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ly 25, 2021

백신을 맞아야 할까?

 








이미 국내외 수 많은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 백신을 맞았고, 맞을 계획인데 위와 같은 질문은 다소 뜸금없을 수 있지만, 여전히 백신에 대해 부정적 인식과 의혹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개인적인 의견 임을 전제하고, 의견을 밝힙니다.



1. 신종 코로나 백신의 기본 개념


일반적으로 백신의 궁극적 목적은 인체로 하여금 특정 항원에 대해 항체를 만들고, 면역력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인류 최초의 백신은 천연두 백신입니다. 당시 천연두는 사망률이 무려 40%에 이르렀습니다. 천연두 백신은 1796년 최초로 접종 되었고, 이후 인류는 수많은 백신을 개발하고 접종하여 감염병 질환으로부터 상당히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백신이 인류의 수명을 연장하고, 사망률 감소에 공헌 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최초의 천연두 백신은 우두 (소의 천연두)에 걸린 사람의 고름을 접종한 것입니다. 우두에 걸려 낳은 사람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한 거죠.

이후 백신은 죽은 균, 살아 있으나 독성을 약화시킨 균, 병균의 껍데기나 특정 단백질 조각, 세균이 만드는 독소 (불활성화 독소) 등을 이용해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백신 물질의 생산 시험, 임상 실험, 장기적 결과 등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10년이라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게 보통입니다.

그러나 SRAS-CoV-2 바이러스 감염증 즉, COVID-19 의 경우 워낙 빠르게 전파되고 많은 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런 전통적 방식으로 백신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릴 수는 없었죠.

그래서 새로운 방식으로 백신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다행히 그럴 수 있는 과학적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지금 국내외에서 접종하는 백신은 작용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리는 동일합니다. SRAS-CoV-2 바이러스의 돌기 즉, S 단백질을 만드는 바이러스 유전자를 인체에 주입시켜 인체 세포가 S 단백질을 생산하게 하여, 인체의 면역 시스템이 이에 대한 항체를 만들고 동시에 면역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입니다.

즉, 항원을 주입시켜 항체를 만들게 한다는 개념은 전통적 백신과 갖습니다. 다만, 항원이 아니라, 항원을 만드는 유전자를 준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유전자 주입 -> 항원 생산 -> 항체 및 면역력 획득


구체적으로 보자면, 화이자, 모더나와 같은 mRNA 백신은 S 단백질을 만드는 mRNA 를 주입하는 것이고, 아스트라제네카(AZ), 얀센과 같은 DNA 벡터 백신은 이 mRNA 를 만들 수 있는 DNA 를 주입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인체 세포는 DNA -> mRNA -> 단백질의 과정을 거쳐 목표 단백질을 만듭니다.

mRNA 는 세포 핵에서 만들어지고, mRNA가 세포질로 나와 세포질의 기관을 통해 단백질을 만들죠. DNA는 핵을 뚫고 세포질로 나오지 못하므로, 대신 메신저 역할을 하는 mRNA 가 나옵니다. mRNA의 'm' 이 메신저를 의미합니다.

mRNA 백신은 SRAS-CoV-2 바이러스의 RNA 유전자 (이 바이러스는 RNA 만 가지고 있음) 중에서 S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만 잘라 이를 증폭시킨 후 나노지질로 감싸 주사하는 것이고,

DNA 벡터 백신은 SRAS-CoV-2 바이러스의 RNA 유전자를 DNA로 변환시켜, 아데노바이러스 속에 집어넣고 이를 증식시켜 이 아데노바이러스를 주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RNA 든 DNA 든 그 자체는 매우 불안정해서 유전자만 보관하거나 주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mRNA 백신은 인체 세포 안에 들어가면 인체 유전자가 있는 핵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세포질의 기관만 이용해 S 단백질을 만들어 내고,

DNA 벡터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에 탑승해 세포질을 거쳐 핵안으로 DNA를 밀어넣지만, 그렇다고 인체 세포의 DNA를 변성시키는 건 아니며, DNA를 mRNA로 전사하기 위한 과정일 뿐입니다.

아무튼 그 어떤 백신이든, 그 백신을 맞아 인체 세포의 DNA 가 바뀔 가능성은 없습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10억 명 이상이 백신을 맞았지만, 백신으로 인체 유전자가 바뀌었다고 보고된 사례는 없습니다.



2. 그럼 부작용은 왜 생길까?


아직 명확하게 모릅니다. 부작용이 생기는 원리를 알면, 이를 고치면 부작용을 없앨 수 있겠죠.

다만, 여러가지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Z, 얀센 등 DNA 벡터 백신의 경우 크게 아나필락시스, 발열과 통증, 혈전 형성의 부작용이 있는데, 이는 벡터로 사용되는 아데노바이러스가 그 이유일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가설일 뿐 확실하지 않습니다.

mRNA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혈전 형성의 사례가 없고, 발열이나 통증은 있을 수 있으나 이건 면역 반응일 뿐입니다.

참고로, 인류가 만든 그 어떤 의약품도 부작용이 없는 건 없습니다. 흔히 먹는 타이레놀, 아스피린도 매우 심각한 부작용이 있습니다. 다만, 매우 드물고 부작용보다 얻어지는 잇점이 많기 때문에 사용됩니다.



3. 그럼, 백신을 맞아야 할까?


이건 입장과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의 front line 에 있는 의료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봅시다.

지난 해 초부터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SRAS-CoV-2 바이러스에 감염이 확진된 수는 약 1.9 억 명 이상이며, 이중 414 만명이 사망했습니다. 대략 치명률 (감염자 중 사망률) 이 2.14 입니다. 100 명이 걸리며 2명은 죽는다는 겁니다.

아마 확진자 100 명 중 적어도 5~10명은 병원 치료가 필요할 것입니다.

병원 치료가 필요한 인원이 병원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나면 심각한 문제가 생깁니다. 기존의 질환자들을 수용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코로나 환자는 격리 치료를 해야 합니다.

확진자가 늘면 중증 환자나 사망자도 늘기 때문에, 그 고리를 끊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방법은 코로나에 대한 면역을 가진 사람이 늘어나도록 하는 겁니다. 코로나 면역은 한번 걸려 자연 획득되거나 백신을 통해 면역력을 갖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의료인은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의료인이 코로나 사태를 심각하게 보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즉, 감염자가 늘면 중증 환자도 늘고, 이 때문에 기존의 질환자에게 불이익이 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의료인이면서 백신의 필요성을 부정하거나, 코로나 사태를 안일하게 생각한다면, 제가 볼 때는 자격 미달입니다.

정치인의 시각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코로나의 또 다른 문제는 경제 침제를 가져 온다는 것입니다. 경제 침제는 정권 유지, 지지율 유지에 매우 불리합니다.

일반 국민의 시각과 입장에서 보면 얘기가 다릅니다.

'나는 백신도 불안하고, 백신 부작용도 불안하고, 밖에 잘 나가지도 않고, 조심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하고 있으며, 고위험군이 아니니까 굳이 맞지 않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럼 안 맞아도 됩니다. 백신은 강제로 맞는 것이 아닙니다. 코로나 백신은 자신의 의지로 맞는 것입니다.

물론 백신을 맞지 않아 생기는 불이익도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 등에서는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의료인은 해고 되기도 합니다. 지금은 해외 여행에서도 제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은 선택의 문제인데, 자신이 원치 않는다고 그걸 합리화하기 위해 백신에 대한 근거없는 음모론을 편다면, 이 역시 문제입니다.

mRNA 백신이든, DNA 벡터 백신이든 그 어떤 백신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엄연히 부작용도 존재하며, 그 부작용에 의해 피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도 있고, 장기적으로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도 아직은 확실하게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이 부작용과 백신을 접종해야 얻어지는 이득을 비교할 때, 이득이 훨씬 더 큰 건 바뀌지 않는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그러나 그 선택을 강요하지는 맙시다.



2021년 7월 25일


영국의 방역 도박








영국은 7월 19일을 freedom day 로 선언했다. 코로나 방역 해제를 선언한 것이다. 영국 국민들은 마스크를 집어 던졌고, 청년들은 클럽으로 모여 들었다.

당일 유럽은 확진자 5천만명을 넘겼다. 유럽은 8일 마다 100 만명의 확진자가 나오며 있으며, 프랑스는 4차 대 유행을 선언했고, 다른 국가들도 재택 근무에 다시 돌입하는 등 방역 고삐를 조이고 있었다.

영국 의학협회, 왕립간호 협회, NHS 등은 영국 정부의 결정을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 유럽 일각에서도 '만일 델타 변이가 계속 영국에서 확산되면,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 한다.

그러나, 영국 총리는 단호하다. '슬프지만, 우리는 더 많은 사망자 발생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방역 해제를 고집하고 있다. '사망자가 80세 이상에서 주로 나온다면, 그것으로 경제를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왜 이럴까?

영국은 당시 하루 5만 명이 훌쩍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그런데 사망자는 50명 미만이다. 비슷하게 5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매일 5백명 넘게 사망하고 있었다.

영국의 경우 확진자의 99%가 델타변이 코로나 바이러스이고, 인도네시아는 약 78%가 델타변이이다.

확진자 수는 비슷한데, 왜 사망자 수는 차이가 있을까?

백신 때문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된다.

영국의 경우 1회 차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이 88%에 이르고, 2회 차까지 완료한 국민은 68%에 이르렀다. 반면 인구 2억7000만명에 이르는 인도네시아는 백신 1차 접종 비율이 15%, 2차 비율이 6%에 불과했다.
인도네시아에서 현재 접종 가능한 백신은 시노백 뿐이다. 지난 해 2~6월 사이 코로나19로 숨진 보건 인력은 모두 949명인데, 이중 의사 20명과 간호사 10명이 시노백 접종을 완전히 마친 상태였다.

BBC에 따르면, 익명의 호흡기 의사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 항체 검사를 했는데, 항체 형성이 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백신 종류와 접종 여부의 차이가 10 배 이상의 사망자 차이를 보인 것이다.

영국 정부가 방역 해제를 선언한 건, 높은 백신 접종률 (영국 성인의 87%가 1차 접종을 했고 68% 이상이 2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 과 우세종이 된 델타 변이, 낮은 치명률을 고려했기 떄문일 것이다. 델타변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염력은 높지만, 증상은 가볍고, 치명률은 낮다.

그러나, 사실 고도의 과학적 근거에 기인 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정치적, 정부 재정적 이유 때문으로 봐야 한다.

아무튼 영국 보리스 총리의 방역 도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70~80 %의 백신 접종률에 도달했을 때, 어떤 조치를 할수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방역 해제를 선언한 날 영국에는 입원 환자가 4,567명이 있었고, 이 중 인공호흡기를 단 환자는 611명이었다. 이후 매일 4만~4만 6천명이 확진 되어 현재 하루 700 명 이상이 입원하고, 사망자는 70~90 명 대의 사망자를 보이고 있다.

만일 방역 해제 이후,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그래서 중증 환자가 늘어나 병원이 포화 상태가 되고, 사망자가 급증하게 된다면, 방역 해제 도박은 실패한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확진자가 대거 늘어나지 않거나, 확진자가 아무리 늘어난다 해도 입원 환자 수가 더 늘지 않는다면 도박은 성공했다고 봐도 된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COVID-19 의 완전 박멸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선 최고의 시나리오는 낮은 치명률을 보이는 계절병이 되는 것이다. 물론 해마다 백신을 맞아야 하고, 플루 확진 시 타미플루 쓰듯, COVID-19 경구 치료제를 쓰며 극복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방역 해제가 되고, 독감 수준의 치명률을 보인다면, 성공한 셈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현재 우리나라 상황을 영국의 상황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은 7월 22일 기준 13%에 불과 (1차 접종자 포함 32%) 하기 때문이다.



2021년 7월 25일


백신 사망자는 얼마나 될까?








기억에서 사라졌겠지만, 지난 해 11월까지 인플루엔자 접종 후 사망자가 108명이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2019년 인플루엔자 사망자는 252 명이다. 720명으로 사망자가 급증했던 2018년을 제외하면, 그 전에도 연별 플루 사망자는 최고 262명, 최소 42 명이었다.

이렇게 보면 2020년에는 인플루엔자 사망자의 절반이 백신을 맞고 사망한 꼴이 된다.

그런데, 과연 108명이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했을까?

질병청은 이중 107 명은 백신 연관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즉, 백신에 기인한 사망은 단 1 명이라는 것이다. 나머지는 심근경색, 심장사, 뇌출혈 등 자연사라는 것이다.

참고로 107 명 중 88명이 70 세 이상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이 백신을 맞았을까?

11월까지, 1천337만832 명이 맞았다. 만일 질병청이 구라를 친 거라 가정하고 108명이 모두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했다면, 치명률은 0.0008077% 이다. 12만3천명 중에 한 명 꼴이다,

만일 질병청 말이 맞다면?

0.00000748 % 이다. 1천337만832 명에 한 명.

코로나 백신 사망자는 어떨까?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이 모두 18 차례 회의를 거듭해 사망 및 중증사례 462건, 아나필락시스 의심사례 230건을 심의해 지난 6월에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백신접종과 인과성이 인정된 사례는 총 76건으로 사망 1건, 중증 3건, 아나필락시스 72건 등이었다.

당시 백신 접종자 수(6/18일 기준)는 1차 14,233,045 명이고, 2차 접종 완료자는 3,884,710 명이었다. 부작용은 한번만 맞아도 생길 수 있으므로, 1차를 기준으로 치명률은, 0.00000703 %이다. 물론 질병청인 인정한 기준으로 보면.

질병청에 신고된 사망 건수 290 건이 모두 백신에 기인해 사망했다고 치면, 0.002037% 이다. 약 4만9천명 꼴에 한 명이다.

질병청 통계나 심의 결과를 어떻게 믿냐고?

우린 그런거 잘 못 믿지... ㅋ

미국의 경우를 보자.

2020년 12월 14일부터 2021년 7월 19일까지 미국에서 이루어진​​​​​​​ COVID-19 백신 접종은 3억3천9백만 회 이상이다.

이중 백신 접종자 사망 보고 건수는 6,207건(0.0018%)이었다. 접종자 약 5만5천명 중 한 명이다.

그런데, 이 사망 보고는 인과성을 따지지 않은, 즉 COVID-19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케이스를 모두 보고 받은 것이다. 따라서 면밀하게 인과성을 따지면 아마 사망자 수와 치명률은 상당히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자, 이렇게 봤을 때, 백신 치명률이 높다고 생각하나?

현재, 전세계 신종 코로나 치명률은 2.14 %이다. 확진자 100 명 중 2 명은 죽는다는 뜻이다.

워싱턴 의대 연구소는 독자모델을 개발해 돌린 결과를 토대로, 실제 사망자 수는 공식 데이터보다 2배가 넘을 것이라는 주장도 한다.


2021년 7월 25일




Tuesday, July 6, 2021

기본소득제도에 대하여

 







대선이 다가오면서 기본소득제도 (Universal basic income)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기본소득제의 원칙은 1) 국가나 지방 정부가 2) 모든 국민 개개인에게 3) 조건없이 규칙적으로 일정 소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즉, 가구가 아니라 개별적으로, 재산이나 소득 격차, 노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한 가지 더 전제하자면, 기본소득제의 실행은 이 제도를 제외한 모든 복지 혜택을 중단하는 것이다.

기본소득제는 왜 거론되기 시작했으며, 왜 필요한 것일까?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기본소득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건, 2008년 리만 사태가 터지고 몇 년 뒤부터이다. 더 명확하게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전 부터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기본소득제에 대한 연구, 시도는 그 훨씬 전부터 시작되었다.

대표적 실험은 캐나다에서 있었다.

1972년부터 1979년까지 캐나다 매니토바 주 Dauphin이란 도시에서 “Mincome program”이라는 이름으로 실험이 진행되었다. 이 실험은 Dauphin 주민 전체에게 기본 소득을 보장해 주는 광범위한 실험이었다.
이 실험은 별 다른 결론없이 종결되었고, 한동안 잊혀졌다가 지난 2011년에 이르러 매니토바 대학 경제학 교수들이 보고서를 냈다.

그 결론은 이렇다.


“이 실험 기간 동안 도시 빈곤이 사라졌으며, 의외로 교육을 포기하거나 직장을 구하려는 노력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이런 단서도 붙었다.


"그러나, 이 실험은 매우 제한적이고, 기간도 짧아 이 같은 Basic income을 보장해주는 정책이 장기적으로 사회적, 경제적으로 과연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기본소득제에 대한 실험은 지금도 여러 곳에서 진행 중이다.

핀란드, 네델란드 등에서는 약 800~900 유로를 기본소득으로 제공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 대상은 고작 수백명에 그친다.

실제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지역도 있다.

알라스카 주는 주민들에게 기본소득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연간 1,600 달러에 그친다.

스위스는 2016년 기본소득제를 시행하려 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중단된 바 있다.

COVID-19 사태 이후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재난 지원금'의 형태로 현금을 뿌렸지만, 규칙적 제공이 아니므로, 이를 기본소득제라고 하기는 어렵다.

결국 기본소득제의 3 가지 전제 조건, 즉, "국가가 국민 모두에게 규칙적으로 소득을 제공하는 형태"는 아직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기본소득제가 거론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자본주의의 약점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발달할수록 자본 소득과 근로 소득의 격차가 벌어진다는 절대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 이게 소득 양극화를 가져오고, 계층간 갈등을 조장하게 된다.

이를 보완하는 제도가 사회보장 (Social security) 제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 근거가 헌법 제 10조, 제 34조에 있다.


헌법 제 10조 :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 34조 :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이 헌법 조항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관련 법령은 160 개가 넘는다.

그 중 기본법인 사회보장기본법은 '사회보장'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사회보장기본법 제 2조 : "사회보장은 모든 국민이 다양한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행복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자립을 지원하며, 사회참여·자아실현에 필요한 제도와 여건을 조성하여 사회통합과 행복한 복지사회를 실현하는 것을 기본 이념으로 한다."

사회보장기본법 제 3조 : "'사회보장'이란 출산, 양육, 실업, 노령, 장애, 질병, 빈곤 및 사망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소득·서비스를 보장하는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를 말한다."


이 같은 사회보장제도는 국가마다 있으며, 그 내용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이 같은 사회보장제도가 있는 왜 기본소득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걸까?

두번째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둘째, 사회적 발전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 각 분야는 더 빠르게 발전한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기업은 효율성, 생산성을 더욱 추구하기 마련이고, 특히 IT 분야의 발전과 전개 속도도 더 빨라진다. 또, 이에 따라 개개인의 사회적 욕구도 더 커진다.

이렇게 사회가 발전하게 되면 순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효율성이란 결국 노동력 필요성의 저하를 의미하게 된다. IT 분야, 특히 AI 의 발전이 거듭되면 역시 일자리는 줄게 된다.

사회에 막 진출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일자리 부족 현상, 바꿔 말해 실업율 증가 현상은 전 세계적 현상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유럽 젊은이 25% 이상의 첫 직장이 family business 라는 이야기도 있다. 즉, 부모나 일가가 하고 있는 식당, 옷집, 빵집 등 가게에서 일한다는 것이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을 할 곳이 없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이는 또 다른 위기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 자스민 혁명 이후 아랍과 아프리카에서 대거 유럽으로 이주하는 사태가 생겼다. 이게 이미 10년 전 얘기이다. 유럽 각국의 아랍인 비율은 계속 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잘 정착해 살겠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체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배회하며 소매치기, 도둑질을 하거나 범죄 단체를 구성하기도 한다. 이미 유럽은 마음 편하게 관광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

그렇다면, 기본소득제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기본소득제도라는 개념을 처음 고안한 이는 16세기 영국의 철학자이자 법률가, 저자이자 가톨릭 교회에서 성자(Saint)라고 불린 Thomas More 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는 자신의 책에 다음과 같은 얘기를 썼다.


"안트베르펜(벨기에 주도) 광장에서 20 명이 넘는 도둑들이 교수형을 당하는 것을 보았다. 도둑을 막기 위해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데, 왜 도둑은 줄지 않을까?
캔터베리 대주교 존 모튼이 이렇게 답했다. '도둑에 대처하는 이 방법(교수형)은 정당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억제책으로도 비효율적이다. 음식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훔치는 것밖에 없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형벌은 없다. 따라서, 이런 끔찍한 처벌을 가하는 것보다 모든 사람에게 약간의 생계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훨씬 더 적절하다.'"


도둑으로부터 피해를 받지 않으려면, 혹은 그들이 궁핍으로 인해 도둑이 되어 처형받게 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기본 소득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토마스 무어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토마스 무어가 이런 내용을 쓴 책의 이름은 "유토피아(Utopia)" 이다.

유토피아를 우리 말로 번역하면 '이상향'이다. 기본소득제를 시행하면 이상향이 올까?

기본소득제에 가장 접근했던 나라는 리비아이다. 독재자 카다피는 무직 청년들에게 공무원 평균 급여 수준을 무상으로 주었다. 집도 주고, 의료서비스도 무상이었으며, 빵도 거의 공짜로 공급했다.

이게 가능했던 건, 카다피에게는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석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웃나라 튀니지에서 촉발한 자스민 혁명은 단지 궁핍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멀쩡히 대학을 나오고도 일자리가 없었던 젊은이의 죽음으로 시작했다. 그 영향을 받아 카다피는 맞아 죽었다.

자본주의와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는 모두에게 소득을 보장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극심한 고령 인구 비율, 제조업 쇠락, 불법 이민자, 일자리 부족 등 우리보다 더 심각한 문제에 시달리는 유럽 국가들이 섣불리 기본소득제를 시행하지 못하는 건, 이 제도의 파장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제는 여전히 논의하고 연구할 가치는 있다. 현재론 이게 답이다.

게다가 재원 마련이 없는 제도는 선전선동에 불과할 뿐이다.


2021년 7월 6일


Friday, July 2, 2021

외교 개혁

 






국가를 이루려면 세 가지 기본 요소가 있어야 한다.
바로, 주권, 영토, 국민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 요소를 지키라고 정부를 만든다. 정부에서 일하는 이들을 공무원이라 부른다.
수많은 부처와 기관에는 약 109만명에 이르는 공무원이 있다. 영토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군인과 공사 등에서 일하는 준공무원은 별도이다.
이 수많은 공무원이 하는 일은 서로 다르지만, 그 본질은 같다. 아니 같아야 한다.
바로, 주권, 영토 그리고, 국민을 지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 1 조이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헌법 제 7조이다.
수 많은 공무원을 만나봤는데 그 중에는 공무원의 본질을 지키며 국민에게 진심으로 봉사하고, 나라에 충성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적지 않다.
국민에 군림하고, 국민을 귀찮은 존재로 여기고 자기에게 주어진 한줌 권한을 마구 휘두르는 이들도 있다.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 헌법 제 2 조이다. 이 헌법 조항을 수행하기 위해 외교부를 둔다.
외교부의 업무는 많겠지만, 첫번째 목표는 재외국민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경험칙상 최악의 공무원들은 재외공관에서 볼 수 있었다.
왜일까?
우연히 본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에서 또 한번 이런 의문이 들었다. 꼬임에 빠진 한 주부가 남의 짐을 옮기던 중 파리에서 검거, 그 짐이 코카인이라는 것이 밝혀져 2년 넘게 카리브 해 프랑스 령의 한 섬의 교도소에서 수용 생활을 한다.
한국에서 진범이 곧 잡혔고, 진범은 재판 과정에서 그 주부는 코카인인지 모르고 가방을 가져왔다고 진술했지만, 대사관의 무관심으로 2년 가까이 재판을 받지 못한 체 수형 생활을 해야 했다. 프랑스 법정은 그녀에게 1년 형을 선고했다. 무지했던 그녀의 죄값은 1년인데, 한국 정부의 무관심과 외면으로 1년 넘게 더 옥살이를 한 것이다.
이 영화는 2004년~2006년 사이에 발생한 실화를 다룬 영화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일이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이런 후안무치한 재외공관 공무원들이 많았다.
한 납북 어부는 98년 북한을 탈출해 고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2년을 중국에서 헤매며 재중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때마다 문전박대 당했다.
그 어부는 영사관 직원이 ‘한국에 세금 낸 적 있느냐. 왜 자꾸 국가에 부담을 주느냐’며 홀대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납북 어부 최 모씨는 2007년 탈북해 다섯차례나 중국 영사관에 전화를 했지만 박대를 당했으며, '내 번호 어떻게 아셨어요?'라며 번호를 알게 된 경위를 따져묻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2006년에는 국군포로 가족 9명이 탈북 후 선양의 총영사관 직원이 주선한 집에 있다가 공안에 체포되어 북송되었다. 당시 외교부는 공안의 일제 검문에 의해 체포되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검문 검색은 없었다.
2005년에도 국군포로 한 모 씨가 탈북했다가 하루만에 공안에 체포되어 강제북송된 일이 있었다.
외교부는 이들을 보호하거나 북송을 막는 그 어떤 행위도 하지 않았다.
송환촉구 탄원서를 낸 한 씨의 조카에 따르면, 정부는 “모르겠다. 확인중이다”, “설마 국군 포로인데, 강제로 북한으로 보내겠느냐?”는 속편한 소리만 했다고 한다.
또 다른 국군포로 장 모씨는 주중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도와줄 수 없다'며 매몰차게 전화를 끊는 대사관 여직원의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대한민국 국민들로, 625 당시 목숨을 걸고 싸웠던 전쟁 포로였거나, 조업 중 납북된 이들이다.
탈북자들의 탈북을 돕던 최 모 씨는 중국 교도소에 3년 넘게 수감되었지만, 재외공관은 단 한번도 최 씨를 만나지도 않았고, 확인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족의 면담 요청을 만류했다.
이런 사례는 친북좌파 대통령이 통치하던 시기였기에 생긴 일일까?
아니다.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의 실제 주인공 장 모 주부는 중국이 아니라 주 프랑스 대사관 영사로부터 모멸을 당했다.
검찰 개혁?
좋은 말이다.
그러나, 평생 검사 얼굴 한번 안 보고 사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이들에게 검찰 개혁은 먼 나라 이야기이다.
재외국민은 750 만명이 넘는다.

그러니, 검찰 개혁보다 더 중요한 건, 외교 개혁이다.



2021년 7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