크기와 다른 장기의 전이 정도를 감안하고, 환자의 나이, 현재 증상, 치료 여부 등을 고려할 때 유사한 환자들의 백 명 중 90명이 6개월 안에 사망했었다는 통계 자료가 있다.”는 것이지, 그 환자가 반듯이 6개월 안에 사망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즉, “이런 자료가 있다”가 곧 “당신도 그러하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따라서 이런 식의 질문이나 대답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은 좀 더 명쾌하게 답을 듣길 원하고, 의사들은 이걸 구구절절 설명하기 어려우므로 중간을 잘라내고 답을 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나 사람은 기계가 아니며 의사는 기계를 고치는 수리공이 아니다. 게다가 치료는 약물에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치유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약물이나 의학의 힘은 그저 거들 뿐이다.

지난 6월 8일 메르스와 관련하여 다음의 글을 페북에 올렸다.


나름 의사 생활 경험 짧지 않은데, 어떤 결핵 환자가 불과 3일만에 30명 넘는 다른 입원환자, 의료진, 방문객에게 전염시키는 거 본 적 없고, 어떤 폐렴 환자가 입원 중 원내 감염되어, 다른 병원으로 이송한 후 응급실 대기 중 오가는 셀 수 없이 수 많은 사람에게 옮기는 거,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메르스가 별거 아니라고?

결핵은 해마다 2~3 천명, 페렴으로 1만명 죽는데 고작 몇 명 죽는게 무슨 문제냐고?

의사들이 언제부터 병의 경중을 사망자 수로 따지기 시작했지?

일년에 결핵, 폐렴으로 쓰여지는 의료 자원 (인력, 시설, 장비, 재정)이 얼마인줄 알고 그런 말을 할까?

그게 지금 메르스로 쓰이는 의료 자원과 비교할 수 있을까?

사망율이 40%든, 4%든 간에, 거기에 해당하는 사람은 100% 인거고, 안 걸리면 남의 일인 법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병 치료하러 입원했다가, 환자 병문안 갔다가 메르스 걸려서 비명횡사한 사람이 다섯, 병에 걸려 불안에 떨고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80명이 넘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그들 앞에서, "메르스 별 거 아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메르스 별 거 아니다." 라고 할 수 있다.

통계적으로도 그렇고, 빈도로 따져도 진짜 별거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전체를 놓고 봤을때 그렇다는 거지, 긍휼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숫자로 봤을 때 그렇다는 거지, 국민 전체를 놓고 봐야 하는 공무원, 정치인들 시각에서 그렇다는 거지,

최소, 환자 하나 하나를 만나고 얘기하고 만지고 치료해야 하는 임상의들은 그러지 말자.

우리가 "국민 여러분, 불안에 떨지 마십시오"라고 확성기 잡고 불안을 잠재우는 역할을 담당한 건 아니잖아.

누가 그걸 우리에게 시킨 게 아니잖아.



이 글을 올린 후 여러 의사들이 댓글을 달아, 이 글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는데, 사실 의식적으로 댓글을 읽지 않았을 뿐더러, 의문에 반론을 제기하지도 않았다.

왜냐면, 윗 글은 논쟁을 위한 글이 아니며, 애초 의사인 페친들이 이 글에 대해 저항감을 가질 것을 뻔히 알고 쓴 글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 페친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메르스가 국민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한 지금, 의학 통계 인용의 가벼움을 무시한 체 메르스가 별거 아니라는 의사들의 발언이 증폭될 경우, 전염병 확산 초기에 국민들이 갖아야 할 두려움이 상쇄되어 메르스에 대한 경계심이 약화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메르스가 별거 아니라면, 그것에 감염되어 고통받거나 이미 사망한 환자의 가족들에게 ‘별거 아닌 것에 걸려 죽었다’ 혹은 ‘별거 아닌 것에 우리 아버지, 내 남편 혹은 가족이 고통받고 있다.’는 상처를, 적어도 의사들은 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전염병을 대하는 마음에도 순서가 있어야 하고, 초기에는 오히려 전염에서 멀어질 수 있도록 경계심을 더 주어야 하며, 그럼으로 파생되는 여러가지 문제점 즉, 경기 침체, 사회 혼란, 불안과 공포의 확산이 전염병 그 자체보다 더 큰 문제가 될 때는 비로소 의료인들이 나서서 불안을 잠재워야 하는데, 이 글을 올린 6월 3일의 싯점은 경계심을 주어야 할 단계이지, 별거 아니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할 싯점이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이 글은 의사가 동료 의사에게 부탁하는 글일 뿐, 이 글을 비특정 다수의 국민에게 보여주며 공포를 선동하려는 글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북의 특성상 이 글이 비특정인들에게 공개되어 불안을 선동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면 유감이며, 그것이 불안을 넘어 광우병 사태 때처럼 악용되었다면 더욱 더 큰 유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솔직히 페친 수도 얼마되지 않고, 널리 알려진 저명한 사람도 아닌 내가 쓴 글이 인용되었거나 악용되었으리라고는 생각할만큼 어리숙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6월 18일자 조선일보의 조이라이드 “조심한다고 나쁠 것도 있다”라는 윤서인 작가의 웹툰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만화 중에 “통계? 니 가족이 걸려도 통계같은 소리가 나올까? 아무리 희박한 확률이라도 막상 걸린 사람에게는 100%라구!!”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설마 윤서인 작가가 6월 3일의 글을 보고 이런 시각을 비난하기 위해 만화를 그린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한 가지 코멘트하고 싶은 건, 메르스 확산으로 경제가 침체되고, 그래서 실질적 손해를 보며, 단순히 손해 이상의 큰 타격을 받는 이들이 적지 않은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거시적으로 볼때 경기 침체와 메르스로 인한 손실 비용은 어쩔 수 없이 치뤄야할 사회적 비용이라는 것이다.

가장 좋기로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우리나라를 비켜가는 것이었고 그 다음으로 좋은 건, 설령 메르스 감염 환자가 국내에 들어왔어도 초기에 완벽한 방역으로 손실을 최소화했어야 하는 것이었지만, 알다시피 초기 대응에도 실패, 이후에도 지독한 불운과 안이한 대처로 오늘의 이 지경에 이르렀다.

때문에, 누가 잘못했던 혹은 운이 없었던 지금의 손실은 치룰 수 밖에 없는 댓가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비싼 댓가를 치루고 큰 교훈을 얻어 사회에 적용할 수 있다면 ‘치룰 가치가 있는’ 댓가인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경우에는 불필요한 희생과 댓가를 치룬 것으로 기록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 중요한 건, 메르스로 인한 경기 침체만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하면 이 비싼 댓가로 좀 더 값어치 있는 교훈을 찾아내느냐 하는 것이며, 경기 침체로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사람들을 국가와 사회적 부조로 회생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느냐를 고민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2016-6-18



6/17 <백의의 바보들>


<백의의 바보들>
몇 년전 싱가폴의 글렌이글스 병원(Gleneagles Hospital)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 병원은 Parkway Holding group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병원인데, 파크웨이 홀딩스는 말레이시아의 Pantai Holdings 와 합병하여 현재는 Parkway Pantai Ltd.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 회사는 현재 싱가폴,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 부르나이 등지에 21개의 병원, 60개의 메디컬 센터 등 4천 병상 이상을 운영하고 있는 동남아 최대의 병원 지주회사이다. 
글렌이글스 병원은 270 병상 규모로 그다지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파크웨이 그룹의 모태가 된 병원이며, 영리병원의 대명사로 불리며, 싱가폴 의료관광의 아이콘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애초 글렌이글스 병원은 45베드의 너싱홈으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30개과 160명의 전문의들이 진료하고 있다.
이 병원의 특징은 모든 의사는 attending 즉, 계약직이라는 것이다. 병원에 상주하는 의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병원 건물 옆에 별도의 클리닉 건물을 지어 그곳에서 외래를 보고, 수술을 하거나 입원이 필요한 경우에 병원을 이용하며, 외상 및 응급센터도 운영하는데 이 역시 attending doctor이 교대로 근무한다. 
싱가폴에 영리병원이 발달하기 시작한 건 1980년대부터라고 할 수 있는데, 싱가폴은 다른 나라와 달리 독특한 특징 즉, 도시 국가이며, 화교들이 장악하고 있고, 동남아 국가들의 수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의 특징이 있는데, 가족을 싱가폴에 두고 다른 국적을 가지고 외국에서 사업하며 주말에 돌아오는 ‘외국인’에게 싱가폴 정부의 복지, 의료보험제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생각과 화교 자본으로 병원을 운영하면 낙후된 의료서비스를 빠른 속도로 성장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맞물려 영리병원을 일찌감치 허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처럼 외국인에게도 제한없이 건강보험 혜택을 주는 관대함(이라고 적고, 호구라고 읽는다)이 싱가폴에는 없었던 것이다.
시쳇말로, 돈 제대로 내고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라는 것이다.
글렌이글스 병원의 의료비 수준은 대충 이렇다.
복강경 하 담낭절제술 : 천만원~천3백5십만원 (이중 의사가 받은 금액은 560만원~720만원)
치질수술 : 580 만원~650 만원 (의사가 받는 금액 : 330 만원~350만원)
자궁절제술 : 1,280만원~1,550 만원 (의사가 받는 금액 : 720만원~870만원)
편도선 제거술 : 700 만원~823만원 (의사가 받는 금액 : 390만원~480만원)
대략 우리나라 의료비의 5배~10배 정도 된다.
이렇게 의사가 받는 금액이 따로 있는 건, 환자가 병원비를 지불하면 이를 병원과 의사가 나누기 때문이다.
병실료는 가장 싼 4인실이 20만원 조금 더 넘고, 1인실은 50만원 가량, 가장 비싼 병실은 580만원 이며, 중환자실은 60만원이다.
(위 가격은 2015년 현재 가격임)
이건 순전히 병실료이며, 치료비나 병명과는 무관하다.
보험이 없는 경우 본인이 직접 병원비를 내야하는데, 워낙 돈 많은 화교들이 많으니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싱가폴 국민들도 이 병원을 많이 이용한다. 
싱가폴은 국립병원도 여럿 있는데, 가장 좋다는 국립병원을 가 봐도 태평양전쟁 시대에 지어진 낡은 병원 건물에 우리처럼 다인실로 되어 있는데, 4인실이나 6인실의 다인실이 아니라, 한 층이 전부 터져 있는 구조로 부분 부분 허리높이의 낮은 벽 (이걸 pony wall이라고 한다.)로 구획되어 있는 뻥 뚫린 구조에 침대만 빼곡히 놓여 있고, 적도가 지나는 엄청나게 뜨거운 싱가폴임에도 불구하고 에어콘 시설도 되어 있지 않다.
시설이 이러니 다수 싱가폴 국민들 역시 글렌이글스 병원과 같은 private 병원을 찾는데, 비싼 의료비를 지불하고 private 병원을 쓸 수 있는 건, 싱가폴의 독특한 보험제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싱가폴은 Medisave 라 불리는 일종의 medical saving account라는 보험제도를 198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자기 소득의 8~10.5%를 의료계좌에 넣도록 강제하고, 의료서비스를 받을 경우, 이 계좌에서 지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경우 건강한 사람이냐, 만성질환자이냐, 노인이냐 등을 따져 복잡한 방식으로 의료비 지출을 억제하도록 제한하는데, 만일 이 제한폭을 넘어서 의료비를 써야 할 경우에는 본인이 부담하거나 별도로 보험을 들어 커버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 천식 등 19가지 만성질환에 대해서는 정부가 진료비를 보조한다.
또 Medishield와 Eldershield라는 제도도 있는데, 이는 의료계좌에 모이는 돈으로 별도 보험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Medishield에 가입할 경우, 입원시에는 하루 37만원까지, 수술할 경우에는 630만원까지 의료비가 보상되며, 이 금액을 초과할 경우에는 역시 본인이 부담하거나 별도의 보험으로 커버해야 한다.
글렌이글스 병원의 또 다른 독특한(?) 특징은 원장(General manager)이 간호사라는 사실이다.
한국 정서상 그 점이 생소했지만, 파크웨이 측의 설명은 이랬다.
“병원의 지향점은 어차피 이사회에서 결정하므로, 실제 살림을 사는 원장은 병원 사정을 더 잘 파악하는 간호사가 맡는게 당연하다. 의사는 수술이나 처방을 내면 끝이지만, 환자를 실제 돌보는 건 간호사 아니냐? 병원에 대한 평가는 결국 간호에 달려 있다.”
파크웨이 홀딩스는 간호대학도 운영을 하는데, 말로는 아시아 전역에서 해마다 1천명의 고등학교 졸업생을 모집해 훈련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1천명은 뻥 같지만, 아시아 전역의 학생을 모집해 가르쳐서 21개 병원에 분산 배치하는 것은 맞다. 입학 첫 일년동안은 영어를 집중적으로 가르쳐서 병원내에서는 영어로 소통하도록 하고 출신국의 환자가 들어오면 자연스레 모국어로 환자를 돌보도록 한다는 것이다.
의료관광의 메카 병원다운 발상이다.
메르스 사태로 우리나라 병원의 간호사가 태부족이라는 사실이 새삼 언론에 거론되고 있다.
전세계 어디를 가도 의사는 오히려 남아 돌아도, 간호사는 나라와 관계없이 부족 현상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최근 정부는 “보호자 없는 병원”을 모토로 이른바 포괄병동이라는 걸 시작했는데, 간호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힘든 국내 여건에서 빛 좋은 개살구이다.
우리나라 간호대학의 수가 적지 않지만, 대부분 대형병원을 선호하고, 대형병원이 졸업생을 다수 확보해 놓는 바람에 지방으로 갈수록 간호사 구하는 건 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간호사들이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작은 병원, 지방으로 갈수록 대우가 좋지 않기 때문이고, 그건 또 작은 병원일수록, 지방으로 갈수록 병원 경영이 어렵기 때문이며, 결국 이는 낮은 수가로 결론지어진다.
정부가 호기차게 추진하고 있는 의료 관광, 병원 수출 모두 이렇게 안으로 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체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이런 식으로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의무감만 가지고 바람도 통하지 않는 방호복을 입고 두려움을 무시한 체 진땀을 흘리며 메르스 환자를 간호하는 대한민국 간호사들은 그래서 바보들이다.

6/17 <나만의 "비방"은 비특정다수에게 적용할 바가 아니다.>


의사 생활을 오래하다보면, 자기만의 노하우도 생기고, "비방"도 생긴다. 
그런데 그 비방이라는 게, 의사 본인에게 적용하거나 피를 나눈 가족이나 서로 죽어 줄 수 있는 절친한 친구가 아니라면 아무에게나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미국에는 대체의학 (Alternative medicine)이라는 것이 광범위하게 발달되어 있는데, 대체의학이 새로운 혁명적 의학이기 때문이 아니라, 제도권 내 의료서비스의 가격이 워낙 비싸고, 뭘 해도 잘 낫지 않는 환자들이 많다보니 대체의학이 발달했다고 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대체의학의 정의 자체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입증되지 않는 의학이라는 의미이다.
만일 자기만의 비방이 있고, 그 비방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해서 근거를 내놓고, 이를 다수 학자들이 검토하여 객관성이 입증될 때 그 때 비로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믿음 만으로 비특정다수에서 마치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처럼 발언하거나 공개하는 건, 의사로써의 양심을 저버리는 것이며, 전혀 과학적 태도가 아니다.
의사가 한의사들을 비난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그들이 주장하는 의학적 이론, 치료법, 치료약물에 대한 객관적,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비타민 씨를 복용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고용량 비타민을 복용하면 면역력을 키울 수 있고, 그것으로 마치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하는 건 김치를 먹으면 사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혹세무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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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메르스 행동지침 비타민C 복용" 김익중 교수 "나는 '믿는다'"

6/17 <메르스가 국민 탓?>


"보건당국은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자신들이 국제기준을 따른 방역체계로 잘 대응했지만, 미성숙한 병원문화가 메르스를 확산시켰다며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당국은 "WHO에서 권고한 기준에 따라서 방역체계를 가동했다"며 "간병인, 보호자들이 통제받지 않고 환자들에게 노출돼 병원감염이 더 확산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사에 나온 이야기인데, 누가 이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말을 한 사람은 보건당국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
메르스 사태가 이렇게 커진 건, <메르스를 국제기준에 따라 방역 조치 했기 때문>이다.
국제기준에 따라 방역 조치했다는 건, 메르스 바이러스의 행태를 국제 사회에서 알고 있는 수준으로 알고 조치했다는 것인데, 계속 얘기하지만, 그 국제사회에서 알고 있는 수준이란 결국 사우디 경험인데, 여러가지 사우디 특수성을 감안하지 못한 체, 그 잣대로 국내 메르스 사태를 대응했기 때문에 문제가 커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기준에 따른 방역을 해서는 안 되며, 잘 모른다는 가정 하에 훨씬 더 폭 넓고 공세적 격리와 방역을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제와서야 이런 이야기들이 언론, 방송에 비춰지고 있지만, 전염병 방역에 대한 조금이라도 아는 의사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 지난 6월 초, 사우디와 우리나라를 같은 경우로 놓고 봐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페북에 쓰면서 보건 당국에 자문을 하는 감염학회, 교수들이 도대체 옆에서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하고 있는 건지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지금 누구 잘잘못을 따지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메르스를 잡겠다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이야기이다.
WHO 기준대로 했으니, 나는 잘못한게 없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
모르긴 몰라도 이 말을 공무원이 했을리 없고, "근거 중심 의학"한다는 분들의 말인듯 싶어 더 답답하다.

불안을 조성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기존 격리자 5천명, 삼성서울병원으로 야기된 격리자 4천명, 부산에서만 1천 이상 격리.
이런 식의 격리대상자 즉,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는 밀접접촉자 수의 증가는 이미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봐야 한다.
삼성병원 구급대원, 대구 공무원 등 통제 범위를 벗어난 감염 확진자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 사실을 빨리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려, 국민들이 오판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발병 혹은 경유 병원에 방문했거나 의심스러운 발열 등 증상이 있을 경우 스스로 보건 당국에 신고하도록 하고, 각 자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도록 더 강력히 주지시켜야 한다.
여전히 "공기 감염은 없다. 지역 감염은 없다. 젊은 사람, 건강한 사람은 괜찮다"며, 마치 정부가 계속 메르스 사태를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하다가는 정부에 대한 불신은 심화될 것이고, 정말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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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 <응급실을 1인실로 바꾸자는 건 탁상공론이다.>

<응급실을 1인실로 바꾸자는 건 탁상공론이다.>
응급실을 뜯어 고치자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그건 "응급실 문화"를 뜯어 고치자는 것에 동의한다는 것일 뿐, 응급실을 1인실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탁상공론에 불과할 뿐이다.
메르스 사태로 복지부가 행여라도, 응급실 기준을 개정해서 모두 1인실로 바꾸라고 할까봐 지레 겁부터 난다.
정책 변경은 당위성과 필요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메르스 사태에서 보았듯이 응급실이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는 당위성이나 필요성을 충족할 수 없다.
왜냐면, 이제껏 각종 환자와 보호자들이 뒤섞이는 응급실에서 메르스 외에 이렇다할 병원 감염이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도 없고,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감염병이 단지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으로 전염시키는 경우도 없었기 때문이다.
또 설령 앞으로 메르스 같은 매우 전염력이 높은 (여전히 당국은 전염력이 높지 않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감염병이 발생한다하더라도 단지 그것 때문에 응급실을 1인실로 바꿔야 할지 의문이다.
응급실을 1인실로 운영한다는 미국의 예를 보자.
미국에 2명의 메르스 환자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입국을 했는데, 이들 모두 증상이 나타난 후에 응급실을 방문했고, 조기에 메르스 진단이 되어 격리 조치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1인실을 운영하는 응급실을 방문했지만, 최초 메르스 감염자의 경우 50명을 격리 조치했고, 두번째 감염자의 경우 22명을 격리했다.
미국이 성공적으로 메르스 방어에 성공한 이유는 응급실이 1인실이기 때문이 아니라, 메르스 확진 후 공세적으로 CCTV 테이프와 병실 출입 서명 기록, RFID 카드를 통해 동선을 샅샅이 파악해 접촉 의심자 모두를 격리 조치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응급실 1인실 운영의 또 다른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 응급센터나 응급실 대부분은 1인실로 개조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건 개조 비용을 국가가 부담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설령 1인실을 갖추었다고 해도 응급실 출입을 통제할 경우, 다수 환자와 보호자들이 응급실 밖 대기실에서 대기해야 하며, 또 여기서 섞기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만일 1인실을 갖출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는 병원만 응급실을 운영하라고 한다면, 모르긴 몰라도 절반 이상의 응급실, 응급센터는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는 것이다. 
더 중요한 건, 응급 처치를 요하지 않는 환자들의 응급실 방문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응급실이 입원 병실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되는 것을 막고, 응급실 뿐 아니라, 병실의 입출입을 강력히 통제하며 이것이 새로운 병원 문화로 인식되게끔 하는 것이다.
지혜로운 언론이 있다면, 이 같은 새로운 병원 문화를 확립하도록 국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언론일 것이다.

<관련기사>

[기자수첩] 감염에 취약한 응급실 구조를 바꾸자


6/16 <레파토리 좀 바꿔다오>


<레파토리 좀 바꿔다오>
솔직히 메르스 국내 유입 정도는 질병관리센터 안의 <감염병관리센터장> 정도가 알아서 해결했어야 할 일이다.
감염병관리센터장 밑에 감염병 관리과, 감염병 감시과, 공중보건위기대응과, 검역지원과, 역학 조사과 등 전염병 방역을 위한 각 과가 모두 있고 각 과에는 과장과 유능한 공무원들이 포진되어 있으며,
애초 질병관리본부가 사스 사태 이후 감염병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질본 관리 하에 국립보건연구원이 있으며, 전국에 14군데 검역소가 있으니 구색은 다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 국가 감염병 예방과 방역의 총 타워 컨트롤은 감염병관리센터장이며 그가 총지휘 책임자이어야 하고, 또 감염병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어야 한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신상 감염병을 막으라고 그 자리와 직책과 예산과 수하 직원을 준 것이다.
하지만, 전염병 확산이 예상 외로 급박하게 돌아가 본인이 힘이 부치면 질병관리본부장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질본 본부장은 장관에게 보고하고, 장관은 국무회의를 통해 다른 부처 장관, 총리대행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업무 협조를 받아 처리하면 될 일이다.
그게 제대로 된 조직이고, 제대로 된 나라이다.
그런데 어떻게 되먹은 나라가 전부 대통령 입만 쳐다 본다.
뭔 일만 생기면 모든게 다 대통령 책임이다.
다 대통령이 잘못해서 이 지경이 난 것이란다.
관료와 정권은 다른 법이다.
정권은 5년 유한하지만, 관료는 설령 그 자리에 사람이 바뀌어도 조직은 영원한 법이다.
세상이 민주화되어 버린 이 때에, 공무원 조직이라고 해서 대통령 한 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생각해 보시라.
요즘 아랫 것들이 옛날 내가 어릴 때랑 같은지.
그래서 맘대로 이 심부름 저 심부름 시킬 수 있는지.
또 그렇게 하는게 맞지 않은가?
요즘 같은 세상에 9급 신참 공무원도 소신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는 게 맞는 거지.
메르스 대책을 놀며 놀며 했을까?
다들 소신 가지고 최선을 다했겠지. 오판도 있었고, 오만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자부심 가지고 최고 노력을 했겠지.
그런데 뭔 일만 터지면 대통령 타령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듣기 좋은 노래도 이절 삼절 듣다보면 짜증나는 법인데, MB 5년, 박대통령 3년 가까이 주주장창 그 소리를 듣자니 이젠 귀를 막고 싶다.
나만 그런 건 아닐 거다.
제발 좀 이제 레파토리를 바꾸시라.

6/16 <삼성서울병원을 국민에게 환원하라고? 환원의 뜻은 알고 말하는 건가?>


<삼성서울병원을 국민에게 환원하라고? 환원의 뜻은 알고 말하는 건가?>
이게 대체 뭐가 문제라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
1) 삼성공익재단은 삼성생명의 보험계약자 돈으로 기부하여 설립했다.
이 말은 보험계약자 모르게 보험계약자 돈을 갈취하여 설립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삼성생명이 영업을 하여 발생한 이익으로 설립했다는 말인가?
후자라면 기업이 수익금으로 비영리 공익재단을 설립한 것이 뭐가 문제란 말인가?
게다가 삼성생명은 2010년 전까지 비상장법인이었다. 주주의 의사에 반해 기업 이익금을 빼돌려 공익재단을 만든 것이 아니란 말이다.
2) 자산 1조9,557억원 중 수익사업에 1조 8,736억원을 쓰고 있다.
이 수익사업이라는 건 삼성서울병원 등 병원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삼성공익재단이 2조 가까운 돈을 어디다 투자해 돈 벌이 하고 있는 게 아니다.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을 수익 사업이라고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 게다가 삼성병원 운영을 통해 수익을 내지 못하고 해마다 수백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서 삼성공익재단이 삼성병원을 통해 돈 벌이를 하는 것처럼 말해선 안된다.
추측컨대, 이 자산 중 일부는 별도의 수익사업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핵심은 그래서 그 수익이 어디로 갔느냐이다. 적자 운영 상태인 삼성서울병원의 운영비로 들어갔다면 그걸 뭐라고 해서는 곤란하다.
3) 삼성생명이 보험업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기부를 하는 건 위법
삼성서울병원이 적자를 내서 경영의 문제가 있자, 공익재단을 설립한 삼성생명이 기부금을 출연했다는 것인데, 2006년, 2007년, 2008년 등 세 차례 기부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 역시 상장 이전에 발생했던 일이며, 이것이 보험업법을 위반한 것이라면 법적 조치를 하면 된다.
그런데 이게 과연 위법한 것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4) 편법 상속 의혹
삼성공익재단 이사장을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넘겨주고 받은 것을 말하는 건데, 재단이사장이 재단의 소유권자도 아니고 이사장 자리는 정관에 따라 선임하는 건데, 그걸 편법 상속이라고? 
우리나라 학원재단,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재단) 등등 그렇게 하지 않는 곳이 어디 있는가? 그게 편법 상속이면 모두가 다 편법인거지... 우길 걸 우겨라.
5) 삼성서울병원 편법 운영
삼성병원은 개원이래 계속 적자를 보았으며, 그 적자분을 다양한 방법으로 메꾼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 중에는 삼성계열사들의 기부에 의한 것도 당연히 있으리라 생각한다.
기업이 기업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해 그 일부를 사회 공헌하기 위해 비영리재단에 기부한 것이 뭐가 문제가 될까?
기부하지 않는 기업이 문제인거지...
이런 의혹은 새민련 박영선 의원이 기재위에서 주장하고, 이걸 또 경향 등 소위 진보 언론들이 이런 식으로 확대재생산해서 마치 삼성이 엄청난 비리를 저지르고 있는 것처럼 확대포장하고 있는데 도대체 진보세력들이 삼성서울병원에 집중 포화를 퍼붓는 이유는 뭘까?
게다가 삼성서울병원을 국민들에게 환원하라니... 삼성이 손 떼고 더 이상 적자 메꿔주지 않으면 국민들이 수백억 적자 메꿔주려나? 
왜 병원 하나 못 죽여서 이 난리일까?

<관련기사>

https://www.facebook.com/biznlife/photos/a.409255229216449.1073741827.404578963017409/597837467024890/?type=1&permPage=1

삼성서울병원, 계열사 기부금으로 매년 수백억 적자 메꿔



Monday, June 15, 2015

6/15 <메르스 방역의 성공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




지난 6월 6일 페북을 통해 우리 방역 당국에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당시 이 질문의 답은 “앞으로 3차 감염자 발생을 얼마나 억제할 수 있느냐에 따라 점수는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열흘이 지난 지금, 이미 3차 감염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2차 감염자 수를 월등히 넘기고 있을 뿐 아니라, 절대 없다던 4차 감염자 수도 이미 늘고 있다.

때문에 초기 대응에는 어쩔 수 없이 낙제점을 줘야할지 모르겠다.

아무튼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 국가 전염병 방역체계 수준을 판단할 새로운 지표(!)가 필요해 보인다.

현재 정부의 방역 계획이란, 새로운 감염자가 발생하면 이를 역학 조사해 새로운 감염자의 감염 일자를 추정한 후 그 시점에서부터 그와 접촉한 의심자를 14일간 자가 격리 혹은 시설 격리하고, 신규 감염자로 인해 새로운 환자가 생기지 않기를 기대하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가 예상치 못한 새로운 감염자가 발생하면 또 똑같은 프로세스를 이어간다.

이 작업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쉽게 예상할 수 없다. 확실한 건 지금으로 보아서는 예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전염병은 전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역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만 뭔가 내내 쫓아다니고만 있다는 인상을 버릴 수가 없다.

전염병을 쫓아다니지 않고 이 상황을 주도하는 방법은 백신의 개발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건 아직 요원해 보인다.

발 빠른 전염병을 쫓아다니느라 헉헉대지 않으려면 더 공세적인 격리와 전투적인 차단이 필요한데, 여전히 “~~은 없을 거야.”라는 기대와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그 “~~은 없을 거야.”라는 가정 위에 방역을 하다 보니, 그 가정이 깨지는 순간 방역에 구멍이 뚫리고 국민이나 당국이나 멘붕 상태에 빠지게 된다.

여전히 “~~은 없을 거야.”를 주문처럼 외우는 두 가지는 “지역 감염”과 “공기 감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러 정황에서 공기 감염의 가능성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공기 감염은 없을 거야라고 주장하다가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뻔하다. 그건 공기 감염이 아니라고 오리발 내밀 것이.

지역 감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 감염이 뭐냐? 고 물으면 “추적이 불가능한 상태로 지역에서 발생하는 감염”이라고 답을 한다.

역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3차 이상의 감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역학적으로 잘 설명되지 않은 3차 이상의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데, 여전히 지역 감염은 없다고 주장한다.

아무튼, 이런 저런 배경 속에 새로 제시하는 방역 성공의 지표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격리자 중에서 새로운 감염자(확진자) 발생이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느냐>이다.

이를 격리 감염자 비율(isolated infectee ratio)이라고 부르자.

전체 감염자 중 격리 대상자 중에서 감염자가 많이 발생했다면, 이는 ‘격리가 잘 되었다’ 즉, ‘방역 활동을 잘 했다’고 볼 수 있으며, 반대로 격리 대상자 외에서 감염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다면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즉, <격리 감염자 비율>이 증가할수록 성공적 방역을 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럼, 이 비율을 높이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격리할 경우 어떻게 할까?

사실 지금 상황으로는 국민들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포괄적으로 격리 대상을 정하는 것이 오히려 나아 보인다. 그래야 메르스 확산을 조금이라도 더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국민을 격리할 수는 없는 일(전국민을 격리하면 <격리 감염자> 비율은 100%가 된다.)임은 당연하고, 너무나 지나치게 대상자를 정할 수도 없는 것이다.

격리는 격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해야 하며, 대상 국민은 생업에 막대한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

때문에 효율적 격리가 필수적인데, 전체 격리자 중 감염자가 얼마나 발생했는지도 따질 필요도 있다. 이를 <격리자 중 감염자 확진 비율(confirmed isolated infectee ratio)>이라고 부르자.

만일 10명을 격리했는데, 10명 모두 감염자로 확진되었다면, 매우 효율적인 격리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반면, 1만 명을 격리했는데 이 중 10명만 감염자로 확진되었다면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격리하여 불안감을 조성하고, 국민 불편을 조장했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방역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의 지표로 초기 대응을 잘 했는가는 2차 감염자와 3차 이상의 감염자 비율로 가늠할 수 있으며, <격리 감염자 비율>은 얼마나 선제적으로 격리하여 확산을 방지했는가의 지표가 될 수 있으며, <격리자 중 감염자 확진 비율>은 얼마나 효율적 역학 조사와 격리를 이루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다.

이런 지료가 과연 역학적 의미를 갖는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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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격리 환자 1만 명의 의미>



오늘 (6월 15일) 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그제 발생한 12명, 어제 발생한 7명에 비해 줄어들고 있으므로 상황이 호전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일일 확진 건수로 사태를 짐작하는 건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왜냐면, 확진 검사는 환자의 상태와 방역 당국, 검사 기관의 상황에 따라 빨라질 수도, 하루 이틀 늦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작 일일 확진 발생 건수보다 중요한 건, 이들 확진 환자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감염되었느냐이며, 후향적 관찰(retrospective view)을 통해, 지난 몇 월 몇 일에 몇 명의 환자가 감염하였다는 자료를 내놓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할 것이다.

오늘 발생한 5명의 환자에서 더 의미 있는 것은 이들 5명 중 3명이 4차 감염자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방역 당국은 메르스 발생 초기 3차 감염은 없다고 주장했는데, 지금 3차 감염자가 2차 감염자보다 월등히 더 많이 발생했고, 단호하게 4차 감염은 생기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미 5명 이상의 4차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를 두고 ‘일부’는 방송에 나와 뻔뻔하게 ‘차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발뺌을 하고 있다. 물론 그 ‘일부’가 정부 당국자는 아니다.

또 오늘 방역 당국은 메르스 격리자가 1만 명이 넘을 수도 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기존 격리자 5천200 여명과 삼성서울병원 관련 예상 격리자 4천명을 합한 수이다.

격리자가 1만 명이 넘을 경우 국가가 이들을 통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이들 중 1%만 자기 마음대로 외출, 이동을 할 경우 메르스 접촉자 100 명이 거리를 활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방역당국의 역할보다 국민 각자가 더 조심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으며, 메르스 방역의 전략을 바꾸어야 함을 의미한다.

6/15 메르스 발 의료계 구조조정이 있을까?




메르스 때문에 의료계, 정확하게는 의료공급형태의 대대적인 구조 조정 (이를테면, 다인 병상 문제, 전염병 대처 방안, 간병 및 병문안 통제 등등)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큰 기대 없다.

또, 미국 병실 예를 들어가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병실의 후진성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 우리나라 병원과 미국 병원을 단순 비교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병실료와 병실 운영비, 인건비 등에서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고, 응급실이건 중환자실이건 아니면 일반 병실이건 1인실, 2인실을 대폭 늘릴 경우 병실만 늘려 될 문제가 아니라 간호 인력을 대폭 늘려야 하는데, 이거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튼 참 세월 좋다.
수술 글로브, 폴리, L-tube 소독 후 재생해서 쓰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감히(!) 미국 병원이랑 비교하다니...

사실 우리나라 병원은 건물과 시설만 놓고 보면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솔직히 재벌그룹들이 병원 세우기 전에는 기대할 수 없었던 일들이다. 만일 서울, 연대, 고대 등 대학병원들이 계속 주도권 가지고 갔다면 병원은 지금부터 적어도 5년, 어쩌면 10년은 낙후되었을지도 모른다.

현대의 아산병원, 삼성의 삼성병원이 출현하면서 경쟁에 불 붙고, 초일류 부르짖으면서 병원 문화가 그나마 나아진거지...

병원 화장실에 휴지 가져다 놓기 시작한 병원이 삼성서울병원이 최초라는 얘기를 전에 페북에 했었는데, 그 이후로 우리나라 다른 병원은 물론 식당, 카페, 공중화장실에 휴지가 놓이게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화장실 휴지는 단지 휴지로 볼 게 아니다. 의료 서비스에 진정한 서비스라는 개념이 들어가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대학병원이 돈이 없어 휴지를 놓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걸 왜 병원이?' 라는 오만과 '환자 잘 보면 됐지, 거기에 무슨 고객 서비스 마인드가 필요하냐'는 생각 때문인데, 그걸 깬 게 삼성서울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게 다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전히 많은 의사들은 병원을 백화점 이나 호텔 운영하듯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기 때문이다.

아무튼, 하늘에 돈이 쏟아져 내리지 않는 이상, "나와 관계없는 전염병"을 위해 국민들이 지갑을 열고 흔쾌히 의료비 상승에 동의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잔 이야기가 아니라, 투자에는 우선 순위라는 게 있는데, 정부, 민간 등 관련자들 모두 우리가 생각하는 병실 문화 개선, 다인 병실 문제들을 우리와 같은 시각에서 보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정말 누구 말대로 의료제도를 마누라만 빼고 다 바꾼다는 각오로 임하지 않는 이상, 메르스 아니라 메르스 할배가 설치고 다녀도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이다.

이것 저것 규제만 더 많이질 뿐....

6/15 <의료 대란이 조짐이 보인다>



지금 의료 일선에서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들이 감지된다.

첫째, 당장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할 고혈압, 당뇨, 심질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뚝 끊겼다.
암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평소같으면 장사진을 이룰 감기, 배탈 등 경증 환자들의 방문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들 환자의 방문 감소로 병원의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말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암환자 만성질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이들이 병을 키울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들이 병원에 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메르스는 고혈압, 당뇨, 호흡기 질환, 암환자 등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당국과 언론의 주장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메르스 감염시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불안이 일반 국민에 비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정작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방문 지연이 계속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는 심정으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들의 일시적 치료 중단이 거시적 시각에서 볼 때 적지 않은 collateral damage를 야기할 것은 뻔해 보인다.

둘째, 감기, 배탈 등 경증 질환자들의 방문이 줄어든 것은 양가적 측면이 있다.

한편으론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료 이용이 과다했다는 측면을 볼 수도 있지만, 다른 측면으로는 메르스 감염의 증상을 가지고 있는 체, 방치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메르스는 호흡기 증상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위장증상도 야기한다. 사우디의 경우 환자의 약 30%가 위장증상을 경험했으며 호흡기 증상보다는 심한 위장 증상을 호소했다는 통계도 있다.

따라서, 오히려 평소와는 달리 이런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메르스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더 큰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메르스 감염 병원은 늘어날 것이며, 일반 환자들이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는 메르스 안심병원을 분류하여 공지했는데, 그 수는 전국에서 80 여 곳 밖에 되지 않는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므로 체감할 수 없지만, 감염 병원이 늘어날 경우 환자가 집중되면서 이들 안심 병원에 업무 부하가 걸리고, 치료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넷째, 날이 갈수록 메르스 확진 환자가 늘어나면서 확진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이 계속 줄어들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미 확진 환자 수는 정부가 말한 음압실의 수용 능력을 넘어섰다.

지금은 음압실만 있으면 병원 규모나 수준을 보지 않고 무조건 환자를 밀어넣는데, 그곳에서 환자 상태가 악화될 경우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환자가 악화될 경우 최종적 치료 방법이 ECMO 치료인데, 현재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있는 병원 중 ECMO가 불가능한 병원도 상당 수에 이른다.

결국 메르스 확진 환자는 그들대로, 만성질환은 가진 국민은 그들대로, 또 일반 국민들은 국민대로 의료 이용에 큰 차질이 올 것으로 보인다.

의료 대란이 눈 앞에 있는 것이다.

6/15 비난은 쉽다




비난은 쉽다.

게다가 시간 개념을 망각한 체, 모든 걸 뭉뚱그려 누굴 공격하고 따지고 드는 건 더 쉽다.

하지만, 그걸 시간 별로 재분류하여 하나 하나 해명하는 건 어렵고 매우 귀찮은 일이다.


추측컨대, 한겨레 등 진보 언론, 일부 진보 학자 등은 이번을 기회 삼아 또 누굴 아작내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

어쩌면, 진보의 대표 주자인 박 시장의 오판 (늦은 밤 기자회견,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실수나 오판을 빌미로 전면에 나서겠다는 작계에 따른)에 대한 비난 조짐이 있자, 밀리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세력을 규합해 무차별 포화를 가하겠다는 생각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는 광우병과 다르고, 세월호와도 다르다.

광우병은 애시당초 생기지 않을 일에 대한 선전선동과 괴담이었고, 세월호는 배가 가라앉은 모습이 TV 방송에 나왔던 그 싯점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사태였지만, 메르스는 여전히 진행형이며, 이게 얼마나 더 확산될지 모르는 일이며 국민 누구나 상관없이 생길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메르스를 가지고 정치 공세를 하겠다고 하는 건 바보이다.

이건 예외없이 전국민이 몸으로 느끼는 불안과 공포, 실질적 손실과 애도의 문제인데 이걸 잘못 만지작거리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정부이건, 진보이건, 지금은 메르스 확산 저지와 과도한 불안을 잠재우고 의료인을 격려하고 국민을 안심시킬 때이다.

그걸 잘 하는 쪽에 국민들이 손들어 줄 것은 뻔하다.

6/15 경향신문 컬럼 "영리병원의 사회비용"에 대한 반론



첫째, 이 컬럼을 쓴 사람은 <영리 병원>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고 있는지 의문이다.

글의 맥락으로 보건데, 삼성병원 등 대형 병원을 모두 <영리 병원>으로 간주하고 있는 듯 한데, 이런 잘못된 가정으로 시작한 글이 제대로 쓰여질 리 없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종합병원 (은 물론, 중소병원 역시) 은 비영리 법인에 의해 개설된 의료기관이다.


삼성병원 역시 비영리법인이 개설한 병원이며, 비록 그 병원이 의료활동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만들어진 잉여금 (수익)은 사적 이익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다.

게다가 삼성병원은 해마다 적자를 보고 있어, 최소 300 억원의 재단출연금으로 적자분을 메꾸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병원이 영리를 추구하는 것 그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왜냐면, 의료제도나 보험제도는 사회주의적 제도인데, 병원이 살아남아야 하는 건 자본주의적 시장이기 때문이다.

병원이 적자를 내면, 당장 직원 급여를 줄 수 없고, 물품 대금을 지불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병원 적자를 메꿔주는 것도 아니다.

'그럼 영리를 추구하기 위해 과잉진료, 환자 유치에 열을 올려도 좋다는 거냐?' 라고 묻는다면 의료 제도를 전혀 모르고 하는 말이다.

의료 가격은 모두 정부가 정하고, 병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는 하나하나 심사평가원에서 매우 친절하게(?) 평가하고, 삭감하고 있다는 것을.

심지어 의학적 기준은 무시된 체, 심평원의 심사 기준에 따라, 의료 행위가 제한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병원은 <투자자>라는 개념이 없다. 수 천억원을 들여 병원을 짓고, 경상유지비가 수백억원이 들어도, 그래서 설령 병원에서 수익이 발생한다고 해도, 투자자 개념이 없으므로 누구도 그 돈을 가져갈 수가 없다.

이 컬럼을 쓴 이는, 이런 기초적인 사실도 모르는 듯 하다.

둘째, 메르스 사태에서 초기에 정부가 병원 이름을 공개하는 것을 거부한 것은 메르스 감염 병원의 <영업 보장>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왜 정부가 메르스 감염 병원을 공개하지 않았는지 불확실하지만, 이를 공개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줄일 목적이 가장 크고, 아마도 굳이 공개하지 않아도 쉽게 메르스를 컨트롤할 수 있을 것으로 오판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 메르스 병원을 공개한 후 국민들은 더 불안해했고, 병원 인근 상권은 초토화되었으며, 그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은 물론 그 가족들까지도 배척당하는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정부가 메르스 감염 병원의 이윤을 얻게 하도록 병원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건, 음모론에 불과하며 유치한 상상일 뿐이다.

셋째, 이른바 <슈퍼 전염 병원>에 대한 조치를 언급했는 바, 과연 이 컬럼을 쓴 자는 과연 어떤 조치가 합당하다고 생각하는지 되묻고 싶다.

아마도 슈퍼 전염 병원의 폐쇄, 영업 정지 등을 말하고 싶은 듯 한데, 이건 그야말로 하책 중의 하책이라고 할 수 있다.

평택성모병원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보건 당국과 협의를 하면서 스스로 병원을 폐쇄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병원은 지난 2월에 개설된 병원이며, 병원 경영의 속성상 신설병원이 자리를 잡는데에는 최소 1,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즉, 정상적 상황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해서는 1~2 년의 시간이 필요하며, 그 기간 동안 계속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막대한 손실 혹은 폐업을 감수하고, 개설 초기에 메르스 역풍을 맞아 스스로 병원 문을 닫겠다고 했다는 것이며, 실제 스스로 폐쇄 조치를 취했다.

삼성서울병원도 몇 일 전 부분폐쇄 조치를 했다.

이 같이 메르스 발생 병원들의 폐쇄가 이어질 경우를 가정해 보자.

해당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최소 수백명, 최대 천명 이상의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야 한다. 폐쇄 병원이 늘어나면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재배치될지 가늠도 할 수 없다.

병원은 호텔이 아니다. 환자만 이송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보내는 병원은 환자의 상태를 보낼 병원으로 알려야 하고, 받는 병원은 그 환자 상태를 다시 평가하고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

이때, 이 컬럼을 쓴 이가 부르짖는 불필요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 뿐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메르스 감염 병원에서 전국으로 이송되어지는 환자, 그들을 따라갈 보호자 중에는 잠복기의 메르스 감염자가 다수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실제, 평택성모병원의 폐쇄로 환자가 확산되었다. 평택굿모닝 병원, 삼성서울병원 등등 다수 병원들이 역시 이 과정에 감염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장 병원을 이용해야 할 환자들의 불편함은 오히려 부수적이다.

메르스 감염 병원의 폐쇄는 그래서 악수 중의 악수라는 것이다.

사실, 메르스가 발생된 병원은 상당 수의 의료진이 격리조치되어야 하므로 진료를 이어가기 쉽지 않다. 그래서 병원 스스로 폐쇄하길 원할 수 있지만, 오히려 이를 막아야 할 형편이다.

그걸 가지고, 무엇을 은폐하고 계속 영리를 추구하기 위해 병원을 폐쇄하지 않고, 정부는 폐쇄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건, 하수 중의 하수의 발언이다.

추측컨대, 이 컬럼을 쓴 분은 최근 칼 윌리엄 캅의 책을 읽다가 그것에 취해, 그 책을 필터로 하여 메르스 사태를 들여다 본 듯 하다.

하지만, 갖다 붙일 걸 가지고 갖다 붙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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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ne 13, 2015

6/13 <침팬지가 인격체이다?>



침팬지가 인격체이다?

14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진 지난 5월 27일 뉴욕 법원에서 인신보호 영장 청구에 대한 심리가 진행되었다.

인신보호 영장(the writ of habeas corpus)이란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는 영미법의 제도로, 이유없이 구금되었을 때 인신보호 영장을 신청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구금에서 풀려날 수 있게 된다.

특이한 건, 이 인신보호 영장 청구가 사람에 대한 것이 아니라 원숭이에 대한 것이라는 점이었다.

이 심리는 “Nonhuman right project”라는 동물보호단체가 요구한 두 마리의 침팬지의 인신보호 영장 청구에 관한 것이었다.

이 단체(NRP)는 이미 지난 2013년 대학 실험실에 갇혀 있는 2 마리의 침팬지와 개인이 소유하고 있던 2 마리에 대한 인신보호영장 청구를 신청했으나 미국 법원은 이 신청을 기각한 바 있는데, 이번 심리는 이 중 헤라클레스와 레오라는 두 마리 침팬지에 대해 뉴욕 주 대법원에 항소하여 인신보호 영장 청구가 받아들여짐으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이 영장 청구가 받아들여지자, 미국 법원이 침팬지를 인격체로 간주하였다며 동물보호단체는 환호하기도 했다.

사실, 침팬지나 유인원, 돌고래 등을 풀어달라는 소송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2011년, 한 동물보호단체는 샌디에이코 시월드를 상대로 야생 범고래 5마리를 노예처럼 부린다며 소송을 냈지만, 미국 샌디에이고 법원은 이를 기각한 바 있다.

2013년 인도 환경산림부는 돌고래는 ‘비인간 인격체’이며, 이에 따른 고유 권리가 있으므로 돌고래를 공연 목적으로 가두는 해위를 금지한다고 명령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인도에서는 돌고개 사육을 위한 수족관을 더 이상 설치할 수가 없다.

2014년 아르헨티나 법원은 동물원에 갇혀 살던 29살짜리 오랑우탄 산드라에게 “기본권이 있다”는 판결을 했던 바도 있다.

산드라는 1986년 독일의 한 동물원에서 태어나 1994년 아르헨티나오 이주되었으며, 이후 줄곧 부에노스아이레스 동물원에서 지내왔다.

당시 법정에서의 논쟁은 산드라가 사물에 가까우냐 혹은 사람에 가까우냐이었는데, 산드라 측 변호인의 주장은 “산드라는 철학적 의미로 하나의 인격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산드라는 불법적으로 자유를 빼앗긴 “비인간 인격체”(non-human person)라며, ‘비인간 개체’도 기본권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비인간 인격체”는 20세기 말부터 시작된 일종의 사회 운동에서 시작된 용어이다.

이 운동을 주도하는 토마스 화이트 교수(Thomas White)는 인간(human)을 “a biological concept, pertaining to the specific species homo sapiens (호모 사피엔스로 국한하는 생물학적 개념)”로 규정하고, 인격체(person)는 “a philosophical concept, as ‘a being with special characteristics who deserves special treatment’(특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는 특별한 개체라는 철학적 개념)”로 정의한다.

그는 비인간 인격체로 규정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Alive
- Aware
- Feels pleasure and pain
- Has emotions
- Possesses self-consciousness, personality
- Exhibits self-controlled behaviour
- Able to recognise and treat other persons appropriately
- Exhibits higher order intellectual abilities

즉, 의식이 있고, 즐거움과 고통을 느끼며, 감정이 있고, 자의식이 있으며, 조절가능한 행동을 하며, 다른 개체를 인식하고 다룰 수 있어야 하며, 높은 수준의 지적 능력을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도 언어와 도구를 사용하고 이성과 감정이 있으며 때로는 도덕적 행동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쌓이고 있는 만큼, “동물은 기계이다”라는 데카르트 식 명제는 폐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이른바 “거울 자기인식 실험”을 진행한 바 있는데, 거울을 설치한 후 동물들이 이 거울에 비추인 자신의 모습에 어떻게 반응하는 가를 보는 것이다.

이들은 거울 자기인식 실험을 통해 자의식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인식한다는 것은 남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 볼 수 있다는 것 즉, ‘스스로를 타자화하여 바라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며, 나아가 ‘반성적 사유를 할 수 있다’고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또 이 테스트를 통과한 동물은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의 유인원과 코끼리, 돌고래 등이었으며 최근 조류인 유럽 까치 (European magpie)도 이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한다.

과거 박원순 시장이 서울대공원에 있던 돌고래를 풀어준 것도 이 운동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뉴욕 법원은 헤라클레스, 레오를 데리고 있는 뉴욕대학 측에 "불법구금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인신보호영장을 헤라클레스와 레오에게 발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주문한 바 있으나, 정작 5월 27일 심리에서 법원은 판결을 보류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비인간 인격체”의 개념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으며, 여러가지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설령 이 같은 개념이 보편화된다고 하여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법률을 동물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것도 문제로 남는다고 할 수 있다.

2015-06-13


6/12 <다들 제 정신이 아니다.>


<다들 제 정신이 아니다.>
국회 메르스 특위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대신해서,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메르스 사태에 대해 묻고 정부와 관계자들이 답을 하는 자리이지, 
누굴 질타하고 면박주고, 무조건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하고, 사과받는 자리는 아니지 않은가?
메르스 사태는 말 그대로 초유의 사태이고, 여전히 진행 중인데, 누구에게 책임을 묻고, 누가 책임지고 혹은 사과하는 일은 어느 정도 사태가 진정되고 진상이 밝혀진 후에 해도 늦지 않은데, 
왜 사람들은 삼성병원 과장이 무조건 사과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지...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
시의성, 제발 시의성을 따져라.
응급실에 의식을 잃은 환자가 오면, 그 환자가 오리엔테이션이 있는지 물어 본다. 이 오리엔테이션은 지남력을 말하는 것이다.
즉, 지금이 밤인지 낮인지 물어보고, 가족 등 사람을 알아 볼 수 있는지 물어보고, 여기가 어디인지 물어보는 등, 시간, 장소, 사람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묻는 것이다.
그걸 잘 모르면, 의사들은 그 환자가 "제 정신이 아니다."라고 판단한다.
오리엔테이션이 없다. 다들.
다들, 제 정신이 아니다.
메르스가 정신을 쏙 빼놓아 그런가 보다.

6/10 <방역대책에 스토리가 없다.>


<방역대책에 스토리가 없다.>
메르스가 우리나라에서 발병된 것을 안지 3 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혼란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앙 정부에만 '중앙 메르스관리대책본부'와 '범(汎)정부 메르스대책지원본부', 그리고 중앙대책본부 산하 '민관(民官) 종합대응TF' 등 공식 기구만 3개이고, 대응 책임자도 질병관리본부장에서 장관으로, 다시 총리대행으로 계속 바뀌었다.
이젠 민간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심지어 병원 폐쇄권까지 주겠다고 한다.
또, 여야 등 정치권은 물론, 각 시도 지자체까지 나서고 있어, 국민들은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 헷갈리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정부 입장과 말도 계속 바뀌고, 실전을 맡은 의료계와 정부가 계속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발병 병원을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하다가 다시 공개하기로 방침이 바뀌고, 의원이나 소규모 민간 병원에는 메르스 환자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는 주장이 있는 한편, 메르스 의심 환자 진료를 거부하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 발표도 나와 불만을 샀다.
의료 일선에서는 자신이 메르스에 감염된 것 같아 발을 동동 굴리지만, 보건소로 연락해야 할지, 병원으로 가야하는 건지 갈피를 못 잡는 환자부터 아무 병원에나 가면 메르스 검사를 할 수 있는 걸로 아는 국민들까지, 혼란과 혼동이 극에 달하고 있다.
메르스 의심 환자가 병원에 방문해 거점병원으로 이송할 필요가 있을 때, 119 구급대는 후송을 거부하고, 사설 이송업체는 어떻게 방역해 이송하고 어디로 후송해야 하는지 몰라 갈팡질팡이다.
한 쪽에서는 독감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걱정할 것 없다고 하지만, 병원에서는 방역복을 뒤집어 쓴 체 환자를 맞고 있다.
또, 기저 질환이 없다면 크게 걱정할 것도 없다고 하면서, 단지 메르스 환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이유로 수 천명이나 강제 격리하는 이유를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이 뿐이 아니다.
처음엔, 감염력이 떨어진다, 3차 감염은 없다, 지역 감염은 없다는 등의 주장을 쏟아냈지만, 단 세명의 환자가 100명 가까운 환자를 만들어내고, 2차 감염자의 두배에 달하는 3차 감염자가 생기면서 이런 주장은 무색해졌다.
정부 발표를 믿고 따르는 게 안심이 되지 않는다.
또, 공기 감염은 없다면서, 여전히 어떻게 단 두 명의 환자가 80명 가까운 환자를 만들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왜 이런 혼란, 혼동, 우왕좌왕이 반복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메르스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마치 다 알고 있는 척, 부정확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남의 나라에서 남이 경험한 걸 막연히 알고 있으면서, 마치 자기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자신있게 얘기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결정적 이유는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다.
전염병 방역은 비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소규모 집단이 아닌 전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이므로, 낮은 눈높이에서 간결하고 정확하게 메시지가 전달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방역의 지침을 전하든, 국민의 협조를 구하든, 과도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선전을 하든 전략과 스토리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없다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 전략과 스토리에는 필수적 세 가지 요소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진실성, 개연성 그리고 시의성(時宜性)이 그것이다.
진실성은 있는 그대로의 팩트를 전달하는 것이다. 
시간을 돌려 처음 메르스에 대한 정부 입장이 나왔을 떄로 돌아가 보자. 
당시 당국은 메르스는 사망율이 40%에 달하는 치명적인 병이며, 대신 감염력은 낮아 한 사람의 환자가 0.6~0.8 명 가량을 전염시키므로, 전염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발표했다. 
또, 공기 감염은 없으며, 3차 감염도 없고, 설령 3차 감염이 되더라도 적은 수의 바이러스만 감염되므로 2차 감염에 비해 월등히 증상이 약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이런 주장은 모두 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이런 주장을 자신있게 했던, 혹은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메르스에 대한 일반적 사실이었기 때문인데, 메르스에 대한 이런 병태생리는 모두 외국의 사례, 즉 사우디아라비아라는 특수한 환경을 갖는 국가에서 경험하여 만들어진 의학적 결론이라는 점을 빼놓았기 때문이다.
즉, 외국의 사례를 그대로 인용해 메르스의 행태가 그것이 전부인양 발표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면, ‘외국의 사례는 이러한데, 그것이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발표했어야 한다.
게다가 메르스에 대해 인류가 가진 경험은 겨우 2,3 년에 그치므로 사우디의 사례를 그대로 인용해 그것이 전부인양 말해서는 안 되었다.
물론, 이런 애매한 태도는 국민들에게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지만. 불신을 확대하는 것 보다는 나은 방법이다.
또 방역 전략이나 메르스에 대한 전달은 일관적이어야 하며, 누가 들어도 고개가 끄덕일 수 있을 정도로 납득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메르스는 주로 하기도의 폐포 등에 존재하며, 이곳의 염증을 유발하므로, 상기도염을 주로 일으키는 사스나 신종플루에 비해 바이러스 배출이 어려워 감염력이 낮다.
또, 이런 특징 때문에 공기 감염의 가능성이 낮으며, 따라서 병원과 같은 특수 환경이 아닌 지역감염의 가능성도 낮다. 
또 감염되더라도 증상을 일으키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바이러스 증식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이는 증상이 없을 경우 감염력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상 생활에서는 메르스 감염을 우려할 필요 없으며, 학교 휴업을 할 필요도 없다.”고 하면 누구라도 쉽게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개연성이다.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며, 그렇다고 그렇게 순진하지도 않아서,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쏟아내며 안심하라거나, 따르라고 한들 본능적으로 이를 거부하고 불신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개연성은 매우 중요하다. 
하물며, 정부 스스로도 납득하지 못하고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국민들에게 말하고 이를 무작정 따르라고 한다면 누가 이를 따르겠는가?
전염병 방역은 국방처럼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아무리 사망률이 낮다고 해도 전염력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국가 경제가 침체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대외신인도의 문제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역은 철저해야 하지만, 동시에 불필요한 공포감이나 불안이 또 다른 전염병처럼 떠 도는 것도 차단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국민을 계속해 안심시키고 싶겠지만, 이 역시 때가 있는 법이다.
왜냐면 전염병 초기 단계에서의 어느 정도 불안감은 전염병 유행에 대한 인식을 빠르게 각인시키고 국민 각자의 경계 태세를 강화시키고, 전염을 차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불안이 막연하게 지속되는 것은 국민들에게 정신적 트라우마를 주고, 경기를 위축시키며,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므로 지양하는 것이 맞다.
따라서 언제 경계심을 더 주고, 언제 불안을 해소시킬 것인가에 대한 적절한 시기 판단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스토리의 시의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세 가지 주요 요소를 기준으로 초기 방역 스토리의 맥락을 짠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국내에 메르스 감염자가 입국하여 메르스가 감염이 확인되었다.
메르스는 주로 중동에서 발생된 바 있는데, 지난 2013년 처음 발견된 신종 바이러스 질환으로 이 바이러스의 질환 행태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약 1천여 건의 치험 결과를 볼 때, 사스나 신종플루와 비교하여 비교적 사망율은 높았으며, 전염력은 낮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결론은 우리나라와 기후나 인구 밀도 등 제반 여건에서 여러 모로 차이가 많으므로 그것이 국내에 그대로 적용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따라서, 최초 감염자가 확진 전 이동 경로에 따라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에게 전염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망된다.
만일 최초 감염자로부터 전염되었을 경우, 또 다른 감염자를 낳을 수 있으므로 정부의 안내에 따라 각자 개인 위생에 주의하시기 바라며, 국민 여러분들의 적극적 협조를 바란다.
다음의 시기에 다음 각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 방문객들은 안내에 따라 정보를 제공하여 주길 바라며, 정부는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