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22, 2021

민주당의 트롤 마케팅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3월, SSG 랜서스 창단식을 앞두고 '클럽하우스'에서 이런 말을 했다.

'걔네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한다'

클럽하우스는 한때 소위 인싸나 셀럽들이 사용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이다.

여기서 말한 '계네' 는 롯데를 말한다. 롯데와 신세계는 유통 업계에서 라이벌이다. 롯데는 정용진의 발언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부글부글 끓었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롯데는 개막전 즈음해 대형 마케팅 행사를 벌였다.

며칠 뒤 또 다시 '클럽하우스'에 나타난 정용진은 '내가 의도한 대로 롯데가 반응했다'며, 자극적 발언을 또 쏟아냈다.

그가 의도한 건 분명하다. 나중에 그가 밝혔듯, '(라이벌) 상대를 자극해야 판이 커지고, 야구팬과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올 수 있다'는 전략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무례하게 상대를 자극한 건,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마케팅 방법을 트롤(Troll)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트롤은 낚시 방법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신조어이며 '논란을 야기할 수 있거나 주제에서 벗어난 내용, 또는 공격적인 내용을 게시하거나 공표하여 사람들의 감정 반응을 유발하는 것 또는 사람'을 뜻한다. 한 마디로 '상대를 갈구는 기술'이다.

트롤 마케팅은 정용진처럼 상대 기업의 감정을 긁거나, 대중을 자극해 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면 쉽게 소문이 돌아 바이럴 마케팅으로 전환되고,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정용진의 '미안하다. 고맙다' 시리즈 역시 바이럴을 노린 트롤링일 가능성이 크다.

사실, 트롤 마케팅은 흔하며, 널리 사용 되기도 한다.

FeDex 는 자신의 배달 차량 뒤편에 DHL의 차 앞머리를 그려 넣는 트롤 마케팅을 쓰기도 했고 (옆에서 보면, DHL 이 늘 FeDex보다 한 발 느리다고 보여지게) 버거킹은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도 없이 트롤 마케팅을 사용하며 맥도널드를 괴롭혀 왔다. 버거킹의 트롤 마케팅은 거의 예술 수준으로 소비자에 대한 트롤링도 서슴없이 내 지르며 바이럴을 누린다.

트롤 마케팅의 또 다른 성공 신화는 바로 대통령 탄핵이었다.

몇몇 주요 언론이 트롤을 던지고, 이 내용은 확대재생산되며 논란을 키웠고, 불행하게도 대통령이 이를 덥석 물며 파국에 이르렀다. 다들 미쳐돌아갈 때, 진실 여부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썩은 미끼가 살아 숨 쉬는 활어가 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최근 또 다시 트롤이 던져진다.

바로 윤석렬 전 총장에 대한 것이다. 소위, X-파일이라는 실체없는 문건이 악취를 품기며 여의도를 떠 돈다. 하이에나들이 그 악취를 쫓으며 짖어댄다.

트롤 마케팅은 2등이 1등을 쫓는 공격적 수단이다. 굳건한 1등은 상대를 자극하며 악취를 낼 필요가 없다.

윤 총장이 대선 레이스를 포기할 악재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 국민은 별로 없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여당이 A4 용지를 흔드는 건, 탄핵 정국이 리바이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며, 스스로 2등이라는 걸 알기 때문일 것이다.
속으론 '물어라! 물어라!' 하며 미끼를 던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과거의 승리를 다시 누릴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

당시는 어쨌든 대통령에 대한 불만과 실망이 컸고, 인기도 없었지만, 지금의 윤 총장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이며, 지지도가 올라가는 시기 때문이다.

이른바, '흐름'이 다르다.

트롤 마케팅은 보상도 크지만, 리스크도 크다.

섣불리 트롤을 던졌다가는 역풍을 맞을 거란 말이다. 누가 몰락할지는 벌써 뻔해 보인다.



2021년 6월 22일


Monday, June 14, 2021

미래 예측을 믿을 수 있을까?










미래학 (Futurology) 이란 용어를 처음 쓴 건, 러시아 태생의 유대계 독일 정치 과학자 Ossip K. Flechtheim 이다. 1940년대 일이다.


이후 미국에서는 RAND 프로젝트 (1946) 라는 것이 만들어졌고, 이후 랜드 연구소가 설립된다. 랜드 연구소는 싱크 탱크로 미래 예측에도 관여한다. 미국에서, 미래학의 전성기는 60년대 시작되었다.

미국에는 랜드 연구소 뿐 아니라 많은 대학에서 미래학을 가르치며, 학위 과정도 있다. 국내 KAIST에도 석박사 과정이 있다. 여기서 가르치는 미래 예측 방법론은 추세분석법, 시나리오, 델파이 기법, 기술예측법, 빅데이터 분석 등이다.

그런데 과연 미래는 예측 가능할까?

미래학자와 점쟁이의 차이는 뭘까?

우리가 아는 대표적 미래학자는 앨빈 토플러이다.

그는 1970년 미래 충격 (future shock) 을 낸 이후로 매 10년 단위로 제 3의 물결(The Third Wave. 1980), 권력이동 (Powershift. 1990),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 2006) 등의 미래 예측 연작을 내 놓으며 명성을 쌓았다.

많은 부분에서 그의 예견은 맞았지만, 또 많은 부분에서 틀렸다.

그 대표적인 예가 '종이의 소멸' 이다.

그는 '제 3의 물결'에서 정보화 사회가 가속화 될수록 종이는 점차 소멸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종이 생산량은 계속 늘고 있다. 종이가 사라진다고 주장한 건, 앨빈 토플러 뿐 아니라, 빌 게이츠도 했다. 그는 '제 3의 물결' 출판 20년 뒤에 내놓은 '생각의 속도(1999)'에서 종이없는 사무실을 예견했다. 그러나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종이와 서류는 사용된다.

빌 게이츠나 앨빈 토플러 뿐 아니라, 사회 정치 문화 경제 의학 과학 기술 등 각 분야의 '미래학자'들이 내놓은 예측의 대부분은 틀렸다.

2012년 Forbes 에 Ray Kurzweil의 저서,'The Age of Spiritual Machines' 를 혹평하는 기사 "Ray Kurzweil's Predictions For 2009 Were Mostly Inaccurate"가 실렸다.

Ray Kurzweil 는 현재 구글 이사로 재직 중인, 발명가이자 미래학자이다. 그는 자신의 책, The Age of Intelligent Machines (1990), The Age of Spiritual Machines (1999), The Singularity is Near (2005) 등을 통해 약 147 가지 사항을 예측했는데, 저자 자신은 86% 를 맞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포브스는 이를 부인했다. 99 년 예측 12 가지 중 제대로 맞춘 건 단 1개 뿐이라는 것이다.

Ray 뿐이 아니다. 추세나 경향 변화가 아니라 '~~ 년 후에는' 혹은 '~~ 까지는' 이라고 시점을 찍어 내놓는 예측은 절반도 적중하지 못한다.

참고로, 현재 73세인 Ray의 목표는 2045년, 97세까지 살아남는 것이다. 왜냐면 그는 그때가 되면, 나노 기술을 통해 인체 장기의 재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 목표를 위해, 매일 100 알이 넘는 영양제를 먹는데, 이를 구입하는데 해마다 11억원 이상을 쓰고 있다고 한다. Good Luck!

물론, 미래학자들의 공이나 미래학의 가치, 필요성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언제 무엇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믿지 말라는 것이다.

그게 책이든, 논문이든, 기사든 아무리 활자로 기록되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놓는 주장이라도 믿어서는 안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래 예측에 있어, 여전히 계산되어지지 않거나 누락되는 변수는 너무 많으며, 오히려, 미래학자들의 경향, 신념, 경험 내지는 '촉'이 더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건 용한 점쟁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21년 6월 14일




COVID-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지난 6월 10일, 한국 MSD 관계자는 한국 정부와 COVID-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사전 구매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 9일, MSD 본사는 미국 정부와 12억 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표한 바 있다.

'선구매', '사전 계약'의 단서가 붙는 건, 이 약물이 아직 임상 시험을 마치지 못했고, 미 FDA의 승인이나 EUA (Emergency Use Authorization) 를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 사태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먼저 MSD 란 회사에 대해 알아보자.



1. 백그라운드






MSD 는 Merck Sharp & Dohme 의 약자이며, 1827년 독일에서 설립된 약국을 토대로 한다. 무려 19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며, 이 약국을 설립한 Merck 가문이 MSD를 13대째 소유하고 있다.

MSD 는 19세기, 미국에 지사를 냈다가 1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 회사를 몰수 당했고, 전쟁 후 돌려 받았다. 이후 미국 법인은 Merck & Co. 란 명칭을 쓰고 분리 경영되지만, 머크사 지분 70%를 설립자 집안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지역은 MSD (Merck Sharp & Dohme) 를 회사 이름으로 쓰고 있다.

Merck & Co.는 한때 매출 규모에서 다국적제약사 중 1위를 했다. 그러다 후발 회사들의 추격에 순위가 밀렸다. 2020년에 화이자와 아스트로제네카, 존슨 앤 존슨 등이 코로나 관련 백신 등을 내놓으며 약진했지만, Merck & Co.는 오히려 매출이 감소해 매출 실적 4위로 밀렸다.

코로나 국면에서는 오히려 후발 업체가 된 것이다.

절치부심 한 Merck & Co. 은 지난 해 앞서간 회사들을 추격하기 위해, 백신 2종과 치료제 2종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먼저 백신 후보물질을 가지고 있던 Themis Bioscience 란 회사를 인수하여 코로나 레이스에 뛰어들기로 했다. 지난 해 5월 말 이야기이다. 또, 비영리연구소인 IAVI (International AIDS Vaccine Initiative)와 손잡고 새로운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11월에는 OncoImmune 이라는 생명공학사를 무려 4억25백만 달러에 매입했다.





OncoImmune 은 지난 해 4월, 미 FDA로부터 면역조절 치료제 후보물질 CD24Fc (Merck가 인수한 후 MK-7110로 명명) 의 3상 임상시험 승인을 얻어 미 전역 15개 임상시험 기관에서 고농도의 산소치료와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에 돌입한 바 있다. 그 결과 렘데시비르보다 회복 속도가 7일이나 빨랐다고 보고했다.

치료제 후보물질을 찾던 Merck & Co. 로는 OncoImmune의 후보물질에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실, Merck & Co. 는 이미 지난 해 3월 Ridgeback Biotherapeutics 라는 회사와 치료제 후보물질 EIDD-2801 (MK-4482) 에 대한 2상 임상시험을 같이 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이 후보물질은 애초 미국 조지아 주 에모리 의대의 대학내 벤쳐 회사인 DRIVE (Drug Innovation Ventures at Emory)가 인플루엔자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당시 Ridgeback Biotherapeutics가 펀딩했는데, 이후 비영리법인인 DRIVE로부터 후보물질에 대한 라이센싱을 받아 개발해 오던 것이다.

Merck & Co. 는 이렇게 2 종의 백신, 2 종의 치료제 (하나는 중증, 하나는 경증) 라는 파이프 라인을 깔아 놓고 레이스에서 승리할 날만 꿈꾸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올 1월, 지난 해 5월에 인수 한 Themis Bioscience의 백신 후보물질 개발을 포기했을 뿐 아니라, 협력 관계를 맺었던 IAVI 의 백신 후보물질 개발에 대한 포기도 선언했다. 그러면서, 백신은 포기해도 치료제 개발은 계속한다고 했다.

그러나, 4월, 이번에는 4억 달러를 넘게 주고 인수한 OncoImmune 이 개발 중인 치료 물질 MK-7110에 대한 개발도 포기했다.

결국 Merck & Co. 에게 남은 건, MK-4482 뿐이며, 이게 바로 "몰누피라비르" 이다.



2. 몰누피라비르


몰누피라비르 (Molnupiravir)는 RNA 돌연변이 (mutagenesis)를 유도하여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이다.

앞서 언급했듯, 몰누피라비르는 애초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개발되었다가 COVID-19 치료제 후보 약물로 개발 중이다. 이는 렘데시비르가 C 형 간염 치료제로 개발되었다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어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사용되었다 다시 COVID-19 의 치료제로 사용된 것과 같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C 형 간염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 COVID-19 를 일으키는 SARS-CoV-2 는 모두 RNA 바이러스이다.

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오면 인체 세포로 들어와 자기 유전자 (RNA)의 복제를 거듭한 후, 그 인체 세포를 깨고 나와야 하는데, RNA 복제에 매우 중요한 효소가 바로 RdRP 이다. RdRP 는 RNA-dependent RNA polymerase, 즉 RNA 중합효소이며 RNA 복제의 핵심적 요소이다.

렘데시비르의 경우 두 가지 방법으로 RNA 복제를 억제하는데, 하나는 바로 RdRP 의 기능을 억제하고, 바이러스의 ExoN 효소(exoribonuclease) 교정을 회피하여 바이러스 RNA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다.

ExoN 은 RNA 복제 시 오류를 점검하는 효소이다. RNA 는 통상 1 천번 복제 할때마다 오류가 발생한다. 반면, DNA는 100 억번 복제할 때 한번의 오류가 생긴다. DNA 복제에는 오류를 점검하는 복잡한 장치들이 RNA에 비해 더 있기 때문이다. RNA 바이러스가 DNA 바이러스에 비해 돌연변이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몰누피라비르는 렘데시비르와 다른 방법으로 RNA 증식을 막는다.

몰누피라비르는 전구약물(prodrug)로, 복용시 체내에서 NHC 로 변환된다. NHC 는 β-D-N4-hydroxycytidine 의 약어이다. NHC에 3개의 인산이 붙은 걸, MTP(NHC Triphosphate)라고 한다.

몰누피라비르는 궁극적으로 체내에서 'MTP'을 만들기 위해 복용한다.

그렇다면, MTP 은 무슨 역할을 할까?

MTP 는 RNA 복제 즉, 바이러스 증식시 염기 서열을 엉망으로 만들어 제 기능을 못하는 돌연변이 RNA 가 생성되도록 하여, 종국에는 바이러스가 사멸되도록 한다.


유전학의 기초를 다시 짚어보자.

핵산(Nucleic Acid) 즉, RNA 나 DNA 는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프로그램이나 설계도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 핵산의 기본 구조는 염기, 당, 인산이다.

염기에는 아데닌(A), 구아닌(G), 사이토신(C), 티민(T), 우라실(U) 등 모두 5 종류가 있다.

당은 핵산의 뼈대를 만들며, RNA에는 리보스(Ribose)가, DNA에는 디옥시리보스(Deoxyribose)가 사용된다.







염기와 당이 결합된 것을 핵당(Nucleoside)라고 하며, 핵산(Nucleotide)은 여기에 인산기(phosphate)가 3개 붙어 있는 형태를 취한다. 인산기 2개는 일종의 배터리와 같아, 인산기가 하나씩 떨어질 때마다 에너지를 내며, 이 에너지는 핵산 합성시 사용된다.

5개의 염기 중, 각각 4개의 염기만 사용되는데, RNA 에는 A, G, C, U 가 사용 되고, DNA 에는 U 대신 T 가 사용된다.

즉, RNA 는 ATP(Adenosine Triphosphate), GTP(Guanosine Triphosphate), CTP(Cytidine Triphosphate), UTP(Uridine Triphosphate)로 구성된다.

CTP에 주목하자. CTP 는 Cytidine 이라는 염기에 3개의 인산이 붙은 Nucleotide이다. 한편, 위에서 언급한 'MTP' 는 NHC Triphosphate이고, NHC 는 β-D-N4-hydroxycytidine 이다. 



뭔가 비슷해 보이지 않은가?

RNA 가 복제될 때, RdRP 라는 RNA 중합효소가 필요된다는 것을 이미 언급했다. 인체 세포로 침입한 바이러스는 자신의 RNA 로 유전 정보와 동일한 RNA 를 복제해 난다. 이때 원래의 RNA 를 RNA template 이라고 하고, 복제된 RNA 를 RNA product 라고 한다.

복제가 계속되면, RNA product 는 새로운 RNA product 의 template 이 된다.

이렇게 복제할 때는 RNA의 유전 정보 즉, 염기에 대해 상보적으로 RNA product 를 만든다.

즉, A 는 U 와 C 는 G 와 결합한다.

그런데, 만일 몰누피라비르를 복용하면, 이 물질은 체내에서 NHC Triphosphate (MTP) 로 바뀌어, RNA template 에 G 나 A 가 오면, RNA product 에는 C 나 U 가 붙어야 하지만, M (NHC Monophosphate) 이 대신 붙고, RdRP 효소는 이를 무시한 체 복제를 계속한다.

다음 복제에서는 M 이 포함된 RNA template 이 사용 되고, 이 엉터리 template 으로 새로운 RNA product가 만들어진다.

이때, RNA template 에 M 이 있으면, RNA product에 A 나 G 가 붙으며, RNA template 에 G 나 A 가 오면 여전히 M 이 붙게 된다.






이를 거듭하면 돌연변이 RNA 가 생기게 되어, 결국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SARS-CoV-2 바이러스가 만들어지게 된다.

즉, Molnupiravir 는 RNA 돌연변이 (mutagenesis)를 유도하여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라고 할 수 있다.


3. 그래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이 답을 하기 전에, Merck & Co. 의 흑역사를 하나 짚고 가자.

앞서, Merck & Co. 가 무려 4억2500만 달러를 주고 인수한 OncoImmune 에 대해 이야기했다. Merck & Co. 은 이 회사를 인수하고 나서, 미국 정부로부터 3억5600만달러를 지원받아 올 6월까지 MK-7110 약 10만 도즈를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지난 해 12월 말 맺은 바 있다.

그리고, 언급했다시피, 올 4월 OncoImmune 의 치료 약물 개발을 취소했다.

계약 당시, 미 보건부 장관은 '이 계약은 업계와 정부가 함께 협력해 얼마나 빨리 치료제 개발과 생산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섣부른 예단이었다. 보건부 장관의 말을 믿고 Merck & Co. 의 주식을 산 이들은 이불 킥 했을 것이다.

Merck & Co. 가 왜 막대한 자금을 들여 인수한 후보물질을 포기했는지, 그것도 이미 3상 임상 시험을 끝낸 약물을 버렸는지에 대한 내막은 알 수 없다.

어쩌면, 생각보다 효과가 좋지 않거나, 예상 밖의 부작용이 있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OncoImmune 이 개발 중인 치료 물질 MK-7110 보다 Molnupiravir 가 월등히 효과가 좋고 부작용도 적어 하나에 집중하려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만일 후자라면,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서두에 언급했듯, 다국적제약사의 신약이 정부와 선구매 계약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이것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예단하는 건 이르다.

물론, 위에서 살펴본대로 Molnupiravir가 RNA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mutagenesis)를 유도하여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약물이고 그게 제대로 작동한다면, 이는 곧 모든 RNA 바이러스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의미이며, 바이러스 치료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획기적 약물이 될 수도 있으며, 이제 곧 모든 의사들은 더럽게 부르기 힘든 몰누피라비르 라는 이름을 달고 살아야 할 수도 있다.

그러길 바라지만, 아직은 이르다.

몰누피라비르의 3상 시험이 모두 끝나고 FDA 의 승인이 떨어질 때까지는,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봐야 한다.




2021년 6월 14일







Thursday, June 10, 2021

내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 부작용일까 의심이 들면...





아스트라제네카 (AZ)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부작용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 가능한 COVID-19 백신 중,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AZ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서 알아보자.


1. AZ 백신 개요


AZ 백신은 침팬지 원숭이를 감염시키는 아데노바이러스를 매개(vector)로 하는 백신이다. 즉, COVID-19을 유발하는 SARS-CoV-2 바이러스의 S 단백질유전자를 아데노바이러스에 집어 넣고, 이 바이러스를 주사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아데노바이러스의 보관/안정성을 위해 다양한 물질이 백신 주사액에 포함된다. 





인체에 들어온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는 인체 면역 반응을 자극해 코로나바이러스(정확하게는 S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만들고, 면역 세포가 코로나바이러스를 기억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한다.


참고로, 얀센 백신은 AZ과 달리 인간을 감염시키는 아데노바이러스를 매개체로 쓰며, 화이자, 모더나와 같은 mRNA 백신은 유전자를 나노 지질 즉, LNP로 감싸서 주입한다는 차이가 있다.


2. 부작용의 종류


AZ 백신을 접종했을 때 생기는 부작용은 다음과 같이 크게 3 가지가 있다.


1) 과민 반응

2) 발열과 통증

3) 혈전 형성


1) 과민 반응


과민 반응은 흔히 말하는 알러지를 말한다. 우리 몸을 형성하는 단백질이 아닌 물질이 체내로 들어오면 이에 대한 항체가 생길 수 있고, 그 항체에 의해 특정 세포로부터 히스타민이 분비되어 가려움증, 피부 발적, 발진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알러지 반응이라 한다.


두드러기 정도의 알러지는 크게 위험하지 않지만, 혈관 확장이 급격히 이뤄지면 기관지 부종으로 기도가 막히거나, 폐부종으로 호흡이 곤란해지고, 심장으로 돌아가는 혈류량이 급감하면서 혈압이 떨어져 사망의 위험에 이르게 된다. 이런 경우를 아나필락시스 쇼크라고 한다.


AZ 백신에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처음 접하는 원숭이의 아데노바이러스, 각종 첨가물이 있어 드물게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런 과민 반응은 보통 접종 후 1 시간 안에 발생하기때문에 접종 후 일정 시간 관찰한 후 귀가하도록 한다.


또, 심각한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해도 병원 안에서 생긴다면, 대부분 무리없이 처치가 가능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2) 발열과 통증


사실, AZ 백신을 접종한 후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건, 바로 이것이다.


발열과 통증은 사실, 인체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만일 통증이 없다면, 몸이 베여 출혈하거나 뼈가 부러지는 등 다쳤다는 걸 알 수 없을 수도 있다. 즉, 통증은 불편하지만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발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서 발열은 자신이 감염되었음을 알려주는 경고일 뿐 아니라, 특히 바이러스 감염의 경우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바이러스 증식은 열에 매우 민감한데, 체온보다 1~2도 낮으면 증식이 잘되고, 2~3도 오르면 증식이 억제된다. 


이렇게 인체에 매우 "유익"한 발열과 통증은 주로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PG) 에 의해 이루어진다.


PG 는 1930년, 미국의 한 산부인과 의사에 의해 처음 알려졌는데, 그는 남자의 정액이 여성의 자궁 근육을 수축, 이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전립선(prostate gland) 에서 분비된 물질이라는 의미로 프로스타글란딘이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PG는 사실 인체 여러 부위에서 만들어지고 분비될 수 있다. 왜냐면, PG의 생산은 외상을 받거나 감염의 결과로 인체 세포가 터짐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세포막은 '인지질'로 구성되는데, 파괴된 세포막은 '아라키도닉 산'이란 물질로 바뀐 후 다시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PG)' 이란 물질로 바뀐다. 


'아라키도닉 산'이 PG로 바뀔 때에는 COX 라는 효소가 필요하다. 즉, COX 효소의 기능을 억제시키면, 통증을 줄이거나 체온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 '해열진통' 작용을 하는 약물은 다른 말로 'COX 억제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모든 해열진통제가 COX 억제제는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스테로이드인데, 스테로이드는 세포막의 인지질이 아라키도닉 산으로 바뀌는 과정을 억제한다. 즉, COX 억제제보다 윗 단계에서 해열진통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스테로이드는 인체 (콩팥위에 있는 부신)에서 합성 되며, 약이나 주사로도 주입할 수 있는데, 굉장히 장점이 많은 반면 단점도 많고 치명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해열진통 목적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건 매우 제한적이며, 대개의 경우 해열, 진통, 소염 작용을 하는 다른 약물을 사용한다.

이를 통칭해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즉, NSAID (Non-steroid Anti-inflammatory Drug) 라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해열진통제가 NSAID 이다. 즉, 아스피린, 부루펜, 낙센, 디클로페낙, 케토펜 등등이 모두 NSAID 인데, 다만, 타이레놀 (아세트아미노펜) 은 NSAID로 분류하지 않는다.


왜냐면 과거에는 타이레놀은 다른 해열진통제와 달리 COX 효소를 억제하지 못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COX-2 를 80% 이상 억제하며, COX-3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타이레놀을 NSAID로 분류하지 않는 건, 항염 (Anti-inflammation) 기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COX 효소에는 1,2,3 이 있으며, COX-3는 주로 중추신경계에 있다고 한다. 감염 외상 등에 의해 세포가 파괴될 경우 이를 PG로 만들 때 주로 관여하는 효소는 COX-2 이며, COX-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NSAID 도 있고 (예를 들면, 세레브렉스), 비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물 (예, 아스피린) 도 있다. 


COX-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NSAID은 심혈관질환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크고, 비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물은 위염, 위궤양 등 위장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장황하게 NSAID에 대해 늘어놓는 이유는 AZ 백신 접종 후 생기는 발열과 통증의 경우, 과연 어떤 해열진통제를 쓰는 게 좋을까 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함이며, 사족을 붙이자면, 사실 이 글은 'AZ 백신 접종 후 내게 어떤 부작용이 생길까?' 걱정할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서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쓰기 위해 더 복잡하고 상세한 이야기를 모두 생략한 것이다. 


그래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AZ 백신 접종 후 열이 나거나 몸살이 생기면 가급적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게 좋다. 이에 대해서는 반론도 있고 실제 영국, 캐나다 등의 국가는 타이레놀을 고집하지 말고 NSAID의 하나인 애드빌(부루펜)을 복용하라고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타이레놀을 추천하는 건, NSAID는 항체 형성을 둔화시킬 염려가 있기 때문이며, 이에 관한 논문도 있다.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Dampen the Cytokine and Antibody Response to SARS-CoV-2 Infection. 2021/03/10. Journal of Viology)






3) 혈전 형성


사실, 발열과 통증은 접종 후 하루 이틀 사이에 발생해 2,3 일이면 가라 앉고 약을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으면 (타이레놀 주사도 있다) 증상이 가라앉지만, 더 큰 문제는 혈전이 생긴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경우에서 혈전이 생길까?


잘 모른다. 매우 드물게 생길 수도 있고, 더 많은 경우에서 생겼을 수도 있지만, 치명적인 경우는 사실 그리 많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통계적으로 볼때, 60세 이하 여성에서 더 자주 생기는 것으로 보여진다. (얀센의 경우, 50세 미만 여성에서 혈전의 위험이 더 크다. 미국 CDC 는 18~49세 사이 여성의 경우 백만 명 중 7명에서 혈전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했다)


혈전이 생기는 원인 역시,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인간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하는 얀센의 경우에서도 혈전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과연 그게 이유일까 싶기도 하다. (얀센이 사용하는 벡터는 Ad26 (adenovirus type 26) 이며, 이는 인간에 감염되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유전자재조합한 것임)


독일 일부 학자는 얀센에서 혈전이 생기는 이유가 벡터(아데노바이러스)가 인체 세포로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를 전달하면, 세포내로 들어온 코로나바이러스유전자가 세포 핵으로 들어간 후, 일부가 변이를 일으켜 세포로 하여금 혈전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을 분비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mRNA 방식의 백신인 화이자, 모더나의 경우 mRNA를 전달하는 것이며, 이는 세포질에서 항체 생성을 유도하지만, 벡터 방식의 AZ, 얀센은 DNA 를 전달하는 것으로, DNA 는 세포핵으로 들어가야 기능을 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서술하자면,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을 주사하면, 아데노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잡혀 들어가고, 아데노바이러스 안에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S 단백질 DNA 는 핵 안으로 들어가, 핵 안에서 mRNA 로 전사된 후, 세포질에 있는 단백질 생성 공장에서 mRNA 정보에 따라 S  단백질이 만들어져, 세포 밖으로 나가게 된다. 


이 단백질은 인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아니므로, 면역 세포들은 이에 대한 항체를 만든다, 그 결과 S 단백질을 가진 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조기 박멸할 수 있게 된다.)


어쨌든 벡터 방식의 백신에서 혈전이 생기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아직은 정확한 기전을 모른다고 보면 될 듯 하다. 그래서인지 미국은 벡터 방식의 백신 중 러시아 것들은 물론 AZ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도 내주지 않았고, 얀센만 허가해 주었지만, 그나마도 사실상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 덕에 우리는 얀센을 맞는다!)


혈전은 동맥이나 정맥 모두에서 생길 수 있고, 이는 생기는 부위는 주로 뇌, 심장이나 폐, 복부, 다리이며, 생기는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른다.

즉, 뇌의 경우, 두통, 발작, 국소 마비, 시력 저하 등이 있을 수 있는데, 뇌의 경우, 다행히(?) 주로 뇌정맥의 혈전이 생긴다.  (뇌동맥의 혈전은 뇌경색을 의미한다)


또, 흉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심장의 관상동맥 혈전, 폐색전증의 가능성이 있으며, 복부 내장 혈관의 혈전으로 복통이 생길 수 있고, 심부하지 정맥의 혈전으로 다리의 통증, 부종, 보행 장애 등도 유발될 수 있다.


사실, AZ 백신 접종 후 그 날이나 그 다음 날, 부작용을 호소하고 내원하는 경우, 두통을 주증상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혈전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다.


왜냐면, 고열로 인한 두통의 가능성도 있고, 혈전 형성은 대부분 접종 후 수일이 지난 후 발생하기 때문이다. 혈전 발생은 통상 접종 후 약 4일부터 2주 사이(최장 4주)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혈전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가지고 올 경우, 병원에서는 피 검사를 하게 되는데, 이 때 중요한 항목은 혈소판 수와 d-dimer 란 검사이다.

D-dimer 는 인체 내에서 혈액이 응고될 때 생기는 부산물을 검사하는 것으로, d-dimer의 증가는 혈전이 형성되었음을 강하게 의미한다. 혈소판 수를 검사하는 이유는, AZ 등 백신 접종 후 생기는 혈전은 혈소판 수를 감소시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혈소판은 통상 피 1 cc 당 30만개 가량이 있는데, 만일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 혈소판 감소 혈전 형성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CT, MRI 등 영상 검사를 진행하거나 d-dimer 보다 더 예민하게 검사할 수 있는 면역효소측정법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두통, 호흡 곤란 등의 증상으로 백신 부작용을 호소하며 내원하였다 해도, 혈액 검사에서 혈소판 수와 d-dimer 가 정상이라면 일단 혈전 형성에 의한 부작용에서는 배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21년 6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