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19, 2020

The Liberator





미국은 20 세기 이후 가장 많은 나라들과 가장 오랫동안, 가장 많은 횟수의 국가간 전쟁을 벌인 나라이다.

미국이 벌인 크고 작은 전쟁의 횟수는 무려 50여 차례이며, 교전국으로는 1, 2차 세계대전을 제외하고도 러시아, 멕시코, 쿠바, 니카라과, 중공, 북한, 베트남, 라오스, 레바논, 이란, 이라크, 우간다, 리비아, 파나마,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수간, IS, 예맨, 시리아 등등이 있다.

아프칸, 예맨, 케냐 등 6 곳에서는 지금도 전투를 벌이고 있다.

50여 차례의 전쟁 중 미국 연합군이 패배한 전쟁은 1918년 러시아 내전, 1953년 라오스 내전, 1955년 베트남전, 1967년 캄보디아 내전, 1982년 레바논 내전 등에 불과하다. 그나마 화력에 밀려 패전했다기보다는 전쟁의 성격, 다국적 연합군으로 참전, 반전 여론 등에 밀려 미국이 발을 뺐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 이후 미국 영토 내에서 치뤄진 전쟁이나 전투는 없으며, 모두 해외전이다.

즉, 미국은 단지 군사력이 강한 것이 아니라, 원정 파병과 파병군에 대한 병참 지원에 대한 노하우가 가장 많은 국가이며, 전세계 국가 중 실전 경험이 있는 군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인 것이다.

전쟁은 외교 행위의 극단적 방법이며, 목적은 국익이다. 전쟁은 그 자체는 불법 행위가 아니며, 국익이 침해될 때,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에 실패할 경우 행해지는 최종적 수단이다.

세계평화 유지, 독재자의 축출과 해방, 난민 구제, 시장 경제와 민주주의 유지는 모두 미국 국익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으며, 미국이 벌이거나 참전한 수 많은 전쟁이 이를 목적으로 한다.

물론, 미국이 벌인 전쟁이 모두 정의롭거나 옳다고 볼 수는 없다. 왜냐면, 미국의 전쟁 목적 중에는 미국 달러의 통화 가치 유지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달러화는 기축통화이며 미국이 적자국임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유지되는 건 이 때문이고, 달러 가치의 추락은 미국 경제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이 마치 세계 경찰처럼 활동하는 건, 달러 가치 유지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는 미국이 기축국가의 세뇨리지 효과를 누림으로써 그 댓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아무튼, 미국을 힘에 의존해 무자비하게 타국을 침공하는 깡패국이라고 보지 않는 건, 어찌되었든, 미국과 미군은 많은 경우에서 해방자(Liberator)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자력으로 독재자나 적군을 물리치지 못해 억압받고 있었던 국가들을 미군의 피로 해방시킨 경우는 숱하게 많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일본인 역시 일본의 군국주의자들로부터 해방되었고, 아프칸 주민들은 탈레반으로부터, 독일인은 나찌로부터 해방되었다.

잘난 척하는 프랑스도 수없이 많은 미국 젊은이들이 피를 흘려가며 해방시켜 준 나라이고, 영국 역시 미국의 참전이 없었다면 나찌 군화에 짓밟혔을 것이다.

사람뿐 아니라 국가도 간사한 게, 그 은혜를 쉽게 잊는다는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 제 45 사단 제 157 보병 대대의 500 일 간의 전쟁 기록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미니시리즈 'Liberator' 를 공개했다.

이 드라마는 실존인물인 텍사스 태생 장교 Felix Sparks 를 중심으로 하며, 영국 기자이며 소설가인 Alex Kershaw 의 2012년 작 소설 'he Liberator: One World War II Soldier's 500-Day Odyssey from the Beaches of Sicily to the Gates of Dachau'를 기반으로 한다.

Felix Sparks 는 1942년 소위로 참전해 2차 세계 대전을 마치고 중령으로 예편했다. 이후 콜로라도 법대를 졸업하고 지방검사, 주 의회 의원 등을 거쳐, 콜로라도 주 대법원 종신 판사를 지냈으며, 쿠바 사태 당시 주 방위군에 다시 복무해 사령관을 지냈고 준장으로 은퇴해 2007년 사망했다.

그는 은성무공 훈장 (Siver star medal)과 두개의 퍼플 하트(Purple Heart) 를 받았다.

참고로 미군은 소속군이나 봉사하는 직종에 따라 수여받는 훈장의 명칭이 서로 다른데, 육군을 기준으로 보면, 최고 등급의 훈장은 Medal of Honor (3,526 명 수여. 이중 1,523 명은 미국 내전 당시 수여. 2차 세계대전 중에는 472명에게 수여됨)이고, 그 다음 등급의 훈장으로 'Distinguished Service Cross', 'Defense Distinguished Service Medal', 'Distinguished Service Medal' 등이 있으며, 그 다음 등급 훈장이 Silver star 이다.

Medal of Honor 를 수여받게 되면 수십가지 특혜가 주워지는데, 그 중에는 모든 군인은 계급에 관계없이 수여자에게 먼저 경례를 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으며,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퍼플 하트는 복무 중 부상당하거나, 사망하는 경우에 수여되는 메달로 지금까지 약 2백만명의 미군이 수여받았는데, 이는 미국 근현대 역사에서 2백만명의 미군이 작전 중 부상하거나 사망했음을 의미한다.

드라마 말미에 조지 패튼 장군과 Felix Sparks 의 대화가 나온다.

조지 패튼 장군은 1, 2 차 세계 대전은 물론 멕시코와 전쟁에도 참가했던 베테랑이며 미국의 대표적인 명장이자 영웅으로 인정받는다. 패튼 장군은 Felix Sparks 에게 자신은 35년 이상 군복무를 했지만, 실제 그가 전투을 치룬 날은 50 주, 즉 350일 가량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Felix Sparks 는 불과 3년만에 무려 500 일 이상 전투를 치뤘으니, '우리 중 과연 누가 진짜 영웅일까?'라고 묻는다.

넷플릭스 드라마 'Liberator'는 실제 배우들이 연기한 후 이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을 덧입혀 만들어졌다. 이런 방식을 CGI animation을 이용한 Rotoscoping 이라고 하는데, Rotoscoping 은 실사를 한컷 한컷 그래픽으로 처리해 만드는 것이다.

Rotoscoping 그 자체는 이미 1880년대 사용되기 시작한 오래된 기술이지만,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Rotoscoping 의 역사는 약 40년 전 정도된다.

이 드라마에서 사용된 Rotoscoping 기법은 'Trioscope enhanced hybrid animation' 이란 것으로 Liberator 는 이 기술로 제작된 최초의 드라마이다.

이 기술의 장점은 동작이 좀 더 부드럽고, 연기자의 표정 처리가 훨씬 더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그냥 실사로 만들지 왜 그래픽 처리를 할까? 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전쟁 영화 처럼 스케일이 큰 영화는 제작비가 많이 들고, 셋트를 만들고 촬영 현장을 찾기도 어려운 반면, 컴퓨터 애니메이션은 순전히 컴퓨터로 제작하는 것이므로 사람 손이 많이 가는 반면 촬영의 제약이 적다.

반면, 순수 애니메이션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동작이 어색하거나 표정을 표현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실제 연기자가 연기하고, 그것에 컴퓨터 그래픽을 입히는 Rotoscoping 방법으로 영화를 제작하면 둘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물론, 이 방식 역시 모든 컷을 그래픽 처리해야 하며, 여전히 디테일한 표정 처리에 한계가 있어 제약이 있었는데, Trioscope enhanced hybrid animation 이라는 새로운 기술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Liberator'는 단단한 스토리 구성과 뛰어난 연기로 IMDb 7.6 점의 나쁘지 않은 점수를 받았다.

미국은 지금 사실상 내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참전자는 외국과 결탁해 헌법을 뒤집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과 미국 정신과 헌법을 수호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려는 세력이다.

미국은 건국 배경이나 지난 200년의 역사를 통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불의에 항전을 불사한다는 애국 정신이 DNA에 녹아 있다.

2백만명이 죽거나 다쳐 훈장을 받았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실전 경험을 치룬 국가이다.
그래서 미국은 불의에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극동의 어느 반도 국가는 늘 그랬듯 불의에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순응하며 산다. 자력으로 독립하지도 못했고, 전쟁을 이겨내지도 못한 비루한 경험 때문일 것이다.


2020년 11월 19일


Thursday, November 12, 2020

폼피이오 국무장관의 로간 법 경고

 






- 마이클 플린의 기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선인 신분이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 캠프에 있었던 안보 담당 마이클 플린은 주미 러시아 대사와 만나 오바마 행정부의 러시아 제재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이 터졌고, 당선인의 보좌관이 외국 대사와 국가 정책에 대해 논의하였다는 루머가 나오자 FBI는 이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마이클 플린은 러시아 대사와 만난 사실을 부인했다.

만일 마이클 플린이 주미 러시아 대사와 만나 국가 정책에 대해 협의했다면 이는 로건 법(Logan Act) 위반이 된다. 그러나 이를 부인했고, 후에 그가 러시아 대사와 만났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마이클 플린은 위증죄로 기소되어, 결국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된지 24일 만에 사직하였다.


- 루디 줄리아니의 기소

트럼프 대통령 현재 대선 캠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전 뉴욕시장 루디 줄리아니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신분으로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조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접촉했다.
이것이 꼬투리가 되어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로간 법 위반으로 기소되었다.

 

- 로간 법

1798년 미국과 프랑스 간의 긴장 상태가 높아졌을 때, 미국 정부가 파견한 3명의 사절이 프랑스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당시 펜실바니아 주 의회 의원이었던 조지 로건이 일반 시민 자격으로 프랑스에 가서 협상을 해 성과를 거둔 일이 있었다.

그의 행동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칭송과 비난으로 나뉘었는데, 논란이 거듭되자 연방의회는 미국 외교과 공적 업무에 개인이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만들었고, 1799년 발효되었다.

이 법이 로건 법, The Logan Act이다.

로건 법은 중범죄로 이 법을 위반하면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로간 법의 적용은 트럼프의 주변 인물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설령 대통령 당선자로 확정되어도, 대통령이나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승인을 받지 못하면 마찬가지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현지 시각 10일, '미국의 대통령과 국무부 장관, 국가안보팀은 하나 뿐'이라며 바이든이 외국 정상들과 접촉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과 반하는 의견을 제시하거나 다른 주장을 할 경우 로건 법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바이든은 여전히 대통령 당선자가 아니며 정부의 승인을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다음 날, 바이든은 한국 대통령과 통화했고, 한국 대통령은 '앞으로 바이든 당선인과 코로나 및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 세계적 도전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파리 기후 협약

바이든의 런닝메이트 카멀라 해리스는 펜스 부통령과의 공개 토론에서, 바이든이 취임하면 취임 당일, 파리 기후 협약에 재 가입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파리 기후 협약에서 탈퇴했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 중 “기후변화는 거짓말(hoax)”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단지 기후변화를 불신하기 때문에 이 협약에서 탈퇴한 건 아니다.

협약 탈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기후 협약이 타국에 비해 미국에 불리하게 협약되어 공정한 조항(term)을 바탕으로 파리협정에 재가입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계약 (transaction)’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바이든이 파리 협약 등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한국 대통령과 논의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만일 그랬다면 이 역시 로건 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

만일 바이든이 통화에서 파리 기후 협약에 대해 언급한 바 없다면?

한국 대통령이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 자를 물 먹인 게 된다.



2020년 11월 12일


Tuesday, November 10, 2020

매국과 반역 행위

 








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50년 가까이 유지되었던 냉전이 종식되었고, 그 결과 미국은 경쟁자를 잃었으며, 미국의 독주가 30년간 지속되었다.

Pax Americana 시대가 열린 것이다.

누구든 손에 쥔 독점적 지위를 잃기 싫어한다. 미국은 미국의 독주를 유지시켜나가기 원했을 것이고, 그건 미국이 절대적 군사력과 경제력을 행사한다는 걸 의미한다.

지난 30년간 세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에 의해 세계 무대에 데뷔한 중국은 미국 자본으로 비약적 성장을 이루었고, PC와 인터넷 보급, 모바일 시장이 생기면서 IT 기반의 신흥 기업이 전통적 기업을 누르고 재계 순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IT 발전은 세계를 좀 더 좁게 만들었다. 즉, 세계 곳곳을 뉴스, 글, 사진, 동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접하게 되면서 사람들을 각성시키기 시작했고, 그 영향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불편, 부당, 부조리는 물론 정권에 대한 불만도 커지게 되었다.

그 결과 많은 독재자들이 축출되었다. 사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없었다면 과연 리비아의 카다피가 축출되고 튀니지, 이집트, 예맨의 정권이 바뀔 수 있었을까?

또, 셰일 혁명으로 미국의 에너지 자립은 현실화되었고, 중동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줄어들었다.

미국의 다우 지수가 처음으로 1만 포인트를 넘어선 건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이다. (2만 포인트가 넘어선 건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이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다우 지수는 227%가 상승했는데, 그게 모두 클린턴의 공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아무튼 당시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는 동안 세계의 불만은 컸다.

왜냐면 당시 클린턴 정부는 수퍼 301조로 미국에 장벽을 쳐 미국 기업을 보호하고, 반면에 우루과이 라운드로 개도국의 시장 개방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 덕에 숱한 스캔들과 특검에도 불구하고 클린턴은 재선을 누렸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할까? 46세에 대통령 권좌에 올라 50대 중반에 내려온 클린턴은 클린턴 재단을 만들어 부를 이루었지만, 그 결과 그는 위태롭다)

미국이 아무리 경제 대국이고 GDP가 높다고 해도, 미국인 모두가 부유한 건 아니다.

미국인의 13% (8명 중 1명)에 이르는 4천만명 이상이 빈곤층이며, 그중 절반은 절대적 빈곤층이다. 미국의 양극화는 첨예하며, 일부가 부를 독점한다는 의미이다.

미국은 독립한지 200년이 조금 더 넘는 신흥국이고 미국 헌법은 귀족을 인정하지 않지만, 스스로 귀족에 해당한다고 믿는 부류들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초기에 미국에 이민해 미국 산업 시대에 올라타 석유, 금융, 부동산 개발, 유통, 언론 등으로 부를 이루었던 자들이다.

이들은 중국을 공장과 신흥 시장으로 삼아 또 다른 부를 축적했다.

이처럼, 새롭게 떠오르는 IT 기반의 부호들과 스스로를 귀족으로 간주하는 전통적 부호들이 미국 경제력의 태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역시 자신들이 누리는 독점적 지위를 잃기 싫어할 것은 분명하다.

이들이 스스로 거버넌스 네트워크 구조를 만들어 막후에서 정부를 조작한다는 것이 'deep state 음모론'이다.
이 음모론의 진위 여부를 가릴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들이 자신들을 대신해 전면에서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지켜줄 자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건 합리적 추론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미국 대통령은 이들과 어떤 관계를 가져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된다.

반대로, 미국 대통령에게는 대통령의 권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저소득층, 빈곤층, 미국 중부의 농업 종사자나 러스트 벨트의 제조업 노동자는 상대적으로 큰 '관건'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것 또한 합리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미국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을까?

왜 미국 언론은 스스로 바이든을 대통령으로 추인하는 작태를 벌일까?

왜 유럽 국가들은 지금의 미국 대통령의 뒷담화를 하고 서둘러 바이든의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낼까?

이유는 간단하다.

트럼프는 권력 질서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관행과 질서를 무시하는 발언을 하거나 실제 이를 행동으로 옮긴 사례는 넘처난다.

이들은 자신들이 쌓아 올린 아성이 깨지는 걸 원치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공고한 아성이 지난 30년간 성장한 중국 공산당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트럼프가 싸우는 대상은 민주당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을 지키려는 자들, 특히 중국 공산당과 결탁하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던 자들이다.

중국 공산당은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 이제껏 그 어떤 미국 대통령도 중공을 이렇게 밀어붙인 적이 없다.

만일 트럼프가 재선되어 지금의 기조를 끌고가면 중공은 격랑에 쓸려 가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이란 신흥국과 결탁하여 부를 이루었던 자들은 모두 큰 손해를 받거나 수렁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그건 바이든이나 그의 아들, 힐러리, 오바마 등 일부 미국 귀족이나 부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럽, 아시아, 한국의 누군가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우리가 봐야 할 관점은 중국 공산당이 역내 패권 행사뿐 아니라 전세계에 영향력을 미쳐 중국 공산주의식 조작, 음모, 경제 질서 파괴 등을 받아들일 것이냐, 아니면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고 거부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후자를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경제 시장의 옹호'라고 바꾸어 말해도 틀리지 않는다.
미국인에게 있어 전자는 '반역 행위와 매국'이라고 할 수 있으며, 후자는 바로 MAGA 즉 Make America Great Again 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는 왜 Pax Americana 시대의 미국이 다시 위대해져야 한다며 America First 를 부르짖었으며, 많은 미국민들이 왜 이 구호에 동의했을까 생각해 보자.

God bless America !


2020년 11월 10일



Tuesday, October 27, 2020

Queen's gambit

 







Queen's gambit 은 체스를 시작할 때 두는 정석의 하나이다.

체스는 중앙을 차지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첫 수를 먼저 두는 백은 pawn (졸)을 중앙으로 전진배치해서 흑이 중앙으로 전개하는 걸 막는다.

체스판은 a부터 h까지 세로 8개의 열과 1부터 8까지 가로 8개의 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좌측에서 우측으로 4 열까지 즉, a, b, c, d 열은 Queen side라 하고, 다음 5 열부터 8열까지(e, f, g, h)를 King side 라고 하는데, Queen은 d1에, King은 e1 에 있기 때문이다.

'백'이 게임을 시작할 때, Queen side 의 pawn 을 먼저 전진시키는 걸 Closed game, King side 의 pawn 을 먼저 전진시키는 걸 Open game 이라고 한다. Closed game 은 더 전략적이며 방어적이고, Open game 은 더 공격적이며 전술적이다.

즉, 선으로 게임을 시작하는 ‘백'은 4열(즉, d 열)의 pawn (closed game) 이나 5열(즉, e 열)의 pawn(open game) 을 먼저 전개해 중앙을 차지하려고 한다.

이때, 4열 pawn을 먼저 전진시키면 (체스 기보 형식으로는 d4), '흑'은 이에 맞서 마찬가지로 4열 pawn을 전진시킨다. (d5)

Pawn 은 원래 앞으로 한칸만 전진할 수 있지만, 2행에 있을 때는 두 칸 전진할 수 있다.

즉, d4 - d5 로 서로 수를 주고 받은 후, 백이 3열(c열)의 pawn 을 2칸 전진시켜 c4로 응수하는 걸 'Queen's gambit' 이라고 한다.







'Gambit' 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행하는 영리한 수' 혹은 '목적을 위해 자신의 기물을 희생할 생각으로 놓는 수'를 의미한다.

백의 c4는 흑의 d5를 공격할 수 있으므로 흑의 d5 는 Queen's gambit 으로 싸움을 걸어온 c4를 잡아버릴 수 있다.

백이 c4로 싸움을 걸면, 이렇게 싸움에 응하거나 혹은, 싸움을 피할 수 있다. 이를 Queen's gambit accepted (QGA) or declined (QGD)라고 하며, 여기에는 수 많은 변형된 형태가 있다.

많은 체스 선수들이 d4 혹은 e4 로 게임을 시작하는 건, 통계학적으로 승률이 좋기 때문이다. Queen's gambit 은 가장 오래된 체스 오프닝 전략 중 하나로 적어도 500 년 동안 사용된 것이며, 아래에서 소개할 드라마 중에서도 수없이 이 전략이 보여진다.

넷플릭스가 새로 개봉한 영화 'Queen's gambit' 은 1983년 작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1950~60 년대를 배경으로 하며, 불행한 과거를 가진 한 영리한 여자아이가 프로 체스 선수로 자라 세계 1 위인 러시아 선수를 세번의 도전 끝에 승리한다는, 사실 내용만 놓고 보면 다소 진부한 7 부작 미니 시리즈이다.

그런데, 이게 뻔한 성장 스토리로 인식되지 않은 건, 뛰어난 연출력, 촬영 기법 그리고 연기자들 덕분이다.

드라마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캠브리지에서 주로 촬영되었고, 일부는 베를린에서 촬영되었다. 영화 속 배경은 주로 켄터키 주 렉싱턴과 파리, 그리고 모스크바이다.

7부 중 1부는 주인공 엘리자베스 하몬의 어린 시절을 맡은 배우 'Isla Johnston' 이 연기했고, 그 이후는 'Anya Taylor-Joy'가 연기한다.

아역 Isla Johnston 의 연기도 뺴어나지만, 애니아 테일러조이(Anya Taylor-Joy)의 연기도 떨어지지 않는다.
애니아 테일러조이는 아르헨티나, 영국, 미국의 3 국적자인데, 애니아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출생하면서 미국 국적을 취득했고, 아르헨티나 계 스코틀랜드 인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아르헨티나에서 스페인어를 쓰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스페인 계 영국인인 어머니와 함께 영국에서 자랐다.

애니아 테일러조이는 대부분의 혼혈이 그렇듯 묘한 마스크와 분위기를 가졌다.

여주의 그런 점이 이 드라마를 돋보이게 한다. 특히 체스를 하며 상대를 응시할 때는 CG 처리를 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선명하고 또렷한 눈을 보여 준다. 사실 개인적으론 애니아 테일러조이의 눈동자가 드라마의 반은 먹고 간다고 생각했다.

'Queen's gambit' 은 체스 영화긴 하지만, 체스를 몰라도 시청에 전혀 문제가 없다. 물론 기본적인 지식을 알고 보면 훨씬 재미있지만...



2020년 10월 27일




Monday, September 14, 2020

총 맞는 미국의 경찰관


 



지난 9월 12일, 미국 LA 의 남성(24)과 여성(31) 경찰관이 괴한에게 여러 차례 총격을 당했다. 여성 경찰관은 6세 아들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경찰은 얼마나 위험한 직업일까?


FBI 자료에 의하면, 2019년 미국 경찰관 중 48 명이 총격 등 범죄에 의해, 41 명은 공무 중 사고에 의해 사망했다. (2018년에는 56 명이 범죄 사건으로, 50명이 사고로 사망했다)


범죄 사망자 48명 중 44명이 총격을 받아 사망했고, 4명은 무기로 사용된 차량에 의해 사망했다.    


또 다른 자료를 보자.


지난 7월 20일 발표된 "Criminology & Public Policy"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 사이, 1,467 명의 주 경찰, 지방 경찰이 총에 맞았고, 249 명이 사망했다.


평균적으로는 해마다 245 명의 경찰이 총에 맞으며, 42명이 총기에 의해 사망한 것이다.


이 자료는 미 정부의 자료가 아니라 'Gun Violence Archive' 라는 미국 내 총격 사건을 추적하는 비영리 단체의 자료에 근거한 것이며, 이 수치에는 연방 경찰, 교정직원, 동료에 의한 경찰 총격 사건은 제외한 것이므로 실제 법집행 공무원들의 총기 사망자는 더 많을 것이다.


한편, 2016년 이후 미국의 주요 36 개 도시에서 살인 사건은 22% 증가한 바 있다. 


경찰관이 당하는 총격 사고의 미국 평균은 경관 1천명당 0.47 건이지만, 미시시피 주의 경우 1천명당 2.29 건으로 가장 높고, 코네티켓 주는 1천명당 0.06 건으로 가장 적어, 주 간 차이를 보인다.


또 2015년 다른 연구에 따르면, 총기 소유율이 10% 증가할 때마다 근무 중 경관 10명이 더 사망했다.


사실 최근의 경찰관 피격 사건이나 피격 사망 수치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낮아진 것이다. 


그렇다해도, 경관들이 법 집행 중 범죄자로부터 총격을 받거나 칼에 찔리는 등으로 죽거나 다칠 수 있다는 사실은 경관들이 강력 범죄 피의자들을 더 과격하게 다루게 하는 배경이 된다.


그 결과 무고하거나 불필요한 희생이 발생하기도 한다. 경관에게 총을 쏘아대는 범죄자 때문에 시민들이 경관을 더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어디에나 있다. 


무모한 판결로 소극적 진료가 유도되거나, 방어 진료가 강화되어, 그 결과 의료비 지출이 증가되는 것도 그 현상의 예이다.


그러니 제발 아무데나 대고 총질하지 마라.



2020년 9월 14일


 

Saturday, September 12, 2020

의사를 신으로 간주하지 말라




 



의사의 의료 행위 바탕에서는 '선의(善意)'가 깔려 있다. 


그 '선한 의도'를 빼고 보면, 의사의 행위는 도살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들이 도살자처럼 칼과 가위로 무장한 의사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는 건, 오로지 그 '선의'를 믿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는 신(God)이 아니다. 그래서 그 어떤 의사도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하며,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당신처럼 실수투성인 인간일 뿐이다.


대한민국 재판부는 그 선의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과오에 대해서는 추상같은 처벌을 명령한다.


형벌은 국가가 국민에게 내리는 징벌이다.


형벌의 목적은 무엇인가?


피해자를 대신해 국가가 복수하는 걸까?


근대 형법 사상의 기초를 마련한 이태리 법학자 체사레 베카리아(Cesare Beccaria)는 그의 저서 "범죄와 형벌"에서 형벌의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다.


"형벌의 목적은 오직 범죄자가 시민들에게 새로운 해악을 입힐 가능성을 방지하고, 타인들이 유사한 행위를 할 가능성을 억제시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을 형벌 이론의 '예방형론' 혹은 상대적 형벌론이라고 한다. 그 대척점에 있는 이론이 "응보형론" 혹은 절대적 형벌론이다. 이는, 형벌의 목적은 범죄에 대한 응보에 있다는 주장으로, 칸트가 주장한 것이다.


칸트는 인간은 항상 주체로 취급되어야 하며, 객체로 다루어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형벌에 대한 예방적 고려를 반대했다.


의료행위에 대한 형벌은 어떤 목적으로 이루어지는가?


동일 범죄(?)의 예방? 아니면, 피해자에 대한 응보형적 처벌?


의료 행위를 하는 의사들에게 아무리 형벌을 가해도, 그것이 의료 사고를 예방하거나 의료 발전에 기여할 가능성은 적다. 왜냐면 대부분의 의료 사고는 불가항력적으로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론, 의사의 명백한 실수로 발생하기도 한다.


의사의 명백한 실수를 Medical malpractice 라고 한다. 이의 법률적 해석은 '낮은 수준의 미숙한 처치 혹은 게으르고 태만한 처치로 환자에게 상해를 가하는 것(bad, unskilled, or negligent treatment  that injures the patient)' 을 의미한다.  


Mal- 은 나쁘다는 의미의 라틴어 malus 에서 유래한 것이며, 의학적으로는 질병을 의미하기도 한다. Practice 는 수행, 실행한다는 의미이며, 연습, 훈련의 의미도 있다.


이 때문에, malpractice 는 '제대로 교육 (훈련)받지 못해 생기는 의료 사고'를 의미하기도 한다.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거나 안일한 태도로 환자에게 상해를 가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면허를 박탈하고, 처벌하여 교도소에 처 넣어야 할까?


그렇게 해서 체사레 베카리아의 형벌의 목적대로, 의사들에게 경종을 울려야 할까?

아니면 칸트의 주장대로 응보적 형벌의 댓가를 치루도록 하여야 할까?


사실,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가장 간절히 바라는 사람은 그 행위를 하는 의사이다. 그러나 의료사고는 필연적 혹은 필수불가결하게 늘 발생한다.


2008년 8월 미국 외과 연보(Annals of Surgery in August of 2008)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 시행되는 외과 수술 후 수술 기구나 스폰지 등을 남겨두고 나오는 경우가 12.5%에 달한다고 한다. 


즉, 수술 환자의 10명 중 1명 이상에서 수술 후 뱃속에 가위나 솜이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2012년 존슨홉킨스 대학 자료에 의하면 미국 외과의사들은 수술 후 환자의 몸 안에 스폰지나 수건 등 이물질을 넣고 나오는 경우가 매주 39회 발생하며, 심지어 잘못된 수술을 하는 경우가 20회, 반대쪽 부위를 수술하는 경우가 20회라는 것이다. 


그 결과 이 같이 발생해서는 안되는 사고가 1990년에서 2010년 사이 무려 8만 건이 발생했으며, 2004년에서 2010년 사이 이 같은 사고를 경험한 환자의 6.6% 가 사망했고, 전체 건수의 1/3 은 영구적 장애를, 2/3 는 일시적 장애를 겪었다.


미국에서 이 같은 사고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어서 "No Sponge Left Behind"는 미국 병원에서 일종의 슬로건이다. 


수술 후 스폰지나 이물을 넣고 나오거나, 다른 부위 수술을 하거나, 잘못된 수술을 하는 건 전형적인 'malpractice'이다. 


만일 malpractice를 한 모든 의사를 형벌로 다스리면 매주 80명 가까운 미국의 외과 의사는 면허를 박탈당하고 교도소로 가야 한다.


20년간 8만명의 미국 외과 의사를 처벌했다면 미국 외과 의사의 씨가 말랐어야 하지만, 미국 외과계는 여전히 건재하다.


왜 미국 사법부는 malpractice 외과의사를 처벌함으로써 미국 의료계에 경종을 울리거나, 응보형적 처벌을 하지 않을까?


미국의 의료 사고 실태는 이뿐이 아니다.


뉴잉글랜드 저널 (NEJM) 등에 따르면, 미국 입원 환자의 2.9% to 3.7%에서 의료 사고가 발생하며, 의료 사고 사망자 수는 해마다 최소 4만4천명, 최대 9만8천명으로 추정하는 것이 정설이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역시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며, 미국내 병원에서 병원 감염으로 해마다 7만5천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의료 사고는 미국에서만 생기는 게 아니다. 


2017년 영국에서는 5세 여아가 천식 발작으로 가정의(Family Doctor)에게 진료 예약을 했는데, 예약 시간에 4 분 늦었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해 귀가 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해당 영국인 여성 의사에게 가해진 처벌은 6개월 정직이었으며, 정직 기간 중 온전히 급여를 받았고, 이후 이 기록은 5년 후 없어질 것이라고 하였으며, 정직 이후 다른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영국의 일반의(GP)를 관리하는 기구인 GMC 는 당시 이 사건을 조사하고, "심각한 과실(nor so seirous)"이 아니라며, 해당 의사의 면허를 정지하거나 퇴출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물론 영국은 '천식 왕국'이란 점이 작용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국의 천식 환자는 540만명에 이르며, 이중 110만명이 소아 환자로 소아 11명 중 1 명, 성인 12 명 1 명이 천식 환자이다. 영국은 천식 치료에 해마다 1조 5천억원 이상 사용하고 있지만, 매 10초마다 누군가 천식발작을 하며, 매일 270 명 이상이 천식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하루에 4 명 이상이 천식으로 사망해, 2014년 1,212 명, 2015년은 21%나 증가한 1,468 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처럼 천식 발작을 할 때마다 응급실을 찾는다면, 영국 병원 응급실은 천식 환자로 포화 상태에 이를 수 있어, 영국 천식 환자의 85%는 가정의인 일반의(GP)에게 치료를 받는데, 만일 천식 환자가 사망할 때마다 의사를 처벌하면, 영국의 가정의 역시 씨가 마를 것이다.


이 사례는 NHS (즉, 무상의료) 를 시행하는 영국의 의료 사고 한 예이지만, 이와 유사한 사례는 많다.


NHS를 시행하는 국가에서 가정의 혹은 주치의는 일종의 게이트 키퍼(Gate keeper) 역할을 하게 되며, 전문의나 병원으로 연결하는 통로의 수문장 역할을 한다.


즉, 주치의의 판단에 따라 환자는 전문의에게 안내되어진다는 것이다. 


NHS 는 무상의료를 실현하는 것이므로, 환자의 별도 본인부담이 없어, 환자들은 모두 더 나은 진료를 요구할 것 같지만, 그 판단은 오롯이 주치의에게 맡겨진다.


만일 주치의가 검사를 제한하거나 전문의 진료를 제한하지 않고 모두 전문의나 종합병원으로 환자를 토스하면, 의료비 지출은 커지게 된다. 


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국가는 이를 용인하지 않는다. 물론 대놓고 치료를 거부하지 않는다. 다만 오래 기다리게 할 뿐이다.


우리나라 좌파 시민단체들은 주치의 제도 도입을 주장한다. 


만일 한국의 일반의인 주치의가 '굳이 전문의 진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거나, '굳이 그런 검사는 불필요하다'고 한다면, 과연 우리나라 환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얼마 전 그런 식의 말을 했다가 몇몇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환자의 칼에 맞아 사망했다. 


물론 그 가해자의 정신 상태가 온전하지 않아 (혹은 그렇게 추정되어) 이런 경우는 매우 극단적 상황이라고 하자.


그러나 아마, 대부분은 "그러다가 병이 악화되면 당신이 책임질거야?"라며 화를 낼 것이다.


그렇다면, 영국이나 캐나다 의사들은 전문의에게 토스하지 않아 병이 악화될 때 책임질까?


법정 구속되고, 형사처벌 받을까?


아니다. 사안에 따라 아예 면책받고 없었던 일이 되거나, 명백한 Medical malpractice 라고 판정되면 재교육을 받는 것으로 그친다.


영국 천식 소아 역시 내일 다시 오라고 돌려보내졌다가 사망했다. 그러나 그 의사가 진 책임은 6개월 정직이었을 뿐이다. 


이런 일로 의사를 형사 처벌하는 건, 적어도 이들 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의사는 어디까지 환자를 책임져야 할까?


환자나 보호자는 어디까지 의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참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계약법이 지독하게(?) 발달한 미국도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을 내지 못한다. 


피해를 보았다고 생각하는 환자 혹은 보호자와 의사 사이의 분쟁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국가가 개입하여 의사에게 형벌적 징벌을 가하는 건 다른 얘기이다.


왜냐면 그건 의사의 행위를 선의로 보지 않겠다는 것이며, 의사를 인간이 아닌 무오류의 신으로 보겠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의사는 신이 아니다.


그러나, 기소한 체 유죄판결을 받지 못한 검사나, 항소심에서 뒤집어지는 판결을 내린 법관에게도 죄를 묻고 같은 형벌을 내릴 수 있다면, 신이 아닌 의사도 주어진 형벌을 겸허히 받겠다.


그렇지 않다면, 더 이상 의사를 범죄자로 간주하지 말라.



2020년 9월 12일



Thursday, September 10, 2020

우리나라 의료 수가는 왜 쌀까?




동일 의료 행위에 대한 우리나라 의료 수가가 해외 주요국에 비해 1/5 ~ 1/10 에 불과하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왜 우리나라 의료 수가는 이렇게 저렴할까?



1. 수가 결정 구조의 문제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명목상 국가가 직접 통제하지 않는 사회보험의 형태로 되어 있다. 때문에 수가는 원칙적으로 공급자 (의과 치과 한의과 및 간협, 약사회 등) 각 단체와 보험자인 건강보험공단의 합의로 결정된다.


이렇게 보면 참 합리적일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건보공단은 사실 보건복지부의 관리 하에 있으며, 수가, 급여 항목, 보험율 등 주요 사항은 정부 정책 기조를 따를 수 밖에 없으며, 정부 통제 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수가 결정 구조만 놓고 보자.


우선 공단에는 가입자 단체들로만 구성된 재정운영위원회라는 것이 있다.

(사실상 전국민이 건보 가입자이지만 주로 노조, 시민단체 등을 주축으로 대표를 구성)


이 재정운영위는 수가 협상 전 내년도 재정 증가분 총액을 미리 정하고 그 증가분 내에서만 인상 협상을 하라는 지침을 내린다.


이렇게 늘어나는 재정 증가분은 고작 2~3 %에 불과하다.


그러면 의협 (개원의를 대표), 병협 (병원을 대표), 치협, 한의협, 간협, 조산사 협회 등 각 공급자 단체들은 이 파이 내에서 서로 더 많이 가져가기 위해 치열한 협상을 전개한다.


그런데 의협과 병협을 제외한 나머지 단체들이 건보 재정에 차지하는 비율은 적기 떄문에 의협이나 병협의 인상율 1%와 그외 단체들의 1%는 비교할 수가 없다.


결국, 공단은 의협과 병협을 제외한 다른 단체들에게는 비교적 후한 인상율을 줘도 재정 부담이 적어 협상을 빨리 끝낼 수 있지만, 의병협은 결국 인상율 합의를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합의가 불발되면 수가 계약은 건정심으로 넘겨진다.


건강보험법에 따라 가입자 대표, 공급자 대표, 공익대표로 각각 8 명의 위원이 참석해 도합 24 명으로 이루어진 협의체가 있는데,  이 협의체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라고 하며, 이 기구는 보험료 인상율, 급여 항목 (보험을 해주는 항목) 지정 등 건강보험의 주요 사항을 의결한다.


수가 계약이 불발되면, 건정심에서 협의 혹은 표결을 통해 수가 인상율 (혹은 인하율)을 정한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우선, 재정운영위는 수가 협상결렬의 책임을 공급자 단체에 물어 페널티를 적용한다. 즉, 건보공단이 최종 제시한 인상율보다 낮은 인상율로 계약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가입자 단체로 구성된 재정운영위 위원은 그대로 가입자 대표 건정심 위원으로 참석하므로 이 원칙을 고수한다. 현재 가입자 단체는 노조 (2인), 환자단체와 시민단체 대표 등등이다.


공급자 위원 8 명은 의협 2인, 병협 1인, 치협 1인, 한의협 1인, 간협 1인, 약사회 1인, 제약협회 1인으로 구성되는데 만일 의협이 수가 계약에 실패하면, 2:22 와 싸워야 하는 꼴이 된다. 왜냐면 공급자 다른 단체가 의협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또, 공익대표로 참여하는 8인은 중간 입장에서 중재할 것 같지만 그 구성을 보면 이렇다.


즉, 중앙부처 2인 (보건복지부와 기재부), 보험자 대표 2인 (건강보험공단, 심평원), 학계 대표 2인 (보건대 교수 2인), 정부 산하 연구소 2인 (조세재정연구원, 보건사회연구원) 이 현재 그 구성이다.


이 8인 중 의료계 실상을 아는 복지부 대표와 보사연은 오히려 수가 인상을 적극 반대하지 않지만, 나머지는 공급자 편을 들지 않는다.


이러니 매년 수가 인상율은 1~3%을 기어 간다. 


일방적으로 아무 근거없이 증가분을 미리 정해놓고, 이에 맞춰 계약하지 않으면, 사자 우리에 던져 놓고, 알아서 계약을 하라고 종용하는 꼴이다. 이게 합리적이고 공정한가?


게다가 필요에 따라 수술 수가나 진찰료 등 특정 항목만 인상하는 것도 어렵다.


왜냐면 통칭 수가 협상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환산지수" 계약을 하는 건데, 수가는 "환산지수 X 상대가치 점수"이기 때문이다. 


상대가치 점수란, 각 급여 항목의 난이도 등등을 고려해 점수를 매겨 놓은 것으로 특정 수가만 올리려면, 그 항목의 상대가치 점수를 올려야 하는데, 가입지와 공단은 "상대가치 점수 총점 고정의 원칙"을 내세운다.


즉, 특정 수술이나 항목의 수가를 올리기 위해 그 항목의 상대가치 점수를 올리려면 다른 항목에 점수를 빼오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심장 수술의 상대가치 점수를 올리려면, 맹장 수술이나 편도선 수술의 상대가치 점수를 빼와야 하는 꼴이다. 흉부외과 수술 수가를 올려주겠다고 외과 수술 수가를 깎자고 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또, 우리나라 수가 체계 중 가장 고질적인 건, 지나치게 낮은 진찰료이다. 진찰료가 너무 낮아 진찰료에 주로 의존하는 개원가는 날이 갈수록 몰락하고, 가격이 너무 싸서 이용 빈도가 지나치게 높고, 낮은 진찰료를 보존하기 위해 다른 행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찰료만 인상하면 "상대가치 점수 총점 고정" 이라는 허무맹랑한 원칙 때문에 다른 항목에서 점수를 뺴와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생기게 된다. 물론 어찌어찌 의료계가 합의한다 한들 건정심이 이를 동의할 리도 없다.


수가 인상 요인에 따르지 않고 재정운영위가 미리 파이를 정해 계약하게 하는 것, 협상 불발의 책임을 오로지 공급자 단체에게만 부여하여 페널티를 적용하는 것, 재정 중립, 상대가치 점수 총점 고정 등을 내세우며, 수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계속 공급자를 압박하는 등의 이 같은 수가 결정 구조는 결국 재앙이 될 것이다. 


그 재앙은 의료 공급 구조의 붕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의료 공급이 붕괴되거나 계속 왜곡되면 재앙은 회색 코뿔소(Grey RhIno) 처럼 성큼성큼 다가올 것은 분명하다.


재앙이 올 것이 뻔하지만 다들 외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계는 줄곧 건정심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2. 왜 수가는 낮았던가?


우리나라 수가가 주요국 수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이유는 수가 결정 구조에만 있지 않다. 애당초 시작부터 지나치게 낮은 수가로 시작한 것이 그 이유이다.


우리나라 의료 보험이 처음 도입한 시기는 1977년이다. 


그 전에는 의료비를 어떻게 책정했을까?


국가 의료보험이 없었던 시기에는 각 의료기관은 알아서 가격을 정해 받았다. 이를 통칭 '관행 수가'라고 한다. 


정부가 가격을 고시하지 않았지만, 각 병의원은 비슷한 가격을 적당히 받았다. 설렁탕이나 해장국, 짜장면의 가격을 고시하지 않아도 크게 차이가 없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환자 입장에서는 현재와 같은 보험 제도보다는 월등히 가격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가벼운 감기나 배탈은 약국에서 해결하는 경우도 많았다. 


당시에는 환자의 경제 수준을 고려해 덜 받거나 아예 받지 않을 정도로 의사들의 경제 수준이 좋았다. 그러니 당연히 의사는 존경받는 직종이기도 했다.


77년 500인 이상의 사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험 제도가 시작되었고, 79년에는 공무원과 사립교원을 포함했으며, 88년에는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해 나갔고, 89년 비로소 전국민의료보험이 실시되었다.


의료보험 도입 당시 의료계는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77년 의료보험 도입 시에는 비보험 환자 비율이 훨씬 더 많았기 때문에 의료 수가를 관행수가에 비해 턱없이 낮게 책정한 것이다.


아마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에는 배경이 있는데, 사실 의료보험 도입은 박정희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이미 70년대 초부터 의사 출신 국회의원 등이 정부 인사들과 모여 "보건의료발전위원회"를 조직해 의료보험 도입을 모색하여 연구 조사를 한 끝에, 이를 대통령에게 건의하여 보험이 도입되었던 것이다.


즉, 의사들이 자발적, 주도적으로 국가 의료보험을 도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높은 수가로 보험 체계를 만들 수 없었다. 수가가 높으면 이에 맞춰 보험료도 높아야 하는데, 의료보험 가입의 저항이 생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험 제도를 만들자는 건 의사들의 선한 의지였기 때문이다.


이후 89년 전국민의료보험으로 확대되고, 2000년 의약분업이 이루어지고,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과 139개 조합이 통합된 단일 보험 체계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설립되었다.


이처럼 수 차례 변화가 있었지만, 77년 책정된 수가는 40년 넘는 세월 동안 큰 변화없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결국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제대로 끼지 못한 체로 시간을 보낸 것이다. 


77년 우리나라 1인당 GDP 는 겨우 1천 달러였다. 2018년 1인당 GDP 는 31,363 달러로 31 배가 증가했다. 


77년은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한 해였다. 2018년 우리나라 수출 규모는 6,054억7000만 달러로 60 배 넘게 증가해, 이젠 수출 대국이 되었다. 


의료보험이 만들어졌을 때의 경제 수준과 국민들의 소득 수준은 지금과 너무나도 다른 것이다.


변함이 없는 건 의료 수가 뿐이다. 


제도의 가장 주요한 배경, 즉 경제적 요인이 바뀌면 제도도 바뀌어야 맞다.




3. 왜 첩약 급여를 반대하나?


건강보험(의료보험)은 가입자, 공급자, 보험자라는 세 다리를 가진 솥과 같다.


지금까지 이 솥이 엎어지지 않은 건 누가 뭐라해도 공급자들이 희생을 치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고 견디는 것도 한계가 있다.


세 다리 중 하나가 부러지면 솥은 엎어질 수 밖에 없다.


지금 주축이 되어 활동하는 4~50대 의사들 중, 89년 전국민의료보험 도입 이전울 경험한 세대는 이제 거의 없다. 이들은 그 누구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병원에서 헌신하며 열악한 환경에서 '의노'라고 자조하며 산 세대들이다.  


이들의 자조와 불만도 한계에 이르렀다.


이번 시위의 주동이 되었던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모두 90년도 이후에 출생한 이들이며, 이들은 그 어느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4~50대 선배들처럼 불합리한 수가와 수가 결정구조를 견딜 이유를 찾지 못할 것이다. 그들처럼 자조하고 체념하며 살지도 않을 것이다.


정부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 정책에 이들이 크게 반발하는 건 이유가 있다. 젊은 의사들을 짐짝처럼 던져지고, 때리는 데로 맞고 산 지금의 중년 의사들로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또 다른 노예로 길들이든지, 저항을 맞이하든지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열의 열은 모두 '결국 수가 올려달라는 얘기냐?'고 반문한다.


아니다. 지금의 왜곡된 의료 소비 형태, 과소비되는 의료를 바로 잡고 제대로 쓰기만 해도 전체 건보 재정을 더 늘리지 않고도 한동안 견딜 수 있다.


한 마디로 건보 재정의 효율적 운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많이 나아질 수 있다. 


의사들이 첩약 급여를 반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는 행위에 건보 재정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첩약 급여로 소요되는 건보 재정은 시험 사업동안 해마다 500억원 씩 3년간 1500억원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70조의 재정 규모에서 일년에 5백억 쓰는데 뭐 대수냐 싶겠지만, 시험 사업은 본 사업으로 이어질 것이며, 건보공단의 의뢰로 작성된 보고서를 보면 12개 질환에 대한 첩약을 급여화할 경우, 시장 규모는 1조 4238 억원이며, 건보 재정은 4,244 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돈으로 치료하겠다는 질병이 요통, 소화불량, 비염, 월경통, 갱년기 장애, 우울증, 불면증 등이다. 


이미 수많은 약물로 이 같은 질환을 치료하거나 증상을 완화하고 있는데, 굳이 이런 질환의 치료에 건보재정 4,244 억원을 더 투입해야 할까? 과연 첩약이 효능은 있기는 하고, 안전하기는 할까?


이게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지금은 오히려 경질환에 대한 보험 급여를 줄이고, 중증 질환에 대한 급여를 더 늘려야 할 때이다.


한의원 진찰료를 왜 의원 진료료의 3 배 가까이 올려주고, 첩약 급여, 한의 물리치료, 자동차 보험 적용 등을 해 주는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국민들이 한의원을 더 이상 찾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의업계의 위축되고 고사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국가가 면허를 발급해 주었고, 의료법으로 보호해 주고, 국민건강보험 요양기관으로 지정해 주었지만, 활로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요가 없으면 자연 소멸되는 것이 정직한 것이다. 한의학이 우수하다면 국가가 애써 살려주려고 할 이유도 없다. 한의학의 성장이 국가 경쟁력에 딱히 도움이 될 것으로도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한의계를 계속 심폐소생술로 숨을 붙여 놓으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납득이 안되니 정치적 거래로 의심받는 거다. 




4. 효율적 재정 운영


70조를 주무르는 건보공단의 방만한 운영도 문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중국인 2조4641억원을 포함해 외국에게 지급한 재정 규모가 3조440억원이다. 


지금 코로나-19 치료비의 80% 는 건보 재정에서 나간다. 알다시피 국내 확진자는 물론, 외국인도 모두 무료로 치료해 준다. 그 비용은 건보 재정에서 나간다.


이런 식의 생색내기에 건보 재정이 줄줄 샌다.


왜곡되고, 부당한 건강보험제도는 개혁 없이는 바뀌지 않는다. 이미 누더기 상태이다.


건보재정 지출 규모는 10년에 비해 거의 두배가 늘었다. 이렇게 늘어나는 재정규모를 국민이 감당하기는 어렵다.


재정 지출 규모가 는다는 건, 의료 소비가 는다는 것인데, 재정 증가를 억제하려면 소비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어느 정부도 국민을 향해 '의료 소비를 줄이라'고 말한 바 없다. 그럴 배짱이 없는 거다.


오히려 보장성을 강화해 주겠다며 문 케어 따위를 들고 나왔다. 그 재원은? 도대체 누가 부담하란 말인가.


효율적 재정 운영에 대한 연구나 방안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연구를 하기는 하는 걸까?


국민들에게 소비를 줄이라고 말할 자신이 없는 정부 당국자와 보험자는 의료 공급자의 목을 졸라 소비를 줄이는 편리하고 게으른 방법을 지난 수십년동안 써 왔다. 비겁한 짓이다.


의사들이 건보 재정을 걱정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재정 상태가 나빠지면, 의료계를 마른 수건 짜듯 짜내고, 의사 목을 더 조르기 때문이다.


이젠 고만 해라.




2020년 9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