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27, 2017

영국 NHS의 비극? Wolcott Rallison Syndrome의 소년 이야기










영국은 유학, 취업 등의 이유로 합법적으로 6개월 이상 영국에 체류하면, 외국인이라도 영국 국민과 동등한 자격으로 영국 의료 시스템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입원, 수술 치료 모두 무상이다.

널리 알려지다시피 영국은 아랍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유럽 국가 중 하나이다. 아랍뿐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영국에 살기 위해 몰려온다.

영국 정부는 외국인들에게 NHS의 혜택을 주기 위해 잉글랜드에서만 매년 20억 파운드(2조 9천억원)를 쓰고 있다. 이 중 9억 5천만 파운드는 단기 외국인 비즈니스 체류자나 학생들에게 쓰인다. 이렇게 외국인 진료에 쓰이는 경제적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영국 국민들의 의료 이용에도 불편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응급실에 환자가 몰리는 것도 외국인의 수요가 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혜택받는 수가 너무 많아 2015년부터 주재 외국인으로부터 150~200 파운드의 보건부담금을 걷고 있다. 그러나 이 뿐이다.

오히려 영국 국민들 중에서는 NHS 무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의료보험에 가입하여 영리병원을 이용하는 수가 늘고 있다. 결국 NHS는 저소득자, 무상 의료를 노리는 외국인들의 차지가 된 것이다.

응급실 대기 중 사망했다는 아이가 확진받았다는 Wolcott Rallison Syndrome는 매우 희귀한 유전질환으로, 보인자(carrier)인 양부모로부터 모두 유전자를 받았을 때 발현되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병(autosomal recessive)이다.

대개 이런 경우는 서로 혈연관계에 있는 부모에게 태어난 아이에게 생기는데, Wolcott Rallison Syndrome의 경우, 현재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된 케이스는 전세계에서 단 54 패밀리일 뿐이다.

이 중 1/4 가량이 사우디 아라비아에 있고, 코소보에도 유전인자를 가진 알바니안 패밀리들이 있는데, 이들은 거의 모두 친족 결혼을 한 경우이다.

WRS 환자는 소아 당뇨, 성장판 발달 부전, 갑상선 기능 이상 등을 앓으며, 신부전, 간기능 부전 등으로 대부분 성인이 되기 전에 사망한다.

매체에 알려진 바질 모하메드는 영국 지역 병원에서 WRS 진단을 받은 것으로 보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WRS 치료를 위해 영국으로 건너왔을 가능성이 큰데, 그의 부모는 이미 그 가계(家系)에 WRS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단지 NHS의 폐해 무상의료의 문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굳이 NHS의 폐해라면, 양질의 무상 의료 서비스에 무임 승차하기 위해 영국을 찾는 외국인들로 야기되는 폐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인 취업자는 취업 즉시, 취업하지 않더라도 관광, 방문 등으로 3개월 이상 거주한 경우에는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참으로 인심 좋은 나라가 아닐 수 없다.


2017년 11월 27일

<관련 기사>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












우리 민족에게 다른 민족과 다른 경쟁력이 있다면 뭘까?

나는 그것이 고도화(高度化)라고 본다.

고도화는 머리가 좋고 손재주가 좋다는 천부적인 특징과 노동집약적인 사회 구조, 태어나면서부터 습관처럼 겪어야 하는 극심한 경쟁의 결과물로 보여진다.

우리 민족은 대체로 반골 성향이 강하고 불만도 많으며 이기적이기까지 하지만, 일단 해 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끝장을 보는 성향이 크다.

물론 여기에 반드시 필요한 건, 강력한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뛰어난 리더십과 함께, 파이팅하는 분위기와 적절한 보상과 동인(動因)이 주어지면 다른 민족이 깜짝 놀랄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한국이 625 전쟁 이후 짧은 시간 만에 오늘과 같은 성장을 이루고 이 정도 살 수 있었던 건,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고도화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고도화는 마치 단거리 달리기와 같아서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최고의 성과를 내는 데에는 유리하지만, 오랫동안 같은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을 보자.

일본이 미국에 버금가는 경제 대국이 될 수 있었던 건, 한국의 경쟁력 즉, 고도화 성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일찌감치 외국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 들였을 뿐 아니라, 그것을 철저히 분석하고 일본화 시킨 후 장거리 마라톤하듯 꾸준히 개발 발전시켰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저력이 있었기 때문에 일본은 여전히 건재한 것이다.

전 세계에 창업한 지 200년 이상된 기업 5천586개 가운데 3천146개가 일본에 있다. 100년 이상된 기업은 5만개가 넘는다. 더 무서운 건, 이들 장수 기업의 90%가 300 인 이하 중소기업이라는 것이다.

국내에 100 년 이상된 기업은 단 7 개이다. 일본에는 천년 이상된 기업이 7 개 있다.

일본 건축회사 '콘고구미(金剛組)'는 서기 578년에 세워진 1500여 역사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이 회사는 백제인 유중광 (콘고 시게미츠)이 당시 쇼 토큐 일본 태자의 요청으로 일본으로 건너 가서 세운 목수들의 기업이다. 지금도 사찰 등 목조 건물의 건설, 보수업을 하고 있다. 세계 장수 기업 2위, 3위도 일본에 있다.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에서 보듯, 단거리 선수는 장거리 선수를 이길 수 없다. 인생은 무구하기 때문이다.

둘째, 고도화의 결정적 요소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뛰어난 지도자라는 것이다.

머리는 좋으면서, 사회에 불만은 많아 투덜대는 오합지졸의 역량을 모아 이를 긍정적 방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리더십 말이다.

우리나라가 단군 이래 가장 잘 살 있었던 건, 박정희 대통령이라는 뛰어난 리더와 정주영, 이병철 등의 뛰어난 사업가, 장사꾼이 동 시대에 있었기 때문이다.

60, 70년대 개발 시대에 이들로부터 혹독한 수련을 받은 수 많은 이들이 말 그대로 조국 근대화에 헌신적으로 몸을 불태워 오늘의 이 결과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대부분은 이미 2선으로 물러났다.

자, 이제 이 민족을 이끌 리더가 있는가? 선대가 구축해 둔 시스템의 관성 탓에 그나마 굴러가는 기업, 정부 조직에 새 숨을 불어넣고 파이팅을 외치며 다시 한번 고도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리더가 있는가?

아니면, 일본처럼 끈질지게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저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이도 저도 없다면, 우리 수준에 맞는 경제 수준,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2017년 11월 27일





Sunday, November 26, 2017

AI 정치인












AI로 정치를 한다는 (혹은 AI가 정치를 한다는) 기사 보다 충격적인 건, "AI 정치인"이라는 표현이다.

정치인은 궁극적으로 사람을 말한다.


이 기사의 원저인 CNN은 AI 정치인을 "Virtual Politician"이라고 표현했다. Politician 의 사전적 의미는 전문적으로 정치를 사람(person)이다. Person은 여전히 사람(human being)을 의미한다.

* Politician : A person who is involved in politics
* Person : any human being
(출처 : Cambridge dictionary)

즉, 기사는 AI 정치인은 AI 라는 프로그램을 person, 사람으로 표현한 것이다.

지난 8월 포스팅한 글 중에 'non-human person'에 대한 것이 있었다.

Non-human person 권리 운동가들은 human 은 생물학적 개념의 호모 사이엔스로 국한하고, person은 인류가 아니라도 자격을 갖춘 특별한 개체에 대해 부르는 철학적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즉, 이들의 주장은 Non-human person 은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과 동등한 권리를 주어야하는 개체라는 것이다. 이에 속하는 동물로는 돌고래, 유인원류, 코끼리 등이 있다.

이런 진보적 사상의 결과는 여러 형태로 파급되는데, 동물 복지나 동물 권리 보호에서 그치지 않으며, 동물과의 결혼과 동물을 통한 매춘 (수간) 등의 합법화 시도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숨겨져 왔던 동성애가 커밍 아웃의 형태로 양지로 나오고 머지 않아 동성간의 결혼이 합법화된 사례로 볼 때, 합법적인 동물과의 결혼이 먼 얘기는 아닌 듯 하다.

이미 유럽 등에서는 동물을 동물이 아닌 존재로 간주하고 (thing이 아니라 being), 동물의 권리를 헌법에서 보장하고, 법으로 동물의 기초권을 보장하는 등의 변화가 있다.

대표적인 진보적 사회주의라고 할 수 있는 박원순 시장이 퀴어 축제를 기꺼이 개최하고 서울대공원 돌고래를 풀어주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 건, 그런 사상의 연속선 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연장선 상에는 AI에 대한 논란도 있다.

본론으로 돌아와, AI는 프로그램인데 이런 프로그램을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상식 선에서 생각하면, 알파고가 사람이 아니듯, 정치에 특화되었다고 해서 정치용 AI를 사람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이미 가상의 개체 즉, Hypothetical beings 에 대해 인격을 부여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어왔다.

가상의 개체의 대표적인 것이, 외계 생물과 AI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지구 밖 우주 속 어느 별에서 생명체가 발견된다면, 그 생물체는 우리보다 월등히 지능이 발달하여 광속을 초과하는 속도로 우주선을 타고 다니거나, 영화 Life 처럼 단세포 형태의 원시 생물일 수도 있다.

외계 생물이 우리가 외계인라고 부르며 상상하듯 두 개의 팔과 다리를 가지고 있고, 두 어깨 사이에 머리가 꼭 있으라는 법은 없다.

생김새가 어떠하든, 지능이 어떠하든 Alien 에게 외계인이라며 인격을 부여할 수 있을까? 그래야 할까? 그럴 수 있을까?

Virtual Politician이 과연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존재인지에 대한 정보는 없다. 물론 튜링 테스트가 인격을 부여할 수 있는 기준도 아니다. 또, 인격을 부여한다고 해서 인간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AI가 정치인이 된다면, 혹은 의사나 판사가 된다면, 어디까지가 그 의 법적 권리가 될 수 있을까도 의문이다.

마찬가지로, 말을 알아듣고, 사고하는 듯 말을 하고, 눈을 가진 듯 움직임을 감지하는 AI를 어디까지 프로그램 혹은 기계라고 할 수 있을까?

튜링 테스트(Turing test)는 기계와 피험자 간의 대화를 통해, 피험자가 대화하는 상대가 인간인지 기계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지 테스트 하는 것이다.

이 실험을 통해 피험자가 인간이라고 판단한 기계에는 10만 불의 상금을 주는 대회도 있다.

AI의 발전 속도를 보자면, 머지않아 순조롭게 튜링 테스트를 통과해 10만불의 상금을 받을 개발자들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랬을 때 이들이 만든 기계 즉, 컴퓨터와 AI로 만들어진 개체에게 인격을 부여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Virtual Politician이 과연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존재인지에 대한 정보는 없다. 물론 튜링 테스트가 인격을 부여할 수 있는 기준도 아니다. 또, 인격을 부여한다고 해서 인간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AI가 정치인이 된다면, 혹은 의사나 판사가 된다면, 어디까지가 그(혹은 그녀)의 법적 권리가 될 수 있을까도 의문이다.

물론 나의 기준은 간단하다.

하나님의 숨(Spirit)을 부여받아 태어난 인간 만이 인격을 가질 수 있으며, 인격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비록, 동족을 무참히 살해하고 그들의 권리를 짓밟고 박해하는 개나 짐승만도 못한 인간에게도 같은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비참함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2017년 11월 26일


<관련 기사>






Saturday, November 25, 2017

의료계는 원숭이 집단이다











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되었을 때, 정부의 고민은 요양병원 등 의료 시설의 공급이었다. 그래서, 민간이 요양병원이나 요양 시설을 신축할 수 있도록 저리로 자금을 지원해 줬고, 결국 너도 나도 병원을 지었다. 그래서 지금은 포화 상태이다.

전국민의료보험이 도입된 89년 당시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에는 농특법에 따라 소위 의료소외지역 (거주 인구는 적고 인구 밀도가 떨어지는 농어촌 지역)에 병원 신축을 유도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자금을 지원했다.


정부의 자금 지원이라는 게 거저 돈을 주는 건 아니다. 다만, 시중 금리보다 낮은 이자로 대출해 주는 것이다.

결국 많은 병원들이 지어졌고, 개중에는 97년 IMF 위기를 겪으면서 곤혹을 치루기도 하고, 폐업을 하기도 했지만, 당시만 해도 병원장이 딴 짓만 않으면 병원을 경영해 병원이 망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었다. 결국 전국 농어촌 어디에나 병원이 들어서게 되었다.

의약분업 이후 암정책에 따라 이번에는 대형병원 위주로 병상을 경쟁적으로 늘리게 되었다. 현재 수도권은 병상 공급 과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튼 의료 공급은 전적으로 민간의 자본과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비록 정부가 유도하기는 했을지언정 말이다.

복지부는 10 여년 전 단독 개원의 의원보다 서너명이 공동 개원하는 형태 혹은 메디컬 빌딩에 의원들이 입주하는 형태를 선호하며 유도하는 정책을 낸 적이 있다. 1인 의사가 근무하는 의원의 경우 의료서비스 질을 담보할 수 없고, 여러 명의 의사가 같이 일하면 서로 견제하며 질 보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김용익 전 의원은 공개적으로 300병상 미만 병원은 문을 닫아야 한다는 뉘앙스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정확한 워딩은, 앞으로 300 병상 미만의 병원은 신규 허가를 내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의료계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반발한다. 지방의 100 병상 규모의 병원은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반론의 이유였다.

널리 알려지다시피 문재인 케어는 김용익 전 의원의 기획 속에서 나왔고, 그는 차기 건보공단 이사장의 물망에 있다고 한다.

꼭 김용익 전 의원이 이 정부 아래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지 않더라도, 이미 정부의 시각은 1~200 병상 규모의 소규모 병원은 정리하고 의료 공급의 형태를 의원과 대형병원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듯 하다.

따라서, 일정 규모 즉, 300 병상 이상 규모의 병상은 지원을 강화하고 그 아래 병원은 규제하면 자연스럽게 원하는 대로 정리할 수 있다.

이미 병상과 병의원 공급은 차고 넘친다. 지금은 그 정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벌써 요양 병원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차고 넘치므로, 칼자루를 쥔 쪽은 원하는 대로 요리할 수 있다. 처내고 싶으면 처내고 싶은 만큼, 덜어 버리고 싶으면 또 그 만큼 덜어도, 병상 부족, 병의원 부족으로 국민들로부터 원망을 듣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도 병상이 작은 병원일수록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미 소규모 병원은 부채는 크고 경영 마진은 박하기 때문에 약간의 제도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아니러니하게도 복지부가 지지했던 서너명의 공동 개원 형태의 의료기관이 가장 빨리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문재인 케어가 도입되었을 때, 정부가 가장 신경써야 하는 건 이들 병원의 도산이 아니다. 대형병원, 대학병원의 부도이다.

문재인 케어가 도입되었더니, 의원이 문 닫었다 혹은 100 병상 짜리 병원이 몇 개 폐업했다 하는 건 뉴스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병원이나 대형 병원으로 알려진 큰 병원이 경영난에 허덕이다 부도났다, 그런데 그 원인이 문재인 케어 때문이라더라 하면 이건 곤란하다.

때문에 이들 병원에 대한 지원책은 계속 나올 것이다.

역설적으로 대형병원의 경영난이 가속될 때, 비로소 의료 정상화가 거론되기 시작할 수 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의료 정상화를 위한 원칙적 진료를 고수하기 보다는 마른 수건 짜듯 쥐어짜며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령 과잉진료, 과잉검사를 하더라도 알아서 대충 눈감아줄지도 모를 일이다.

의료계는 이렇듯 조삼모사에 길든 원숭이 집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17년 11월 24일





Friday, November 24, 2017

일그러진 영웅의 전설










12년전 한국에는 영웅이 있었다.

온 국민이 그에게 성원을 보내는 것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 유시민,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등 참여 정부 핵심 인물과 주요 정치인들이 모두 그를 성원하고 지지했다.

정부는 거의 대통령 급 경호를 지원해줬고, 대한항공은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기도 했다. 기념우표도 만들어졌다.

바로 황우석 박사의 얘기이다.

그는 언론 플레이에도 능해서 열린음악회에 참석해 클론 공연 후 ‘강원래가 다시 벌떡 일어나 화려한 발놀임을 하기를 바란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PD 수첩은 이 발언이 ‘너를 걷게 하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고 보도했다.

그는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다. 주말없이 연구에 매진한다는 의미였다. 그는 자신과 연구원들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지 망설임없이 강조하곤 했다. 건강을 해칠 정도로 연구에 몰두하느라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는 얘기도 했다. 또 자신의 연구 목적이 환자와 국가를 위해서라며, 자신의 애국심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과학은 조국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는 책을 낼 정도로 애국자(?)였다.

그의 연구 핵심은 기증받은 난자의 핵을 제거한 후, 환자로부터 추출된 체세포의 핵을 난자에 넣어 전기 자극 후 이 난자를 배양하면 줄기세포가 되어 신경, 심장, 근육 세포 등으로 만들 수 있어, 이를 통해 뇌질환, 척수 질환, 심장 질환 등을 치료할 수 있다는 기적과 같은 이야기였다.

그러니 난치병, 불치병 등을 가진 환자와 가족들에게 황우석 박사는 영웅 이상이었다.

그는 실제 줄기세포를 배양했다며 논문을 써 ‘사이언스’ 지에 발표를 했는데, 이후 PD 수첩은 탐사 보도를 통해 황우석 박사의 연구 행태에 대한 지적을 했다.

PD 수첩의 의문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실험에 사용된 난자의 출처였다. PD 수첩은 난자가 여성 연구원으로부터 제공된 것이라며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황우석 박사에 대한 광적인 지지에 본질은 묻혔고, PD 수첩은 매도되었고, 담당 PD 는 경질되었다.

모 의학 전문 기자는 ‘진실보다 국익이 우선’이라는 말을 남기며 황우석 박사를 옹호했고, 노무현 대통령, 정운찬 총장 등도 전면에 나서 황우석 박사를 감싸는 것을 아끼지 않았다.

이 윤리적 논란의 한편, BRIC(포항공대 생물학 정보센터) 사이트에서는 황우석 박사의 최고 업적인 사이언스 지에 제출된 논문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시되었다. 한 마디로, 배아줄기세포라고 주장한 사진들이 조작되었거나, 다른 세포 사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소장파 학자들은 외국 학계가 이를 문제 삼기 전에 내부적으로 검증해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우석 박사는 이런 주장에 대해 “2차 검증에 응하는 것은 과학자로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이유로 병원에 입원해 버렸다. 그의 초췌하고 수염이 더부룩한 모습이 방송을 타, 지지자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그런 가운데 언론과 여론은 황우석 지지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공방을 거듭했고, 국민들은 누구 주장이 사실인지 의문을 가진 체 황우석 박사에게 동정표를 던졌다.

결국 이 논란은 미즈메디 병원의 노성일 이사장이 ‘체세포는 없다’고 폭탄 발언을 함으로써 종지부를 찍게 된다.

서울대는 자체 조사에 착수하였고, 조사 결과 연구는 조작되었다, 즉, 체세포 핵으로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졌고, 허탈감에 빠진 탄식의 소리만이 거리를 메웠다.

서울대는 나아가 황우석 박사를 스타로 만든 복제소 영롱이에 대한 논문이나 연구 노트도 없다는 사실을 밝혔다.

국민을 들뜨게 한 죄, 국민과 과학계를 상대로 사기를 친 죄의 댓가로 검찰은 황우석 박사 주변을 탈탈 털었지만, 서울대에서 파면되었을 뿐, 실형을 선고받지는 않았다. 그와 연구를 같이 했던 연구원들은 관련 논문이 취소되는 등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이 사건은 종결되었다.

그러나, 한국 과학계는 국제 사회에서 낙인 찍혔고, 사건 종결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한국 사회에서의 줄기세포 연구는 지지부진하다. 규제가 강화되고 외면받기 때문일 것이다.

2005년 사이언스 지에 제출한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 사건은 지나친 국민적 기대에 못이겨 논문을 조작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적 기대는 2004년 사이언스 지에 제출한 논문의 결과가 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신지식인이라고 추켜세우며, 그의 개 복제, 젖소 복제를 침소붕대하며 황우석 박사를 바람들게 하고, 언론 앞에 내세운 잘못이기도 하다.

황우석 박사 스스로는 자신을 통해 줄기세포 연구에 더 많은 지원과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줄기 세포 연구가 꽃을 피울 수 있으며, 나아가 수 많은 난치병 환자를 구원하고 의료 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이를 위해서 기꺼이 언론 인터뷰에 응하며, 자신과 연구원들이 얼마나 힘들게 연구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환자와 국가를 위해 얼마나 헌신적 노력을 하는지 알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 기대와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사진 조작 쯤이야 하는 마음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일본에서 이런 실험을 한 적이 있다.

백명을 동원하여, 길을 걷는 한 사람 주위를 애워싸고, 갑자기 백명이 주저앉으면, 그 한 명은 무슨 일인지 알아차릴 틈없이 따라 주저앉는다는 실험이다.

백명이 갑자기 뛰기 시작하면 그도 뛴다. 백명이 빈 하늘을 가리키면 그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았다고 믿게 된다.

이를 군중 심리하고 한다. 군중에 속하려면 남들과 같이 애꾸가 되어야 하며, 왼손잡이가 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왜냐면, 군중 심리의 속성 중에는 군중이 아닌 자를 배격하고 타도하려고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중 속에 둘러쌓인 사람은 본능적으로 배척당하지 않기 위해 영문도 이유도 모른 체 같이 지지하고, 같이 성원한다. 이 때 ‘아니다’라고 말하면 매장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민족성이라는 것이 있다면, 한국 국민의 민족성에는 냄비 근성과 피란민 근성이 민족성일 것이다.

군중 심리는 배척을 피하기 위한 것이지만, 피란민 근성은 따라가지 않으면 죽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그래서 남들이 롱 패딩을 입으면 나도 입어야 한다. 그걸 입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르는 것처럼 부모를 졸라 결국 사고 만다. 아니, 그 전에 자식이 그걸 입지 않으면 뒤떨어질까봐 먼저 사주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박찬호, 박세리, 김연아 등은 누구나 좋아하는 스포츠 영웅이다. 누구나 좋아하므로, 나도 좋아해야 한다.

황우석 박사도 초기에는 그랬다. 그가 하는 연구가 무언지는 잘 몰라도 기적의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사는 이라며 모두가 그를 지지했다. 우리 민족처럼 ‘기적’, ‘비방’을 신봉하는 민족도 드물다. 그 때 그에 대해 의문을 품은 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런 의문을 품는 건 금기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가 오늘 날의 이 결과이다.

영웅은 원래 없다.

영웅이 사회를 진보시키는 그 사회는 후진적 사회이다.

사회 시스템이 영웅이어야 한다.

어느 한 개인이 만드는 혁신, 개혁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또 그래야 한다.

그러나 시스템이 만드는 구조와 이를 통한 혁신과 개혁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고, 더 합리적일 수 있다.

그래서 영웅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시스템에 의존해야 한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가 아니라, ‘그도 이렇게 말했다’가 되어야 한다. 이게 무슨 말인지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2017년 11월 24일






Wednesday, November 22, 2017

어떤 마녀 사냥











2016년 ikea는 북미에서 판매된 말름 시리즈(malm series) 서랍장 2,900 만개를 모두 리콜 시행하였다.

어린아이들이 이 서랍장에 기어 오르다가 서랍장이 넘어지면서 사망하는 사건이 연이어 벌어졌기 때문이다.


언론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가구가 넘어지는 사고로 연간 3만8천명이 응급실을 찾으며, 2 주에 한 명 꼴로 사망하는데, Ikea 제품에 의한 사고로 사망한 경우는 최대 6 건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3건에 대해 소송 중이라고 한다.

왜 미국에서는 이런 사고가 이렇게 많이 발생할까.

내가 추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미국 주택의 방은 대부분 baseboard (걸레받이)를 설치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걸레받이를 설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북미 주택의 걸레받이 두께는 최소 1/2 인치 즉, 1cm 이상으로 두껍다. 특히 마루나 카펫을 까는 경우 걸레받이 설치는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또, 십 수년 전부터는 heating baseboard 라는 방식으로 난방을 하는 주택이 늘고 있다. (아래 사진의 여성이 서 있는 사진의 벽면에 설치된 것이 heating baseboard이다)










북미 주택의 가장 흔한 냉난방 방식은 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방식으로 중앙공급식의 열교환기를 통해 각 방 바닥에 설치된 공기 구멍을 통해 뜨겁거나 차가운 공기를 불어넣는 방식인데, 이 방식은 열 효율은 좋으나 겨울에 공기가 쉽게 건조해지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Convection(대류) 방식으로 바뀌는 추세인데, 이는 벽을 따라 Heating baseboard 라는 열교환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 경우 보일러에서 덮혀진 온수가 이 장치에 흐르면서 열기가 방안에 전달된다.

문제는 걸레받이나 heating baseboard가 설치된 경우, 가구를 그 앞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서랍장을 설치할 경우, 서랍장이 벽에서 최소한 1cm 혹은 4~5cm 이상 떨어져 안정성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둘째, 북미 주택의 경우, 의외로 바닥 마감을 카펫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어린이 방이 위치하는 경우는 주택의 경우 대부분 2층인데, 북미 주택은 목조주택이 많아 바닥 구조재가 목조로 구성되어 있어 걷거나 뛰면 삐그덕거리거나 울림이 생기기 때문에 2층의 경우 카펫을 까는 경우가 많다.

북미에서 시공하는 카펫은 마루바닥에 1/2 인치 두께의 폼을 깔고, 그 위에 또 다시 두꺼운 카펫을 깔게 되는데 고급 카펫일수록 두껍다. 이 위에 서랍장을 놓으면 서랍장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원래 Malm을 비롯한 ikea의 서랍장은 조립시 가구를 벽에 나사로 고정하도록 되어 있으며 고정 나사와 부품을 제공한다. 그러나 가구가 벽에서 떨어져 있을 경우 이를 벽에 고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목조주택은 벽체에 세로로 세워진 구조재 (이를 stud라고 한다)가 16인치 간격으로 세워져 있기 때문에 이를 찾아 고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stud에 나사를 박지 않을 경우, 내벽인 드라이 월(석고보드)에 나사를 박아야 하는데,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나사가 석고 보드에 고정될 리가 없다. 따라서 벽에 붙일 수 있는 경우에도 벽에 고정 나사를 빼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미국 정부에 따르면, 단순히 가구가 쓰러지는 경우보다, 가구 위에 TV 등 무거운 물건을 올려놓는 경우 무게 중심이 높아 더 쓰러지기 쉽고, 아이가 다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한다.

따라서 이건 가구의 문제 혹은 ikea의 문제가 아니라, 2주에 한 명씩 사망 사고가 발생하여 최소 400명 이상의 어린이가 가구 사고로 목숨을 잃고, 연간 3만8천명이 다치는데도 설마 나한테도 이런 사고가 생길까 방심한 소비자의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하루에 10 명 꼴로 익사 사고로 죽는데, 그 중 한 명은 자기 집 욕조에 빠져 죽는다.
(놀라운가? 일본의 경우, 2014년 4,866 명이 욕조에 빠져 익사했으며, 이 중 90%가 65세 이상이었다. 이 수는 2015년 일본 교통사고 사망자 수 4,177 명과 비슷한 숫자이다. WSJ 보도)

이렇게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수가 욕조에 빠져 죽지만, 욕조를 리콜한 적은 없다.

400 명 이상이 가구에 깔려 사망했는데, 대규모 리콜을 시행한 건 ikea 뿐이다. Ikea는 가구를 제대로 설치하기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였지만, 결국 여론에 밀려 malm 가구 생산을 중단하고, 2천9백만 개의 가구를 리콜했다.

한국도 그 대열에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단 한 건의 서랍장 부상, 사망 사고도 없었다.

그러나 국립기준표준원의 권고(사실상 명령)에 따라 한국 ikea 등 7개 업체가 리콜을 시행했으며, ikea는 Malm을 포함한 15 종에 대해 리콜 했는데, 국감 보고에 의하면 소비자의 11% 만이 리콜에 응했다고 한다.


2107년 11월 22일







Tuesday, November 21, 2017

가용가능한 항모는 다 한반도 인근에 배치된 셈












미국은 현재 10 척의 니미츠 급 항모와 제널드 포드급 항모 1 척을 운행 중이다.

포드급 항모는 취역했으나 실전 투입은 2021 년으로 예정되어 있어 사실상 작전에 투입할 수 없다.


나머지 항모 역시 모두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 항모의 운용 수명은 50년인데, 그 중간에 핵 연료봉을 한번 갈아 주어야 하며, 이를 refueling complex overhauls (RCOH) 이라고 하는데, 거의 분해 후 재조립에 가까워 정비 기간이 4년이나 걸린다.

니미츠(CVN-68) 등 4 척의 항모(68~71)가 거의 동시에 RCOH에 들어갔다가 최근 완료한 바 있다. 즉, 10 척 4 척이 정비 중이었고 나머지도 정비, 교육 중이었기 때문에, 한때 지구상 바다에 미국의 항모가 단 한 척도 가동하지 못했던 적도 있다. 바로 2016년 말부터 2017년 초까지 그랬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5년에는 가동 가능한 항모가 단 2척이었다고 한다.

현재 조지 워싱턴 호(CVN-73)가 RCOH 에 들어갔고, 존 스테니스 호(CVN-74) 도 최근 모함으로 돌아가 교육, 정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4척의 항모가 RCOH를 완료하였고, 항모 해리 트루먼 (CVN-75)도 2017년 7월에 정비를 마쳐, 10 척 중 7~8 척의 항모는 유사시 작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RCOH나 정비를 받지 않는 모든 항모가 작전을 위해 바다로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절반 가량은 교육, 훈련 등을 위해 모함에 정박한다.

현재 바다에 나와 있는 항모는 5 척으로 보인다.

이 중 조지 부시호(CVN-77)는 지난 8월 영국에서 훈련 후 대서양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니미츠 호(CVN-68), 로널드 레이건 호 (CVN-76), 루스벨트 호(CVN-71) 은 서태평양 즉, 동아시아 지역에서 작전 중이며, 곧 칼 빈슨(CVN-70) 호도 인도-태평양 지역에 상시 배치될 예정이라고 하므로, 사실상 가동 가능한 모든 항모 중 조지 부시호를 제외한 나머지 항모들 전부가 한반도 인근에 배치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미국은 항모 전단의 대부분을 서태평양 7함대 작전구에 투입해 놓은 것이다.


2017년 11월 21일



추가) USNI 의 11월 20일 자료에 의하면, 현재 바다에 떠 있는 항모는 미 7함대 작전구에 투입된 3 척 뿐입니다.

즉, 조지 부시호도 영국 해군과 훈련 후 복귀했으며, 칼 빈슨 호는 현재 SUSTEX (Sustainment Exercise) 중인 것으로 보이며, 내년 초에 서태평양으로 올 예정으로 보입니다.





Monday, November 20, 2017

서로 다른 국내 기사와 CBS news의 뉘앙스





Air Force Gen. John Hyten








한국일보 기사는 마치 하이튼 전략사령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 발사 명령이 불법이면, 명령을 거부하겠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그러나, CBS news의 기사를 읽으면, 느낌이 다르다.


즉, “핵 발사 명령이 불법이면, 합법적인 방법을 찾아 조언하겠다”는 것이 하이튼 사령관의 발언 핵심이다.

맥락으로 보건대, 누군가 핼리팩스 포럼에서, 하이튼 사령관을 자극하는 질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아, 어리석고 무모한 그가 핵 단추를 맘대로 눌러서 재앙이 닥치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을지 모른다.

그가 한 말은 다음과 같다.

“사람들은 우리가 바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바보가 아니며,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당신이라면 책임있는 자리에 있을 때, 많은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

보충해서 말하자면, 그의 주장은 이것이다.

전략사령관의 역할은 핵무기 사용 적격성에 대한 연구와 검토를 하는 자리이며, 관련하여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때문에, 국제법상 문제의 소지가 있을 경우,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는 것도 사령관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만일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하려고 한다면, 적법성에 대한 조언도 한다는 것이다.

즉,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당장 북한에 핵무기를 쓰겠다고 했을 때, 적합하지 않다면, 국내외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조건을 찾아내 핵무기 사용에 문제가 되지 않게 하겠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왜 이렇게 할까?

미국은 절대적 군사력을 가진 나라이고, 패권 국가이다. 따라서, 수 많은 국가들로부터 견제받고 있으며, 과거, 무모한 무력 사용과 개입으로 수 없이 비난받아 온 나라이기도 하다.

따라서, 몸조심이 몸에 밴 나라이기도 하다.

언젠가 언급했듯, preemptive war(strike)에 대해 합법성을 부여하기 위해 미군과 미국 학계는 엄청난 공을 들여 이에 대한 연구를 한 바 있다.

한편으론 부시 대통령 시절에 네오콘들이 저지른 이라크 침공을 합법화하기 위한 작업이었으며, 다른 한편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preventive war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답답해 돌아버릴만큼 ‘절차’를 거치고 있는 이유도 이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즉, 모든 가용한 외교적 수단을 다 쓴 후에 군사적 방법을 쓰겠다고 하는 건, 국제적 비난을 피하고, 무력 사용에 대한 합법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장관으로 기용하고 싶어하는 니키 헤일리를 여전히 유엔 대사로 묶어놓는 이유도 유엔에서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군사적 행동(선제 공격이든 예방전쟁이든 미국이 방아쇠를 당기는 전쟁)이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으려면, 유엔 헌장에 명시되어 있는 ‘허용된 도발’ 이어야 하며, 그것은 유엔의 결의를 필수적으로 요한다.

즉, 미국이나 미국의 동맹국이 북한의 공격을 받을 경우에는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당연히 인정받을 수 있지만, 미국의 선제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합법적으로 인정받으려면, 유엔이 결의한 사항을 강제하기 위한 전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엔이 김정은 일당을 국제법상 형사범으로 간주하여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할 경우, 미군이 김정은을 체포하기 위한 작전을 벌이는 것은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될 수 있으며, 나아가 북한 인권 회복 차원에서 북한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결의를 한다면, 이를 집행하기 위해 전쟁을 개시하여도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자위권 발동의 경우에도, 자위권 발동의 요건이 충족되는가는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사항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만일 북한이 미국을 향해 ICBM을 날릴 경우, 미사일이 미국 영토에 도착하기 전에 미국도 대응하기 위해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을 북한에 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쏜 미사일에 핵탄두가 장착된 것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그래서, 미국의 미사일은 성공적으로 북한에 날아가 핵을 터트렸는데, 북한의 미사일에는 핵이 없었다면, 미국의 핵 미사일 발사는 자위권 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즉, 핵공격으로 오인하고 핵으로 대응하였다면, 국제법으로 책임져야 할까?

이런 예민한 상황들을 수백 수천 개의 시나리오로 만들어 대응 사항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것이 전략사령부의 역할이며, 그에 대한 조언을 제시하는 것이 사령관의 임무라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런데, 마치 전략군 사령관이 미국 대통령에게 항명이라도 할 것처럼 기사를 쓰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2017년 11월 20일



<관련 기사>

Top general says he would resist "illegal" nuke order from Trump









Sunday, November 19, 2017

외교적 노력이란 무엇인가?











틸러슨 미 외무 장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회의에서 30 여개국 아프리카 외무장관들에게,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촉구하며, 북한과의 외교 관계 격하하고 경제 관계를 단절하며, 자국내 북한 노동자를 추방하는 등 북한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추가 조치를 하도록 촉구했다.

앞서 17일 미 국무부는 브리핑을 통해 수단이 북한과의 모든 무역, 군사 관계를 단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수단은 미국이 지명한 테러지원국이며, 미국의 대표적 적대국 중 하나로 유엔에서 표결시 늘 북한의 편에 섰던 북한의 대표적 우호국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은 제재 대부분을 해제한 바 있다.

얼마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수단을 방문해 수단 대통령과 외교장관을 만났으며, 이후 북한과의 단절을 선언하는 수단 외교 장관의 발표가 있었다.

수단 뿐 아니라, 우간다는 북한의 군사 지원과 협력 관계를 단절했으며, 군사 전문가 등 관련자들을 추방했고, 앙골라는 유엔에 북한 제재 이행 보고서를 내면서 북한 외교관 등 국적자의 신분을 공개하면서 이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콩고, 보츠나와 등 역시 북한과의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뉴질랜드 총리는 TV 인터뷰를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안 지지를 표명하며, 북한은 실질적 위협이라며, 세계의 모든 지도자들은 북한에 더욱 더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뉴질랜드 외교장관은 미국으로부터 군사적 개입 등을 요청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우리가 가진 방법을 모두 쓴 것이 아니므로 군사적 개입 전에 가능한 모든 방법을 써야 한다'며, 그러나, “자신은 이 같은 선택 방안에 절대 닫혀 있지 않다” (즉, 군사적 개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상은 VOA가 19일 보도한 여러 쪽지의 기사를 요약한 것이다.)

외교적 노력이란 무엇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평화적 해결 즉, 대화를 통해 해결한다고 주장하였는데, 우리 정부와 미국, 유엔 및 관련국들이 갖는 공통적 대북 정책은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라고 할 수 있다.

즉, 현재로는 외교적 노력이 우리나라와 미국 등이 할 수 있는 사실상 거의 모든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하고 있는 외교적 노력은 무엇이고 성과는 무엇인가?

반면, 미국은, 외교적 노력과 그 결과가 무엇인지 명료하고 보여 주고 있다. 북핵의 실질적 당사국은 우리가 아니었던가?


2017년 11월 19일




Saturday, November 18, 2017

겨울 전쟁


설상복을 입고 수오미 기관단총을 든 핀란드 병사








최근 일련의 상황을 보면, 미국 항모 3개 전단이 한반도 인근에서 연합 훈련을 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최소 3~4 대의 핵잠수함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며,

주일 미 해병 2천명이 한반도에 전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산케이 보도에 따라면 미해병 제 3원정군 사령관이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한다.) 이들이 국내에 들어와 있는지, 아니면 항모 등 한반도 인근 해군 선박에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주일 미 해병대에 F-32B 3대가 추가배치되어 16대 편대를 완성시켰다고 한다. F-32B 는 수직이착륙할 수 있는 멀티 툴 전투기로 강습상륙함과 같은 경항모에서 이착륙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해병대 상륙 지원용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미의회가 14일 통과시킨 국방수권법안(NDAA)에 따라 곧 핵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핵잠수함이 동해에 상시 배치될 예정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냉전 이후 핵 감축에 따라 핵잠수함에 더 이상 핵 미사일을 싣고 다니지 않았는데, 핵 미사일을 실은 핵잠을 동해에 배치한다는 건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한반도 비핵화는 더 이상 의미없는 구호가 된 것이며, 한반도에 전술핵 배치를 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 의회의 권고에 따라, 괌에 배치된 B-1B 폭격기 뿐 아니라, B-52 및 B-2스피릿 등 3대 핵심 전략폭격기들이 상시 순환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폭격기에도 당연히 핵 미사일이 탑재 가능하다.

이렇게 한반도 주변에 미군의 무력 전개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주한 미 사령관은 일본에서 대북 관련 협의 중이며, 해리 해리스 미 태평관 사령관 역시 16일 일본에서 아베 총리를 만나 북한 관련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모든 사실이 최근 수 일안에 이루어진 것들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들로 전쟁이 임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첫째 이유는 유엔이 휴전 결의를 했기 때문이다. 유엔은 최근 내년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개최되는 시기 전후 7일을 포함하여, 2월 초부터 3월 말까지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는 휴전을 촉구한 바 있다.

유엔의 결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심각한 도발이 있을 경우 전쟁이 발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이 먼저 전쟁을 개시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유엔의 결의를 어길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지 않다면 말이다. 물론, 유엔이 결의한 기간까지는 40 여일 남아 있기는 하다.

두번째 이유는 겨울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전에 있어 계절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단지 폭격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겨울 전쟁은 쌍방 모두에게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을 침공했던 독일도 겨울을 견디지 못해 무너졌고, 625 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에서 미군은 혹한의 추위 속에서 악몽을 겪어야 했다.

"겨울 전쟁"으로 불리는 소련의 핀란드 침공은 대규모 병력이 추위와 눈 폭풍으로 어떻게 무너지는 지를 잘 보여준다.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러시아 제정이 무너지고 볼세비키가 러시아를 장악하는 틈을 타 핀란드는 독립을 선언했다. 소비에트 제국, 즉 소련은 핀란드와 국경선 재조정을 빌미로 치욕적인 요구를 했고, 핀란드는 거절하였다.

결국 소련은 막대한 물량을 동원하여 핀란드를 침공하였다. 당시 소련은 100 만명에 가까운 병력과 6천대가 넘는 전차, 3천대가 넘는 항공기를 동원하였지만, 당시 인구 3백만의 핀란드는 30만명의 병사와 연습기 등을 다 합해 고작 100 대 남짓의 항공기만 있을 뿐이었다. 전차도 있었지만, 전투에 사용할 수준은 아니었다.

소련의 침공은 1939년 11월 30일에 시작되었다. 침공의 이유는 26일 핀란드가 발사한 포탄에 의해 소련 국경 수비대 10여명이 사상 당했다는 것이었다.

핀란드는 소련과 헬싱키 사이 카렐리아 지협, 국경 30~40 km 후방에 만네르하임 방어선을 쳤다.

이 지역은 수시로 영하 30~40도에 이르는 혹한이 몰아닥치는 곳이었다. 땅이 얼어 붙은 곳은 전차의 이동은 수월했지만, 폭설 속에서는 처박혀 있어야 했고, 병사들도 추위에 견디지 못했다. 소련이 춥다고 해도 이 전쟁에 동원된 우크라이나 출신 병사들에게는 처음 겪는 추위였다.

핀란드 군은 세계 최초로 흰색 설상복으로 위장하였고, 세계 최초로 스키 부대를 구성하여 치고 빠지는 작전을 구사했다. 이들은 거친 지형에 길게 늘어서 측면과 배후가 노출된 소련군을 기습 공격하는 유격전을 벌였다. 이 작전을 장착패기(Mottie) 전술이라고 부르며, 현대 유격전의 교범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당시 핀란드 군의 주요 무기로는 '몰로토프 칵테일'이라 불린 화염병과 '카사파노스(Kasapanos)'라고 불린 흡착식 대전차 폭약, 그리고 '수오미(Suomi)' 기관단총였다.

몰로토프는 당시 소련의 외무 인민위원이었는데, 그가 헬싱키를 폭격하는 소련 폭격기가 핀란드에 빵을 공수하는 것이라고 라디오에서 떠든 것에 분노한 핀란드 군은 소련 전차에 던지는 화염병을 "빵에 대한 보답으로 주는 술"이라는 의미로 몰로토프 칵테일이라 이름 붙였다.

당시 소련 전차는 가솔린을 연료로 사용하여 화염병을 맞으면 엔진이 폭발하여 적잖은 피해를 주었다. (이후 소련은 디젤 전차를 양산하게 된다.) 겨울 전쟁 중 핀란드 군은 무려 45만 병의 몰로토프 칵테일을 소련군에 안겨 주었다.

수오미 기관단총의 정식 명칭은 KP/-31 이며, 이는 핀란드 사람인 아이모 라티(Aimo Lahti)가 당시 독일이 생산하던 MP 18의 단점을 보완하여 만든 핀란드 최초의 기관단총 M/22의 개량형이다. M/22는 KP/-26로 다시 개량된 후 KP/-31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수오미는 경량형의 기관단총으로 바나나형 탄창과 드럼형 탄창을 장착할 수 있었으며 겨울 전쟁 중 KP/-31 SJR로 개량되기도 했다.

이 총에 참혹한 피해를 받은 소련은 수오미를 그대로 복제하다시피 하여 PPSh-41을 만들어 냈다. 이 총이 그 유명한 "따발총"으로 625 전쟁 당시 북괴군이 사용한 것이다.

겨울 전쟁은 영웅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저격은 전쟁의 주요 전술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저격병의 중요성을 새삼 각인시킨 이가 있었으니 바로 '시모 해위해'가 그랬다.

기록을 보면, 시모 해위해는 M28 소총으로 약 100일간 무려 500~600 명의 소련군을 저격했으며, 수오미 기관단총을 사용해 200 여명을 사살했다. 그의 저격 기록은 여전히 최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데, 그는 망원조준경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특징도 있다.

즉, 나안(naked eye)으로 조준 사격했는데, 조준경을 사용할 경우, 빛의 반사로 노출될 수 있고, 추운 날씨 탓에 성에게 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작전 중 폭탄에 맞아 얼굴의 반이 날아가는 중상으로 대수술을 받고 은퇴하여 97세에 사망했다.

핀란드는 절대적 열세 속에서 전쟁을 치뤄냈지만, 영토 일부를 소련에 넘기는 조건으로 결국 항복하는 것으로 전쟁을 끝냈다. 비록 항복했지만, 의지를 가지면 절대적 약세에도 강한 군대를 물리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하겠다.

겨울 전쟁은 군인에게만 가혹한 것이 아니다.

만일 한반도에서 또 다시 겨울 전쟁이 벌어질 경우, 민간인 피해 즉, 북한 주민들의 희생 역시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대량 폭격으로 아무리 조기에 전쟁을 마무리한다고 해도 북한을 수복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원조 물자를 가져다 주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그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아사하거나 동사할 수는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걸 알면서 미국이 무리하게 겨울 전쟁을 벌일지는 의문이다.

물론 이 같은 가정은 희망 사항이며, 방아쇠를 북괴가 당길 경우는 예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은이 꼬랑지를 다리 사이에 감추고 엎드려 숨 죽이고 있는다면, 봄이 올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

무고한 북한 주민의 희생을 생각하면 그러길 바랄 뿐이지만, 세상 일이 늘 바램대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2017년 11월 18일



Friday, November 17, 2017

트럼프 대통령 11월 17일 중대 성명 감상문












예고된 바 같이, 지난 15일 오후 3시 경(현지시각),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대” 성명이 있었다.

국내 언론에서는 이에 대해 크게 언급한 기사가 없어서, 백악관 사이트에서 그 성명문을 찾아 읽어 보았다. (사실 번역해서 올리려고 절반쯤 번역하다가 치워버렸다.)


전체적으로는, 인자한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기 위해 장황하지만 잘 정돈해서 이야기해주는 투로, 국민들을 격려하고 희망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던지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성명은 또, 당선 1 주년, 임기 10개월의 여정과 12일간의 아시아 방문과 궁극적으로는 해외 주요국을 모두 순방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보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당선 1주년을 맞아 마치 다음 챕터로 넘어가기 위해 쉼표를 찍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또, 미국이 세계의 리더 국가이며, 나아가 트럼프 자신이 세계의 핵심 리더라는 사실을 명백히 하였으며,

여러 나라를 순방하면서, 리더로써, 주의줄 것은 주의 주었고, 반면 잠정적 적국/경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아랍국가들, 팔레스타인, 중국 등에 대해서는 너그러움과 관용을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NATO에 대해서는 “I urged our NATO allies to do more to strengthen our crucial alliance and set the stage for significant increases in member contributions.”라고 말했는데, 다른 국가를 언급할 때와는 천양지차의 뉘앙스를 띄고 있다.)

한편, 아시아 순방의 목표와 목적에 대해서는 두 차례에 걸쳐 명확하게 정리해 말해 주었다.

1) 북핵 위협에 맞서기 위해 세계가 연합해야 한다.
2) 인도-태평양 지역은 열려있어야 하며(항해를 의미) 자유로워야 한다.
3) 아시아 지역의 동맹국과 파트너들과 공정하고 상호적 경제 교역이 이루어져야 한다.

1) to unite the world against North Korean nuclear threat,
2) to promote a free and open Indo-Pacific region,
3) and to advance fair and reciprocal economic relations with our trading partners and allies in the region.

이 그럴듯한 목표의 목소리는 사실상 한 국가를 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중국이다.

즉, 중국에게 “너도 연합에 참여해야 하며,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들먹이며 엉뚱한 짓 하지말고, 공정 무역을 해야 한다.”고 엄포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11월 17일



Remarks by President Trump on His Trip to Asia

Diplomatic Reception Room
3:35 P.M. EST
THE PRESIDENT: Thank you very much.
Last night, I returned from a historic 12-day trip to Asia. This journey took us to five nations to meet with dozens of foreign leaders, participate in three formal state visits, and attend three key regional summits. It was the longest visit to the region by an American President in more than a quarter of a century.
Everywhere we went, our foreign hosts greeted the American delegation, myself included, with incredible warmth, hospitality, and most importantly respect. And this great respect showed very well our country is -- further evidence that America’s renewed confidence and standing in the world has never been stronger than it is right now.
When we are confident in ourselves, our strength, our flag, our history, our values -- other nations are confident in us. And when we treat our citizens with the respect they deserve, other countries treat America with the respect that our country so richly deserves.
During our travels, this is exactly what the world saw: a strong, proud, and confident America.
Today, I want to update the American people on the tremendous success of this trip and the progress we’ve made to advance American security and prosperity throughout the year.
When I came into office, our country was faced with a series of growing dangers. These threats included rogue regimes pursuing deadly weapons, foreign powers challenging America’s influence, the spread of the murderous terror group ISIS, and years of unfair trade practices that had dangerously depleted our manufacturing base and wiped out millions and millions of middle-class jobs.
The challenges were inherited, and these products really showed what previous mistakes were made over many years -- and even decades -- by other administrations. Some of these mistakes were born of indifference and neglect. Others from naïve thinking and misguided judgement. In some cases, the negative influence of partisan politics and special interests was to blame. But the one common thread behind all of these problems was a failure to protect and promote the interests of the American people and American workers.
Upon my inauguration, I pledged that we would rebuild America, restore its economic strength, and defend its national security. With this goal in mind, I vowed that we would reaffirm old alliances and form new friendships in pursuit of shared goals. Above all, I swore that in every decision, with every action, I would put the best interests of the American people first.
Over the past 10 months, traveling across the globe and meeting with world leaders, that is exactly what I have done.
Earlier this year, in Saudi Arabia, I spoke to the leaders of more than 50 Arab and Muslim nations about our strategy to defeat terrorists by stripping them of financing, territory, and ideological support. And I urged the leaders to drive out the terrorists and extremists from their societies. Since that time, we have dealt ISIS one crushing defeat after another.
In Israel, I reaffirmed the unbreakable bond between America and the Jewish State, and I met with leaders of the Palestinian Authority and initiated an effort to facilitate lasting peace between the Israelis and the Palestinians.
In Brussels, I urged our NATO allies to do more to strengthen our crucial alliance and set the stage for significant increases in member contributions. Billions and billions of dollars are pouring in because of that initiative. NATO, believe me, is very happy with Donald Trump and what I did.
In Warsaw, I declared to the world America’s resolve to preserve and protect Western civilization and the values we hold so dear.
In Rome, Sicily, Hamburg, and Paris, I strengthened our friendships with key allies to promote our shared interests of security and prosperity.
In September, at the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in New York, I urged that the nations of the world join in confronting rogue regimes that threaten humanity and laid out a model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 grounded in respect for sovereignty and the responsibilities that come with it.
On each trip, I have worked to advance American interests and leadership in the world.
And to each of these places, I have carried our vision for a better -- a vision for something stronger and sovereign -- so important -- sovereign and independent nations, rooted in their histories, confident in their destinies, and cooperating together to advance their security, prosperity, and the noble cause of peace.
It was this same vision that I carried to Asia two weeks ago. And it was this same commitment to you, the American people, that was always at the forefront of my mind and my thinking.
Our trip was defined by three core goals. First: to unite the world against the nuclear menace posed by the North Korean regime, a threat that has increased steadily through many administrations and now requires urgent action.
Second: to strengthen America’s alliances and economic partnerships in a free and open Indo-Pacific, made up of thriving, independent nations, respectful of other countries and their own citizens, and safe from foreign domination and economic servitude.
And third: to finally -- after many years -- insist on fair and reciprocal trade. Fair and reciprocal trade -- so important. These two words -- fairness and reciprocity -- are an open invitation to every country that seeks to do business with the United States, and they are a firm warning to every country that cheats, breaks the rules, and engages in economic aggression -- like they've been doing in the past, especially in the recent past.
That is why we have almost an $800-billion-a-year trade deficit with other nations. Unacceptable. We are going to start whittling that down, and as fast as possible.
With these goals, it was my profound honor to travel on this journey as your representative. I explained to all of the world leaders, and across Asia, how well the United States is doing. Economic growth has been over 3 percent the last two quarters and is going higher. Unemployment is at its lowest level in 17 years. The stock market has gained trillions of dollars in value since my election and has reached record highs. We are massively increasing our military budget to historic levels. The House has just passed a nearly $700 billion defense package, and it could not come at a better time for our nation.
Once again our country is optimistic about the future, confident in our values, and proud of our history and a role in the world.
I want to thank every citizen of this country for the part you have played in making this great American comeback possible. In Asia, our message was clear and well received: America is here to compete, to do business, and to defend our values and our security.
We began our trip in Hawaii to pay our respects to brave American servicemembers at Pearl Harbor and the United States Pacific Command, the guardian of our security and freedom across the Indo-Pacific region.
our country prepared to observe Veterans Day, we remembered the incredible sacrifices and courage of all of the veterans whose service has preserved our liberty and a way of life that is very special. We also thanked military families for their support for our brave servicemen and women.
From Hawaii, we traveled to Japan, a crucial U.S. ally and partner in the region. Upon landing in Japan, my first act was to thank the American servicemembers and Japanese Self-Defense Forces who personify the strength of our enduring alliance.
Prime Minister Abe and I agreed on our absolute determination to remain united to achieve the goal of denuclearized North Korea. Shortly following our visit, Japan announced additional sanctions on 35 North Korean entities and individuals. Japan also committed to shouldering more of the burden of our common defense by reimbursing costs borne by American taxpayers, as well as by making deep investments in Japan’s own military. This will include purchases of U.S. advanced capabilities -- from jet fighters to missile defense systems worth many, many billions of dollars -- and jobs for the American worker.
The Prime Minister and I also discussed ways we can deepen our trade relationship based on the core principles of fairness and reciprocity. I am pleased that since January of this year, Japanese companies have announced investments in the United States worth more than $8 billion -- 17,000 jobs. Thank you.
Oh, they don't have water? That's okay. What? That's okay.
(Drinks water.)
THE PRESIDENT: Japanese manufacturers, Toyota and Mazda, announced that they will be opening a new plant in the United States that will create 4,000 jobs.
We also signed agreements between our nations to enhance infrastructure development, increase access to affordable energy, and advance our foreign policy goals through economic investment.
From Japan, we traveled to another key American ally in Asia -- the Republic of Korea. My official state visit to South Korea was the first by an American President in 25 years.
Speaking before the National Assembly of the Republic of Korea, I spoke the truth about the evil crimes of the North Korean regime, and I made clear that we will not allow this twisted dictatorship to hold the world hostage to nuclear blackmail.
I called on every nation, including China and Russia, to unite in isolating the North Korean regime -- cutting off all ties of trade and commerce -- until it stops its dangerous provocation on -- and this is the whole key to what we're doing -- on denuclearization. We have to denuclearize North Korea.
We have ended the failed strategy of strategic patience, and, as a result, we have already seen important progress -- including tough new sanctions from the U.N. council -- we have a Security Council that has been with us and just about with us from the beginning.
South Korea agreed to harmonize sanctions and joined the United States in sanctioning additional rogue actors whose fund and funds have helped North Korea and North Korea's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It's unacceptable to us.
The United States welcomed the decision of President Moon to remove the payload restrictions on missiles to combat the North Korean threat. And together we reaffirmed our commitment to a campaign of maximum pressure.
Like Japan, South Korea is increasing its defense contributions. During our meetings, President Moon acknowledged his desire for equitable cost-sharing for the United States military forces stationed in South Korea. And I visited soldiers at Camp Humphreys, a brand-new, joint American-South Korean base, paid for almost entirely by the South Korean government. At that base, I discussed with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n military leaders both military options and readiness to respond to North Korean provocation or offensive actions.
During our visit, President Moon and I also discussed America’s commitment to reducing our trade deficit with South Korea. At my discretion and direction, we are currently renegotiating the disastrous U.S.-Korea trade agreement signed under the previous administration. It has been a disaster for the United States.
Last week, 42 South Korean companies announced their intent to invest in projects worth more than $17 billion dollars in the United States, and 24 companies announced plans to purchase $58 billion dollars in American goods and services.
From South Korea, Melania and I traveled to China, where, as in Japan and South Korea, we were greatly honored by the splendor of our reception. Our trip included the first official dinner held for a foreign leader in the Forbidden City since the founding of the modern China, where we enjoyed a very productive evening hosted by President Xi and his wonderful wife, Madam Peng.
During our visit, President Xi pledged to faithfully implement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on North Korea and to use his great economic influence over the regime to achieve our common goal of a denuclearized Korean Peninsula.
President Xi recognizes that a nuclear North Korea is a grave threat to China, and we agreed that we would not accept a so-called “freeze for freeze” agreement like those that have consistently failed in the past. We made that time is running out and we made it clear, and all options remain on the table.
I also had very candid conversations with President Xi about the need to reduce our staggering trade deficit with China and for our trading relationship to be conducted on a truly fair and equitable basis. We can no longer tolerate unfair trading practices that steal American jobs, wealth, and intellectual property. The days of the United States being taken advantage of are over.
In China, we also announced $250 billion worth in trade-investment deals that will create jobs in the United States.
From China, I flew to the city of Da Nang in Vietnam, to attend the Leaders Meeting for APEC -- 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 There, I spoke to a major gathering of business leaders, where I reminded the world of America’s historic role in the Pacific as a force for freedom and for peace.
Standing on this proud history, I offered our vision for robust trading relationships in which Indo-Pacific nations can all prosper and grow together. I announced that the United States is ready to make bilateral trade deals with any nation in the region that wants to be our partner in fair and reciprocal trade.
We will never again turn a blind eye to trading abuses, to cheating, economic aggression, or anything else from countries that profess a belief in open trade, but do not follow the rules or live by its principles themselves.
No international trading organization can function if members are allowed to exploit the openness of others for unfair economic gain. Trade abuses harm the United States and its workers -- but no more. No more.
We will take every trade action necessary to achieve the fair and reciprocal treatment that the United States has offered to the rest of the world for decades.
My message has resonated. The 21 APEC leaders -- for the first time ever -- recognized the importance of fair and reciprocal trade, recognized the need to address unfair trade practices, and acknowledged that the WTO is in strong need of reform. These leaders also noted that countries must do a better job following the rules to which they agreed.
I also made very clear that the United States will promote a free and open Indo-Pacific in which nations enjoy the independence and respect they deserve.
In Vietnam, during a state visit in Hanoi, I also met with President Quang and Prime Minister Fook to discuss the growing friendship between our countries. Our Vietnamese partners are taking new actions to enforce sanctions on North Korea. In addition, we committed to expand trade and investment between our countries, and we pledged to address the imbalances. I am particularly pleased that the United States and Vietnam recently announced $12 billion in commercial agreements, which will include $10 billion in U.S. content.
Finally, I visited the Philippines, where I met with numerous world leaders at the U.S.-ASEAN and East Asia Summits. At ASEAN -- the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 we made it clear that no one owns the ocean. Freedom of navigation and overflight are critical to the security and prosperity of all nations.
I also met with the Prime Ministers of India, Australia, and Japan to discuss our shared commitment to a free and open Indo-Pacific.
During our visit, President Duterte of the Philippines thanked the American people and our armed forces for supporting the recent liberation of Marawi from ISIS. We pledged to strengthen and deepen our long-standing alliance.
At the East Asia Summit, the United States negotiated and signed four important leaders’ statements on the use of chemical weapons, money laundering, poverty alleviation, and countering terrorist propaganda and financing.
And crucially, at both summits and throughout the trip, we asked all nations to support our campaign of maximum pressure for North Korean denuclearization. And they are responding by cutting trade with North Korea, restricting financial ties to the regime, and expelling North Korean diplomats and workers.
Over the last two weeks, we have made historic strides in reasserting American leadership, restoring American security, and reawakening American confidence.
Everywhere we went, I reaffirmed our vision for cooperation between proud, independent and sovereign countries -- and I made clear that the United States will be a reliable friend, a strong partner, and a powerful advocate for its own citizens.
The momentum from our trip will launch us on our continued effort to accomplish the three core objectives I outlined: to unite the world against North Korean nuclear threat, to promote a free and open Indo-Pacific region, and to advance fair and reciprocal economic relations with our trading partners and allies in the region.
We have established a new framework for trade that will ensure reciprocity through enforcement actions, reform of international organizations, and new fair trade deals that benefit the United States and our partners.
And we have laid out a pathway toward peace and security in our world where sovereign nations can thrive, flourish, and prosper side-by-side.
This is our beautiful vision for the future. This is a where this vision -- this dream -- is only possible if America is strong, proud, and free.
long as we are true to ourselves, faithful to our founding, and loyal to our citizens, then there is no task too great, no dream too large, no goal beyond our reach.
My fellow citizens: America is back. And the future has never looked brighter.
Thank you. God Bless you and God Bles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Thank you very much. Thank you. Thank you all.
END

3:56 P.M. EST




Tuesday, November 14, 2017

2017년 11월 15일 미 대통령의 중대 발표 감상법












우리들은 절대 전쟁이 재발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과 전쟁을 통해서라도 북핵을 제거해야 한다는 양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이 무력을 통해 김정은 체제를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한편으론 이를 통해 남한의 적색 분자도 제거해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반면, 절대 전쟁이 발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평화적인 방법 즉,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한편, 보수 우파들 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에 대해 지나치게 신뢰하고 의지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가 출신이므로 치밀한 이해 타산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누구의 추측, 주장이 옳은지 현재로선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미 여러 번 언급한 바 있지만, 예측 가능한 북핵 문제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이 핵 무기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1) 현재와 같은 상태가 계속 유지되거나, 2)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거나, 3) 미국과의 평화 협정을 통해 핵 보유를 인정받는 세 가지 상황 중 하나이다.

둘째, 북한이 스스로 핵 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핵 무기 포기는 4) 김정은이 어떤 이유 (북미 평화협정, 국제적 압박과 경제 위기 등)로든 스스로 핵 무기를 폐기하거나, 5) 북한 내부의 내란이 발생하면서 새로 정권을 잡은 자들이 핵을 포기하는 상황을 생각해 수 있다.

셋째, 외부의 힘으로 강제로 북핵을 폐기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6) 전쟁이나 무력을 통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북핵 문제는 위의 6 가지 상황 중 하나로 종결될 것이다.

현재는 1)의 상태라고 할 수 있으며, 이 중 2)의 가능성은 매우 낮아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제법상 합법적 핵보유국은 1967년 NPT 조약이 발효될 당시 이미 핵을 가지고 있었던,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뿐이며, 그 이후 핵무기를 개발한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은 사실상(de facto) 핵보유국으로 간주되고 있을 뿐이다. 이들 3국은 미국과의 핵협정, 대미 우호 정책과 협력으로 미국으로부터 전략적 활용 가치를 인정받음으로 핵보유가 묵인된 것이며, 이에 따라 미국의 비핵화 원칙에서 벗어나 핵포기 압력이나 제재를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러시아나 중국 혹은 다른 국가나 국제 기구에 의해 인정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인정 혹은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는 북한이 이 같은 방식으로 미국에 의해 핵 보유를 인정받거나 묵인받을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3)의 경우도 가능성이 없다. 즉 북한이 북미 평화협정을 맺으며, 동시에 핵을 가질 가능성도 현재로는 없다. 왜냐면 만일 평화 협정을 맺을 경우, 미국은 북핵 폐기를 전제 조건으로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이 핵을 보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와 같은 상태 즉, 대립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뿐이다.

그러나 북한 핵 보유는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 김정은의 궁극적 목표는 체제를 유지하고 보장 받으면서 동시에 적화 통일을 꾀하는 것이다.

따라서 완성된 핵무기를 지렛대 삼아 미국과 협상을 벌이고, 협상을 통해 미국이 원하는 조건, 즉 '검증 가능하고 완벽한 비가역적인 핵 폐기'를 조건으로 체제 보장을 약속받고 경제적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만일 김정은이 '검증 가능하고 완벽한 비가역적인 핵 폐기'를 들고 나올 경우, 미국은 어떻게 할까?

미국은 이 경우를 상정하여 이미 몇 가지 장치를 만들어 두고 있다.

첫째, "대화와 협상은 다르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번 APEC 참여를 위해 베트남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지금 미국이 하려는 건 협상이 아니라 대화이다. 대화와 협상은 다르다." 또, "대화는 협상의 시작점이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이 말은 협상을 위해 대화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대화는 할 수 있지만, 그것이 북핵 해결 방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말하는 협상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수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북미간 협상은 북한이 '검증 가능하고 완벽한 비가역적인 핵 폐기'를 하거나, 이에 준하는 행동이 선행된 후에 시작된다고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 폐기를 위한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과거에도 핵 폐기 협상을 한 바 있지만, 북한이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며 결국 시간을 벌어 줄 뿐이었다는 것이다.

즉, 말 뿐인 핵 폐기로는 협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핵 폐기가 선행되면 협상에 응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검증 가능하고 완벽한 비가역적인 핵 폐기'를 하겠다며 협상을 요구해도 미국은 이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이게 첫번째 장치이다.

둘째, 북한 인권 문제라는 두 번째 장치가 있다.

미국이 북한에 던지는 화살은 단지 핵 무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 국회 연설에서도 보았듯이 미국은 북한 인권 문제를 들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유엔도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였고, 더불어 테러 지원국 재지정 문제도 거론하고 있다.

이는 설령 김정은이 핵 무기를 폐기하고 항복한다고하여도 여전히 북한 주민의 인권을 짓밟은 국제 형사범으로 처리하겠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즉, 국제 사회에서 북한 문제는 단지 핵무기 보유의 문제 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이 당면한 북핵 위협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문제를 확대 해석하는 건, 김정은에게 주도권을 주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핵무기를 폐기하겠다는 김정은의 선택에 따라 서방이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김정은은 이미 외통수에 걸려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많은 이들이 대화를 통한 평화적 북핵 해결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의문이다.

평화적 해결의 유일한 방법은 김정은이 스스로 핵을 폐기하고 미국과 대화에 나서거나, 미국이 북핵을 인정해주고 평화협상을 통해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국을 공격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불가능하다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5) 혹은 6)이다.

김정은이 숙청을 통해 정적을 제거하고, 대규모 인사 조치를 통해 가신 그룹과 김여정 등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혹시라도 있을 반란의 싹을 자르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김정은에 반발하는 세력이 모조리 사라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여전히 5)의 가능성은 잠재하고 있으며, 미국도 5)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북 심리전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대북관련 중대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이 성명이 대화를 요구하는 유화 제스처라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60일간의 도발 중단을 북한의 대화 의지로 읽기도 한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강경 발언을 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실망일 수 있다. 북핵 해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선전포고를 예측하기도 하는데, 선전포고는 미 의회의 권리이며, 미국 대통령이 선전포고를 함으로써 발생 가능한 북한의 우발적 행동을 감안할 때 그 가능성은 없다.)

오히려,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그래서 대화가 실제로 오간다면 이는 더 긍정적 사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왜냐면, 역사적으로 예고된 모든 전쟁 전에는 전쟁의 서막을 풍요롭게 치장하는, 대화와 평화 제의라는 기만 전술이 있기 마련이었기 때문이다.


2017년 11월 14일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 vs 중국의 패권구도 RCEP












이번 마닐라 아세안, 베트남 APEC에서 미국의 핵심 아젠다는 "인도-태평양" 전략 구상의 공표와 동참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물론 인도는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고, 호주도 핵심 멤버가 되기 위해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아태)" 대신 "인도-태평양"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건,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고 견제하기 위함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의 포기로 사실상 불발된 TPP 대신 중국 주도의 경제블럭인 RCEP(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를 서둘러 매듭지으려고 하고 있다.

RCEP은 아세안 10개국(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과 중국, 일본, 인도, 한국, 호주, 뉴질랜드 6개 국가가 참여하는 다자간 무역협정인데, 이 협정이 체결되면, 세계 인구의 약 48%, GDP의 약 31%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 형성되며, 이를 주도한 중국의 영향력은 커질 수 밖에 없다. 14일에 RCEP 정상 회의가 있었다.

그러나, 해당국들간의 이해 관계가 복잡하고, 특히 인도의 경우, 이 협정 체결로 저가 중국산 제품들이 인도로 밀려들어올 경우, 인도 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의 결과 인도는 탈퇴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이 TPP에 적극적이었던 건, 한미FTA 타결에 자극받았기 때문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재검토를 지시했고, 사실상 TPP는 불발되었기 때문에, RCEP에 적극적일 것 같지만, 중국 주도의 자유무역에 큰 관심이 있을 리 없다. 게다가 일본은 이미 중국, 한국, 뉴질랜드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과는 FTA를 체결한 상태이다. 따라서 관망하거나 소극적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역시 미국의 입김에 영향을 받을 것이며, 주요국들이 빠질 경우 RCEP는 유명무실해질 것이다.

따라서 중국도 다급하다. 중국은 일대일로, RCEP, AIIB 등의 실현으로 지역 패권을 잡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으로써는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고, 경제력이 있는 국가가 중국의 지역 패권 구도를 지지해 줄 필요가 절실하다. 한국 정부의 포섭은 그렇게 이루어진 듯 하다.

결국 한국 정부는 중국의 3불 정책에 머리를 조아리며 동의했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을 공식 거절하고 일대일로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도 야당은 한 마디도 않고 있다. 야당에도 수 많은 친중파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들 대다수는 뭐가 뭔지 모르는 체, 설령 안다고 해도 일본과 궤를 같이 할 수 없다며 한미일 삼각 구도에 반대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아세안 국가 정상들은 지금은 웃고 있지만,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중국의 해결방안 (사실상, 요구)을 결코 동의할 수 없을 것이며, 결국 중국이 구상하는 RCEP도 무산되고, 마침내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에 동조하게 될 것이다.

강대국 틈에서 전략적으로 자국의 지위를 이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경제적 이익보다 더 중요한 건, 안보이다.

게다가 중국의 뒤를 쫓아가는 것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이득인지도 의문이다.

지금은 중국의 협박에 굴복할 때도 아니며, 불명확한 경제 블럭화를 쫓을 때는 더 더욱 아니다. 동맹국과 신의를 지키고, 국가 안보에 더 신경써야 할 때이다.

따라서, ASEAN, APEC에서 북핵의 위협을 강조하고 북한 제재를 위한 강력한 동참을 요구하는 것이야 말로 지도자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2017년 11월 14일




Monday, November 13, 2017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을 걷어 찬 문재인 정부


















인도-태평양 (Indo-Pacific)은 과거에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합친 지리학적 개념으로나 사용되었던 용어이다.

국제정치학적 개념으로는 2007년 인도 해군 출신의 Gurpreet Khurana이 쓴 "Security of Sea Lines: Prospects for India-Japan Cooperation"에서 처음 사용되었고, 같은 해 인도 의회에서 연설한 아베 수상도 "Confluence of the Indian and Pacific Oceans"이라는 언급을 한 바 있다.


즉, 인도-태평양이란 전략적 개념은 인도와 일본에 의해 최초 발의되었고, 트럼프 대통령 이후 미국이 이를 받아 들여 미국 대외 전략 기조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미국 연방 정부, 특히 미 해군은 인도-태평양이란 개념과 용어를 관례적으로 쓰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의 개념은 미국의 영향력을 서 태평양 즉, 동아시아를 넘어 동남아시아, 인도양 나아가 동 아프리카에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 중국을 포위하고 봉쇄할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일본과 한국과의 3각 동맹을 통해 동아시아를 확고하게 방어하고, 인도와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미 태평양 사령부가 배치한 성주의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미군을 보호하는 동시에,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을 한국에 배치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이 사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한국의 사드 배치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 즉,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며, 미국이 동 아시아에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을 중국의 지역 패권 쟁취에 방해 요소로 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을 통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에 한국도 참여하라는 한 것이며, 이를 위해 동아시아에서 한미일 군사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으로 건너간 후 인도-태평양 구상에 가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언급했다시피,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은 중국을 견제할 뿐 아니라, 이를 넘어서서 중국을 봉쇄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건, 중국이 아시아 지역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국제 질서를 훼손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 질서란 미국식 세계 질서를 말하는 것이다.

즉, 미국식 세계질서를 침범하고 나아서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의 경제를 훼손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으므로 이를 응징하겠다는 우회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저가 생산품을 유통하여 다른 국가에서 싼 값에 공산품을 구입해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제 사회에서의 중국의 역할인 것이다.

미국은 이같은 중국의 역할을 인도에 넘겨 줄 계획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도는 중국의 인구 수를 넘겨다보는 인구 대국이며, 유럽 대륙에 버금가는 크기의 옥토를 가진 나라이며, 전세계 GDP 6~7 위의 경제 대국이기도 하다. 구매력 기준(PPP)로 보면, 이미 일본을 제치고, 중국 미국 다음의 3위에 랭크되어 있다.

또, 이미 수 년간 7% 이상의 고속 성장을 해 온 나라이며, 향후 적어도 10년은 이 같은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반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6%로 꺾였으며 침체기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인도 모디 총리는 "Reform, Perform, Transform"을 정부의 모토로 하여, 하루 100 킬로미터 이상의 도로 건설, 5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송전망 건설 등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중국이 화상 네트워크를 가진 것처럼 인도 역시 전세계에 인도 이민자들의 기업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데, 인도 출신의 해외 이민자 수는 1,600 만명에 이르러 사실상 가장 많은 이민자를 가진 나라이기도 하다.

또, 자국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무려 3천개가 넘으며,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언어의 수는 800 가지이지만, 영어가 공용어인 나라이어서 영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인도 국민의 수는 매우 많으며, 영국 식민지 영향을 받아 글로벌 화되어 있는 기업과 기업인도 많고 특히 IT, 의료 등의 수준이 높은 나라이기도 하다. (전세계 의료 분야 성장율이 3% 대인 것에 비해, 인도 의료 산업 성장율은 15%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인도-태평양 구상은 미국 대외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하며, 수출과 대외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로써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로 받아 들이고 촉각을 세워야 할 사항이다.

그런데, 정부가 이를 시원하게 걷어 찬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 소득 수준이 국민당 만 불 정도면 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국민 의식 수준이 그 정도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만 불 수준으로 끌어내리려고 노력하는 정부를 칭찬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2017년 11월 13일





Thursday, November 9, 2017

사우디의 젊은 피, 개혁 드라이브를 걸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지난 11월 4일 사우디 정부가 구성한 반부패위원회는 위원회 결성 직후, 왕자 11명, 현직 장관 4명을 포함한 전현직 장관 수십 명을 체포한 후, 사우디 왕가 소유인 리츠 칼튼 호텔을 통채로 비워 이곳에 구금했다. 체포 과정에서 총격전이 발생해 왕자 중 한 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부패위원회의 위원장은 현 왕세자 즉, 차기 국왕이다.










그의 이름은 모하메드 빈 살만이며 현 국왕의 아들로, 지난 6월 21일 전 왕세질이자 사촌인 모하메드 빈 나예프를 폐위한 후 왕세자 자리를 꾀찼다.

아랍인들의 이름은 서로 비슷해 보여, 구분이 쉽지 않은데, 이름을 정하는 방식을 알면 이해가 쉽다.
예를 들어, 현 국왕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의 full name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빈 압둘 라흐만 빈 파이살 빈 투르키 빈 압둘라 빈 무함마드 빈 사우드"이며, 이 이름에는 가문 (집안),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등의 이름이 족보처럼 고스란히 적혀 있다.
이런 풀 네임을 쓸 수 없으므로 대개는 "어느 가문의 누구의 아들, 누구"라는 식의 이름을 쓴다.
즉, 살만 국왕의 경우, "사우드 가문의 압둘아지즈의 아들 살만"이며, ~의 아들이라는 아랍어는 빈 (bin), ~ (가문)의 라는 아랍어는 알(al)이므로, 그의 통상적 명칭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가 된다. 딸인 경우에는 빈트를 쓴다.
즉, 현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는 '사우드 가문의 살만의 아들 모하메드'라는 뜻이다. 이를 약칭해 빈 살만이라고 하면 살만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이 글에서 빈 살만은 모하메드 빈 살만을 의미한다. 빈 나예프 역시 마찬가지이다.

왕위 계승을 놓고 두 왕자 간의 암투와 갈등, 왕세자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난 2016년 1월 포스팅한 적이 있다.


관련 자료 : 사우디 왕가의 내우외환과 국제 정세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이 같은 사태를 '사우디판 이방원의 난'이라고 빗대 기사를 썼지만, 왕위 계승권을 놓고 다투었다는 점에서는 같을지 몰라도, 엄밀히 말하면 이방원의 난과는 여러 모로 다르다.

우선, 왕세자였던 빈 나예프로부터 왕세자 자리를 물려받는(?) 과정에서 차이가 난다.

언론에 의하면 살만 국왕과 아들 빈 살만은 빈 나예프 왕세자를 왕궁으로 불러 감금한 뒤, 왕세자 자리를 내 놓으라고 밤새 협박했다고 한다. 결국 이에 굴복한 빈 나예프는 빈 살만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동영상을 찍은 후 언론에는 "약물 중독"을 이유로 왕세자 자리를 내 놓았다.


살만 국왕과 빈 살만 왕세자




즉, 현 국왕과 그의 아들이 공모(?)했다는 것이다. 현재 빈 나예프는 왕세자 권리는 물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 수도 리야드에서 10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제다에 가택 연금된 상태이다.


빈 나예프 왕자




1. 왜 살만 국왕은 처음부터 아들을 왕세자로 책봉하지 않았을까?


이를 이해하려면, 사우디 아라비아의 역사를 조금 알 필요가 있다.

아라비아 반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우디 아라비아는 사실 18세기 전만 해도, 유목민이 주로 거주하는 황량한 사막에 불과했다. 개중에는 도망다니거나 쫓겨난 이들도 합류하여 살았는데, 핍박을 피해 달아난 초기 기독교인들도 있었다.

사우디의 유력 부족 중에는 사우드 가문이 있었는데, 20세기 초 사우드 가문의 압둘아지즈가 당시 오스만 제국(터키)이 지배한 아라비아 반도에서 봉기를 일으켜 건국을 선언했다.

이후에도 스스로 모든 무슬림의 칼리프 (선지자이자 왕)라고 자칭한 후세인 알 하심(이슬람 교를 만든 무하메드의 직계손)을 몰아내는 등 수 차례의 전쟁과 합병을 통해, 1932년 전제 군주제 국가인 사우디 아라비아 왕국을 선포 했는데, 사실상 영국 연합군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알둘아지즈는 왕권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부족과 결혼하였고, 20 여명의 부인을 거느리며, 40 명이 넘는 왕자를 두었다. (이중 살아 성장한 왕자는 30 여명이다)


알둘아지즈 이븐 사우드 초대 국왕




또, 왕권을 놓고 다투는 일을 막기 위해 자신의 아들들이 왕위를 계승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사우디 왕은 2 대 왕부터 현 7 대 국왕 살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에 이르기까지 모두 초대 왕들의 아들들이다.

새로 왕이 등극하면 다음 순위의 왕 즉, 왕세제가 결정되었는데, 현 살만 국왕이 2015년 재위에 오를 때 결정된 왕세제는 초대 왕의 35번째 아들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이었으나, 부정부패를 이유로 곧 폐위된 후, 살만 국왕의 친형 즉, 초대 왕의 8번째 부인이 낳은 7 형제중 세번째 형인 나예프 빈 압둘아지즈의 아들, 모하메드 빈 나예프를 왕세질로 결정하였다. 당시 빈 나예프의 나이는 56세이었다.


2017년 6월 이전의 왕위 계승 구도




이 7 형제를 낳은 8번째 부인의 이름은 '하사 알 수다이리'이며, 이 아들 중 장남인 파흐드와 (5대 국왕) 현 국왕인 여섯번 째가 국왕이 되었고, 다른 형제들의 위세도 강력해서, 이 7형제를 흔히 '수다이리 7형제'라고 부른다.

즉, 살만 국왕은 자신의 세째 형 아들을 왕세질로 지명한 것이다.

(2015년 폐위된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은 배다른 형제이며, 그의 아들, 만수르 빈 무크린은 지난 5일 즉, 왕자들의 체포가 시작된 다음날 헬기 사고로 사망해 의혹을 사고 있다.)

당시 왕세질을 왕위 계승자로 정한 파격은 초대 왕의 아들들로만 왕위가 계승되면서 너무나 나이 많은 왕이 왕위를 이어받는 것에 대한 조치로 이해되었다.

살만 국왕은 81세에 즉위하였고, 전임인 6대 왕 역시 80세가 넘어 즉위한 후 10년의 재임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했다.

또, 왕세질로 책봉된 모하메드 빈 나예프는 친미 성향이 강하고, FBI와 영국 경찰청 등에서 대테러 교육을 받은 특이한 경험 탓에 위협 받는 왕실의 안정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한편, 빈 나예프를 밀어내고 왕세자로 책봉된 빈 살만은 1985년 생으로 현재 32세에 불과하다.

즉, 살만 국왕이 자신의 아들에게 다음 왕위를 넘겨주고 싶었어도, 초대 왕의 아들이 아닌 다음 세대에게 왕위를 넘기려는 것도 파격인데,  살만 국왕이 등극한 2015년 겨우(?) 서른인 왕세자를 책봉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2. 빈 살만 왕자는 왜 개혁을 서둘렀을까?


빈 살만 왕세자는 6월에 책봉된 후, 5 개월 만에 칼을 빼들었다.

우선 대내외적으로는 서울 크기의 44배에 달하며 5천억 달러(약 564조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신도시 NEOM 프로젝트 개발을 공표했다. 이 도시는 사우디의 북서부 끝 홍해 바다 근처, 사우디 이집트 요르단의 인접 지역에 세워질 예정이다.


사업 부지 개요


사업 부지. 산맥과 해안가 황무지에 조성된다.




이 도시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로 가동되는 도시로 계획되었다. 이 도시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우디 국영 석유 회사인 아람코를 해외에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제까지 금기시 되었던 사우디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등 경직된 이슬람 종주국에서 유연한 이슬람 국가로의 전환을 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개혁 방안이 공고하게 뿌리박고 있는 사우디 왕가의 기득권 층의 반발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현재 사우디에는 왕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수가 7천명~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만의 왕궁을 가지고 호화로운 삶을 누리고 있으며, 온갖 이권에 개입하여 소득을 챙기고, 부정부패 역시 극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빈 살만에 반발하는 기득권층은, 빈 살만이 경험이 없으며, 성미가 급하고 호전적이라고 주장한다.

2016년 초 사우디 반 체제 인사인 님르 바르크 알님르에게 사형을 집행하여 이란과 단교하게 된 것이나, 카타르와의 단교 조치, 예맨 내전의 개입 등은 모두 빈 살만의 작품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연인지 몰라도, 왕자들을 체포한 4일, 예맨의 후티 반군들이 사우디 공항을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격추 되었다.

일각에서는 올해 안에 현 국왕이 사임한 후 왕위를 빈 살만에게 넘겨 줄지 모른다는 추측도 한다. 현 국왕의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사우디 아라비아는 경제적 어려움도 겪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경제 위기를 겪고 있으며, 2016년에만 115조원에 가까운 재정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게다가 이 같은 재정 적자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물론 최대 소비처인 미국이 세일 가스 개발로 경쟁자가 되었고, 에너지 자립을 했기 때문일 수 있다.

전제 왕정 국가 즉, 왕국(kingdom)에서의 국민적 불만은 보편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다. 이 불만을 억누른 건 무상 교육, 무상 복지 등 오일 머니의 힘이었다. 그러나 유가 하락으로 통치 자금을 만들 여유가 없어지면서 국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들고 있고, 덩달아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왕권을 위협하는 요소이다.

따라서 빈 살만 왕자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는 급하고 강력한 권력욕 때문일수도 있지만, 석유를 탈피하는 국가 운영을 꾀하고 왕족들이 누린 부패를 척결하기 위한 승부수일수도 있다.



3. 향후 전망은?


트럼프 대통령은 숙청이 시작된 후, 트윗을 통해 빈 살만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트럼프의 빈 살만 지지는 사우디 일부 왕족 즉, 기득권 층의 사치와 호화로운 삶을 위해 부패를 저질러 국민들을 쥐어 짜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쿠슈너는 비밀리에 사우디를 방문한 후 새벽까지 빈 살만과 머리를 맛대고 향후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러드 쿠슈너




최근 사우디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무려 124 조원의 무기 (주로 사드)를 구입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빈 살만이 등극해도 여전히 친미 정권을 유지할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미국 역시 사우디를 중동의 주요 우방으로 간주할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왕족들은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 빈 살만에게 저항할 것이며, 특히 종교적 이유를 들어 반전을 꾀하겠지만, 결국 꼬리를 내릴 것이며, 국민들은 빈 살만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빈 살만이 서방식 민주주의를 도입하지는 않겠지만, 점진적으로 복지 혜택을 줄여가며 대신 산업과 기간 시설에 투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빈 살만 왕자가 강력히 추진하는 네옴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NEOM 은 "new" 를 의미하는 NEO 와 future를 의미하는 아랍어 "Mostaqbal"의 합성어)








사우디에 현대화된 신도시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은 있으나 이미 킹 압둘라 경제 도시 등이 건설 중인데, 이 도시 역시 2백만명 수용을 목표로 했지만, 2020년 완공인 현재 5천명이 거주하고 있을 뿐이다.

탈석유 시대를 대비하여 대형 도시를 만들고, 동서양을 잇는 허브 도시를 만든다는 측면에서는 두바이와 유사하며, 친환경 도시라는 측면에서는 아부다비에 건설 중인 Masdar city 계획안과 유사하다.

Masdar city는 약 2.3 평방 마일(6 평방 킬로미터)의 크기로, 5만 명을 수용할 계획이며, 2008년 시작되어, 완공 목표는 2030년인데, 현재 채 10%도 완공하지 못했다. 반면, 네옴의 크기는 무려 10,000 평방 마일로 서울이 44개, 싱가폴이 37개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이다.

신도시 개발을 투자를 유치하고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유사 사례로 비추어 볼 때 실현 가능성이 커 보이지는 않는다.

사우디는 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 위기, 아랍 민주화에 대한 열망, 빈부 격차와 왕족들의 지나친 사치 행각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 IS와 알케에다는 물론 이란 등 시아파 들의 위협 등 국가와 왕권에 대한 수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국왕은 너무 늙고 병약하며, 왕세자는 너무 젊고 의욕에 앞선다.

지난 2011년 아랍의 민주화 여파가 사우디에도 불어닥칠까봐 전전긍긍했던 바 있다. 다행히 그 때는 조용히 넘어갔지만, 젊은 왕자의 설익은 개혁 드라이브가 사우드 왕가에 충성해왔던 사우디 국민들에게 어떤 파문을 던질 지는 사실 누구도 자신있게 말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017년 11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