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26, 2017

트럼프는 전쟁을 하기 위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할까?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최근 사드 장비의 반입이 끝났고, 이르면 이달 말 혹은 늦어도 내달 초에는 시험 가동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와 조속한 전개를 위해 환경영향평가 등도 생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이 북폭을 감행할 경우, 사전에 준비해야 해야 할 몇 가지에 대해 이미 언급한 바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사드 배치의 완료이다. 사드는 미국 정부가 핵 위협으로부터  주한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는 25,000~30,000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10만명이 넘는 미국 시민권자들에 체류 중이다. 따라서, 만의 하나 북한이 핵미사일로 도발할 경우, 미국 정부가 이들을 위한 사전에 어떤 안전책을 확보했느냐는 중요한 논점이 될 수 있으며, 미국 행정부의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드는 한국에 있는 미국 시민 특히, 현재 주둔 중인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예산으로 설치하는 방어 무기이며, 사드 배치가 끝나기 전에 전쟁을 시작할 수 없다.

전쟁을 위해서는 그 외에도 한반도 인근의 무력 전개, 의회의 승인와 국제 사회의 인정, 미국 시민들의 한반도 소개 등이 필요하다.

유럽에서 히틀러가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이후, 여러 번의 국제 전쟁이 있었는데, 이중 태평양 전쟁, 한국 전쟁, 2003년 걸프전의 특징은 전쟁 선포없이 시작된 전쟁이라는 것이다.

일본군의 하와이 공습은 비밀리에 시작되었고, 당연히 선전 포고는 없었다. 1950년 북한의 남침 역시 선전포고 없이 급습으로 시작되었고, 미국의 이라크 침공 역시 그랬다.

선전 포고(Declaration of war)는 국제 사회에 암묵적인 전쟁법 즉, 전시국제법(jus in bello)에 명시되어 있지만, 사실상 전쟁 개시 전 선전 포고가 개전국의 의무라고 보기는 어렵다. 즉, 선전 포고를 하지 않았다고 전시국제법을 위반한 전범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선제적 공격, 기습 타격이 중요한 현대전에서 미리 선전 포고를 하고 전쟁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선전 포고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사실상 “~~~ 하면, 무력대응하겠다.” 라거나 “~~ 하지 않으면 강력대응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일종의 선전포고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5일 북한은 노동당창건일을 맞아 수 킬로미터의 해안선에 300 여문의 자주포를 배치하고 사상최대 규모의 타격 훈련을 했는데, 북한은 이를 ‘시위’라고 표현했으며, 칼 빈슨 항모를 상대로 하는 것으로 비춰졌다.

이같은 시위는 북한이 의도했던 아니던, 미국으로서는 미국의 전략 자산을 위협하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 미국은, 북한이 IAEA의 핵 사찰을 거부하고, 사찰단을 추방한 것을 선전포고로 간주했다.

미국은 북한이 선전포고한 것으로 보고 대응 전쟁을 전개할 수도 있지만, 미국이 전쟁을 개시할 수도 있다. 이때는 미국의 선전포고가 필요해 보인다.

미국은 헌법에 따라 타국에 선전 포고할 권리를 미 의회가 가지고 있으며, 미국 대통령이 전쟁을 개시할 때는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 헌법이나 다른 어떤 법에도 의회가 어떻게 선전 포고를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으며, 실제 미국 의회가 타국에 선전포고를 한 건 1942년 불가리, 헝가리, 루마니아에 대한 전쟁 선언이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미국 의회는 직접 선전포고 하지 않는 대신, 미국 대통령에게 “군사력을 사용할 권한 (authorization to use military force)”을 부여하고 개전 이후 의회의 사후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2003년 이라크 침공 역시 이 같은 절차에 따랐다. 다시 말해, 원칙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은 언제든지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으며, 사후 승인받으면 된다는 이야기이다.

심지어 국가로 규정할 수 없는 집단에 대한 전쟁도 감행할 수 있다. 이는 9/11 사태 후 미 의회가  대통령에게 “Authorization for Use of Military Force(AUMF) Against Terrorists”를 승인함으로 테러 집단과도 전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미국 의회의 승인 없이도 전쟁을 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적국이 유엔 안보리의 결의 사항을 위반했을 경우이다. 즉, 유엔 안보리가 특정 국가에 대해 어떤 결의안을 채택하느냐는 전쟁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이사회 전원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유엔 안보리(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의 5 개국 상임이사국과 10개 나라의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보리 의장은 매월 돌아가며 맡게 되는데, 올 4월 의장국은 미국으로 Nikki Haley 미국 유엔주재 대사가 맡고 있다. 5월 의장국은 우루과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안보리 이사국 이사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우리가 논의하고 싶어하든 않든 상관 없이 북한은 세계를 향한 실제적 위협이며, 북한은 세계의 큰 문제로, 우리가 결국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북한에 대한 현상유지는 용납될 수 없으므로, 안보리가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추가적이고, 더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유엔 안보리는 수 차례 대북 제재 의결을 한 바 있는데, 더 강력한 제재 결의를 요구한 것이며, 이를 빌미로 전쟁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할 수 있다. 유엔 안보리는 28일 또 다른 제재 결의를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 26일 미국 상원의원 전원을 백악관에 초청해 대북 관련 합동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실제적으로는 대통령이 상원의원에게 대북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이지만, 형식은 상원 원내대표가 소집하는 브리핑 성격을 가진다.

이 브리핑은 비공개로 진행되며, 상원의원 외에 일체의 보좌관도 참석이 불허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의 필요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원에서도 같은 성격의 브리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은 비록 미국 대통령에게 “군사력을 사용할 권한 (authorization to use military force)”이 있다고 해도, 사전에 전쟁의 명분을 만들고 그 배경을 공유하기 위한, 다지기 작전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이렇게 절차에 신경 쓰는 이유는 단지 기습 공격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미국 선제적 선별적 타격을 하더라도, 북한은 곧 이에 반격할 것이며, 따라서, 환부만 도려내는 외과적 타격으로 그치지 않으며, 전면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만일 미국이 북한에 무력을 사용할 경우, 이 전쟁은 북미간 전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미국 간에 상호방위조약이 있는 것처럼, 북중간에는 중조 우호 협력 상호 원조 조약(중화 인민 공화국과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간의 우호, 협조 및 호상 원조에 관한 조약)이 있다.

이는 지난 1961년 김일성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체결된 것으로, 7개의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제 2조는 다음과 같다.

제2조 : 체약 쌍방은 체약 쌍방 중 어느 일방에 대한 어떠한 국가로부터의 침략이라도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모든 조치를 공동으로 취할 의무를 지닌다. 체약 일방이 어떠한 한개의 국가 또는 몇개 국가들의 련합으로부터 무력 침공을 당함으로써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에 체약 상대방은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

이 조항대로라면, 만일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면, 중국은 자동 개입할 수 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cheer up하며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실제 중국이 북한을 비핵화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때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 중국의 자동 개입을 막기 위해서는 유엔의 역할이 중요하다.

만일 중국이 상임이사국으로 포함된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또 다른 도발 혹은 전쟁 조짐의 경우, 무력 대응하겠다는 결의를 할 경우, 미국이 무력을 사용하더라도 중국은 북한과의 조약에 의해 개입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28일 유엔 안보리에서 이와 유사한 결의가 결정될 경우, 한반도 전쟁은 한 발자국 더 다가왔다고 볼 수 있다.

대선까지는 채 2 주가 남지 않았다. 그 2 주는 우리에게도, 김정은에게도 피가 마르는 시기가 될 것이다.


2017년 4월 26일







Tuesday, April 25, 2017

대통령의 자격











우리나라 대통령은 대개 두 가지 이유로 되었다.

첫째는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 준 경우이다. "성공한 쿠데타"도 사실 여기에 속한다.

우리 역사에 두 번의 군사 혁명이 있었는데 두번 모두 극심한 정치 혼란기 속에 있었고, 보다 못해 군이 나선 경우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있겠지만 내 생각이 그러하니 나를 설득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또 아래에 있는 대통령에 대한 평도 철저히 개인적인 느낌이니 이 역시 반론은 정중히 사절한다.)

첫째 경우에 속한 대통령은 건국 대통령 이승만, 부국을 가져다 준 박정희 대통령 그리고, 전두환 대통령 등이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 경우는 과거 공로를 국민들로부터 인정 받았거나 보상 차원에서 당선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소위 민주화의 공로를 인정받고 대통령이 된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분이 민주화에 어떤 공로를 했는지는 개인적으로 의문이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통령은 부모를 모두 총탄에 잃은 것에 대한 위로와 두분에 대한 추모의 댓가로 당선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확실한 비전을 제시했다기보다는 비전을 보여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기대여 당선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굳이 분류하자면 첫번째 경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런 기대는 여지없이 실망이 되곤 한다. 익숙한 일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도 두번째 경우라기 보다는 첫번째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공로로 인정받을 것이 없으니 일단 두번째에 해당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그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보아 당선되었는지는 의문이다. 희망을 본 이들이 있다면 일반 국민이라기보다는 386 운동권 출신들과 노사모들이었다고 하겠다.

즉 이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었겠지만 다른 대부분의 국민에게는 대통령이라고 하기에는 사실 좀 어색한 인물이었다.

어쨌든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된 분들에게는 다 이유가 있다.

그런데 이번에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들에게는 뭐가 있는지 의문이다.

그들에게 우리 국민들이 빚 진 것이 있나? 그들에게 보상 차원에서 혹은 인정할 공로가 있어 뽑아 주어야 하나?

혹은 뭔가 명징한 비전이나 희망을 제시하고 있나?

도대체 어떤 면을 보고 대통령 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또 그들을 위한, 그들에 의한, 그들만의 대통령을 뽑아야 할까?

역사적 경험적으로 볼 때 만일 국민들이 이들에게 빚진 바 없는데, 단 한 마디로 공감받을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것이 없다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

1번은 "적폐 청산"을 내세우며 노무현의 과거 영광을 다시 누리겠다고 한다. 공감 되는가?

2번은 보수 정권 수립이라기 보다는 "좌파 정부 수립 반대"를 내세운다. 좌파 정부가 들어서서는 안된다는 것에 공감하는 이들이 있지만, 이미 사회주의화된 이 나라에 이를 공감하는 수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궁극적으로는 4번 6번 11번도 마찬가지를 주장하므로 이들은 힘을 합쳐야 할 필요가 있다. 오로지 좌파정부 수립을 막기 위해.

그런데 3번은... 3번은 정체를 도무지 모르겠다.


2017년 4월 25일





Monday, April 24, 2017

트럼프 대통령의 얼르고 달래기 리더십









미국의 보통 가정에서 말썽부리는 개를 다룰 때, 때리거나 발로 차거나 소리를 지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개가 조금이라도 개선된 행동을 보이면, “Good dog! Good dog!” 하며 개를 어른다. 일종의 행동 강화 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개에게 그러듯, ‘Good boy!”라며 격려한다.

이렇게 cheer up하는 건, 부모나 교사나 운동 코치나 마찬가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인 지난 2월 “Thank you, @Samsung! We would love to have you!”라는 트윗을 날렸다. 당시 트럼프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미국에 제조 공장을 짓도록 압박하고 있었는데, 어느 온라인 매체가 삼성이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것이라는 추측성 기사를 올린 것을 링크하며 아예 삼성전자가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트윗을 올린 것이다.

3월 WSJ는 삼성전자가 미국 앨라배마 등 다섯 개 주와 부지 확보를 협의중인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이 보도가 나오자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삼성전자가 3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에 가전 제품 생산 시설을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삼성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삼성전자의 미국 공장 설립은 빼도 박도 못하게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종의 얼르고 달래기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을, 자신이 소유한 임대 건물의 불량 임차인 문제를 잘 해결하라는 듯, 마치 그 건물 관리인처럼 다루고 있다.

물론 그 불량 임차인은 북한이다. 북한은 제대로 월세를 내지 않으면서, 수도 파이프를 터뜨리겠다고 건물주를 협박하고 있다.

트럼프는 그 ‘건물 관리인’을 자기 별장에 불러 스테이크와 초코렛 케익을 먹이면서 친근한 척 하며, 한편으론 자신이 소유한 다른 건물의 또 다른 말썽 임차인의 엉덩이를 차 내쫓아낸 이야기를 하며 그 건물 관리인을 얼르고 달랬다.

트럼프 대통령은 46년생, 시진핑 주석은 53년생으로 아주 많은 나이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이 제 아무리 수퍼 초 강대국이라고 해도, 시 주석 역시 중화사상(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사상)으로 똘똘 뭉쳐있는 자타칭 G2 국가의 수장이다. 그러니 제 아무리 미국 대통령이라도 자신을 애 취급하며 얼르고 달랜다면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그런 불편함을 드러내지 못하게 아예 대못을 쳤다.

방송 인터뷰를 통해, 시 주석과의 케미를 드러내고, 자신은 시 주석이 좋으며, 시 주석 역시 자신을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Good boy!”라며 Cheer up하는 건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진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매우 적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과 한국과의 과거 역사를 설명하며, 북한은 다루기 어렵다고 말한 것은 엄살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걸 모를 리 없다.

따라서 진짜 목적은 두번째일 것이다.

그건, 중국이 해결하지 못했을 경우, 그래서 미국이 군사 행동 등 대북 제재를 했을 경우, 중국이 딴 소리를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너에게 신뢰를 보여주었고, 중국이 잘할 것이라고 전세계에 공언했는데, 결국 네가 못해서 우리가 나서지 않았느냐. 그런데 왜 이제와서 딴 소리냐!” 이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 즉,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나 희망은 전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 사실은 중국도 미국도 알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국은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자신이 해결하지 못했을 때의 대안 마련에 분주할 것이다.

지난 22일(토) 환구시보는 ‘북핵, 미국은 중국에 어느 정도의 희망을 바라야 하나’라는 사평(社評)을 통해 중국은 무력을 통한 한반도 통일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미 연합군이 38선을 넘어 북한을 침략해 정권을 전복시키려 한다면 즉각 군사적 개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에서 알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은, 미국이 북핵 시설에 대해 선별적 타격을 가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침공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은 북한을 완충지대로 놓기를 원하며, 최악의 경우 미국의 북핵에 대한 선별적 타격에 동의하더라도 미군의 북한 상륙에는 반대할 것이라고 예견해 왔다.

중국 정부가 과연 김정은 정권 교체를 반대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며, 환구시보의 기사는 북한과의 외교적 관계 때문에 ‘정권 전복시 군사 개입’이라고 쓰고 있다고 생각된다. 즉, 중국 정부의 진심은 북한 지역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일단 미국이 북폭을 감행할 경우, 전면적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매우 크며, 중국의 엄포는 결국 무산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만일 김정은이 또 다시 ICBM 시험 발사나 핵실험과 같은 도발을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중국에 대해 “실망(disappointment)”이라는 단어를 쓰게 될 것이다.

‘Good dog!’이라고 cheer up 해 주었는데도 말썽을 부리는 개에게 몽둥이 질을 하지는 않는다. ‘Good boy!’라고 격려해 키운 자식이 말썽을 부린다고 빰을 때리지도 않는다.

그건 내 자식이고, 말을 못 알아듣는 미물인 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의 자식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도 아니다. 따라서 실망에는 댓가가 따를 것이다.


2017년4월 24일




Wednesday, April 19, 2017

트럼프 행정부의 새 대북 정책 “최대 압박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








지난 17일(현지 시간),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 전략을 “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이라고 발표했다.

언론은 이를 “최대 압박과 개입”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Engagement를 개입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교전 혹은 전쟁”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최대 압박과 개입”은 일종의 양동작전으로 중국 등을 통해 압박을 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력 사용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두 전략은 독립적이거나, 상호 보완적일 수 있다. 즉, 무력 시위를 통해 압박을 강화하거나, 역으로 압박을 통해 전쟁으로 나서게 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전략 “최대 압박과 개입”의 궁극적 목적은 물론, 북한의 비핵화이다.

일각에서 언급되는 김정은 정권 교체 (혹은 참수 작전)는 비핵화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해, 김정은이 순순히 비핵화에 동의한다면, ‘목숨만은 살려줄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은이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을 통해 핵 무기를 포기할지는 의문이다.

북한은 이제까지 자신들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이유가 미국이 북한을 핵으로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미국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발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ABC 방송의 “This week”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비핵화한 한반도를 원하지만, 북한 정권을 교체할 목표는 없다”는 발언을 하였고, 국내 언론은 이 말만 강조해 마치 미국이 북한 정권을 교체할 계획을 원래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처럼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의 요지는 “북한은 미국이 북한의 정권 교체를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한 바 없다. 따라서 북한의 핵개발 이유는 허위의 사실이다. 미국이 원하는 건, 북한의 비핵화이다.”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해석할 때, 미국과 북한이 서로 추구하는 바가 같은 건, 양국 간의 평화 공존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지 않는다고 보장한다면, 북한도 무력 도발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는 다르다. 북한의 목표는 미제로부터의 남한의 해방, 즉 적화통일이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이 서로 추구하는 바가 서로 다른 건, 평화 유지를 위해, 미국은 핵을 포기 (즉, 비핵화)하라는 것이며, 북한은 비핵화할 수 없으며, 비확산하겠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북한은 현재 가지고 있는 핵을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더 만들지는 않겠다고 주장할 것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평화협정을 조건으로 핵을 동결 즉, 비확산하겠다는 주장을 펼친 적은 없다. 그러나, 비핵화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분명하다.)

미국 일각에서도 북한이 비핵화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비확산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왔다. 그러나, 이 주장은 소수 의견일 뿐, 미 공화당이나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매우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미국과 북한은 각자가 추구하는 바가 서로 다르며, 그 간극은 좁혀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우선 취할 수 있는 태도는 “전략적 인내”로의 회귀책이다. 일견, “최대 압박과 개입”은 전략적 인내의 다른 표현일 수도 있다. 왜냐면, 압박과 개입은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그 전 행정부에서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 정책이 전략적 인내로 회귀하는 것이 아닐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선, 전략전 인내는 폐기되었다고 수 차례 반복해 주장한 바 있고, 북이 특별한 도발을 한 것이 아닌데 강한 어조로 북을 압박하고 무력 전개를 하는 것으로 볼 때 그렇다는 의미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의 전통적 패권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즉, 무력 전개를 통한 압박과 동시에 대화를 통한 굴복이 그것이다. 사실 “최대 압박과 개입”은 이 전통적 전략의 다른 표현일 수도 있다.

따라서, 여전히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문제는 누구 그 대화 창구가 될 것이냐 하는 것이다. 현재 북미간 대화 채널은 없다. 있다면 유일하게 유엔 주재 북한 대사 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그와 대화하지 않는다.

가능성은 중국이 중간에서 대화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인데, 미국이 그 메신저를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고, 김정은이 순순히 압박에 굴종하며 미국의 뜻대로 비핵화에 동의할지는 더 더욱 의문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이리 저리 뒤집어 생각해도 대화를 통한 타협이 미국의 전략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남은 건 개입(Engagement)뿐이다.

언론은 이미 15일 경, 백악관이 군사적 옵션을 검토하고 그 옵션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16일 VOA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방한하여 황교안 대행을 만나 '최고의 압박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으로 명명된 미국의 새 대북정책을 설명할 것으로 AP통신과 CNN방송이 보도하였다고 기사를 내 보냈다.

그러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황교안 대행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에 대한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유는 두 가지일 것이다. 둘 사이에 관례적이고 외교적인 대화만 하였을 가능성과 둘 사이의 대화 내용이 극비 사항이므로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그것이다.

우리는 백악관이 검토한 군사적 옵션에 대해 황 대행에게 동의를 구하거나 설명하지 않을까 추측한 바 있다.

만일 미국이 군사 행동에 나선다면 명색이 동맹국인 한국 정부의 수반에게 사전에 동의를 구하거나 설명하는 모양새를 갖추었을 것이기 때문이므로, 이는 합리적 추정이라고 할 수 있다. 최소한 펜스 부통령은 미국이 군사 행동을 할 가능성에 대해 열어 놓았을 것이다.

실제, 두 정상은 회담 직후 공동 발표를 했으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변함없는 지지와 함께, 북한에 대한 모든 옵션은 테이블위에 올라와 있다면서, 북한의 어떠한 공격도 압도적인 대응에 의해 대처할 것이라며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 이 같은 발언은 일견 형식적이고 일반적인 발언일 수 있지만, 백악관의 군사적 옵션 수행에 대한 직설적 표현일수도 있다.

즉, 북한이 도발하면, 대응 즉 개입(Engagement)하겠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쟁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손자병법에서도 “적군을 온전하게 두고 이기는 것이 최상책이고 적군을 격파하여 이기는 것이 차선책이다.”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세상사를 모두 최상책으로 끝내기는 어렵다. 어쩌면 미국은 차선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2017년 4월 19일




Saturday, April 15, 2017

백악관의 군사적 옵션에 대한 평가는 무엇을 의미하나?










VOA(Voice of America)는 미 정부가 투자하여 만든 매체이며, 일종의 심리전 수단으로 활용되는 매체이다.

매체 규모나 인지도를 놓고 보면, 뉴욕 타임즈, WSJ, 워싱턴 포스트 등 다른 민영 신문사나 매체에 비해 보잘 것 없지만, 정부 기관이기 때문에, 여기에 속한 기자들의 취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때로 미국 정부의 필요에 의해, 공개 브리핑이 아닌 우회적 정보 전달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대개 이런 경우는 "익명의 고위 관리"의 입을 빌어 보도하게 된다.

오늘, VOA는 "익명의 고위 관리"의 입을 통해, "백악관이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고 보도하였다.

보도 핵심은 "대통령과 부통령은 짐 매티스 국방장관과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 그리고 전체 국가안보위원들과 군사적 옵션을 놓고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군사 옵션에 대한 평가를 이미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사 옵션의 정체는 무엇이며, 군사 옵션에 대한 평가란 뭘 의미할까?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미국 정부가  대북 군사 행동을 하겠다거나, 김정은 정권의 정권 교체를 하겠다는 등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할 수는 없다. 자칫 잘못하면, 이를 선전포고로 오판하고 도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 같은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다면, 오히려 이는 압박을 위한 블러핑이라고 봐야 한다.



2017년 4월 14일 페이스북




지금까지 백악관의 공식 입장은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는 것이며, 그 중에는 군사적 행동이라는 옵션도 포함되어 있음을 밝혀왔다.

바꾸어 말해, 군사 작전을 할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는 애매한 태도를 취한 것이며, 이런 태도를 견지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하겠다.

기사에 언급된 "군사 옵션을 놓고 협의한다는 것"과 "군사 옵션에 대해 평가한다"는 건, 무력 전개를 어느 범위까지 할 것인지, 초기 타격을 위해 어떤 전략 자산을 전개할 것인지, 군사 작전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 (즉, 핵시설만 파괴, 정권 교체까지 확대, 혹은 전면전으로 확전 등등) 등등의 여러 전쟁 시나리오를 만들고, 각각의 시나리오를 실행하였을 때, 미군의 피해와 민간인의 피해 범위 등을 계산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봐야 한다.

이들 옵션의 검토와 평가에는 전술 핵 사용에 대한 사항도 분명히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4월 14일 페이스북





전쟁을 시작하고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여러 카드를 쥐고 있다가 상황에 맞게 그 카드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행정부 수뇌들은 최근 반복해서 "군사 행동을 감행할 때 미리 예고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11일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빗대 모슬 함락 작전 4개월전부터 군사 작전을 하겠다고 떠들어 그들이 대비할 수 있게 해 주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사전에 예고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백악관은 선제 타격을 할 경우, 이를 사전에 공지하지 않는다는 내부적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봐야 한다.

선제 타격 (사실은 예방적 전쟁)은 상대가 눈치채지 못했을 때 급습하는 것이므로, 당연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당연한 것이 이런 저런 이유들로 잘 지켜지지 않는다. 일본 정부도 사전에 알려달라고 하고 (미국이 이에 동의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사실 무근으로 밝혀짐), 우리 정부도 사전에 협의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만일 테이블 위의 옵션이 우리의 예측과 다르게 군사 작전이 빠져 있다면, 이런 보도나 백악관의 이 같은 반응은 있을 수 없다.

북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세습 독재 체제는 70년 가까운 암적 존재이며 미국의 앓는 이였다고 할 수 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 김정은을 제거하고, 한반도 통일을 이룬다면, 루즈벨트 이후 최고의 업적을 쌓는 대통령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모를 리 없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은 수 많은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였지만, 완벽하게 성공한 전쟁은 없었다. 한국전, 베트남전, 걸프 전 등등 모두 절반의 승리에 그쳤을 뿐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서의 전쟁과는 양상이 다르다. 한반도는 우선 전쟁 지역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중동처럼 지역이 넓거나 확장적이지 않으며, 러시아와 중국, 남한에 둘러 쌓인 제한적 지역에서 밀집된 형태의 전투를 치루게 된다.

물론 지형이 험하고 산악이 많아, 북한군이 산악으로 흘러들어가 게릴라 전을 벌일 경우 전쟁은 길어질 수 있지만, 수뇌부를 제거하면 이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투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속전속결을 위한 전략을 짜야 하며, 초두에 대량의 물량전을 전개하여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핵심 시설을 공습하고 수뇌부를 제거하는 양동 작전을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하게 될 것이다.

시나리오는 설계이며, 설계가 끝나야 자재 (인력과 전략 자산)를 준비할 수 있다. VOA가 언급한 군사 옵션에 대한 논의와 이에 대한 평가는 바로 이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 같은 군사 옵션의 검토는 거의 마무리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미국 정부의 안을 가지고 황교안 대행과 협의하기 위해 미국 부통령이 방한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물론, 황 대행에게 미국 정부의 안을 모두 오픈하지는 않겠지만, 한국 정부에게 동의를 구할 것과 협조를 구할 것에 대해서는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황대행이 "전쟁 절대 불가"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면, 백악관의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될 것이다. 따라서, 다음 주 초엔 미국의 시나리오가 완성되고, 이에 따른 추가 전개가 마무리되면 모든 준비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 그 시기는 대략 25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꾸어 말해, 25일까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큰 사변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2017년 4월 15일







Thursday, April 13, 2017

시진핑이 “약속대로” 트럼프에게 전화를 했다는 의미








어제 (12일. 수) 한국 시간 오전에 있었던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간의 통화가 헤드라인으로 뉴스를 장식하면서, 정상회담 5일 만에 두 정상이 다시 통화한 이유에 대해 의문이 있었다.

그 전날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한 언론사(Fox Business)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상 회담의 속내와 칼 빈슨 항모 전단을 한반도로 향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칼 빈슨 호의 전개를 “Armada”를 한반도에 보냈다고 표현했다. Armada는 Naval fleet을 의미하는 스페인어이며, 16세기 영국으로 출격한 스페인 함대를 의미하는데, 지금은 “무적 함대” 쯤으로 해석된다.

그는 칼 빈슨 호를 한반도에 보낸 직접적인 언급은 회피하면서 미국의 군사력에 스스로 놀라는 척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등도 칼 빈슨 호의 전개가 북한에 대한 무력 대응을 위한 것이 아니며, 단지 호주 훈련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 즉, 일상적 행동이라며 칼 빈슨 호를 둘러싼 억측 (즉, 미국이 무력 대응을 준비 중이라는)을 무마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 수뇌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칼 빈슨 호가 마땅히 갈 곳이 없어 한반도 인근에 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트럼프 행정부는 애써 의혹을 가라앉히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인터뷰에서 시리아 폭격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만찬 후 디저트를 먹기 전에 시리아 폭격을 명령했고, 시진핑과 함께 디저트를 앞에 놓고 “뭘 좀 설명할게 있다.”고 말을 꺼냈다고 한다. 그리고는 미 해군이 시리아 공군 기지를 향해 토마호크 미사일을 쏘았다고 말했고, 그러자 시진핑은 10 초 정도 얼어붙은 후, 시 주석은 통역에게 미국 대통령이 한 말을 다시 말 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시 주석은 믿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을 것이며,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폭격을 명령한 자신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는 듯 인터뷰에서 반응을 보였다. 그는 “It's so incredible.  It's brilliant.  It's genius.”라고 했는데, 이건 미국 무기 시스템에 대한 찬사였지만, 사실은 자신의 전략에 대한 찬사로 보인다.

시 주석은 어쩌면 속으로 “이런 미친 놈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면서, 덩샤오핑의 가르침 즉, 중국의 전통적 외교책 중의 하나인, 냉정관찰(冷靜觀察 : 냉정하게 관찰하고), 침착응부(沈着應付 : 침착하게 대응한다)를 마음 속으로 수백 번 되새기고 있었을 것이다.


참고 자료 : 당신이 몰랐던 중국의 외교 전략

참고 자료 : 시진핑의 외유 전술



미중 회담은 이렇듯, 트럼프 시나리오에 따라 트럼프 감독의 연출대로 일방적으로 흘렀다고 볼 수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첫날 15분으로 예정된 만남이 3 시간으로 연장되었고, 그 다음 날도 15분 예정의 미팅이 2 시간이나 늘어졌다며, 자신은 시 주석이 무척 좋으며, 둘 간의 케미도 좋았고 (We had a great chemistry.이라고 했다가  I mean at least I had a great chemistry. 라고 번복.), 시 주석은 원래 자기를 좋아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자기를 좋아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시 주석도 같은 생각인지는 의문이다.

추측컨대, 도광양회(韜光養晦 : 자신의 능력을 노출하지 않으며 실력을 기르고), 절부당두(絶不當頭 : 결코 우두머리로 나서지 않는다) 의 미덕을 지키고 있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이퍼되어 있으니, 시 주석은 적당히 겸양의 모습을 보이며 맞장구를 치고 있어야 했을 것이다.

어쨌든, 미중간 회담은 미국보다는 중국이 원하는 것이 더 많았고, 게다가 중국은 미국이 원하는 것을 들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케미”가 좋아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통 크게 중국을 환율 조작국의 멍에에서 벗겨 주었다. 이 같은 발표는 어제 (12일) 시 주석과의 통화 이후에 발표된 것이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으로부터 만족할만한 답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면 오해이다.

사실, 두 정상 간의 통화 이후, 왜 또 통화를 했는지, 무슨 대화가 오고 갔는지에 대한 의문 뿐 아니라, 과연 누가 전화를 걸었을까도 의문이었다.

그런데, 12일 VOA는 이에 대한 보도를 냈다.

보도에 따르면,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시진핑 주석이 약속대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고 발언한 것으로 되어 있다.

즉, 전화를 건 당사자는 예상대로 시진핑 주석이며, 이 전화는 약속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주 미중 회담 기간 중, 미중 회담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양국은 자신의 입장을 말하고 상대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으로 특별한 결론없이 회담을 마치게 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돌아가는 시진핑 주석에게 질문을 던질 것이며, 귀국 후 논의하여 그 답을 달라고 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참고 자료 : 미중 정상 회담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

참고 자료 :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유추하는 방정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대로, 시 주석이 “약속대로” 전화를 걸었다면, 우리의 예측이 적중했다고 할 수 있다.

즉, 시진핑 주석은 미국에 갈 때보다 더 큰 숙제를 가지고 중국으로 돌아갔고, 귀국 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7인 회의에서 숙제에 대한 답을 구해, 이를 어제 (12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숙제 결과가 출제자의 마음에 들었는지는 의문이다. 시 주석은 통화를 통해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에는 변함이 없다”는 기존의 중국의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뀌지 않은 중국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왜 중국에 대해 환율 조작국의 부담을 덜어 준 것일까?

사실,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블러핑 즉, 뻥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3월 19일 “트럼프과 시진핑의 포커판이 열릴까?”라는 컬럼을 통해, 양국 정상은 자신들의 카드 (뻥카)를 레버리지로 이용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할 것이며, 서로 가진 카드로 블러핑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참고 자료 : 트럼프과 시진핑의 포커판이 열릴까?

참고 자료 : 2017년 4월 미중 정상회담 중 시리아 폭격의 의미

참고 자료 : Bennet-Hatch-Carper 수정법안과 환율조작국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가진 블러핑 카드 중 하나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으며, 이 뻥카를 통해, "유엔 결의의 의무를 하겠지만, 북핵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번복하게 만들 계획이었을 것이다.

환율 조작국이 뻥카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미국의 무역촉진법에는 상대 교역국의 환율에 대한 규정이 있는데, 이를 Bennet-Hatch-Carper 수정법안이라고 한다. 이 법안의 명칭은 이 법안을 발의한 미 공화당의 Michael Bennet, Orrin Hatch, Tom Carper 상원의원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이 법안은 미국을 상대로 교역하는 나라 중 상당한 무역 흑자를 내는 나라, 세계를 대상으로 교역하여 상당한 무역 흑자를 내는 나라, 자국 통화를 저평가하는 쪽으로 정부가 환율에 개입하는 나라의 환율을 분석하고 감시하여, 이를 제재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상대 교역국이 환율 조정을 하기 위해 외환 당국의 개입할 경우, 정부가 수출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불공정 행위라고 보는 것이다.

이 법에 따라 미재무부장관은 미국의 주요 교역국들의 거시경제정책과 환율정책에 관하여 상하원의 관련위원회에 적어도 180일에 한번씩 보고하게 되는데, 2016년 4월 보고서에 따라  환율조작 여부의 '감시 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등재된 국가는 한국, 중국, 일본, 독일, 대만, 스위스 등 6개국이다.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기 위한 조건은, 1) 200억 불 이상의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를 내면서, 2)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3)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경우(환율 조작을 위해 사들인 외화 자산 순매수액이 GDP의 2%를 초과할 경우)이며, 현재 이 기준에 모두 맞는 환율 조작국(심층 분석 대상국)은 없으며, 이 중 2개의 기준에 합당할 경우, 감시 대상국이 된다.

더욱이, 중국은 위 세가지 조건 중 1가지 조건에만 해당되어 사실상 감시 대상국에서도 제외되어야 할 형편이지만, 한 번 감시 대상국이 된 국가는 요건이 미달해도 두 차례 더 감시 대상국으로 분류해 개선 여부를 확인하기로 되어 있는 미 재무부의 규정에 따라 감시 대상국 리스트에 올랐을 뿐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지정 기준을 바꾸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중국 뿐 아니라 한국, 일본, 독일 등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게 된다.

따라서, 사실상 중국을 타겟으로 특례를 두고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는 한, 중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은 어려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미국이 무역, 통상 분야에서 중국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이 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여건 상 중국을 뻥카로 밀어붙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가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즉, 트럼트 대통령이 뻥카를 포기하고, 중국에 대한 유화 제스처를 한 것은 지금 중국과 무역 통상 전쟁을 벌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며, 그 판단에는 더 중요하고 위급한 우선 순위가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것은 북핵 문제의 해결이다.

우리는 과연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전쟁을 할 것인가 아닌가에 대해 관심의 촛점이 맞춰져 있는데, 분명한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칼을 뽑아 들었다는 것이다.

취임 100일이 되지 않은 지금, 칼을 뽑아 들고 그 칼 끝을 북한을 향해 겨누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대선 기간 내내 주장해 온 중국과의 불공정 무역에도 불구하고, 이를 자제해가며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시리아 폭격 역시 사실상 시진핑 주석에게 강력한 사인을 보이기 위한 쇼였다고 할 수 있다. 폭격이 일어나 시점을 볼 때, 또 그 폭격을 직접 시 주석에게 통보하며 그 반응을 즐긴 사실을 볼 때, 토마호크 폭격이 트럼프 대통령의 액션 쇼가 아니라고 부인하기 어렵다.

앞서, 미국 수뇌부들이 칼 빈슨 호의 전개를 애써 별 것 아닌 것처럼 둘러대고 있다고 했는데, 만일 일부 언론이 제기하는 바와 같이 칼 빈슨 호 뿐 아니라 미 해병 원정대들이 강습상륙함을 탄 체 한반도에 전개되어 있거나, 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면 이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즉, 북한을 무력 압박하기 위해 전략 자산을 전개하는 것과 실제 군 인력을 동원하는 것은 다르게 봐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반도 주변에 장비뿐 아니라 병력을 증강한 것은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단지 보여주기 위한 무력 전개가 아닐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것이다.

한편, 북한은 15일 태양절 (김일성의 105회 생일)을 맞이해 국제 외신 기자 등 200여명을 평양에 불러모았다. 이들은 15일을 전후한 행사에 참여한 후, 20일을 넘겨 귀국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이 안전하게 귀국할지 아니면, 전쟁을 취재하기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북한은 태양절을 전후해 핵 실험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미 준비는 완료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만일 김정은이 오판하여 핵 실험에 돌입할 경우, 미국이 어떤 태도를 취할 지는 불보듯 뻔하다고 할 수 있다.

또 만일 김정은이 미국의 눈치를 보고 핵 실험을 포기할 경우, 미국의 다음 계획이 무엇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한편으론 이 같은 사태(?)를 대비해, 명분 쌓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도 의문이다. 미국이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명분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즉, 핵 무기 뿐 아니라 화학 무기를 다량 생산하고 심지어 생산 기술과 무기를 해외에 판매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미국이 시리아 화학무기 재난 사태를 북한과 연계하여, 핵 실험과 무관하게 응징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7년 4월 13일









Wednesday, April 12, 2017

전쟁의 명분 (Casus Belli)








전쟁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전쟁의 명분이다.

이 명분은 구실이나 핑계(pretext)나, 원인(cause)이 아니라 타당성(justification)을 의미한다.

만일 전쟁의 타당성이 충족되지 않으면, 병사는 적군을 쏠 수 없다. 전쟁은 기본적으로 살인의 행위인데, 살인이라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극복하려면 이를 스스로 합리화할 수 있는 정당성과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국가가 이를 제대로 만들어낼 때, 제대로 된 전쟁을 할 수 있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의 명분은 대량살상무기 제거였다.

미국은 이라크가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대거 가지고 있어, 세계 안보를 위협하므로 이를 제거할 목적이라며, 이라크를 침공했다. 울트라수퍼특급세계제일 패권 국가인 미국의 정보 수준이 고작 그 정도였을까?

이라크에는 대량살상무기 따위는 없었고 (2004년 10월 미국이 파견한 조사단은 이라크에는 그런 무기가 없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결국 그 허위 정보는 이라크를 탈출한 재미 이라크인들이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해 만들어 낸 것이라고 밝혀지게 되었다.

헐리웃에서 만든 수 많은 이라크 전 소재의 영화들에서는 자신들이 중동 모래 사막에서 도대체 뭘 하는 건지 의아해하는 미군들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그들은 무기력에 빠져 있는 연기를 한다.

만일 지금 한반도 인근에 전략 자산을 전개한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전쟁을 한다면, 미국의 전쟁 명분은 무엇일까?

- 핵무기의 제거?

만일 핵무기의 제거가 목적인 전쟁이라면, 미국은 이스라엘이나 인도, 파키스탄과도 전쟁을 해야 했다.

- 반미 정권의 제거?

지구 상에 반미 정권은 북한 뿐이 아니다. 오히려 북한은 미제 타도를 외치지만, 한편으로는 북미 평화협정을 갈구하고 있다.

-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핵무기를 가진 반미정권의 제거?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지금 당장 그것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따라서 전쟁의 명분으로는 부족하다.

게다가, 만일 “장차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라는 단서를 붙이고 북을 공격할 경우, 이는 미국 패권주의의 침공으로 기록될 수 있다.

따라서, 무언가 더 가슴에 와 닿고, 누구도 거부하기 어려운 명분이 필요하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Humanity”를 언급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즉, 미국이 인류애를 실현하고,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주민을 박해하고 탄압하는 독재 정권을 붕괴시킬 전쟁을 한다고 하면, 이는 수긍될 수 있다.

사실이 그렇다.

우리는 미지의 전쟁에 대한 공포감을 가지고 있고, 전쟁으로 우리측 무고한 희생이 발생할까 우려하며,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할 뿐, 북한 주민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3만 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수 없이 북한의 비인류적 행위에 대해 증언하지만, 애써 외면해 온 것도 사실이다.

최근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은 한국의 동의없이 전쟁을 해서는 안되며, 그 이유는 한국이 피해받을 당사자이기 때문이라는 발언을 했다. 일견 주권 국가의 중요성을 강조해 보이는 듯 하지만, 그의 발언에서 북한 주민에 대한 배려나 그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아마도, 북한 주민에게는 이번 대선의 투표권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Humanity를 슬로건으로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킬 경우, 이 전쟁은 인간성 회복, 인류애의 실현으로 기록되는 첫 전쟁이 될 수 있다.

게다가 Humanity는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과 긴밀한 협의없이 개전하더라도 이를 용인시킬 만큼의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사실, 북한과 북쪽 주민은 미국이 안고 있는 커다란 업보이다.

6/25 당시, 압록강까지 진격했던 연합군이 중공의 참전으로 다시 후퇴를 거듭하였을 때, 해리 투르먼 미국 대통령은 전쟁을 지휘하던 맥아더 장군을 해임했다. 전선에 있는 사령관을 해임한 건 둘의 의견 차이가 컸고, 맥아더 장군이 번번히 백악관의 지시를 어겼기 때문이지만, 사실은 한국 전쟁에 대한 대통령과 맥아더 장군의 시각 차이가 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맥아더는 북한을 다시 수복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투르먼 대통령은 38선 교착 상태에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결국, 한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휴전 협정이 이루어졌고, 북한 주민들은 인질이 된 체, 고난의 시간을 무려 60년 넘게 보내야 했다.

이는 어찌보면 미국의 원죄라고 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전쟁의 명분이 단지 미국의 안보 때문이 아니라 그 업보를 풀겠다고 하는 것일 수 있다.

이 경우, 남한의 그 누가 이를 반대할 수 있는가? 과거 우리가 무기력했고, 안일하여 북쪽의 동포들을 60년 넘게 고통 속에 방치했는데, 지금 이 기회에 그들을 북괴로부터 해방시키겠다는데, 그 어떤 논리와 이유로 반대할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이 Humanity를 거론한 것, 틸러슨 장관이 토스카나에서 “전 세계 어디서건 무고한 이들에 대해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에게는 모두 책임을 묻겠다.”고 한 것을 예사로 여겨서는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Humanity를 전쟁의 명분으로 삼는다면, 이 명분(justification)은 무엇보다도 강력하다.

명분은 섰다.

결단이 남았을 뿐이다.



2017년 4월 12일



미국, 시리아 정책을 결정하다.








틸러슨 국무 장관이 러시아를 방문 중이다.

틸러슨 장관은 이태리에서 열린 G7 외무장관 회의를 마친 후 모스크바로 향했다. 모스크바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는 미국과 보조를 맞출 것인지, 시리아 정권을 끌어안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앞서 G7 회의를 마치기 전, 틸러슨 장관은 요르단과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UAE 등 중동 국가 외무장관들과 별도로 만났는데, 이들과 만나기 전, “러시아는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대한 지원을 포기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10일에는 다른 G7 장관들과 함께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의해 학살 당한 500명의 민간인들을 기리는 행사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전 세계 어디서건 무고한 이들에 대해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에게는 모두 책임을 묻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우리는 틸러슨 장관이 9일 ABC 와의 인터뷰에서 “아사드 대통령의 운명은 시리아 국민이 정할 것”이라며, 미국의 우선 순위는 IS 퇴치라고 말한 사실을 알고 있다.

같은 날,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9일 CNN에 출연하여 “시리아의 정권교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발언했으며, 미국 안보, 외교 수뇌부의 의견이 갈리는 것을 보면서, 백악관의 대 시리아 정책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곧 백악관 내에서 거친 토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G7 회의를 전후한 틸러슨 장관의 발언의 수위로 보건대, 미국은 시리아 정책을 어느 정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즉, 아사드 정권을 축출하기로 마음먹었으며, 그 이유는 자국민 학살이고, 무고한 자국민을 학살하는 그 어떤 정권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기로 결정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사실, 미국이 시리아 정부에 대해 칼날을 겨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리아 사태는 단순히 아사드 정권과 그를 반대하는 국민(이른바 반군)들 간의 싸움이 아니다. 독재 정권과 민주화를 바라는 국민들 간의 내전일 뿐 아니라, 수니파와 시아파의 싸움이며, 쿠르드 족과 터키와의 전쟁이고, IS과 반테러 연합군의 싸움이다. 또, 이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쟁탈전일 뿐 아니라, 이들을 원격 조정하는 러시아와 미국의 간접전, 나아가 파이프 라인을 둘러싼 파이프 라인 전쟁이기 때문이다.

관계자가 많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시리아 사태는 난제 중의 난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러시아에게 시리아에서 손을 떼라고 하는 것은, 러시아 더러 유럽의 에너지 시장에서 물러나라고 하는 것과 같다. 러시아가 시리아 편을 들고 있는 건, 시리아가 중동 국가들의 대유럽 파이프 라인을 막고,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만일 시리아에 친미 정권이 들어서거나, 수니파 정부가 들어선다면, 이는 곧 시리아가 사우디의 영향력 아래에 선다는 것이며, 사우디, 카타르, UAE는 유럽을 향하는 별도의 파이프 라인을 개설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자료 : 시리아 내전의 진짜 이유? -파이프 라인 전쟁-



이는 유럽 시장에 강력한 러시아의 경쟁자가 나타나 러시아의 시장이 축소되고, 러시아 경제가 타격을 받게된다는 것이며, 러시아는 이를 묵과할 수 없다.

따라서, 러시아가 미국으로부터 별도의 조건을 제시받지 않는다면, 결코 시리아에서 손을 뗄 수 없다. 그 조건이란, 유럽 시장의 안정적 확보가 될 것이다.

백악관이 알 아사드 정권 축출로 목표를 선회한 이유는 이렇게 추정할 수 있다.

1) 난제를 간단히 해결하자는 것이다.


실타래가 복잡하게 얽혀있을 때는, 일일이 실타래를 풀기보다는, 단 칼에 실타래 덩어리를 잘라 푸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시리아 사태의 근본 이유는 아사드 정권과 시리아 국민 간의 갈등이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미국이 애초에 목표로 삼았던 IS 축출은 그 자체로는 시리아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를 통치할 역량이 없다면, 물러나는 것이 맞다.

물론 아사드 대통령은 억울할 수도 있다. 그는 국제 사회가 지목하는 것처럼 시리아 국민을 학살하기 위해 화학 무기로 사용한 사실이 없을 수 있다. 또 그의 주장대로 화학탄을 이용해 칸 세이쿤 (Khan Sheikhoun) 마을을 폭격한 것이 아니라, 단지, 반군이 장악한 화학 무기 창고를 공습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무고한 주민들이 화학 무기에 의해 희생 당했다는 사실이다. 국제 여론은 그 사실에만 집중하고 있다.

만일 시리아 정권이 물러나면 시리아 사태의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수 있다. 반군의 무기를 회수하고 시리아 사태에 관련된 다른 요소들을 물러나게 하여 진정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고, 서방은 IS 퇴출에만 집중할 수 있다. 유럽은 쏟아져 들어오는 시리아 난민으로부터 한숨 돌릴 수도 있다.


2)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다.


시리아 사태는 미국의,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 외교와 전략에 대한 시험 무대가 될 것이다. 시리아 공군 기지의 폭격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강력한 지지와 찬사를 받았다.

많은 미국인이나 국제 여론은 미국이 아사드 정권을 내버려 두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만일 그런다면 말이다.) 특히 트럼프와 그 측근들이 러시아와 연루되어 있다고 의심하는 이들은 더욱 더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트럼프는 확실하게 선을 그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3) 북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로 활용할 수 있다.


북한을 감싸는 중국, 시리아를 감싸는 러시아는 여러 모로 닮은 꼴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와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시리아로부터 손을 떼라는 압박은 중국에게는, 북한에서 손을 떼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중국에게 북한의 가치는 러시아에게 시리아의 가치만큼 중요하지만, 어떤 면(경제적 측면)에서 시리아의 가치는 북한의 가치를 넘어선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일 러시아가 미국에 동의한다면, 중국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러시아가 미국에 동조(사실상, 굴복)하는 모양새를 취한다면, 중국이 미국에 굴복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있다.

물론, 미국의 정책 선회가 미국의 계획대로 이루어질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우선, 푸틴 대통령은 틸러슨 국무장관을 만나지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는 여전히 미국에 대응하는 세계의 한 축이고, 제국의 우두머리이다. 크레물린이 지나치게 순순히 미국에 동조할 경우, 푸틴의 리더십에 금이 생기고, 주변국이 동요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시리아를 포기할 경우, 지금도 어려운 러시아 경제는 더 나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만일 러시아가 시리아를 포기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러려면, 미국은 중동에서 또 한번 외교적 마법을 부려야 한다.

우선, 사우디와 카타르, UAE 등이 오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들 국가들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고, 그녀에게 막대한 투자를 했다는 루머가 있다. 이들이 클린턴에게 투자한 이유는 (정말 그랬다면) 명백하다.

만일, 아사드 정권이 무너질 경우, 이들이 오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은 수니파 정권이 들어서도록 노력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소요를 유도하며, 또 다른 내전을 야기할 수도 있다. 카다피 축출 (2011년) 이후, 6년이 되도록 리비아에서 여전히 제대로 된 정부가 들어서지 않았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혼란을 이용해, 미국이 러시아에게 보장한 “그 어떤 것”이 보장되지 않도록 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러시아는 즉각 반발할 것이며, 이 지역은 또 한번 요동칠 수 있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G7 말미, 러시아로 떠나기 전에 사우디, 카타르, 터키, UAE 등의 외무장관들과 별도로 만난 것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분명히 틸러슨 장관은 직간접적으로 미국의 계획을 공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정권을 무터뜨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미국이 즉시 군사 작전을 감행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사실, 미국이 한반도와 중동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미국의 최고의 weak point는 바로 미국 수뇌부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100일이 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요직에는 여전히 공백이 있으며, 각료들 역시 제대로 손발을 맞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취임 1/4 분기에 동떨어진 두 곳에서 동시에 전쟁을 벌이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트위터 등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단어가 있는데, 그건 “humanity” 이었다.







이 단어만큼 정책의 당위성, 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싶다. 만일 미국이 시리아를 침공하거나, 북한을 폭격할 경우, 그의 명분은 바로 humanity가 될 것이다.

그 앞에, 누가 반대하겠는가?


2017년 4월 12일


Monday, April 10, 2017

황교안 대행은 북폭을 통보받을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정말 전쟁이 나는 게 아닐까?

우리는 이미 지금처럼 전쟁 발발 공포에 이미 한 차례 휩싸인 적이 있다. 바로 1994년 6월 북한이 IAEA 탈퇴를 선언한 직후이다. 이를 1차 북핵 위기라고 하는데, 사실 1차 북핵 위기는 93년 북한의 NPT 탈퇴에서 시작되었다.

클린턴 행정부는 1994년 6월 13일 북한이 IAEA 탈퇴를 선언하고 사찰단을 추방시키자, 이를 선전포고로 받아 들였다.

그로부터 약 3일 동안 한반도에는 최고 수준의 긴장이 감돌았다.

미국은 한반도 주변에 무력 전개를 시작했고, 주한 미국 시민의 소개 작전(NEO)을 검토했다. 당시 한미연합군에는 작계 5027이 있을 뿐, 작계 5026은 없었다. 작계 5027은 북한이 남침했을 때를 가정한 전면적 작전 계획이고, 작계 5026은 1차 북핵 위기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다. 작계 5026은 선제적, 선별적 정밀 공중 타격을 의미한다. 이른바 Surgical strike라고 불리는 것이다.

대신 클린턴 행정부가 고려한 것은 일명 “오시라크(Osirak) 옵션”이었다. 오시라크는 프랑스가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에 건설하던 원자로 이름인데, 1981년 이스라엘은 바빌론 작전(Operation Babylon)을 전개하여 건설 중이던 오시라크 원자로를 파괴하였다. 이를 위해 8대의 F-16A와 6대의 F-15A를 동원했고, 16 발의 마크 84 폭탄을 투하하였다.


이스라엘 전폭기의 출격 항로




이 공습은 전쟁사에서 흔히 언급되는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의 대표적 예이다.

오시라크 옵션을 검토했다는 것은, 전면전 대신 영변 핵시설 등의 제한적 선별 타격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은 이 경우 북한이 반격에 나설 것이며 휴전선 인근에 무고한 피해가 상당수에 이를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선뜻 군사 작전에 돌입하지 못한 이유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오시라크 옵션을 시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퇴임 후 발표한 회고록에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그에 3주 앞서 (즉, 5월 경) 나는 전쟁이 일어날 경우 양측이 입을 막대한 피해 규모에 관해 정신이 번쩍 드는 보고를 받았었다.”

그 보고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소 수십만명에서 최대 백만명이 희생될 것이라는 보고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당시 페리 국방장관은 그 같은 막심한 피해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이 때, 주한 미 대사로부터 특사를 보내 김일성의 의견을 타진하겠다는 보고를 듣는다. 이에 대한 회고도 있다.

“1994년 3월 하순 북한의 심각한 핵위기가 시작됐다. 나는 전쟁을 불사하고라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결심했다. (중략) 그런데, 6월 1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 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 방문 용의를 밝혔다. 나는 앨 고어 부통령 및 국가안보팀과 협의 후 시도해 볼 만하다고 결정했다.”

백악관 내에서 지미 카터의 방북에 대한 열띤 논의가 있었고, 고어 부통령은 카터의 방북에 동의했고, 크리스토퍼  국무장관, 앤서니 레이크 안보보좌관 등은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미 카터의 방북은 당시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국 대사가 주선했다.


제임스 레이니 대사와 김영삼 대통령



그의 당시 회고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당시, 북미간 대화 채널이 없었는데, 미국이 이 같은 대화 채널을 만들지 않은 것은 북한과 공식적으로 직접 접촉을 하면 미국이 양보를 하기 위해 첫 걸음을 떼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군이 한국에 증강 배치될 경우 북한은 이를 미국이 1990년 이라크 침공과 비슷한 침공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 수 있었다. 김일성 주석은 미국이 이라크 침공 때처럼 군사력을 증강해서 북한을 궤멸시키도록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대화 채널이 없으므로 북한이 사안의 중대성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북측과 논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즉,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고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직접 접촉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제임스 레이니 대사가 특사로 생각한 인사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아니었다. 그는 당시 상원 군사위원장인 샘 넌 민주당 의원과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였던 리처드 루거 의원을 북에 보내기 위해 접촉했으나, 북한이 이를 거절했다.

그래서, 이미 2년 전 김일성으로부터 방북 초청을 받은 바 있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게 부탁했고, 그 결과 지미 카터의 방북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완전히 배제된 상태였다. 후에 김영삼 대통령에게 지미 카터의 방북에 대해 보고하자 불쾌해 했다. 이유는 대북정책의 주도권을 미국에 빼앗겼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주요 방송국에 북핵 위기에 대한 방송을 하라고 명령했고, 위기감을 느낀 시민들은 사재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미 카터가 김일성으로부터 IAEA 사찰을 다시 받고 핵 시설을 동결하겠다는 약속을 받아왔고, 무엇보다도 김일성과 김영상 대통령의 정상 회담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가지고 와 김영삼 대통령을 기쁘게 했다.

이후 제네바 협정을 맺으며, 1차 북핵 위기는 결국 끝났다.

그러나, 지미 카터의 선물은 공갈빵과 같았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석유를 공급받았고, 한미일은 KEDO를 설립해 경수로 원자로를 지어주었지만, 북한은 뒤로 핵물질에 대한 원심분리를 진행하며 핵무기를 개발하였다. 결국 2차 핵위기가 발생하며, 제네바 협정은 깨졌다.

더욱이 김영삼 대통령이 바라던, 남북 정상회담은 김일성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무위로 돌아갔다. 김영삼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바란 건, 이를 통한 남북한 평화 관계 유지라기보다는 김대중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1차 북핵 위기를 교훈으로 삼자면,

첫째, 국제 위기에 대응하는 미국의 전략은 크게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무력 전개로 압박하고, 다른 루트를 통해 상대를 굴복하는 병진 전략을 수 차례 써 왔다. 1차 북핵 위기에도 2대의 항모 전단 등을 동해에 전개하고 북한을 압박했다. 제임스 레이니 대사가 우려한 것은 이 같은 무력 시위를 김일성이 오판하여 북이 선제 공격하는 것이었다.

김일성이 굴복한 건, 철저히 미국의 군사력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움추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번 북핵 위기에서 미국이 과거와 동일한 전략을 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즉,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한편, 뒤로는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 말이다. 물론 그 가능성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둘째, 미국의 외교 군사 정책의 대상이 비록 한반도라할지라도,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김영삼 정부는 자신과 협의없이 지미 카터를 북한으로 보낸 것, 오시라크 옵션을 검토하면서 협의하지 않은 것, 미국 시민들의 소개 작전을 전개하면서(사실은 계획만 수립된 상태이며, 전개 작전은 없었다) 한국 정부와 협의하지 않는 것 등에 대해 미국에 불만을 터트렸다.

미국은 오시라크 옵션이나 비전투요원 소개 작전은 검토만 했을 뿐 실행에 옮기지 않았으므로 한국 정부와 협의할 사항이 아니라며 간단히 일축했다.

유사하게, 만일 앞으로 미국이 어떤 군사 작전을 전개하더라도, 이를 사전에 한국 정부와 협의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94년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미국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여러가지 옵션 각각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반응을 궁금해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반응을 타진하는 수준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설령 북한이 평화적 제스처를 하더라도 그것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차 북핵위기와 제네바 협정 이후에도 북한은 수 차례 핵사찰과 핵폐기를 거론하며 평화적 제스처를 취한 바 있다. 그러나 매번 협정을 깨지고, 북은 핵무기 개발의 진척을 보여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년 동안 북한이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고 한 발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의 심중에는 “그래도 한 민족인데, 전쟁보다는 평화적으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일단 이 고비를 넘겨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 결과가 오늘날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다시 한번, 북한 정권의 말을 믿고, 평화적으로 해결해 보자”고 주장하는 이는 색안경을 끼고 봐야 한다. 붉은 렌즈의 색안경 말이다.

자, 결론으로 들어가자.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폭을 결심하면, 이를 황 교안 대행에게 통보할까?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점은 항모에서 폭격기가 이륙한 다음이 될 것이다.

그럼, 사전에 협의할까?

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을 비판하거나, 우리 정부를 비난할 수는 없다. 이는 우리 정부가 무능하거나, 미국이 한국을 배제하기 때문이 아니기 때문이며, 오로지 전략적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전에 협의를 하건, 하지 않건 여론은 우리 정부에 대해 비난의 포화를 쏟을 것이 분명하다.

주권국가에서 헌법상 영토인 곳에 미국이 폭격하는 것을 사전에 몰랐다면, 몰라서 문제이며, 한미 공조에 결함이 있다고 말이다. 또, 한편, 사전에 알았다면, 왜 공격을 막지 못했느냐고 비난할 것이 분명하다.

어느 쪽이든, 정부나 황교안 대행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황 대행 입장에서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편이 낫다. 정치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2017년 4월 10일



미국은 북한과 평화 협정을 맺을까?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반도에 몇번의 전쟁 위기가 있었지만, 대부분 우리 정부 (사실은 박정희 대통령)이 시동을 걸고, 미국은 말리는 형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진지하게 전쟁을 생각한 건, 지난 93년 북핵 위기 때였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매우 심각하게 영변 핵 시설 등을 선별타격하는 문제를 만지작거렸고, 결국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급박하게 방북하며 사태가 종결되었다. 

일각에서는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화하여 전쟁을 막았다고 하지만, 당시 이 사건에 깊이 관여한 미국측 인사들의 증언과 회고록을 보면,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오히려, 당시 국내 언론 중 일부는 김영삼 대통령이 방송을 통해 위기를 촉진 했으며 그 덕분에 시민들이 불안감을 조성해, 사재기 열풍이 불었다고 보도하기도 한다.

지금의 북핵 문제는 되돌아가기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 

우리가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세 가지 방안, 즉, 평화회담, 전략적 인내의 연장, 무력 대응 중에서, 또 다시 미국이 전략적으로 인내하며 시기를 조절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남은 방안은 평화적 해결 혹은 전쟁이다.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미국이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김정은이 핵무기를 모두 폐기하는 것이다. 이 경우, 김정은은 정권을 연장할 수 있다. 물론, 핵무기 폐기에 따른 북한 내 반발을 김정은이 무마할 수 있을 경우이다. 

만일 김정은이 핵무기를 폐기하면,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은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 주게 될 것이다. 즉, 석유, 전기 등 에너지를 공급하고, 식량 원조를 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북한 주민의 인권이나 삶이 지금보다 나아지리라는 보장을 할 수는 없다. 

나아가, 미국은 북한과 평화 협정을 할 수도 있다. 

사실, 김정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김정은은 미국을 공격하기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가 원하는 것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하여 미국을 위기에 몰아넣고 이를 지렛대 삼아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의 평화협정은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핵은 가지고 있는 체로 하는 것이다. 

즉,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의 지위를 얻어내는 것이다. 

현재, 국제 조약에 따른 합법적인 핵보유국은 모두 미국, 소련(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국에 불과하다. 이 국제 조약은 바로 NPT(Non-Proliferation Treaty. 핵확산 방지조약)이며, 이 조약 초안에 대한 미소간 합의가 이루어진 1967년 당시를 기준으로, 이미 핵무기를 가진 나라만이 합법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NPT 조약 제 1조)

이들 핵 보유국은 핵무기의 판매를 금지 당할 뿐, 핵무기 개발, 연구, 실험, 제조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이후 핵 무기를 개발한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은 NPT 기준으로 보자면, 불법적인 핵 보유국이다. 이들 나라를 “사실상 (de facto) 핵보유국”이라고 하며, 이들 국가에 대한 핵보유국 지위는 국제 사회가 아니라 미국의 관점에서 인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미국에 의해 잠정적으로 용인(인도의 경우)되었거나, 자국 안보를 위한 자위권 차원에서 핵보유의 정당성에 따라 핵보유를 묵인(파키스탄과 이스라엘의 경우)된 것이다. 물론, 이들 나라는 미국이 인정하기 전까지 모두 핵 개발에 따른 경제 제재들을 받았고,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이들 세 나라가 미국으로부터 핵보유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건, 이들 모두 친미 정부를 가지고 있으며, 대미 우호 정책과 협력으로 미국으로부터 전략적 활용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역사적 관점으로 볼 때,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전략(핵을 모두 폐기)에서 비확산 전략(현재 보유한 핵을 인정. 즉, 핵보유국 인정. 다만 더 생산하는 것은 금지)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력이 있는 건, 평화적 해결이 아니면 전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전쟁을 하여 무고한 희생을 치루느니, 핵을 인정해 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는다는 북한의 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우선 미국은 “비핵화없이 대화도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즉,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모두 폐기하고 미국과 대화를 요청할 경우, 이는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며, 평화협정, 즉 상호불가침 협정을 맺을 용의도 있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북한 체제는 공고해지고, 한반도에는 두 개의 Korea가 지속되게 될 것이다. 

물론, 김정은이 핵을 모두 폐기하고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을 경우, 북한의 군부나 주민들이 동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핵은 김정은의 체제 유지 수단이며, 통치 수단이므로 그걸 모를 리 없는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리 없기 때문이다. 

만일 그가 힙합 바지를 입고, 금 목거리를 걸고, 한 손에 햄버거를 쥐고, 엘에이 코리아 타운 거리를 흐느적거리며 걸어다닐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미국의 방안은 오로지 하나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7년 4월 10일





Saturday, April 8, 2017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유추하는 방정식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회담 이후 매우 원론적이고 외교적인 수사만 늘어놓았다. 일각에서는 왜 공동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두 정상이 공동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이유는 회담 결과를 “알 필요가 없다”가 아니라, “알아서는 안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회담의 성과가 어떻든, 회담 결과 (성과가 아니다)를 외부에 공개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회담 주요 아젠다의 당사국 국민으로써는 회담의 내용과 그 결과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해서 그렇다.

우리는 몇 가지 상수를 통해 회담 결과의 미지수를 유추하기 위한 방정식을 풀 수 있다.

첫번째 상수.

지금 귀국 중인 시진핑 주석의 마음은 매우 복잡할 것이다.







그는 귀국 즉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 회담 결과를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무위원들은 특히 두 가지에 대해 질문할 것이다.

첫째, 미국의 통상 압력에 대한 확답을 얻었는가?
둘째, 미국은 북핵 해결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것인가?

이처럼 보고하고, 질문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 상수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미국은 중국에 대한 통상 압력을 면책하겠다는 어떤 발언도 한 바 없다. 오히려 미국 상무부 장관은 무역불균형을 바로 잡기 위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을 늘리고 무역 적자를 축소하기 위한 100일 계획을 수립하기로 합의했다고 하였다.

따라서 트럼프가 주장해온 중국에 대한 통상 압력과 환율조작국 지정 등은 여전히 살아있는 과제이며, 이에 대해 시진핑이 얻은 결과는 없어 보인다.

두번째 질문에 대해서 시진핑은 정확한 답을 모르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상무위원들이 들을 대답은 없다. 그러니 대답을 내놓을 것이 없는 시진핑의 마음이 복잡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추측컨대, 북이 비핵화하도록 중국이 나서줄 것을 요구받았겠지만, 시진핑은 원론적인 대답, 즉, 6자 회담을 통한 긴장 완화만 반복했을 것이며, 북핵 문제에 대해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을 것이다.

시진핑의 마음이 복잡했다면, 트럼프는 머리가 복잡했을 것이다.







회담 결과가 북에 유출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회담 결과 뿐 아니라 미국의 속내, 나아가 자신이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계획이 이 회담을 통해 드러날 경우, 이는 곧 김정은에게도 알려지게 된다는 것은 바뀌지 않는 사실이다. 이것이 두번째 상수이다.

따라서, 만일 시진핑이 트럼프의 의도대로 끌려 오지 않을 경우, 그것이 곧 미국이 북폭한다는 결과로 해석 되어서는 안 된다. 시진핑이 그렇게 해석하면, 첫번째 상수에 의해 상무위원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그 결과 트럼프의 속내는 그 즉시 김정은도 알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미국이 북폭하기 전에 북한이 오히려 먼저 도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회담 결과가 무엇이든, 트럼트 대통령은 상대가 애매모호한 결과를 가지고 돌아가도록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공개 되지 않았을 뿐, 회담 당사자들은 회담 내용과 결과를 알고 있는데, 어떻게 시진핑이 모호한 결과를 가지고 돌아가도록 할 것인가? 이것이 첫번째 미지수이다.

서로 웃으며, 잽만 날리다 가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에 맞지 않다. 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중 정상 회담에 쏠린 국내외의 관심과 기대가 절대적이므로, 이 회담을 상견례로 끝낼 수는 없다.

추측컨대, 트럼프는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어느 정도 예측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리 전략을 짜 두고, 대비책을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눈 여겨 볼 것은 Mike Pence 미 부통령의 방한 뉴스이다. 백악관은 부통령이 오는 16일(한국 시간) 서울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중요한 것은 발표 시점과 그 내용이다.

백악관이 부통령의 외유 계획을 발표한 것은 현지 시간 4월 6일 즉, 미중 정상회담 첫 날이다.

미국 부통령은 왜 한국을 오는 걸까? 이번 미국 부통령이 방문할 경우, 트럼프 취임 100 여일 만에 국방장관, 국무장관, 부통령 등 대통령을 제외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이 모두 한국을 찾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구금으로 한시적 대통령 권한대행만 있는데 말이다.

백악관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방한 목적이 부활절을 미군과 함께 보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또, 오는 김에(?) 황교안 대행과 정세균 의장을 만나고, 기업인들과 회동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번 순방은 한국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인도네시아, 호주, 하와이 등을 방문하며, 미국 시간 25일까지 무려 10일을 외국에서 보내게 되며, 더욱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 뿐 아니라, 그의 와이프와 두 딸을 동행하게 된다.



Family of Mike fence




일견, 수퍼 국가의 2인자의 휴가를 겸한 아태 지역의 자연스런 순방으로 비추어진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미국의 안보 위기와 중국 북한 등 동아시아의 긴장감, 시리아의 화학 무기에 의한 재난 등을 고려할 때, 정신 나간 것이 아니라면, 여유작작 여행할 때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럼 왜 지금 이 시기에 방한하는 것일까?

미군을 격려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황교안 대행과 긴밀한 대화를 위해서 라고 볼 수 있다. 그 긴밀한 대화는 이번 미중 회담의 결과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의 미국의 계획이 될 것이며, 미국의 계획을 실행하는데에 한국의 입장을 확인하려는 것일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부통령을 보내 한미 동맹이 흔들림 없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은, 미중 회담, 미일 관계 등을 보고, 한국이 왕따당하고 있다고 서운해하지 말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어쨌든 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가 한국이므로… 한국 사람들은 그런거 엄청 따진다는 거 잘 안다며…)

그럼 왜 부통령 순방 계획 발표를 미중 회담 중에 한 것일까?

미국 부통령이 연이어 여러 국가를 순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 개월전부터 순방 준비를 했음이 분명하다. 최소 1 개월전에 해당국과 협의하고, 의전과 경호 문제 등을 논의하며 일정을 짜야 한다. 따라서 첫 순방지인 한국에도 미리 알렸을 것이다.

따라서, 순방 계획 발표는 굳이 중국 주석이 와 있는 동안이 아니라, 그 전에, 혹은 회담 이후에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또,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회담 결과에 대한 브리핑과 논의가 뒷따를 것이라는 것도 상식이다. 그러나 순방 계획 당시에는 아직 회담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닌데, 왜 굳이 회담 중에 발표한 것일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백악관이 북미 회담 중 부통령의 외유 계획을 발표하였다”는 세번째 상수를 기준으로 억측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회담 결과에 대해 충분히 예측하였거나, 기대하지 않았으며, 회담 결과와 무관하게 독자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래서 회담 결과와 무관하게 부통령을 한국에 보낸다는 사인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순방 국가를 여럿 넣고, 가족과 동반하게 함으로써, 방한의 목적이 마치 여행 일정 중 하나로 인식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중국과 김정은의 긴장 완화를 꾀하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 김정은은 미중 회담으로 오금이 저릴 정도로 긴장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제 정신이 아닌 놈이 제 풀에 어떤 미친 짓을 할지 모른다. 미국은 긴장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때문에 부통령과 그 가족의 16일 방한 발표로 일단, 16일까지는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고, 또, 부통령의 귀국 예정이 25일이므로, “어쩌면 25일까지도…”라는 기대도 가질 수 있다.

다시, 첫번째 미지수로 돌아가 보자.

즉, 도대체 어떻게 시진핑이 애매모호한 결과를 가지고 돌아가도록 했을까?

답은 의외로 쉽다.

트럼프 대통령은 링 밖에서 의자를 집어 던지거나 욕설을 퍼붓는 등, 상대 선수에게 겁을 준다음, 연이어 잽을 던지고, 상대의 반응을 읽었을 것이다. 또, 중국 공산당의 정치 구조와 시진핑 주석의 입장을 감안하여 시진핑이 원론적 답변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간파하고, 회담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대신, 상대 선수에게 공을 던졌을 것이 분명하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솔직히, 당신이 그 대답밖에 할 수 없음을 이해한다. 그렇다면, 돌아가서 내 제안에 대해 설명하고, 논의해서 답을 달라.”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동참하라는 것일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제스쳐를 보였을 것이다.






시진핑은 자신이 공을 건네받았음을 알고 있다. 때문에 자신이 트럼프에게 공을 돌려 주기 전에 미국은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것이다. 그 믿음은 상무위원을 통해 김정은에게 전달될 것이다. 김정은은 일단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답을 주어야 한다. 그 답에 따라 북한과 한반도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고, 덩달아 중국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시진핑은 복잡한 마음과 함께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자, 이제 방정식의 답을 구해 보자.

이번 회담은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났다. 시진핑 주석에게 공을 던졌지만, 그건 일종의 마스킹일 뿐, 정말 답을 원한 것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독자적인 행동을 해야 하며,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 독자적 행동은 크게 세 가지가 될 것이다.

첫째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김정은에게 획기적인 제안을 하며,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그건 마치 지난 93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김일성을 만나 긴장을 해소한 것과 같은 것이다.

즉, 미국 일각에서 주장하는 비확산 정책으로의 전환이다. 이 경우 북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북미간 평화협정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렇게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왜냐면, 트럼프는 클린턴이 아니며, 김정은은 김일성이 아니기 때문이며, 이를 선택할 경우, 미국 여론의 엄청난 후폭풍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기다리는 것이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ICBM을 만들었다는 증거는 없다. 바꾸어 말하면 아직은 본격적 위기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좀 더 시간을 두고 다방면으로 해결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이다. 어쩌면 진짜 중국이 비핵화에 나설 줄 수도 있다.

이 방법은 이를테면,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고 수 차례 공언한 바 있다.

셋째는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 명칭이 Surgical strike던 선제적 타격이든, 예방적 전쟁이든 상관없다. 일단 미국이 무력을 사용하면, 김정은에 대한 정권 교체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전면전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가 시리아에는 부담없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날리면서 북핵에 대해 머뭇거리는 건, 남한의 피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트럼프가 부담을 덜기 위해서 필요한 건, 미군의 확고한 입장이다. 물론 그 입장이란, 전쟁 피해를 최소화하는 작전에 대한 것이다. 대대적 폭격과 반격을 허용하지 않는 군사 작전이 수립된다면, 눈에 가시같은 김정은을 제거할 수 있다.

국방장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군사 참모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이미, 그들의 입장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2017년 4월 8일 




Friday, April 7, 2017

미중 정상 회담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







미중 정상 회담의 성과란,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이 핵을 포기하도록 중국이 나서주는 것이고, 중국의 입장에서는 통상, 무역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미국의 확답을 받는 것일 것이다.

성과가 있으려면, 중국의 경우, 시진핑에게 북한을 설득하거나 압박할 힘이 있어야 하고, 미국은 중국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을 근거와 명분이 있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중국이 충분한 근거와 명분을 주면, 통상 압력을 면책해 줄 힘이 있다고 할 수 있는 반면, 시진핑 주석을 어떨까?

중국은 시진핑이 독재하는 국가가 아니다. 중국은 일인 독재 국가라기보다는 일당, 즉 공산당 독재 국가이다. 반면 같은 공산국가인 러시아의 경우, 러시아 공산당보다 푸틴 대통령의 위력이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푸틴식 장기 집권을 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주석은 5년 임기이지만, 연임하므로 10년간 자리에 앉을 수 있다. 그러나 AFP 등 여러 외신은 시진핑이 집권을 연장하기 위해 2016년 중국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에 있는 베이다이허(北戴河)에 중국 지도부들이 모여 장기 집권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장기 집권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현재 상무위원회 위원은 시진핑을 포함해 모두 7명인데, 시진핑이 이들을 모두 포섭했다고 보기 어렵다.

중국 정치도 파벌화되어 있는데, 7인 상무위원 중 한 명이며, 과거 시진핑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현 중국 (국무원)총리 리커창은 이른바 공청단 파벌에 속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유엔의 북한 제재 결의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커창




친북파로 알려진 또 다른 상무위원이며, 국무원 부총리인 장더장은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였으며,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중국 공산당의 공식적인 북핵 해결 원칙 기조는 6자 회담을 통한 긴장 해소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시진핑 주석이 트럼트 대통령을 만족시키려면, 이 기조를 깨야 가능하다. 이 경우 자칫 잘못하면 시진핑 주석이 노리는 장기 집권은 물건너 갈 수도 있다.

만일 6자 회담이 아니라, 미국이 원하는 원유 파이프라인 중단 등 경제 제재나 압박을 약속할 경우 시진핑을 견제하는 다른 파벌이나 정치 조직으로부터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 압력을 면책하기 위한 명분이나 근거를 주기 위해 미리 내부적으로 정리해오지 않았다면, 시진핑은 트럼프의 그 어떤 회유나 압력에도 결코 쉽게 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회담은 그 어떤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두 정상 간의 우정은 쌓을 수 있겠지만...


2017년 4월 7일







정규재 고문께 충고를 돌려드리며










오늘, 미중 정상회담에 즈음하여, 정규재 한경 고문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제목은 "정규재의 글로벌 View; 美·中 대화, 원 코리아냐 투 코리아냐".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만나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려고 하고 있는 한편, (정 고문의 표현에 따르면) 북한에 대한 Surgical strike (외과수술적 타격)를 위한 전략 자산을 이미 한반도 부근에 배치해 놓고 있는데,

중국이(세컨더리 보이콧에) 동의하더라도, 북한이 핵을 포기도록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는데에는 최소한 1, 2 년이 걸리므로, 전략 자산을 그렇게 오랫동안 한반도 부근에 묶어 놓을 수는 없다.

즉, 하나는 2,3년이 걸리는 장기적 주제이고, 다른 하나는 내일이라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것이냐 아니면 저것이냐로 결정될 수 없다.

따라서, (정 고문의 표현에 따르면) 이 두 가지 사항의 타임 스팬(time span)이 서로 차이가 있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즉, Two Korea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따라서 (빠르면 이 달 중에라도) 메신저가 북에 갈 것이다. 메신저의 메시지는 핵을 내려 놓으면 미국이 김정은을 보호한다는 약속일 것이다.

최근 해리티지 재단에서도 이와 유사한 제안이 있었고, 북에 당근을 제공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이 있었다.

Two Korea라는 것은 미국이 남한 뿐 아니라, 북한을 보호한다는 전략이다. 즉, 만일 김정은이 핵을 내려놓으면 미국이 김정은의 보호자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며, 미군이 평양에 주둔하며 이를 입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북핵과 관련하여 들은 이야기 중 가장 기발하고 참신하고, 기상천외한 주장이었다.

개인적으로 정규재 고문을 성원하고 그의 방송을 즐겨 듣는 입장에서 오늘의 이 동영상 클립은 실망을 넘어서 우려가 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 등으로 지나치게 과부하에 걸리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사건이 몰입하다보니, 국제 정세를 눈여겨 볼 시간이 부족했고, 그러다 보니 '감'이 떨어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우려의 이유이다.

우선 동영상에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한 두개 있다.

첫째는 비전투 요원 소개 작전훈련에 대해 언급했는데,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는 이 훈련 내용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


정 고문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국내에 미국 여권을 가진 미국 시민권자가 10만 명이 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대피' 훈련을 한 것 같다. 그러나 실제 도상 훈련을 한 것은 아니고 연락하는 훈련을 한 것 같다."

미국 시민에 대한 소개 작전을 NEO (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 비전투 요원 소개작전)라고 하는데, 이 훈련 명칭은 “courageous channel”이며, 1996년부터 해마다 실시되어 왔다.

2016년에는 지난 11월 훈련이 있었고, 평소에는 정해진 장소(Hub camp)에 소집하고, Hub camp에서 발생하는 일들 (검진, 인식표 배부, 개인 장비 전달, 소개 작전에 대한 설명 등)에 대한 것으로 끝났으나, 2016년에는 미국 시민들을 직접 수송기에 태워 일본에 수송하기까지 했다.

두번째,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한 오해이다.


정 고문은 이렇게 말한다.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세컨더리 보이콧에 너희들도 들어와라. 그래서 너희들이 주고 있는 기름도 다 끊어라',고 요구해서 중국이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실제 행동에 들어가고 그것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놓게 되는 실질적 시간은 1,2 년 걸린다."

사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미국이 중국과 협상할 사항은 아니다.

이미 2016년 2월 미국 의회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한 입법을 마친 상태이다. 북한제재 강화법(To improve the enforcement of sanctions against the Government of North Korea)이 바로 그것이다.

세컨더리 보이콧 규정은 미국 의회가 만든 법이지만, 내국법에 의해 제 3국의 기업이 규제를 받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 규제는 제 3국이 동의하든 하지 않든 무관하며, 해당 기업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도 적용이 된다.

이미 중국 기업 두 곳이 세컨더리 보이콧에 따라 규제를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규제받은 중국 기업은 중싱 통신(中興. ZTE)인데, 이 기업은 지난 6년여간 미국의 휴대전화 네트워크 장비 3200만달러 어치를 이란 기업에 수출했고, 283차례에 걸쳐 라우터, 마이크로프로세서, 서버 등 통제 물자들을 북한에 수출한 바 있다.

미국 재무부는 중싱 통신을 미국 기업의 수출 제재기업 목록에 올렸고, 결국 미국으로부터 주요 부품을 수입하지 않으면 안되는 중싱 통신은 유죄를 인정하고 미국 정부와 벌금액 조정에 합의했다. 증싱 통신은 11억9200만달러(약 1조3702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하고, 수출 제재기업 목록에서 이름을 뺄 수 있었다.

현재 미국은 화웨이(華爲)에 대해서도 대북 수출규제를 어긴 것이 없는지 조사 중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세컨더리 보이콧과 유사 사례가 있다. 유사 사례라고 하는 건, 이 경우는 북한제재강화법 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 단둥훙샹실업발전은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사용되는 금수 제품을 북한과 거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 재무부는 관련 기업과 최대 주주 4명을 제재 리스트에 올리고,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계좌를 압류했으며, 미 법무부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법과 돈세탁 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물론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에 대해 막대한 벌금을 물리고, 해외 자산을 압류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그 뿐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에 해당하는 기업은 제재 리스트에 올라가고 미국 기업과는 더 이상 거래할 수 없다. 불만이 있으면 미국 등 서방 기업과 거래하지 않으면 된다.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들은 모두 미국에 협조한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중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에 들어온다면", 중국 정부를 통해 중국내 기업을 제재할 수 있지만, 미국이나 서방과 거래하지 않으면서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은 대부분 영세한 기업 뿐이다. 때문에 중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에 들어오건 아니건 미국으로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또, 이란의 경우 세컨더리 보이콧에 의해 경제적으로 세계로부터 완전히 고립되어 영향이 컸지만, 북한의 경우 워낙 폐쇄적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세컨더리 보이콧이 핵을 포기할 정도의 효과가 없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세컨더리 보이콧은 미국이 취해야 할 절차적 조치이지, 그것으로 비핵화의 목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전략 자산을 한반도 인근에 배치한 것을 단지 무력 시위로 간주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또 내심 Two Korea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은 더 더욱 동의하기 어려운 이야기이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와 지금 미국 민주당이나 일부 진보 세력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핵 무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비확산(현재 가지고 있는 핵을 동결하고 더 이상의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도록 하는 것)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왔다.

비확산 정책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북미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의미이다.

이같은 주장은 해리티지 재단이 아니라, CRF(미국외교협회) 세미나에서 미국 국가정보국(DNI) 제임스 클래퍼 국장에 의해 제기된 바 있다. 2016년 10월 25일의 이야기이다.

즉, 오바마 행정부 때의 이야기이며, 존 케리 국무장관도 비슷한 발언을 한 바 있다. 제임스 클래퍼 국장은 이 발언 이후 사방에서 욕을 먹었다.

그러나 지금 DNI 국장은 인디아나 주 상원의원 출신 Dan Coats이다. 트럼프 내각은 전시 내각이라고 불릴만큼 강성의 군 출신들이 포진해 있으며, 무엇보다도 공화당 의원들의 한반도 기조는 강력한 비핵화 정책이다.

트럼프가 북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주고 평화협정을 맺는다는 건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며, 더욱이 핵을 포기하면 미국이 북한을, 김정은을 보호해 준다고 하는 건, 매우 심한 농담이다.

물론, 생각은 자유이고, 정 고문이 어느 넋 빠진 사람의 말을 듣고 전달할 수도 있다.

정 고문께서 요즘 과로하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 분을 존경하는 입장에서 안타깝다.

어제 (6일) 음모론에 대한 동영상 클립을 올리셨는데, 홍석현 회장의 출마설, 홍석현 회장에 대한 루머가 음모론에 불과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세상이 어지러우면 음모론이 극심해진다며 인터넷을 새겨 들으라고 충고하셨다.

그 충고를 돌려드려야겠다.


2017년 4월 7일






2017년 4월 미중 정상회담 중 시리아 폭격의 의미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만찬을 마친 직후 시리아 폭격을 명령했다. 폭격은 지중해에 대기 중인 두 대의 미군 구축함 USS Ross와 USS Porter에서 발사된 59 기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시리아 정부군 공군 기지인 알 샤이라트 기지(Shayrat Air Force Base)를 폭격했다.

미국은 시리아 정부군이 이곳에서 화학탄을 탑재한 폭격기로 칸 세이쿤 (Khan Sheikhoun) 마을을 폭격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는 시리아 공군이 IS 반군이 장악한 화학 무기 저장 창고를 폭격했고, 그 여파로 시리아 국민들이 희생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86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국제 단체들은 백 명 이상이 화학 무기에 의해 희생되었다고 주장한다.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아직은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민간인 마을을 화학탄으로 공격한다는 것이 잘 수긍되지는 않는다. 과거에도 알 아사드 대통령이 화학무기로 시리아 국민을 공격했다는 주장이 있었는데, 알 아사드 대통령은 적극 부인하며 국제 사회에 사찰을 받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백악관은 시리아 폭격 전에 러시아 측에 알렸다고 하지만, 러시아는 당장 반발하고 있다.

크레믈린은 이 폭격으로 미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심하게 훼손시켰다고 반발하였으며, 러시아 국방안보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의 폭격은 유엔 가입국에 대한 침략 행위라며,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이 같은 반발은 요식 행위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물론,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명령에 대한 비난이 없지 않다.

미국 민주당은 이 같은 행위가 근시안적 행위이며, 러시아와 핵전쟁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거품을 물었고, 의회의 승인없이 외국을 폭격한 것은 헌법을 어긴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러나 이 역시 그렇고 그런 정치적 반응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마냥 무시할 수도 없다.

최근 TNI(The National Interest)는 한반도 문제는 미국의 심각한 문제거리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꼭 이런 반응 때문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라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즉, 이번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수긍할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거나, 부정적 회담 결과 후 공화당이나 미국 국민 여론에 부응하는 독자적인 대북 정책을 내놓지 못하거나 대북 행동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 여론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만찬 직후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폭격 명령으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것들이다.

첫째, 시진핑 주석과의 첫날 회담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시리아 공군기지 폭격은 보여주기 위한 공격의 성격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폭격으로 시리아 정부군이 얼마나 타격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시리아 내에 21개의 공군기지가 있는 것으로 볼 때, 알 아사드 대통령을 휘청거리게 할만큼의 충격을 주었다고 보긴 어렵다. 알려진 바로는 4~5 명이 이번 폭격으로 희생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급하게 공격 명령을 내린 건, 분명히 누군가에서 사인을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만일 회담 결과가 만족스러웠다면, 만찬 직후 공격 명령을 내렸을 리 없을 것이다.

둘째, 트럼프의 외교 정책이 고립주의 정책이 아니란 것을 보여 준다.


많은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신 고립주의 외교정책을 펼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그건 역시나 틀린 예측이라는 점을 토마호크 미사일을 통해 보여 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IS 퇴출을 위해 지상군을 투입한 바 있고, 그 수를 늘려나갈 예정이며, 시리아 사태와 시리아, 이라크의 IS 문제에서 눈을 돌리지 않았다.

셋째, 러시아를 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 참모들이 러시아와 은밀한(?) 관계 속에 있다는 의혹은 많다. 실제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잘 알려진 친러파라고 할 수 있다. 꼭 그런 이유가 아니라도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 정부가 러시아까지 적으로 돌릴 이유가 없다.

그 같은 심중이 드러난 건, 폭격 전에 러시아에 폭격을 통보했다는 사실이다. 시리아 공군 기지 중에는 러시아 공군이 사용 중인 기지도 있는데, 샤이라트 기지에는 러시아 군이나 항공기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아를 폭격하며 이를 러시아에 사전에 알려주는 건 러시아를 배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폭격 전에 샤이라트 기지에서 군인과 무기, 장비들을 철수시켰다는 이야기도 있다. 시리아 정부군이 폭격이 있을 것을 미리 알았다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게 만일 사실이라면, 러시아가 알 아사드 대통령에게 사전에 알려주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리아 정부 역시 폭격에 대해 형식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을 뿐이다.

억측하자면, 시리아 폭격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레버리지일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미국의 안보나 국제 질서를 위해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과의 회동 이후 만찬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우리는 이미 긴 토론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 전혀 없다. 단지 우정을 키웠다"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만찬은 한시간 반만에 끝났고, 시진핑 주석 일행은 만찬장이 있는 마라라고에서 11km 떨어진 숙소로 떠났다. 11km는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먼 거리지만, 두 정상의 심정적 거리는 지구에서 화성만큼이 멀게 느껴질 것이다.

시리아 폭격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제스쳐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주석이 만족할만한 답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트럼프의 선택 폭은 좁아지고 있다.
역사는 이렇게 흐른다.


2017년 4월 7일 




연명의료법, 의사가 어설프게 설치면 나오는 결과의 사례 1예








이른바 연명의료법은 사실, 의료계가 주도하여 만든 법이다.

의료계라고 하지만, 사실 몇몇 의사들이 주도한 것이며, 그 배경은 "무의미한 연명치료"가 병원 자원과 건보 재원을 낭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추측한다.

나는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의 입법에 의사들이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줄곧 해왔다.

첫째, 의료에서 의사의 역할은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과 노력을 동원하여 환자에게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를 하는 것이지, 환자의 종점(termination)의 시점을 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의미한 연명 치료 중단은, 그 이유, 배경, 조건 등은 별개로 하고, 결국 환자의 종점을 임의로 정하자는 법인데, 의사가 개입하거나, 논의를 주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입법이 필요하다면, 그건 시민단체 혹은 환자 단체나 다른 기관이 주도하고, 필요하다면 의사들이 진술, 증언을 하는 정도로 그쳐야 했다.

둘째,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설령 치료 불가능한 말기암 환자라 할지라도, 실날 같은 삶의 희망을 잡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또, 그런 말기암 환자의 가족도 어떡하든 끝까지 치료를 받게 해 주고 싶어한다.

물론, 이제 그만 치료를 중단해 주었으면 하고 바랄 가족이나 본인의 희망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 지금도 암묵적으로 DNR(심폐소생술 중단)을 요구받으면 자연사하도록 하고 있다.

강한 법률의 잣대를 들이대면, DNR을 받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 살인이거나 자살 방조에 해당할 수도 있다. 그건 과거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온 Hopeless discharge(회생 가능성 없는 환자의 퇴원)로 퇴원 시킨 환자의 살인 혐의로 의사들을 구속한 보라매 사건에서 볼 수 있다.

따라서, DNR 사망의 불법성을 배제하기 위해 연명치료 중단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단히 잘못된 입법이 이루어진 것이며 기사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오해의 소지란, 병원이 좀 더 큰 진료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죽을 환자"는 내보내고 병상, 의료기기, 의료인력 등 병원 자원을 다른 환자에게 쓰기 위해 이 법을 "의사들이 주도하여" 만든다는 오해를 말한다.

사실, 이건 오해가 아니라 fact 일수 있다. 또, 제한된 자원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쓰는 것은 사회주의적 시각에서 볼 때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진료 의사는 의료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고민할 필요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 그건 진료 의사의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째든, 연명의료법이 입법되었고, 많은 사항이 하위 명령에 위임되었다.

의료 정책이나 의료 관련법 개정에 개입하는 많은 의사들의 실수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국회의원을 만나고, 입법 로비를 하고, 여의도를 오가며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노력하는 것으로 모든 일이 끝나는 줄 안다.

그러나, 대부분의 법은 본회의 통과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왜냐하면, 새로운 법의 개정은 대부분 하위 법에 위임하기 마련이고, 하위 법은 국회가 아니라 행정부가 만들게 되며, 그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규제가 생기거나, 입법 취지와 다른 법 해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국회는 외국에 비해 하위 법령 위임의 경향이 특히 심하다.

때문에, 새 법을 만드려고 하였다면, 하위 법령까지 신경 써야 하며, 최초의 입법 취지가 바뀌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거나 해당 중앙 부처 공무원들을 설득하거나 이해시켜야 한다.

연명의료법 입법은 그 점에서 실수했다.

국회의원 만나는 것은 할 수 있어도, 담당 사무관, 서기관을 만나기 위해 세종시를 들락거리는 건 격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것이 뻔해 보인다.

그 결과, 연명의료법은 의사에게 또 다른 족쇄를 채우는 법이 되고 말았다.

이 사례는, 의협이 무기력할 때와 의학회 혹은 일부 의사 개개인의 야심에 따라 입법을 추진할 때 어떤 결과가 돌출되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의협이 식물상태에 빠지자, 각 학회 별로 대정부, 대국회 로비를 벌이고, 정책 개정이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인 조율에 실패하고, 제도의 풍선 효과가 나타나는 문제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응급의료, 감염에 대한 사항인데, 최근 발표되는 많은 정책들이 대형 병원 위주의 응급의료, 감염 정책이라고 할 수 있고, 그 이유는 학회가 이를 주도하고 있고, 학회에 있는 의사들은 대부분 대형병원에 근무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의협이 의원, 중소병원, 대형병원 간의 균형을 잡아가며 채널을 통일하여 정부와 협의해야 하는데, 전혀 이 일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또, 의협에는 의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난 수십년 동안 입법 활동의 실무를 담당한 직원들이 있으며, 이들은 그 과정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의협이 배제되자, 이들의 역할도 사라져 버렸고, 그 결과 연명의료법과 같은 사태가 돌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부디, 이 사례로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 희망은 떨어지는 벚꽃처럼 부질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2017년 4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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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April 6, 2017

항상성(Homeostasis)의 지엄한 명령




우리나라 연도별 1인당 국민소득(GNI) 현황을 보면, 100 달러가 처음으로 넘은 것이 1963년이다. 11년 뒤인 1974년, 처음으로 500 달러가 넘었고, 3년 뒤인 1977년, 1천 달러를 넘어섰다. 고속 성장의 시작이었다.

그 12년 뒤인 1989년에는 5천 달러를 넘어섰다. 그리고 1995년, 드디어 1만 달러를 넘어섰으나,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다시 1998년 7천 달러로 떨어진 후, 2년 만인 2000년 다시 1만 달러에 진입 성공했다. 2007년은 2만 달러를 넘어선 첫 해였다.

현재 우리나라 GNI는 2014년 이래 2만7천달러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통상 1인당 GNI 3만달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기준으로 인식되고 왔다. 즉 선진국 문턱에 계속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하긴 뭐, 골대 앞에서 버벅이는 것이 우리 민족 특징이긴 하다.

흔히 베이비 부머는 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6년부터 플러스 19년 즉, 1965년생 까지로 본다. 그 다음 세대가 이른바 X 세대이다. 역시 19년을 기준으로 끊고, 그 다음 세대는 Y 세대가 아니라 N (Network) 세대라던가… X 세대란 용어는 캐나다 작가 더글라스 커플랜드의 소설에서 따 온 것이다. 왜 X 세대에 주목하게 되었는가 하면, 광고, 매스컴, 마케팅 분야가 발전하면서 신세대의 흥미, 취향, 특성을 연구하게 된 것이 동기라고 할 수 있다.








19년 주기를 기준으로 하는건, 이런 세대 구분법은 미국의 인구 변화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구 증가율을 보면, 미국의 독립 이후 묘하게 19년을 주기로 인구가 늘거나 줄어왔으며, 이런 변화의 12번째 세대를 베이비 붐 세대, 13번째 세대를 X 세대로 칭하는 것이다.

아무튼 베이비 붐 세대의 가장 막내들은 이제 50대 중반을 바라보게 되었고, 전후 첫 세대들은 70대를 넘어서고 있다.

이들에게 물어보자.
왜 이들이냐면, 현재 대부분 가장인 세대이고, 산업화시대, 정보화 시대를 이끌며 살았던 세대들이기 때문이다.

“당신들의 인생 중 과연 어느 때가 가장 여유있고 풍요로왔는가?”

- 여유? 여유 있었던 적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자, 그럼 질문을 좀 바꿔보자. 당신들의 인생 중 과연 어느 때가 그나마 먹고 살만했는가?”

일인당 국민총소득이 100달러였던 60년대? 아니면 1천달러를 바라보던 70년대? 5천달러를 넘어선 80년대? 1만 달러를 넘어선 90년대? 아니면 지금?

모르긴 몰라도 IMF 외환위기는 대부분의 베이비 붐 세대들에게 커다란 상처로 남아 있을 것이다.

또 모르긴 몰라도, 일인당 국민소득 5천 달러를 넘어선, 즉 5천 달러를 향해 달리던 80년대가 왠지 모르게 풍요로왔다고 하지 않을까 싶다.

인체가 생명을 유지하는 메카니즘에 매우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항상성(Homeostasis)이라는 것이다. 항상성은 네가티브 피드백과 포지티브 피드백을 통해 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조절 통제하는 것을 말한다. 항상성이 깨지면 인체 기능의 교란이 생기고 곧 생명은 위협받는다.

비근한 예로, 체온이 오르면 생체 기능은 체온을 떨구기 위해 애쓰고, 체온이 떨어지면, 반대로 체온을 올리기 위한 대책을 쓰는 것과 같다.

항상성은 혈액의 산도 즉, pH, 혈중 전해질, 혈압, 호흡수와 맥박 수에 이르기까지 생명을 유지하는 여러 요소들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생리 기전인 것이다.

만일 우리 민족의 민도와 경제 수준의 최적합 지점이 있다면, 그 지점은 살기 좀 나았던, 혹은 경제적으로 좀 여유있었던 기억의 그 지점과 동일할 것이다.

만일 우리 국민 각각의 그 기억 지점을 정규분포도로 그려, 중앙값을 구해보면, 우리 국민 중 가장 많은 이들이 가장 살기 좋았던 시점을 알 수 있고, 그 때의 일인당 국민총소득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추측컨대, 나는 그 지점이 80년대의 5천불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다.

자, 다시 현재로 돌아오자.

오늘, 우리는 왜 지랄을 하고 있는가? 왜 이 지랄맞은 세상에 살고 있는가?

법치주의를 쌈 싸 먹어가며 멀쩡한 대통령을 쫓아내고, 그것도 모자라 교도소에 가두고, 나라를 극심한 혼란 속에 빠트리고, 세계는 김정은의 불장난에 너나할 것 없이 위기 의식을 느끼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반도에서는 도토리들의 백가쟁명이나 들어야 하다니 말이다.

나의 답은 이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분에 넘치는 고소득을 누렸다. 그러다보니 너나할 것없이 졸부 근성이 물들었고, 휴머니티는 오간 곳 없이 배부른 돼지들만 남게 되었다. 그러니 빈부격차를 없애고, 양극화를 줄이고, 한민족의 기를 꺽어 놓으려면 과거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바로 항상성의 명령인 것이다.

“일인당 국민총소득 2만7천불은 지나치게 과분하다. 5천불이 적당하다. 그러니 다시 5천불로 돌아가라.”

어쩌면, 전쟁이 이를 가속화시켜줄지도 모른다.

지금 오천만 국민의 이 지랄맞은 행태는 과거로 회귀하려는 항상성의 본능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빈부격차도 줄이고, 양극화를 없애는 너나 같이 궁핍에 빠지는 항상성 말이다.

만약 정말 전쟁이 나면 원하는 바대로 될 것이다.

굳이 메어터지는 휴가철 고속도로가 아니라도, 길바닥에서 음식을 해 먹고, 그토록이나 갈망하는 캠핑 생활을 원없이 즐길 수도 있다.

고난을 통해 분수를 배울 날이 올 것이다.



2017년 4월 6일




일본이 북폭한다면?








내가 아베라면 손을 번쩍 들겠다.

"형님. 제가 있습니다. 형님까지 나설 필요 없습니다. 제가 가서 깔끔하게 북폭하겠습니다."

일본은 북한으로부터 이미 미사일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지난 3월 6일 북한은 4기의 미사일을 일본을 향해 쏘아 이 중 3발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 안에 떨어졌다. 이는 명백한 도발 행위이며, 전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본이 이에 대응한다고 해서 이를 전쟁 도발이라고 국제적으로 비난할 수도 없다.

트럼프 형님은 반색할 것이다. 기다렸던 바다.

"오냐. 역시 너 밖에 없다. 가서 선빵을 날려라. 미사일은 우리가 막아줄께."







미국엔 이미 Left of Launch라는 Crash 프로그램이 있다 (고 알려져 있다). 이미 이 프로그램으로 북한이 쏘아 올리려던 다수의 미사일을 무력화한 바 있다 (고 보도되었다).

참고 자료 : 

Left of Launch 프로그램은 실재할까?

트럼프가 물려받은 유산: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는 비밀 사이버전(戰)


과연 이 프로그램이 전시에도 작동할지는 의문이지만, 설령 북한이 일본을 향해 미사일을 쏘았을 때, 제대로 가서 꽂힐지도 마찬가지로 의문이다. 정확성이 떨어지고, 충분한 거리를 날아갈지도 알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대로 쏜다고 해도 일본의 미사일 방어망이나 이지스 함등이 요격할 수도 있다.

만일 일본이 북폭을 감행한다면, 김정은은 일본에 대응해야 한다. 일본이 폭격했는데, 남한에 미사일을 쏠 수는 없다. 상식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물론 김정은이 상식적인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비상식을 가정 하자면, 화성인이 우주선을 타고 와 북폭을 할 수도 있고, 일본이 파견한 고질라가 평양 시내를 휘젓고 다닐 수도 있다. 그러니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일본이 폭격하면, 북한은 일본을 공격해야 한다. 북한이 일본을 공격할 방법은 미사일 뿐이다. 만일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기지와 전투 지휘소 등을 집중 공격하면 북한에 남아 있는 건, 장사정포와 낡은 탱크, 전투기, 잠수정 정도일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미국은 동맹 관계이므로, 만일 북한이 일본에 미사일을 쏘거나 다른 방법으로 공격하면 주일 미군이 동원될 수 있다.

주일 미군이나 주한 미군은 모두 미 태평양사령부 예하 부대이므로, 주한미국도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 한국군은 미군과 동맹 관계이므로, 한미사령부 지휘 하에 한국군 역시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 "한미일 연합군"이 북한을 공격하는 것이다.

일본이 선빵을 날리게 되면, 그 댓가로 일본은 자위대에서 자위군 혹은 일본군으로 변모할 수 있다.

북한은 일차 북폭 후 전열을 가다듬고, 일본을 공격해야 하는데, 이 때 한미일 연합군은 일본의 일차 북폭에 살아남은 북한 전력을 찾아내 집중 공격할 수 있다.

이 경우, 현재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일차 북폭 후 북한의 남한 반격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다.

물론, 일본의 재무장을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중국이 그렇다. 반면, 일본을 재무장시키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 일본의 극우 보수말고도 말이다. 바로 미국이 그렇다.

우리는 어떨까?

감정적으로 일본의 재무장이 꺼림직하고 불편할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과거사에 사로잡혀 있어서도 안된다. 싫던 좋던 일본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이고, 다른 주변국 즉, 중국이나 러시아와 달리, 서방에 속하는 국가이다. 따라서 동맹을 맺으려면, 중국이 아니라 일본과 맺어야 하며, 러시아가 아니라 일본과 가까와져야 한다.

게다가 일본이 무장한다고 해도, 미국이 있는 한, 일본이 또 다시 딴 생각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일본이 북폭을 하면, 일본에 대항하여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란 데에 한 표 건다. 일본이 우리 땅에 폭탄을 쏟아 붓고 있다고 말이다.



2017년 4월 5일


Wednesday, April 5, 2017

시진핑의 외유 전술








시진핑 주석은 이틀 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다. 현재 시진핑은 핀란드 방문 중에 있다.

두 나라 정상의 만남에는 몇 가지 숨겨진 시진핑의 외유 전술이 있는데, 미국 방문이 결정된 배경과 관련이 있다.


지난 1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월 10일, 일본 아베 총리가 전격적으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이 만남은 정상 대 정상의 만남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알현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베는 선물 보따리를 많이 싸가지고 갔다.

그 보따리 안에는 미국에 70억불 투자, 70만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가시적인 것도 있지만, 트럼프에게 가장 기쁜 선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공평한 운동장> 즉, "세계 공정 무역에 동의하고 적극 동참한다"는 메시지였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는 이제 세계에 대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보라! 일본도 동참했다. 그러니 너희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 댓가로 황송하게도(!) 일본 수상을 자신의 개인 리조트에 데려가 골프 회동을 했다. 사실, 아베가 얻은 알현의 실질적 댓가는 미국의 일본 안보 보장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수상의 미국 방문을 가장 부러워하고 질투한 건, 물론 중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 무역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중국의 탓이라고 질책해 왔으며, 댓가를 치룰 것이라고 내내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중국의 현재 경제 사정은 "세상의 중심은 중국이고, 중국의 중심은 북경"이라고 헛소리를 외칠만큼 한가하지 않다. 중국 경제의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외환보유고는 하루가 다르게 줄고 있고, 일각에서는 머지 않아 IMF의 문을 두드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루머도 있다.

장기 집권을 꾀하는 시진핑으로서는 어떻하든 미국과의 통상 마찰, 환율 문제를 풀어야 할 당면의 과제가 있는 것이다.

중국은 시진핑의 방미를 위해 특사를 보내는 건 물론, 동원 가능한 모든 외교 채널을 가동했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설득해 방미를 성공시켰다는 후문이 있다.

그러나 시진핑이 아베처럼 조공 외교의 모양새를 갖출 수는 없다. 그래서,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통해 방미를 요청하는 모양새 즉, 격식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그와 함께 시진핑의 의전을 논의하는 모양새를 만드는 한편, 방미 전에 뜬금없이 핀란드를 방문해, 이번 시진핑의 외교가 미국 단독 방문이 아닌, 다국적 순방의 일환으로 비취도록 한 것이다.

시진핑이 허세를 떨며, 격식을 갖추는 사이, 실리를 추구하는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은 미디어를 통해 연일 화살을 쏘아댔다. 그 화살에 시진핑은 무척 아팠을 것이다.

시진핑은 트럼프와의 만남에서, 이른바 사소취대(捨小取大) 전략을 쓸 것이다.

즉, 아베처럼 상당한 조공을 미국에 가져다 바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통크게 미국에 투자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이를 통해 통상 마찰을 줄이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 얕은 수에 넘어갈지 의문이다.

시진핑에게는 사실, 절대 강수가 있다. 바로 북한이다. 정확하게는 김정은인데, 김정은은 시진핑에게 매우 버리기 아까운 바둑판의 곤마라고 할 수 있다.

그 곤마는 미국에게 매우 불편한 수이다. 따라서 시진핑은 그 곤마를 최대한 이용하려고 할 것이다. 시진핑은 우선, 북핵 문제와 중국의 통상 문제를 동수상응 (動須相應)으로 엮으려 할 것이다.

시진핑은 미국이 "그 곤마를 버려라!"고 압박할 것을 알고 있다. 시진핑 역시 자국의 이해를 해치면서 곤마를 질질 끌고갈 생각이 없을 것이다. 봉위수기 (逢危須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 가상 시나리오는 앞으로 이틀 후, 늦어도 닷새 후에는 모두 공개될 것이다.

솔직히, 시진핑 주석은 트럼트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을 것이며, 외교적 표현의 성공적 회담 이면에 과연 어떤 과실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가슴 아픈 것은, 강대국 정상 회담에 따라 국운이 좌우될 수 있고, 그 운에 따라 무고한 희생이 뒤따르게 된다는 현실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도 전국 곳곳에서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들의 웅변이 멀리 메아리칠 것이다.

비가 내린다.


2017년 4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