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February 28, 2019

김혁철, 하노이 회담 파문으로 숙청 가능성 염두에 둬야










만일 이번 하노이 미북 정상 회담이 결론을 내렸다면, '하노이 선언' 정도가 발표되었을 것임.

통상 정상 간의 회담은 실무자들이 정상이 다룰 의제를 정하고 선언이나 조약 등에 대한 문건을 작성한 후 정상들은 의례적인 만남을 한 후 미리 작성된 문건에 사인하는 것으로 끝을 냄.

그러나 북핵 회담의 경우, 지난 싱가폴의 회담에서는 탑 다운 방식으로 정상들이 주요 사항을 결정하고 이를 토대로 선언문을 작성하였음.


그렇다하더라도, 실무자들이 합의 사항에 대해 기초적 틀을 만들어 두는 것이 상례.

즉, 고위급 회담 (폼페이오와 김영철)에서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실무 회담에서 비핵화와 제재 해제 수준을 정했을 것으로 보임.

실무 회담은 지난 2월 6일 평양과 21일 하노이에서 시작해 27일전까지 진행된 것으로 보임.

실무 회담 책임자는 미측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이며, 북측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임.

김혁철은 스페인 대사로 근무 중 6차 북핵 실험 후 스페인에서 추방 당했던 인물이며, 그간 최선희 등이 맡았던 대미 창구를 대신 꿰찬 인물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 회견을 보면, 미북 회담 결과에 따른 상하이 선언이 이미 작성되었으나 오전 회담 후 이 선언을 보고 사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임.

즉, 스티브 비건과 김혁철은 어느 정도 선에서 비핵화와 제재 해제에 대한 아웃 라인을 정해 선언문을 작성해 두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사인을 거부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대폭적인 제재 완화를 요청했으나 비핵화 수준이 이에 미치지 못해 사인을 거부한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어쨌든 결과는 그렇게 됨.

한 마디로 김정은은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지만 물 먹은 것.

누군가 이 책임을 져야 함.

김영철, 최선희는 실무 회담에서 비켜있었으므로 화를 피할 수 있어도 김혁철은 책임을 피할 길이 없음.

결국 김혁철이 책임을 지고 숙청당할 것으로 보임.



2019년 2월 28일





3차 미북 정상회담은 항복 회담이 될 듯 (부제 : 누가 회담을 파토냈을까?)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었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체, 합의 사항없이 두어 시간 만에 회담을 종료했다.

그 과정 중에 김정은은 영변 핵 시설을 중단하는 대신 대폭적인 제재 완화를 요구했고, 미국은 영변 외의 핵 시설을 밝히면서 영변 가동 중단 만으로는 안 되며 핵 탄두와 미사일 등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양국 간의 커다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체 회담을 종료한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과연 누가 먼저 '여기서 회담을 끝내자'고 했을까?

혹, 양측은 유일하게 '회담을 끝내는 것' 만을 합의했을까?

처음에는 김정은이 회담을 파토낸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미국 대통령이 기자 회견에서 '끝까지 그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금은 사인을 할 때가 아닐 뿐 계속 협의할 것'이라며 애써 여운을 남기고 있으며, '김정은은 보통 성격이 아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담 결렬은 미국의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면 김정은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플랜 B가 있어야 한다. 북핵 협상과 같은 큰 딜일수록 그렇다.

플랜 B 혹은 C 나 D를 가진 자와 A 플랜만 가진 자가 협상을 하면 누가 그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갈지는 명확하다.

미국이 가진 플랜 B는 더 강력한 제재와 해상 봉쇄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군사적 옵션은 플랜 C라고 할 수 있다. 플랜 B를 쓰며 시간을 계속 끌 수도 있다. 시간을 끌수록 김정은의 입장은 더욱 곤란해진다.

반면, 김정은이 가진 플랜 B는 사실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핵 실험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하지만, 굳이 받을 필요 없는 약속이다. 왜냐면 만일 또 다시 핵 혹은 미사일 실험을 하면 그건 전쟁 행위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을 생각이 아니라면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다.

또 드러내놓고 핵농축을 재개해도 마찬가지이다.

즉, 핵 시위는 더 이상 김정은이 서방을 압박할 카드가 되지 못한다. 만일 플랜 B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지난 싱가폴 회담 이후 핵실험을 중지하지 말았어야 했다.

김정은의 입장에서 핵실험 중지는 협상을 통해 제재 완화를 받겠다는 얄팍한 생각이 낳은 결정적 실수였다. 아마 당시만 해도 조금씩 양보하고 많은 것을 받아가는 살라미 전법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통할 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회담 결렬은 외통수가 되었다.

제재를 계속 받아 외환이 고갈되고 경제가 최악의 수순을 밟게 된 지금, 빈손으로 돌아가야 하는 김정은의 심정은 착잡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 마디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린 것이다.

이제, 김정은의 완벽한 항복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그 항복은 평화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피를 흘리며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 회담은 그 항복 문서를 받는 회담이 될 것이다.




2019년 2월 28일





How Apple is doing business











삼성과 화웨이가 내놓은 foldable phone 이 과연 혁신적인 건지 의문.

IT 에서 혁신성은 그 기술이나 제품으로 얼마나 큰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봄.


그런 의미에서 개인용 컴퓨터, 스마트 폰은 혁신적 기술이었음.

이 두 가지 모두 애플 (정확하게는 스티븐 잡스)이 시장을 만든 것.

애플이 혁신적으로 도입한 건 이 외에도 마우스의 사용, GUI, 시리 등이 있음.

그런데, PC나 스마트폰, 마우스, GUI, 시리 모두 애플의 원천 기술이 아니며, 최초로 만들거나 사용한 것이 아님.

PC의 경우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타이틀은 1971년 Scientific American 에서 750달러에 판매한 Kenvak-1 이 가지고 있으며, 애플이 만들어진 건 1977년임.

랩탑의 역사는 Compaq 이 1989년 LTE와 LTE 286을 출시하면서 시작됨.

타블렛 PC (즉, IPAD) 역시 애플의 뉴턴 (1993년)이 최초로 오해하지만, 사실 타블렛은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에서 시작한 것이며, 최초의 PDA는 1984년 출시된 영국 Psion 사의 사이언 오거나이저이며, 필기 인식 기술이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건 무려 1915년이었음.

마우스는 1968년 스탠포드 연구소(SRI)가 만든 것이며, GUI 는 제록스 연구소 파크(Xerox PARC)가 만든 ALTO라는 컴퓨터에서 최초 사용된 것을 모방한 것임.

시리 역시 SRI와 미 국방연구소가 40년 동안이나 추진한 CALO (Cognitive Assistant that Learns and Organizes)라는 연구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며, 이 기술을 가진 Siri Inc. 를 흡수해서 애플 기술이 된 것임.

애플 아이팟 역시 원천 기술은 1998년 최초의 상용 mp3 플레이어를 만든 한국의 디지털캐스트 였음. 애플의 아이팟은 2001년 출시. 아이팟과 휴대폰을 결합한 게 아이폰임.

즉, 애플은 남의 기술을 들여다보고 그게 혁신성을 가질지 즉,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판단하고 그걸 적극적으로 응용해 새로운 시장 즉, 혁신적 제품을 만드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을 뿐임.

(기술은 남의 것, 생산도 남의 공장에서... 기획만 내가... 사업은 이렇게 해야... ㅋ)

foldable phone이 얼마나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음.

휴대폰은 휴대성이 중요하고, 큰 화면은 펼쳐지는 액정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함. 굳이 큰 화면이 필요하면 전화할 수 있는 타블렛이 오히려 더 나을지도.

애플이 삼성을 따라 폴더블 폰을 만들거라 생각되지도, 삼성이 이 기술로 엄청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거라고도 생각되지 않음.



2019년 2월 28일




Monday, February 25, 2019

미군의 동계전 트라우마와 한국적 대비용 미 해병 훈련 기지 Mountain Warfare Training Center
















<브리짓포트 미 해병 훈련 기지>

미 해병대 훈련교육 기지가 미 본토에 약 16개 있는데, 이 중 하나가 캘리포니아 브리짓포트 시에라네바다 인근에 있는 Mountain Warfare Training Center 이다.

이 기지 캠프는 고도 2,100 미터 높이에 있으며, 캠프 전체 면적은 190 평방 킬로미터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다. 최고 고도는 3천 미터가 넘는다.


이 기지가 만들어진 건 1951년.

바로 한국전이 한참일때, 한국전에 대비해 만들어졌다.

6/25는 6월 여름 장마가 시작되면서 발발해 3일만에 수도 서울이 함락되었고, 3개월이 안된 9월 초에 낙동강까지 밀렸다.

9월 15일 맥아더 장군이 연합군을 이끌고 인천 상륙작전을 펼치면서 역전되어 10월 19일 평양을 수복하고, 일 주일 뒤인 10월 말에는 압록강까지 밀고 올라갔다.

이때 중공군이 참전을 선언하며, 산발적인 공세를 퍼부었다.

맥아더 사령관은 11월 24일 크리스마스 공세라 명명된 최종 공세를 통해 중공군을 내몰고 북괴를 완전히 절멸시킬 계획을 짰다.

그러나, 11월25일부터 시작된 중공군의 대규모 공세에 밀려 연합군 방어선이 붕괴되면서 무질서하게 후퇴를 시작한다.

이미 북한의 겨울은 깊었다.

연합군은 12월 4일 다시 평양을 내주고, 12월 말, 북괴와 중공군은 38선을 넘었으며, 연합군은 1월 4일 서울에서 철수했다.

당시 맥아더 장군은 인천 상륙 작전의 대대적인 성공에 힘입어 1950년이 가기 전에 한반도를 통일시키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빠르게 북진했다.

결국 유엔군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평양을 통과해 압록강에 이른 서부의 8군단과 동해안을 따라 진격하고,원산 상륙을 통해 북진한 동부의 10군단으로 나뉘게 되었는데, 더 험한 산악지형과 긴 거리 탓에 북진 속도가 늦어진 10군단은 11월 말부터 장진호 인근에서 중공군과 전투를 벌이게 된다.

그러나, 실제 연합군을 괴롭힌 건 중공군이 아니라 더럽게 추운 날씨였다. 미군과 연합군은 겨울 전쟁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마침 시베리아 한랭기단이 그 일대를 덮쳤고, 기온은 영하 30도 가까이 떨어졌다.

장진호 전투에서 죽거나 실종된 군인은 약 6천명에 이르며 부상자 역시 5천명에 이르는데, 이외에도 비전투 손실자가 7천명이 넘는다고 보고되었으며, 이들은 대부분 동상으로 보인다.

10군단은 결국 포위되어 전멸의 위기까지 몰렸다가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해 철수 작전을 펼쳤는데, 그게 흥남 철수이다.

장진호 전투는 미군에게 상당한 트라우마를 주었고, 이후 미군은 ‘겨울 전쟁’을 가급적 회피한다.

브리짓포트 기지는 한국의 산악 지형과 차고 매서운 겨울 날씨를 경험할 동계 훈련 캠프로 지금은 나토(NATO) 파견군으로 북유럽에 배치되는 해병의 훈련을 맡고 있기도 하다.




2019년 2월 25일





Wednesday, February 20, 2019

순리대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부제 : 북핵 해결도 순리를 따를까?)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다시 가을, 겨울이 오는 걸 순리(順理)라고 한다.

그런데, 세상 일은 늘 순리대로 이루어지는걸까?


만일 세상만사가 순리의 이치대로 이루어진다면 이를 토대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이 가정이 맞다면 우리는 국내외에서 다음의 두 가지를 예측해 볼 수 있겠다.

첫째,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조속하고 완벽한 북핵 비핵화 대신 ICBM 폐기, 핵동결 등 미국의 안보 유지를 더 우선 순위에 둘 경우, 미국의 대북제재법의 제재 해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미국은 북한에 원조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요구 조건 즉, ICBM 폐기, 핵실험 중지, 핵동결, 영변 시설 해체 등을 아무런 댓가없이 진행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 경우, 미국 대통령은 미국 대신 제 3국이 이 댓가를 지불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 제 3 국도 여전히 대북제재와 관한 미국 법, 미 대통령의 행정명령, 유엔의 대북 제재 의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안전'이라는 슬로건을 흔들며 의회와 국제 사회를 압박하거나 설득할 수 있다. 미국의 안전을 획득하고, 그 댓가는 제 3국이 지불하는 좋은 조건을 버리면 안 된다고 말이다.

그 제 3국은 한국이나 일본, 중국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북한 원조라는 미국의 조건을 받아들이면서 그 반대 급부를 딜 해볼 수 있으니,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늘 원조해왔던 바이다.

일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상하기 않게 하기 위해 또, 일본 정부가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마지 못해 나설 것이다. '일본 정부가 원하는 바'란, 납북 일본인의 송환이다.

한국 정부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이유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자, 그럼 모두(?)가 행복하다.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핵 미사일로부터 안전을 담보할 수 있게 되었고, 중국은 작은 것을 내주고 큰 것(미중 무역분쟁)을 딜할 기회가 생겼으며, 아베 총리는 일본인 송환이라는 업적을 이루며 더 큰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

무엇보다 김정은은 어차피 버려야 할 블러핑 카드(ICBM, 영변 핵시설 등)로 당분간 연명할 수 있는 판돈을 얻을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사실 그 원조의 대부분을 감당해야 하면서 겉으로는 '우리만 원조해 주는 건 아니지않느냐?'며 터져나오는 웃음을 속으로 감추는데 급급할 것이다.

둘째, 만일 정부 여권은 위기를 직감하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일이다.

어쩌면 권력은 민심이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는지 모른다. 더욱이 김경수의 실형 선고는 물론 전 환경부 장관의 블랙 리스트는 심상치 않다.

여기서 무너지면, 전 정권 꼴이 날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선 검찰과 법원 등 사법부의 칼날을 피해야 한다. 제일 좋은 건 그 칼을 빼앗거나 칼을 잡으려는 자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사법농단, 사법 적폐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차피 한번은 치뤄야 할 전쟁이다.

그러니 순리대로라면, 조만간 이 전쟁의 서막이 열려야 한다.

정의(正義)란 무엇인가?

정의란 순리가 순리대로 흐르도록 하는 것 즉, 공리(公理)가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위의 추론 즉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안전을 우선하고, 그 댓가를 한국 등이 지불하도록 하는 것, 위기에 처한 권력집단이 사법부를 길들이기 하는 것이 정의이자 공리일까.

물론 아니다.

왜냐면 이건 1 + X = 2의 X 를 찾는 간단한 방정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너무나 많은 변수와 함수를 갖는 고차원 부정방정식을 푸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결론은 이거다.

순리에 의존해 미래를 예측하는 건 바보이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겠지만, 정의는 그렇게 당연하게 완성되지 않는다.




2019년 2월 20일





Monday, February 18, 2019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대해











지난 2월 14일 미 의회는 여야 합의로 예산안을 긴급히 통과시킨 후 백악관에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사인한 후 15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가비상사태 선포의 근거법은 ‘국가비상사태법(National Emergencies Act)’이며, 이 법에 따라, 미국 대통령은 국가적 위기 발생시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언되면 미국 대통령에게 대략 136가지의 비상 사태권(Emergency Power)이 주어지는데, 이중 의회 선언(declaration)이 필요한 13가지를 제외한 123가지 비상 사태권을 행사하여 다른 법을 일시 정지시키거나, 법이 허용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초법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법은 지난 1976년 발효된 이래 43년간 58회나 선포되었을 정도로 흔히 이용되어왔다.

그런데, 이번 59번째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논란이 극심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유가 과거와는 달리 예산 전용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가비상사태는 주로 이란, 북한 등 특정국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대외관계, 테러, 대규모 파업 등을 대처하기 위해 발동되었다.

반면, 이번 국가비상사태 선언은 멕시코 국경 장벽 공사를 위한 예산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는 지난 해, 의회 예산안에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산안에 사인을 거부한 체 35일간 셧다운(Shutdown)을 강행했다. 대통령의 예산안 승인 거부로 셧다운이 발생한 건 여러 차례지만, 이번 셧다운이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다.

결국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건설 비용으로 의회에 요구한 57억 달러 중 13억7천5백만 달러를 반영한 예산안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예산안에 사인하는 동시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재무부가 보유한 몰수자산에서 6천만 달러, 국방부 대마약 예산 25억 달러, 군 건설 예산에서 36억 달러 등을 전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물론 여론이 이같은 조치에 반대하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헌정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는 보기 때문이다.

즉, 헌법에 따라 의회가 예산안을 만들면, 행정부는 그 예산안에 따라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법을 악용해 예산을 독단적으로 전용하여 의회의 기능을 무력화시킨다는 것이다.

의회의 예산권이 침해되는 이런 나쁜 선례를 남겨서는 안된다는 것이 요지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은 상하원 합동으로 국가비상사태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2/3가 결의안에 찬성해야 (veto-proof) 하는데, 공화당은 대체로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동의하고 있으며,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므로 결의안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인다. 설령 통과되었다 해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만이다.

즉, 의회가 막을 도리는 없다.

다른 방법은 국가비상사태선포의 적법성은 따지기 위해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즉, 위헌 여부를 묻는 건데 이 소송을 할 경우 꼭 누가 더 유리하다고 쉽게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판결까지 상당 시간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그 때는 이미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을 다 써버린 이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판단하려면 우리는 두 가지 점에 대해 물음을 가져야 한다.

첫째, 미국-멕시코 장벽을 만들어야 하나? 과연 이 장벽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마약 밀수와 불법체류자 유입을 막을 수 있을까?

둘째, 장벽 건설을 위해 헌정 질서를 교란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여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합당한가?

이 두 가지 물음에 모두 ‘아니요’라고 답할 사람도 있고, ‘네’라고 답할 사람도 있다.

후자(後者)의 경우는 아마도 ‘국익을 위해서라면’ 이라는 단서가 붙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매우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것에는 다들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2월 18일




Saturday, February 16, 2019

미 의회, 대북제재법에 따라 한국 기업 제재 경고








지난 2월 11일, 미국 상원의원들이 대북 제재법에 따라 한국 정부와 기업을 제재할 수 있다는 경고장을 폼페이오 장관에게 날렸다.

여야 상원의원들이 공동으로 경고장에 싸인했다는 점, 동맹국 대통령과 외교 장관을 직접 거론하고 있다는 점, 시기와 함께 매우 구체적으로 제재 위반 사항을 나열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례로 지적한 건 다음과 같다.


2018년 5월, 여러 한국 은행들이 대북 투자 TFT 를 구성했다는 것.

2018년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개성 공단과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논의했다는 것. 같은 시기, "금년 내" 남북 철도 건설을 착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과 서해 공동 경제 구역, 동해 공동 관광 지역에 합의한 것.

2018년 10월, 강경화 장관이 대북 교역과 투자 증대를 거론한 것과 문재인 대통령이 영국, 프랑스, 유럽 연합에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한 것

2019년 1월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제재가 가능한 빨리 해제되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강경화 장관이 개성공단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제공하는 형태를 포함해 '벌크 캐시'가 아닌 형태로 개성에 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고 발언한 것.

미 행정부도 한국 정부가 막가고 있다 보고, 이를 제재하기 위해 미 재무부가 한국 시중 은행 7군데에 컨퍼런스 콜을 보내 경고를 한 바 있으며, 한발 더 나가, 한미 워킹 그룹을 급조해 한국 정부를 컨트롤 하려고 한 바 있는데, 이 서신에는 이에 대해 언급하며, 한미 워킹 그룹을 주목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그런데, 이 사례들은 굳이 말하자면, '대북제재법 위반 모의'라고 할 수 있다.

단지 계획만 세웠을 뿐인데, 이렇게 예민하게 굴 필요가 있나 생각할 수 있지만, 북한 석탄 수입 등 실제 위반 사례를 나열할 경우, 경고가 아니라 법 집행을 촉구해야 하므로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어 애둘러 경고만 보내기 위해 이런 사례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의회가 행정부에 이런 서신을 보낸 건, 한국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경고와 함께, 하노이 2차 미북 회담에서 대북제재법 등을 위반하는 약속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인을 보내는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한편, 만일 이번 2차 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하더라도, 대북제재법에 따라 완벽한 비핵화 이전에 미국은 어떤 제재 해제나 원조를 할 수 없으므로, 이를 한국 정부 (혹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게 대신 하도록 할 가능성도 막아버렸다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은 줄 수 있는 아무런 카드 없이 김정은과 협상을 해야 할 입장인 것이다.



2019년 2월 16일







Tuesday, February 12, 2019

"리비아식 비핵화"는 끝난 게 아니다

















VOA보도(기사 참조)에 스티브 비건의 방북 결과에 대한 논평이 ‘긍정적’이라고 하길래, 뭐가 긍정적일까 봤더니,


CFR(미 외교협회)의 스콧 스나이더는 비건이 ‘비핵화,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의 순서대로 발표했다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것이었고,

갈루치는 ‘서로 욕하던 사이가 앉아서 진지하게 대화하는 것’이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스콧 스나이더와 갈루치는 모두 내놓으라 할 북핵 전문가인데, 스콧 스나이더는 사실 대북 강경파에 속한다. 한때 그는 북핵 해결의 유일한 대안은 북한의 정권 교체뿐이라고 주장했다.

갈루치는 94년 1차 북핵 위기 때 제네바 합의를 추진한 미국의 대표였고, 그때 북한에게 농락당한 아픔 혹은 미련때문인지 몰라도 이후에도 계속 미북 트랙 2 외교에 기용된 바 있는데, 그의 기조는 대북 협상은 필요하나 CVID는 정치적 수사일 뿐이며, 외교적 노력으로 북핵 검증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갈루치가 ‘서로 욕하던 사이가 앉아 이야기하는 건 좋은 소식’이라고 한 건, “대화는 좋아. 그러나 대화로 비핵화는 안돼”라는 비아냥으로 들리고, 사실은 북한을 잘 아는 둘 다 비건 방북, 나아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그리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스나이더 말한 ‘비핵화,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는 리마인드를 할 필요가 있다.

왜냐면, 이 수순은 사실상 ‘리비아 식 비핵화’이기 때문이다.

카다피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해 수 일만에 바그다드가 아작나는 걸 보고 2003년 중순, 은밀히 영국 정보기관과 접촉해 핵 개발 포기 의사를 타진한다. 영국은 이를 다시 미국 정보기관에 전달했다.

왜 영국과 접촉했을까?

리비아는 전통적으로 영국과 가까운 나라이다. 영국 등 서방이 리비아를 독립시켜주었고, 2차 세계 대전 이후 카다피가 쿠테타를 일으키기 전인 69년까지 통치한 이드리스 1세 (쿠테타 전 리비아는 입헌군주국으로 독립했다) 는 영국군과 함께 북아프리카에서 나치 독일, 이태리를 상대로 싸웠다.

카다피도 미국과는 관계가 나빠도 영국, 이태리 등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리비아의 관료, 학자들 중에는 영국에서 교육받은 이들이 지금도 상당수에 이른다.

아무튼 2003년 말 카다피는 공식적으로 비핵화를 선언했다. 도망다니던 후세인 대통령이 검거되어 압송된 직후였다. 짐작컨대 자칫 잘못하다가는 자신도 후세인 꼴이 될 것이라고 겁을 먹은 듯 하다.

부시 대통령은 비핵화에 환영의 뜻을 보였지만, 제재를 풀지는 않았다.

당시 미국과 리비아의 관계는 심각했다. 미국 폭격기가 카다피의 대통령 궁을 폭격해 카다피 딸이 죽기도 했다. 카다피 자신은 폭격 직전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대피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핵 포기 선언 이후 폐기 절차는 즉각 시작되었지만 완전 폐기가 된 건 2005년 10월 이후였다. 22 개월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리비아가 다시 수교를 맺게 된 건 2006년 5월이며, 그 동안 미국은 제재를 풀지 않았다.

즉, 리비아식 핵폐기는 완전한 비핵화 및 검증 후 제재 완화 및 국교 정상화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이를 지휘한 인물이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이다.

그 동안 청와대는 북핵 해결에 리비아 식 핵폐기는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으며, 지난 해 4월에는 리비아식 핵폐기 논쟁은 이미 종결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이 요구하는 건 비핵화 과정을 여러 단계로 쪼개고, 매 과정마다 일정한 수준의 댓가를 받는 것이다. 이를 살라미 쪼개 먹듯 한다고 해서, 살라미 전술이라고 하며, 종래 북한이 국제 협상에서 써 먹어왔던 방식이다.

그런데, 만일 스콧 스나이더가 말하듯, 비건이 ‘비핵화,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의 순서대로 발표했다면, 청와대의 바램과는 달리 미국은 여전히 리비아 식 핵폐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만의 하나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하면 미국은 핵탄두와 미사일은 물론 핵개발과 관련한 모든 시설 장비 자료를 미국 모처로 옮겨 밀봉한다. 또, 핵뿐 아니라 리비아에서 그랬듯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은 최소한 2년, 어쩌면 3~4 년은 넘게 걸릴 긴 작업이다.

이 과정이 끝나도 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의회에 제출한 후 의회의 승인을 받기까지도 또 수 개월이 걸릴 것이다.

물론 그 동안 미국의 제재 해제는 없으며 그 어떤 원조도 없을 것이다.

그걸 북한이 용납하고 견뎌낼까?

게다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도 확인이 안되었는데...

거의 가능성이 없는 얘기이다.




2019년 2월 12일




Sunday, February 10, 2019

폐결핵 흉곽성형술 (Thoracoplasty)












근래에는 보기 드문 가슴 사진을 가진 환자가 왔다.

사진에서 보면, 우측 폐는 절제되어 없고, 흉곽은 함몰되어 있다.

즉, 우 전폐절제술(Rt. Pneumonectomy)과 흉곽성형술 (Thoracoplasty)을 시행한 건데, 통칭 Collapse therapy 라고도 한다.


이런 수술은 최근에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수술은 20세기 초반부터, 국내의 경우 80년 대 전까지 주로 결핵병원 등에서 시행되었던 수술이기 때문이다.

당시에 내성을 갖는 결핵에 딱히 쓸만한 치료법이 없을 때 우격다짐(?)으로 이런 수술을 했다.

결핵 환자에게 이루어지는, 그러나 최근에는 보기 어려운 또 다른 수술은 이른바 OTD (Open thoracotomy drainage)라는 건데, 이건 결핵에 의해 생긴 만성 농흉 환자 중에서, 늑막박피술(Decortication)을 하기 어려운 경우 궁여지책으로 하게 되는 수술이다.

대개 이런 환자는 결핵과 늑막염 등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농흉이 생기고, 흉관 삽관을 통해 배농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고름이 나오거나 재발하는 경우 대개 늑막이 두꺼워지는데, 이 비후된 늑막을 통으로 벗겨내는 수술이다.

결핵 환자의 폐는 심하게 유착되기 때문에 늑막박피술은 출혈이 심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수술이고 수술 후 또 다시 농흉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폐기능 약화로 장시간 수술을 견딜 수 없다고 판단되면 가슴에 손바닥 2/3 크기로 가슴에 구멍을 내고 그 구멍을 통해 지속적으로 드레싱을 하도록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 서너개의 늑골을 잘라내고, 피부를 안으로 감아 영구히 가슴에 구멍을 내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수술을 받고 밭에서 김을 매는 할머니도 있었고, 개인 사업을 하며 남들처럼 일상 생활을 하는 환자도 있었다. 물론 농이 흘러내리지 않게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내 경우, 96년 경을 끝으로 이런 수술을 더 이상 해 본 적이 없다.

결핵이 무서운 건, 결핵균이 조직을 녹여내린다는 것이다.

결핵균이 증식하면 조직을 마치 불에 녹은 치즈처럼 녹여내고, 우리 몸의 면역계는 결핵균을 잡기위해 각종 면역 세포를 총동원하고 섬유화하여 결핵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다.

폐의 경우, 치즈처럼 녹은 조직이 기침을 통해 배출되면 폐에 빈 공간이 생기고, 운 나쁘게 결핵균이 먹은 조직이 혈관이면 각혈을 하게 된다. 이 빈 공간에 곰팡이가 자라 솜뭉치같은 Fungus ball을 만들기도 한다.

결핵의 특징적인 조직 슬라이드를 Tb granuloma 라고 하는데, 여기에서는 치즈처럼 녹은 조직(Caseation necrosis), 이 녹은 조직 주위를 울타리치듯 빽빽하게 둘러 싼 조직구 (Palisading Histiocyte), 항공 모함처럼 여러 개의 핵을 가진 거대 대식 세포(Multi-nucleus Giant cell) 를 볼 수 있다.

물론 조직 슬라이드만 보고는 알 수 없지만, 그 밖에도 여러 형태의 대식세포(macrophage)와 T-cell , B-cell 들이 모여 있을 것이다.

이 면역의 결과는 바로 섬유화(Fibrosis)이다. 이 섬유화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으므로 앓고 지나간 폐결핵은 평생 흔적으로 남는다. 드물게는 이 섬유화의 결과 림프 액을 따라 흐르는 발암물질들이 필터처럼 걸러져 암이 발생하기도 한다.

결핵이 계속 진행되면, 건락화된 치즈가 떨어져나가 생긴 cavity formation 과 fibrosis 가 계속 반복되면서 결국 폐의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조직이 남아나지 않게 된다.

그래서, 폐결핵의 End stage 를 Destroyed Lung 이라고 부른다.

결핵은 지금도 고질병이긴 하지만, 새로 발견된 결핵 환자에게는 '반드시 낫는다'는 확신을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반드시 낫는 병이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인내심이 필요하다. 절대 약을 중단하지 마라." 고 반복해 말해 준다.

또 발견되었을 때의 상태에 따라 약의 복용 기간을 충분히 잡는다.

개인적으로 6개월 요법은 믿지 않는다. 최소 10 개월 복용을 권한다. 왜냐면 6개월 요법을 썼다가 재발되고, 그래서 더 고생하는 경우는 많이 봤기 때문이다.

지금도 치료가 쉽지 않지만, 화학요법이 미진했던 20세기 초에 의사들은 당시의 약으로는 제대로 치료되지 않은 환자들을 수술로 치료하기 위한 방법들을 고안해 시도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 케이스와 같은 Collapse therapy 이다.

원리는 전형적인 호기성 균인 결핵균에게 산소 공급을 막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기흉을 만들어 폐를 collapse 하기도 했고, 나중에는 흉곽성형술을 통해 흉곽을 함몰시켜 폐로 들어오는 공기를 차단시킨 것이다.

이 환자는 35년전에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아무튼 이 환자는 그 덕에 35년을 더 생존했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건강하게 사실 것 같다.


2019년 2월 10일




Saturday, February 9, 2019

노펙(NOPEC) 법안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 의회는 미국 법 (반독점법)에 따라 OPEC의 석유 증감산 행위를 담합 행위로 규제하는 ‘노펙(NOPEC)’ 법안을 제정한다고 한다.

이 법안은 상하원 모두에서 발의되었고, 조만간 하원에서 표결에 붙여질 예정이며, 입법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펙 법안은 이미 지난 20여년간 수 차례 입법 시도가 있었으나 석유수입국이었던 미국의 이익을 반영해 번번히 불발되었다. 2007년에도 미 의회를 통과했지만, 부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번에 이 법안이 통과되면, OPEC의 회원국 중 담합에 가담하는 국가는 제재를 받거나 해당국 인사는 기소될 수 있다. OPEC은 이를 의식한듯 OPCE 회원국에게 ‘유가를 언급하지 말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미국이 노펙 법안을 만드는 이유는 명백하다.

OPEC이 생산량 조절을 통해 국제 유가 조작을 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유가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유가 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전부터 주장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유가 인하는 OPEC 가입국 등 산유국에게 치명타를 가져다 줄 수 있다.

현재 OPEC에 가입된 산유국은 모두 13 개국인데, 많은 국가들은 정부 재정을 원유 수출에 의존하며, 내년도 유가 전망에 기초해 국가 예산을 짠다.

2015년의 경우, 사우디는 배럴당 106 달러, 이란은 130 달러, 이라크는 100 달러, OPEC 가입국은 아니지만, 러시아는 110 달러/배럴을 기준으로 국가 예산을 짰다. 올해의 경우도 사우디는 유가가 80달러를 넘어야 재정 적자를 면할 수 있다.

그런데 2015년 당시 OPEC은 미국 셰일가스 생산업체를 고사시킬 목적으로 유가 인가를 감행해 배럴당 100불이 넘었던 유가가 60~70달러 선에 머물렀고, 그 결과 재정 여력이 있는 러시아, 사우디 등은 그나마 견딜 수 있었지만, 국가 예산 대부분을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베네주엘라, 나아지리아 등은 유가 하락의 충격을 감수해야 했다.

따라서 미국의 노펙 법안에 대해 산유국들은 크게 반발할 수 밖에 없다. 노펙 법안은 사실상 담합에 의한 유가 인상을 규제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대놓고 반발할 수 있는 방법은 최대 산유국으로 등극한 미국의 셰일 가스 업체들을 고사시켜 미국의 석유 생산량을 줄임으로써 OPEC 회원국이 다시 우월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다.

미국이 최대 원유 생산국이 된 것은 물론 에너지 수출국이 될 수 있었던 건 셰일 가스 덕분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수년 전까지석유를 전략자산으로 분류해 대외수출을 금지했다. 그러나, 셰일 가스 생산시 만들어지는 부산물인 콘덴세이트의 양이 급증하고 이를 처리하기 곤란해지자, 우리나라를 비롯한 몇몇 국가에 수출을 허가했다. 지금은 천연액화가스 등도 수출하고 있다.)

그럼, 유가를 하락시키면 미국 셰일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까?

사실 미국의 셰일 가스 업계가 발전할 수 있었던 건 유가가 지나치게 올랐기 때문이다.

셰일 가스와 셰일에서 나오는 타이트 오일은 생산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유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생산성이 떨어진다. 그런데 전통적 Crude oil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셰일 가스 역시 덩달아 수익성이 생기게 되자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통상, 셰일 가스/타이트 오일의 생산 단가는 배럴당 70~90 달러로 추정하므로, 유가가 이 가격 밑으로 떨어질 경우 생산성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셰일 가스는 초기 투자비용이 커서 그렇지 토지를 확보하고 초기 투자비용을 뺀 실제 생산 단가는 40달러 미만이기 때문이다. 즉, 유가가 40달러만 넘기면 수익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OPED 가입 산유국들이 재정부담에도 불구하고 40달러미만으로 유가를 떨굴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 셰일 생산 업체들을 고사시키기 전에 OPEC 회원국들이 파산할 수도 있다. 이미 지난 2015년경 유사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일각의 예상과는 달리 OPEC이 노펙 법안에 대응할 뾰족한 방법은 없을 수도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이 OPEC을 해체하고, 비 OPEC 산유국을 망라하는 새로운 국제 산유국 기구를 만들려 한다는 관측도 하고 있다.

결국, 유가 하락을 유도해, 미국 중산층의 마음을 잡고, 이란 등 중동 산유국의 국가 재정을 악화시키는 동시에 마찬가지로 석유, LNG 생산으로 국가 재정을 충당하고 있는 러시아의 발목을 잡고, 유럽의 대미 에너지 의존도를 높이고, 새로운 국제 기구를 만들어 에너지 시장을 장악하는 것.

이게 노펙 법안을 추진하는 미 의회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아닐까 싶다.

바야흐로 Pax Americana의 시대이다.




2019년 2월 9일




Grey Rhino, Black Swan














북한이 핵 개발에 착수한 이래, 핵무기 실험에 성공하고, 핵탄두를 날려보낼 탄도체를 개발하고, 나아가 대륙간탄도 미사일(ICBM) 시험에 성공한 일련의 과정은 위협이 현실화되어 다가오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점진적으로 다가오는 충분히 예상되었던 위험을 이른바 ‘Grey Rhino(회색 코뿔소)’라고 부른다.


북이 핵농축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80년말부터 지금까지 30여년간 우리와 국제 사회는 다가오는 위험 즉,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회색 코뿔소를 저지하려는 노력을 했으나 무위로 돌아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노력은 꾸준하지 못했고, 안일하였으며, 방관한 측면도 클 뿐 아니라, 오히려 위험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

그나마 이제와서 그 코뿔소를 막아 세우려는 것이 트럼트 대통령이다.

코뿔소를 막는 방법은 총을 쏘아 쓰러트리거나 설득해 돌려보내는 것이다. 돌려보낸들 또 돌아서 뛰어올 수 있기 때문에, 코뿔소의 뿔을 잘라내고, 뒷발을 ‘끊어지지않는 사슬’로 묶어두는 것이 위험을 막을 유일한 수단이다.

그러나, 김정은과 김정은 독재체제가 이를 받아들일까?

사슬에 묶인 체 가져다주는 사료에 만족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을까?
과연 비명 한 마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순순히 포기할까?

코뿔소에게 만족할만한 사료를 주면 그럴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검은 백조(Black Swan)’가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과 같다.









물론, 검은 백조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 실날같은 가능성에 우리의 운명을 걸어야 할까는 의문이다.

오히려 나는 코뿔소에 다가가 설득하려는 트럼프 대통령 뒤에 사냥총을 들고 서 있는 일련의 험악한 사냥꾼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2019년 2월 9일






Friday, February 8, 2019

트럼프 대통령은 왜 김정은을 다시 만나려고 할까? (하노이 회담에 앞서)











미국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장소로 베트남을 선정한 건, 누가봐도 명백한 메시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베트남은 한국전쟁 이후에 미국과 치열한 전쟁을 벌인 상대국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베트남은 종전 20 년만에 국교를 수립했고 지금 베트남은 친미 국가이다. (75년 베트남전 종전, 95년 국교정상화)

둘째, 중국은 베트남과 국경 분쟁, 베트남의 소련 지지, 캄보디아와의 전쟁 끝에 친 베트남 정부 수립 등등을 이유 삼아, 79년 베트남을 침공했고, 베트남은 중공군과 전쟁을 벌였다. 그러던 중 중국은 '목적을 달성했다'며 허무하게 철군했지만, 사실상 중국은 어떤 목적도 달성하지 못했다. 베트남에게 진 전쟁을 한 것이다.

즉, 베트남도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공산주의 국가이지만, 중국을 모시고 사는 나라가 아니며, 중국과 대립해도 잘 살 수 있으며, 베트남을 모델로 삼아 북한도 중국의 그늘 아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공산주의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자본주의 경제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이 직간접으로 던진 메시지는 명쾌하다.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설 경우, 경제 대국이 되도록 해 주겠다. 단, 비핵화가 전제조건이다'라는 것이다.

일견, 이 제안은 그럴듯해 보이고, 사실일수도 있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은 미국의 견제로 인해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미 미국의 무역규제를 피해 많은 공장들의 탈 중국 러시를 이루고 있으며, 그 덕에 베트남 등의 국가들이 반사 이익을 얻었다. 그 대열에 북한도 가담할 수 있다는 것이 메시지의 늬앙스이다.

그렇다면, 즉 만일 비핵화가 미국의 유일한 요구 조건이라면, 북한의 또 다른 문제는 눈 감아주겠다는 걸까?

즉, 일당독재, 일인독재에 의한 인권 탄압, 정치 사찰, 언론 탄압과 같은 반 민주적이며, 글로벌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북한의 현실은 외면하겠다는 것일까?

우리는 이 점에 의문과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만일 미국의 제안을 김정은이 받아들이고, 그래서 비핵화를 실현하고, 서방의 자본을 대거 투자받아 지금의 중국처럼 대규모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북한 주민들이 여기에 종사했을 때 어떤 일이 생길까 생각해 보자.

주민들의 생활 수준은 나아지고, 복지 수준도 향상되며 자연스레 국내외 소식을 더 접하게 되고, 해외 상황을 알게되면서 자신의 여건과 남한 및 해외 다른 국가들의 여건을 비교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처지에 대해 불만을 가지게 되고 그 불만이 누적되면 김정은 독재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연결되고 내부로부터 민주화 열망에 들끓을 수도 있다.

이건, 산업화를 겪은 거의 모든 국가들에서 보여지는 공통된 현상이며, 아무리 압제한다고 한들 이런 불만과 욕구를 무작정 무한정 억누를 수는 없다.

즉, 개혁개방에 의한 산업화는 단지 주민의 복지 향상에만 이바지하는 것이 아니라, 체제 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게 된다.

김정은이 이를 모를 리가 없다.

따라서, 북한을 경제대국으로 만들어주겠다는 미국의 감언은 결코 달가운 제안일 수 없다.

왜냐면, 김정은 일당의 관심사는 자신들의 안위와 체제 유지일 뿐, 경제 대국, 북한 주민의 복지 향상 따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2월 말에 미북 대화가 이루어진들 무슨 결론이 내려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은 비핵화를 전제로 달콤한 제안을 할 것이고, 김정은은 우리의 예측과는 달리 그 제안을 수용할 것이다.

제안을 수용한다고?

분명히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체제 불안으로 연결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제안을 수용한다고?

만일, 김정은이 미국의 제안을 거부할 경우를 가정해 보자.

첫째, 김정은이 대놓고 제안를 거부하면, 미국은 다른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릴 수 밖에 없다.

다른 옵션이란 해상 봉쇄를 포함하는 더 강력한 제재가 될 수 있으며, 전력 전개 등 군사적 행동일 수도 있다.

둘째, 북한 주민들의 동요가 발생하게 된다.

미국 대통령이 경제 대국으로 나갈 수 있는 제안을 했다는 사실은 어떤 경로로든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지게 되며, 특히 북한 부유층은 더 빨리 이 사실을 접하게 될 것이다.

이미 북은 마치 외환위기를 맞는 97년 한국처럼 대북 제재에 의한 경제 위기로 각종 사회적 부작용이 만연하고 있다. 애초부터 가진 것이 없던 북한 주민들은 고난의 행군의 반복이겠지만, 장마당 경제나 외화벌이 등으로 부를 축적한 부유층들의 몰락은 커다란 불만으로 쌓여 있다.

이들중 상당 수는 김정은 체제의 유지나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보다 자신의 안위와 자신의 부가 더 소중할 수 있다. 이들 계층은 만일 미국이 김정은 정권을 인정하고 경제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해 준다면, 가장 먼저 더 큰 진짜 부를 누릴 수 있는 이들이다.

그런데, 김정은이 자신의 체제를 지키려고 이 기회를 대놓고 거절했다?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 불만은 전염병처럼 북한 주민들에게 퍼져 나갈 것이다.

이 역시 김정은이 모를 리 없다.

따라서 김정은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척하며 시간을 끌 것이다.

그러나 이것 뿐이 아니다.

김정은 실질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식량과 석유 등이 필요하다. 때문에 유화 제스처를 보이며 이를 구걸할 것이다.

만일 북한이 비핵화하겠다며 식량과 석유 등의 원조를 요구하면 미국은 이를 들어줄 수 있을까?

이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는 미국 대통령에게 있지 않다. 미 의회에 있다. 대북제재법 때문이다. 미 행정부가 북한의 원조 요구를 수용해도 의회가 승인하지 않으면 해 줄 수 없다.

결국 여론과 의회는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해 갑론을박하며 혼란해 질 것이며, 트럼트 대통령에 대한 비난도 거셀 것이다.

그럼, 이런 시나리오를 미국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을까?

결코 아니라고 본다.

미국은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여러 개의 시나리오를 이미 짜고 있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은 명색이 거래의 달인이다.

그런데 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나려고 할까?
만나서 얻어지는 이득은 무엇일까?

그 답은, 이 허접한 시나리오 속에 이미 담겨있다고 본다.



2019년 2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