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24, 2016

리비아 항공기 납치 사건







리비아 국토 면적은 약 1,759,540 평방 킬로미터로 전세계 국가 중 17번째로 크다. 휴전선 이남의 우리나라 국토 면적은 100,295 평방 킬로미터이므로, 남한의 176 배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

국토가 방대하여 도로 연장 길이도 길어, 약 8만3천 킬로미터의 고속도로가 있는데, 이 중 절반은 비포장 상태이다. 리비아에 현재 운행 중인 철도는 없다.


대부분의 대도시들은 지중해 해안을 따라 발달되어 있지만, 사막이 많은 내륙에도 과거에 만들어진 도시들이 흩어져 있어 항공 운수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공항은 139 개가 있으며, 이 중 59개는 포장된 활주로를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비포장이다. 어떤 항공기도 착륙할 수 있는 1만 피트 활주로(3,048 m)를 갖는 공항의 수는 28개나 있다. 그러나 공항이나 활주로 상태는 거의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내전으로 반군과 정부군 간의 공항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트리폴리, 뱅가지 등에 있는 주요 공항의 건물과 활주로는 화재와 폭격으로 모두 파손되었다.


공습으로 불타는 리비아 항공기









리비아 국적 항공사는 Libyan Airlines, Afriqiyah Airways, Buraq Air 등 모두 세 항공사가 있으며, 이들은 모두 정부 소유이다.

여객기는 모두 최신형이며 상태도 나쁘지 않다. 기장의 대부분은 외국 국적으로 가지고 있고, 기내 승무원은 대부분 남성들이지만, 튀니지 등의 국적을 가진 여성도 있다. 이 세 항공사는 모두 외국에도 운항하므로 국제선의 경우 IATA 규정을 따라 항공기를 운항한다고 주장(!)한다.

항공 예약 스케쥴 관리, 티켓팅 등은 모두 최악이다. 티켓은 오로지 여행사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은 비싼 편이 아니지만, 수요가 많아 표를 구하기 어렵고, 게다가 약속된 시각에 이륙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따라서 새벽부터 공항에 나가 기다려야 한다. 한 나절을 기다리는 건 예사이고, 아예 타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2 시간 정도 비행을 하기 위해 몇 일을 계속 공항에 나가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체크인 카운터가 열리면 수백명이 몰리면서 난장판이 되고, 빽이 좋은 순서대로 보딩 패스를 받을 수 있다. 워낙 혈연, 연고 등이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교통부 장관 빽 정도는 한참 뒤로 밀린다.

보딩 패스에는 항공기 좌석이 정해져 있지 않아 타는 순서대로 자리를 차지한다.

제일 심각한 건, 보안 문제이다.

X-ray 스캐너가 있지만, 이를 판독할 수 있는 인원이 없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이며, 내전 이후 무자격자들에 의해 공항이 운영되면서 보안 의식도 엉망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위험한 물건, 즉 칼이나 총을 가지고 비행기를 타도 알 방법이 없다.

리비아는 입국이 엄하게 통제되며 비자없이 입국이 불가능한데, 대부분 현지 주재 리비아 대사관에서 발급하는 비자 사본을 가지고 입국하며, 그 원본은 공항에서 보관한다. 따라서, 공항에서 원본을 찾아 사본과 대조한 후 사증을 발급해 주게 되므로 외국인이 입국하면 비자 원본을 찾아야 한다.

전산 시스템이 없어 이를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공항 도착 후 적어도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도 강력한 빽이 작동한다. 즉, 비자 수속이나 통관 절차없이 뒷문으로 외국인을 들여보내고, 나중에 여권에 사증을 붙여주는 이상한 통관 절차가 생기는 것이다.

혁명 이후 리비아 여권을 새 여권으로 교체하는 정책이 시행되었는데, 이 때 리비아 여권이 무더기로 암시장에 흘러나온 일도 있다. 대개 리비아에 불법 입국한 아프리카 인들이나 범죄자들이 유럽으로 가기위해 이 여권을 사들였다고 한다. 그러니 옆 자리에 앉은 흑인이 불법 여권을 가진 범죄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항공기를 타기 위해 체크 인을 하면 화물을 가져다가 항공기에 싣는 것이 아니라, 항공기 옆에 모아 둔다. 승객들은 자기 짐을 찾아 항공기에 직접 실어야 한다. 시한 폭탄을 짐으로 보내고 비행기를 타지 않는 일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방책이다.

그러나 이 묘책(?)이 도대체 무슨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다.

국제선은 여권으로, 국내선 역시 여권이나 공인된 신분증을 통해 본인을 확인해야 하지만, 형식적일 뿐 보딩 패스만 확인하고 본인 확인을 하지 않는 건 다반사이다.

리비아 항공기가 하이재킹이나 테러를 당하는 건 어찌보면 예상된 수순이다.

실제 이번 하이잭킹 사건 항공기에서는 수류탄과 두 정의 권총이 나왔다고 한다. 리비아에서 무기를 구입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전 당시 풀린 다양한 화기는 물론 내전 이후에 불법적으로 유입된 다양한 무기가 거래 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리비아에서 무게를 소재하는 건 불법인 동시에 자신을 보호할 수단이기도 하다.

실제 납치범들이 카다피를 지지하는 지는 의문이다.

망명 신청을 위해 혁명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았거나 받을 가능성을 주장하기 위해 카다피를 지지한다고 했을 수도 있어 보인다. 사실 이미 리비아 내에서는 카다피 시절을 그리워하는 리비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랜 내전과 무능력한 정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굳이 반정부 활동을 하겠다면 여객기를 납치라는 따위의 일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망명이라는 이유를 들어 탈 리비아, 안정적 유럽 정착을 위해 비행기를 납치했을 가능성이 점쳐 지는 것이다. 물론 납치범의 의도대로 흘러갈지는 의문이다.


2016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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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핵 강화 발언






미국의 한 TV 방송 진행자가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어, 전날 트럼프가 트위터에 올린 글의 진위를 물었다.

트럼프가 전날 올린 트위터의 내용은 "The United States must greatly strengthen and expand its nuclear capability until such time as the world comes to its senses regarding nukes"이었다.


즉, "세계가 핵무기에 대해 분별력을 가질때까지 미국은 핵능력을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진행자는 핵능력의 강화하고 확장한다는 것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트럼프는 "핵무기 경쟁을 하자는 것(Let it be an arms race.)"이라고 답했다.

이 발언을 놓고 미국이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여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사실 트럼프의 이 트윗은 푸틴이 "전략 핵무기 부대의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뭐? 전략 핵무기 전투력을 강화해? 그래 한번 해봐. 누가 더 잘할 수 있는지.' 뭐 이쯤의 반응이다.

한편으론, 이때문에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치킨 게임을 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미 미국은 핵능력을 강화하고 확장해 왔다. 미국과 소련이 핵감축에 합의하고 핵무기를 일정 수준까지 폐기했다고 해서, 미국이 미국의 전략 자산을 뒷방에 쳐박아 두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실 핵무기 감축은 오바마에게 노벨 평화상을 가져다 준 효자이다. 오바마는 러시아에 핵무기 감축을 제안하여 핵안보정상회의를 연례적으로 개최하고 있지만, 핵무기 감축이란 핵 무기의 수를 줄이는 것이지 그 성능을 줄이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는 약 7,000~8,000 개 수준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 중에는 지난 1950년 대 이후 만들어진 것도 있다. 즉, 적어도 50, 60년 된 노후한 핵무기들이 있으며, 무기로 사용하기 어려운 핵 미사일 등은 순차적으로 폐기하는 것이 맞다.

따라서, 핵감축이라는 형식을 통해 오래된 핵무기를 폐기하고, 그 수를 줄이되, 오히려 스마트 폭탄 등으로 현대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실제 오바마는 지난 5월 핵무기 현대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따라서, 트럼프의 핵무기 강화와 확장은 기존의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트럼프의 허세와 배짱이 한몫한 부분은 분명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걸, 핵무기 치킨 게임이니 하며 과장할 필요는 없다고 보겠다.


2016년 12월 24일


Thursday, December 22, 2016

저열한 주인 의식. 망하든지, 뒤집어지던지






우리가 스튜어디스로 알고 있는 항공 승무원은 stewardess 보다는 Cabin crew 혹은 Flight crew로 더 널리 불리운다.

항공 승무원의 공식 명칭은 스튜어디스(stewardess)나 스튜어드(Steward)가 아니라, Cabin crew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Cabin crew를 공식 명칭으로 하고 있다.

한 명 이상의 Cabin crew가 탑승할 경우, 이 중 한 명은 Senior Cabin Crew Member (SCCM)가 되며, Purser(사무장), lead flight attendant, senior purser 혹는 on-board leader 등의 직함으로 불리기도 한다.

SCCM은 Cabin crew 리더십 트레이닝(SCCM 코스)를 밟아야 할 의무가 있다. 즉, 하노니 발 대한항공 여객기의 SCCM은 이런 취객 난동 사태에 대한 조치 방법을 익히 알고 있으며 잘 대처했을 수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러처드 막스는 그렇게 보지 않았고, 동영상을 본 많은 이들 역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IATA 규정이나 거의 모든 항공사의 Cabin crew 규정에 승무원이 승객에게 웃어줘야 한다거나 친절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Cabin crew의 임무는 웃음을 파는 것이 아니라 기내 안전과 보안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 등이 유독 우리나라 승객에게 인기가 좋은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해 보이기 때문”이다. Cabin crew를 스튜어디스로 부르고 식당의 접객원 즉, 웨이트레스 쯤으로 생각하는 한국 사람들은 딱딱하고 예쁘지 않은 승무원을 태우는 외국 항공사 특히, 북미나 유럽의 여객기가 불편한 것이다.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승무원은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보안, 응급 상황에 대처하고, 항공기 운항 상태와 기장의 지시 사항을 승객에게 전하는 것이 우선인 직종이며, 음식을 제공하고, 면세품을 파는 건 부수적 업무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등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들은 젊고 날씬하고 미소를 띈 스튜어디스를 선호하는 한국 승객과, 이에 호응하여 친절과 웃음을 팔라고 강요하는 회사에 의해 왜곡된 Cabin crew의 이미지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로 대한항공 승무원의 세련되지 못한 대처가 한 외국 가수에 의해 전세계에 퍼진 것이다.

어디 항공 승무원 뿐일까?

기내에서 난동을 부리며, 승무원을 걷어차고 침을 뱉어댄 취객은 경찰에 연행 되었다가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귀가 조치되었다. 경찰은 거주가 일정하고 도주의 염려가 없으므로 비록 현행범일지라도 집에 돌려보낸 건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 국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술을 마시고, 일선 지구대에 난입하여 기물을 파손하고 난동을 부려도 별 대책없는 공권력을 생각해보면 어색한 일도 아니다. 운항 중인 항공기의 Cabin crew도 일종의 공권력을 가졌다고 할 수 있으며, 경찰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들의 공권력이 땅에 떨어져 취객의 발에 짓밟히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우리는 군사 정권을 가졌던 나라이다. 군사 정권이 반 민주적이라며 시위를 하고 민중의 힘으로 민주화를 가져왔다고 자랑하는 민족이다. 민주화되었으니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고 왕이라고 생각하는 민족이다.

그래서 공권력 따위는 안중에 없다. 그 사조에 아부하고 머리를 조아리는 경영자는 114 안내원에게 ‘사랑’을 팔게 하고, 톨 게이트 근무자에게 ‘인사’를 팔게 한다. 교사는 학생에게 구타당할지언정, 매를 들어 훈육할 수 없다. 군도 마찬가지이다. 지휘관은 엄격한 군사 훈련이 아니라 안전하게 제대시키는 것이 임무가 되었다. 군 지휘관은 유모가 아니다.







어디 그것 뿐일까. 주민 센터, 은행, 아파트 경비원, 택배 배달자는 물론 하다못해 중국집 밥그릇에도 갑질을, 아니 나라의 주인이자 왕 질을 해대야 직성이 풀리는 민족이다.

그러니 대통령은 얼마나 만만할까. 대통령이 만만하니, 대통령 직무 대행은 얼마나 같잖을까.

이런 저급한 민주주의의 정수를 어제, 그제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았다.






대한항공 취객 사태, 지구대 취객 난입사태, 아파트 경비원 폭언, 폭행 사태, 국회의원의 오만한 막말 지랄 사태는 사라질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이러지 말고 잘 해 보자라는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는 건, 나뿐이 아닐 것이다.

이대로 망하든지, 한번 뒤집어 버리든지 하지 않으면 결코 바뀌지 않을 것 같으니 말이다.


2016년 12월 22일





Wednesday, December 21, 2016

국민이란 이름의 동질성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몬테비데오 협약(1933년)은 국가는 영속적 인구, 분명한 영토, 정부, 외교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라는 단어를 학문적으로 처음 사용한 이는 마키아벨리로 알려져 있다. 그는 군주론에서 국가의 구성 요소는 토지, 인간, 지배력이라고 말했다. 현대 국제법은 국가의 3대 요소를 영토, 국민, 주권이라고 한다.

독일 메르켈 총리의 이름은 앙겔라(Angela)이다. 이름(angel)에서 유추할 수 있듯 그의 아버지는 하이델베르그, 함부르크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한 목사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메르켈 총리가 태어난 직후 동독으로 옮겨가 그곳에서 목회 활동을 하였다. 즉, 메르켈 총리는 동독에서 자랐고 그곳에서 물리학을 전공하였으며, 물리학자와 결혼했다.

“메르켈”은 이혼한 전 남편의 성이다. 이혼 후 재혼 했으나 여전히 전 남편의 성을 쓰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CDU 즉, 기민련(기독교민주연합)의 당수를 지낸 후 총리가 되었다. 기민련의 역대 당수 중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헬무트 콜 전 총리가 있다.

기민련은 경제적, 정치적으로 보수주의를 채택한 중도우파로 분류되는 정당이다. 현재 기민련은 사민당(사회민주당. CSU)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통독 이후 최초의 독일 여성 총리이며,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여성 지도자로 추앙받은 바 있다. 그런 그녀가 무너지고 있다.

다름아닌 난민 포용 정책 때문이다. 지난 9월 18일 치뤄진 베를린 시의회 선거에서 기민당은 5년 전 득표율 23.3%에서 17.5%로 급락하여 사민당에 이어 2위로 떨어졌고, 반 이슬람 정책을 내세운 대안당(독일을 위한 대안)은 14.2%의 지지를 받고 의회에 입성했다.


난민 수용 반대 시위

난민 수용 찬성 시위


뚝심있게 포용적 난민 정책을 밀어 붙였던 메르켈 총리는 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고 ‘할 수 있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며 통한의 후회를 했다.

메르켈 총리의 포용적 난민 정책은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사민당은 물론 기민련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독일 국민들의 불만은 말할 것 없다.

이런 와중에 지난 18일 트럭이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을 덮쳐 6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용의자는 난민 출신으로 보이며, 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IS는 프랑스, 벨기에 등지에서 여러 건을 테러를 저질렀으며, 독일에서도 IS 혹은 IS 추종 난민에 의한 테러가 여러 건 있었다. 지난 7월에는 통근 기차에서 아프칸 난민이 도끼를 휘둘러 5명이 부상했고, 같은 달, 바이에른 음악 축제에서는 시리아 난민이 폭탄 테러를 저질렀으며, 10월에는 베를린 공항 테러를 계획하던 시리아 난민이 검거되었다.

독일은 유럽 국가 중 가장 많은 난민을 받아 들인 나라 중 하나이며, 지금도 난민 신청 건수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2년 7만 8천 명 수준의 난민 신청은 2014년 20만 건이 넘었고, 2016년에는 67만 건이 넘어섰다.

독일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으며, 난민 문제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메르켈 총리가 난민을 받아들이려는 이유는 단지 인도주의 때문이 아니며,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독일 인구 때문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늙어가는 독일의 노동력 부족을 메우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해 대폭적인 이민자 유입 정책을 펴는 것이다.

현재 독일의 평균 연령은 45세로 지난 5년 전과 비교하여 8세나 높아졌으며, 2001년부터 10년 사이 독일 인구는 1.6% 감소했다.

그러나 고령화와 인구 감소를 겪는 것은 독일 뿐이 아니다. 동유럽의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인구가 무려 10%, 12.5%나 감소했다. 그러나 동유럽은 난민 유입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EU는 난민 할당량을 정해 난민을 수용하려고 시도했으나 동유럽의 반대로 이 계획은 무산되었다. 폴란드, 헝가리, 체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이 난민 수용 정책을 완강하게 거부했기 때문이다. EU 내무장관회의에서 난민 추가 할당 제안이 거부되자 서유럽 국가들은 동유럽 회원국들을 맹렬하게 비난했다.

이차 세계 대전 이후 영토를 넓히기 위해 침공하여 성공적으로 국경을 바꾼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차 세계 대전 이후 국경이 바뀐 경우는 소련 연방의 해체와 동유럽의 민주화와 분리 독립의 경우가 가장 많으며, 내전 역시 사상, 종교, 인종 등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내전이나 국가의 분리는 결국 국민 간의 이질성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최근의 크림 반도 사태 역시 마찬가지이다.

국가는 영토와 주권, 국민으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 동질성을 갖는 국민으로 구성되어야 뒷 탈이 없다. 피비린내 난 동유럽 사태, 지금의 중동 사태 즉, 시리아, 리비아 내전, 아프리카의 내전과 유혈 사태 등은 모두 이차세계 대전 당시 연합군에 의해 일방적으로 그어진 국경으로 만들어진 국가라는 화근이 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역시 마찬가지이다.

메르켈 총리가 “할 수 있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말한 것은, 시간을 돌리면 난민 유입 정책을 펴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1년 반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난민 유입 대책을 좀 더 치밀하게 준비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1년 반 전으로 돌아간다면 과연 무슬림 난민과 독일 국민들 사이에 동질성을 구축할 수 있었을까? 회의적이다.

동유럽 국가들이 난민을 거부하는 이유는 ‘그들이 무슬림이기 때문’이다. 슬로바키아는 향후 2년간 수백명의 '진짜 난민만, 그것도 기독교인만' 받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헝가리 총리는 "크리스천의 유럽을 지키기 위해 (대부분 무슬림인) 난민을 거부한다"고 까지 대놓고 말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건, America First를 슬로건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만일 내년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가 연임에 실패한다면, Deutsch zuerst 를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동질성을 갖는 국민이 이질적 타국민에 배타적인 것은 비인도적이거나 잔인한 것일 수 있지만, 늘 주장하듯, 국가간의 민주주의는 없다. 하물며 국가가 붕괴된 난민이야… 불행하게도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항변해야 소용없다.

의문이 든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은 동질성을 갖는가?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든다.

“헬조선에 사는 걸 다행으로 생각해라.
헬조선의 국민이라는 것에 행복해 해라.

그나마 이 헬조선이 붕괴하면, 당신은 어디를 가든 배타적으로 대우받을 것이며, 그 이질성에 세균처럼 취급받을 것이다.”


2016년 12월 21일




Tuesday, December 20, 2016

뚝을 무너트려야 통일이 된다.







우리는 남남갈등만 이야기한다. 남남갈등은 반공 세력과 친북 세력의 갈등을 의미한다.

그러나 북북갈등도 있으며, 생각보다 심각하다. 지금 북한에는 이미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자리잡고 있다. 2003년 북한 정권이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해 세금을 걷기 위해 종합시장에 대한 양성화 조치 후, 2014년 공장, 상점 등에 자율경영권을 확대한 ‘5·30조치(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가 취해진 이후 시장화의 흐름은 더욱 가속화했다. 공장 근로자의 인센티브로 주어진 공산품과 개인 소유 텃밭에서 재배된 농산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장마당 규모도 급속히 늘고 있다. 현재 상설, 비상설 시장의 수는 지난 5년 전과 비교해 두 배가 넘는 800 여개의 추정한다. 큰 규모의 시장에 나오는 상인의 수만 1천 명이 넘는다고 한다.







장마당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직장에 다녀야 하는 북한 주민은 불만에 차 있다. 북한 주민은 누구나 직장이나 조직에 소속되어야 하는데, 이 경우 장마당 경제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여전히 이동의 자유, 상업의 자유가 규제되어 있어 이를 단속하는 공무원에게 뇌물을 줘야하는 불만도 있다.

그러나 전주가 늘어나고, 부유층이 생기고, 생활 수준이 급격히 나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국가가 더 이상 배급을 하지 않으므로 국가는 거추장스러운 존재일 뿐이다. 그렇다고 불만을 드려내면 언제 어떻게 끌려갈지 모르니 여전히 순종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을 뿐이다.

내 능력으로 배부르게 살고 있는데,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이 생길리 없다. 이 모든 것이 북북갈등의 원인이다.

게다가 한국에서 들어온 의류, 가전제품, 각종 한류 드라마, 방송물 등을 통해 이미 한국이 북한보다 월등히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다. 이미 일부 계층에서 남한은 적화 통일로 해방시킬 동포가 아니라,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 된 것이다.

북한 젊은이들이 목숨 걸고 탈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통일을 앞 당기려면 북북갈등을 부추켜야 한다.

북북갈등을 부추키는 방법은 “내려 오라”고 말하는 것이다. 내려 오면, 잘 살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탈북을 가속화하고, 김정은 체제를 무너트리면 통일될 수 있다고 알려 주는 것이다.

말과 손짓 뿐 아니라, 실제로 보여 주어야 한다. 탈북 주민을 잘 대접해야 한다. 탈북 주민들 중에는 지금도 북한의 가족과 연락하며 돈을 송금해 주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더니 자리 잡고 잘 살더라’라는 말이 북한 내에 돌아야 한다.

일단 국경만 넘으면 중국이나 동남아를 헤맬필요 없이 중국이나 몽고에 있는 임시 거처에서 안심하며 지내다가 한국으로 들어 올 수 있다고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국경을 넘을 각오를 한다. 일단 넘어오기 시작하면 그 수는 부지기수로 늘어날 수 있다. 통일은 뚝이 무너져야 이룩할 수 있다.

독일의 통일도 이렇게 이루어졌다.

전쟁을 하지 않고 통일하는 방법은 바로 뚝을 무너트리는 것이다. 태영호 공사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것일 것이다.

태영호 "김정은 폭압통치에 귀순 결심"




2016년 12월 20일




Sunday, December 18, 2016

62세 김 모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이다.







김 씨는 50대 초반까지 건설 노동자로 일하다 낙상 사고를 당해 허리를 다쳤다. 산재 처리를 받아 치료를 받았고, 산재가 종료 되었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가끔씩 나갔던 일용직 노동자도 그만 두면서, 소득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자, 거주지역 사회복지 공무원의 직권으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주거급여, 생계급여, 의료급여, 교육급여, 장제급여, 자활급여, 해산급여와 같은 다양한 급여를 지원받으며, 전기요금, 자동차보험료, 전화요금, 인터넷요금, 자동차검사수수료, 주민세, TV수신료 등의 감면혜택을 받는다.

기초생활수급자의 선정은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한다. 중위소득이란 우리나라 총 가구의 소득 수준을 나열할 때 그 가운데에 속하는 소득을 말한다. 2016년 현재,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은 1백6십만원 정도이며,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은 4백4십만원 정도이다.





만일 자신의 소득이 중위소득 기준의 29% 이하이면,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고, 40% 이하이면 의료급여를, 43% 이하이면 주거급여를 받을 수 있다. 대충 계산하면, 본인 소득이 기준중위소득 35% 정도일 경우(4인 가족 기준 월 소득 154만원 미만)에는 생계급여를 제외한 의료·주거·교육급여를 모두 받을 수 있다.

김 씨는 사고 직후 이혼했고, 아들은 연락이 끊어진지 오래되었다. 김 씨의 술버릇 때문이었다. 건설 노동자로 일할 당시에도 매일 소주 서너 병을 마셨고 주사도 심했는데, 허리를 다쳐 치료를 받는 동안 급격히 그 횟수와 양이 늘어나면서 부인과 아들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아들은 군에 입대한 이후 연락이 끊어졌고, 부인과도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는다.

김 씨는 매 달 27만 원 가량을 정부에서 통장으로 입금받고 있다. 생계급여이다. 이외에도 주거 급여 19만 5천원도 지원받고 있다. 실제 내고 있는 월세는 20만원으로 5천 원만 자신이 내고 있다.

통장으로 돈이 들어오면 그 돈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주로 막걸리와 소주를 마신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10~20일 내내 돈 떨어질 때까지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시다 길거리에 쓰러져 자기도 한다.






김 씨가 쓰러져 있으면, 행인이나 근처 가게 주인이 경찰에 신고한다. 경찰은 다시 119 구급대에 연락한다. 119 구급대는 토사물이 묻은 김 씨를 시트에 싸서 근처 병원에 던지고 간다. 김 씨는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며 대소변을 싸 버린다. 정신이 들어 화장실에 갈 수 있어도 그냥 싸 버린다. 20대 고운 손의 간호사들이 자신의 오물로 더럽혀진 몸을 닦아 줄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정신이 들면 경찰이 경찰차로 집까지 데려다 준다. 물론 경찰 에스코트 서비스를 받으려면, 병원 의사나 간호사 들에게 쌍욕을 하고 소리를 좀 지를 필요가 있다. 그러면 화가 난 의사가 원무과에 연락을 하고, 원무과 직원은 경찰을 부를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절대 처벌 따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가끔은 경찰차 안에서 술 깨는 약을 건네 받기도 하고, 경찰은 안녕히 가시라며 문까지 열어 준다.

국가가 준 돈으로 술을 마시고 보름 정도 지내다보면 돈이 떨어진다. 이미 슈퍼에는 외상이 밀려 더 이상 술을 가져올 수가 없다. 술도 술이지만 다음 달 돈 들어올 때까지 먹을 것도 없다.

그래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늘 다니던 병원에 가서 입원을 하면 된다.

김씨는 이미 알콜에 의한 간경화와 약간의 복수와 함께, 알콜중독이라는 병명이 붙어 있다. 알콜중독자를 주로 입원시켜 주는 정신과 병원에 가서 입원을 하면 삼시 세끼와 뜨거운 샤워, 깨끗한 시트가 덮힌 침대를 쓸 수 있다. 빈 병실만 있으면 언제나 입원할 수 있는데, 빈 병실은 늘 있다.

더 좋은 건 거기에선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얻은 정보는 술 한잔하고 아픈 허리를 부어잡고 응급실에 가서 소리 몇번 지르면 향정신성 진통제 (마약 주사)를 놔 준다는 것이었다.

마약 주사라고 해서 정신이 뿅가는 그런 건 아니지만, 기분이 붕 뜨고, 통증이 사라지고 잠도 잘 오는 것 같은 착각이 생겨 좋다.

또, 알콜 중독 치료 병동의 환자들 중에는 자기처럼 한 달의 절반은 술로, 나머지 절반은 쾌적한 병원에서 지내는 환자들이 많아 외롭지 않다. 물론 술을 끊고 나서 정신이 돌아 의식을 잃거나 헛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신이 돌아오면 병원을 나가 다 같이 한 잔 하자는 약속을 빼먹지 않는다.

대개 술에 중독된 자들이 소득이 없고, 이들에게 국가는 생활비와 의료비를 지원하니 그 돈으로 술을 마시고, 병원에서 기거하는 삶이 반복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국가가 알콜중독자를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 급여 혜택으로 어떤 치료를 받든, 얼마나 오래 입원을 하든, 어떤 비싼 약을 먹든간에 한달에 5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한 달에 5만원으로 무제한 병원 이용권을 끊는 것과 같다. 그러니 매일 병원에 간다. 술 마시고 가서 커피 시키듯 의사에게 링거를 주문하면 포도당 주사를 놔준다. 포도당을 맞으니 밥은 안 먹어도 될 것 같다. 게다가 간경화가 있다고 알아서 검사도 해 준다.

오전에 허리 아파 주사 맞으러 한번, 밤에는 길바닥에 쓰러져 있다 앰브런스에 실려서 한번, 혹은 술 취한 김에 포도당 맞으러 한번. 이렇게 병원 이용권을 자주 쓴다.

좀 너무 한다고?

웃기지 마시라.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나 같은 환자가 어지간한 병원에 너댓명, 많게는 열 명도 넘게 고정되어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는 3천개가 넘는 병원들이 있다.


2016년 12월 18일




의사의 진단을 방해하는 요소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환자로부터 정보를 얻는다.

하나는 환자가 말하는 주관적 증상(Subjective Symptom)이며, 다른 하나는 객관적 징후(Objective Sign)이다.

의사가 환자에게 말을 걸고 증상과 과거력을 묻는 건, 환자로부터 주관적 증상을 듣기 위함이다.
진찰 (이학적 검사)이나 X-ray, 혈액 검사 등을 하는 건, 객관적 징후를 통해 의사가 추정하는 진단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그 병이 맞다고 확인하기 위하거나, 그 병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하는 것이다. (분명히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X-ray를 찍거나 검사를 하는 경우는,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함이며, 진단의 중요한 과정이다.)

주관적 증상을 아는 건, 객관적 징후를 찾는 것보다 선행되며, 매우 중요한 과정인데, 간혹 이를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다.

첫째는 환자의 거짓말이다.

의외로 환자들 중에는 자신의 증상을 과장하거나 감추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어디 한번 알아 맞춰봐’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물론 환자가 거짓 증상을 나타내거나 말한다고 의사가 속아 넘어가지는 않는다. 다만, 확진까지의 시간이 좀 더 걸리거나 불필요한 검사 과정이 더 필요할 뿐이다.

둘째는 타인의 개입이다.

매우 많은 경우에서 환자의 가족이나 지인, 심지어는 간호사, 경찰, 응급구조사 등 제 3자가 개입하여 진단에 혼란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빈도로 치면, 환자와 같이 오는 보호자 (주로, 부모, 자식 등)가 의사의 진단을 가로막는 일이 더 흔하다.

의사는 환자의 주관적 증상을 환자로부터 직접 얻을 때 가장 정확하게 환자 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 간혹 환자가 자기의 증상을 표현하기 어려울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인내심을 가지고 환자로부터 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런데, 그 사이를 참지 못하고 보호자가 환자를 무시하고 의사와 직접 대화하려고 하는 경우가 문제인 것이다. 물론 보호자가 환자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환자에 대한 부가적 정보(additional information)이다. 이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 이야기하는 건, 환자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에 대한 것이다.

모든 의사가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은 환자와의 직접적 관계를 중시하여, 환자와 의사 간에 직접적 관계에 “무엇(혹은 누군가)” 이 개입하게 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이른바 “사가 끼는 것”을 꺼려하는 건, 징크스나 의사의 기분 때문이 아니다. 오랜 경험으로 볼 때, 이런 경우 의사의 오판이라는 “탈”이 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가 끼는 것”은 단지 환자의 말을 가로 막고 보호자가 개입할 때 뿐이 아니다. 대개 의사는 간호사를 신뢰하기 때문에, 간호사가 개입하거나 응급구조사나 심지어는 타병원의 의사가 발부한 의뢰서에서 영향을 받을 수도 있으며, 환자를 잘 부탁한다는 지인의 전화 때문일 수도 있다.

환자를 중심으로 하여, 어디서건 늘 많은 이야기들이 생기기 마련이므로 매번 여기에 흔들린다면 그건 의사의 문제이기도 하다.

아무튼, 현명한 환자 보호자라면, 의사의 진료 행위 즉, 의사와 환자의 대화에 끼어들거나, 환자의 말을 가로 막거나, 환자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나서서 증상을 이야기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또, 현명한 환자라면, 마치 중2처럼 입을 악 다물고 까딱까딱 고개짓을 하며 진료받지도 않을 것이다.


2016년 12월 18일





Wednesday, December 14, 2016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도 있다.








북핵 문제의 결론은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 핵보유국 인정", 이 두 가지 밖에 없다.

북한의 비핵화 방책에는 1) 비핵화하도록 압박하는 방법과 2) 강제로 비핵화하는 방법이 있다.

비핵화 압박에는 1) 경제 제재 2) 협상을 통한 핵 개발포기가 있고, 강제에 의한 비핵화는 무력에 의한 비핵화를 의미한다.

현재 유엔과 미국이 쓰고 있는 방법은 "경제 제재를 통한 비핵화" 이다.

문제는 이 방법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핵화를 목표로 할 때 쓸 수 있는 다른 방법은, 협상을 통해 핵 개발을 포기하는 것인데, 이는 이미 여러차례 사용했고, 북한은 핵 개발 포기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비핵화가 목표라면, 이제 쓸 수 있는 방법은 무력에 의한 비핵화 방법 뿐이다. 이는 곧 전쟁을 의미한다.

또 다른 결론인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은 국제 사회가 아니라, 미국에 의해 결정되어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일 미국이 북한을 이스라엘이나 파키스탄, 인도처럼 핵보유국으로 (공식적이지 않으나) 소극적으로 인정할 경우,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역설적으로, 미국은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지 않으면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 경우, 한국은 선택의 여지없이 남한에 핵무기를 두어야 한다. 전쟁 억제와 핵 균형을 위해서이다. 따라서, 미국의 전략 핵무기를 들여오거나 혹은 독자적 핵 개발 선언을 해야 한다.

미국은 당연히 한국의 핵 개발을 반대할 것이며, 인도, 파키스탄 등 기존 핵보유국에게 했듯이 경제 제재와 핵 개발 포기 압박을 가할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제스쳐는 형식적일수 있지만, 적지 않은 경제적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독자적 핵 개발보다는 유럽처럼 미국의 전략 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중국, 러시아는 한국의 핵무장에 크게 반대할 것이다.

만일, 한국이 핵무장을 하게 될 경우, 일본 역시 핵무장 선언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일본 역시 독자적 핵 개발보다는 미국의 핵무기를 들여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극동 아시아의 핵무장 도미노 현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전략 핵으로 핵무장을 할 경우, 이 핵무기들은 모두 한국과 일본에 있는 미군 기지에 보관되고, 이 무기의 통제권은 미국이 갖게되므로 한국이나 일본이 핵보유국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남북한, 주변국 일본, 중국, 러시아에 배치된 핵은 전쟁 억제력과 핵전쟁의 가능성을 모두 가지게 된다. 즉, 전쟁이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전쟁이 나면 말 그대로 초토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남북한 현 상황은 고착되는 가운데, 북한에 의해 남남 갈등은 더욱 거세질 것이고, 더 혼란스러워지고, 살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 뻔하다.

우리는 ‘미국이 북핵을 제거해 주길’ 바란다. 그러나 위의 해결책 중 경제 제재나 협상을 통해 북핵을 제거할 수 없다면, 무력 사용을 통한 북핵 제거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그래서, 전쟁만이 북핵 제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하면, ‘그래도 전쟁은 안 된다’는 입장을 갖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도 없다. 그러나 다른 방법이 없다면, 전쟁을 할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이 없다면, 북핵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북핵을 인정한다면,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서의 전쟁”이라는 부담을 덜어 버리기 위해,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고, 한국을 핵무장시킬 가능성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물론 성급하게 예단할 필요도 없다.

분명한 사실은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주한미군 기지에 전략핵무기를 배치한다고 할 때, 이를 극렬하게 반대할 종북 세력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어쩌다 이 나라가 이 모양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2016년 12월 14일


Friday, December 9, 2016

트럼프 전시 내각







미국 정부의 국가안보와 관련된 주요 5역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국토안보부 장관, 국방부 장관, 국무장관 및 국가정보국장(DNI) 라고 할 수 있으며, 이 중 다음 3 자리는 퇴역 3성, 4성 장군으로 채워졌으며, 나머지 두 자리도 군 출신이 물망에 올라 있어, 가히 전시 내각이라고 불릴 수 있음.


1)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 마이클 플린.





- 3성 장군 출신으로 국방정보국(DIA) 국장 지냄.
-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대(對)테러전 수행 과정에서 작전과 정보를 통합한 전술 개발 이력.
- 오바마 정부의 '소극적인' 군사 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다가 결국 대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채 전역.
- 군가안보보좌관은 과거 키신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콘돌리자 라이스 등이 거쳐간 자리이며, 현재 수전 라이스가 맡고 있는 중책임.


2) 국토안보부 장관 : 존F. 켈리






- 해병대 4성 장군 출신
- 남부사령관 역임
- 제1해병원정군 사령관으로 이라크 전쟁에 참전해 2003년 바그다드와 티크리트 공격, 2004년 4월 팔루자 공격을 각각 지휘.
- 그의 아들 로버트 켈리 해병 중위는 29세이던 2010년 아프간 남부 헬만드 주(州)에서 소대원들을 이끌고 전투 순찰을 하던 중 폭탄 공격을 받고 전사.


3) 국방부 장관 : 제임스 매티스






- 해병대 4성 장군 출신
- 중부 사령관 역임
- 제1차 걸프전(1991년)과 2000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2003년 이라크 침공에 참전 등 실전 경험 풍부
- 이란이 안보에 위협이 되는 만큼 군사적 대응으로 맞서야 한다는 강경론을 펼쳤으며, 버락 오바마 정부와 이를 두고 마찰을 빚은 끝에 2013년 자리에서 물러남.



2016년 12월 9일





Monday, December 5, 2016

당신은 모르는 캐나다 의사의 특권








만일 신장 기능이 떨어져,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 닥쳤을 때, 당신에게 의사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환자분은 몇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투석받는 것을 포기하고 보존적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보존적 치료란, 증상 치료만 하고 서서히 죽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추측컨대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다가 의사가 농담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안 순간, 욕을 한 바가지 퍼붓고 병원을 나와버릴 것이다.

그러나,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캐나다 병원의 신장내과에서는 흔히 발생한다.

‘캐나다 신장학회’, ‘캐나다 신장 간호사 및 기사 협회’, ‘캐나다 신장 사회사업가 협회’, ‘캐나다 신장 재단’은 말기 신부전환자에게 투석을 강제하는 대신, 투석받지 않는 치료 즉, 보존적 치료를 권장하는 것을 정책 기조로 하며, 이를 설명하기 위한 브로셔를 제작하여 병원에 비치해 둔다.

이 브로셔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당신은 어떤 신부전 치료를 받을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 즉, 투석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신장 기능이 일정 수준이하로 떨어지면 투석을 필요로 하지만, 투석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하며, 이를 선택할 경우, 건강은 계속 나빠지고 결국 사망하게 된다.”

놀라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만성 신부전 환자에게 투석받지 말고 죽음을 받아들이라니…

“왜 내가 투석치료를 시작하지 말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한다.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건강상 문제가 있다면, 투석으로는 이 문제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투석을 받지 않는 것은 자살이 아닌가” 라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NO”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투석을 받지 않은 것은 선택적 치료(treatment choice)로 캐나다 보건의료 표준에 속한다고 말한다.

또, 투석을 받지 않겠다고 의사에게 말하면, 죽어가는 과정에 대해 의사와 상담할 수 있으며, 원하면 병원에서, 혹은 집에서 사망할 수 있고, 사망하기까지 의료팀이 지켜봐 줄 것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투석을 받지 않아 사망할 경우, 장기 공여를 할 수 있는 방법 등 많은 이야기들이 적혀 있다.







처음 이 브로셔를 접하고 한동안 혼란에 빠졌던 기억이 난다.

사실 지금도 이 브로셔를 보고 내가 내린 결론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대략 이런 것이었다.

좀 높은 수준에서 말하자면, 말 그대로 환자에게 말기 신부전 치료 방법을 알려 주고 이에 대한 선택권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즉, 이런 방법도 있다는 걸 알려주려는 것일 뿐, 반듯이 이것을 선택하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좋은 쪽으로 합리화하기에는 브로셔가 지나치게 상세하고, 심지어 투석을 받지 말라고 유도하는 듯한 인상도 준다.

또, 좀 낮은 수준에서 말하자면, 결국 의료비 문제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만성신부전 환자는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하며, 이는 캐나다 정부의 의료비 지출에 막대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의료비 문제로 병상을 줄이고, 응급실을 폐쇄하는 캐나다라면 불가능한 상상도 아니다. 따라서 투석으로 고통받느니, 적당한 선에서 삶을 ‘아름답게’ 포기하는 것도 생각해 보라고 권유하며 ‘환자의 선택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의료 공급자의 목을 조여 의료비 지출 통제를 해서는 안되며, 의료 소비를 통제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고 여러 차례 주장한 바 있는데, 캐나다(비단 캐나다 뿐 아니라, 대부분의 NHS나 국영의료를 선택하고 있는 국가)는 의료 소비를 강력히 통제하여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전형적인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캐나다는 우리나라 좌파들이 염원하는 무상의료 제도를 가지고 있으며, 고난도의 고급 의료서비스까지 모두 무상 치료 받을 수 있다. 캐나다 의료 수준은 결코 우리나라에 비해 떨어지지 않을 뿐더러 월등히 나은 분야도 많이 있다.

또, 국가는 국민들에게 다 공짜로 치료해 준다고 선언한다. 다만, 빨리빨리 안 해 줄 뿐이다. 의료서비스를 기다리거나 말거나의 문제는 환자에게 달려 있다. 무상으로 치료받고 싶으면 계속 기다려야 하고, 그게 싫으면 미국이나 멕시코로 가서 치료를 받으면 된다.

캐나다 미국 국경, 미국 멕시코 국경 인접 도시에는 이렇게 기다림에 약한 환자들을 위한 의료시설이 넘쳐나도록 풍족하며, 돈만 내면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언제든지 받을 수 있다.

굳이 미국이나 멕시코까지 가기 싫다면, 물론 제한적이긴 하지만, 캐나다 병원에 직접 돈을 내고 빨리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MRI는 대략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하지만, 현금을 들고가면 바로 그 자리에서 찍을 수 있으며, 불법도 아니다.

캐나다 의료 시스템은 폄하 하자는 것은 아니다.

많이 기다려야 한다고 반복해 이야기하니, 정말 급하고 중한 환자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오해이다. 뒷부분에 OECD 통계를 통해 언급하겠지만, 캐나다 국민의 외래 이용 빈도는 OECD 평균 이상이며, 위에서 언급한 말기 신부전 환자의 신장 이식 건수는 인구 10만명 당 3.8회로 우리나라 (3.5회)보다 캐나다가 더 많다.

사실 캐나다 환자는 일단 ‘레일에 올라타기만 하면’ 매우 쾌적하고 훌륭한 치료를 기분 좋게 받을 수 있다. 다만, 레일에 올라타기까지가 어려울 뿐이다. 보통 중환일수록 레일로 가는 길이 더 쉽고, 가벼운 질환은 레일 근처에 접근조차 어렵다.

그래서 성격 급한 한국 교포들은 종종 (캐나다에 비해) 의료 소비자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캐나다에서는 얼굴 보기 힘든 전문의들이 한국에서는 발에 차이도록 넘쳐 난다. 캐나다에서는 몇 달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는 비응급 수술도 한국에서는 몇 일이면 받을 수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본인 부담금을 지불 했어도, 캐나다 주 정부에 크레임을 걸어 상당 부분 돌려 받을 수도 있다.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하는 것이다.

지난 해, Gerd Trubenbach라는 캐나다 노인의 이야기가 매스컴에 올랐다.







그는 캐나다 서부 BC주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목에 8 cm 크기의 악성 종양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종양을 진단받은 지역 병원의 의사로부터 “더 해 줄 것이 없다”는 선언을 듣고 병원에서 퇴원해야 했고, 암 전문 병원의 종양 전문의를 만나기 위해 두 달 이상 기다려야 했다.

기다림에 지친 그의 부인인 Naomi Kim은 마침 한국 사람이었다. 그녀는 남편을 데리고 한국으로 날아와, 경북대 병원에서 12시간의 수술을 받았다. 한국 도착 당시 종양의 크기는 이미 두배로 자라 20 cm 에 이르렀다. 수술 의사는 초기에 BC 주에서 좀 더 빨리 수술을 했다면 좀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당연한 말을 했다.

경북대 병원에서 Gerd의 종양은 4 기 악성 종양으로 진단되었다.

자,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면, 이렇게 요약된다.

“악성 종양을 가진 71세 캐나다인은 캐나다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기다리다가 기다림을 참지 못해 부인의 덕에 한국에 와서 빨리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캐나다 노인의 이야기는 한국에서도 언론에 공개되었고, 캐나다 주류 미디어인 CBC 에서도 보도되었다.

당시 이 노인의 가정의(주치의)는 인터뷰를 거절했고, Health Authority는 종양 전문의의 예약이 재조정 된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대변인은 “우리는 전문의의 특권(privileges)에 문제가 없었다고 확인해 줄 수 있다”며, “예약은 재조절될 수 있으며, 환자들은 다음 약속을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말했을 뿐이다.

그가 말한 전문의의 특권이란 이런 것을 의미한다. 즉, 내가 어느 환자를 보는데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할 권리 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다음 환자가 늦어지는 건 별개의 이야기이다. 또, 내가 환자를 보기 위해 집중할 시간이 필요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 이게 모두 전문의의 특권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른 환자가 늦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기다리는 많은 환자를 고려해 1,2 분 간격으로 외래 진료를 하고, 수술을 기다리는 환자를 위해 컨베이어 시스템 돌리듯, 수술 공장을 돌리는 우리나라 의사들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또, 어느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판단하고, 수술을 하거나 포기하는 것 또한 그 전문의가 가진 특권이다. 대신 환자에게는 “선택권”이 보장된다. 그 선택권은 의사를 선택할 권리가 아니라, 기다리거나 안 기다릴 권리, 치료받거나 받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

이 역시 의사를 쇼핑 채널 돌리듯 골라 잡을 수 있는 우리나라 환자로써는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니, 당신은 이 대변인의 말에 동의할 수 있는가?

우리는 은행이나 주민센터 같은 곳을 찾아가 뭘 묻고 싶으면 창구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직원에게 선뜻 질문을 던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그건 절대 당연한 것이 아니다. 그 직원은 돈을 세거나, 계산을 하거나, 컴퓨터로 자기 업무를 하고 있었을 것이며, 그 직원은 자기 업무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또는 집중해 일을 하기 위해 막간을 이용해 커피를 마시고 있을 수도 있다.

심지어 커피를 마시며 쉬고 있더라도 그 직원이 자기 일을 마칠 때까지 “고객”님은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그 직원이 자기 업무 (커피 마시는 것도 포함한다)를 마치고 고객을 응대할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것이야말로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만일 고객이 창구로 달려가 뭘 묻는데 쳐다보지 않거나 기다리라고 하거나, 혹은 계속 커피를 마시고 있다면, 우리나라의 그 고객 님은 “고객이 왕인 걸 모르냐”며 당장 소리를 지르며, 윗 사람 불러 오라고 난리를 부릴 것이다.

그러나 캐나다의 시청이나 공공기관, 은행, 심지어 작은 맥도널드나 팀 호튼 같은 도넛 가게의 점원도 이런 식으로 불쑥 얼굴을 내밀며 주문을 하거나 무언가를 물어보면 아무리 왕인 고객이라도 무시하거나 경멸한다. 지금은 워낙 한국 사람, 중국 사람이 많아 이런 경멸할만한 태도에 익숙해졌겠지만 말이다.






그 대변인의 말은, 기다리거나 기다리지 않는 건 환자의 선택일 뿐, 캐나다 의료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으며, 의사에게도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이고, 왜 이런 걸 묻느냐는 것이다. Gerd의 주치의 역시 인터뷰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음이 분명하다.

기사를 보면, Gerd는 우리나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은 듯 하고, 비보험일 경우 지불해야 할 15만 달러의 진료비 중 8천 달러만 냈다고 쓰고 있다. 기사가 실린 2015년 5월 경 캐나다 환율로 따지면, 비보험 진료비 1억 2천만원 중 6백 4십만원을 낸 것이다. 이것이 합당한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자

어쨌든 그는 이렇게 부담한 6백 4십만원을 BC 주 의료보험 (MSP)의 OUT-OF-PROVINCE BENEFITS 규정에 따라 돌려받았을 것이다.

이 두 사례, 즉,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투석을 거부하고 서서히 죽어가는 방법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과 말기 암 치료를 기다리지 못해 한국에 와서 수술하고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캐나다로 돌아간 노인의 사례를 놓고 debate할 이야기들은 참으로 많다.

단순히 캐나다 의료시스템이 좋은가, 한국 의료시스템이 좋은가 하는 단세포적인 질문은 하지 말자.

굳이 답하자면, 의료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캐나다 의료시스템이 백만배는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캐나다 의사들의 소득 수준이 더 뛰어나고, 더 안정적 생활을 할 수 있으며, 완벽한 노후 대책을 준비할 수 있고, 합리적인 근무시간 때문이 아니다.

의사가 좀 더 의사 답게 대접받기 때문이다.

캐나다도 Malpractice에 대해 제재를 가하지만, 캐나다 의사가 의료 행위의 결과로 형사 처벌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일 노골적인 실수에 의해 환자가 사망했다 해도, 악의적으로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니라면, 의사 협회가 의사를 소환해 재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하는 것이 전부이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으며, 복잡한 인체를 다루는 의사에게는 더 많은 실수가 있을 수 있으며, 그 결과에 대한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 실수를 줄여나가는 프로그램이 더 중요하다는 철학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명찰을 달지 않았다고 처벌하고, 설명을 제대로 안 했다고 과태료를 물리고, 기타 등등 의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법령과 고시로 묶지 않는다. 의사의 행위를 간호사가 심사하고 적정한지 평가하는 건 상상도 못한다.

또, 캐나다 의사는 환자 입장에서 보면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 환자가 의사를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환자를 얼마나 서둘러 진료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권이 주치의와 전문의의 판단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즉, 아무리 고통을 호소해도 주치의가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더 길어진다. 주치의는 환자에게 전문의를 만날 필요가 없다고 직접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한없이 기다리다 저절로 좋아지거나 아예 포기하기 때문이다.

전문의도 마찬가지여서 검사나 수술의 완급을 전문의의 재량에 따라 정할 수 있다.

그러니 환자가 주치의를 찾아가 성질을 내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자기한테 돌아올 불이익을 안다면 말이다. 최근 중국이나 인도, 중동 등지의 이민자들이 늘면서 이런 암묵적 규칙이 깨지고 있어, 아예 이런 환자들을 받지 않는 서양 주치의들도 많다.

아무튼 환자는 진료비를 내지 않는 대신, 의사나 병원의 안내와 지시를 철저히 따라야 한다. 진료실에 들어오면서 ‘나 감기인데, 링거좀 놔주세요’라며 편의점에서 사이다 사 먹듯 진료받는 건 상상할 수 없다.

중국집에서 짜장면 시키고 단무지 모자라다고 투덜대는 것처럼, 감기인데 주사 안 놔준다고 투덜대는 일도 없다. 물론 감기로 아파서가 아니라, 아플까봐 미리 의사를 찾는 것도 상상할 수 없다. 왜냐면 주치의를 만나고 싶다고 아무 때나 만날 수 없으며 전화로 예약하고 적어도 2 주는 기다려야 만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좌파, 시민단체는 무상 의료를 하자고 덤비지만, 이렇게 할 수 있으면 한번 해보자. 단, 캐나다 수준으로 의사들을 대접할 수 있다면 말이다.

캐나다의 의료 이용이 이렇게 불편하고, 심지어 암 수술을 기다리다가 죽어야 할 판이고, 만성 신부전 환자는 투석받지 말라고 권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과연 캐나다인의 건강 상태는 어떨까?

어느 나라의 Health status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OECD의 몇 가지 지표를 보자. ( ) 안은 OECD 평균 값이다.

2013년 기준, 캐나다의 남여 평균 기대 수명은 81.5 년이다. 한국은 81.8 년으로 크게 차이없다. (80.5 년)
캐나다의 영아 사망율은 출생 1천명당 4.8 명이었고, 한국은 3.0 명으로 높은 편이었다. (4.1 명) 영아 사망율이 높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추정컨대, 분만 전 미리 “걸러내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즉, 태아에게 문제가 있거나 설령 기형이라도 분만하려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다음은 인구 10만명 당 통계이다.
캐나다의 암 사망율은 207.5 명이었고, 한국은 183.3 명이었다. (205.4 명)
캐나다의 뇌혈관질환 사망율은 37.8 명이었고, 한국은 76.5 명이었다. (66.0 명)
캐나다의 허혈성 심질환의 사망율은 95.2 명이었고, 한국은 43.2 명이었다. (116.9 명)
캐나다의 호흡기 질환 사망율은 63.4 명이었고, 한국은 75.3 명이었다. (67.3 명)
캐나다의 자살 사망율은 10.5명이었고, 한국은 29.1 명이었다. (12.0 명)

우리나라 암 사망율이 적은 것은 암 정책 탓이라고 본다. 즉, 암 환자의 본인 부담율을 5%로 낮추자 각 대학, 대형 병원들이 경쟁적으로 암 병동을 짓고 암 환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암전문 수술 의사는 대폭 늘었고, 그 대신 외상 전문의는 대폭 줄었다.

캐나다의 건강 지표 중 암 사망율의 경우만 OECD 평균보다 높을 뿐 대부분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 자원 측면에서 보면,
캐나다는 인구 1천명 당 2.7 병상을 가지고 있는 반면, 우리는 11.0 병상을 가지고 있고, 급성기 병상의 경우 캐나다는 1.7 병상을 가지고 있으나 우리는 6.2 병상을 가지고 있어, 캐나다와는 비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OECD 평균 3.3 병상의 두 배에 달한다.

임상 의사의 수는 캐나다 2.5 명, 한국 2.2 명/인구1천명 당으로 비슷한데, 간호사는 캐나다 9.5 명, 한국 5.2 명으로 크게 차이가 난다.

또, CT의 경우 한국이 2.56 배 많고, MRI는 2.78 배 많다.

한편, 국민 1인당 캐나다는 평균 7.7 회 외래를 방문하고, 한국은 14.6 회 방문한다. OECD 평균은 6.8 회이다. 즉, 우리나라 국민은 다른 나라에 비해 두 배 많게 외래를 찾는 것이다.

의료비 지출은 캐나다가 GDP의 10.2%를 의료비로 썼으며, 한국은 GDP의 6.9%를 썼다.

즉, 한국은 의사 수는 적은데 비해, 외래 방문, 입원 일수가 OECD 평균의 두 배에 달하고, 덩달아 병상 수도 두배가 더 많다. 그럼에도 의료비 지출은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바꿔 말하면, 의사의 업무 로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많고 소득은 적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의료의 외래/입원 등 이용율은 다른 나라의 두 배에 달하는데, 우리나라 국민 중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5.1 %에 불과하다. 캐나다 국민 중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88.7 %이었다.






한마디로 캐나다는 효율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리나라는 방만한 의료 이용을 보이고 있으면서도 건강에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건강 지표를 보면 그렇지도 않은데 말이다.

다시, Gerd Trubenbach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Gerd의 기사는 수술 받은 2015년에 실렸는데, 그 이후의 그의 상태가 궁금해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지만, 더 이상 그의 소식을 알 수가 없었다. 솔직히 그가 여전히 건강하게 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기사만으로는 그의 종양의 정체를 알 수 없지만, 4기 암 즉, 다른 곳에 이미 전이되어 있다면, 생존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왜 Gerd의 주치의와 그 지역 병원은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다고 했을까, 왜 종양 전문의는 서둘러 그 환자를 보지 않았을까.

만일 같은 증상을 가진 우리나라 환자 즉 크기가 8 cm ~ 20 cm에 달하는 4기 경부 종양 환자가 병원에 왔다면, 역시 선뜻 수술하자고 했을까? 아마 그랬을 것이다. 환자와 보호자가 수술을 원하고, 어느 정도 종양 크기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예후에 관계없이 수술했을 재주 좋은 의사들이 있었을 테니 말이다. 물론 그렇게 수술하는 것이 미칠 환자의 삶의 질이나, 남은 여생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판단을 보류한다면 말이다.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무엇이 좋은 선택이었는지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캐나다의 Gerd의 주치의나 지역 병원은 수술하지 않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니, 수술하지 않은 캐나다의 의사나 병원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 이것이 바로, 그 의사들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캐나다의 차이는 여기에서 극명하게 갈린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의사에게 그런 특권은 매우 협소하기 때문이다. ‘죽어도 좋으니 수술해달라’고 하면, 의사의 선택은 더욱 좁아진다.

분명한 사실은 Gerd의 예를 놓고 캐나다 의료 제도를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중요한 것은, 한국 의사의 특권에 대한 것이다.

의사의 특권은 의사가 편하려 하고, 의사가 환자에게 갑질하자는 특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료의 완급을 조절하고,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의사의 권리를 말하는 것이다.

이미 한국에서는 의사의 특권 따위는 사치일 뿐이다. 이미 의사는 단순 서비스 종사자일 뿐이다. 그런데, 한국 의사의 격이 추락하기 시작한 건, 환자 단체나 환자들 때문이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 응급실 환자는 5 분 내에 진료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1, 2분 사이에 환자를 진료하도록 살인적인 외래 스케쥴을 잡고, 매출로 의사를 평가하고, 백화점에서 하듯 친절 교육을 강조하고, 전공의를 오더리 취급하고, 비합리적 의사 윤리, 자율 징계 따위를 거론하는 선배 의사, 병원, 의사 단체 등 우리 스스로가 그랬던 것이다.

거기에 의사를 애 취급하며 법과 고시로 일거수일투족에 족쇄를 채우는 국회와 보건복지부는 덤일 뿐이다.


2016년 12월 5일






Sunday, December 4, 2016

유엔의 경제 제재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지난 1일 미국 상원은 이란 제재법 연장안을 표결하여 찬성 99표 대 반대 0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지난 달 하원에서도 찬성 419대 반대 1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된 바 있다. 이로써 미국은 이란 제재법을 10년간 더 연장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백악관은 이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대이란 제재법 연장은 핵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맹공을 펼치며, 미국에 대해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미 의회 의원들은 이란제재법 연장은 단지 기존의 제재가 계속되는 것이므로, 핵 합의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란이 경제제재 법안 연장에 발끈하는 한편, 유엔 안보리는 지난 11월 30일 대북 경제제재 결의안 2321호를 채택한 바 있다. 또 이와는 별개로 미국과 일본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경제제재안도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은 유엔안보리의 경제제재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실제 대북 경제제재로 김정은이 압박을 받고 핵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사실상 같은 경제제재를 두고 서로 다른 효과와 서로 다른 반응이 나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이렇다.

이번 경제제재는 크게 세 가지에 방점이 있는데, 석탄 수출을 억제하고, 북한 노동자의 해외 진출을 막는 것과 세컨더리 보이콧의 실행 유무이다.

그러나 석탄 수출은 중국의 반대로, 완벽하게 수출이 차단된 것이 아니라서 오히려 합법적 석탄 수출을 보장해 준 것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있다. 북한 노동자의 해외 진출 차단 즉, 비자 발급 중지는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미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노동자를 강제 출국시키는 것이 아니라 신규 노동자 진출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이 역시 효과를 보려면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이번 유엔안보리 대북경제제재안에 포함된 것이 아니라, 지난 4차 핵실험 이후 미국 의회가 대북 제재법안으로 통과시킨 것으로 북한은 물론 북한과 직접 불법 거래를 하거나 북한의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제 3국의 ‘개인’과 ‘단체’등을 제재하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 경제제재를 위해 사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세컨더리 보이콧이 이란의 경우에서처럼 과연 유효할까 하는 것은 의문이다. 왜냐면 북한은 이란과 달리 독자적 경제 체제를 가지고 있어 해외 다른 국가나 기업 등과의 거래가 많지 않고, 은행 거래 역시 차명으로 은밀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을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제재할 경우 중국 정부가 이를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 실효성이 의심되는 것이다.

북한의 경우 경제제재는 사실상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경제제재가 북핵 개발의 커다른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북한이 또 다시 핵실험 등 도발할 경우, 더 이상 쓸 수 있는 제재 방안이 없다는 것도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다.

즉, 또 다시 도발할 경우, 다른 제재 방안 즉, 군사적 행동에 의한 제재가 대두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2016년 12월 4일




Saturday, December 3, 2016

트럼프의 세 가지 질문








국방장관, 국무장관 등 트럼프의 외교안보 및 정보 라인이 확정되면, 한반도 문제 즉 북핵 문제에 대해 트럼프가 던질 첫번째 질문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북핵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이 질문은 “북핵은 미국 안보에 실질적 위협이 될 것인가?”와 “미국은 북핵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두 가지 질문을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북핵은 미국에 위협적이지만, 북한 비핵화는 실질적으로 어려우며, 핵동결이 가장 합리적인 대응이다.”라고 잠정 결론낸 것으로 보여진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국가정보국(DNI) 제임스 클래퍼 국장이 직접 한 발언이기도 하며, 존 케리 국무장관도 같은 기조의 발언을 한 바 있는데, 존 케리는 이란 핵협상을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비핵화는 말 그대로 핵무기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농축 시절을 모두 제거하는 것을 말하며, 핵동결은 현 수준에서 더 이상의 핵무기를 제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며, 암묵적, 소극적으로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간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정보, 외교 라인의 입장은 미국 공화당이나 국방부 등 안보라인의 기조와 배치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바마가 염두에 두고 있었던 북한의 핵동결과 평화협정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결국, 북한 핵무기 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택한 것이 유엔이 주도하는 “강한 경제제재”인데, 이것으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봐야 한다.

트럼프의 외교, 안보, 정보 라인들은 오바마와 달리 매파들이 포진할 것으로 보이며, 이들은 트럼프가 던질 질문에 하나같이 똑 같은 답을 할 것으로 보인다.

즉, 북핵은 미국 안보와 동맹국의 안보에 매우 위협적이고, 미국은 북핵에 대하여 비핵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현재의 경제제재와 함께, 무력 사용을 통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던질 두 번째 질문은 다음이 될 것이다.

“미국은 무력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의 답은 미국 국방장관이 답하게 될 것이다.

현재 차기 미국 국방장관으로 내정된 James Mattis 장군은 Mad Dog으로 알려져 있는 강성 기조의 군 출신이다.






그는 미합참 의장 휘하의 9개 전투통합사령부 중 United States Central Command (CENTCOM) 즉, 중부 사령부 사령관을 끝으로 2013년 제대한 해병대 장군이다.

중부 사령부는 중동, 북아프리카, 아프간과 이라크 등 중앙아시아를 포함한 지역을 담당한다. 본부는 플로리다 탐파에 있고 전진 기지는 카타르에 있다.

Mattis 장군은 걸프전, 미국의 아프간 침공, 이라크 전쟁 등에서의 실전 경험이 풍부하며, 특히 COIN 전략 즉, 대게릴라전 전략 구현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 해병대 전투발전사령부 사령관으로도 근무하며 다양한 전술 개발을 지휘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실전 경험이 풍부하고, 전략에 능하며, 승전의 경험이 있는 노련한 노장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트럼프가 매티스 장군에게 ““무력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그는 주저없이 “할 수 있다.”고 답할 것이다.

트럼프의 외교안보정보 라인 중에는 비둘기 파도 있을 것이며 이들은 북핵 문제에 유화책을 쓰자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매티스 장군이 미군의 전력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할 수 있다는 답에 이의를 제기할 자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트럼프는 두 번의 질문으로, 북핵은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에 위협적이며, 이를 제거할 방법은 무력 대응 뿐, 다른 효과적인 방법은 없고, 미군 전력으로 이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 트럼프의 질문은 한반도와 그 인접국에게 던져지게 될 것이다.

우선, 트럼프는 한국 정부에 질문 할 것이다.

“북핵 제거를 위한 미국의 군사 작전에 한국 정부는 동의하겠는가?”


이 질문은 단순하지만 매우 중요한 점을 내포하고 있다. 즉, 이 질문은 한반도에 전면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남한의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이 질문을 받은 이가 누구이냐에 따라 답은 달라지게 될 것이다.

만일 박근혜 대통령 혹은 황교안 총리가 답을 한다면, 동의한다고 하겠지만, 만의 하나 문재인, 이재명 등의 좌파 정부가 질문을 받을 경우 동의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또, 같은 질문은 중국, 러시아, 일본에도 던져질 것이며, 이들 국가는 “무조건 동의” 혹은 “조건부 동의”의 답을 줄 것이다. 이들 국가 중 미국에 “부동의”의 답을 할 나라는 없다.

왜냐면, 북핵은 단지 미국이나 한반도에만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기존의 합법적 핵무기 보유국인 러시아와 중국은 핵무기를 가지고 싶어하는 다른 나라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

만일 북한이 핵무기 실전배치를 마치고, 미국이 무력 대응이 아닌 핵동결을 요구하고, 결국 북한을 소극적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할 경우, 대한민국 정부 역시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핵을 보유하겠다고 주장할 것이며, 언젠가는 결국 가지게 될 것이 뻔하다. 이미 인도, 파키스탄의 경우도 자위권 차원에서 두 나라 모두 핵무기 보유를 인정받은 바 있다.

게다가 한반도의 남북한이 핵을 가지면, 일본도 핵무장을 주장할 것이다. 극동 아시아의 핵무장 도미노 현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북한의 핵도 문제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입장으로는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이며, 결코 군사력을 무시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핵 무장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따라서, 동 아시아 중 북폭에 대해 반대를 할 나라는 사실상 직접 당사자인 대한민국 뿐이 없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의 하나 좌파 정부가 정권을 잡고 있을 때, 트럼프가 이런 질문을 던지고, 좌파 정부는 과거 김영상 정부처럼 극렬히 반대한다면 어떤 태도를 취할까?

사실 이 의문에 답을 내릴 필요는 없다. 왜냐면, 좌파 정부가 들어서고, 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미국은 한국 정부와 북한 무력 사용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공유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즉, 선 행동 후, 후 통보의 방식이 될 것이다.

동맹국끼리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지만, 이미 전례가 있고, 미국의 한반도 작전계획(OPLAN) 중에는 이 같은 내용(즉, 한국 정부와 통보없이 북폭을 한다는)을 담은 것도 있다.

그렇다면, 만일 한국 정부의 승락 없이 헌법상 대한민국 영토인 북한을 침범하는 것은 침공으로 봐야할까?

그렇지 않다.

1953년 이승만 대통령이 맺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미합중국의 육군, 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여(許與)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의 실질적 수행 규정이 바로, “한미행정협정(Agreement under Article IV of the Mutual Defense Treaty between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regarding Facilities and Areas and the Status of United States Armed Forces in the Republic of Korea)”인데, 바로 우리가 흔히 SOFA(Status Of Forces Agreement)라고 부르는 것이다.

즉, 한미상호방위조약과 SOFA에 따라, 미군은 한반도 어느 공항이나 항구를 통해서 군인과 군물자와 무기를 제한없이 들여올 수 있다.

만일 좌파 혹은 종북 정권이 들어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작전을 봉쇄하기 위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파기하겠다고 하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파기 통고 후 1년 후 파기되므로, 군사작전을 봉쇄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의 대북한 군사작전을 막을 방법은 없으며, 있다면 북한과 동맹을 맺고 미국과 전쟁을 하는 것 뿐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박수 치며 환영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바로 김정은과 그의 추종 세력들이다. 반미를 외치며 미제국을 원수로 여기고, 미군 철수를 주장하며,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 통일 하자고 주장하는 그들 말이다.

설마 그럴까 싶겠지만, 오늘, 세종로에서 그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자들이 있음을 확신한다.



2016년 12월 3일





박 대통령이 서문시장에서 서둘러 돌아간 이유








대통령이 서문 시장을 방문해 10분간 있다가 그대로 돌아간 것을 두고, 시장 상인들이 서운해 한것은 물론, 언론과 여론이 들끓는다.

표를 내지 않아 그렇지,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이왕 간건데 좀 더 있으면서 상인들 이야기도 듣고 손도 잡아 주고 오지.’하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을 것이다.

반면, 문재인은 가서 상인들을 만나보고 "전통시장 구조개선 사업비로 100억원이 책정이 된 것이 있는데, 그거라도 예산이 통과되게 하겠다”며 선심쓰듯 말 했다고 한다.






알다시피 문재인은 대통령도 장관도 국회의원도 아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 예산을 통과시켜 원래의 목적이 아닌 서문 시장 지원금으로 예산 전용을 할 수 있도록 아는 국회의원들에게 로비하는 것이다. 그게 합법적 절차인지는 모르겠다.

문재인 전 대표만 이곳을 찾은 건 아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왔었고, 대권 도전을 하겠다는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도의회 참석도 미룬 채 이틀 연속 찾았다고 한다.

정치인들이 많이 와서, 어떡하든 시장 상인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도움을 주기보다는 정치인들의 민심 잡기용 활용장으로 이용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한마디로, 박 대통령과 문재인 전대표의 차이는 서문시장의 화재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줄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이다.

대통령은 궁지에 몰린 자신의 처지를 이해시키는 마당으로 서문 시장을 활용하기 보다는 진짜 상인들에게 필요한게 무엇인지, 대통령으로써 어떻게 도와주면 되겠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내려간 것이고, 알아 보았으니 그대로 돌아온 것이다.

그 시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자신의 억울함 감정을 풀어내고, 오해를 풀기 위해 이용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생각해 보시라. 대통령이 상인들과 대구 시민들 사이에 둘러쌓이고, 박사모가 박근혜를 연호하고 플랭카드가 휘날리는 모습을. 그렇게 위로하고 위로받는 것이 좋았을까?

대통령은 그대로 돌아갔을 때, 상인들이나 여론이 이를 비난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또, 대통령의 노력으로 실제 그들이 혜택을 받게 되고, 그것이 대통령의 노력이라는 것을 알게되어도 대통령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지 않을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상인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걸로 대통령은 충분히 만족했을 것이다.



2016년 12월 3일





애플의 차기작은?


Rumor of iphone8



내년이 아이폰 출시 10년에 맞춰 애플은 내년에 나올 아이폰 8을 기념비적 작품으로 만든다고 한다.

아이폰 7은 이전 작에 비해 판매가 순조롭지 않은 듯 하다.

스마트 폰 시장이 블루오션에서 서서히 레드오션으로 이행되는 것에는 몇 가지 배경이 추정된다.

첫째, 10년 만에 이미 스마트 폰 시장은 포화상태를 이루었다. 그래서 신규 소비자 보다는 기존 사용자들의 구매를 바래야 할 형편이 되었다.
둘째, 해를 거듭할수록 스마트 폰에 획기적 기술 혁신을 할만한 것이 줄어들고 있다. 업체들이 스마트 폰 카메라나 오디오에 집중하는 이유가 그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셋째, 후발 업체들의 약진으로 인해 애플이나 삼성 등 메이저 업체의 시장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스마트 폰은 어디까지나 제조업이다. 제조업이 중국 기업과 같은 후발업체에 잠식당하는 건,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그나마 애플은 삼성과 달리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므로, 설령 아이폰 매출이 급락해도 엄청난 타격을 본다고 할 수 없다. 또, 애플은 많은 수의 충성 고객도 확보하고 있다.

아무튼, 애플이 과거처럼 뒷전으로 밀려나지 않으려면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해야 할 때가 되었다.
야심차게 내놓은 애플 워치는 아이폰처럼 대박 상품이라고 보긴 어렵다.

애플, 정확하게는 스티브 잡스의 장점은 기존에 만들어졌던 제품의 새로운 가능성을 읽어 내고, 그것을 재해석해서 획기적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애플은 새로운 한 제품을 창조(invent)한다기 보다는, 기존에 있었으나 별로 주목받지 못한 제품으로 전혀 새로운 시장의 카테고리를 만들어내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Mouse, Mac OS와 같은 GUI, Ipod., iphone, Siri 등등 애플의 주력 상품은 모두 다른 회사가 만들었던 것을 재해석해 내놓은 것들이다.

그렇다면, 애플의 다음 카테고리는 무엇일까?

잘 모르겠다.

다만, 애플이라면, Apple car 혹은 Icar 나 구글 글래스와 같은 제품을 만든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애플이 조만간 자동차를 만들 가능성은 포기하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다.)






구글이 만들었던 구글 글래스(Google glass)는 발표한지 4년이 되었지만, 출시를 못하고 있으며, 그대로 사장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만일 인류가 Wearable computer를 쓴다면 가장 초기의 모습이 바로 구글 글래스와 같은 스마트 글래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인류의 상당수는 안경을 끼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안경은 액정이나 모니터를 대신할 출력 장치와 이어폰을 쓰지 않아도 귀를 통한 출력 장치로 쓰일 수 있고, 음성 인식과 터치를 이용한 입력 장치의 활용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못해도, 애플은 할 수 있다.
… 스티브 잡스가 있었다면 말이다. 이게 함정이네...


2016년 12월 3일





독재보다 무서운 건 권력의 공백이다.






독재보다 무서운 건 권력의 공백이라는 역사적 사실은 숱하게 많지만, 최근의 예 몇 가지만 들어보자.

아랍의 봄으로 카타피가 축출된 후 리비아는 권력 진공 상태가 도래했다. 외견상 NTC(National transitional committee)가 있었지만, 이들은 사실상 자발적으로 카타피 정부군과 싸움을 벌였던 지역의 청년들이 주축이었다. 카타피를 축출한 공으로 권력을 쥔 것 같았지만, 이들이 한 나라를 유지하거나 통치할 능력은 없었다.

결국 해외파들이 귀국하고 지역 유지들이 나서면서 정국이 수습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들은 권력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카타피와 싸운 반군들은 이산집합하여 각자 연고가 있는 정치 그룹 편에 서서 완장을 차고 무력 행사를 벌였을 뿐, 사실상 중요한 치안이나 정부 운영은 공백 상태나 다름없었다.

경찰력이 없으니 도로는 엉망이 되었고, 수출입의 통제가 없으니 아무나 마구 물건을 들여와 유통시키고, 덩달아 마약과 주류의 수입도 늘어났다. 거리는 쓰레기로 덮히고, 누구나 무기를 소지하였다.

인질, 암살, 살인과 테러가 난무하고 그 기회를 노려 부를 축적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서민들은 더 살기 어려워졌다. 사람들의 입에서는 서서히 카다피가 있을 때가 더 나았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왔다.

그 혼란을 틈타 IS 등 테러집단이 도시를 점거하기 시작했다. 리비아의 혼란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라크 바그다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9/11 이후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도 마찬가지 현상이 발생했다. 부시는 빠르게 바그다드를 점령했고 후세인을 축출했지만, 애초 전쟁을 벌인 이유인 WMD(대량 살상 무기)는 없었다.

부시가 이라크를 침공한 배경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그 중에는 부시를 이용해 후세인을 축출하려는 이라크 출신 이민자들과 중동의 힘겨루기가 그 배경이라는 설명도 있다. 참고로 이라크는 시아파 수가 수니파보다 두 배많고, 사우디는 수니파 종주국이다. 또 이스라엘과 이라크는 상극이기도 하며, 이라크는 쿠웨이트를 침공 하면서 사우디를 위협한 바 있다.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 했지만, 광활한 이라크를 다스릴 능력이 안됐다. 사실 이라크 군이나 경찰을 동원 했다면 치안을 잡고 순조롭게 군정을 펼칠 수 있었지만, 이라크 군과 전쟁을 벌인 미국은 그럴 마음이 없었다. 게다가 국무부에서 파견나온 책상머리 공무원은 실무 능력이 없었다.

결국, 바그다드는 도시의 기능을 잃었고, 리비아와 마찬가지로 테러와 살인, 납치가 횡행했으며, 수도와 전기가 끊기고 이라크 국민들은 살기 어려워졌다.

오바마가 취임과 동시에 미군을 이라크에서 철수시키면서 이라크는 권력 공백 상태가 되었다. 결국 그 공백을 메운 건, IS 였다.

더 비참한 예도 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은 남태평양에 모래처럼 뿌려진 작은 섬들을 점령하고 있었다. 이 섬들 중 몇몇 섬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했다. 특히 섬에 높은 산이 있어 안테나를 세울 수 있으며, 멀리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활주로를 만들 수 있는 평지와 산호초로 둘러 쌓인 섬이 좋았다.

이렇게 산호초로 쌓인 섬은 산호초가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해, 군함이나 수송선이 정박하기 좋기 때문이다.

추크(Chuuk)섬이 그랬다.

이 섬에는 활주로를 만들기 위해 징용된 한국인과 중국인들이 대거 몰려 있었고, 일본군 부대와 원주민들이 섞여 있었다. 또 산호초 안에는 항공모함 2대, 전함 1척, 구축함 20척, 순양함 10척, 잠수함 12척, 그외 수송함 50척 이상이 정박하고 있었다.

연합군은 태평양 전쟁의 승기를 잡기 위해 항공모함과 전함을 긁어모아 태평양의 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연합군이 헤일스톤 작전 직전 공중 촬영한 추크 섬 항만



당시 연합군은 엔터프라이즈 등 항공모함 8대, 경모함 4대, 전함 7대, 그외 전투함 45대, 잠수함 10대, 비행기 약 600대를 동원해, 추크 섬을 공습했다.

이 작전의 이름은 '오퍼레이션 헤일스톤(Operation Hailstone)’이었다. 연합군은 말 그대로 우박이 내리듯 섬을 폭격했고 추크에 정박한 대부분의 함정들은 바다 밑으로 가라 앉았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었다. 연합군은 또 다른 섬을 폭격하기 위해 지나가 버린 것이다.

섬에는 일본군, 징용 노동자, 원주민 등이 5만 명이나 있었다. 추크 섬은 5만명이 먹을 식량이 나오는 곳이 아니었다. 인근 태평양 바다에는 여전히 연합군의 전함과 잠수함이 돌아다녀, 섬에서 벗어 날 수도 없었다. 산호초 안은 기름으로 오염되어 고기를 잡을 수도 없었다.

공격 당한 일본군은 완전히 질서를 잃었고, 이성도 잃었다. 그들은 얼마 남지 않은 식량을 독차지 했고, 징용 노동자와 원주민은 기아에 허덕이다가 서로 죽여 인육을 먹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1만 5천명 징용 노동자 중 약 9천명이 한국인이었다. 이들 중 살아 돌아간 자는 거의 없었다.

추크 섬의 예는 정확하게는 침공하되 점령하지 않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점령군이 적이라도 점령군이 통치하는 것이 권력공백 상태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는 예라고도 하겠다.

권력 공백은 북한에서도 생길 수 있다. 만일 미국이 레짐 체인지 즉, 김정은의 제거와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할 경우, 김정은이 사라지면 일시적 권력 공백 상태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군벌 간의 권력 다툼이 생길 것은 뻔한 이치이다.

따라서, 만의 하나 미국이 김정은을 제거할 경우, 우리는 빠르게 북한을 수복하고, 질서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지금 북한을 걱정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야당과 일부 시민 단체는 현 상황을 국정중단 상태라고 간주하고 현 정국이 권력 공백 상태로 보고 있는 듯 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공공연히 대통령처럼 행세하고 있고, 조선일보 기자에 의하면, 더민주 의원들은 서로 장관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 기사를 그대로 인용해 보자.

“민주당 일각에서는 다음 정권 장관직 논공행상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의원들 끼리 서로를 장관님이라고 부르며 벌써 정권을 잡은 듯한 모습을 보인다. 법조계 출신 의원은 법무부장관, 정책 경험이 많은 의원은 기재부장관이라고 부르고 있다. ‘장관님’이 한 다스 쯤 되는 것 같다.”

우스개라도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더민주는 착각해도 대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지금은 권력의 공백 상태가 아니다. 대통령이 엄연히 존재하고, 유능한 총리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엇보다도 공무원들이 큰 흔들림없이 자기 업무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경찰력이 와해된 것도 아니고 군이 흔들리는 것도 아니다.

더민주의 이런 태도는 국민을 불안에 빠지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더민주가 자제해야 함을 물론이거니와 대통령이 건재하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좀 더 자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현 상황을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바라 볼 필요가 있다. 나라가 망하는 건, 순싯간이다.


2016년 12월 2일





Friday, December 2, 2016

만일 북조선 인민군에 의해 서울이 함락되면






그들은 이를 남조선 해방이라고 할 것이다.

인민군 부대가 서울로 진격해 들어오면, 종북, 친북, 고정간첩과 그 밖의 미친 년놈들은 인공기를 흔들며 그들을 환영할 것이다.

그들이 서울을 함락해도 한동안 국군 일부와 반공 게릴라들은 인민군을 상대로 시내, 시외에서 국지전을 감행할 것이고, 이들을 소탕한다며, 중화기를 동원해 주택, 건물을 가리지 않고 폭격하고 폭파할 것이다. 때문에 Collateral damage에 의한 희생이 클 것이다. 특히, 주유소, 주택 밀집지역의 프로판 가스, LNG 폭발 등에 의한 화재가 극심할 것이다.

서울을 정복한 인민군은 검거 리스트를 작성해, 경찰, 군인, 공무원, 정치인, 기자, 대학 교수등 여론을 조성할 수 있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검거할 것이다. 검거 도중 도주하거나 반항할 경우 예외없이 그 자리에서 사살한 가능성이 크다. 왜냐면 2천만 명이 되는 수도권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공포를 심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적어도 1백만 명 이상이 일주일 안에 검거되거나 사살될 것이다.

도시의 기능은 마비될 것이다. 버스, 택시, 지하철 등은 모두 정지되고, 방송은 인민군에 의해 장악되고, 전기와 수도 등 기반시설은 당분간 가동 되겠지만, 이 역시 오래지 않아 끊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동안 수퍼, 식당 등 소상공인들의 영업점은 그대로 운영될 것이나 극심한 사재기로 상품은 곧 거덜나고, 공급은 중단될 것이다. 은행이나 우체국도 운영되겠지만, 시내에 소요가 생기거나 국지전이 발생하면 영업을 종료하고, 조용해지면 다시 여는 것이 반복될 것이다.

그러나 외환 거래, 선물과 주식 거래 등은 모두 정지될 것이다.

병원은 어느 정도 가동되겠지만, 의료인들은 죽었거나 살았더라도 출근하지 않을 것이고, 병원의 일손은 딸리고, 의약품 부족 상황 속에 환자는 몰리면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수 많은 사망자가 생길 것이다.

시내 요소 요소에 검문소가 설치되고, 시민의 이동은 통제되고, 시 외곽으로의 이동은 전면 금지될 것이며, 도시로 유입되는 것 또한 통제될 것이다.

도시 장악이 끝나면, 시민에 대한 유화책과 강경책이 동시에 시작되면서 사상 개조가 시작될 것이다. 누구나 의무적으로 사상 교육을 받아야 하고, 미제 식민지와 자본주의 아래에서의 행동에 대한 자아비판과 주변 인물들에 의한 인민 재판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중학생, 고등학생에게 완장을 채워, 이들로 하여금 부모나 선생과 이웃을 감시하게 할 것이다.

또 다른 쪽에서는 투서와 고발에 의해 지속적으로 검거되고 적발되어 고문과 본보기 식 처형이 계속될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겁탈당하고, 주택, 자동차 등 재산을 빼앗기고 이에 저항하면 가차없이 죽임을 당할 것이다.

현재 종북 친북 단체와 인사들은 인민군에 의해 이들 중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가장 먼저 처형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공산당은 늘 그래왔기 때문이다. 반체제 인사는 정권이 바뀌어도 반체제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에서 내려온 공산주의자들이 패션 좌파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대접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만일 인민군의 서울 정복이 3~4 개월을 지속한다면, 그 동안에 적어도 20~30%의 수도권 주민 즉, 400만명에서 600만명 이상이 죽거나 수용되거나 북으로 끌려갈 것이다.

만일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굶어 죽거나 병으로 죽는 이들도 상당 수에 달하게 될 것이다.

만일 국군이나 미군, 유엔군 등이 서울 수복을 위해 군사 작전을 할 경우, 시민들은 인간 방패 역할을 할 것이다.

만일 수십 만명의 인민군이 일단 서울에 들어오고, 이들에게 동조하는 수도권 주민 수만~수십만명이 있다면, 이들을 모두 몰아내기 위해서는 국군이나 유엔군이 서울로 진격하더라도 몇 년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왜냐면, 이후부터는 도시 게릴라 전이 시작될 것이며, 인민군 비호 세력이 있는 이상, 이들을 모두 적발하고 제거하는 것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 2일





건강보험, 돈의 모든 이야기 : 관행 수가 vs 보험 수가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은 1977년에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의 의료보험 제도는 일본의 제도를 차용하여 만들어졌고, 우리보다 수십년 앞선 일본의료보험은 유럽의 보험제도를 빌려왔는데, 특히 독일 보험제도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초기에 일본이나 독일처럼 직장별, 지역별 의료보험조합이 별도로 있었다. 2000년 이후 건강보험제도로 바뀌면서 단일 보험자 체제로 바뀌었지만, 일본이나 독일은 지금도 여러 조합이 각기 조합원을 두고 운영되고 있다.

의료보험 제도를 도입하려면, 의료 행위와 재료, 의약품 등에 대한 가격이 정해져야 하는데, 이를 “수가”라고 한다. 건강보험으로 바뀌기 전까지는 정부가 수가를 정해 고시했다. 지금은 건강보험법에 따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수가, 급여 항목 등을 결정한다.

문제는 건정심은 그 구성상 공급자 단체와 가입자 단체등 20 여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서로 입장 차가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에 합리적 수가 결정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아예 정부가 고시했을 때가 훨씬 더 유연하고 탄력적이었다.

그렇다면 보험 제도가 도입되기 전 즉 76년 이전에는 의료 행위에 대한 가격을 어떻게 정했을까?

이 때는 따로 정해진 것이 없이 의료기관이 정하는 가격을 지불해야 했다. 미장원을 생각하면 된다. 미장원에서 행해지는 서비스 즉, 커트, 퍼머, 염색 등등 미장원이 행하는 서비스의 종류는 대등소이하지만, 그 가격은 동일하지 않다. 그렇다고 (비슷한 급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도 않는다.

77년 이전의 의료기관은 지금의 미장원처럼 서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충 비슷한 가격을 받았다. 이렇게 받는 가격을 ‘관행 수가’라고 부른다.

그러나 보험제도가 도입 되면서, 정부는 그 가격을 통일시키려고 했다. 서비스 행위에 대한 가격이 동일하다는 이야기는 서비스의 품질도 동일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의사의 숙련도, 경험, 하다 못해 의료기관의 시설이나 청결도, 위치 등이 서로 다른데, 서비스가 동일할 리 없다.

그럼에도 국내 모든 의료기관의 모든 의사의 의료 서비스의 품질은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수가를 똑같이 책정해 버린 것이다.

이게 첫번째 문제이다.

또, 보험제도가 도입 되던 말던 그 의사가 환자에게 행하는 행위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보험이 없었던 어제와 보험이 시행된 오늘의 행위가 달라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험 제도가 도입되면서 즉, “관행 수가”가 “보험 수가”로 바뀌면서 동일한 행위의 가격이 반토막이 났다.

즉, 관행 수가로 1만원을 받던 행위가, 보험이 되면서 5천원으로 깎였다는 것이다.

반토막이란 건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 일부 행위는 십분의 일로 깎였다.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실제, 1977년 6월 8일 최초로 '진료수가기준과 요양급여기준'을 고시했는데, 당시 보건사회부 기획관리실장은 국회 보건사회위원회에 "진료수가는 관행수가보다 약 45% 절감된 55%선으로 책정했다"고 보고했다.


1977년 당시 국회의사록







이렇게 보고한 국회 회의록은 지금도 존재한다.

의료 행위 자체에는 변화가 없는데 가격만 반토막낸 것, 이것이 두번째 문제이다.

미국에 오바마케어, 즉 전국민이 의료보험에 들도록 강제하는 법이 시행되었을 때, 의료기관의 수가가 깎인 바 없다.

미국은 포괄수가제(DRG)를 개발하고 최초 도입한 나라이다. 미국에서 포괄수가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수가를 후려쳐 깎았다는 이야기도 없다. 미국 의사들은, 전국민의료보험을 하던 말든, 포괄수가제를 도입하던 말던 동일한 서비스 가격을 받는다.

왜냐면, 보험이 없던 환자가 보험에 들었다고 해서, 가격을 바꿀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병원은 환자에게 받던, 아니면 보험사에게 받던, 같은 가격을 받으면 그만이다.

또, 미국은 DRG 를 단지 수가를 통제하기 위해서 도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DRG 를 설계할 때, 그 행위에 관련한 인력의 인건비를 제일 우선적으로 계산해 넣는다. 즉, 재료대가 깎이면 깎이지 의사, 간호사들의 인력 비용이 깎이지는 않는다. 그러니 미국의 의사들은 DRG를 확대하내 마내 하는 걸로 싸우거나 골치 아파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DRG 를 다빈도 질환의 진료비를 깍아버릴 요령으로 도입하였고, 진료비를 통제할 목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만일, 미장원 보험이라는 것이 생겨나서 30만원 짜리 파마 비용을 15만원 혹은 10만원으로 후려치면, 미장원 주인들이 가만 있을까? 그런데 의사들은 왜 가만히 있어야 하며, 실제 군소리 못하고 있는 걸까?

우리나라 건강보험 수가의 원가 보전율은 70~85% 선이다. 즉, 한 행위를 하는데 들어가는 경비가 100원이라면 이윤 10%를 붙여 110원을 소비자에게 받아야 할텐데, 공단에서는 70원만 인정하고 그것만 준다는 이야기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치킨 집에서 닭 한 마리를 튀겨 파는데 들어가는 닭값, 양념값, 인건비, 자리세, 광열비 등등을 따져서 한 마리 원가가 1만원인데, 이걸 7천원에 팔라고 하면 장사 하겠나?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데?

이 원가 보전율이라는 건, 심평원이 공개한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인데, 지난 2006년 12월 자료에 과별 평균 원가 보전율이 73.9%라고 명시 되어 있다.





이윤은 커녕 적자가 나는데, 어떻게 의료기관들이 망하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일까?

비급여가 살려 주었기 때문이다.

비급여란 병원에서 사용하는 물품이나 의약품, 의료 행위 중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 즉, 보험 급여 대상이 아닌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CT나 초음파 검사가 비급여에 해당하였다. 그래서 이런 검사를 받을 때는 환자들이 10만원에서 수십만원이 넘는 돈을 따로 내야 했다.

이런 비급여 항목은 보험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77년 이전의 관행 수가처럼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비급여 항목이 많으면, 건강보험 보장성이 떨어진다고 말할 수 있다. 보장성이란 총 진료비 중 보험이 커버해 주는 비율을 말한다.

현재 보장성 비율 즉, 보장률은 2013년 기준 63% 정도 된다. 즉, 총진료비가 100만원이 나왔다면, 이중 63만원은 건강보험공단이 지불하고, 나머지는 환자가 지불한다는 의미이다. 만일 보장률이 100%라면 환자 부담은 제로라는 의미가 된다.

아무튼, 의료기관이 원가 보전율 70% 대에서도 망하지 않는 이유는 비급여 항목이 나머지 30%를 커버하고 적어도 5~10% 정도의 이윤을 챙겨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비급여 항목이 별로 없는 과 특히 소아과, 내과, 외과 등등은 손해를 보전하기 어렵고 경영이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는데, 이들 과더러 살아 남으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하든 비급여 항목을 개발하고, 그걸로 부족한 원가를 채워넣으라고 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문제는 비급여 항목은 의료기관이 마음대로 정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비급여 항목은 보험의 영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법에 따라 건정심(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그 항목을 지정한다. 이를 포지티브 리스트라고 하는데, 일일이 항목을 나열하여 지정하고, 그 항목에 들어 있지 않은 모든 비급여는 “임의 비급여”라고 하여 만일 임의 비급여에 해당하는 서비스나 의약품, 재료 등을 환자에게 제공하고 이에 대한 값을 받을 경우, 환수 당하고, 처벌받게 된다.

사방에 규제 폭탄이 깔려 있는 것이다. 자칫 실수하면 한 순간에 훅 간다.

이런 가운데 그나마 “합법 비급여”로 병원과 산부인과 의원 등의 생명줄 같았던 초음파 검사가 비급여에서 급여로 전환되었다.

비슷한 CT, MRI는 2006년에 급여로 전환되었지만, 초음파는 많이 사용되는 검사이기 때문에 이걸 급여로 전환할 경우, 건보 공단이 지불해야 할 금액이 크다는 이유로 계속 미루어왔는데, 최근 건강보험 보장률이 계속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어 2013년부터 부분적으로 급여로 전환되어 왔다.

즉, 2013년 10월에는 4대 중증 질환의 경우 급여화가 결정되었고, 2015년 9월에 4대 중증 질환 의심환자로 확대되었으며, 2016년 10월부터는 이에 더해 임산부, 신생아(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시행되는 초음파)로 확대되었다.

이렇게 임산부와 신생아에 대한 초음파를 급여화하면서 임산부는 산전 진찰 7회 까지만 인정하기로 하여 논란이 되었고, 그나마 가격 또한 관행 수가의 50%로 후려치고, 신생아 경천문 초음파의 경우 20만원 정도의 관행 수가를 받던 검사비를 1만5천원으로 10%도 안 되는 가격으로 깎아 버렸다.

당연히 산부인과와 소아과 특히 소아과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병원들은 크게 반발 하였지만, 늘 그렇듯 반발에 그칠 뿐이다. 왜 의사들은 부당한 것을 받아들일까? 아마도 이게 부당한 착취임을 모르고 있거나, 돈 문제는 거론하기는 너무나도 고매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곧 초음파 급여화는 더욱 더 확대될 것이다.

그러면, 비급여 매출은 더욱 줄고, 원가 보존할 방법은 계속 줄어들고, 결국 적자에 허덕이다가 많은 의원, 병원이 쓰러지게 될 것이다.

만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러지지 않고 연명한다면, 그건 뭔가 새로운 비급여 항목을 개발하였다는 의미이며, 바꾸어 말하면, 환자들이 그 비급여 항목에 돈을 내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결국 누가 손해일까?

그 비급여 항목에 해당하는 진료가 그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것이길 바랄 뿐이다.



PS : 위의 내용은 개업 하였거나 경험있는 의사들은 대부분은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장황하게 쓰는 이유는 의료계에 종사하지 않는 국민들 즉, 의료 소비자들과 아직 보험 정책, 의료 정책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 전공의들이 읽어 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늘 주장하지만,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는 매우 잘못된 제도이다. 시작부터 잘못된 제도이며,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잘못되어 왔던 낡은 제도이고, 땜빵으로 일관한 누더기 제도이며, 지난 40년간 누군가의 피를 먹고 자란 제도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이를 바꾸어야 하지만, 무능한 정치권과 곤고하게 카르텔을 구성하고 있는 관변 단체, 시민사회단체와 학자들이 있고, 의료계가 깨어나지 않는 한 허망할 뿐이다.


2016년 12월 2일




Thursday, December 1, 2016

보험사의 건강관리서비스, 뭐가 문제일까?







만일 보험사들이 가입자 즉, 고객을 대상으로 건강관리서비스를 한다면, 그 목적은 뭘까?

첫째, 가입 고객들이 보험 청구를 하지 않게 하려면, 건강해야 하므로,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고, 그 만큼 보험청구를 줄이도록 하고자 함이 그 목적일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보험사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민간 보험 업계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민간 보험 시장을 포화 상태이며,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는데, 이는 바로, 보험과 건강관리 결합 상품이 될 것이다. 상품의 경쟁력은 얼마나 능동적이며 상품성이 있는 건강관리를 갖다 붙이냐로 결판날 것이다.

그러나, 보험사가 수익을 내든 말든, 새로운 시장을 만들던 말던 이걸로 국민들이 좀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도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한편, 정형선 교수는 딱히 틀린 주장을 한 것도 아니다. 현재 실손형 보험이 건보 재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주장은 여러 차례 반복되어 문제 제기된 바 있다.

그럼에도 정형선 교수의 주장이 거슬리는 건, 그가 정확하게 건강보험공단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목적이 무엇이든, 그 결과가 어떻든, 건보공단은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으며, 특히 건보가 민간보험과 같은 선상에 있거나, 비교되는 것을 참을 수 없다.

왜냐면 건보는 독보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유일한 보험 기관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건보는, 만일 지금 밀리면, 언제가는 다보험 체제로 갈지 모른다는 위협감을 받을 수도 있다.

기사만으로는 다 알 수 없지만, 아마 이 토론회에서 정 교수는 강렬한 어조로 건보의 이 같은 입장을 대변하였을 것이다.

사실, 지금도 보험사들이 건강관리서비스를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하지 못할 바가 아니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건강관리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만들고, 검진센터나 의료기관에 의뢰하여 가입자의 초기 검진을 대행토록 의뢰하고, 상담원을 배치하여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의료 행위가 아니라면 하등의 문제가 없으며, 채혈, 검사 등 의료행위라면 의료기관에 의뢰하면 된다.

그런데, 왜 이런 토론회를 했을까?

보험사들에게는 법이 문제가 아니라, 좌파 시민단체와 정부와 의료계의 눈치와 정서가 문제인 것이다.
소위 떼법 때문에 이걸 눈치보느라 누구도 선듯 나서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보험사들이 건강관리서비스 결합 상품을 내놓고 이를 마케팅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현재로는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면, 정 교수가 주장하는 바, 즉, 건보의 유일성, 독보성 등이나 보험사들의 건강관리서비스나 모두 왜곡되어 비틀어진 국내 의료보험 체계(건보체계가 아니다)에 편법과 또 다른 편법을 덕지덕지 붙여 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근본적으로 바로 잡지 않고, 또 어떤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건, 비정상의 비정상화를 가속화할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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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