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February 23, 2016

체온과 몸살에 대하여





최근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면서 열 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상당수는 ‘몸살’을 이유로 병원을 찾는데, 몸살은 ‘배탈’처럼 흔히 사용되는 비의학적 용어이며 그것이 병명은 아니다.

또, 환자들의 상당수는 몸이 쑤시고 아픈 이유가 열과 함께 통증이 동반되는 생리적 작용 때문이라는 것을 잘 모르고, 열이 날 때는 몸을 식혀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몸살과 함께 춥고 떨리는 이유는 체온을 낮추려고 하는 일종의 자구책인데, 춥다는 이유로 오히려 옷을 껴입거나 이불을 뒤집어쓰는 경우도 흔하다고 할 수 있다.

체온은 뇌에 있는 시상하부(hypothalamus)에서 조절된다. 시상하부에 있는 체온 중추는 일종의 온도 조절기(thermostat)와 같다고 할수 있다. 즉, 체온이 일정 온도에 이르면 보일러가 꺼지듯 체온 중추는 체온을 올리는 것을 중단하고, 반대로 일정 체온 이하로 떨어지면 다시 체온을 올리려고 노력을 한다.






체온은 주로 내부 장기 즉, 간, 심장, 뇌 등에서 만들어지며 근육의 수축 작용을 통해서도 만들어진다.

인플루엔자처럼 바이러스에 감염 되었거나 세균에 감염된 경우에 열이 나는 이유는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바이러스 등에 의해 감염에 되면 면역 세포에 의해 cytokine (사이토카인)이 생성되는데 이는 공격받은 세포가 사멸하면서 다른 세포에 죽음을 알리는 일종의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이를 Autocrine signalling이라고 한다.



의학적으로는 이 같은 시그널링을 이용해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인터페론을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쓰거나, 인터루킨 등을 항암 치료제로 쓰고 있다.

사이토카인은 시상하부에 직접 작용해 체온 중추의 설정 온도를 높게 올려 놓음으로 체온이 오르게 된다.

또 그람음성균 같은 세균의 세포벽에 존재하는 LPS 즉 지질다당류는 체내에서 특정 면역 단백질과 결합하여 사이토카인을 분비를 촉진하여 체온을 올리기도 한다.

그러나 체온을 올리는 가장 중요한 경로는 바로 프로스타글란딘(PG)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몸 대부분에 존재하는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은 육류나 계란 등을 통해 섭취되는 필수지방산인데, 세균 감염 등 특정 상황에서 Cyclooxygenase(COX)라는 효소에 의해 PG로 변환된다.

PG, 특히 PGE2는 마찬가지로 체온중추의 설정 온도를 높여 체온이 오르게 된다.

열이 날 때 쑤시고 아픈 이유는 PGE2가 염증과 함께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PG를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전립선을 뜻하는 프로스테이트(prostate)와 분비물을 뜻하는 gladin이 합쳐졌기 때문인데, 이런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PG가 최초 전립선 분비물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지만, 사실 우리 신체 조직 어디에서나 찾아 볼 수 있다.

즉, 감염이 되면, 체내에서 PG를 합성해 체온을 올리고 통증을 유발되는데, 이런 효과는 인체가 감염된 사실을 스스로 알리는 작용을 하기도 하지만, 열을 통해 백혈구의 움직임을 증가시키고, 면역을 담당하는 T cell의 증식을 강화시키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대개 감염-면역 작용에 따른 체열은 일정 수준 이상을 넘지 않기 때문에, 사실 고열을 꼭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열은 탈수를 촉진시키고, 열과 함께 동반하는 통증이 괴롭기 때문에 치료를 요하게 된다.

참고로, 과거 많이 사용되었던 수은 체온계의 경우, 측정 가능한 눈금이 42도까지 있는데, 체온이 42도가 넘을 경우 체내 단백질이 변성이 오게 되며,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그 이상의 체온 측정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경우 마치 온도조절계가 망가져 보일러가 꺼질 줄 모르고 계속 타오르는 것처럼 체온 중추가 망가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열사병(Heat stroke)이라고 한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해열진통제는 이부프로펜, 아스피린, 타이레놀 등인데, 이부프로펜과 아스피린은 아라키돈산이 PG로 전환되는데 관여하는 COX를 억제함으로써 작용한다.

타이레놀 역시 COX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의 약리작용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고 있다.

아스피린은 PG 생산을 억제하는 가장 좋은 약물 중 하나이고, 그 외에도 여전히 잘 알지 못하는 긍정적 작용들이 많지만, 대표적 두 가지 부작용이 있다.

첫째는 혈소판 기능을 억제시키는 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스피린을 오래 복용할 경우 지혈이 잘 안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부작용을 이용해 동맥 경화 등 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기도 한다.

다른 부작용은 아스피린 자체가 산성을 띄고 있어 위염이나 위장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복해야 할 경우 위가 아닌 장에서 흡수될 수 있는 제형을 많이 사용한다.

아스피린이 최초 독일에서 개발된 것과는 달리 타이레놀은 미국에서 개발된 대표적 해열진통제인데, 타이레놀의 가장 큰 단점은 간 독성이 심하다는 것이다.

소아에게 열이 나는 경우 가장 효과적인 약물 치료는 이부프로펜이라고 할 수 있다. 아스피린은 드물게 어린이에게 Reye’s syndrome(라이 증후군)을 유발 하므로, 소아에서의 사용은 금기라고 할 수 있다.

타이레놀 역시 소아에게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는 약물이지만, 이부프로펜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며, 해열을 목적으로 타이레놀 단독 사용에는 의문이 남는다.

이부프로펜 만으로 열이 잘 떨어지지 않을 경우 타이레놀을 동시에 복용하거나 교차 사용하는 것도 해열을 위한 좋은 방법이지만 고열이 날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목욕을 시키거나 선풍기등을 이용하거나 찬 바람을 쏘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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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Steve Jobs" 리뷰






무비 스타나 가수는 스크린과 TV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관객에게 설득하는 것이 그 업이라고 할 수 있다.

관객은 이들의 감정에 동화되고 잠시나마 동일시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들을 사랑하게 되므로, 무비 스타나 가수에게 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가에게 이런 식의 애정을 갖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괴팍하고 냉소적인 인물이라면 더욱 더 그러하다.

그런 의미에서 스티브 잡스가 특별한 인물인 것은 분명하다.

그는 친절하지도 않고, 자신의 감정을 팔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지만, 분명 수 많은 스티브 잡스의 팬이 존재한다. 물론 잡스라는 인물이 아닌 그가 창조해낸 제품에 애정을 갖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마찬가지이다.

잡스를 소재로 하는 또 한편의 영화 가 최근에 개봉했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잡스>에 이어 두번째이다. 마이클 패스벤더가 잡스 역을 맡았고, 우리에게는 <슬럼덕 밀리어네어>, <127> 등의 작품으로 친숙하고, 개인적으론 <28>와 <28>라는 좀비 영화로 더 친숙한 영국 출신 감독 대니 보일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이다.

이 영화의 소재는 잡스이지만, 그 주제는 <애증>이라고 할 수 있다.

널리 알려지다시피, 잡스는 자신의 철학이나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고 할 인물이었고, 그래서 당연히 주변 인물들과 불편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최초 애플 컴퓨터를 설립한 동업자였던 스티브 워즈니악과도 그랬고, 잡스 자신이 간절히 요청해 애플사의 CEO로 발탁했던 전 펩시 콜라 사장인 존 스컬리와도 그랬다.

잡스는 사실상 존 스컬리에 의해 애플에서 해고되었던 바 있다.

그러나 가장 깊은 갈등은 바로 자신의 딸 리사와 리사의 엄마인 Chrisann Brennan과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잡스의 생애 가장 깊은 갈등을 가졌던 인물들과의 애증에 대한 파노라마라고 할 수 있다.

대니 보일 감독은 이 애증을 잡스의 평생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 세 번의 프레젠테이션을 배경으로 교묘하게 풀어간다.

이 세번의 프레젠테이션이란, 최초의 맥킨토시, LISA를 발표한 1984년과 애플에서 쫓겨난 후 최초의 NEXT 컴퓨터를 발표한 1988년, 최초의 iMac을 발표한 1997년이었다.

감독은 잡스의 터닝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발표의 백 스테이지를 무대 삼아 그가 감추어 두었던 애증을 드러내고 갈등을 풀어간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화려한 연출보다는 연극처럼 오로지 다이얼로그로 극을 전개하면서 여러 복선을 장치로 활용하며, 발표 시간을 due time으로 하여, 자칫 늘어지기 쉬운 관객의 긴장감을 조인다.

그래서 경륜있는 연기파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잡스 역의 마이클 패스벤더는 영국 드라마 센터를 졸업한 독일 출신 연기파 배우이다. 헐리웃 영화로는 영화 300으로 데뷔한 늦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 프로메테우스에서 인조 인간 역을 맡은 바 있다.



상대역 조안나 호프만 역을 맡은 이는 케이트 윈슬렛인데, 바로 <타이타닉>의 디 카프리오 상대역을 맡았던 그녀이다. 케이트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영국 비평가협회상을 쥐었다.



애플 CEO 존 스컬리 역은 요즘 핫한 배우 제프 다니엘스가 맡았다.

제프 다니엘스는 영화 마션에서 NASA의 고위직으로 출연하기도 했지만, 연극 배우 출신으로 드라마 <뉴스룸>의 앵커로 나와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영화 <스티브 잡스>는 호평을 받았지만 성적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2013년 만들어진 <잡스>와는 격이 다르며, 전혀 다른 시각에서 실존 인물을 다룬 인상적인 작품인 것은 분명하다.

참고로, <스티브 잡스>가 영화 속에 등장한 것은 사실 이 두 작품이 전부는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주인공으로 다룬 <실리콘 밸리의 신화(Pirates Of Silicon Valley) 1999년>에서 스티브 잡스가 비중있게 등장한바 있다.


2016-02-22


미국 의료사고 실태




"미국의 경우 입원 환자의 2.9% to 3.7%에서 의료 사고가 발생하며, 의료 사고 사망자 수는 해마다 최소 4만4천명, 최대 9만8천명으로 추정하는 것이 정설이다. 
미국 CDC는 미국내 병원에서 병원 감염으로 해마다 7만5천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만일 의료 사고가 날 때마다 의사를 처벌하고 면허를 박탈했다면, 미국 내에서 남아나는 의사는 없을 것이다."

1.  미국내 의료 사고 관련 논문

Brennan TA, Leape LL, Laird NM, et al. Incidence of adverse events and negligence in hospitalized patients. Results of the Harvard Medical Practice Study. N Engl J Med. 1991;324:370-6. 
Thomas EJ, Studdert DM, Burstin HR, et al. Incidence and types of adverse events and negligent care in Utah and Colorado. Med Care. 2000;38:261-71.
McDonald CJ, Weiner M, Hui SL. Deaths due to medical errors are exaggerated in the Institute of Medicine report. JAMA. 2000;284:93-5. 

2. 원내 사망율에 관한 미국 CDC 자료

HAI Prevalence Survey

The CDC healthcare-associated infection (HAI) prevalence surveyExternal Web Site Icon provides an updated national estimate of the overall problem of HAIs in U.S. hospitals. Based on a large sample of U.S. acute care hospitals, the survey found that on any given day, about 1 in 25 hospital patients has at least one healthcare-associated infection. There were an estimated 722,000 HAIs in U.S acute care hospitals in 2011. About 75,000 hospital patients with HAIs died during their hospitalizations. More than half of all HAIs occurred outside of the intensive care unit.
Magill SS, Edwards JR, Bamberg W, et al. Multistate Point-Prevalence Survey of Health Care–Associated Infections.External Web Site Icon N Engl J Med 2014;370:1198-208.
3. 수술 후 스폰지, 기구 등을 남겨 두고 온 사례
According to a study published in the Annals of Surgery in August of 2008, discrepancies in the count of surgical instruments and sponges occur in 12.5 percent of surgeries
미국에서 외과 수술 후 수술 기구나 스폰지 등을 남겨두고 나오는 경우 12.5% 로 밝혀진 바 있음. 즉, 수술 환자의 10명 중 1명 이상에서 수술 후 뱃속에 가위나 솜이 있었다는 이야기. 2008년 보고. 
          http://www.healthcare-informatics.com/article/no-sponge-left-behind




의협은 뭘 했나? -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 대해 -



의협은 뭘 했나?

-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 대해 -


다른 건 그만 두고라도, “포퓰리즘적인 졸속 입법” 이란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

왜냐면,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은 이미 2014년 초부터 추진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을 신해철 법이라고 부르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 신해철 사망 사고가 이번 법 개정에 크게 연관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더러, 법 개정은 그 전부터 추진되었기 때문이다.

의료분쟁조정법은 27년의 공전 끝에 만들어진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입법이 되지 않았던 이유는 너무나도 쟁점 사항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조정전치주의>이다. 조정전치주의는 소송 전 모든 분쟁을 우선 조정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의료계는 조정전치주의에 반대했고, 반대쪽은 조정전치주의 채택을 강력히 주장했다.

결국 의료계 주장대로 <임의적 조정전치주의>가 입법화되었고, 그 결과, 신청인 (환자 혹은 그 가족)이 조정 신청을 하고, 피신청인 (의사 혹은 병원)이 조정에 동의를 해야만 조정 절차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문제는 막대한 정부 예산이 투입되어 의료분쟁조정원이 설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피신청인이 조정에 응하지 않아 실제 조정 신청 건수는 미미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분쟁조정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있어 왔다.

조정전치주의로 전환하는 최초의 법안은 당시 보건복지위원장인 오제세 의원이 2014년 3월에 발의하였다.

그 제안 이유를 보면 다음과 같다.

"현행법이 2012년 4월 8일 시행된 이래로 한국의료분쟁조정원은 의료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조정중재업무를 시작하여 2013년 3월말 현재 조정신청된 804건 중 40.2%가 조정개시되었음.
그러나 언론중재위원회,환경분쟁조정위원회 및 한국소비자원 등의 분쟁조정제도와 달리 현행법상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경우 신청인이 조정신청을 하여도 피신청인의 동의여부에 따라서 조정절차의 개시가 좌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청인이 부당한 목적으로 조정신청을 하여도 이를 종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등 의료분쟁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기가 어려운 실정임."

이에 대한 당시 입법조사처 정재인 전문위원의 보건복지위 보고 내용이다.

"오제세 의원님이 대표발의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입니다.
이 개정안의 핵심 내용에 대해서만 보고를 드리면 개정안은 분쟁조정 신청 시에 자동으로 조정절차를 개시토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 피신청인의 조정 참여율이 41.4%에 그치고 있고 조정절차가 당초 예상과 달리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의 신속한 구제, 분쟁조정의 활성화 그리고 실효성 있는 분쟁조정을 위해서 개정안은 필요한 입법조치라고 판단이 됩니다. 
참고로 피해구제 및 분쟁조정 관련 법률에서는 피신청인의 동의 여부에 관계없이 조정절차가 개시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인 입법례다 이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2014년 4월11일(금). 제 323회 보건복지위원회)

<분쟁조정의 활성화>를 위한 입법해야 한다는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

역시 2015년 11월 3일 김정록 의원 등이 발의한 개정안의 제안 이유를 보면,

"현행법은 보다 원만한 의료분쟁의 해결을 도모하기 위해 2012년 4월 8일 시행되었으며, 의료분쟁에 대한 조정중재 신청건수는 2013년에 1,398건, 2014년에 1,895건, 2015년 8월 말 기준 1,189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음. 
그러나 증가하는 신청건수에도 불구하고 2015년 현재 조정중재 개시율은 평균 43%에 불과하여 조정중재제도의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며, 이외 동 제도의 운영상 미비점을 개선함으로써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보다 신속·공정하게 구제하고 보건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음. 
법 개정이 필요한 주요사항으로는 첫째, 조정신청의 개시여부가 피신청인의 동의여하에 달려있어 신청인의 정당한 조정신청에도 불구하고 조정절차를 개시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음."

이라고 하고 있다.

즉, 조정중재는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조정중재 개시율은 여전히 40% 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법 개정의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오제세 의원안이나 김정록 의원 안은 완전한 조정전치주의 채택이었다. 즉, "신청인이 조정을 신청하면 피신청인의 동의 여부에 상관없이 조정 절차를 개시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조정전치주의 채택은 애초 이 법을 만들 때 의료계와 입법부가 동의한 사항을 위반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부담인지, 애초 원안의 조정전치주의 적용 대상을 사망 혹은 중상해로 제한하는 것으로 수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사망 혹은 중상해로 제한한 것은 <반의사불벌>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즉, 형법 중 업무상과실치상죄에 해당하는 의료사고일지라도 조정이 성립되는 경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한 법 조항이 있는데, 그 예외는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인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장애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된 경우인데, 이는 곧 사망 혹은 중상해를 의미하는 것이다.
제51조(조정성립 등에 따른 피해자의 의사)

① 의료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를 범한 보건의료인에 대하여는 제36조제3항에 따른 조정이 성립하거나 제37조제2항에 따라 조정절차 중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된 경우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인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장애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즉, 환자가 사망하거나 중상해에 해당하는 경우는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형사 책임을 묻게 되며, 이 같은 의료 사고의 경우, 피신청인 즉 의사의 동의와 무관하게 우선 조정을 받으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의협이 “총선 앞둔 포퓰리즘적 졸속 입법”이라고 주장하는 건, 의료분쟁조정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소홀히 대처한 것에 대한 면피용 발언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조차 없었다”고 비판하지만, 2년 가까운 입법 움직임에 도대체 뭘, 어떻게 대처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조정중재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애초의 약속을 저버리고 일방적으로 조정전치주의를 채택하려는 입법부의 무소불위적 입법 행태 역시 비난받아 마땅하다.

조정중재 개시율이 40%대에 불과한 것은 의료계가 조정중재원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 이 같은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 체 강제적으로 조정에 임하도록 법제화 하는 건 폭거와 다름 아니다.

입법 만능주의의 만연으로 의사의 양심과 의학적, 도덕적 기준을 따라야 할 사항들이 각종 법령으로 규율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의사의 모든 행위를 계량화, 표준화하려고 하고,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재단하고 통제하며, 이를 조금이라고 어긋나면 처벌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현 실태이다.

그러나 의료 행위는 기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체는 부서진 자동차 범퍼를 교체하듯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것으로 다치기 전과 같아지지도 않는다.

의료행위는 근본적으로 '선의의 행위'이며, 누구도 악의적으로 환자를 해치려고 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깔려 있지 않는 한, 의료 행위의 결과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조정중재의 문턱이 지나치게 낮을 경우 불필요한 조정중재가 남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최근 드러난 주사기 사건처럼 어이없는 사건이나 잘못 교육받은 (malpractice) 의사들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이들을 처벌하는 것을 막거나 이들을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워서도 안 된다.

절대 다수의 선한 의사들을 마치 잠재적 범죄자인양 취급하고, 의료사고 조정중재를 남발하도록 방치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2016-02-20

<관련 기사>

르네 라에네크와 청진기








청진기는 의사의 심볼이라고 할 수 있다.

2월 17일은 청진기를 고안한 르네 라에네크 (René Laennec)가 태어난 날이다. 구글은 이를 기념하는 두들을 게재했다.



사실 "가슴 소리를 들어 진단한다"는 건 르네에 의해 정립된 개념이 아니다. 이미 히포크라테스 시절부터 어떤 환자에게는 특별한 가슴 소리가 난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이후 각 자의 방법으로 가슴 소리를 들어 왔는데, 가장 흔한 방법은 가슴에 귀를 가져다 대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성의 가슴에 귀를 가져다 대는 것은 환자나 의사 모두에게 불편한 일이었으며, 르네가 활동한 19세기 프랑스에서도 그랬다.

결국 르네는 구멍이 뚫린 나무 파이프를 통해 가슴 소리를 듣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청진기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청진기를 뜻하는 영어 Stethoscope는 "가슴"을 의미하는 Stetho 와 "본다"는 의미의 scope 가 합쳐진 용어이다.

이후 여러 의사들에 의해 진보를 거듭 했는데, 현재 널리 사용하는 청진기는 1960년 대에 데이빗 리트만(David Littmann)에 의해 만들어졌다.

리트만 박사는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미국으로 이민 온 하바드 의대의 심장내과 교수였다. 그는 자신이 고안한 청진기를 특허 내고 의사용과 간호사용으로 생산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후에 3M은 이 회사를 인수한 후 리트만 박사를 고문으로 고용했으며, 현재까지 다양한 리트만 브랜드의 청진기를 양산하고 있다.

3M 리트만 청진기가 가장 널리 쓰이는 브랜드이긴 하지만, 일본 Kenzmedico, 독일의 ERKA 브랜드의 청진기도 많이 사용된다.

그런데 과연 청진기는 의사의 심볼에 불과한 것일까?

사실 최근 들어 청진기를 아예 가지고 있지 않거나, 가지고 있다고 해도 사용하는 경우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의사들이 폼으로 청진기를 목에 걸고 다니는 건 아니다. 다양한 영상 기기, 진단 기기들이 개발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청진처럼, 비침습적(non-invasive)으로 빠르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진단 방법은 별로 없다.

특히 폐나 심장을 다루는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비침습적 진단 검사란, 환자에게 위험하거나 유해할 수 있는 검사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X-ray나 CT는 아무리 작은 양이라도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는 유해성이 있고, 혈관조영술과 같은 검사는 혈관을 통해 관을 집어 넣어 이루어지는 검사이므로 보다 더 위험하고 유해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초음파 검사는 대표적 비침습적 검사이다. 청진도 마찬가지이다.)

청진기는 심장 소리(심음)과 호흡 소리(폐음)을 듣는 가장 좋은, 그리고 유일한 진단 기기이며, 이를 위해 사용한다.

또, 장의 소리를 듣거나 기관(endotracheal tube)이나 L-tube와 같은 위배액관를 삽입한 후 제대로 집어넣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사용한다. 간호사들은 혈압 측정을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심장 소리를 들어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

대부분의 선천성 심장 기형은 독특한 심음을 가지고 있으므로 청진만으로도 심장 기형을 진단할 수 있다. 특히 청색증을 보이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려운 선천성 심장 기형은 감기 같은 다른 질환으로 소아과를 방문했다가 진단되는 경우도 많아 소아 심장 질환을 스크리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정상 심장에서도 소리는 들린다.

심장에는 모두 4개의 밸브가 있는데, 이 밸브가 닫힐 때 와류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중 첫번째 들리는 소리는 심방과 심실 사이에 있는 밸브(들)이 닫힐 때 들리는 소리이며, 두번째 소리는 심실에서 동맥(폐동맥이나 대동맥)으로 피가 나갈 때 들리는 소리이다.

심음은 주로 밸브에 의해 생기므로, 밸브에 병이 있을 경우 독특한 심음이 들리는데, 이를 심잡음 혹은 murmur라고 한다.

밸브의 질병이란 주로 밸브의 협착이나 폐쇄부전을 말한다. 이를테면, 대동맥 밸브 협착이 있을 경우에는 첫 심음과 두번째 심음 사이를 잇는 심잡음이 들리고, 반대로 대동맥 밸브 폐쇄부전이 있을 경우에는 두번째 심음이 들린 이후 첫번째 심음이 들릴 때까지 심잡음이 들리는 식이다.

심장 소리가 혈액의 와류에 의해 생기는 것처럼 폐음은 공기의 흐름의 변화로 생긴다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기관지 천식은 말단 기관지가 좁아지기 때문에 생기는 병인데, 공기가 이 좁은 기관지를 지날 때, 마치 피리에서 소리가 나듯 높은 음(high pitch)의 독특한 소리가 들린다. 이를 천명(wheezing)이라고 한다.

폐렴의 경우에도 폐음이 들리는데, 이는 컵에 물을 담고 빨대를 꽂아 공기를 불어넣을 때 나는 소리와 유사하다.

폐렴은 폐포에 점액이 차게 되는데, 점액이 찬 폐포에 공기가 들어가면서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이를 수포음(rale)이라고 한다.

늑막 질환에서도 소리는 들린다. 폐를 싸는 장측 늑막과 가슴벽 안쪽을 싸는 벽측 늑막 사이에 물이 차는 늑막염이 걸렸거나 종양이 있는 경우 이 두 늑막이 서로 비벼지면서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때로 심장 소리가 아주 멀리에서 들리는 것 처럼 잘 들리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심장을 싸고 있는 심낭 안에 물이나 피가 차기 때문인데, 보통 응급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폐음이 작게 들리는 경우도 있는데, 가슴에 공기가 차는 기흉인 경우에 그러하다.

심음과 폐음이 모두 들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심정지, 호흡 정지 상태로, 사망한 경우이다. 그래서 사망 선언을 하기 위해서도 꼭 청진기가 필요하다.

201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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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February 15, 2016

자본주의의 위기, 중국발 세계경제 위기




위기는 누구에게는 기회이다.

특히 경제 위기는 누군가에는 큰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경제 위기를 조장 하기도 한다.

왜냐면, 경제적 안정이란 고정적 기대 수익만 창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판을 흔들어 각종 경제 지표의 부침을 만들고 일부러 위기를 조장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캐피탈리즘 즉 자본주의가 갖는 맹점이 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라는 거대한 실험은 이미 실패로 끝났고, 오늘 날 대부분의 국가들은 정치 체제는 민주주의, 경제 체제는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자본주의가 완벽한 경제 체계이기 때문은 아니다.

자본주의는 맹점과 딜레마를 가지고 있으며, 자본주의가 심화 될수록 그 어두운 구석들이 더 부각된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많은 경제학자들은 물론 심지어 조지 소로스 조차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라는 저서를 통해 자본주의의 맹점과 딜레마를 지적한 바 있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는 부의 창출이 생산적 산업을 통해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본을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며 즉, 자본이 또 다른 자본을 생산해 낸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금융자본주의는 부의 편중을 가속화하고 경제 위기를 조장하고 심지어 어느 국가의 경제를 파탄나게 만들기도 했다.

이 같은 자본주의 폐해가 가장 표피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이른바 헤지펀드라고 불리는 투기 자본이 만들어낸 경제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위기를 만들어 수익을 챙긴 사례 중 하나는 이른바 <검은 수요일(Black Wednesday)> 혹은 <검은 9월(Black September)>라고 불리는 영국 파운드화 공매도 사건이다.




이 사건의 매카니즘은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었고, 현재 진행중인 중국 위안화 위기에도 유사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좀 구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92년 당시 유럽은 유럽통합을 앞두고 단일 통화권을 구축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그래서 유럽통화제도(EMS, European Monetary System)를 구축했는데, 그 제도의 핵심은 유럽 각국의 환율 변동폭 고정이라는 유럽 환율 매커니즘(ERM, European Exchange Rate Mechanism)을 도입하는 것이었다.

즉, 이는 일종의 고정환율제로, 각국 간의 환율 변동폭을 좁게는 2.25%, 넓게는 최대 6%안에서만 변동하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 파운드화와 독일 마르크화는 최대 6% 내에서만 환율을 변동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유럽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에서 고정환율제를 사용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고정환율제의 문제는 화폐가 지나치게 고평가되거나 저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1990년 독일이 통일되면서 독일은 동독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종이 조각이나 다름없는 동독 화폐를 서독 화폐와 1:1 교환을 하면서 돈을 풀기 시작했다. 더불어 돈이 풀려 발생하는 인플레를 잡기 위해 통독 후 2년 동안 10 여 차례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독일의 금리가 높아지자 자본이 독일로 쏠리면서 독일 마르크화는 고평가되었고, 다른 유럽 국가들도 ERM 규정을 지키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유럽의 경기는 좋지 않았는데, 금리 인상이 이어지자 경기는 더욱 위축되었고, 실업율은 높아져 갔다.

1파운드 = 2.95 마르크의 고정되어 있었던 영국 파운드 역시 고평가되어 있었지만, 영국 정부는 ERM을 고수하며 파운드 화의 평가 절하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를 간파한 조지 소로스는 평소의 은둔자 모습에서 벗어나 스스로 기고하거나 인터뷰에 적극 임하면서 파운드 화가 대폭락할 것이라며 떠들기 시작했다.





이는 일종의 바람잡이 전술이었으며, “아나운서 효과”를 노린 고도의 술수라고 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전세계 헤지펀드들에게 일제히 영국 파운드 화를 공격하라고 명령은 내린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면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현금을 동원해 파운드 화 팔자, 마르크 화 사자 주문을 내기 시작했다.

그가 동원한 자금은 100억 달러에 이르며, 그를 뒤쫓은 수백개 헤지 펀드들의 자금은 1천억 달러가 넘었고 이 자금을 레버리지로 하여 영국 은행이 받은 공세는 1조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소로지가 영국 파운드 화를 공격한 방법은 공매도(Short selling)이었다. 공매도란 말 그대로 가지고 있지 않은 걸 파는 것을 말한다.

소로스는 1백억 달러 어치의 파운드 화를 시장에 풀어 마르크로 교환 하였는데, 파운드 화 공급이 늘어나자, 파운드 가치가 하락 했고, 마르크 화로 역외 시장에서 파운드 화를 싸게 구입해 되갚는 방법을 반복했다.

비싸게 판 다음 싸게 사서 되갚는 방식을 통해 환차익을 노리는 전략을 편 것이다.

파운드 화가 시장에 쏟아지자 파운드 가치가 떨어졌고, 영국 정부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파운드를 사들일 수 밖에 없었지만, 결국 한계에 도달해 항복을 선언하고 ERM을 탈퇴하기에 이른다.

조지 소로스가 대영제국을 굴복시킨 것이다. 그는 이 같은 방법을 통해 한 달도 안 된 시간 동안 최소 20억 불 이상을 벌어들였다.

조지 소로스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렸다.

그 첫번째 타겟은 태국이었다.

태국 역시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었으며,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태국 바트화는 고평가 되어 있었다.

태국 정부가 불경기를 잡기 위해 경기부양책을 쓰다보니, 외환보유고는 바닥 상태였는데, 이미 시장에서는 태국 금융기관의 부실, 경제 지표의 부실 등으로 바트화가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외국 투자자들은 달러를 회수하고 바트화를 공매도하기 시작했다.

태국 정부는 환율 방어에 나서 보유 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결국 1997년 460억달러에 달했던 외환 보유고를 25억 달러 남겨두고 항복을 선언, 변동환율제로 이행하게 된다.

바트화 화폐 가치의 폭락은 주식 시장의 붕괴, 자본 시장의 붕괴, 기업들의 도산, 다량의 실업 사태을 의미하는 것이다.

태국의 외환 위기는 아시아 금융 위기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우리가 IMF 사태로 기억하고 있는 아시아 금융 위기는 일종의 금융 전쟁이었으며, 그 전쟁 피해자는 물론 동남 아시아였고, 그 폐해는 가히 세계 대전에 맞먹었다. 지난 97년 11월 초 기준으로 보자면, 인구 1천 7백만 명에 불과한 호주 주식 시장의 주식 총액으로 세계 인구의 44%인 25억 명이 살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자본을 사들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실감이 되지 않는다면 이렇게 생각해도 좋다. 투자전문회사 버크셔 헤데웨이 사의 회장이며 월(Wall)가의 큰손인 워런 버펫의 자산은 약 430 억 달러이었는데, 그의 자산으로 아시아 전체 경제를 사들일 수 있었다.

만일 미국의 GE(제너럴 일렉트릭) 사를 구매할 수 있는 2천 430억 달러를 손에 쥐고 있다면, 동남아는 물론 한국과 중국의 모든 주식을 사고, 남는 돈으로 인도 주식 시장의 대주주가 될 수도 있었다.

한 마디로 아시아 경제가 “폭망”한 것이다.

여담이지만, 우리나라에 1997년 IMF 사태가 터진 건, 투기 자본의 직접적 개입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IMF사태가 터진 10월 24일 이전에 이미 한보그룹, 진로그룹, 한신공영그룹 등이 부도가 났고, 기아 그룹 역시 사실상 부도 상태였으며, 쌍방울그룹, 태일 정밀 등의 연이은 부도로 국가신인도는 엉망이었고, 경제는 휘청거리는 상태이었다.




우리나라에 외환 위기가 도래한 것은 이 같이 대형 그룹사들의 연이은 부도와 함께, 환율 안정정책과 외환 거래 자유화를 동시에 밀어붙인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외환 거래 자유화로 외환 차입이 용이해진 종합 금융사(종금사)들은 환율 안정책으로 환위험 부담없이 저리로 외화를 단기 차입하여 국내 기업에 장기 대출하기 시작했는데, 대규모 그룹들이 부도가 나면서 자금 경색이 시작되었고, 대출해 준 일본 등 외국 금융사들이 아시아 경제 위기로 자금을 회수하거나 대출을 연장해 주지 않자, 국내 외환 시장에서 달러를 대량 매입하여 외환 대출을 갚게 되면서 달러는 마르고 환율은 급등하게 된 것이다.

그 여파로 기업들이 줄 도산하고, 우리나라 자산 가치는 급락하고 대거 해고로 실업율이 증가하면서 경제가 엉망이 된 것이다.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에도 세계 경제 위기는 또 있었다.

2008년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라고 불리는 미국발 금융 위기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역시 자본주의의 폐해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탐욕스런 자본가들과 머리 좋은 금융엔지니어들이 만들어 낸 합작품이며 그 수단은 혀를 내두를 만큼 기막힌 파생 상품이었다.

중요한 사실은 여전히 자본주의 맹점을 이용해 누군가는 계속 판을 흔들려고 하고 있고, 세계 경제 위기는 주기적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며, 경제 위기가 자본가들의 위기는 아니라는 점이다.

한편, 수 많은 언론과 경제가들은 올해 중국의 경제 위기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이며, 2015년 말 기준으로 약 3조33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다. “있었다”라고 하는 건,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보유 현황이 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6월 기준으로 중국의 외환 보유액은 4조 달러에 육박한 바 있다. 불과 6 개월 사이에 7천억 달러 가량 사라진 것이며, 이 같은 자본 유출은 가속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2015년 중국에서 유출된 자본 총액은 6,760억 달러이며, 2016년에도 5,500억 달러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고 하였으며, 월스트리트 저널도 비슷한 전망을 하고 있는데, 이런 속도로 자본이 이탈할 경우, 올 6 월이면 중국 외환 보유고는 2조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 같은 자본 유출은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도 크고 (금리 인상으로 투자자들이 중국 자금을 회수하여 미국으로 옮겨감), 중국 기업들이 달러 빚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채무를 상환하기 때문 일수도 있고, 중국 부유층이 자산을 해외로 옮기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자본 유출에 이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쏟아 부은 영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해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 방어를 위해 최소 4천억 달러 이상을 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21일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조지 소로스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올해 글로벌 약세장의 근본 원인”이라며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 불가피하다”고 말해 중국 자본 유출 가속화에 불을 당겼다.

이 역시 위안화 공격 명령을 내리는 환율 전쟁 선전포고이고 투기 자본을 결집시키는 아나운서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언론은 조지 소로스를 맹비난하면서 아예 조지 소로스를 중국 경제를 모르는 인물로 낙인 찍어 버렸다.

중국 환구시보는 경착륙을 계량화하자면, 경제성장율이 1년에 1~2% 가량 떨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중국 경제성장율은 지난 25년간 7% 이상 성장했고, 지난 해 처음으로 7%대가 깨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6.9%의 성장을 했으며, 올해도 낮은 성장을 보일지 모르지만, 1%대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는 경제 성장이 <둔화>된 것이지 경착륙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조지 소로스가 패닉을 조장하여 차익을 노리고 있다며, 비현실적이며 너무 나이가 많아 앞뒤 구분을 하지 못한다고 조롱했다.

또 실제 많은 경제학자들도 과거 소로스가 파운드 화 공매도를 했을 때나 아시아 금융 위기를 야기했을 때와 지금 중국의 상황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경상수지 흑자국이며, 최대 외환보유국이며, 당시 파운드화나 바트화와 처럼 고정환율을 채택하고 있지만, 당시 영국이나 태국에 비해 훨씬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으며, 공산주의 정권이기 때문에 훨씬 더 일사불란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로스 측 여론은 생각이 다르다.

우선, 중국의 경제 지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2015년 2 분기 경제 성장율을 7%라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는 분기가 끝난 후 불과 2 주 만에 발표한 것이었다. 2015년 전체 경제성장율 발표는 1월 19일에 있었으며 6.9% 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경제성장율이 발표되는데 보통 4주, 홍콩의 경우 6주가 소요된다.

즉, 너무 빨리 발표하며, 이런 식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 블룸버그는 11명의 경제학자를 동원해 중국의 2분기 경제 성장율을 추계하였는데, 6.3%에 불과했다고 했으며, 영국의 컨설팅 업체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4~5%에 불과하다고 추계했고, 미국 시장조사업체 캐피날 이코노믹스 역시 1~2% 정도 과장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심지어 영국 시장조사업체 파돔컨설팅은 2015년 중국의 경제성장율은 2.8%였으며, 2016년은 1.0%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 놓았다.

대체적 중론은 2015년 중국 경제 성장율은 4~5% 대이었으며, 올해 성장율은 더욱 더 둔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즉, 소로스는 “나는 너희들의 실제 경제 수준을 알고 있다. 허장성세 부리지 마라!”는 것이며 위안화가 지나치게 고평가되어 있으므로 정신차리게 해 주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 위안화 공매도가 효과가 있을 것인가, 즉, 중국이 환율 방어를 제대로 할 것인가 이다.

중국은 환율 방어를 위한 총알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충분한 것은 맞지만, 이 중 1조2645억 달러는 미국 국채로 가지고 있으며, 이를 매각해 환율 방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보고 있다.

왜냐면 달러 함정(dollor trap)에 빠지기 때문이다. 즉,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시장에 내놓을 경우 이를 매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국가가 있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채권 시장에 공급이 늘어나면서 미국 국채 가격이 끝없이 하락할 수 있어, 이렇게 되면 중국은 엄청난 손실을 치뤄야하므로 어쩔 수 없이 미국 국채를 계속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금 가지고 있는 3조 2천억 달러에서 3조 달러선이 붕괴될 경우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지고, 중국 경제 위기는 물론 또 한번의 세계 경제 위기가 불어 닥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 위기는 어찌보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다. 고도 성장의 결과물이고 시장 조정의 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충격을 얼마나 완화시키냐가 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경제 위기도 커다란 걱정거리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연말 외국인 보유 일본 국채는 100조엔을 넘어섰으며, 일본의 채무는 이미 2013년 1천조엔을 넘어선 바 있다. GDP 대비 채무가 245%가 넘는 나라이다. 이런 수준은 OECD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으며, 짐 바브웨 정도에서나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일본은 채권도 많아, 정부 기업 등이 가진 해외 채권 규모는 366조엔 규모(2014년 기준)에 달해 세계 최대 채권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이 가진 해외 채권의 약 30%는 미국 국채이며, 이 역시 중국과 마찬가지로 처분할 수 있는 환금성을 가진 채권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지난 달 말 0.1%의 마이너스 금리 적용을 선언했다. 즉, 민간 은행이 일본 중앙 은행에 돈을 맡길 경우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0.1%의 수수료를 내야할 상황이 된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로 노리는 것은 은행 대출 증가, 기업의 투자 확대, 엔화 절하 등 경기 부양이라고 할 수 있다.

편견일 수 있지만, 일본은 2차 세계 대전에서 패망한 후 오로지 미국의 배려(?)로 살아 난 국가이다.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을 기억해야 한다.

즉, 미국은 일본이 망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어떻게든 미일 공조를 통해 경기 부양을 이끌어내고 세계 경제성장 둔화를 극복하려고 할 것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또 다른 경제 전쟁의 전운이 몰려오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긴 어렵다.

우리나라는 지난 97년, 2008년처럼 유탄이 맞아 또 한번 생사의 가름길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2016-02-12


어느 호주인의 어이없는 죽음





- 1 -

한겨레의 이 기사는 의료관광의 비극적 단면을 부각해서 의료관광 자체를 부정하고, 나아가 의료관광을 포함한 의료산업화를 추구하는 현 정부를 비난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한겨레 신문이니, 이해한다.

그러나 이 사건의 핵심은 그것이 아니다.

기사만으로 놓고 보자면, 석연치 않은 구석이 한 둘이 아니다.

첫째, 비만 당뇨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가 외국에서 입국한 바로 그 다음 날 환자에 대한 충분한 검사나 수술전 평가없이 곧 바로 수술한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둘째,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전신마취 하에 이런 수술을 진행하고, 합병증이 발생하자, 2차 3차 수술을 강행한 것이 바람직한 의료 행태일까 의문이다.

셋째, 정작 문제가 발생한 후 서울 시내 3군데 병원을 전전하다가 천안 까지 가야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대개 이런 식으로 환자를 전원 시킬 때에는 보낼 병원에 미리 연락해 환자 상태를 설명하고 병실을 확보한 후 상대 병원이 OK 해야 환자를 보내게 된다.

그러나 기사로만 보면, 사설 앰브란스에 환자를 싣고 무작정 다른 병원으로 보낸 것처럼 보여진다.

- 2 -

의료 관광은 “대세”이다. 우리나라만 대세인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며, 최근 들어 진료를 받기 위해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향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인류의 소득 수준이 전체적으로 향상된 측면도 있고(소득이 증가하면, 소득 증가율보다, 의료비 지출 증가율이 더 커진다), 예전같았으면 포기했을 환자들이 정보의 발달로 새로운 치료 시설과 방법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이유도 있다.

- 3 -

의료 관광의 가장 큰 맹점은 사고가 났을 때이다. 의료 사고란 명백한 의료 과오에 의한 사고와 예기치 못한 불가피한 의료 사고를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즉, 의료 사고가 반듯이 의료 과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는 이야기이다.

아무튼,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와 치료를 받다가 의료 사고가 날 경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었다.

왜냐면, 통상적으로 의료 과실에 의해 환자가 피해를 받았음을 환자나 환자 가족이 입증해야 하는데, 대개는 수 년이 걸리는 지리한 민사 소송을 거쳐야 하며 소송은 국내에서 벌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료 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을 생각하지 않는 환자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한국에 와서 의료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즉,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와서 진료받는 외국인들은 대책없이 혹은 무작정 한국 의료를 믿고, 들어와 치료받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2012년 시행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즉, 약칭 의료분쟁조정법은 이 법의 적용 대상을 국민이 아니더라도 국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경우 발생하는 모든 의료 사고로 확대하는 것을 법문화하여 이에 대한 안전 장치를 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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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조(적용 대상) 이 법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이 보건의료기관에 대하여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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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외국인이 국내에서 진료를 받던 중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의료분쟁조정원에 조정 신청을 하게 되면, 그것이 의료 사고인지, 사고라면 의료 과실에 의한 것인지를 조사해 주고, 피해 보상을 위해 조정까지 해 준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걸리는 시간은 통상 90일 이내이다.

- 4 -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보자.

이 사건의 가해자 꼴인 <강 원장>은 신해철 씨 사망 사건으로 이미 유명세를 치룬 의사이다.

신해철 사건과 이번 사건의 공통점은 수술 후 모두 문제가 발생했고, 그 문제를 자력으로 해결 하려다가 환자 상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서야 다른 병원으로 이송 시켰다는 것이다.

강 원장이 수술할 때, 마취는 누가 했는지, 수술 보조는 과연 누가 했는지도 의문인데, 의원급 의료기관이라 할지라도, 이런 류의 수술을 하는 것이 용인된다고 치더라도, 합병증이 발생했을 경우의 대처 수준이 이 정도라면,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외국 환자 유치 업자들이다.

기사대로라면 현지의 의료관광 전문 여행사를 통해 강 원장을 소개받았다고 하는데, 그 현지 여행사는 한국인 혹은 한국 교포가 운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그 여행사는 국내 브로커 혹은 국내의 유치업자와 연계하여 국내 병원을 소개하고 환자를 유치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과연 합법적인 유치 업자를 거친 것인지도 의문이며, 규모있는 병원들이 다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의원급 의료기관을 소개 했는지 역시 의문이라고 할 수 있다.

- 5 -

국내에서도 그렇지만, 수술을 위해 외국으로 갈 경우 보호자를 동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국영의료를 제공하는 일부 국가의 경우, 자국 환자를 외국으로 보낼 경우 자국 의사를 동반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수술 후 환자를 가료해야 할 필요도 있지만, 수술에 대한 설명을 같이 듣고 수술 후 문제가 생길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증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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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행위는 근원적으로 <선의를 가지고 이루어지는 행위>이며, 악의적으로 사람을 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그 행위 결과에 설령 문제가 있다고 해도 처벌하지 않으며,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생각이 깔려 있어, 대부분의 나라에서 의료 사고에 대해 받아들이는 인식 수준은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체감적으로 보자면, 그것이 의료 과실이든 아니든 병원과 의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것이 받아들여질 경우, 그 결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으며, 의료 사고를 법적으로 다루는 경우 역시 우리나라 보다 적다고 할 수 있는데, 영국이나 호주, 캐나다처럼 국영의료를 제공하는 나라일수록 이런 가치관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호주인의 경우, 강 원장 입장에서는 <무연고 환자>를 수술한 것과 크게 차이가 없다. 강 원장은 환자에게 사망을 포함한 수술 합병증을 모두 설명했을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고, 설명을 들은 환자는 사망했으므로 이를 반론할 방법이 별로 없고, 검찰이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피해자의 가족이 민사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

즉, 안타깝게도 한 호주인의 죽음으로 강 원장의 의료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 같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의사의 시각에서 본 강 원장의 의료 행태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대단히 위험하고 불만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가 한 모든 행위가 법망을 벗어난 것이 아니라고 해도 도의적으로라도 그는 더 이상 메스를 잡아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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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harrush jamai 가 재현될 수 있다

2011년 2월 9일 Tahrir Square



SNS, 인터넷 등에서 나름 영향력을 가진 누군가가 “강간 합법화(Legal rape)”를 주장하면서 그에게 동조하는 이들에게 같은 날 서로 다른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모여 집회를 하자고 하였다. 그 날은 2월 6일이며, 우리나라도 포함되어 있다.

그 누군가는 Roosh V 로 알려져 있는 30대 중반의 남성이며, 그의 실제 이름은 Daryush Valizadeh이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부모는 터키 북부 아르메니아와 이란 출신이므로, 중동 출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강간의 합법화를 주장하는데, 그의 논리는 만일 강간이 합법화되면 여성들은 자신의 몸을 자기 가방이나 스마트폰 다루듯 조심해서 다루게 될 것이므로 세상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 매체들은 그를 가장 악질의 여성 극혐주의자("The Web's most infamous misogynist”)로 낙인 찍은 바 있다.

2월 6일 전세계 집회는 그저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Roosh V는 홈페이지를 통해 2월 6일 모임은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안전을 책임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그렇다고 개별적으로 모이려고 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즉, 공식적 모임은 취소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책임은 벗어버리고, 비공식적 모임을 독려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모임 장소를 지웠지만, 이미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그 장소에서 모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강간을 합법화하자”는 정신나간 놈들이 모이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년 초 독일 Koln 등지에서 발생한 집단 강간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이 사건은 쾰른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다. 베를린,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는 물론 뒤셀드르프, 슈투트가르트 등 대도시와 빌레펠트 등 소도시에서도 발생했으며, 헬싱키, 쮜르히 등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같은 형태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모두 새해 축하로 들떠있는 가운데, 수십 명의 남자들이 특정 여성을 원형으로 둘러싸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고 여성의 옷을 벗기고 돌아가며 강간하거나 성추행을 한 것이다.

이 같은 형태의 집단 강간은 최초 2005년 이집트에서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카이로 Tahrir Square에서 수백명의 여성들이 강간을 당했는데, 피해자들은 7살부터 70세까지 다양했으며, 히잡이나 차도르를 쓰고 있는 여성들도 있었다.

가해자들은 20~30 대 남성들로 수십명씩 그룹지어 다니면서 타겟 여성을 둘러싸고 그 여성을 때리거나 겁을 주고, 옷을 찢고 추행하거나 집단 강간했다.

이 같은 행태를 이후 Taharrush jamai 라고 부르는데, 아랍어이며 영어로는 “collective harassment” 즉, 집단 성추행으로 번역할 수 있다.

올해 초 독일에서 벌어진 집단 강간은 2005년 이집트에서 발생한 형태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강간을 합법화하자고 주장하는 남성들이 집단으로 모여 어떤 짓을 저지를지는 불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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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ka (지카) 바이러스에 대하여



소두증에 대하여


소두증은 유전자 이상, CMV 바이러스 감염, 풍진 바이러스 (rubella) 감염, 심지어 산모의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이 원인으로 이미 밝혀진 바 있으며, 영국의 경우 신생아 1만명당 1명 꼴로 생기며, 미국의 경우 년 400 명 가량, 하루 한 명 꼴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Zika 바이러스의 발병 가능성은 오히려 입증된 바 없으며, 연관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브라질에서 4천명이 넘는 소두증 환자가 발생했다고 하나, 이 중 실제 소두증으로 진단된 경우는 270건에 불과했다고 브라질 정부가 발표했는데, 이 역시 신뢰성에 의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브라질의 경우 1만명 당 2명 꼴로 소두증 발병이 있었고, 특히 특정 지역(브라질 북부)에서는 과거로부터 소두증 발병이 더 많았다고 한다.

2015년 4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브라질을 제외한 중남미 다른 국가와 미국 캐나다에서 확진된 소두증은 163건이었다.

미국이나 유럽 질병관리센터의 공식적인 입장은 소뇌증과 Zika 바이러스와의 연관성을 부정할 수 없으므로, 모기에 물리는 것을 주의하고, 산모의 경우 Zika 바이러스가 발견된 바 있는 지역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라고 하겠다.

작년에 떠들썩했던 메르스 바이러스와 달리 이번에 문제가 된 Zika 바이러스는 이미 1950년 대 이미 발견되었고, 바이러스 분포도 알려졌으며, 2007년 마이크로네시아의 얍(Yap) 섬을 중심으로 이미 outbreak가 있어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즉, 메르스 바이러스처럼 brand new virus는 아니지만, 이 바이러스가 소두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설로 주목받고 있지만, 브라질의 통계나 역학조사 역시 사우디의 그것만큼이나 신뢰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브라질은 미국의 턱 아래 있는 나라이고, 사우디만큼 통제 가능한 나라는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빠른 시간 안에 Zika 바이러스와 소두증의 연관관계가 밝혀질지는 의문이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하겠다.

CDC가 제공한 Zika 바이러스 Q&A


다음은 미국질병관리센터(CDC)가 제공한 Zika virus에 대한 Q&A 중에서 인용한 것.

1) Is there any association between Zika virus infection and congenital microcephaly?

There have been reports of congenital microcephaly in babies of mothers who were infected with Zika virus while pregnant. Zika virus infections have been confirmed in several infants with microcephaly; it is not known how many of the microcephaly cases are associated with Zika virus infection. Studies are under way to investigate the association of Zika virus infection and microcephaly, including the role of other contributory factors (e.g., prior or concurrent infection with other organisms, nutrition, and environment).

Zika 바이러스 감염과 선천성 소두증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가?

-> 임신중 Zika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산모의 아기 중 선천성 소두증 사례가 있었다. 여러 소두증 신생아에서 Zika 바이러스가 검출된 바 있다.

얼마나 많은 소두증 케이스가 Zika 바이러스와 관련되어있는지 알려진 바는 없다. Zika 바이러스와 소두증의 관련성을 조사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2) Are there known complications of Zika virus infection?

There have been cases of Guillain-Barré syndrome reported in patients following suspected Zika virus infection. The relationship between Zika virus infection and Guillain-Barré syndrome is not known.

Zika 바이러스 감염의 합병증으로 알려진 것이 있는가?

-> Zika 바이러스로 의심되는 감염 후 G-B 증후군으로 보고된 케이스가 있었다. Zika 바이러스와 G-B 증후군의 관계는 알려진 바 없다.


지금 확실한 사실 하나는, Zika 바이러스가 중남미를 중심으로 확산 되고 있다는 것 뿐이다.(Outbreak of Zika virus)

Zika 바이러스가 소두증을 유발한다는 것은 아직 명백하게 밝혀진 사실이 아니다.


Zika 바이러스 최초의 Outbreak

Zika 바이러스가 감염될 경우 뎅기열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데, 발열, 피부 발진, 관절통이 주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통칭해서 Zika fever (지카열)이라고 부르는데, 지카열에 의한 사망은 매우 드물다.

Zika 바이러스가 의료계에 널리 알려지게 된 건, 2007년 마이크로네시아의 얍(yap) 섬에서 유행된 이후이다.

얍은 인구 1만명 수준의 작은 섬인데, 당시 Zika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 케이스는 185명이며, 이 중 확진된 경우는 49명이었다.

얍 섬의 경우 소두증 환자는 없었으며, 사망 환자도 없었다.

New England Journal 에 실린 이에 관한 논문.

2016-01-29~31



다시 떠오르는 목포-제주 고속철




세계에서 기차 터널로 제일 긴 건 일본 혼슈(본 섬)과 홋카이도를 연결하는 세이칸(Seikan) 터널이다. 총 연장 약 54km이며, 이 중 23km 가량이 바다 속에 있다.

가장 깊은 위치에 있는 곳은 수면에서 240 미터 아래, 해저에서 100 미터 아래이다.

1971년 착공을 시작해 1988년 개통했으며 최고 주행 가능 속도는 시속 140km이다.



두번째는 Channel Tunnel 로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도버 해협을 가르는 터널이다. 총 연장은 50.5 km이며 이중 바다 속에 있는 터널 길이는 38 km로 세이칸 터널보다 길며 최고 주행 속도는 시속 160km이며, 최고 깊이는 75미터이다.

1988년에 공사를 시작해 1994년에 완공했으며, 당시 공사비로 46억 유로가 들었고, 현재 화폐 가치로는 약 130억 유로, 한화로는 17조원에 해당한다.

현재 고속철인 유로스타와 터널을 통한 자동차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2014년 약 2천백만명이 이용한 것으로 추산한다.



이번 제주 폭설로 목포-제주간 고속철 건설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떠 오르고 있다.

목포-제주 터널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처음 이 같은 제안을 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검토 되었지만, 여러 가지 난제로 공론화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목포-제주 고속철은 크게 3 부분으로 나뉘는데, 우선 목포에서 해남까지 약 66km 구간에 지상 고속철도를 건설해야 하고, 해남에서 보길도까지 약 28km 구간은 해상 교량을 설치해야 한다.

이후 추자도를 거쳐 제주까지 약 73km에 이르는 해저 터널을 뚫어야 하는 대공사라고 할 수 있다.

대략 14조에서 20조원에 이르는 공사비와 약 10~16년의 공사 기간을 요한다.

현 이낙연 전남도지사와 전남도는 찬성하는 입장이며, 광주는 관망, 제주 원희룡 지사는 신중을 기하는 입장이며, 제주도민은 입장이 갈리는 편이다.

중국 투자자도 관심을 가져 20조가량을 투자하고 장기간에 걸쳐 투자비를 회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현재 한 해 제주도 방문객 수는 약 천2백만명 수준이며, 이들 대부분이 공항을 통해 출입 하므로 제주 공항은 한 해 약 2천만~2천5백만 명을 처리해야 하며, 이미 공항은 포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김포-제주 간 노선은 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승객이 오고가는 노선이다.

그래서 정부는 제주도에 제 2공항을 신설하려고 계획 중이며, 완공 목표는 2025년이고, 예산 규모는 대략 4~5조원 수준이다.

결론은 목포 제주간 고속철을 신설할 경우, 경기 부양 등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므로, 정부 투자 우선 순위를 고려해 결정해야 하며, 쉽게 결론 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의제강간" 기준 연령에 대하여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에 대한 처벌 규정은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 약칭, 청소년성보호법 )과 형법에 규정되어 있다.

청소년성보호법은 19세 미만인 자 (즉, 만 18세까지)를 아동,청소년이라고 본다.

이 법들은 강간, 강제추행에 대한 처벌 규정 외에도, 간음에 대한 처벌 규정도 있는데, 간음이란 성교 즉 성행위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아동청소년과 성행위를 하는 것만으로도 처벌한다는 것인데, 다음의 경우에 그렇다.

1)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장애 아동청소년을 간음하는 경우
2) 위계(僞計) 또는 위력으로써 아동·청소년을 간음하는 경우

또 이와는 별개로, 형법 305조는 만 13세 미만과 간음하는 경우에는 어떠한 경우라도 강간죄로 처벌한다. 이를 <의제강간>이라고 한다.

즉, 상대가 13세 미만이라면, 동의하에 간음하더라도 처벌하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간음도 처벌한다.

문제는 의제강간의 연령 기준이 만 13세인 것이 적당하냐 하는 것이다.

최근 법조계를 중심으로 의제강간의 연령 기준을 만 13세에서 16세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다.

의제강간의 연령 기준 즉, 동의하에 합법적으로 성행위를 할 수 있는 나이를 Age of consent라고 하는데, 외국의 경우를 보자면, 가장 개방적이라고 하는 네델란드도 16세이다. 즉, 만 16세 미만과 간음할 경우 처벌한다는 이야기이다.

캐나다도 2008년 14세에서 16세로 상향조정했고, 핀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영국 모두 16세이며, 유럽 국가 중 우리와 같이 13세 미만인 나라는 한 나라도 없다.

챠드. 콩고, 말라위 같은 아프리카 후진국도 14세이다. 아프리카에서 우리나라 기준과 유사한 나라는 니제르, 앙골라 정도 밖에 없으며,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가 16세~18세이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14세, 일본이 13세이다. 애초 우리 형법이 13세로 정한 이유가 일본법을 베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재미있는(?) 것은 의제강간의 연령 기준을 16세로 상향 조정하자며 법안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여성변호사회에서는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청소년이 19세 미만 청소년과 성 관계를 하는 경우 처벌하지 않도록 예외 규정을 두자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13세 이상 16세 미만 청소년도 성적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말이며, 그 파트너가 청소년(19세 미만)이면 상관없다는 이야기이다.

이건 아마도 미국 법을 원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주마다 연령 기준이 다르며, 대개 16~18세라고 할 수 있는데, <청소년 성적 자기결정권 존중> 차원에서 정해진 기준 안에서 청소년의 성행위를 인정하고 있다.

이를테면, 메인 주 경우 Age of consent 는 만 16세이상이지만, 14, 15세가 자기보다 5살 미만의 파트너와 성행위 즉, 간음을 하여도 처벌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성에 대해 이렇게 관대해졌는지 의문이다.

여성변호사회의 주장대로 입법된다면, 우리 아이들이 미국처럼 남자 친구를 집에 데려와 관계를 갖더라도 제재하기 어렵고, 중학생들이 성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 모텔을 이용해도 제재를 가할 방법이 없다.

미국에 15살 엄마, 30살 할머니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아무튼 중요한 건, 우선 의제강간의 기준 연령을 대폭상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 할 필요성이 아래 기사에 있다.

법원은 17세의 여고생이 40대 학원원장과 위계에 의한 간음을 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처벌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얼마 전에는 15세 여중생이 40대 연예기획사 대표에게 강간당했다며 고소했으나 이 역시 무죄로 선고된 바 있다.

이 사건들의 피해자(?)들은 모두 가해자(?)와 "애인 모드"를 취했고, 그것이 위계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본 근거가 되었다.

이 소녀들은 왜 처음엔 고소했다가 가해자를 옹호하는 걸까?

혹시 이들은 일종의 스톡홀름 신드럼에 빠진 건 아닌가 의문이다.

스톡홀름 신드럼이란 1973년 스톡홀름에 있었던 은행 강도 사건에서 유래한다.

은행 강도들이 인질을 잡고 6일 가량 인질극을 벌였는데, 이상하게 인질들이 범죄자들에게 동조하고 인질로 풀려난 후에도 인질범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렇게 인질이 범죄자에게 동조하고 감화되는 비이성적 심리현상을 스톡홀름 신드럼이라고 한다.

이런 심리현상을 보이는 것은 인질이 자신이 처한 신체적 정신적 억압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안 심리를 회피하기 위해, 일종의 자기 방어 기제로 정신적 퇴행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정신적 퇴행은 반듯이 인질인 경우에만 생긴다고 보기 어렵다.

폭행을 휘두르는 아버지, 인사권을 휘두르는 직장 상사, 무서운 선생님 등에게도 마찬가지 심리 현상을 가질 수 있다.

15살, 17살 소녀들이 아버지뻘인 40대 남성과 관계를 가진 것이 알려질 경우, 부모나 가족, 친구들로부터 그 아이들이 어떤 시선을 받게 될지는 뻔한 일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 많은 고립감을 갖게되고, 그 상황에서 유일한 도피처는 <그 남자>일 가능성도 있다.

사건(?)이 발생한 직후에도 그 소녀들은 자신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바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자신에게 행해진 행위가 범죄인 것인지도 모를 수 있다.

그런데, 판사는 이런 심리 상태의 피해자 진술을 근거로 위계에 의한 간음이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유사한 사건을 모아 피해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조사해 보면 안다.

이런 유사 사건들이 결국 어떻게 판결되고 피해자는 어떤 불이익을 받았는지, 애인 모드는 얼마나 더 지속되었는지.

솔직하게는, 이 나라 국민들의 수준으로는 청소년 성 자기결정권 따위는 집어치우고, 의제강간의 연령 기준을 아동청소년의 기준까지 상향 조정해서, 청소년을 잘못 건드리면, 청소년 강간으로 적어도 5년 내지 10년 교도소에서 썩을 각오를 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머리에 심어 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단단하고 곤고한 벽이 있지 않는 이상, 청소년 성적 유린은 어떤 식으로든 일어날 것이다.



PS) 그나저나, 의제강간 연령 기준 상향 조정이 18대, 19대 국회에서 여러 차례 입법 추진되었는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는 이유는 도대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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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본인부담금 할인, 의료법 위반으로 면허 정지





만일 건강보험급여에 해당하는 진료비를 할인(본인부담금 면제 혹은 할인)할 경우, 이는 의료법 27조를 위반하는 것으로 처벌받게 된다.

(본인부담금은 위 그림의 B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말한다. 의료 행위에 대한 가격 중 건강보험에 해당하는 것(이를 급여라고 한다.)은 A + B 이며, 이 중 A는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고, B는 환자가 부담한다. C는 비급여라고 하는데, 건강보험 제도권에 속하는 않는 의료행위를 말한다. 이를테면, 미용 성형 수술이나, 특진비, 상급 병실 이용료 등이 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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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27조 ③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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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부담금 할인을 환자 유인, 알선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환자의 어려운 경제적 형편을 듣고 본인부담금을 할인해 주었다가 그 환자의 이혼한 남편이 이를 알고 고발해 면허 정지된 개원의가 있었다.

과거 대학 선후배 혹은 동료의사가 와서 진료를 받는 경우, 동업자 간의 관례상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진료받는 이나, 진료하는 이나 모두 진료비를 주고받지 않을 도리가 없다.

악심을 품은 제 3자가 보건소에 민원을 제기하면 여지없이 면허 정지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말 지랄맞은 법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비급여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사실 비급여도 과거 (2007년 이전)에는 임의로 할인해 주었다가 호되게 당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2007년 의료법을 정비하면서 비급여 할인은 인정해 주는 분위기이다.

대법원도 비급여 진료비 할인으로 환자를 유치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고 한다.

그러나 기사에 나온 사례는 의료법 위반의 이야기가 아니다.

심평원 직원, 직원의 친인척에 대해 임의로 비급여 진료비를 할인해 준 행위를 배임 즉, 경영자가 병원에 피해를 주었다고 본 것이다.

이는 형법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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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조 (횡령, 배임) ①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제356조 (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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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사례가 과연 형법을 위반하여 처벌받을 사례인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내부 고발에 의해 수사가 진행되었고, 상대가 대형 대학병원이어서 사건이 된다고 본 지방청 검사가 무리하게 수사를 전개한 것으로 보인다.

설령 기소하더라도 의료법 위반이 아니므로 면허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되면 유무죄와 관계없이 기소만으로 면허 정지 행정 처분을 받음.) 재판에서 무죄 판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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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