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28, 2016

한국형 양적완화, 검토야 못하겠나.

박근혜 대통령


자금이 돌면 소비가 늘며 내수가 진작되고, 결국 GDP는 상승하고, 덩달아 1인당 GDP도 올라가게 된다. 이런 경제지표 뿐 아니라, 실물 경제가 좋아져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띌 것이다.

정부가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는 첫번째 방법은 금리를 내리는 것이다. 그런데 더 내릴 금리가 없으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하는데, 마구 돈을 찍어 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중앙 은행이 채권을 매입하여 돈을 푸는 방법을 쓴다.

일본이 그랬다. 왜냐면 일본은 이미 더 이상 내릴 금리가 없어 첫번째 방법 대신 국채를 매입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그리고 이를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量的金融緩和)라고 불렀다. 이 용어는 일본은행(Bank of Japan)이 처음으로 쓴 용어이다.
마이너스 금리인 유럽도 마찬가지 방법을 썼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도 마찬가지로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풀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론 단기적 효과는 볼 수 있었지만, 경기 부양 효과는 기대치보다 못했고 오히려 부작용만 커져갔다.






이번 언론사 국장급과의 간담회에서 양적완화에 대한 질문을 받은 대통령은 정확히 다음과 같이 답했다.

"저는 이건 한번 우리가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야 된다는 입장",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추진이 되도록 힘을 쓰겠다"

대통령이 검토하겠다는 건, <한국형 양적완화>를 말한다. 애초 기자가 질문한 것도 바로 한국형 양적완화이다.

이른바 <한국형 양적완화>는 명칭이 양적완화일 뿐 미국이나 일본이 쓴 방법과는 다르다.

애초 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인데, 그의 아이디어는 선별적 채권 매입을 통해 기업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긴급수혈을 해 주자는 것이었다.

즉, 한국은행이 산업은행의 채권 (산업금융채권)을 매입하여 기업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도록 해 주자는 것이며, 한편으로 주택담보부대출증권 (MBS)를 매입하여 부동산 경기를 띄우고 가계 자금이 돌도록 하자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이 주로 국채 매입을 통해 제한없이 자금을 푼 것과 다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시중에 자금을 풀어 경기를 부양시키기 보다는 특정 목적 하에 막힌 자금 경색을 뚫어주자는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여전히 아이디어이고, 관련기관인 한은이나 행정부 모두 아직은 부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이 아이디어가 아무리 뛰어나도 국회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다. 넘어야 할 산이 첩첩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왜 대통령은 양적완화를 거론하며 검토하자고 했을까?

우리나라의 경우 금리가 1.5%이므로 금리 인하를 통해 자금을 풀 수 있는 폭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를 통해서는 충분한 자금을 시중에 유통시킬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니 무언가 대안이 있어야 할 것이다.

경기 불황이 깊어지고 각종 경제지표들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감에서 대통령이 그런 답을 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해도 새누리당의 아이디어를 야당이 받아 줄리는 없어 보인다. 한 마디로 누구 좋으라고? 일 것이다.

그걸 대통령이 몰랐을까?

대통령은 언론사 간부, 국민들에게 사인을 주는 것이다. '나는 양적완화를 통해 기업의 막힌 자금 줄을 터주고, 가계 대출을 늘리라고 했다.'

왜 이런 사인을 주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시라.

그러나 야당은 반대한다. (반대할 것이다)

대통령의 워딩은 <긍정적 검토>이다. 검토야 누군들 못하나. 검토하자는데 반대할 이유는 뭔가.

그런데도 어느 야당 대표는 <대통령은 양적완화를 모를 것>이라며 순순히 미끼를 물었다.

강봉균 위원장 아이디어는 불행히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

하지만, 논의를 주도한 대통령 앞에서 이를 물고 뜯고 할 야당은 훤히 보인다.


2016년 4월 27일


Wednesday, April 27, 2016

우리나라 GDP의 특징. -과연 임시휴일 지정이 어처구니없는 일일까?-




"지난 50년간 수출, 1만1천배 증가"


홍익희 세종대 교수가 컬럼(관련 기사)을 통해 주장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의 지난 1953년의 1인당 소득은 67달러로 세계 최빈국의 하나였으며, 8년이 지난 1961년 1인당 소득은 82달러로, 179달러였던 아프리카 가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마저도 미국 원조 덕으로, 전쟁 복구가 시작된 1953년부터 1961년까지 원조액은 무려 23억 달러였다. 1962년 무렵 우리 수출은 5천만 달러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면 원조액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1964년, 광물과 누에 원사 수출로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고, 그로부터 6년 뒤인 1970년에 수출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또 그로부터 7년 뒤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렇게 달려와 2011년 수출액은 5500억 달러를 넘어서, 이탈리아를 제치고 수출 7대국의 하나가 되었다. 50년도 채 안된 사이에 11,000배나 증가한 것이다.

올 3월 프랑스 신문은 자기네가 한국한테 수출 총액이 추월당했음을 보도했다. 이로써 우리는 올해 프랑스를 제치고 수출 5강이 되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30년 동안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 197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다. 자그마치 30년을 1등으로 달려온 민족이다.

1960년 이후 50년간 세계 경제는 6배 커진데 비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은 34.5배나 늘어났다.

16세기 식민지 개척으로 근대 최초의 제국을 건설했던 스페인은 1000년 동안에 1.6배, 16~17세기 해상무역 강국이었던 네덜란드는 200년 사이에 5.6배, 18세기 산업혁명으로 패권국가가 된 영국은 170년 동안에 9.4배 성장했다. 미국은 1870년부터 1940년까지 9.5배, 일본은 1913년부터 1970년까지 14.1배 각각 성장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변동 추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변동 추이



국민은행 자료에 의하면, 1970년 2.7조원에 불과하던 한국 GDP(명목기준)는 2012년 약 1,272조원으로 무려 471배 증가하며 동기간 15.3%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높은 경제성장률은 최근 들어 3%대를 넘지 못하며 주춤하고 있어 일본과 같이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우리나라 총액 GDP는 2012년 기준 세계 15위에 해당하며 아시아에서는 중국, 일본, 인도 다음으로 높다.


우리나라 GDP의 특징과 맹점

1) 높은 제조업 비중, 낮은 서비스업 비중

우리나라 GDP는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 GDP 기여 산업 비중이 제조업이 높고, 서비스업이 낮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의 경우 서비스업 비중이 70%를 상회하며, 제조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독일도 서비스업 비중이 67%를 차지하고, 1인당 GDP 4만불을 달성한 선진국의 경우,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은 2만불에서 4만불 달성 기간 중 평균 64.7% 이었던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비중은 여전히 6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즉, 제조업 비중이 크고 제조업 의존도가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며, 정부가 서비스 선진화를 통해 서비스 산업 비중을 늘리려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 수출 의존 경제

또 다른 특징은 우리나라 GDP와 수출, 내수의 비중을 보면 (2013년 기준) 한국경제의 내수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94.9%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것이다.

미국(103.4%), 영국(102.3%), 일본(102.0%) 등은 대체로 100%를 넘는다.




한편, 한국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53.9%로 미국 13.5%, 일본 14.7%, 영국 31.4%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다.

즉,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이같은 수출 의존 비중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만 해도 GDP의 20%대에 머물던 수출 비중은 1998년 44.3%, 2008년 53.0%를 기록하며 이 비율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의 입을 통해 "수출 의존형 경제라는 것은 외국의 경기에 우리의 목숨을 내맡기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경제 정책의 독자성을 상실해 스스로 경제를 끌고 가는 힘을 상실하게 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3) 내수를 키워야

또 한편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GDP의 40%는 내수 경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저성장 불황은 경기 위축, 소비 심리 위축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내수 진작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경제는 심리라는 말처럼,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이상, 지갑을 열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정부는 어떻게든 소비 촉진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임시 공휴일 지정은 잘못된 정책일까?

5월 6일 임시 공휴일 지정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공휴일 하루 늘린다고 경기가 살아나겠는가?" 하는 비판도 있다. 

지난 해, 임시공휴일로 3일 연휴가 생기자 대략 1조4천억 규모의 내수 발생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하루 더 늘어난 4일 연휴로 올해는 더 큰 내수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왜, 진작 임시 공휴일로 정하지 않았느냐?" 하는 비판도 있다.

짐작컨대, 전략적(?)으로 공휴일 지정을 최대한 늦춘 것으로 생각된다. 만일 한 두 달 전이라도 미리 이를 정했다면, 아마 내수진작 보다는 해외 관광 효과만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못 쉬는 사람도 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그건 어쩔 수 없다. 정규 공휴일에도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불황에 바쁘게 일할 수 있다는 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왜 하루만 쉬어, 그냥 계속 놀지."라는 냉소적 반응도 있지만, 철없는 생각이니 대꾸할 가치도 없어 보인다.

이번 연휴에 밀리는 관광객, 쇼핑객 들로 함박 웃음을 터뜨릴 소상공인, 시민들의 얼굴이 기대된다.


2016년 4월 27일











긴 시간이 남은 건 아니다.


CFR



긴 시간이 남은 건 아니다.

미국에는 국내외 정책 개발을 하고, 근거를 제시하며 자문을 하는 수 많은 씽크 탱크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외교 문제에 관한 핵심적 기구는 CFR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이른바, 미국외교협회라고 할 수 있다.

CFR에는 현존하는 정재계 핵심 인사들이 모두 회원으로 참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 위세가 대단해, 심지어 차기 대통령 후보를 불러 정견을 듣고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 내부적으로 결정하는데, 그 결정이 미국 대선에 결정적 영향력을 미친다는 루머도 있다.

Connection of CFR

CFR은 1990년 후반부터 이른바 "한반도 특별대책반"을 구성해 북핵 문제, 한미 관계 등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어 왔는데, CFR의 북핵 대응의 비공식적, 공식적 입장은 북괴를 괴멸시켜 위협 요소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었다.

실제 2014년 리처드 하스 CFR 회장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북한의 위협을 끝장낼 때"라는 기고를 통해 '과거 한국 정부는 통일에 대해 미지근한 태도를 취했으나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에 대한 열망을 수 차례 드러냈고, 북한의 위협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므로 북한 존재를 끝장내고 한반도를 통일하는 것이 위협을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015년 11월 CFR 산하의 "Korea Studies and Director of the Program on U.S.-Korea Policy"의 선임 연구원으로 있는 Scott A. Snyder는 보고서를 통해 오바마 행정부가 북핵 문제에 대해 취해야 할 태도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 바 있다.

  1. 미 행정부는 북한 체제가 생존과 핵 사이에서 선택하도록 평양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
  2. 5 자 회담 (6자 회담에서 북한을 뺀)을 조속히 개최하여 북한이 생존을 선택할 경우 제시할 다양한 방법을 개발하여야 한다.
  3. 미 행정부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철회하고 비핵화 압력을 가하도록 조성해야 한다.

Scott A. Snyder


그런데, Scott A. Snyder는 지난 4월 27일 CNN 기고를 통해 전과 사뭇 다른 입장을 발표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북한은 북한의 일정 (노동당 대회, 김정일 생일 등등)은 물론 국제 사회의 일정 (유엔 안보리 북한 제재, 한미군사훈련) 등과 미국의 정치 일정에 맞추어 핵개발의 박차를 가하는 '핵 질주'를 하고 있다. 
이제까지 오바마 대통령이 전략적 인내를 가진 건, 북한이 임기 내 핵으로 미국을 타격할 정도의 능력을 갖추지 못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인데, 북한의 핵질주를 보건대 차기 (미국) 정부에 있어 북한은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으며, 만약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벌이면 국제사회가 추가로 취할 수 있는 비군사적 조치는 거의 없다."


즉, 북한이 핵개발에 박차를 가할수록 미국이 북한에 무력 대응할 명분을 주게 된다는 의미이다.

같은 시기 (26일) 오바마 대통령은 CBS 토크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중대한 도전 (a massive challenge)’이라고 규정하고 “가장 우선적인 가치는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미국인, 그리고 한국과 일본 같은 동맹국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북한의 핵위협으로 스스로를 방위하기 위한 명분을 말한 것이다.

또, "우리 무기들을 활용해 북한을 분명히 파괴할 수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북한이 우리의 중요한 우방인 한국 바로 옆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북괴를 제거해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발생할 수 있는 남한의 collateral damage가 미국의 군사 행동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미국에게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할 경우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만일 한국이 반대할 경우 미국이 독자적으로 북한과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어려울 수 밖에 없고, 그렇다고 마냥 김정은이 하고자 하는 대로 내버려 둘 수도 없기 때문이다.

오바마만 고민이 깊은 것은 아닐 것이다.

미국의 정치, 재계 주요 인사들의 고민은 더 깊을지 모른다. 대통령이 바뀌는 건 한국 뿐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CFR이 이들 주류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봐야 하며, 이들의 입장이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두 가지 조건이 완성되면 북한 체제의 제거가 시작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짐작해 볼 수 있다.

첫째, 미국의 전쟁에 대한 명분이 충분히 쌓이게 될 때이다. (즉, 또 다른 북한의 도발이 감행될 때)

둘째, 한국이 동조할 때이다.

둘째 조건은 애매한데, "한국"이 구체적으로 누구(혹은 무엇)을 지칭하느냐이다. 즉, 한국의 대통령 혹은 한국 행정부일수도 있고, 국회일수도 있으며, 여론일수도 있다.

아마도 그건 철저히 미국의 계산 아래 자의적으로 해석될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긴 시간이 남은 건 아니라는 것이다.

2016년 4월 27일 


Friday, April 22, 2016

사우디가 9/11 테러에 연루되었다고 ?





사우디와 관련한 흥미로운 기사가 오늘 자(2016년  4월 22일) 언론에 보도되었다.

조선일보 기사(기사 내용 클릭) 중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9·11 관련 미 상·하원 합동조사위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밥 그레이엄 전 상원 정보위원장 등은 ‘상실감으로 고통받는 유가족과 미국 국민들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며, 900쪽짜리 전체 문건 가운데 사우디의 테러 연루 가능성을 시사하는 28쪽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문건에는 사우디 정부나 왕실이 알카에다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돈세탁을 돕는 등 테러에 부분적으로 가담한 정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 문건 공개를 반대했던 백악관도 최근 기밀 해제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사우디 정부가 9/11 테러에 가담했다는 것을 사실화하고 있으며, 이를 미 대통령도 알고 있었다고 확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인용한 내용의 기사가 어떤 정보를 근거로 작성 되었는지는 불분명할 뿐 아니라, 매우 민감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많다.

이 기사에서 언급하고 있는 “28쪽”이란 이미 지난 2002년부터 계속 논란이 되어왔던 것인데, 당시 9/11 테러 조사를 맡은 9/11 관련 미 상·하원 합동조사위원회(The Joint Congressional Inquiry into the 9/11 attacks) 에서 작성한 보고서 가운데 28 페이지가 기밀 처리되면서 공개되지 못한 것을 말한다.





당시 부시 미 대통령은 이 28쪽이 공개될 경우 미국 정보 조직에 손상을 줄 것이라며 공개를 반대했다.
(관련 자료)

이후 28쪽의 내용에 대한 각가지 루머가 돌았으며, 그 중에는 부시 행정부와 사우디 왕실 간의 은밀한 거래에 대한 내용이라는 루머도 있었고, 누가 9/11 테러에 재정 지원을 했느냐 하는 부분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그 보고서를 읽은 의원들은 “그 안에 국가 안보에 대한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고 주장하거나 더 구체적으로 “사우디 정부가 9/11 테러를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오히려 이 28쪽을 공개하라고 주장하면서, “이 28페이지가 사우디 정부와 왕실을 모략하는데 사용되고 있으며, 사우디 아라비아는 숨길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두 번이나 약속했지만 결국 공개하지 않았으며, 이에 9/11 테러 희생자 가족들은 “대통령에 의해 진실이 은폐되고 있다”고 주장하기에 이른 것이다.

아무튼 국내 주요 언론이 루머에 의존해 마치 이 28쪽이 마치 사우디의 테러 연루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공론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 언론에 보도되는 외신은 대부분 통신사에서 번역한 후 보도하며, 일간지, 인터넷 언론이 이를 받아 게재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통신사 기사를 그대로 인용하기도 하지만, 자의적으로 해석해 살을 붙여 싣는 경우도 있는데, 이 해석에 오류가 개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외신을 확인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건, 그 기사를 처음 게재한 언론 보도를 접하는 것이며, 두번째는 국내 통신사의 최초 보도를 보는 것이다.

“사우디가 9/11 테러에 연루되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내용의 기사는 최초 영국 텔레그래프가 기사화한 것이다.

텔레그래프의 원문 기사 타이틀(기사 내용 클릭)은 다음과 같다.

Saudi government's possible links to 9/11 plot revealed in new evidence as Barack Obama meets King Salman

즉, “오바마가 사우디 국왕 살만을 만나는 때에 사우디 정부가 9/11 테러와 연결되었을 가능성이 새로운 증거에 의해 드러났다”는 것이다.

기사의 내용을 정리하면, “여러 증거를 종합할 때, 사우디 고위 관리 (high ranking Saudi officials) 들이 9/11 테러를 미리 알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 증거란, Ghassan al-Sharbi라는 폭탄 제조기술자로부터 나온 증거를 의미하며, 이 자는 9/11 테러 당시 비행기 납치범들과 함께 비행 교육을 받은 자인데, 이 자가 직접 9/11 테러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은닉하기 위해 묻어 놓은 문서 중에 비행 수료증이 있었으며, 이 문서가 사우디 대사관 봉투 안에 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FBI 조사에서 이미 밝혀진 바 있으며, 미국 내 한 블로거가 이를 알아낸 후 이 자료를 공개하라고 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사우디 고위 관리가 9/11 테러를 미리 알았을 것”이라는 것과 “사우디 정부나 왕실이 알카에다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돈세탁을 돕는 등 테러에 부분적으로 가담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사실이다.

또, 사우디 정부나 왕실이 알카에다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하더라도 그 시점이 언제인지, 무엇을 목적으로 지원했는지도 분류해 생각해야 한다.

왜냐면, 사실 알카에다는 최초 아프칸을 침공한 구 소련에 의해 아프칸의 무슬림들이 고통받는 것을 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며, 그 당시 사우디 정부는 알카에다를 적극 지원한 바 있기 때문이다.

즉, 알카에다는 사우디의 수니파 무슬림들이 지하드를 위해 만든 단체인데, 지하드는 무슬림 들의 의무 사항이며, 사우디 등 이슬람 국가 대부분은 지하드를 지원하기 위해 세금을 걷고 사용하는 것이 관례이다.

사우디 뿐 아니라, 미국 역시 냉전 시대 소련의 남하를 막기 위해 알카에다를 이용했으며, 물자와 돈을 댔을 뿐 아니라 군사 고문관을 파견해 훈련을 시켰다고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 당시 사우디 정부가 알카에다를 지원한 것과 9/11 테러를 위해 지원한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알카에다가 반미 테러 집단으로 돌아선 건, 소련이 붕괴하고 알카에다 조직원들이 사우디로 복귀하려고 할 때 사우디 정부가 이를 막았고, 비슷한 시기인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빈 라덴이 알카에다를 동원해 사우디 국경을 지키겠다고 사우디 왕실에 제안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미군을 사우디에 주둔시킨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사우디 왕가가 이들의 복귀를 반대한 것은 전투 경험이 있는 이들에 의해 반란 등 국정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소련 붕괴로 야기된 동유럽의 연이은 민주화 운동이 그 배경이기도 하다)

빈 라덴은 사우디에서 추방당했을 뿐 아니라, 시민권도 말소되었다.

결국 알카에다 조직원들은 자신들이 미국에 이용당하고 사우디 정부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지하드는 곧 테러로 변질되게 된다.

90년 이후 알카에다는 여러 이슬람 국가의 지하드 (사실은 내전)에 개입하였으며 이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이 수 많은 생명을 잃었으며, 92년 이래 본격적인 테러집단으로 변모하게 되어 2001년 결국 9/11 사태를 야기하게 된다.

이 같은 사실로 볼 때, 사우디 정부나 왕가가 테러 집단화된 알카에다를 직접 지원할 동기나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특히 9/11 테러를 위해 사우디 정부나 왕실이 알카에다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돈세탁을 돕는 등 테러에 가담했을만한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반면, 텔레그래프 기사 주장대로, 사우디 정부 관계자 즉 관리 중 일부가 빈 라덴에 의해 포섭되었거나, 그의 반미 사상에 동조하여 9/11 테러에 관여 했거나 도움을 주었을 가능성 마저 부정하긴 어렵다.

그러나 그랬다고 해도, 그것을 사우디 정부나 왕실의 직접적 개입이라고 봐서는 안 되며, 대표 일간지가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며 그 같은 뉘앙스로 기사를 쓰는 건 적절하지 않다.


2016-04-22






Wednesday, April 13, 2016

"극단적인 자유시장 신봉주의는 산타클로스가 존재한다는 믿음만큼이나 순진한 것이다."





전원책 변호사의 주장은 이렇다.

"나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이다. 그러나 빈부 격차에 중앙정부가 어느 정도 개입을 해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사회민주주의 안에도 눈여겨볼 게 많다.

보수주의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워낙 왜곡 돼 있다. 마치 시장 자유만 줄기차게 주장하는 것처럼."

전 변호사의 주장에 상당부분 공감한다.

많은 보수주의자들은 자유 시장을 추종하며 시장자유주의를 부르짖는데, 시장자유주의는 자본주의의 기본 논리가 작동될 때만 선(善)하다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의 기본 논리란 "이윤은 생산에 재투자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사 교수 유발 하라리는 자신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이 단순한 논리가 아담 스미스 이후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이룬 첫번째 교리라고 주장한다.

그는 한편으론,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이유는 이윤의 재투자로 고용을 창출하고 공동체 모두 부를 이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런 논리는 너무나 많은 함정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의 책 "사피엔스"에서 이에 대한 단락을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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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에 대한 집단적 숭배


자본과 정치는 서로 깊은 영향을 미치는 탓에, 양자의 관계는 경제학자, 정치학자, 대중 모두에게 뜨거운 토론의 대상이다. 열렬한 자본주의자는 자본이 정치에 자유로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하지만 정치가 자본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현명치 못한 투자를 하게 되고 그 결과 경제성장이 느려진다는 것이다. 가령 정부가 기업가에게 무거운 세금을 매기고 그 돈으로 실업수당을 넉넉하게 지급해서 유권자에게 인기를 끌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업가의 견해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이 돈을 마음대로 쓰게 내버려두는 편이 훨씬 낫다. 그러면 사업가는 공장을 개설하고 실업자를 고용하는 데 그 돈을 사용할 것이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이런 견해에 따르면, 가장 현명한 경제정책은 정치를 경제로부터 분리하고, 과세를 줄이고, 정부 규제를 최소화하며, 시장의 힘이 자유롭게 제 갈 길을 가도록 하는 것이다. 정치적 고려의 방해를 받지 않는 민간 투자자들은 가장 큰 이윤을 얻을 수 있는 곳에 돈을 투자할 테니, 최대의 경제성장 — 이것은 기업가나 노동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 을 보장하는 방법은 정부가 가능한 한 일을 적게 하는 것이다.

이런 자유시장 교리는 자본주의 교리의 가장 흔하고 영향력 있는 변종에 해당한다. 가장 열렬한 자유시장 지지자들은 국내의 복지정책을 비판할 때만큼이나 열성적으로 해외에서의 군사적 모험을 비판한다.

이들이 정부에게 주는 조언은 선禪 전문가가 입문자에게 하는 조언과 동일하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자유시장 신봉주의는 산타클로스가 존재한다는 믿음만큼이나 순진한 것이다. 모든 정치적 편견에서 자유로운 시장 같은 것은 원래 없는 법이다. 가장 중요한 경제적 자원은 미래에 대한 믿음인데, 이 자원은 도둑들과 사기꾼들에 의해 끊임없이 위협당하고 있다.

시장은 그 자체만으로는 사기, 도둑질,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다. 속임수를 제재하는 법을 만들고, 그 법을 집행할 경찰, 법원, 교도소를 설립하고 지원함으로써 신뢰를 보장하는 것은 정치체제가 할 일이다.

왕이 시장을 적절히 규율하는 업무에 실패하면 신뢰의 상실, 신용의 축소, 경기침체로 이어진다. 우리가 1719년 미시시피 버블에서 배운 교훈이 이것이었다. 혹시 잊은 사람이 있었다면 2007년 미국의 주택시장 버블과 그 결과로 일어난 신용 붕괴와 불황이 상기시켜주었을 것이다.

자본주의자의 지옥


시장에 완전한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 위험한 데는 더욱 근본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애덤 스미스는 구두공이 자신이 낸 흑자를 더 많은 조수를 고용하는 데 쓸 것이라고 가르쳤다. 이것은 이기적 탐욕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윤은 생산을 확대하고 사람을 더 많이 고용하는 데 활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탐욕스러운 구두공이 피고용인들의 월급을 깎고 근로시간은 늘리는 방법으로 이윤을 늘리면 어떻게 될까?

표준답변은 자유시장이 피고용자를 보호해주리라는 것이다. 만일 우리의 구두공이 월급은 너무 적게 주고 일은 너무 많이 시킨다면, 최고의 일꾼들은 자연히 그를 떠나 경쟁자의 가게로 일하러 갈 것이다. 폭군 같은 구두공에게는 최악의 노동자만 남거나 아무도 남지 않을 것이다. 그는 운영 방식을 바꾸거나 사업을 접어야 할 것이다. 그는 자신의 탐욕 때문에 피고용인들을 잘 대해줄 수밖에 없다.

이론상으로는 물 샐 틈 없는 논리 같지만, 현실에서는 물이 너무 쉽게 샌다. 왕이나 사제가 감독하지 않는 완전 자유시장에서 탐욕스러운 자본가들은 독점을 할 수도 있고, 노동자를 탄압하기로 서로 공모할 수도 있다. 만일 국내의 모든 구두 공장을 통제하는 단 하나의 회사가 있거나 모든 공장주가 임금을 동시에 삭감하기로 짬짜미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노동자들은 더 이상 일터를 바꿈으로써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을 것이다.

사태는 이보다 더 나쁠 수도 있다. 탐욕스러운 사장들은 노동자들의 이동의 자유를 제한할 수도 있다. 빚을 갚기 위한 노역이나 노예제도를 통해서 말이다. 중세 말 유럽의 가톨릭 지역에는 노예제도가 거의 없었다. 한편 근대 초기 유럽 자본주의의 부흥은 대서양 노예무역의 부흥과 함께 등장했다. 이런 재앙의 책임은 독재적인 왕이나 인종차별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고삐 풀린 시장의 힘에 있었다.

- 중략 -

노예무역은 정부나 국가에게 어떠한 통제도 받지 않았다. 그것은 순수한 경제사업으로서,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자유시장에 의해 조직되고 자금조달이 이루어졌다. 민간 노예무역 회사들은 암스테르담, 런던, 파리 주식거래소에서 주식을 판매했고, 좋은 투자처를 찾는 중산층 유럽인들이 이 주식을 샀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회사는 배를 사고 선원과 군인을 고용한 뒤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사서 미국으로 수송했다. 노예는 대형 농장의 주인에게 팔렸고, 그 수익은 다시 설탕, 코코아, 커피, 담배, 면화, 럼주 같은 농장의 산물을 구매하는 데 쓰였다.

이들은 유럽으로 돌아와 설탕과 면화를 비싼 값에 판매한 뒤, 다시 돛을 달고 아프리카로 향하여 같은 영업을 되풀이했다. 주주들은 이런 사업 방식에 매우 만족해했다. 18세기 내내 노예무역 투자에 대한 연간 수익률은 약 6퍼센트였다. 현대의 컨설턴트라면 누구나 재깍 인정할 만한 엄청난 돈벌이였다.

이것은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옥에 티다. 자유시장 자본주의는 이윤이 공정한 방식으로 얻어지거나 공정한 방식으로 분배되도록 보장하지 못한다. 그렇기는커녕, 이윤과 생산량을 늘리려는 갈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 성장이 최고의 선이 되고 다른 윤리적 고려에 의한 제약을 받지 않을 때, 그 성장은 쉽사리 파국으로 치닫는다.

<관련 기사>



2016년 4월 11일


20대 총선 감상기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많은 이들이 현실 정치에 염증을 느꼈고, 그래서 안철수의 등장은 처음엔 신선했다.

마치 그가, 구질구질(!)한 보수와 냄새나는(!) 진보 혹은, 여와 야를 청산할 수 있는 새정치를 이룰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 그건 이미 5년 전 이야기이다.

그런데, 그 5년 동안 안철수의 좌고우면하는 모습, 결정 장애자와 같은 모습을 보면서 '혹시?'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혹시”란, 이 사람이 정치하려는 게, 정치 개혁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말한다.

어찌되었든 이번 총선이 끝나면 국회는 과거에 비해 비대해진 여당과 과거에 비해 축소된 제 1 야당, 새롭게 등장한 제 2 야당의 각축장이 될 것이다.

국민들이 새누리당에 갖는 우려, 혹은 혐오(?)는 “이미 권력을 가진 기득권 세력이 기득권을 더 강화하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일 것이다.

누가봐도 새누리당은 이 사회의 기득권 들인데, 국회의원이라는 또 다른 권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혐오는 그냥 나온 생각이 아니다. 이미 수십년 정치사를 통해 국민 개개인에게 각인된 생각이다.

그래서 그 진위가 무엇이든, 나 모 의원이 여론에 계속 집단 린치를 당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이 같은 국민적 오해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한계를 벗어나긴 어렵다.

또, 이번 총선 공천의 과정을 거치면서 소위 친박과 비박의 갈등을 여과 없이 보여 주었고, 총선 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권력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측을 남겼다.

사실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수가 늘어날수록 그 당의 정체성은 계속 애매해져 간다. 무엇이 정강 정책이고 당론이 무엇인지 구분이 잘 안 될 때도 많다.

한 마디로 보수 정당의 선명성 따위는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이번 총선의 결과, 거대 여당이 아니라 보수로 위장한 잡상인 집합으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우려도 된다.

그러나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개헌 가능한 수 만큼 새누리당이 당선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우선은 국회 선진화법이라는 악법이 개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의 개정을 위해서는 개헌 가능한 국회의원 2/3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160명이 당선되기 보다는 180명이 되는 게 낫다. 어정쩡하게 수는 많고 2/3는 미달하는게 제일 좋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문재인 대표의 낙향, 김종인 위원장의 출두,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 그리고, 이번 총선 과정을 거치면서 그 민낯을 여과없이 보여 주었다.

더민주당의 과거 십수년은 전통의 호남 세력, 친노 세력과 운동권의 합종과 연횡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셋은 동색이긴 하지만, 성질이 서로 같다고 할 수는 없다.

친노와 운동권은 서로 겹치기도 하는데, 이 운동권이란 80년대 전후부터 중반에 이르기까지의 학번을 가진 이들이며, 한 때 386이라고 불렸던 세대들이다. (즉, 80번대 학번, 60년대 출생자)

나이로 치면 이제 40대 후반, 50대이다.

민주화 운동 당시 데모에 따라다니던 이들 말고, 적어도 단과대학 대표를 했거나 의식화 교육을 받았고, 학습을 주도한 바 있으며, 수배되고 도주, 검거, 재판, 교도소의 경험을 한번은 거쳤던 이들 중, 50 대 전후에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제대로 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어찌되었던 학생 운동 전력이 있고 전과가 있는 자들은 취업에 불이익을 당했고, 이런 자들 중에 원래 집안에 재산이 많은 이들 빼고, 녹록하게 자영업을 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 운동권 중에 고물상 하는 이들이 적지 않고 (고물상을 우습게 생각하면 안된다. 기업에게 나오는 폐철 등 이권 사업이 한 둘이 아니다.) 시류에 따라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거나, 시류에 관계없이 소규모 건설업,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실 다 이권 사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비약하자면, 운동권에게 정치는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다.

자신의 생명, 자신의 가족의 생명 뿐 아니라, 운동권 선후배 동료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학문이나 재물에 대한 권력이 없다면, 정치 권력이라도 있어야, 그들을 거둬 먹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서로가 서로를 거두어야 할 도의적 책임과 끈끈한 동지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운동권 선후배 뿐 아니라, 진보라고 불리는 이들도 챙겨야 한다. 수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진보 진영에 있다.

운동권이 국회의원이 되거나, 지자체 단체장이 되지 않아도 두루두루 챙겨 주고 받고(뭐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한 것, 이들이 정치, 행정에 참여하여 스스로 정치 권력화하도록 한 것이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가 제도화한 각종 시민사회단체 참여 민관위원회라고 할 수 있다.

왜 문 전 대표가 안철수와 결별하면서까지 대표직을 끝끝내 놓지 않았는지 (혹은 놓치 못하도록 종용받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문 전 대표의 김종인 위원장의 발탁은 총선을 앞두고 더민주당을 위해서는 마치 신의 한 수처럼 수많은 정치 평론가들로부터 평가받았지만, 과연 그런지는 결과를 봐야 한다.

안철수 대표야, 탈당하면서 전국 정당은 꿈도 못 꾸고, “호남 만이라도…” 라는 생각을 했겠지만, 사실 안철수와 호남 간의 어떤 공통 분모가 있는지 여전히 의아한 건 나뿐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호남 만이라도…” 라는 생각과 더민주당에서 친노, 운동권에 치이고 뒷방 늙은이처럼 밀린 호남 세력들의 이익이 서로 맞아 떨어져, 이산집합하면서 호남 정치 세력은 그 껍데기(shell)를 더민주에서 국민의 당으로 바꿔가고 있는 모양새이다.

안 대표 입장으로는 빈집에 소 들어온 꼴이고, 소 뒷발에 쥐 잡은 꼴이다. 물론 안 대표가 워낙 정치 감각이 뛰어나 다 계산해 둔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든 총선 후 대선을 앞두고 또 한번 정치 개편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총선 성적표에 따라 크게 좌우될테니까 미리 예단하기는 어렵다.

국민들은 선명 보수 여당을 원하는 만큼이나 강력한 야당을 원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강력한 야당이란, 강력한 막말이나 유권자인 국민에게 “내가 누군지 알아!”라며 강력한 권위를 내뿜는 그런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여당을 강력히 견제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착각하지 마라. 여당 발목잡기를 하라는 게 아니다. 수백년 전 조선 시대의 당파 싸움처럼 말꼬리 잡기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라는 것도 아니다.

기득권이 자기 기득권 강화를 위한 정치를 못하게 해 달라는 것이다.

사실 그건, 야당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이 글은 점심 먹고 나른한 오후에 정치의 ㅈ 도 모르는 사람이 졸음을 깨기 위해 아무런 근거 없이 상상 속의 이야기를 혼잣말 한거니 개의치는 마시라. 그러니 이 글로 괜히 시비 걸거나 근거를 대라고 하거나 정치 탄압할 생각도 아예 마시라.


2016년 4월 11일




영국이 설탕세를 도입한 이유




영국 정부는 지난 달 설탕세 안을 발표했으며, 2018년부터 부과한다.

멕시코는 이미 지난 2014년 설탕세를 도입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영국 정부가 설탕세를 부과할 수 있는 이유는, NHS 즉 국가가 의료비를 부담하는 국영 의료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의료비 지출을 억제할 필요가 있으므로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 발생을 통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멕시코 역시 국영의료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이며, 무엇보다도 멕시코의 사망 원인 1위가 당뇨병이라는 현실적 문제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멕시코의 당뇨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15%에 달하며, 심질환, 뇌졸중을 합치면 전체 사망 원인의 1/3에 해당한다.

설탕세 부과를 검토하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공통점은 더운 나라이며, 청량 음료를 많이 먹는 나라라는 것이다.

따라서 급격한 비만 인구 증가와 대사 질환 증가를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영의료가 아닌 사회보험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가 설탕세를 부과하여 국민의 건강에 개입할 근거는 사실 많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설탕세 도입 이전에 청량음료 소비를 줄이고, 유통되는 식음료에 과당 등 비만을 유도하기 쉬운 성분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하는 등 국민 계도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2016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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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 OUT!




우리나라를 '헬조선'이라고 부르는 자기 혐오가 지나치다.

'우리나라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살기 어렵다'도 마찬가지이다.

문제 의식이 있으면, 그 문제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과 시도가 필요하다. 어떤 문제는 1,2 년 사이에 고쳐지지 않을 것이며, 또 어떤 문제는 우리 세대 안에 고쳐지지 않을 수도 있다.

'노력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실제 그게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노력해서 안 되었다고 스스로를 비하하고 자괴감을 전염병처럼 퍼트리는 건, 도대체 어떤 도움이 될까?

게다가 헬조선이라니...

조선은 600 여년 전에 건국되어 19세기 말 외침을 받아 멸망한 나라이다.

대한민국은 그로부터 50여년이 지나 새로 건국한 나라이다.

조선이라는 왕국을 대한민국이란 공화국이 계승한 것이 아니다.

현재 '조선'의 명칭을 이어받은 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즉, 북조선, 북한이다.

헬조선을 부르짖으려면, 북한으로 가시라.


2016년 4월 11일


Monday, April 11, 2016

봄날 밤의 벚꽃, 아닌 법 고민





법은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이다.

법은 사회 관념을 토대로 관습을 체계화시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법이 있기에 비특정 다수가 조화롭게 모여 살 수가 있다.

현대 사회에 법이 없다면, 공포 속에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런 무질서와 공포를 체험한 바 있다.

아랍의 봄을 겪고 독재자 카다피가 축출되자 리비아는 바로 그 같은 무법의 혼돈에 빠졌었다. 말 그대로 무정부, 무법의 사회였다.


Libya


카다피 시절 리비아에는 헌법이 없었고, 법을 만들 의회도 없었으며 오로지 카다피가 썼다는 ‘그린 북’과 이를 근거로 하는 고시와 명령 같은 행정법이 있었을 뿐이다.

카다피 몰락으로 정부는 와해되었고 반정부 세력이 만든 NTC(National Transitional Council)가 행정부를 대신하였지만, 권력을 잡아 본 적이 없는 미숙하고 어린 지역 주민이 대부분인 이들이 국가를 통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경찰력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고, 군대는 사분오열되어 지역 반군과 야합 하였으며 하다못해 시청과 같은 기초단체의 기능도 멈춰 거리 청소나 세금 징수, 공항 통제를 할 인력도 인물도 없었다.

한 마디로 무질서의 극치였으며 역주행하는 차량과 고속 운행하는 차량, 면허 없는 어린 운전자들이 뒤엉킨 도로를 주행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였고, 거리엔 쓰레기가 쌓여 썩어가고, 국경이 통제되지 않자 중앙 아프리카에서 엄청난 불법 체류자들이 거리에 넘쳐났다.

한때는 독재자를 밀어낸 혁명군은 곧 반군이 되었고, 이들 중 일부는 독재자와 싸웠던 무기를 들고 이슬람주의를 부르짖으며 가가호호 방문하여 이집트에서 온 기독교인들을 색출해 참수하거나 외국인들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무법 사회는 아마도 시리아에서 똑 같이 발생하고 있을 것이다.

법치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법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지만, 그래도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법이 공평하고 정의롭게 집행될 때, 사회는 안전하고 민주주의 역시 보존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법은 만인을 보호하지 못하며, 오로지 법을 아는 자만을 보호할 뿐이다. 법조 브로커, 전관예우 따위의 관행과 용어가 이를 반증한다.

이렇게 법망에 구멍이 많이 뚫린 사회가 후진적 사회이다.

이런 구멍들이 법이 모두에게 공평하다고 믿는 소시민들을 분노하게 한다. 오늘도 언론이 떠드는 재벌들의 갑질 역시, 그들은 이런 구멍이 있다고 믿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한편으론 법은 냉철하게 집행되어야 하지만, 기계적으로 집행되어서도 안 된다.

판결을 기계나 인공지능에 맡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판결은 인격과 인격 사이에, 혹은 국가와 인격 사이에 발생하는 쟁점을 다루는 것인데 갑과 을은 사람이거나 자애로운 국가(이 역시 국가를 대신하여 기소하는 인간인 검사)이고, 이를 판결하는 자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법조문이 정한 자구를 넘어서는 인간적인 무언가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인간의 모든 행동이나,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조문으로 규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의 집행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북미의 예를 들면, 미국의 교통 경찰관은 교통법을 위반한 운전자에게 반듯이 티켓을 발부하지 않는다.

교통 질서는 처벌로 바로 잡을 수 있기 보다는 계도하는 것이 더 효과가 낫다고 할 수 있다. 왜냐면 대부분 교통 질서 위반은 악의적으로 불법을 저지르기 보다는 우발적으로 위반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해자가 없는 가벼운 위반은 경고나 주의를 주는 것에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가벼운 음주와 약간의 과속으로 단속 되어도 오로지 제대 군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경고하고 끝나기도 한다.

제대 군인은 음주 과속 운전을 해도 된다는 법은 없다. 어쩌면 그 경찰관의 오지랍 넓은 재량권 발동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좋게 해석하면 미국 사회가 제대 군인에 대해 갖는 존경심의 표현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아무튼 교통 경찰관이 재량권을 발휘하여도 이를 부패한 행위로 보지 않기에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US police

캐나다의 교통 경찰관 역시 재량권을 통해 경고 조치로 끝나는 경우가 있지만, 미국에 비해 좀 더 엄격하게 질서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 모두 이민자들이 많은 사회이지만, 특히 캐나다 정부는 이민자들에게 좀 더 강력하게 질서를 요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도심은 물론 외곽에서의 불법 주차도 예외없이 단속되고 특히 STOP 사인을 어길 경우 반듯이 처벌된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STOP 사인은 멈춰 서라는 것이다. 속도를 줄여 가라는 신호가 아니다.


이런 교통 질서 위반에는 우리나라처럼 티켓이 발부되며 과태료 역시 만만치 않은데다가 벌점 제도가 있어 벌점에 따라 보험료가 수직 상승 하므로 가난한 이민자들에게 교통 질서 위반은 커다란 부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캐나다에는 법조문을 넘어서는 인간적인 무언가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만일 티켓을 발부 받았을 경우 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통상 수 개월이 지나 잊어버릴 때 쯤 법원이 정한 날짜에 재판을 받게 되는데, 재판을 신청하는 것도 한 나절이 소비되고, 재판을 받는 것도 거의 한 나절이나 하루를 허비해야 하므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경우는 티켓 발부 즉시, 벌점을 각오하고 과태료를 물고 끝내지만 그렇지 않은 저소득자 (주로 가난한 이민자들)들은 시간을 허비하는 쪽을 택하게 된다.

재판은 티켓을 발부한 경찰관이 직접 출두하여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이를 근거로 검사가 구형하고, 판사가 판결을 내리는 것으로 진행되는데, 교통법 위반자는 경찰관이 출두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왜냐면, 경찰관이 출두하지 않으면, 판사는 곧바로 “free to go” 즉, 무죄 판결을 내리고, 발부된 티켓은 휴지통으로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Canada Court

설령 경찰관이 출두한다고 해도, 판결 전에 검사는 교통법 위반자 즉, 피의자와 형량을 협의하는데, 이를테면 Plea bargain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감해주는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교통 위반을 인정하면 벌점을 감해 주고, 과태료보다 현저히 낮은 금액을 벌금으로 해 주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가난한 이민자는 이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판사에게 당시 상황을 하소연하면 검사가 구형한 형량(벌금액)보다 훨씬 더 낮게 판결하거나 벌점 없이 벌금으로 끝내기도 한다.

물론 이 과정에 변호사를 구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민간 한 이민자는 음주 운전 단속에 걸린 후 변호사를 대동하고 재판에 나선 바 있다. 변호사는 유려하게 이민자가 음주 운전을 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을 증명해 나갔지만, 판사는 매우 무거운 판결을 선언했는데,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는 경제력 여력이 있는 자는 더 많은 벌금과 보험료를 내도 된다고 본 것이다. 이를테면, 징벌적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시민들이 법을 위반했을 경우 어떤 손해를 받아야 하는지를 절절히 체감하도록 하고 있다.

캐나다 법 체계는 법 위반을 단지 처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초 질서라고 할 수 있는 교통법에 대해 이 같은 제도를 통해 위반자들을 교화할 뿐 아니라 저소득층과 가난한 이민자들에게 법조문을 넘어서는 인간적 배려를 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일련의 판결에 많은 국민들은 의아하게 생각하거나 분노하기도 한다. 누가 봐도 법을 어긴 것인데 무죄로 방면하거나 처벌 수위가 지나치게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엄격하게 법에 따라 판결한 것이므로 법원은 억울할 수 있다. 또 시민들이 법을 오해할 수도 있다.

문제는 사회 통념과 법이 늘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반적 사회 통념을 바꾸어야 할까, 아니면 법을 바꾸어야 할까.

법은 늘,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까?

법이 관용을 베풀 대상은 지위가 높고 가진 것이 많은 유력인사일까 아니면, 가난하고 법을 잘 모르는 시민일까?

형법은 처벌이 능사일까 아니면, 사회에 적응하고 질서를 유지하도록 교화하고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할까?

법 만들겠다고 여의도로 가겠다는 한량들을 주구장창 봐야 하는 이 봄날, 생각이 깊어지는 밤이다.


201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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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당과 과당의 진실





설탕(sugar)에는 과당(fructose)과 포도당(glucose)이 1:1 로 있다.


설탕의 구조

* 설탕의 구조식은 C12H22O11이며 물 (H20)에 의해 가수분해 되어 포도당과 과당으로 나뉜다.


탄소와 수소와 산소로 구성된 물질을 탄수화물(carbohydrate)라고 하는데, 과당과 포도당은 대표적인 탄수화물이라고 할 수 있다.

과당과 포도당의 분자식은 모두 탄소가 6개 있는 6탄당 구조이며 분자식은 C6H12O6로 동일하나 구조가 서로 다른 이성질체(isomer)이다.

우리가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쌀, 빵 등의 주요 성분은 탄수화물이며, 대개 포도당이나 과당과 같은 단당류보다는 전분과 같은 다당류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떤 탄수화물을 섭취하더라도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바뀌어야 에너지로 사용될 수 있다.


탄수화물의 분류



생명을 유지하는데 반듯이 있어야 하는 건, 산소와 물, 그리고 바로 포도당이다.

왜냐면, 이 세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없다면, 우리 몸의 세포는 터져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포도당으로 전환된 탄수화물이나 포도당은 혈액을 타고 온 몸의 세포로 전달되고, 인슐린의 도움을 받아 세포막을 뚫고 세포 안으로 들어간다.






인슐린은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도록 하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인슐린이 없거나 세포막이 인슐린이란 문지기의 지시를 받지 않는 경우(즉, 인슐린 저항성이 커진 경우) 포도당은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체 혈액을 타고 계속 돌게 되고 (즉, 혈당은 높아지고), 소변에서 당이 검출되게 된다. 이것이 당뇨병이다.

세포 안으로 들어간 포도당은 세포질에서 곧 바로 3 탄당으로 쪼개지는데, 이 3 탄당을 Pyruvate라고 하며, 이 과정에서 2개의 ATP가 생산된다.

ATP는 “Adenosine Triphosphate”의 약자이며, 이름 그대로 Adenosine이라는 염기에 인(P)이 3 개 붙어 있는 구조를 하고 있다.

ATP는 이를테면 배터리와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이 구조에서 인이 하나 떨어질 때마다 약 7.3kal/mole 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ATP


C3H6O3의 구조를 갖는 Pyruvate가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하여 TCA 회로와 전자전달계라는 복잡한 화학반응을 이어가면 약 18개의 ATP가 생기는데, 이를 위해서는 반듯이 산소와 물이 있어야 한다.

즉, 하나의 포도당은 "최대" 38개의 ATP를 만들 수 있는데(18x2 + 2), 이렇게 만들어진 ATP는 세포막의 형태를 유지하는 에너지로 쓰이게 된다.

TCA cycle




인체의 세포는 식물 세포와 달리 세포벽이 없이 세포막으로만 형태를 유지하는데, 세포 밖에는 나트륨(Na+)이 현저하게 많고, 반대로 세포 안에는 칼륨(K+)이 현저하게 많다.

때문에, 이온 기울기(ion gradient)에 의해 세포막을 사이에 두고 나트륨은 세포 안으로, 칼륨은 세포 밖으로 이동하게 된다.

문제는 나트륨이 이동할 때는 반듯이 물을 가지고 이동한다는 점이다. 즉, 나트륨이 세포 안으로 쏟아져 들어올 때 물을 가지고 들어오게 되어 세포는 빵빵해지고 결국 터져 버리게 된다. (핏방울을 수도물이 든 컵에 떨구면 피 세포들이 터져서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

그래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들어온 나트륨을 다시 세포 밖으로 퍼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반대로 밖으로 흘러나간 칼륨을 들여와야 할 필요가 생긴다.

실제 이런 일이 세포막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를 Na-K 펌프라고 한다. Na-K 펌프는 능동적 수송을 하는 세포막의 장치이며, 이 장치는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 에너지가 바로 APT인 것이다.


Na-K Pump


즉, 세포는 포도당을 불러 들이고, 세포질에 있는 물과 적혈구가 수송해 주는 산소를 재료로 하여 ATP를 만들어 스스로를 보존하는 것이다.

이 때 만일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게 되면, 매우 작은 양의 ATP만 생산할 수 있다. 이렇게 산소가 없는 가운데 일어나는 대사를 혐기성 대사(anerobic metabolism)이라고 하며, 부산물로 젖산이 만들어진다.

만일 지속적으로 산소 공급을 하지 못하거나, 포도당 공급을 하지 못할 경우 ATP 생산이 중단되고 결국 세포는 터져 죽게 된다. 만일 뇌 세포가 이런 식으로 터져 죽으면, 그것이 바로 뇌사이다.

이렇듯 포도당은 인체에 반듯이 있어야 하는 중요한 영양소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세포에 포도당을 공급하기 위한 여러가지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섭취량이 소모량보다 많으면 포도당은 글리코겐의 형태로 간이나 근육에 저장되고, 혈중 포도당이 떨어지면, 글리코겐은 다시 포도당으로 전환된다.

만일 지속적으로 탄수화물을 공급하지 않을 경우, 인체는 지방과 단백질을 분해하여 포도당을 만든다.

반대로 탄수화물 섭취량이 지나치게 높아, 글리코겐으로 저장하고도 남는 것은 지방으로 변환해 체내에 저장하게 된다.
영양소의 대사



과당은 분자식은 같으나 구조가 달라 포도당과 다른 대사 과정을 통한다.

우선, 포도당은 섭취하면 대개 20% 정도만 간에서 대사가 일어나는 반면, 과당은 99% 이상 간으로 이동해 간에서 처리된다.

간에서 흡수된 과당은 분해되어 ATP를 만들기 보다는 중성지방을 만드는데 주로 사용된다. 특히 포도당과 과당을 같이 섭취하는 경우 (이런 경우가 대부분이다)에는 과당은 예외없이 지방산과 중성지방으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간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지방산, 중성지방은 결국 지방간을 만들며, 간세포를 파괴하여 간 수치를 상승시키고, L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동맥 경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물론 탄수화물의 섭취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포도당 공급이 어려울 경우 과당 혹은 중성지방은 에너지 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과당의 또 다른 문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포도당의 경우 혈중 포도당 농도가 증가하면,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고, 순차적으로 지방세포에서 렙틴(leptin) 이라는 홀몬 분비를 촉진 시키는데, 렙틴이 분비 되면서 위나 췌장에서 그렐린(ghrelin)의 분비는 억제되게 된다.

렙틴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홀몬이며 그렐린은 공복을 느끼게 하는 홀몬이다.

그러나 과당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지 않으므로, 렙틴의 분비나 그렐린의 억제 현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음식을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고, 더 먹고 싶단 욕구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섭취된 과당은 소장에서 모두 섭취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대장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 경우 대장균에 의해 분해 되면서 만들어진 화학 물질에 의해 가스가 차고, 배가 불러오고 복통이 생기는 증상을 야기하며 심한 경우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일으키기도 한다.

과당이 이렇게 나쁜 것이라면, 왜 과당을 사용하며, 과일에는 왜 과당이 많을까?

과당은 말 그대로 과일에 많은 당이다. 특히 사과와 배에 많은데, 바나나의 경우 과당과 포도당의 비율이 1:1인 것에 비해, 사과와 배는 과당이 포도당에 비해 두 배 이상 더 많아 2:1 의 비율로 존재한다.

과당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탄수화물 중 가장 달고 싸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많이 이용된다. 설탕의 당도를 100이라고 하면, 포도당은 74.3, 과당은 173에 이른다.

실제 과당이 문제가 된 것은 미국에서 1970년 이래 액상과당(HFCS, High fructose corn syrup)의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부터라고 할 수 있다.

액상과당은 이미 1864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는데, 1970년대 이르러 영국 생리학자 John Yudkin가 라는 책에서 설탕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1980년대 Gerald Reaven 과 Sheldon Reiser이 과당과 HFCS가 비만, 당뇨병, 심장질환을 초래한다고 지적하면서부터 과당의 위험성이 대중에 노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과당은 인류가 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때에는 매우 긴요한 탄수화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식물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손 즉, 씨앗을 널리 퍼트려 줄 동물이나 인류가 필요했기에, 달콤한 과육을 담은 과실을 만들었을테고, 원시 인류의 입장에서는 겨우내 에너지 원이 될 수 있는 지방을 얻을 수 있는 과당이 풍부한 과실이 필요했을 것이다.

가을에 과실이 맺는 사과와 배에 과당이 포도당에 비해 두 배 많은 것을 상기해 보자.

원시 인류가 동물을 제대로 사냥하지 못해 충분한 지방을 축적하지 못했을 때, 과당이 풍부한 이런 과일은 많이 먹을 수 있을 때 지방을 만들어 저장할 수 있는 축복의 과일이었을 것이다.

탄수화물은 곧 바로 소비되는 반면, 지방은 더 오래 보관할 수 있고, 탄수화물에 비해 칼로리가 높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손만 뻗으면 포도당 레벨을 한껏 올릴 수 있는 현대 사회에서 과당은 불필요할 뿐 아니라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 탄수화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비만, 당뇨, 심혈관질환의 모든 책임을 과당에만 지울 수는 없다.

이 말은 내 말이 아니라, 설탕세를 부과하겠다는 영국의 과학자문위원회가 2015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201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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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 태양열 발전?

Ivanpah Solar Power Facility




태양광 발전? 태양열 발전


아래 기사의 요점은 사우디가 국영 석유회사 (실은 사우디 왕가의 소유) 아람코를 상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며, 주식 5% 가량을 공개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또, 아람코를 복합 에너지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며, 이는 저유가를 대비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40년까지 54 기가와트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출 것이며, 장차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기를 수출하겠다는 것이다.

사우디 뿐 아니라 중동의 다른 전통적 산유국들이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에 투자해 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예로, UAE는 이미 2006년부터 18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여 이른바 탄소제로 시티라고 불리는 Masdar city 를 건설하고 있다.



Masdar city


산유국들이 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언젠가 석유가 고갈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석유를 재원으로 석유 고갈 이후를 대비하자는 것이다.

사우디, UAE, 리비아 등을 비롯한 중동 국가들은 지하자원으로 석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 외에 년중 일조량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지역적 잇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잇점 때문에, 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지리적으로 유럽과 가깝기 때문에, 생산된 에너지를 유럽에 판매할 수도 있다. 호주 역시 중동처럼 일조량이 뛰어난 곳이긴 하지만,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유럽에 팔기에는 무리가 있다.

과거에도 이 같은 시도가 있었는데, 독일 민간 기업들이 주도하여 북아프리카에 태양 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투자하고 전기를 생산하여 유럽에 전송하는 이른바 "DESERTEC"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약 4,000억 유로를 투자하여 2050년까지 유럽 전력 수요의 15%를 충당할 예정이었으나 2014년까지 최초 컨소시움 50개 업체 중 47개 사가 포기하여 잠정 중단된 상태이다.

태양 에너지라고 하면, 흔히 태양광에너지를 생각하지만, 사우디가 추진하는 태양 에너지 발전은 태양광에너지와 태양열에너지를 같이 말하는 것이며, 태양열 에너지 비중이 오히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 배경에는 태양광 발전으로는 대규모 발전량을 생산하기 어렵고, 기후 조건이 태양광 발전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태양광은 25도에서 효율이 가장 좋고 온도가 올라갈수록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사막 먼지와 모래가 패널을 덮어 효율을 낮출 수도 있다.

기사에 언급된 “2040년까지 54기가와트의 청정에너지 발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은 지난 달에 처음 발표된 것이 아니라, 지난 2012년에 발표되었다가 2015년 1월에, 2032년에서 2040년으로 시기 조정된 계획안이다.

2012년 발표 당시, 2032년까지 총 54기가와트의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중 41기가와트는 태양에너지로 생산하겠다는 것이었으며, 이 중 25 기가와트는 태양열 발전으로, 16기가와트는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할 계획이었다.

태양열 발전과 태양광 발전은 그 방법이 서로 다르다.

태양광 발전은 솔라 패널을 이용해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직접 바꾸는 것을 말하며, 태양열 발전은 concentrated solar power(CSP) 로 불리는 발전 방식으로, 중앙에 파워 타워(혹은 central tower라고 함)를 두고 주변에 다수의 일광 반사 장치(heliostats)을 설치해, 파워 타워의 한 점으로 빛을 모아 순간적으로 고열을 생산해 증기와 가스를 만들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이다.


CSP



heliostats가 빛을 모으면 파워 타워는 순싯간에 1천도 이상의 고열을 낼 수 있으며, 이 고열은 액화불소염과 같은 용융염을 가열하고, 이는 열교환기를 통해 물을 스팀으로 바꾸게 되어 스팀 터빈을 돌리게 된다.

용융염은 그 자체가 열을 보관할 수 있어, 태양광이 없는 밤에도 발전이 가능할 뿐 아니라, 전기로 축전하는 것에 비해 효율이 더 높다.

태양열 발전의 효율은 30% 이상으로 태양광 발전 효율이 15%에 그치는 것에 비교된다. 또, 태양열 발전은 여러가지 부산물을 만들 수 있는데, 열을 발생시키는 것이므로, 온수나 난방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바닷물을 가열해 증기를 발생시켜 담수화시킬 수도 있어, 중동처럼 수자원이 모자란 곳에서는 더욱 유익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이 이미 널리 보급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태양열 발전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현존하는 가장 큰 규모의 태양열 발전 설비는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 있는 아이밴파 발전소(Ivanpah Solar Power Facility)로 약 400메가와트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이 발전소에는 구글도 약 1억7천만불 투자했는데, 2011년 구글은 앞으로 태양열 발전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유는 태양광 설비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 흥미롭다.

국내에 대규모 태양열 발전 시설을 만드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우선 일조량이 턱없이 부족하고 대규모 시설을 만들 부지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 개발을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여담이지만,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태양광 패널을 생산하는 한화큐셀이 제작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작 드라마에 나오는 것은 태양광 발전 플랜트라기 보다는 태양열 발전 플랜트로 보인다.

물론 플랜트 전경으로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이고, 태양광 발전 패널이 PPL로 나오기는 한다.

2016-04-04

<관련 기사>




건강보험제도, 나아가 의료제도를 개편해야 할 이유는 많다.



건강보험제도, 나아가 의료제도를 개편해야 할 이유는 많다.

첫째, 고령화가 가속화기 때문이다. 이는 고령인구에 의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남을 의미한다. 반대로 생산 인구는 줄어들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건보 구조에서는 줄어드는 생산 인구가 늘어나는 고령 인구의 건강과 의료를 책임져야 하며, 이 부담은 더 늘어날 것이며, 곧 임계점에 이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의료 기술의 발달, 새로운 의료 장비의 도입와 함께 소득의 증가는 의료비 지출 증가를 가속화시키기 때문이다. 소득 증가시 소득 증가율보다 의료비 지출율이 더 커진다는 사실은 입증된 바 있다.

즉, 우리 경제가 폭망해서 진료 받는 것을 포기해야 할 지경에 이르지 않는 이상, 의료비 지출 증가는 계속될 것이며, 더 급속히 늘어날 것이다. 결국 어느 순간 의료비 지출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는 의미이다.

셋째, 현재의 의료보험제도는 태생적 한계와 모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지금처럼 땜빵식 정책으로 지탱하기에는 불가능해질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는 소비자인 국민도 불만, 공급자인 의사도 불만인 제도이다. 세계 최고의 의료보험제도라고? 웃기지 마라. 이게 세계 최고 제도라면, 전체 국민의 70% 이상이 실손보험 등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월 평균 33 만원 비용을 별도로 지불할리가 있겠는가?

지난 77년에 시작해 89년에 확대된 후 2000년 건강보험으로 이름을 바꾼 이 제도는 애시당초부터 한 다리(의료공급자)는 길고, 다른 한 다리(의료소비자 즉 국민)는 짧으며, 나머지 다리(보험자, 정부)는 흔적만 남아있는 기형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 다리가 세 개인 솥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긴 다리 하나가 다른 두 다리를 대신 해 솥이 쏟아지지 않도록 용을 쓰며 버텨 왔던 것이다.

까놓고 얘기해서, 지금까지 의료계의 희생이 없었다면 바꾸어 말해,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보상을 요구했다면 이 제도가 지금처럼 운영될 수 있었을까 되묻고 싶다.

의료계의 희생 뿐만이 아니다. 지금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주사기 재사용에 의한 간염 확산, 내시경 소독비용 문제와 같은 예는 부지기수라고 할 수 있다.

유리 주사기 사용을 비난하지만, 유리 주사기를 소독해 사용하는 건 오히려 애교 수준이고, 주사바늘, 봉합용 바늘, 심지어 환자의 몸에 삽입되는 도뇨관, 비위관, 관장용 튜브는 물론 수술 장갑까지 소독해 쓴 것이 오래지 않다. 심지어 대학병원에서도 말이다.

이건 병원, 의사들이 비윤리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제도와 정부가 그렇게 밀어붙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번 쓰고 버려야 하는 소모품의 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으면서 이를 재생 사용하는 것을 묵인해온 당사자가 누구였는가 생각해 보라. 결국 그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 갔겠는가?

그런데, 이를 암묵적으로 조장하는 제도가 최고의 제도라고?

더 큰 문제는 여전히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땜빵식으로 봉합해 온 누더기 제도가 건강보험 제도이다.

이제 이 제도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별로 없다.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어쩌면, 우리의 과거 소득 수준, 건강 인식 수준, 의료 공급 수준에서 낮은 비용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적화한 방법을 찾아 써 왔던 것이라고 자평할 수도 있다. 그게 사실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여건이 바뀌었으니,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

40년을 실험해 보았으면 충분하지 않은가.

2016-03-25


Friday, April 8, 2016

<바쁜 분들이 모여서 의료전달체계를 논의하셨다구요.>





1. 권 실장의 도발적 발언 즉 “동네의원, 중소병원을 살려야 한다고들 하는데 개인적으로 왜 그래야 하는지 그 근거를 잘 모르겠다.”는 발언을 자구만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좋은 의미에서) 보통 영악한 친구가 아닌데 아무리 그런 자리라고 해서 쉽게 속내를 털어 놓았을 리 없기 때문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그 날 분위기에 취해 속내를 털어놓고, 뒤늦게 자신의 발언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사실을 깨닫고 궁여지책으로 변명을 늘어 놓은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아니길 바라지만.


2. 진위야 어쨌든, 그가 털어놓은 의료전달체계의 핵심은, 논의를 <환자 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와 닿지는 않지만, 환자 입장에 되서 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인 듯 하다.

그러나 의료전달체계는 <불편을 감수하고, 의료 소비를 규제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환자가 원하는대로 해 줄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전달체계 논의를 진행하다 보면, 논의 할수록 공급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더 크게 반대한다 것을 뒤늦게 알게 된다.

또 “목숨이 걸린 선택인데, 의사가 지시하는대로 따를 수는 없다”는 생각은 틀린 것이다.

왜냐면, 전달체계 입법화는 환자더러 의사가 시키는대로 따르라는 게 아니라, 법과 규정이 정하는 대로 따르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3. 환자 단체 대표도 비슷한 소리를 하던데,

<어느 누구도 '환자가 왜 동네의원, 중소병원에 가지 않는가?'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았다. 환자는 1, 2차를 거쳐서 3차병원을 가야한다는 일방적인 주장만 있을 뿐 왜 그래야 하는지, 실제로 그것이 비용대비 효과적인가에 대해선 고민하고 있지 않다.

대학병원 홈페이지에는 교수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정보가 쏟아진다. 그런 의료진을 두고 왜 환자는 동네의원을 가야하나?>

라는 권실장의 질문 혹은 의문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나라 의료법, 건강보험법은 <모든 의사는 동일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가정 하에 만들어진 것임을 상기시켜 주고 싶다.

의료전달체계는 적어도 의료법과 건강보험법의 법, 법령, 규칙, 고시 등으로 규정되고 규제되는 사안이다. 즉, 법적 논의란 말이다.

따라서 법적 논의를 함에 있어 의사 우수성에 대한 의문, 검증 따위는 논외의 이야기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한가한 소리이며, 굳이 의사의 우수성을 개입 시키려면, 의사를 실력으로 구분할 수 있는 법부터 만들어야 할 것이다.

4. <기관 간 전달체계를 의사 간 전달체계로 바꿔야 한다.>는 타당성 있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취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단견이라고 할 수 있다.

권 실장의 의미는 “비록 의원급 의료기관이라고 할지라도 실력, 시설 장비를 갖추었다면 의뢰받을 수 있는 의원도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동네의원간 의뢰회송수가를 주면, 의원에도 유리한 것이 아닌가?” 라는 건데, (나쁘게 말하면) 그냥 의원을 향한 립서비스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왜냐면, 우리나라 법체계 즉, 의료법, 건강보험법, 의료급여법 등은 모두 기관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고, 권 실장 말대로 <시설, 장비를 갖추면> 이라는 말 또한 의료기관에 해당하는 기준이지, 의사 실력과는 무관한 것이다.

종별 가산율을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에 더 주는 것도, 이들 기관이 더 많은 시설, 장비를 갖추기 있기 때문이지, 의사 실력이 더 낫기 때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당성 있다>고 하는 건,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 종별 표준업무를 고시할 때, 전문의가 근무하는 의원의 업무를 별도 고시하고 전달체계의 윗 단계에 포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의는 이미 2009년 이래 복지부 내에서 있어왔던 것이다.

인터뷰를 보면,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포괄적 그림을 가지고 있다기 보다는 현 제도에서 또 다시 땜빵하는, 낮은 수준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좀 답답하다.

그래서 환자 중심의 논의라는 건, 참 듣기 좋은 이야기이긴 한데, 당장은 먼 이야기일 뿐이다.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려면, 땜빵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

먼저,
의료기관 분류를 다시하고,
이의 표준 업무를 정해두고,
각 법령 간의 의료기관 기준, 용어 차이를 정비하고,
정해진 표준 업무를 토대로, 건보법도 요양급여 이용 절차를 재설계하고
이를 위해 의료 인력 양성 계획을 다시 수립하고,
더불어 수련제도도 개편해야 하고
수가 설계, 지불제도 개편도 해야 할 뿐 아니라,
비급여 문제 즉, 보장성 확대 문제도 확정 지어야 하며,
나아가 건보를 사회보험으로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연기금 화하고
보험료 징수를 없애고, 간접세로 대치할 것인지에서부터
아니면, 당연지정제를 해제하고, 의료 영역을 공공의료와 민간 의료의
투 트랙 전략으로 갈 것인지 등등을 모두 포괄적으로 설계하고 논의하고,
어느 정도 대략적 그림을 그려 두고 논의해야 한다.

이제까지 의료계, 정부, 보험자가 멍청해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수 많은 국가적 아젠다, 이해 갈등이 얽키고 설켜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고 여전히 이 같은 논의를 수면 위에 올려놓기 위해 물 밑에서 끊임없이 토의하고 투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권 실장이 발언했다는 그 토의 역시 그 중의 하나인 것이고, 그래서 사실 나는 그 안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가든 크게 관심없다. 왜냐면 그들이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므로.

<관련 자료>


<2016-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