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28, 2018

역대 남북 공동선언













역대 4번의 남북공동선언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1. 선언의 주요 내용은 대등소이하다. 선언을 거듭할수록 내용은 길어지지만 핵심의 차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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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선언은 말 그대로 선언 즉, 말의 성찬일 뿐, 지켜진 바가 없다.
3. 남북선언으로 남북 관계가 개선된 바 없다. 오히려 선언 이후 북한의 군사적 도발은 끊이지 않았다.
4. 정상간의 회담 후 공동 선언은 좌파 정부에서만 이루어졌다.
5. 대한민국 정부는 만남에 집착할 뿐, 공동 선언을 통해 그 어떤 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교훈을 배우지 못했다. 국민들도 별반 차이가 없다.





1)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전문


최근 평양과 서울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며 갈라진 조국을 통일하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회담이 있었다.

서울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1972년 5월 2일부터 5월 5일까지 평양을 방문하여 평양의 김영주 조직지도부장과 회담을 진행하였으며, 김영주 부장을 대신한 박성철 제2부수상이 1972년 5월 29일부터 6월1일까지 서울을 방문하여 이후락 부장과 회담을 진행하였다.

이 회담들에서 쌍방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하루빨리 가져와야 한다는 공통된 염원을 안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서로의 이해를 증진시키는 데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 과정에서 쌍방은 오랫동안 서로 만나보지 못한 결과로 생긴 남북 사이의 오해와 불신을 풀고 긴장의 고조를 완화시키며 나아가서 조국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완전한 견해의 일치를 보았다.

1. 쌍방은 다음과 같은 조국통일원칙들에 합의를 보았다.
첫째, 통일은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자주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둘째, 통일은 서로 상대방을 반대하는 무력행사에 의거하지 않고 평화적 방법으로 실현 하여야 한다.

세째, 사상과 이념·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한다.

2. 쌍방은 남북 사이의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신뢰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서로 상대방을 중상 비방하지 않으며 크고 작은 것을 막론하고 무장도발을 하지 않으며 불의의 군사적 충돌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하였다.

3. 쌍방은 끊어졌던 민족적 연계를 회복하며 서로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남북 사이에 다방면적인 제반교류를 실시하기로 합의하였다.

4. 쌍방은 지금 온 민족의 거대한 기대 속에 진행되고 있는 남북적십자회담이 하루빨리 성사되도록 적극 협조하는 데 합의하였다.

5. 쌍방은 돌발적 군사사고를 방지하고 남북 사이에 제기되는 문제들을 직접, 신속 정확히 처리하기 위하여 서울과 평양 사이에 상설 직통전화를 놓기로 합의하였다.

6. 쌍방은 이러한 합의사항을 추진시킴과 함께 남북 사이의 제반문제를 개선 해결하며 또 합의된 조국통일원칙에 기초하여 나라의 통일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이후락 부장과 김영주 부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남북조절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합의하였다.

7. 쌍방은 이상의 합의사항이 조국통일을 일일천추로 갈망하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염원에 부합된다고 확신하면서 이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온 민족 앞에 엄숙히 약속한다.

서로 상부의 뜻을 받들어

이후락 김영주

1972년 7월 4일




2)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


1.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3.남과 북은 올해 8·15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하였다.

5.남과 북은 이상과 같은 합의사항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이른 시일 안에 당국 사이에 대화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도록 정중히 초청하였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2000년 6월 15일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
김정일




3)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


대한민국 노무현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이의 합의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10월 2일부터 4일까지 평양을 방문하였다. 방문기간중 역사적인 상봉과 회담들이 있었다. 상봉과 회담에서는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발전과 한반도 평화, 민족공동의 번영과 통일을 실현하는데 따른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협의하였다. 쌍방은 우리민족끼리 뜻과 힘을 합치면 민족번영의 시대, 자주통일의 새시대를 열어 나갈수 있다는 확신을 표명하면서 6.15 공동선언에 기초하여 남북관계를 확대.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적극 구현해 나간다.남과 북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며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중시하고 모든 것을 이에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변함없이 이행해 나가려는 의지를 반영하여 6월 15일을 기념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으며 남북관계 문제들을 화해와 협력, 통일에 부합되게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가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남북관계 확대와 발전을 위한 문제들을 민족의 염원에 맞게 해결하기 위해 양측 의회 등 각 분야의 대화와 접촉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서로 적대시하지 않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며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하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어떤 전쟁도 반대하며 불가침의무를 확고히 준수하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과 각종 협력사업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 등 군사적 신뢰구축조치를 협의하기 위하여 남측 국방부 장관과 북측 인민무력부 부장간 회담을 금년 11월중에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경제협력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에서 적극 활성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위한 투자를 장려하고 기반시설 확충과 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하며 민족내부협력사업의 특수성에 맞게 각종 우대조건과 특혜를 우선적으로 부여하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해주지역과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고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개성공업지구 1단계 건설을 빠른 시일안에 완공하고 2단계 개발에 착수하며 문산-봉동간 철도화물수송을 시작하고, 통행·통신·통관 문제를 비롯한 제반 제도적 보장조치들을 조속히 완비해 나가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보수 문제를 협의·추진해 가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며 농업, 보건의료, 환경보호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사업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남북 경제협력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현재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부총리급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로 격상하기로 하였다.

6. 남과 북은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우수한 문화를 빛내기 위해 역사, 언어, 교육, 과학기술, 문화예술, 체육 등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백두산관광을 실시하며 이를 위해 백두산-서울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2008년 북경 올림픽경기대회에 남북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처음으로 이용하여 참가하기로 하였다.

7. 남과 북은 인도주의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흩어진 가족과 친척들의 상봉을 확대하며 영상 편지 교환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이를 위해 금강산면회소가 완공되는데 따라 쌍방 대표를 상주시키고 흩어진 가족과 친척의 상봉을 상시적으로 진행 하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자연재해를 비롯하여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 동포애와 인도주의, 상부상조의 원칙에 따라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8. 남과 북은 국제무대에서 민족의 이익과 해외 동포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이 선언의 이행을 위하여 남북총리회담을 개최하기로 하고, 제 1차회의를 금년 11월중 서울에서 갖기로 하였다.남과 북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 현안 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하였다.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
김정일




4) 2018년 4.27 남북공동선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와 번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을 담아 한반도에서 역사적인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뜻깊은 시기에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양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하였다.

양 정상은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일어나가며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아 역사의 땅 판문점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1. 남과 북은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절박한 요구이다.

ⓛ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하였으며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 써 관계 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실천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안으로는 6.15를 비롯하여 남과북에 다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여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 며, 밖으로는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하였다.

⑤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남북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여 이산가족·친척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협의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오는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⑥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①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상호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이 활성화 되는 데 따른 여러 가지 군사적 보장대책을 취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쌍방 사이에 제기되는 군사적 문제를 지체 없이 협의 해결하기 위하여 국방부장관회담을 비롯한 군사당국자회담을 자주개최하며 5월 중에 먼저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다.

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이다.

① 남과 북은 그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을 때 대한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하여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2018년 4월 27일
판 문 점

대한민국대통령 대통령 문재인, 조선민주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2018년 4월 28일



Sunday, April 22, 2018

김정은은 사실상 핵폐기를 거부한 것이다















김정은이 20일(2018년 4월 20일)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결정한 사항은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의 선언과 함께 실천적 행동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핵개발의 전 공정이 끝났고, 운반 타격 수단들의 개발사업 역시 끝나 핵무기 병기화 완결이 검증되었기 때문"이라며, 더 이상 핵시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도 필요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풍계리 핵 시험장도 사명을 마쳤다는 것이다.

사실 이 같은 배경 설명은 국내용 발언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북한의 발표를 담백하게 사실 그대로 받아들일 때 다음의 문제가 남는다.

1. 북한은 핵무기를 폐기한 것이 아니라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한 것이다. 즉, 핵폐기가 아니라 동결을 선언한 것이다.

2. 즉, 북한에는 여전히 핵무기가 있으며, 주장대로라면 전력화 (실전배치) 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원하면 언제든 핵탄두를 탑재한 ICBM 이나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남한, 일본, 미국을 향해 쏠 수 있다.

3. 북한의 발표는 미국의 북핵 비핵화 원칙 즉, CVID와 거리가 멀다. 즉, 북한의 이 같은 발표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변죽만 울릴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매우 좋은 뉴스(very good news), 이며 북한과 세계에 큰 진전(big progress)을 본 것이라고 밝혔다.

이 트윗은 사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얼르고 달래기' 발언으로 보이는데, 액면 그대로 보면, 좋은 뉴스이며 진전을 본 것은 맞으므로 굳이 말꼬리를 잡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이런 태세 전환을 비핵화의 끝이라고 생각하거나, 당장 평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김정은은 남북정상회담,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제스쳐를 취한 것이고, 이를 통해 향후 전개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고, 핵을 폐기하는 대신 동결(즉, 핵무기를 그대로 보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번 발표의 요지는 "핵폐기를 거부하고, 핵동결을 선언한 체 서방과 협상을 전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이게 환영할 일일까?

김정은은 21일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인 정치사상 강국, 군사강국의 지위에 확고히 올라선 현 단계에서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천명했다.

즉, 핵을 보유한 체 경제 개발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하려면,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가 해제되어야 하며, 개발 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이 말은 국제 사회 제재를 풀고, 경제 개발을 위한 자금을 내놓으라는 말과 같다. 물론, 그 자금은 한국과 미국에서 받아내려고 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비핵화 기조로 보자면, 턱 없는 소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성명을 마르고 달토록 칭송하며 감격해 하는 무리들이 있다. 모르고 그런다면 바보이고 알고도 그런다면 국민을 기만하는 배신자이다.

핵동결을 선언하고, 핵폐기를 거부한 건 결코 좋은 뉴스가 아니다.




2018년 4월 22일






Wednesday, April 18, 2018

산아제한 정책에서 교훈을 얻어야













보장성을 강화하면, 의료접근성이 강화되고, 병의원 문턱은 낮아진다.

결국, 의료이용 빈도는 늘고, 병의원, 의사 업무량은 증가하고, 의료의 질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건보재정은 늘어나고, 재정 증가를 억제하겠다고 또 다시 마른 수건 짜듯 병의원을 쥐어 짜겠지만, 결국 보험료 인상 외에 뾰족한 방법은 없다. 결국 그 부담은 국민에게 돌아간다.

사회보험인 건강보험은 ‘필수 의료’에 집중해야 하고, 의사나 환자도 그래야 한다.

문제는 의료기관이 불필요한 의료량을 거를 수 있는 마땅한 기전이 우리나라 의료에는 없다는 것이다.

의사가 환자에게 적정 진료를 권유하면, 이를 수긍하고 따르는 경우도 있지만, 불필요한 의료를 원하며 의료 쇼핑하는 경우도 수 없이 많다.

의료 자원과 건보 재정을 효율적으로 쓰려면, 의사에게 적정진료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하며, 이를 따를 수 있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불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검사를 하지 않아 뒤늦게 발견되는 오진, 불필요하다고 생각되고 교과서 기준에 따라 사용하지 않은 항생제, 해열제, 소염진통제 등의 약제 미사용에 따른 합병증 등에 대한 의사의 책임을 면제해줘야 한다.

왜냐면 “이 검사 안했다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질테요?” 라던지, “지금 항생제 안 썼다가 병이 깊어지면 책임질테요?”라고 따지면, 할말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하지 않은 검사로 발견되지 못한 병증에 대한 책임을 의사에게 묻지 않는다. 다만, 그런 일이 반복되면 재교육할 뿐이다.

사실 의사가 건보재정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재정의 비효율적 사용으로 다른 환자에게 피해가 간들 그게 의사의 책임은 아니다.

다만, 보장성 강화라며 선심성 정책만 늘어놓고 그 뒷책임은 몽땅 의료계에 뒤집어 씌우는 꼴이 답답할 따름이다. 지난 40년간 정부는 가마우지처럼 의료계 목을 졸라 잡아 삼킨 생선을 토하게 한 것과 다름이 없다.

또, 효율적 의료 소비를 권장하기보다는 의료접근성 강화 정책에만 집중했다. 지금 우리나라의 의료접근성은 과도하게 높다.

과거 인구가 늘어난다고 산아제한 정책을 펼친 적이 있다. 불과 수십년 후의 인구 감소를 상상하지 못한 결과이다. 지금은 아무리 예산을 쏟아부어 출산 장려 정책을 펼쳐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

의료접근성 강화 일변도의 정책은 이런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주는 건 싶다. 줬다가 도로 빼앗는 건 매우 어렵다.

상상해 보라.

어느 순간, 의료접근성을 줄여야 할 시기가 올 때, 국민들의 저항이 얼마나 클지를.

PS : 의료접근성 (Accessibility to Healthcare) 의 정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쉽지 않은데, 미국 워싱턴 대학 팀은 시민들이 질병 예방과 건강 유지를 위해 공중보건과 1 차의에게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를 점수로 표기하기 위해 32개 질환의 사망율을 지표로 하여 195개국의 점수를 공개한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의료접근성은 이중 23위에 해당한다.

이 글에서 의료접근성은 이와 달리 지리적, 심리적, 경제적 의료접근성이며, 정부가 중점을 두고 강화하려는 것도 이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18년 4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의 화법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 협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South Korea is meeting and has plans to meet with North Korea to see if they can end the war and they have my blessing on that.)며, 이를 '축복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북한과 최고위급에서 직접 대화를 하고 있다. (서로) 우호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믿으며,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다."라며,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다른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과의 만남을 고대하며 성공하길 바란다 (I look forward to meeting with KJU and hopefully that will be a success.)며, 중국에 대해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과의 국경지역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렇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관계와 비핵화에 대해 마치 매우 희망적인것 같아 보인다.

과연 그럴까?

그는 아베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동시에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6월 초나 그 전에 이루어질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이제까지 미국이 택해온 강력한 방식을 이어갈 것이다.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보자.'

'북한 문제는 너무 오래 지속되었으며, 현재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으로 오게 됐다. 이제는 어느쪽으로든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I will say that the North Korea problem has been with us for many years. It is something that should have been taken cares years ago and decades ago, it is at a point now where we don’t really have choice. It must be taken care of one way or the other.)

'매우 좋은 회담을 가질 수도 있지만, 아예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법에는 그만의 패턴이 있는데, 그는 결코 처음부터 대화 상대나 대화의 제 3자를 대놓고 공격하는 법이 없다. 설령 그 상대가 적수이거나 정적이라고 해도, 존중하며 관대한 태도를 보인다. 이른바 '얼르고 달래기'이다.

필요하면 굴욕을 참아가며, 그런 태도를 유지한다. 그러나 공격해야 할 타이밍이 되었다면 맹렬하게 물어뜯는다. 자신이 피 흘릴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아베와의 만남에서도 같은 태도를 유지한다.

동맹국인 한국 대통령이 취하는 태도를 최대한 인정하고 (설령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한국 정부가 하려는 일 (종전 협상)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취한다. 게다가 사실상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칭찬(?)을 받는 쪽은 무의식적으로 마음의 빚(혹은 압박)을 지게 된다. 물론 '가지고 노냐? 헛소리 하지마!'라며 무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이 그렇게 무시당할 존재는 아니다.

아무튼 우리는 그의 화법에서 그가 진정 말하자고 하는 바를 읽어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필 데이비슨 미 태평양사령관 지명자는 "인준되면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국방장관과 함께 대북 압박을 지속하기 위해 선택 가능한 군사작전의 범위를 대통령에게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화 불발시 다음 수순은 군사적 옵션이라는 주장은 그만의 것이 아니다.



2018년 4월 18일






Saturday, April 14, 2018

미북 대화에 관한 미국의 입장 정리 (2018년 4월 14일 현재)














1.

지난 달 반관반민 회의(미국 측은 민간인이, 북한 측은 관료가 참석하는 1.5 트랙 회의)에 참석했던 미국측 인사는 ‘북한이 비핵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미국을 적대국으로 간주하고 핵개발을 한 나라는 리비아, 이란 등이 있는데, 이란은 표면적으로는 핵개발을 부인하고 있고 여전히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지만, 리비아는 지난 2003~2004년 비핵화에 착수한 바 있다. 미국의 제재로 비핵화한 첫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리비아의 카다피는 미국의 제재와 이라크 사태 등으로 위협을 느끼며 비핵화 의지를 굳혔고 협상을 통해 비핵화 의사를 내놓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비핵화 의지를 먼저 밝혔다.

김정은 역시 신변의 위협을 느껴 스스로 비핵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북한의 비핵화는 사실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폼페이오 CIA 국장은 신임 국무장관 인사 청문회를 통해 북핵은 김정은에게 부적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기 쉽지 않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으며, 외교적 수단이 고갈되었을 때 지상군을 투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제까지 미국의 입장을 정리해 보면, ‘기쁜 마음으로 미북 정상회담을 하겠다. 그러나 큰 기대나 환상은 없다. 북이 비핵화 의지를 가지고 있어도, 비핵화를 완수하기 전에는 어떤 보상도 없으며 제재를 풀지도 않는다. 외교적 수단이 성공적이지 않다면, 군사적 방법을 쓴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백악관은 비핵화 기간은 1년 이내, 늦어도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 안에 끝낸다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2.

지난 달 열린 반민반관 회의에 이어 최근 백악관에서 뉴스를 통해 흘러나오는 주요 사안은 북한에 억류 중인 한미일 납치 피해자 문제이다.

만일 미북간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들의 신변은 극히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이들의 신변 보호와 안전을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했음을 국민들에게 보여 줄 필요가 있으며, 특히 미일 관계에서 일본이 미국에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납북 일본인에 대한 사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북 대화 이전에 일본 아베 수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이 때에도 납북 일본인에 대한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모두 17명의 일본인이 북한에 강제 억류되고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2018년 4월 14일






Friday, April 13, 2018

“문재인 케어가 총액계약제 추진을 위한 것”이다?













문 케어의 찬반을 떠나 한 두번만 뒤집으면 분명한 사실을 무시한 체 이런 논리를 내세워 문 케어의 반대 논리를 만드는 건, 어리석다.

의료계 많은 사람들이 총액계약제를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총액계약제(Global budgets)는 사실 지나치게 과장된 측면이 있다.

총액계약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측 (주로, 좌파 시민단체)은 총액계약제가 의료비 증가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고, 반대로 의료계는 총액계약제 도입으로 의사들이 노예가 될 것이라고 착각한다.

과연 그럴까?

총액계약제는 여러가지 지불 제도 중 하나이다.

지금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불제도는 사실 포괄수가제(DRG)이다. 그외 행위별수가제(fee for service), 인두제(capitation), 봉급제, 일당지불제 등이 있다.

중요한 건, 그 어느 나라도 단 하나의 지불제도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적어도 서너가지 지불제도를 섞어서 사용한다.

현재 OECD 국가 중 총액계약제를 지불제도 중 하나로 사용하는 나라는 미국, 호주,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아이스랜드, 이태리, 네델란드, 노르웨이, 포루투칼,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이다.

이들 국가에서 총액계약제는 총액예산제 형태로 주로 병원급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의원급 단위까지 총액계약제를 적용하는 건 사실 쉽지 않다.

그렇게 하려면, 단위 별로 계약한 후 계약 금액을 각 의원 등 의료기관 별로 다시 배분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하려면 지역 의사회의 권위와 위력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처럼 빈약한 의료계 단체 구성과 실력으로는 총액계약제를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사회시민단체나 정부가 의료계 단체에게 그런 권력을 줄 리도 없다.

바꾸어 말하면, 설령 우리나라에 총액계약제를 도입한다고 해도,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에서 총액예산제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을 뿐인데, 이랬을 때, 과연 어떤 파급 효과가 나타날지 생각해봐야 한다.

병원의 경우, 과거 수익 구조(매출, 지출)를 토대로, 다음 회계 년도에 필요한 지출 분을 정부와 계약한 후 지출분 한도 내에서 인건비, 재료대 등 경상비를 지출하면 그만이다.

예산이 떨어지면 병원 운영 시간을 줄여나갈 수 밖에 없고, 특수 부서(수술실, 중환자실, 응급실 등)의 운영 시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면서 비용 지출이 예산을 초과하지 않도록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

의료비 지출을 억제하겠다며 계약금액을 깎아 버리면, 그 한도 내에서 지불하면 그만이다.

실제 총액계약제를 도입해 운영하는 국가들에게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이로 인해 의료의 질이 하락하고 의료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마치 아픈게 벼슬인양 병원에 와서 갑질하고 싶어하는 국민성을 가진 이들이 이런 제도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나라에서 총액계약제 도입은 어렵다. 설령 일부 차용해 들여오더라도 시기상조이다.

게다가 문케어가 총액계약제 도입을 위한 전초작업이라고 주장하는 건 결국 자기 발등 찍는 것에 불과하다. 왜냐면 한두번만 뒤집어 반박하면 대꾸하기 어려운데, 그런 빈약한 논리로 문케어 반대를 했다고 비아냥 당할 일이기 때문이다.


2018년 4월 13일






Wednesday, April 4, 2018

의사는 신이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미국 입원 환자 25명 중 1명 꼴로 병원 감염에 걸리고 있으며, 2011년 기준 72만2천명이 병원 원내 감염에 걸렸으며, 최소 7만5천명이 원내 감염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또, 미국내에서 시행되는 외과 수술 중 12.5%에서 수술 후 뱃속에 가위나 솜이 발견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은 입원 환자의 2.9%~3.7%에서 의료 사고가 발생하며, 해마다 최소 4만4천명, 최대 9만8천명이 의료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만일 의료 사망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의사를 처벌한다면, 미국 내에서 살아 남을 의사는 없다.

근대 형법 사상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범죄와 형벌"을 쓴 이태리 법학자 체사레 베카리아는 그의 저서에서 형벌의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다.

"형벌의 목적은 오직 범죄자가 시민들에게 새로운 해악을 입힐 가능성을 방지하고, 타인들이 유사한 행위를 할 가능성을 억제시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을 형벌 이론의 '예방형론' 혹은 상대적 형벌론이라고 한다. 그 대척점에 있는 이론은 "응보형론" 혹은 절대적 형벌론이며, 형벌의 목적은 범죄에 대한 응보에 있다는 주장으로, 칸트가 주장한 것이다.

칸트는 인간은 항상 주체로 취급되어야 하며, 객체로 다루어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형벌에 대한 예방적 고려를 반대했다.

'구속'은 형벌이 아니라 형사 절차의 과정이지만, 사실상 넓은 의미의 형벌이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대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집단 사망 사고의 피의자 5명 중 4명에게 구속 영장이 청구되었고, 이 중 3명이 구속되었다. 구속되지 않는 2 명은 신규 간호사와 6년차 간호사로 신생아들에게 주사제를 조제하여 직접 투여한 당사자이다.

경찰은 주사제 조제 중 균에 오염된 간호사들의 손에 의해 주사제가 오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법원은 구속된 두 명의 의사와 수간호사에게 감독의 책임이 있다며,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구속했다.

영장 발부 판사는 이들을 구속함으로써 신생아 사망 사고에 대한 댓가를 치루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하거나, 이들을 구속함으로써 잘못된 관행에 대해 경종을 울리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만일 이 판사가 이런 생각으로 영장을 발부했다면, 그는 잘못된 생각을 가진 것이다.

이 사건은 사망 사고이기는 하나 살인 사건이 아니며, 의사나 간호사 모두 그들의 행위로 신생아가 사망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조금도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며, 오히려 이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선한 의지를 가지고 환아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을 것이다.

게다가 구속됨으로써 응보를 치뤄야 한다면, 그 당사자는 감독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의사와 수간호사가 아니라 주사제를 오염시킨 실무 간호사이다. 경찰의 주장대로라면 그들이 주사제를 오염시켰다면 말이다.

판사가 의료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이들을 구속했다면 이 역시 착각에 불과하다. 경종은 커녕 의료인들의 허탈감과 분노가 들불처럼 모든 의료 현장을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병원은 혼란의 도가니로 바뀔 것이다.

비록 의료법에 간호사에 대한 의사의 지도가 명시되어 있으나 사실상 의사가 간호 업무에 개입할 여지는 없으며, 더 더욱 감독할 방법은 없다.

이번 구속 사태로 간호사의 실수가 의사의 구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김으로써 의사가 지도란 명분으로 간호사의 간호 업무에 개입해야 하는지, 한다면 어디까지 해야 할지, 이에 대한 저항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질 것이다.

나아가 의료 행위는 더욱 위축되고, 방어 진료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며, 그 폐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의료는 본디 선의로 이루어지는 행위이고, 사람은 기계가 아니며, 질병 치료는 타이어 갈듯 하는 것이 아니다. 의료 행위는 환자와 의사의 계약 이상의 행위이다.

의료에서 '정상(normal)'이란 없으며 모든 환자는 각각 다른 조건을 가지고 있고, 여전히 질병은 미지의 세계이다. 그나마 가장 많이 정복되었다고 하는 감염병 역시 예외의 상황이 늘 존재하며 이를 예측하고 완벽하게 대비하는 건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 신의 영역이다.

의사는 당연히 신이 아니다. 의사에게 타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예측불가능한 행위의 위험 가능성까지 예견하여 감독하라고 하는 건 부당하다.

판사는 지금, 신이 아니었기에 처벌받으라고 강제하는 것이다.

Tuesday, April 3, 2018

사실(fact)과 진실(truth)의 차이







사실과 진실은 비슷해 보이지만, 하늘과 땅 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사실은 공리(axiom)와 가깝고, 진실은 정리(theorem)와 가까우며, 사실이 data 라면, 진실은 information 이라고 할 수 있다.

수학적 연산으로 풀자면, 1 + 2 = 3 인 것은 사실이지만, 3 = 2 + 1 은 하나의 진실에 불과하다. 왜냐면, 3 은 1.5 + 1.5 이기도 하며, 1.5 x 2 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자는 진실에 집착하고, 현명한 자는 사실을 캔다.

사실은 악보에 그려진 음표와 음정이지만, 진실은 그것을 보고 노래하는 가수의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사실을 알면 수 많은 진실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진실이다.”라고 떠드는 자들을 경계하고, 그 진실 속에 감춰진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떤 이들은 악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또 어떤 이들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멍청해서 잘못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4월 3일


Monday, April 2, 2018

팩트 체크가 시작이다.








불안은 통증처럼 스스로에게 경계 신호를 보내는 신체 반응이다.

대부분의 불안은 정상적 신호 체계지만, 지나친 통증이 삶을 불편하게 하는 것처럼 지나친 불안은 오히려 해롭다.


사람은 불안해지면, 본능적으로 무엇이 불안을 유발하는지 찾게되고, 그 불안 유발 요인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친다. 많은 경우, 이 과정에서 이성을 잃기도 한다. 자기 방어 본능이 강하면 질서를 무시하고 사리 분별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평온한 세상을 싫어하는 자들이 있다. 대개 "혁명"을 꾀하는 자들이 그런데, 안정된 사회에서는 자신을 드러낼 방법이 별로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불안을 조장한다. 이들이 소리 높여 주장하는 불안 요소들은 사실 실재(實在)하는 것일 수도 있으며, 이 경우, 그 요소들이 갖는 위험성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방법을 쓴다.

또 실재하지 않는 거짓 불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럴듯한 음모론을 만들고, 거기에 살을 붙여 슬쩍 내놓으면 이에 쉽게 동화되는 이들은 이를 눈덩이처럼 부풀려 나간다. 불안은 이렇게 무럭무럭 자라난다.

이렇게 불안을 만들어 이득을 취하려는 자들은 썩은 고기라면 환장하는 하이에나와 사실 행태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거짓말, 음해, 음모, 공작을 서슴치 않는다.

이를테면, "헬조선"은 불안과 불만을 만들기 위한 신조어이며, "양극화", "청년 실업"은 엄연한 사실이지만, 본질과 무관하게 사회 불만을 고조시키는 용도로 사용한다. 이것에 현혹된 이들에게 취업을 못하는 것이나 자신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건, 자기 잘못이 아니라 사회의 문제, 기성 세대들의 문제일 뿐이다.

이들에게 세대 갈등은 당연한 것이고, 희망이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하이에나 들에게 희망이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다. 사회 불안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희망 없는 이들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몸서리 칠 것이며, 혁명 전략을 위한 총알받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때 대통령을 자기 손을 뽑지 못하는 나라에서는 모두 다 개 돼지가 되고, 죽을 것 같은 불안감이 민주화 열망이라는 이름으로 나라를 휩쓴 적이 있었다. 결국 1987년 629 선언과 함께 체육관 대통령 시대가 마감됐지만, 그것으로 얼마나 나라가 더 나아졌는지는 모르겠다.

당시 불안을 조성했던 이들은 386, 486을 거쳐 30년이 지난 지금 나라의 핵심이 되어 떵떵거리고 있다. 이들 뿐 아니라 민주화(?)를 이룬 공로로 두 명이 대통령이 되었지만, 이들 재임 기간이 군사 정권과 비교해 얼마나 더 살림살이에 도움이 되었는지도 의문이다.

광우병 사태는 불안을 조성하고 이를 빌미로 정권을 무기력화시킨 대표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나갔지만,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선거로 뽑은 대통령을 재판으로 파면시킨 국정농단 사태 역시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최순실 국정농단은 불안 요소를 찾아내고, 이를 가공하고 극대화시켜 전염병처럼 불안과 불만을 퍼뜨린 전형적 사건이다.

반면, 오히려 당연히 불안감을 가져야 할 북핵 위기, 전쟁 발발의 위험성, 요동치는 국제관계, 일본식 장기 경제 침체 가능성, 저출산고령화 위기 등은 무감각할 뿐이다.

왜?

이건 엄존하는 위협 요소이지만, 이것으로 만들어지는 불안은 혁명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유독 우리나라에 이 같은 불안이 자주 발생하고, 폭 넓게 퍼지는 이유는 뭘까?

누구는 우리 민족의 냄비 근성 때문이라고 하고, 어느 정치인은 레밍스에서 국민성을 찾았다가 비난받기도 했다.

물론 우리나라 뿐은 아니다. 어느 국가, 어느 집단에도 유사한 현상이 있기 마련이다. 의료계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누군가는 거짓말과 틀린 정보를 흘리며, 과장된 불안을 조성하고, 다수는 이를 비판없이 수용하거나 침묵하며, 누군가 이에 반대 목소리를 내면 고소, 고발, 유언비어로 자근자근 밟아 버린다.

이런 자들이 원하는 혁명의 결과는 썩은 고기를 오랫동안 공급받는 것일 뿐, 개혁이 아니다.

막연한 불안감에 이성이 마비된 체 좀비처럼 휩쓸려 다녀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건, 과잉 불안을 걷어내고, 이성을 찾고, 사실을 추구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도, 정치도, 의료계도 마찬가지이다.

사회는 늘 병들어 있다. 제도는 낡았고, 기득권의 사고는 고루할 뿐이다.

이걸 고치려면 올바른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객관적 시각과 중립적 가치관에서 환자의 호소가 아니라, 징후(sign)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사실을 검증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것이 늘 사실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건 그냥 뇌피셜일 뿐이다.



2018년 4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