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30, 2015

"이대 나온 여자" 얘기



"나, 이대나온 여자야!"
"나, 서울대병원 다니는 환자야!"

환자를 문진하다보면, 묻지 않아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이 있다.


"나, 서울대병원 다니는 환자야!"
"우리 어머니는 서울대병원 다녀."

이 말의 저변에는 "내가 급해서 여길 오기는 했지만, 그건 급하니까 온 거니까 착각하지마. 나, 서울대병원 다니는 환자야!" 라는 생각이 깔려있다.

또, '우리나라 최고 서울대 교수님들의 어루만짐을 은혜받은 몸인데, 이 조그만 시골병원의 너 따위가 뭘 알겠어?'

이런 생각도 깔려있다.

서울대병원 다니는 환자가 전국에 깔려있으니, 지방 중소 병원은 물론 지방 대학병원은 오늘도 파리 날리고 있다.

서울대는 못 나와도 서울대 병원은 다녀야 하나보다.

2015-7-21

700 MHz 주파수 배정 문제



아래 조선일보 사설을 모두 다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이 사설이 주장하는 바에 대해 같이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700 mhz="">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부연설명을 드리자면,

몇 년전 아날로그 공중파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한 후, 이 아날로그 주파수 대역이 비게 되었는데, 이 주파수 대역은 698 MHz~806 MHz 사이로 일명, <700 band="" mhz="">라고 부른다.


현재 사용되는 휴대폰의 통신 대역이 2.1 GHz 혹은 2.3~2.6 GHz 인걸 비교하면,

이 주파수 대는 전파의 진동수가 낮은 대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파는 진동수가 낮을수록 전달 거리가 멀며, 장애물에 의한 간섭을 적게 받기 때문에, 일명 "황금 주파수 밴드"라고 불린다.

전달 거리가 멀면 중계탑 (중계 안테나)를 더 적게 세워도 되므로, 전파의 경제 효율성이 크기 때문이다.

데이터 통신 특히 모바일이 급속히 발달하여 주파수 대역이 모자란 현재,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면서 공백이 된 이 대역대를 데이터 통신에 배정하는 것은 전세계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 표준화 기구(ITU), 지역 표준화 기구(ETSI, APT) 등 주요국 대다수가 디지털 TV 전환에 따른 여유 대역을 모바일 통신용으로 분배하도록 하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2014년 7월 기준으로 700MHz 대역의 LTE 주파수를 보유하거나 상용화한 사업자는 10개국 43개 사업자이며 해당 가입자 수는 3억2천만명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700MHz APT 밴드플랜" 채택을 표명한 국가들의 인구규모는 24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 대비 34%에 해당되며 채택국가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700MHz APT 밴드플랜(Asia-Pacific Telecommunity 700 MHz band plan)은 우리나라가 제안한 것인데, 어쩐 일인지 정부와 국회는 700 MHz 대역대를 통신사와 공중파 방송에 나누어 배정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렇게 결정함으로써 국제 신뢰도를 떨어트리게 생겼다. (정작 제안 국가는 이 대역대를 방송에 할애하겠다고 결정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그래서 우리나라가 700 MHz 대역대 일부를 방송으로 쓸 경우, 이웃 나라 일본과 충돌이 생겨 국제 문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은 이미 700 MHz 대역대를 통신 전용으로 쓰는데, 통신망에 방송 주파수가 간섭 현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렇게 나누어 준 것으로 모두가 만족스러워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재난안전통신망 20 MHz 를 제외한 80 MHz를 3개 통신사에 약 25 MHz로 나누어 줄 경우와 지금의 정부 안처럼 방송사 30 MHz, 통신사 40 MHz로 나눈 후 통신사 별로 10 MHz 정도 나눠줄 경우를 비교하자면, 마치 4차선 고속도로를 내 주는 것과 1차선 지방도를 내 주는 것과 같은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 통신망 사이에는 약 2~5 MHz의 통신이 섞이지 않도록 하는 보호대역이 있으므로 모든 대역을 다 쓸 수는 없음)

언론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선 통신 트래픽은 지난 2년간 4배 넘게 증가하였으며, 무선 통신을 위한 주파수 대역은 전체 390 MHz 폭으로 선진국 평균 600 MHz 폭에 비해 적을 뿐 아니라, 지상파 방송이 사용하는 408 MHz 폭보다 적으며, 통신 장애의 위험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대역대의 통신 주파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전파는 공기처럼 무형의 국가 자산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사용하도록 허락하는 조건으로 막대한 국가 수입을 만들 수도 있는데 방송 대역을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막대한 국부를 공중에 날려버린 꼴이 되어 버렸다.

현재 700 MHz 대 주파수 경매를 마친 국가는 일본(2012년 7월), 호주(2013년 4월), 대만(2013년 9월), 뉴질랜드(2013년 10월), 캐나다(2014년 1월), 브라질(2014년 9월)이며, 올해 유럽에서는 최초로 독일이 경매를 마쳤고 곧 프랑스도 경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만의 경우 주파수 판매의 경매 총액이 118.65 billion 대만 달러 (4조 3,734 억원)이었으며, 독일은 50억 유로를 넘겨 6조 3,443억원의 수입이 발생했다.

땅덩어리가 큰 캐나다는 700 MHz 대 주파수 대역을 모두 14개 지역으로 나누어 각각 팔 수 있었다.

우리나라 정부가 700 MHz 대역 주파수를 경매할 경우 조 단위의 국가 수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허튼 소리가 아닌 것이다.

국회가 왜 이렇게 결정했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는데,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거나 우리 같은 민초들은 예상할 수 없는 뭔가 거대한 계획이 있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결정해야 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2015-07-20

<관련 기사>

의료 이용을 재규범 하자면?



만일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기능을 다시 정의하고, 의료 이용을 재규범한다면, 어떤 안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묘수는 없는 건지, 아니면 워낙 이해관계가 다양해서 답을 낼 수 없는 것인지... 그렇다면, 계속 이 상태로 끌고 가야하는 건지...

아래 안은 말 그대로, 그냥 끄적거린 안입니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원칙은 의료 이용은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기에, 의료 이용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얼핏 생각하면 아마도 의사들이 이 안을 더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 총진료비 = (의료이용) 빈도 x 수가>이기 때문에, 수가를 조정하려면 결국 빈도를 어느 정도 통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아래 내용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수가 조정은 필수 입니다. 특히 행위에 대한 수가 조절이 더욱 필요하다고 봅니다.

보시고, 의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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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A. 헬스케어 센터

전국 보건소를 헬스케어 센터로 전환.
전국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사 수를 최소 5천명 이상 채용
주요 업무는 환자 분류(Triage), 상담, 예방 접종 사업 등으로 하되, 의료기관 분류에서 제외시켜, 처방전 발행, 처치 등은 할 수 없음.

모든 국민은 최초 보건소를 방문해 자신의 1차 의료기관을 배정받아야 함.
보건소는 해당 지역 내 1차 의료기관 희망 의원을 신청 받아 이를 관리하며, 관할 구역 내 1차 의료기관의 환자 수가 고루 분포하도록 환자를 배당, 조절하는 업무와 1차 의료기관의 연락을 받아, 2차 및 3차 의료기관 안내를 하는 역할을 시행

암환자, 만성질환자 및 특정질환자는 의무적으로 보건소에 등록해 (1차 의료기관이 보건소에 통보) 추적 관리, 식이, 운동 등의 상담을 받도록 함.

B. 1차 의료기관

1차 의료기관의 자격은 전공 과목과 무관하게, 의원급 의료기관 중 진찰료, 단순 처치료, 상담료, 예방접종만 청구할 수 있는 의료기관.

그 외, 방사선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이나 물리치료, 재활치료, 통증 치료, 내시경 및 기타 검사 기구를 사용하며 이에 대한 청구를 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1차 의료기관이 될 수 없으며, 이 같은 의료기관은 1차 의료기관으로부터 진료를 의뢰받는 2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됨.

1차 의료기관의 주요 기능은 gate keeper역할과 coordinator 역할이며 헬스케어 센터로부터 배정받은 환자의 병력 관리 등을 함

1차 의료기관의 진찰료는 5만원 이상으로 하고, 모든 국민은 1차 의료기관 방문시 년 6회까지는 진찰료의 20%만 본인이 부담하며, 그 이후부터는 진찰료의 80%를 부담해야 함.

2차~4차 의료기관에는 환자가 직접 병원을 찾아갈 수 없으며, 반듯이 1차 의료기관 안내에 따라 상급 병원으로 안내될 수 있음

산전 진찰부터 생애주기에 따른 진찰, 검사, 예방 접종 등에 따른 진찰료, 검사료, 주사료 등은 전액 본인 부담 없으며, 이처럼 진료비를 지불하지 않는 방문은 방문 횟수에 산정하지 않음.

C. 2차 의료기관

2차 의료기관은 1차 의료기관이 아닌 의원급 의료기관 및 폴리클리닉, 3차 의료기관이 아닌 병원급 의료기관을 포함.

1차 의료기관으로부터 환자를 소개받으며, 주로 검사, 입원, 수술을 담당.

2차 의료기관 환자의 경우 진료비의 10~20%까지 차등하여 지불하며, 나머지는 보험이 부담하고 일체의 비급여는 없음

D. 3차 의료기관

병원급 의료기관 중 2차 의료기관 및 4차 의료기관을 제외한 의료기관으로 규모가 큰 병원, 종합병원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

1차 의료기관과 2차 의료기관으로부터 환자를 소개받으며, 주로 검사, 입원, 수술을 담당.

3차 의료기관 환자의 경우 진료비의 10~20%까지 차등하여 지불하며, 나머지는 보험이 부담하고 일체의 비급여는 없음

2차, 3차 의료기관은 총액예산제로 운영되며, 전년도 병원 지출 예산에 인상율 적용 후, 가산점, 예비비, 감가상각비 등을 도합해 추계하여 분기별로 분활 지급함.

E. 4차 의료기관

4차 의료기관은 연구 중심병원으로 외래 진료를 하지 않으며 오로지 입원 환자와 수술 환자만 진료하는 병원을 말함.

4차 의료기관에서 입원, 수술 받은 환자는 퇴원시 3차 의료기관을 통해 추적 검사를 받아야 함.

<진찰료>

A. 헬스센터 (보건소)는 의료기관이 아니므로 진찰료를 지불하지 않으며, 이곳의 모두 서비스는 무료이며, 헬스센터 운영은 국가 및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함

B. 1차 의료기관 이용 시 년간 6회까지는 진료비의 20%를 부담하고 그 이후부터는 80%를 부담함.

다만, 다음의 경우는 년간 6회까지 진찰료의 10%만 부담, 이후 6회까지는 진료비의 20%를 부담하며, 이후부터는 80%를 부담.

1.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등 만성질환자의 해당 질환
2. 암 질환자의 해당 질환
3. 65세 이상 노인, 12세 미만 소아
4. 저소득층 (저소득층은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으로 정함)

C. 2차급 이상 의료기관 이용시, 입원, 검사, 수술료 등 진료비의 10%를 환자가 부담함.

외래의 경우 년간 6회까지는 진찰료의 20%를 부담하고, 이후부터는 80%를 부담해야 함. 다만, 다음의 경우는 년간 6회까지 진찰료의 10%만 부담, 이후 6회까지는 진료비의 20%를 부담하며, 이후부터는 80%를 부담.

1.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등 만성질환자의 해당 질환
2. 암 질환자의 해당 질환
3. 65세 이상 노인, 12세 미만 소아
4. 저소득층
5. 수술 받은 환자의 해당 질환의 추적 검사

횟수는 해당 의료기관에 대한 횟수가 아니라, 2차급 이상 모든 의료기관의 방문 횟수의 합을 의미함.
예방적 목적의 검진을 할 경우는 횟수에 산정하지 않음

<약제비>

약제비 본인 부담율은 원칙적으로 외래 본인부담율과 같음

저소득층의 경우 년간 본인부담 약제비 총액 상한선을 가구당 50만원으로 정하고, 그 이후부터는 전액 공단이 부담.

조제료는 처방일수와 무관하게 조제 건당 1천원으로 고정. 만일 동시에 5 개의 약품을 처방할 경우 5천원의 조제비를 지불해야 함.

OTC를 확대 보급하고 이에 대한 안내를 함.

<응급센터>

응급센터 기본 진찰료는 10만원으로 하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상 응급 환자 정의를 재분류한 후, 응급환자의 경우 본인부담율은 10%로 하고, 응급환자가 아닌 경우 본인부담율은 100%로 함.

응급환자가 아닌 경우 응급센터를 통한 입원은 불가.

응급의료기금을 활성화하여 진료비 지불 능력이 없는 환자의 경우 응급의료기금에서 진료비를 대불하고 환자에게 구상권 청구함.

2015-07-15


<윤희숙 박사 기고를 읽고>



지난 10일 KDI 윤희숙 부장이 동아일보에 기고한 "메르스 대책, 소원수리 기회로 삼지 말라" 라는 다소 도발적인 글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다.

특히 윤희숙 부장에 대해 잘 모르는 의사들은 '저 여자가 누구길래, 저런 주장을 하나?' 라며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윤희숙 부장은 보건의료계에서 나름 자기 영역을 구축했다고 할 수 있는, 그 판의 '선수'들은 다 아는, 직선적이며 자기 신념이 강하다고 할 수 있는 인사이다.

굳이 성향을 따지자면 진보보다는 보수 성향이 강하고, 시장주의적이며 산업지향적이기도 한데,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제약계, 약사회와 칼을 겨누고 있어, 심평원이 개최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생동성 시험의 신뢰성을 강하게 비판하였다가 약사회의 몰매를 맞기도 하였고, 일반인 약국 개설 및 의약품 수퍼 판매를 강하게 주장하다가 약사회로부터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당하기도 했으며, 그 외에도 이런 저런 이유로 진보 성향의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요주의 인물이기도 하다.

여담이지만, KDI는 물론 삼성이나 LG 등 기업 연구소 쪽에는 의료정책, 보건정책을 한다는 어지간한 학자들보다 훨씬 더 식견이 넓고 정확한 판단으로 미래를 잘 예측하는 연구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조금 고루하다고 할 수 있는 학계 인사들보다 오히려 훨씬 자유롭고 재기발랄하게 판단하며 방향을 잘 제시하는데, 한 가지 흠은 그들을 따라가다보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세상에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적인 판단이기는 하지만, 미래지향적 측면만 놓고 보자면, 이들이 제일 빠르고, 그 다음이 공무원, 그 다음이 학계, 그 다음이 임상의사라고 생각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공무원들이 의사들보다 어떤 면으론 이미 몇 챕터 앞서 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게 무슨 헛소리냐 싶겠지만, 사실이다.
무슨 원격의료나 그 유사한 것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의사들이 미련하고 게을러서 늦는 것이 아니다.

의료는 그 자체가 매우 보수적 성향이 있고, 특히 의학을 전공하는 의사들은 더욱 더 그러며, 무엇보다도 변화하기에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너무 크고, 의료계 기초 체력이 약해 그나마 한 줌 가지고 있는 것조차 빼앗길까봐 전전긍긍하며 변화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윤희숙 부장의 기고에 대해 말은 많지만, 개인적으론 '대체로' 수긍하는 바이다.

물론, <소원 수리>같은 도발적 단어를 사용하는 것까지 동의하긴 어렵지만.

첫째, <보건부 독립>은 좋은 슬로건이긴 하지만, 보건 업무만 떼어 독립부처를 만드는 것은 사실 현실적이지 못하다. 현재 보건부 예산 규모로 "부" 단위의 행정기관을 만들기 쉽지 않으며, "부"로 독립할 경우 결국 예산과 인원을 늘려야 하는데, 이게 만만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가장 현실적 대안은 복수차관제를 도입해, 보건 담당 차관을 별도로 두고, 필요시 복지부 조직 개편을 통해 별도 부서를 확장하는 것이 될 것이다.

보건부 독립이건, 조직 개편이건 보건 업무담당 공무원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의사들에 대한 감시와 규제가 늘어난다는 것이므로 사실 그렇게 반가워할 일도 아니며, 말 그대로 <의료계 소원수리>를 위한 부서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는 참으로 순진한 생각이다.

둘째, 수가 논쟁과 별개로, 윤 부장이 <일반 회계>를 거론한 것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의사들, 심지어 의사회 같은 조직에 몸을 담고 있는 분들마저도 건보 재정과 정부 예산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적어도 윤 부장은 "정부가 돈을 내라!"고 일갈하고 있다.
그건 맞는 주장이고, 오히려 박수를 쳐 줘야할 주장이다.

셋째, 질병관리본부의 독립에 대한 의견은 다소 생각해 볼 문제인데, 감염병 전문병원을 만들자는 것에 대해서는 나 역시 강력 반대지만, 질본의 독립의 반대 이유가 민첩한 조율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이번 메르스 사태의 경우도 질본 본부장이 장관에게 구두 보고를 하기 위해 서울-세종시를 오가며 실제 업무를 해야 할 시간을 허비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업무 협조나 민첩한 조율이 아니라, 순전히 <보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보고하면 장관은 결국 업무 지시를 할 것이 뻔한데, 비전문가인 장관의 업무 지시보다는 전문가인 질본 본부장의 판단에 따른 빠른 업무 추진이 훨씬 더 중요하다.

사실 질본의 독립이나, 기관의 승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염병 연구, 역학 조사, 해외 사례 연구 등에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주고, 행정 공무원 중심이 아니라 연구자 중심의 채용이 뒷바침되도록 담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일 것이다.

끝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이른바 "졸속 입법"에 대한 것인데, 늘 그래왔듯 국민 관심사가 집중되는 사안이 생기면, <가시적 성과>로 생색내려는 정치인, 공무원들이 있어 왔다.

가시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매달리다보면, 본말이 전도되고 실제 중요한 문제 해결은 오간곳 없어진다는 맹점이 있는 것이다.

이를 경계하고자 하는 측면은 충분히 공감되는 대목이다.


2015-07-14

관련 기사

Quiz 에 대해



1791년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James Daly라는 극장주는 친구들과 내기를 했다.

그는 24시간 안에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내기에 합의한 극장주는 밤새워 길거리 담벼락에 quiz라는 단어를 쓰고 다녔다.


다음 날 시민들은 여기저기에 적힌 quiz가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해 서로 그 단어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기 시작했다.

결국 그 극장주는 새로운 단어를 전파하는것에 성공했고 내기에 이겨 주머니에 돈을 채울 수 있었다.

Quiz는 지금도 의문이나 질문,의아함의 뜻으로 사용된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도 단 하루만에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내고 허무맹랑한 사실을 퍼트릴 수가 있었다.

사람들은 활자화된 것을 그대로 믿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 SNS 는 문자로 전파되며 약간의 포장을 덮으면 더 쉽게 믿게 할 수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페북에는 잘못된 정보들이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넘쳐나고 있다.





2015-07-12

* 사실 더블린의 극장주 이야기는 사실이 아닙니다. 그냥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전설과 같은 이야기일 뿐입니다. 왜냐면 quiz 는 1791년 전에 이미 사용되었던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혹여 이 포스팅을 보고 그게 사실이라고 믿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리베이트 법 의문


리베이트 관련 의료법은 "의료인 등은 업자 등으로부터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을 받아서는 안된다. 다만, 예외가 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원문은 맨 아래 첨부)

즉, 의료인은 업자에게 그 어떤 경제적 이익도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아니다. 업자가 <판촉을 목적으로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만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처벌은 의료인이 받는데, 범죄 의도 (판촉이라는)는 업자가 가지고 있다.

이게 말이 되나?

업자가 범죄 의도를 가졌는지 아닌지 의료인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점쟁이도 모르겠다.

예를 들어보자.

업자가 밥먹자고 찾아 왔다. 그런데 그 업자가 고등학교 동기고, 엄청 친한 친구다.

같이 먹고 마시고 재미있게 놀고 헤어졌는데, 그 업자가 판촉을 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친구니까 술을 산 건지? 어떻게 구분이 가능한가?

(만일 식사 중에 판촉에 대해 일절 이야기가 없었는데, 그 업자 친구는 식대, 주대를 업무추진비로 기장에 기입했다고 가정한다면 말이다.)

범죄행위는 범인이 범죄 의도를 가지고 행위를 저질러야 범죄로 인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의약품 판촉이라는 범죄 행위(의약품 판촉이 범죄 행위라는 것도 코메디지만)를 하려는 의도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데, 처벌은 엉뚱한 사람을 한다는 것이 희안하기만 하다.

또 다른 의문은 이런 것이다.

우선, 업자가 판촉을 목적으로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 전부가 범죄 요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6가지 예외 규정을 두고 있는데,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등의 행위 등이 그러하다.

이 6가지 예외 규정에 대한 경제적 이득의 범위(range)를 정한 것이 바로 의료법 시행규칙이다.

이 시행규칙이 정한 범위 내에서는 비록 판촉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업자로 부터 경제적 이익을 받아도 상관없다.

즉, 의료인에게 이 범위 안에서는 받아도 된다고 정한 것이 시행규칙이고, 줄 업자에게 이 정도 범위 안에서는 줘도 된다고 정한 것이 바로 각 제약 협회의 공정경쟁규약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법이 허용해서 받을 수 있다고 해도, 공정경쟁규약이 주지 못하게 규정해 놓으면 말짱 꽝이다.

이 공정경쟁규약은 제약 및 의료기 협회 등이 회원사에게 공정한 경쟁을 하자는 취지로 만든 서로 간의 협약 같은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물론, 공정위가 승인해야 하지만...

아무튼, 이 의료법을 어긴 것으로 의심되는 의료인이 기소되려면, 검찰을 다음의 사항을 입증해야 한다. (범죄 사실 입증 책임은 검찰에 있다.)

첫째, 의료인이 업자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받았으며, 이는 업자가 판촉을 목적으로 한 것임을 입증해야 한다.

둘째, 그 경제적 이익은 시행규칙이 정한 범위를 벗어나는 것임을 입증해야 한다.

셋째, 의료인은 업자로부터 받는 경제적 이익이 판촉을 목적으로 제공됨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넷째, 업자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받고, 의료인이 실제 그 해당 의약품에 대해, 의약품 채택 혹은 처방전 발행 등의 행위를 했음을 입증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이제까지 리베이트 수사에서 검찰은 이 네 가지 기본적 사항에 대해 모두 입증해서 기소했을까?

이것이 의문이다.

<의료법 제 23조의2>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법인의 대표자, 이사, 그 밖에 이에 종사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약사법」 제31조에 따른 품목허가를 받은 자 또는 품목신고를 한 자, 같은 법 제42조에 따른 의약품 수입자, 같은 법 제45조에 따른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이하 "경제적 이익등"이라 한다)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등의 행위(이하 "견본품 제공등의 행위"라 한다)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015-07-10

공공의료의 정의?



첨부 기사는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지는 글인데, 그건 필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알기 때문이다.

그건 그거고, 틀린 건 좀 바로 잡자.

"영어로 옮기기 가장 어려운 우리말 중의 하나가 ‘공공의료’이지 싶다." 라는 말에 대해서,


<공공의료>를 영어로 바꾸려니 마땅한 말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지, "공공의료"가 사실은 <공공의료 서비스>를 일컫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

즉, 공공의료는 Public medical service 혹은 Public health service를 말한다.

이때의 공공(public)은 객체(object)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subject)를 말한다.

즉, medical service의 대상자가 누구인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제공자(provider)가 누구를 의미하는가 봐야 한다는 것이다.

public medical service의 provider는 공공병원인데, 공공병원의 의미는 주요 지불자(major payer)가 환자(개인)가 아니라 공보험(public medical insurance)이거나 국가(national health insurance)로 구성된 영역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다.

그래서, 이 영역을 Public sector 혹은 Public medical sector 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Public sector내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병원은 공공병원이라고 부를 수 있다.

반대로, 주 지불자가 환자이거나 사보험자(Private medical insurance)인 경우로 구성된 영역을 Private sector라고 부르며, 이 영역 안의 의료기관은 모두 Private Hospital 인 것이다.

즉, 의료비의 주 payer가 public이냐 혹은 private이냐에 따라, public sector, private sector 로 나뉘며, public health service (공공의료)냐 아니냐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개념을 정의하면 풀이가 쉬워진다.

우리나라는 모든 의료기관이 당연지정제에 해당하고,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 의무 가입제인 나라이어서, <건강보험공단>이 major payer 역할을 하는 <건강보험>이라는 공보험(public insurance) 영역내에 들어 있으므로, 모든 의료기관은 공공병원 (public hospital 혹은 public health provider)이라고 해야 한다.

즉, 개인이 투자하거나 설립한 병원이 강제로 건강보험과 계약을 맺어 (사실은 맺은 것으로 간주하고) 공적 보험 내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는 private medical sector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public medical sector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경자구역내 외국 의료기관이라는 것이다.

현행 법으로는, 이 외국의료기관은 당연지정제에 예외이며, 따라서 병원은 진료비를 알아서 책정해 받을 수 있으며, 환자는 건보 혜택없이 순전히 자기 돈이나 사보험의 혜택만 받을 수가 있다.

또 한편, 진주의료원 같이, 지자체가 출자하여 설립한 병원의 경우, 이 병원은 다른 병원과 똑 같이 건강보험체계 내의 공공병원이며, 단지 그 설립 주체가 공공기관인 것이 다를 뿐이다.

자, 그럼 문제풀이를 해 보자.

진주의료원 폐쇄를 놓고, 일각에서는 공공의료가 무너진다고 난리였다. 이게 맞는 말인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진주의료원 역시 public health service 영역 내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했으므로 공공병원은 맞지만, 이 같은 공공병원은 전국에 수천개가 존재하니 이것 하나 폐쇄한다고 공공의료가 무너지지는 않는다.

설립주체가 공공기관(지자체)라고 해도, 제공하는 서비스는 민간이 출자해 설립한 다른 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두번째 문제.

"공공의료가 약해 메르스 사태를 키웠다."는 말은 맞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신종플루건 메르스건 이걸 해치운 혁혁한 공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출자 설립한 병원 못지 않게, 민간이 설립하고 public health service를 제공하는 대다수의 병원들에게 있다.

공공의료가 약해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공중보건과 방역에 필요한 역학 조사, 격리조치 등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201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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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응석받이로 만드는 국가


만일 아기를 임신했을 때, 국가가 산전진찰비를 보조하고, 분만하면 출산 장려금을 지원해 주고, 매달 우유값, 기저귀 값 등 육아 비용을 대주고,
무료로 어린이 집을 이용할 수 있게 해 주고, 무상 교육에 무상 의료를 실현하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 취업이 안되면 실업수당을 주고, 결혼하면 결혼 비용을 대 주고, 집이 없으면 임대 주택에 공짜로 살 수 있게 해 주고,
노후에는 연금을 줘서 노후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해 주고, 죽은 후에는 장례비까지 지급한다면,


굳이 애 써서 직장을 가지려고 할 필요도 없고, 노후 대비를 할 필요도 없고, 2세를 낳아 기를 준비를 할 필요도 없다면,

누가 땀 흘려 일하려고 할까?

또, 이런 비용은 어디서 나올 수 있을까?

복지도 좋고, 무상 시리즈도 좋고, 국가가 자애로운 어머니 코스프레 하는 것도 좋지만, 대신 엄해야 한다.

국민을 응석받이로 만들고 못된 버릇이 생기게 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위에서 말한 복지 수준에서 멀어도 한참 멀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줄 새는 복지 정책으로 국민 버릇을 잘못 들이고 Spoil 시키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상복지가 아니라 사회안전망의 강화이다.

사회안전망 강화는 국방, 치안처럼 원래 눈이 두드러보이지 않고 잘 표나지 않는 것들이다.

그래서 중앙정부도, 지자체도 투자하지 않으려하고 안 보이는 척 회피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니 표과 크게 관계없기 때문이다.

내 돈 쓰는게 아니니, 국세가 줄줄 새고 있어도 혹여나 원성 들을까봐 모른 척 외면 하는 것이다.

국민을 Spoil 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119 구급대이다.

응급 환자가 아닌데도 이를 이용하려고 하면, 비용을 지불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그 돈으로 시설, 장비를 더 보완하고, 구급대원들의 복리 후생에 더 신경써야 한다.

미국, 캐나다 등 자본주의, 사회주의를 대표하는 나라에서 앰브란스 이용에 비싼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게 돈이 환장해서가 아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이에 공감한다 해도, 정치인들은 나서지 않을 것이다.

내 돈 쓰는게 아니니, 혹여나 원성들을까봐 신경 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가용 타듯 119 앰브런스를 타고 무작정 응급실로 밀고 들어오고 있는데도 응급실 문화 타령만 한다.

병원이 잘못이란다.

정부가 국민을 Spoil 시켜놓고, Spoil된 국민을 탓하기 보다는 몇 안되는 병원을 죽여놓는게 쉽기 때문일 것이다.

맨날 이렇게 당하면서도, 의료계 지도부는 오늘도 꿀먹은 벙어리이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니, 갈수만 있으면 이민가겠다는 젊은 의사들이 산더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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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과제의 이해



우리나라 대통령은 5년 단임이다. 5년은 길다면 길지만, 짧다면 매우 짧은 시간이다.

특히 특정 정책을 입안해 정착시키기에는 매우 짧다.


왜냐면 5년이라고 하지만, 정권을 넘겨받아 안착하는데 최소 1년, 정책 추진을 위해 입법하려면 또 1년이 지나버리고, 정권 4년 차가 되면 정책 추진력이 떨어져 버려 실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국정과제란 선거 공약을 체계화, 가시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선거 전, 대통령 후보는 의무적으로 "선거공약서"를 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

이 선거공약서에는 임기 중 어떤 업무를 주로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목표, 우선순위, 이행절차, 이행기한 및 재원조달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이 공약서는 국민이 대통령 투표를 하기 위한 지침이 된다.

지난 선거에서 야당은 다양한 무상복지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재원조달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때 뿐이 아니라, 과거에도 공약이 비현실적이어서 빌 공자 공약이라는 말이 많았다.

그러나 공약은 현실 가능해야 한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대통령인수위가 꾸려지며, 이 인수위가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후보 시절 공약을 국정과제로 변환시키기는 것이다.

그래서, 각 부처의 국과장급 공무원을 인수위에 포함시켜 실제 행정부 시각에서 공약이 어느 정도 현실화될 수 있는지 판단하고, 공약을 실현시킬 방안을 찾도록 한다.

이렇게 공약을 가공해 만든 것이 바로 국정과제이다.

이 국정과제는 각 행정부에 전달되고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부서가 신설되기도 하며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입법 절차가 시작된다.

대통령이 당선되었다는 건, 국민 다수가 그가 내건 공약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어떤 이유로 국정과제를 더 이상 추진할 수 없거나 변경해야 한다면, 이 역시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

국정과제는 이렇듯 임기 초기에 만들어지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 임기 중에도 국제 정세 변화나 국내 여건 변화에 따라 꼭 필요한 아젠다가 생길 경우 새로이 국정과제로 수립해 추진할 수 있다.

문제는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우고, 국정과제로 목표를 삼은 과제 수행을 위해서는 법을 새로 만들거나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법은 국회가 만들기 때문에, 국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대개 집권여당은 다수당이므로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입법이 용이할 것 같지만, 바뀐 국회법이 그 발목을 잡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야당은 집권당과 대통령을 깍아 내리기 위해 오로지 당리당략 차원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기도 한다. 민심이나 국민 권익 따위는 아랑곳 없다.

어떻게든 훼방을 놓고 망신을 줘서 실패한 대통령으로 각인시켜야만 다음에 자신들에게 차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건 지금의 야당 뿐이 아니다. 모든 야당이 그래왔다.

야당만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여당 의원 중에서도 자기 지역의 이익과 배치할 경우 반대하기도 한다.

그래서, 여당은 대통령의 국정과제 추진에 따라 당 정강정책을 만들고 소속 의원들이 이를 따르도록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당이 후보를 내고, 당선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니, 대통령과 당이 따로 갈 수는 없다.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위한 법안 통과를 위해 당청을 오가며 심부름하는 자가 바로 원내대표이다.

그가 대통령의 의지를 읽고 소속 의원을 설득하고 우선 상정 법안을 정하고 본회의에서 득표수를 계산해야 하는 것이다.

당의 정강정책을 무시하고, 대통령의 국정 운영 원칙을 무시하고 자기 정치색을 드러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란 이야기이다.

국민들도 국정과제가 무엇인지, 선거 공약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선거 공약, 그 까짓거 뭐 선거 때면 다 입바른 소리로 하는 거지.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원리를 모르니 왜 대통령이 더딘 국회 일정에 불같이 화를 내고, 제대로 심부름을 못하는 원내대표를 내치려고 하는지 이해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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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결혼 합헌 결정에 반대한 대법관의 절규



동성애자들이 결혼을 합법적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이유는 많겠지만, 현실적인 이유는 결혼이란 행위를 통해 취할 수 있는 상속, 재산권, 결혼에 따른 상호간의 법적 권리 및 의무 등을 향유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동성과 결혼해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어도, 법이 이를 보호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다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실 배우자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법적 권리는 상당하며, 연금 등 국가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 또한 상당하다. 동성애자들은 자신도 똑 같이 그 권리를 갖겠다는 것이다.


또, 동성 결혼이 합법화됨으로써 커밍아웃하기 쉬워지고 남들 눈에 좀 더 떳떳하게 보일 수 있게 된다는 뻔뻔한 생각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런 뻔뻔함과 이해타산적 계산으로 이미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국가들의 수도 적지 않다. 유럽 국가 중 14개국, 남아공, 뉴질랜드와 멕시코와 남미 3개국이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으며, 캐나다에 이어 미국이 이를 합법화하였으므로, 북미 전역에서 동성 부부를 만나 볼 수 있겠다.

미국은 50개주 중 36개주와 워싱턴 DC에서 이미 동성간 결혼이 합법화된 상태였다.

그런데, 동성 커플 14명의 청원으로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 결혼의 전국적 허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심의 끝에 대법관 9 명 중 5명이 동성결혼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림으로 미국 전역에서 동성결혼이 허용되게 되었다.

동성애자들이 동성 결혼 금지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미합중국 헌법 수정 제 14조 공민권에 대한 사항 중 제 1절에 따른 것이다.

이것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합중국에서 출생하고 또는 귀화하고, 합중국의 관할권에 속하는 모든 사람은 합중국 및 그 거주하는 주의 시민이다. 어떠한 주도 합중국 시민의 특권과 면책권을 박탈하는 법률을 제정하거나 시행할 수 없다. 어떠한 주도 정당한 법의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사람으로부터도 생명, 자유 또는 재산을 박탈할 수 없으며, 그 관할권내에 있는 어떠한 사람에 대하여도 법률에 의한 평등한 보호를 거부하지 못한다.>

수정 제14조 제 1절은 미국 시민을 정의하는 헌법 조항이라고 할 수 있다.

동성애자들은 이 조항에 따라 합중국 시민의 특권을 주에 따라 차별하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였으며 법률에 의해 평등한 보호를 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수정헌법 제 14조가 만들어진 계기나 시대를 돌아보면, 이들의 주장은 억측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조항은 남북전쟁 직후 노예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남북전쟁 직후 3개의 헌법 수정 조항이 만들어졌는데, 이는 노예 해방(수정 13조), 미국 시민의 정의와 권리(14조), 흑인 참정권 보장(15조)이었다.

수정 제14조로 인해 해방된 노예들이 미국 시민이 되었을 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미국에서 출생한 모든 아이들이 미국 시민권을 갖게되었다.

한편, 미국 Christian Post 지는 지난 26일 연방대법관 중 동성결혼에 반대표를 던진 Antonin Scalia 대법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결정에 대한 그의 입장을 전달했는데, 매우 중요한 관점이 있어 이를 인용해 적어 본다. 물론 내 생각이나 신념에 따라 그 내용이 일부 각색되었으므로 원본을 읽고 싶다면, 첨부한 기사를 읽어 보는 것이 좋겠다.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동성결혼에 대한 찬반 토론은 미국 민주주의가 정점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를 결정해 버림으로 민주주의적 토론을 끝장내 버렸다.

게다가 대법관들은 이의 결정이 합법적 결정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은 초법적 결정을 한 것이다. 왜냐면, 미국 법률 시스템은 헌법이 금지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각 주 정부에 주민이 원하는 법을 자유롭게 채택할 권리가 있음을 보장함에도 불구하고, 9 명의 대법관이 결정한 사항을 미국 시민 전체가 따르도록 결정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을 민주주의라고 부를 수 없다.

또한 연방 대법관은 법률 전문가이기에 선출되었을 뿐 미국이나 미국 시민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

현재 9명의 연방 대법관 중 4명은 뉴욕 사람이고, 8명은 미국의 서부나 동부 해안에서 자랐다. 이들 중 미 중부 출신은 1명에 불과하다. 남서부에서 자란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미국인의 1/4에 해당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도 없다.

이처럼 미국을 대표할 수 있는 특성이 없는 사람이 모여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줄 수 있는 투표를 하는 것을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

때문에, 이들의 결정이 대표성이 없는 한, 이 결정에 따른 사회 변화도 없을 것이다.

대경질색할 일은 연방대법원의 교만은 미국 내 모든 주들이 지난 135년간 헌법을 위배했다고 선언한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곧 지난 시간 동안 존경받아왔고, 인종 차별을 금지해왔던 판사, 대법관들이 마치 덜 떨어진 법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고 선언하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이번 판결은 화려해 보이나, 논리와 정확성이 결여된 것이다.

법은 시나 영감을 줄 수 있는 철학이 아니다.

대법관들의 교만으로 국민들을 폄하하고 법에 기초하지 않는 뻔뻔한 결정을 하였으며, 이것으로 사람들은 연방대법원의 무능함으로 떠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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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Best Quotes From Scalia's Gay Marriage Dis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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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9

외국인 유입에 대한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때


“오주한”은 케냐 출신 육상 선수 에루페의 한국 이름이다.

얼마 전 한국에 귀화를 추진하기 위해 입국했다. 성 <오>씨는 그를 발굴하고 가르친 오창석 교수의 성을 따른 것이고 <주한>은 한국을 달린다는 의미이다.


에루페는 현재 세계 10위 권 내의 발굴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2시간 5분대의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국내에서 열린 4개 이상의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다.

오창석 교수는 2010년부터 케냐 현지에 캠프를 차리고 선수를 발굴해 왔으며, 에루페를 눈여겨 본 오 교수에 의해 마라톤 선수로 20 세의 늦은 나이에 마라톤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에루페의 귀화를 곱지 않은 눈으로 보는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황영조는 “만일 에루페가 귀화하여 국내 대회를 휩쓸거나 태극 마크를 달고 국가 대표 선수를 뛸 경우 누가 마라톤을 하려고 하겠는가? 꿈나무들을 고사시키는 것이다.”며 강하게 반대한다.

한편, 국제 체육 기구들은 귀화 선수에 대한 엇갈린 결정을 내린 바 있다.

FIFA는 지난 18일 특정 국가에 귀화하는 선수는 부모 또는 조부모가 해당 국가출신이거나 2년 이상 그 나라에 거주했다는 사실 등이 증명되지 않으면 귀화하더라도 A매치에 출전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오로지 승부를 위해 국적을 바꾸는 무연고 귀화 선수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이다.

반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귀화 선수의 국제경기 출전에 제한을 걸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이유에 대해 라미네 디악 IAAF 회장은 "우리는 수많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이같이 복잡한 문제에 개입할 힘이 없다”고 설명했다.

유명 스포츠 선수의 귀화 문제 뿐 아니라, 날로 복잡해지는 국적 문제, 다문화 문제, 난민 문제에 대해서도 내부적 검토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지금 유럽은 난민 문제로 홍역을 치루고 있다.

기아와 내전 등으로 나라를 버리고 다른 나라로 이주하려는 난민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에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건너간 난민의 수는 10만 명이 넘으며, 이들 중 2천명 이상이 바다에 빠져 죽었다.

아프리카 난민들은 사하라 사막을 도보로 건너 리비아에 도착한 후 여기에서 무동력 선을 타고 가까운 이태리로 향하는데, 사하라 사막을 건너다 길을 잃어 죽은 수만 1996년 이래 최소 1800 명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유럽 각국은 이미 수십만명의 난민이 입국해 있고, 계속 난민이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에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등을 빚고 있다.

아마도 더 강력하게 빗장을 걸어 잠글 것이다.

아프리카 난민 뿐 아니라, 아이티에서의 난민도 날로 늘고 있으며, 더 나은 삶을 찾아 세계를 찾아 헤매는 세계 인구는 계속 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최근 들어 외국인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혹은 들어오려고 하는 외국인을 어떻게 대우하고, 받아들이거나 거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분명 관련 법령이 있겠지만, 이들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정부가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는지도 제대로 알려진 바 없다.

유럽이 폐쇄되었을 때, 다수의 난민이 한국에 이주를 희망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도 없다.

지나친 노파심이나 기우라고 치부할 수 없다. 그렇게 넋놓고 있다가 세계 2위의 메르스 대국이 되지 않았는가?

외국인 유입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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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7


새로운 혁명이 필요한 때이다




역사엔 가정이란 없지만,

만일 1950년 당시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이승만이 아니었다면,
만일 전차 한 대 없는 국군이 서울 이북, 미아리 고개에서 맨 주먹으로 북괴 탱크를 저지시켜 3일의 시간을 벌지 못했다면,
낙동강 저지선을 피로 저항하며 막아내지 못했다면,
맥아더 장군이 인천 상륙 작전을 감행하여 북괴 보급로를 끊고 서울을 수복하지 않았다면,
미군 160만명을 비롯한 190만명의 연합군이 남한을 돕기 위해 참전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4만 명 넘는 외국 군인이 이름도 잘 모르는 코리아라는 나라에서 산화하지 않았다면,


극동 아시아의 조선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라는 세계사에 조용히 사라지고 없었을 것이다. 공산화되어, 김일성 족벌 체제의 노예가 된 체.

역사를 좀 더 거슬러 올라가보자.

19세기 말.

이미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통해 근대화에 성공했으나, 청나라는 아편 전쟁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고, 힘의 균형이 깨어지자 청일전쟁을 일으킨 일본은 조선에서 청나라를 몰아내는데 성공한다.

당시 조선은 개화파와 수구파 간의 다툼으로 분열되어 갑신정변, 을미사변, 아관파천 등의 난을 겪고 있었으며,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몰락의 길을 가고 있었다.

청일 전쟁으로 비로소 조선은 청나라에 대한 조공과 책봉 체제에서 벗어났으며, 이를 “독립”이라고 본 서재필 등에 의해 영은문 자리에 독립문이 세워지고, 독립협회가 만들어졌으며, 조선왕조는 대한제국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독립협회 등 개화파들은 국가의 형태를 입헌군주제로 할 것을 주장했고, 수구파들은 전제군주제로 할 것을 주장하며 갈등을 빚었다.

외세의 압력은 더욱 거세졌지만, 대한제국은 철저히 무능했다.

이 때 이미 제국주의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일본은 독립협회의 이완용을 앞세워 1910년 한일 병합 늑약을 체결함으로써 500년 조선왕조가, 5천년 한민족이 멸망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후 1945년 해방이 될 때까지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꾀한 독립운동이나 몸을 던져 독립을 부르짖은 열사, 의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무려 35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대다수 백성들은 교육, 언어와 사상이 점진적으로 일본화 되었던 것도 사실이며, 조선 말기의 가난하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겪었던 백성들이 일제 강점기에 오히려 형편이 나아지는 것을 겪으며 식민지 생활에 순응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것을 친일이라고 하는 것도 우습다.

아무튼 조선의 독립은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한 것이 아니다.

조선뿐 아니라 20세기 초 식민지였던 대부분의 나라들이 세계 대전이 끝나고 제국 시대가 종말을 맞으면서 독립되었다.

식민지가 전쟁을 통해 스스로 독립을 쟁취한 건 손에 꼽을 정도이며, 그 대표적인 예가 미국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건 훨씬 전의 이야기이다.

어찌되었건, 어느 날 갑자기 해방이 되자, 또 다시 권력의 진공 상태가 왔고, 이번엔 국가의 형태를 사회주의로 할 것이냐, 아니면 민주주의로 할 것이냐를 두고 좌익과 우익간의 치열한 공방전에 들어갔다.

당시 공산주의는 거대한 세계적 신 사조(思潮)라고 할 수 있었다. 소위 책 좀 읽었다는 지식 계층은 너나할 것 없이 공산주의에 매료되었고 조선에 공산주의식 국가를 수립해야 한다는 건, 지극히 당연해 보였다.

공산주의란 어찌 보면 산업혁명이 낳은 괴물이나 마찬가지이다.

산업혁명으로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이 명료해졌으며, 노동자는 수탈과 대량생산 잉여물의 소비의 대상이었을 뿐이었다.

산업혁명으로 왜곡된 자본주의에 반발한 노동자 계급은 그들을 중심으로 자본가 계급을 소멸시키고 노동자 계급이 주체가 되는 새로운 생산체제와 소비체제 (즉, 집단 생산, 계획 생산, 공공 소유, 배급 경제)를 주장하였으며, 이 주장은 박탈감과 궁핍에 시달리는 대중의 이목을 잡기에 충분한 사상 체계였던 것이다.

공산주의 광풍이 세계를 휩쓸 때, 남한의 좌익 정권 수립을 막은 장본인이 이승만이다.

이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에게 어떤 사욕이 있었든, 어떤 개인적 결함이 있든, 어떤 부정부패를 저질렀든, 혹은 영구 집권을 꾀하였든 간에, 이승만 대통령을 초대 대통령을 넘어선 국부로 칭송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남한에 공산 정권 수립을 막고, 민주 공화국을 세우고, 시장 경제 체제를 도입하고, 미국을 어르고 달래 원조를 받아내고, 한국 전쟁에 미국을 끌어들여 공산화를 막은 것만으로도 칭송받아 마땅한 것이다.

당시 국제 정세를 보자.

코뮤니즘 (communism)의 광풍은 제정러시아를 붕괴시키고 나치를 막아내고, 소련 연합을 탄생시켰을 뿐 아니라, 중국을 공산화시키고, 이어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을 차근차근 공산화시켰다.

한 줌도 안 되는 한반도를 공산화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정말로 하나님이 이 나라를 보우하사, 아시아 대륙 대부분이 붉게 물들었지만, 김일성의 야욕을 꺾고 오로지 한반도 끝자락 불과 400km 만을 남겨둔 것이다.

그 작은 땅덩어리 위에 박정희 대통령이 근대화, 공업화를 이루고 새마을 운동을 전개해 국민정신 개조에 나섬으로 비로소 배 곪지 않고 살 수 있게 된 것이고, 후진국을 벗어나 세계 무역 대국으로, 당당히 세계 강대국 대열에 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게 불과 한 세대 동안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언제부터 세계 1위 기업을 갖게 되었고, 메이저 자동차 수출국이 되었고, 조선 강국이었으며 외제차 타고 주말에 놀러 다닐 수가 있었던가?

그런데, 여전히 근본도 모르고 감사함도 모르는 국민이 적지 않고, 이미 흘러간 옛노래 같은 사회주의를 부르짖고 공산주의도 아닌 주체사상에 허덕이는 종자들이 지금도 망령처럼 이곳저곳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을 영원히 쓸어버릴 새로운 계기, 또 다른 혁명이 필요한 때이다.


2015-06-26


중국 의료 현실



중국 의료 현실에 대한 가장 적나라한 기사인 듯 합니다.

중국은 현재 "도시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대규모 신도시를 계속 만들어나가고 있고, 도시화의 기초 기반 시설인 병원도 계속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중국 국민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보다 양질의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커져 큰 병원으로 환자가 몰리고 있는데(소득 증가분보다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분이 더 크다는 것은 입증된 것임), 의료 서비스 수준이 뒷따르지 않아 외국 자본과 외국 의료인의 의료 행위를 제한적으로 허용키로 한 바 있습니다.

제한적이라는 것은 지리적 제한을 의미하며, 북경시, 천진시, 상해시, 강소성, 복건성, 광동성, 해남성 7개 지역에서 외국 자본이 100% 출자하는 병원을 개설하거나 인수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외의 지역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외국 자본은 70%까지 출자가 허용됩니다.

현재 중국의 의료시장 규모는 약 450조원 정도로 추정하는데,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중국 의료시장을 1,40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발표 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시장 규모는 80조 가량 추정)

우리 시각에서 보면, 공산당이 집권하고 있는 중국에서 민영의료기관이 상업적 영업을 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도 특이하지만, 이렇게 시장 규모를 키우겠다고 당당하게 밝히는 중국 정부도 특이합니다.

시장이 커진다는 건 그만큼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정작 중국 국민들의 불만은 높은 의료비 부담보다는 낮은 의료 서비스의 질이기 때문입니다.

기사와 같이 중국인들의 의료인 공격은 사실 과도기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공산주의식 무상의료일 때는 공짜니까 큰 불만이 없다가, 막상 돈을 내고 진료를 받으면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해 생기는 불만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막대한 투자로 빠른 속도로 의료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릴 것이 분명하며, 그 때가 되면 의료인 공격과 같은 현상은 상대적으로 줄어 들것이기 때문이지요.

더 재미있는 건, 이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중국 생활 당시 중국 병원 경험후 우리나라 의료체계와 의료진들에게 무한 감사를 느꼈다. 진료시간 짧은건 도찐개찐이라 쳐도 일단 비용이 두세배 차이난다. 수액맞는데 자질이 의심스러운 간호사와 위생이 의심스러운 시설과 도구들... 은 너무 아파서 그렇다쳐도ㅜ 십만원이 넘어가는 수액비. 감기로 진료가도 약값 합쳐서 오육만원? 얘네들은 약을 도떼기로 팔던데ㅡㅡ 어휴. 차라리 우리나라 병원이 훨 나아요."

아무튼 외국 나가서 경험을 해봐야, 우리나라 것이 좋은지 알지요.

"참고로 중국이 진찰료가 더 비싸다는거. . 세상 어딜가도 우리나라보다 진찰료 싼곳 본적없음. 아프리카정도? 박리다매 안할거면 병원 운영못하게 제도를 만들어놨음. .병을 다스릴때 가장 중요한게 진단. .그 다음은 환자 마음을 어루만져주는거죠. .의사들 그거 다압니다. .하지만 그걸 국가에서보장을 안해줘요. 모든 책임을 의사한테 미룸. .진짜 답없음"

아프리카에도 3천원들고 가서 진료할 수 있는 곳 없습니다.

아예 공짜가 아니라면 말이지요.

공짜로 의사 볼 수 있는 곳, 즉 사회주의 무상의료를 제공하는 거의 모든 나라는 Private 병원이 동시에 있으며, 어지간한 사람은 공짜 병원이 아니라 돈 내고 진료받는 병원으로 갑니다.

무상 의료 즉 국영의료에 대한 불신 때문인데, 공짜는 믿지 못하겠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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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탄올 사고




수 일전 인도 뭄바이에서 "가짜 술"을 마시고 9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곳에서는 2004년에도 같은 사고로 80명이 넘게 사망한 바 있다.

이 가짜 술은 실은 메탄올이 함유된 것을 의미하는데, 2013년 리비아에서도 같은 사고가 있었으며, 당시 40명 가까이 사망했다.


국내 언론에서는 "썩은 술"이라고 보도되었지만 후에 메탄올 함유 술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 같은 사고는 빈번히 일어나는데 2009년에는 발리섬에서 관광객 등 50 여명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으며, 지난 17일 보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도 70여명이 토속주를 마시고 사망했다.

왜 이런 사고가 계속 일어나는 걸까?

금주를 시행하는 이슬람 국가에서 몰래 밀주를 만들어 팔기 위한 경우도 있고, 싼값에 술을 만들어 유통하려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짜 술" 사고는 대부분 증류주를 만들 때 생기는데, 발효주를 만들 때도 곡류가 발효되면서 메탄올 발생 가능성이 있지만, 대개 극소량에 불과할 뿐이다.

증류주는 발효주를 끓여 더 높은 알콜 도수의 술을 만드는 건데, 막걸리를 끓여 소주를 만들거나 맥주를 증류해 위스키를 만들고, 포도주를 증류해 코냑을 만드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증류주를 만들 때에는, 비등점이 낮은 메탄올(B.P 64.7'C)이 먼저 생성되고, 그 다음 에탄올(B.P 78.37'C)이 생산되므로, 최초에 만들어지는 증류주는 모두 버려야 한다.

따라서, 증류주를 만들 때 어느 순간부터 나오는 술을 마셔도 괜찮은가 하는 건, 그 술을 만드는 방법을 잘 아는 사람의 경험에 따라 정해지곤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메탄올과 에탄올이 뒤섞인 술을 만들어 판매하고, 마시기 때문이 발생하는 사고라고 할 수 있다.

메탄올을 마시면 몸 안에서 formic acid (포름산)으로 바뀌는데, 이는 중추신경계에 독성이 있어서 실명하거나 의식을 상실하게 하고, 사망하게 한다.



보통 10cc만 마셔도 실명을 하며, 30cc 이상 마실 경우 사망의 가능성이 있고, 체중 당 1cc를 마시면 예외없이 사망한다고 한다.

메탄올 중독은 Fomepizole(포메피졸)로 치료하거나 이게 없으면 에탄올을 치료제로 쓸 수 있다.

메탄올은 ADH에 의해 포름알데하이드로 바뀌고, 이는 다시 ALDH에 의해 포름산으로 바뀌는데, 에탄올이나 포메피졸을 주면 경쟁적으로 대사가 이루어지므로, 메탄올이 포름산으로 바뀌기 전에 신장을 통해 배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술 중독을 술로 다스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1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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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이유는 뭘까 (1)



우리나라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빠른 시간에 광범위하게 확산된 원인 중 하나는 대형병원 응급실로 환자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들이 많다.

비단 메르스의 예를 들지 않아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대형병원 선호 사상은 지나치다고 할 수 있는데, 대형병원 선호가 나쁘다기보다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병원의 대표는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교 병원,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그리고, 서울성모병원 등 소위 말하는 5대 메이저 병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대형병원”이란 용어는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

1) 상급종합병원과 대형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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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료법은 의료기관을 의원과 병원으로 나누며, 병원은 다시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으로 나누고 있으며, 의료법은 또 ‘의원은 외래 환자를 중심으로, 병원은 입원 환자를 중심으로 진료하라.’고 명확하게 명기하고 있다.
(병원에는 요양병원과 전문병원도 있지만, 여기서는 일단 이 둘은 배제하기로 하자.)

의료법 어디에도 대형병원 혹은 ‘5대 메이저 병원’이라는 용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인식에는 상급종합병원이라고 다 같은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며, 상급종합병원 위에 대형병원 혹은 메이저 병원이라는 상위 개념이 있는 듯하다.

그런데 상급종합병원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이를 정하며, 왜 정하는 건지 생각해 보자.

상급종합병원은 보건복지부 고시 <상급종합병원 지정 및 평가규정>에 따라 정하게 되는데,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누어 입원 환자의 질병구성형태를 반영해 중증 환자를 많이 본 병원을 고르고, 의료인 수, 교육 기능 등을 점수화하여 매 3년마다 선발하고 있으며, 2015년 현재 43개 병원이 있다.

10개 권역 중 서울권에는 14개 상급종합병원, 경남권에 7개, 경기 서북부권, 경기 남부권, 경남권에 각각 4개, 충남권, 전남권에 각 3개, 전북권 2개, 강원 및 충북권에 각 1 개가 있다.

서울권에 압도적으로 많은데, 사실 2012년에 비해 3개 병원이 줄어든 것이며, 이는 ‘지역우선 배분’ 방법을 씀에 따라, 지역 병원보다 점수가 높은 서울 병원이 있었으나 탈락한 것이다.

또 2012년 경우 44개 병원을 선정했지만, 2015년 43개로 줄어든 것은 재선정 병원들의 병상 수가 늘어남에 따라 소요병상수를 초과할 수 있어 1개소를 줄인 것이다.

권역마다 필요한 상급종합병원의 수는 진료권역별 상급종합병원 소요 병상수 산정 방법에 따라 먼저 병상수를 정하고, 이에 맞추어 병원 수를 정하는데 이때 중요한 변수는 “상급종합병원의 기능분담률”이다. 이는 과거 종합병원 입원진료량 중 상급종합병원 입원진료량의 비율을 환자구성상태별로 구하여 산출하고 있으므로 권역별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수는 향후에도 거의 변동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상급종합병원은 의료법 상의 구분보다 국민건강보험법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데,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2조(요양급여의 절차)는 요양급여를 1단계 요양급여와 2단계 요양급여로 구분하며, 가입자 등이 요양급여를 받을 때, 즉 의료기관 (정확하게는 요양급여기관)을 이용할 때는 1단계 요양급여를 받은 후 2단계 요양급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중 2단계 요양급여는 상급종합병원에서 받는 요양급여를 말하며, 1단계 요양급여는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모든 의료기관(요양급여기관)을 말한다.

즉, 쉽게 말해서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려면,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료기관을 이용한 후 그 의료기관의 판단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응급환자, 분만 환자, 치과 환자, 재활치료 환자, 혈우병 등은 구분없이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으며, 상급종합병원의 가정의학과 역시 제한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상급종합병원 특히 대형병원의 응급실에 환자가 몰리는 이유 중 하나가 법이 정한 요양급여의 절차를 무시하고 진료 받을 수 있으며, 입원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1단계, 2단계가 우리나라 건강보험 체계의 유일한 의료전달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이 규칙대로 하면, 의원은 종합병원과 경쟁해야 한다. 왜냐면 의료기관 결정권은 전적으로 환자에게 있으며, 이를 규제하는 법이 없으므로 환자는 제한 없이 의원이나 종합병원을 이용할 수 있으며, 심지어 과거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었던 병원도 재지정되지 않았다면, 언제든지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요양급여의 절차 외에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병원비의 차이가 있다.

종합병원에서 굳이 상급종합병원이라는 별도 체계를 만든 이유는 이들 병원에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서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의료기관 종별 본인부담률>과 <의료기관 종별 가산률>이라는 개념의 이해가 필요한데, <의료기관 종별 본인부담률>이란 의원,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등의 4 단계 분류에 따라 진료비 중 본인이 부담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통상 총진료비 중 의원은 30%, 병원은 40%, 종합병원은 50%, 상급종합병원은 60%를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나머지는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다.

이렇게 차별을 둔 이유는 더 윗 단계의 진료를 받고자 하면, 환자가 더 많은 돈을 부담하라는 것이다.

이런 규정으로 환자가 윗 단계 의료기관으로 몰리는 것을 방지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꼭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면, 이른바 산정특례에 해당되어 본인 부담률을 낮게 책정하는 질환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 그 대표적인 것이 암질환이며 암질환의 본인부담율은 의료기관에 관계없이 5%에 불과하다.
(중증 화상도 5%이며 기타 희귀난치성 질환은 10%인데, 이에 속하는 질환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즉, 암 환자의 경우 전국 어느 병원을 가나 본인 부담은 5%에 불과하므로 지방도시에 거주하는 환자도 지방 병원으로 갈 이유가 없다. 이왕이면 더 큰 병원, 그 중에서도 5대 메이저 병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형 병원들은 이들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병상을 늘려가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 사이에 수도권 병상 수가 두 배로 늘어났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이렇게 늘어난 병상은 대형병원 순으로 차기 시작한다. 즉, 서울아산, 삼성서울병원 병상이 차고, 나머지 5대 메이저 병원 병상이 차면 그제서야 서울권 내 다른 상급종합병원, 서울 시내 종합병원 순으로 차고, 그 다음 경기권 순으로 차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KTX과 더 빨라진 교통 사정으로 전국이 일일 생활권이 되면서 지방의 환자들이 대거 서울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지리적 의료접근성이 좋아졌다는 이야기이다.

한편으로는 본인부담률이 더 이상 병원 접근성의 저해 요소가 아닌 이상, 높은 본인부담률은 각 병원의 캐시 플로우(cash flow)를 원활하게 하는 잇점이 될 수도 있다.

의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본인부담금 (30%)를 환자에게 받고 나머지 70%는 청구, 심사 과정을 거쳐 지급받게 되므로 진료 소득이 제 때 생기지 않게 되는데, 상급종합병원은 환자에게 60%를 받으므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본인부담률보다 더 중요한 건 종별 가산률이다.

종별 가산률이란 각 의료기관에서 행해지는 행위별 수가 (이를테면, 진료, 수술, 주사, 처치 등의 행위)에 가산을 하여 주는 건데, 이렇게 가산하는 이유는 각 의료기관 투자에 대한 보상책임이 명백하다.

이 종별가산률 비율은 의원이 15%, 병원은 20%, 종합병원은 25%, 상급종합병원은 30%이다.

즉, 같은 행위를 하더라도, 의원에서 하면 15%를 더 주고, 상급종합병원에서 할 경우에는 30%를 더 준다는 것이다.

이건 건강보험제도의 기본 원칙을 어기는 것이다.

건강보험제도는 모든 의료기관은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모든 의사는 같은 수준의 의료 행위를 한다는 가정 하에 설계되었다.

물론, 이같은 설계가 과연 합리적일까는 의문이지만, 아무튼 이 원칙과 정확하게 어긋나는 것이 바로, 의료기관 종별 가산률과 선택진료비라고 할 수 있다.

이게 왜 모순적인지는 다음의 예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내과 과장으로 일하던 A의사가 개원하며 의원을 차릴 경우, A가 아산병원에서 하는 행위 B에 대해서는 30%의 종별가산률과 선택진료비를 합쳐 지불해야 하지만, 그가 개원을 하게 되면 15%의 종별가산률만 적용받게 된다.

그가 하는 행위 자체에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이 더 많은 투자를 했으므로 이를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병원은 건물과 시설, 장비에 투자하는 것이지 의사의 행위에 투자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설과 장비에 대한 보상은 재료비나 혹은 다른 방식으로 보전할 수 있으며,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즉, 의료법이 병원으로 하여금 부대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것이 그러하다.

의원이 갖추지 못해 부대사업을 할 수 없는 주차장, 영안실, 식당, 편의점 등등을 병원을 하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이런 종별가산률은 명백히 법령에 의한 의료기관 종별 차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201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