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31, 2018

You can'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












이 문장은 "케익을 먹으면서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고 해석 되며, '둘 다 가질 수 없다' 혹은 '둘 다 좋을 수 없다'는 의미의 속담이다.

이 문장은 사실 'You can't eat your cake and (then still) have it too.' 가 정확하다. '먹어버린 케익을 가질 수 없다'를 뜻하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have를 먼저, eat 을 나중에 써서, 'You can't have your cake and eat it.' 을 관용적으로 더 많이 사용한다.

이 문장을 제대로 쓴 어떤 사람이 문장을 제대로 쓴 탓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재판에 넘겨져 무기 징역을 받은 일이 있다.

그 사람은 바로 Ted Kaczynski이며, Unabomber 로 더 잘 알려진 연쇄살인범이었다.

65년 16살의 나이로 하버드 대학에 입학한 수재였던 테드 커진스키는 하버드 졸업 후 미시간 대학에서 수학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그런 재능에도 불구하고, 1978년부터 1995년까지 17년동안 16번의 우편물 폭탄을 발송해 3명의 사망자와 2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그가 주로 폭탄을 발송한 곳은 대학과 항공사, 기업의 임원 들이었으며, 언론은 그를, 대학의 Un 와 항공사의 A, 폭탄의 bomber 를 합친 Unabomber 로 불렀다.

FBI는 78년부터 수사 본부를 차려놓고 테드 커진스키의 뒤를 추적 했으나 16년 넘게 공전하다 거리 경찰관 출신의 프로파일러를 기용해 마침내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

FBI 프로파일러는 테드 커진스키가 발송한 3만5천 단어 분량의 선언문 "산업사회와 미래(Industrial Society and Its Future)"를 분석해 그만의 언어적 특징을 찾아냈다.

그는 개개인의 글이나 언어에 마치 지문처럼 독특한 지문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를 법언어학(Forensic linguistics) 이라 하는데, 법언어학이란 용어가 처음 사용된 건 1968년이지만, 사실상 법언어학적 지문으로 영장을 받아 범인을 기소한 건 Unabomber 가 처음이라 할 수 있다.

FBI 프로파일러는 범인이 쓴 '산업사회와 미래'와 그가 다른 사람에게 발송한 편지에서 공통적으로 'You can't eat your cake and have it too.'라고 잘못 (사실은 제대로) 쓰여진 문장을 찾아 내 이를 smoking gun이 아니라 smoking proverb 로 들이밀어 영장을 받아 내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

이 사건을 다룬 8 부작 미니 시리즈가 Manhunt:Unabomber 로 제목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이 드라마를 보면, 당시 수색 영장을 발부한 판사는 태평양 전쟁 참전 경험을 떠 올리며 몰래 침투하려다 영어로 된 암구호를 제대로 발음 못해 사살된 일본군을 언급한다. 언어로 상대를 구분해 사살할 수 있다면, 언어적 특징을 이유로 혐의자를 압수수색하는 것도 합법적이라고 본 것이다.

반면, 테드 커진스키는 독수독과 이론을 들이밀며 자신은 무죄로 선고받아 교도소를 걸어나갈 것이라고 자신한다.

독수독과 이론(毒樹毒果理論, Fruit of the poisonous tree)이란, 형사 사건에서 불법적 (혹은 부당하게)으로 수집된 증거와 이로 인해 만들어진 다른 증거는 모두 증거 능력이 없다는 이론이다.

즉, 단지 언어적 특징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것은 미국 역사적 없었던 일이고, 따라서 이를 근거로 발부된 압수수색 영장이 위법하므로, 이를 통해 자신의 집에서 발견된 다른 증거 역시 증거 효력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때문에, 집에서 찾아 낸 폭탄 제조 원료, 부속품, 타자기 등등 모두 증거 가치를 소실하므로 FBI는 자신을 법정에 세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재판이 열리자, 판사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테드의 변호사들은 그를 망상형 조현병으로 몰아가려고 했으나, 정신병자 취급을 받느니 기꺼이 유죄를 받아들이겠다며 유죄를 인정한다.

이 드라마는 스토리 텔링, dialog, 촬영, 연출, 연기, 영상미 모두 매우 빼어난 수작이다.

특히 '우편물 폭탄 테러범이 있었고, FBI가 추적해 그를 잡아내 유죄를 받게했다' 는 단순한 플롯을 시간대별 교차 편집을 통해 지루하지 않고 새롭게 연출한 점이 인상적이다.

즉, 처음부터 범인을 드려내 누가 범인일까 하는 궁금증보다, 어떻게 잡아내고, 어떻게 유죄를 인정받을까 하는 궁금증이 훨씬 더 큰 드라마인 것이다.



2018년 12월 31일









Friday, December 28, 2018

北, 2020년 핵탄두 100개 보유할 듯



















2020년에 ‘북한은 핵탄두 100 개를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관련 기사>

“北, 핵무기 대량생산 단계…2020년 핵탄두 100개 보유할 듯”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28/2018122800985.html


조선일보 주장이 아니라, 미 의회 외교안보연구소 부소장의 주장이며 나름 근거 있는 주장일 것이다.

이런 주장이 나와도 시중에는 별 반응이 없다.


- 그러거나 말거나...
- 그렇다고, 북한이 핵을 쏠 것도 아니고...
- 어제 오늘 얘기도 아니고...

이런 심정인가 보다.

2020년이면 불과 1년 뒤이다.

만일, 진짜 북한이 핵탄두 100 개를 가진다면, 북핵 비핵화는 물 건너간 것으로 봐야 하고, 미국은 북한을 사실상(de facto) 핵 보유국으로 묵인해줘야 한다. 그럼, 북한은 국제 사회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얻게 된다.

만일 내년(2019년) 중 북핵 비핵화의 가시적 성과가 없을 경우, 미국은 반드시 일본에 핵 미사일 기지를 두게 될 것이다.

그래야, 일본의 자체 핵 개발 요구를 막을 수 있고, 일본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이 방어해 주는 나라이다. 맥아더 사령관 당시 만들어진 일본 헌법은 일본국은 앞으로 육해공군 등 그 어떤 군대도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 헌법은 지금까지 한 차례도 바뀐 적이 없다. 군대를 못 두게 한 대신 미국이 일본을 방어해 준다. 일본 입장에서는 개꿀. 한미상호방위조약보다 월등히 유리한 조건이다.)

이 경우,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과 북한에는 모두 핵무기가 있게 된다.

우리는?

우리는 북한과 일본 사이에 끼어 이도저도 못하며 차츰차츰 3류 국가로 전락할 것이다.

물론, 핵무기 없다고 3류 국가 되는 것도 아니고, 북한이 핵 보유국이 된다고 1류 국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북한은 꾸준히 핵을 살랑살랑 흔들며, 남한에 빨대를 꽂아 쪽쪽 빨아먹을 것이며, 남한의 위정자들은 지레 알아서 북에 조공을 상납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 덕에 금강산, 백두산 구경도 하고, 가족들과 마식령 스키장에서 스키도 타겠지.

그러나, 핵을 머리에 얹고 있는 남한에 투자할 외국 기업은 없으며, 국내 기업도 가능한 빨리 해외로 튀려고 할 것이고, 나갈 능력이 있는 사람은 안전과 자유를 찾아 나가려고 발버둥 칠 것이다.

물론 그 능력자들은 대개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반도체, 석유화학, 핵 발전 등 전문가들일 뿐이다.

결국 산업은 쇠퇴하고, 소비는 위축되고, 경제는 개판될 것이며, 표현과 언론의 자유는 핍박 받고 국민의 행동은 규제될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아쉽거나 안타깝지 않다.

스스로 판 구덩이 속에 기어들어고 있는데 뭘.

亡할 거면, 빨리 亡해라.



2018년 12월 28일






Thursday, December 27, 2018

GLP-1 receptor agonist 작용 기전과 효과





















1. 식사 중 췌장에 반응해 인슐린 분비량을 늘리고, 분비를 촉진함. 혈당이 정상 수치에 가까와지면 인슐린 분비량을 감소시켜 저혈당이 생기지 않게 함.

2. 췌장에서 글루카곤의 분비를 억제시켜 간에서 포도당 생산을 억제시킴.


3. 위에 음식이 체류하는 시간을 늘려 식사를 통해 흡수되는 포도당이 혈당을 올리는 속도를 감소시킴.

4. 식욕을 감소시키고, 시상하부 수용체를 자극제 포만감을 촉진시킴.

5. 서서히 체중을 감소시킴. 특히 이 약물을 사용하는 초기에, 과체중인 경우 효과가 큼.

6. 간 지방 함량을 감소시킴.




2018년 12월 27일



Wednesday, December 26, 2018

미군의 시리아 철군의 결과













1. 시리아 알 아사드 대통령은 축출되지 않으며, 권력을 유지하게 될 것.

2. 쿠르드 족이 알 카에다 처럼 미국을 향해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은 매우 낮음.

3. 터키는 미국으로부터 회초리를 맞게 될 것.



1. 시리아 알 아사드 대통령은 축출되지 않으며, 권력을 유지하게 될 것.


- 사실 지난 해 초만해도 틸러슨 국무장관,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대사 등은 알 아사드 대통령을 제거해야 한다고 대내외로 주장하고 다녔음.
- 즉 당시 백악관의 입장은 알 아사드를 제거하여 시리아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었음.
- 그러나 최근 백악관은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임.
- 알 아사드의 제거를 강력히 원하는 건 카타르와 그와 연계된 미국내 기업과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음.
-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과 연결되지 않으므로 무리수를 두며 카타르를 위해 알 아사드를 제거할 이유가 없음.
- 시리아는 러시아의 동맹국이며,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푸틴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음.
- 만일, 미국 등 연합군이 알 아사드를 축출하려면 러시아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 아사드를 제거할 경우, 시리아에는 권력의 공백이 생기고 그 공백은 결국 IS 등 반군이 차지하게 될 것이며, 시리아에는 헬 게이트가 열리게 됨.
- 왜냐면, 미국은 점령할 뿐, 통치하지 않기 때문. 입만 살아있는 프랑스도 마찬가지.
- 게다가 미러간 알 아사드에 대한 합의없이 미국이 그냥 철수할 리 없음.
- 즉, 알 아사드를 살려주고 미군을 빼기로 하고 모종의 댓가를 받기로 러시아와 합의가 있었다고 보임.




2. 쿠르드 족이 알 카에다 처럼 미국을 향해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은 매우 낮음.


- 쿠르드 족은 주로 터키, 이란, 이라크, 시리아에 넓게 퍼져 살고 있으며 그 수는 3~4천만명에 이름.
- 이들은 그들 만의 독립국가를 가지고 싶어하나, 문제는 쿠르드 족 내부에서의 반목과 갈등이 심해 쿠르드 족 전체를 아우를 인물이나 조직이 없다는 것.
- 결국 통일된 의견을 만들어 낼 수 없으며 이 점이 독립의 가장 큰 걸림돌임 (독립시켜줘도 문제가 생길 듯)
- 쿠르드 족이 이용 당한 후 팽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님. 대표적인 예가 영국을 도와 오스만 제국 붕괴에 공헌을 했으나 팽 당한 바 있으며, 그 외에도 여러차례 이용당했으나 그 보복으로 서방에 테러를 가한 바 없음.
- 만일 터키가 쿠르드 족을 탄압하거나 학살할 경우, 터키를 상대로 한 테러, 시위 발생 가능성은 커 보임.
- 쿠르드 족은 친서방이며 앞으로도 미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므로, 알 카에다 같은 또라이 짓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임.




3. 터키는 미국으로부터 회초리를 맞게 될 것.


- 미군 철군 전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과 전화 통화를 통해 ‘IS 등 시리아 반군을 격퇴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보도된 바 있음. 이 때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 족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을 리 없음.
- 즉, 쿠르드 족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을 것으로 보임.
-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끝에 군사작전을 연기한다"라고 발표했지만, 이틀 만에 말을 뒤집고 쿠르드 족을 때리기 위한 군사 작전에 돌입했음.
- 트럼프 대통령이 열 받을까 안 받을까.
- 수 개월 전 터키는 ‘쿠르드 족을 지원했다’는 이유를 들어 미국인 목사에게 3년 형을 선고하고 구금한 바 있음.
- 이에 격분한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터키에게 무역 보복, 관세 보복을 가해 터키 리라화가 폭락하고 최소 GDP 1천억불 이상 손실을 보는 등 터키 경제가 엉망진창이 됨.
- 결국 목사를 석방함.
- 에르도안 대통령은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바꾼 후 장기 독재 집권을 꿈꾸고 있음.
- 터키는 친미 국가였으며,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미국은 지리적 잇점을 이유로 터키에 미 공군기지와 핵무기를 보관해 왔음.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친러로 갈아타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중.
- 2016년 미국이 시리아에 있는 IS와 전투를 하던 당시, 터키는 미공군이 사용중인 Incirlik Air Base의 전기를 끊고, 기지를 러시아에게도 개방하겠다고 발표해 버린 일이 있음. 막상 러시아는 기지 시설이 자국 항공기와 맞지 않는다며 어이없다는 입장.
- 당시 Incirlik Air Base에는 B61 핵폭탄 50발이 보관되어 있었으며, 미군은 부랴부랴 루마니아로 옮긴 일이 있음. 물론 에르도안 대통령 시절의 일.
- 미국은 당분간 지켜보다가 도를 넘는다고 생각하면 매를 들 것이 분명함.

그냥 뇌피셜임.


2018년 12월 26일


<추가>

2019년 1월 9일




-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미군을 ‘가능한 빨리’ 철수 시키기 원한다며, 지난 12월 23일 시리아 철군 행정 명령을 내림 (이 당시 30일 내에서 철군하라고 명령했다는 루머가 있었음)

- 행정 명령 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대통령과 통화를 통해 미국이 철군할 경우, 터키가 시리아에서 IS를 소탕할 수 있는지 물어 보았으며, 쿠르드에 손대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전해지고 있음.

- 그러나,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등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철군 결정에 반발

- 매티스 국방장관 역시 이에 반발해 사직함. ‘강력한 동맹이 미국의 힘의 근원이다...’

- 터키는 철군 발표 즉시 쿠르트 족을 토벌하기 위해 대규모 군사 작전에 돌입

- 국내외 반발이 거세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4개월 걸쳐 철군한다는 건 루머’라며, ‘철군은 일정 기간 동안 천천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히며, 미국은 쿠르드 족을 보호하기 원한다고 발언.

- 볼튼 국가안전보좌관은 더 나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 싸운 쿠르드 족을 보호하는 것이 철군 조건’이라며 쿠르드 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7일 터키를 방문했고, 8일 터키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었음.

- 그러나 터키 대통령은 볼튼과의 면담을 거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바람 맞음.

- 터키는 최근 거의 독재국가처럼 바뀌어 가는 중. 그 마당에 자기 무덤을 파고 있음.




Friday, December 21, 2018

트럼프 대통령은 왜 시리아 철군을 서두를까?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아침 트윗을 통해 내년 2월말 매티스 국방장관을 경질(사실상 사퇴)할 것이라고 알렸다.

매티스 장관의 사퇴 이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지만, 조야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의견 충돌 등 갈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 중에는 시리아 미군 철군에 대한 의견 충돌도 있다.


지난 19일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리아 주둔 미군이 철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부터 시리아 미군을 빠른 시간 안에 철수시켜야 한다고 수 차례 밝힌 바 있으며, 이에 대해 프랑스 등 유럽국가, 미 공화당 심지어 매티스 국방장관도 공개적으로 철수를 반대해 왔다.

철군 반대파들의 주장은 시리아 사태가 완전히 종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철수할 경우, 과거 이라크에서 서둘러 철수한 후 권력 공백이 야기되고, 그 공백을 IS 등 반군 세력이 차지하며 상황이 악화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리도 급하게, 심지어 국방장관을 경질하면서까지 시리아에서 서둘러 손을 떼려는 걸까?

섣부른 예단이지만, 이들을 철수시켜 휴식을 취하게 한 후 전혀 다른 곳에 재배치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할 수 있다.

현재 아라비아 해에는 항모 Stennis (USS John C. Stennis (CVN 74)) 와 Essex 상륙준비단 (Essex ARG. Amphibious Ready Group)이 배치되어 있다. Essex ARG의 규모는 5천명 선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해병으로 이루어진 원정군이다.

중동 지역에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이 통솔하는 지상군 기지와 공군기지, 미 제 5함대(U.S. 5th Fleet)도 있다.

현재, 이들의 주 작전 지역은 시리아와 아프간이다.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는 이중 시리아에 파병되어 전투를 치룬 병력을 빼내겠다는 것이다. 여전히 아프간과 이란 등을 견제하기 위한 중부사령부와 소속 부대는 유지할 것이다.

USNI에 따르면 현재 항모 Stennis 는 대 아프간 작전만 전개하는 것으로 보인다.

- * -

한편, 미 외교협회(CRF)는 2019년도 예방우선순위조사에서 북한이 내년 최대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의 의미에 대해 외교협회 한 선임연구원은 '2018년에도 북한이 가장 큰 위협이었는데, 미북 정상회담 등 긴장 완화 시도가 이루어졌으나 2019년 또 다시 가장 큰 위협으로 전망하는 건, 그간의 평화 제스처와 미북 대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외교협회는 미국내 정재계 유명 인사들이 회원으로 참가하는 유력 단체이며, 실제 미국의 외교 정책에 큰 영향력을 갖는 단체이다.

외교협회는 90년대부터 한반도 특별대책반을 가동해 왔으며, 북핵 문제, 한미 관계에 대해 많은 보고서를 내왔으며, 외교협회의 대북 입장은 “북한의 괴멸을 통한 위협 요소의 제거”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리처드 하스 외교협회 회장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북한의 위협을 끝장낼 때"라는 기고를 통해 '과거 한국 정부는 통일에 대해 미지근한 태도를 취했으나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에 대한 열망을 수 차례 드러냈고, 북한의 위협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므로 북한 존재를 끝장내고 한반도를 통일하는 것이 위협을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 * -

만일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시리아에서 전투 경험이 있는 원정군을 빼내 재배치할 계획이라면, 그 곳은 일본 혹은 서태평양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게 무엇을 의미할까?

만일 이 추측이 맞다면, 매티스 국방장관이 시리아 철군을 극구 반대한 이유는 과연 시리아 권력 공백 사태 때문이었을까?



2018년 12월 21일






위도와 노트(knot) 의 의미













자전거 속도계는 자전거 스포크에 자석을 고정하고, 포크에 자기 센서를 부착해, 바퀴가 회전할 때 자석이 같이 회전하면서 자기 센서를 스쳐 지나갈 때 자기 센서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 수를 계산해 측정한다.









자동차 속도계도 비슷한 원리이다.


비행기는 바퀴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므로 다른 방식으로 속도를 측정한다.

비행기 옆에는 Pitot tube라는 관의 일부가 튀어나와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걸로 속도를 측정한다. 원리는 간단하다.









피토 관은 비행기의 정면을 향해 열려있는데, 이리로 들어오는 공기의 압력을 잰다. 비행 중에는 대기압과 비행 중 밀려들어오는 공기압이 모두 측정된다. 이 압력에서 대기압을 빼면 밀려들어오는 공기압을 알 수 있다.

이 압력은 속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dynamic pressure이다. 이 압력 변화를 이용해 속도를 잰다.

물론, 이건 모두 과거의 방식이다.

지금은 GPS를 이용해 속도를 잰다. 자전거, 자동차도 GSP를 이용해 속도를 잴 수 있다. 물론 부가장비가 필요하다.

배의 경우는 어떨까?

과거에는 48 피트 (14.6미터) 마다 매듭을 지은 밧줄 끝에 부이나 나무토막을 매달아 밧줄이 바다에 떠 있을 수 있게 한 후, 28초를 잴 수 있는 모래시계를 이용했다.

나무토막을 바다에 던지고, 모래시계의 모래가 다 쏟아질 때까지 밧줄을 풀고, 매듭의 갯수를 계산해 배의 속도를 쟀다.










28초 동안 풀린 노트의 수가 바로 이 배의 노트(nm) 속도이다. 이런 식의 측정 방법은 꽤나 정확해서 오차 범위는 1.5% 미만이다.

이렇게 매듭, 즉, 노트(knot)를 이용해 속도를 재서 지금도 배의 속도 단위는 노트이다.

현재 1 노트의 속도는 한 시간동안 1 해리를 가는 속도이다.

그럼 해리(nm, nautical mile)은 얼마나 되는 거리일까?

우선, 위도(latitude)와 경도(longitude)의 개념을 이해하자.

지구를 원이라고 간주할 때(지구는 사실 정확한 원이 아니다. 감자와 비슷하다), 지구의 중심축을 기준으로 남극에서 북극을 거쳐 다시 남극까지 360도로 분할할 수 있다. 이걸 위도(latitude)라고 한다. 즉, 적도를 중심으로 북극점까지 90도, 남극점까지 90도, 도합 180도의 위도를 갖는다.

또, 남북극을 잇는 선을 360도로 회전하며 분할할 수 있다. 이를 경도(longitude)라고 한다. 경도 0도의 기준점은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이다.

즉, 북극에서 남극으로 이어지는 선 중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가는 가상의 선을 prime meridian 이라고 하고, 이를 경도 0도라고 부른다. 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동쪽으로 지나가는 경선을 동경이라고 하고, 서쪽을 서경이라고 한다.









지도를 펼쳐 유라시아 대륙을 보면, 그리니치 천문대는 서쪽 끝이고, 우리나라는 동쪽 끝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일본을 극동 아시아라고 하고, 필리핀, 베트남, 대만 등을 동남 아시아라 하며, 이들과 중국 등을 포함해 동양(eastern)이라고 부르며, 자신을 서양(western)이라고 부른다. 또, 유라시아 대륙의 중앙에 위치한 사막 국가들을 중동(middle east)라고 부른다.

위도의 간격은 일정한 반면, 경도의 간격은 위도에 따라 달라진다.

적도에서의 경도의 간격은 위도와 같지만, 극지방으로 갈수록 즉, 위도가 높아질수록 경도 간격은 좁아지게 된다.

그럼, 위도 1도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지구의 반지름은 6,400 km 이므로 둘레의 거리는 2 * π * 6,400 km 이다. 즉, 40,192 km 가량이다.

이걸 360도로 나누었으므로, 1도의 거리는 111.64 km 라는 걸 알 수 있다.

1 해리는 1/60 도 이므로, 1,860 미터에 해당한다.

1노트는 한 시간에 1 해리를 가는 속도(nm/hr)이므로, 1,860 미터를 가는 속도가 1 노트이다.

그럼,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의 속도는 얼마나 될까?

배는 기본적으로 물의 저항을 이겨내며 가야하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지 않다.

또, 경제성을 고려해 일부러 속도를 내지 않는다.

바람을 동력으로 하는 요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배들이 석유 등 연료를 사용하는데, 속도가 빠를수록 저항은 커지고, 연료소비량은 속력의 세제곱에 비례하여 늘어나기 때문에, 속도를 두배 내면, 연료 소비량은 두배 느는 것이 아니라 8배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통상,

풍력을 이용하는 요트는 5~10 노트 (시속 10~18 km)
탱커와 같은 원유운반선의 속도는 15 노트 내외 (시속 25 km)
LNG 선은 20 노트 내외 (시속 37 km)
컨테이너 선 등은 25 노트 내외 (시속 45 km) 로 느린 편이다.

다만, 물 위로 떠가는 위그선(WIG. Wing in Ground Effect Ship)은 100~300 노트 (시속 180~560 km) 로 매우 빠르지만, 아직 실용화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노트의 단위는 해도를 펼쳐 놓고 자신의 위치에서 목적하는 위치로 가는 시간을 계산할 때 편하다.

만일 자신의 배가 5 노트로 항해하고 있고, 이동해야 할 거리가 위도 2도 거리에 있다면, 위도 2도는 120분이며, 5노트는 시간당 5분의 거리를 가는 속도이므로,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은 120/5 = 24 시간 즉, 꼬박 하루를 가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요즘은 거의 모든 배에 GPS와 전자 차트가 설치되어 있어 굳이 이런 식으로 계산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다.



2018년 12월 21일





Tuesday, December 18, 2018

스크루플레이션 (Screwflation)










2019년도 국가 예산 규모는 470조5000억원이다. 올해 본 예산 428조8000억원보다 41조7000억원(9.7%) 증가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의 61%인 287조원을 6월 전에 풀렸다고 발표했다. 이 금액은 2009년 전체 예산 284.5 조원보다 많다. 10년 전 1년 예산을 반기에 풀겠다는 것이다.

이유는 뻔하다. 돈을 풀어 경기를 끌어 올리려는 계획인 것이다.

과연 그렇게 될까?

유동자금이 넘쳐나 물가는 치솟는데 경기는 불황인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으로 갈 수도 있다.

혹은 물가는 오르는데 소득은 꿈쩍않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스크루플레이션(Screwflation)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물가는 오르는데, 스크루 조이듯 지출을 줄이는 악몽을 겪어야 한다.

그래도 행복하겠지. ㅁㅈㅇ 보유국이니까.

Monday, December 17, 2018

제궤의혈(堤潰蟻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첫 방아쇠는 조선일보가 당겼다.

조선일보는 2016년 7월 27일 단독기사로 K 스포츠 재단, 미르 재단 설립에 청와대가 관련되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이 기사를 접했을 때, ‘청와대 비서진들이 박대통령 퇴임 후 스스로의 생활 방편을 만들기 위해 이런 재단을 만들었나?’ 하는 생각이 얼핏 스쳐가며, 동시에 ‘바보들! 이 스포츠 재단으로 큰일이 생기겠구나.’ 하는 막연한 예감이 들었었다.

물론 그 큰일이 대통령 탄핵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상상하지 못했다. 감이 형편없이 떨어진거지.

언론들이 본격적으로 이 두 재단과 청와대 비선을 억지로 연결짓는 기사들을 쏟아내기 시작한 건 9월부터이다.

조선일보가 박근혜 정권을 향해 포문을 연 이유는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한 건 아니었을 것이다. 당시 둘의 관계는 매우 좋지 않았고, 어쩌면 조선일보는 빨리 정권이 바뀌길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김진태 의원은 8월 29일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한 비리 건으로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의 실명을 거론하며 조준 사격했다. 이 날 송 주필은 사직했고 후에 재판에 넘겨졌다.

김진태 의원은 누군가로부터 첩보를 제공받았을 것이다.

이걸 청와대의 반격이라고 하기에도 창피하지만, 청와대-최대 보수 언론은 불과 6개월 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고 이러고들 있었다.

그 결과, 현직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2년째 옥살이를 하고 있고, 나라는 망해 가고 있다.

지난 얘기말고, 앞으로 얘기를 해 보자.

겨우(?) 천만원 받은 거고, 그마저도 이미 돌려준,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트집잡고 시끄럽게구니, 미꾸라지라는 표현이 과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깟 6급 쯤이야.

여전히 국민의 절반이 지지하고, 목숨을 나눈 동지들이 성벽을 곤고히 지키고 있으니 별 탈 없을 거라 생각할 수도 있다.

사실 요즘 이런 별것 아닌 시답지 않은 사건들이 자꾸 생긴다고 짜증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별것 아닐까?

전경련이 자발적으로 모금해 만든 재단이 정권을 무너트릴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별것 아닌 재단인데...

뚝은 늘 작은 구멍으로 무너진다.

그걸 제궤의혈(堤潰蟻穴)이라고 한다.

어디선가 바늘 구멍을 뚫는 소리가 들린다.

또 조선일보인가?




2018년 12월 17일






Friday, December 14, 2018

‘One China’를 흔드는 미국














1972년 미중 수교 당시 중국이 미국에 요구한 것 중 핵심 사항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하나의 중국(One China)을 인정해달라’
다른 하나는, ‘미국과 중국은 패권주의를 반대하며, 패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이 내용은 미중 수교 수립 성명서인 상하이 코뮈니케에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76년 대만과 수교를 중단했다.

여담인데, 중국이 한반도에 대해 요구하고, 미국이 합의해 준 것도 있다.

합의사항은 북한이 제안한 “남북연방제 수립을 위한 대남 제안 8 개항”을 미국과 중국이 강력히 지지한다는 것이었다.

대남 제안 8개항은 다음과 같다.

1) 미군철수
2) 10만 이하로의 감군
3) 한미상호방위조약 등 민족의 이익에 배치되는 조약의 폐기
4) 남북총선거
5) 각 정당·사회단체의 활동 보장
6) 과도적 조치로서 남북연방제의 실시
7) 광범위한 교류의 실시
8 ) 이상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정치협상회의 개최.

한 마디로, 닉슨과 키신저는 중공과 수교를 위해 한반도 공산화에 동의해 준 것이다.

물론, 중국이 원하는대로 한반도 공산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미국에 배신감을 느낀 박정희 대통령은 계엄령을 내리고, 국회를 해산하고 유신 헌법을 만들었다. 또 자주 국방을 위해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유신헌법은 박정희 대통령의 영구 집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변화된 국제 정세에 맞춰 생존하기 위한 대책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유신헌법이 종신 대통령을 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박정희 대통령을 비난한다. 이럴 때 얼척이 없다고 한다.

아무튼, “하나의 중국”은 미국이 중공에 대해 수교의 댓가로 약속해 준 것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중국은 이 ‘하나의 중국’ 정책에 어긋나는 국제 관계에 대해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

왜냐면, 지금 중국은 56개가 넘는 민족이 공감대없이 오로지 일당 독재 공산주의 이념 아래 느슨하게 묶여있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일로 요동치면 이 느슨한 관계가 깨지고 독립하겠다고 나설 민족이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지구 최강 국가 미국이 소수 민족들의 독립을 부추기면 소련 연방이 무너지듯 독립의 물결이 아시아 대륙에 출렁이며 중국이 해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One China 전략을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동을 한 바 있었다. 바로 당선 직후 대만 총독과 직접 통화를 한 것이 그것이다.

또, 16년만에 대만과 방위산업 교류를 재개해 미국은 대만에 14억 달러 무기 판매를 승인했고, 미 상원은 40년만에 미 해군의 함정이 대만 항에 정박하는 것을 승인하기도 했다.

대만도 예민하지만, 티벳은 더 예민한 곳이다.

티벳은 중국의 한족과는 언어도 문자도 뿌리도 다르며, 1950년에 들어서 강제로 합병된 후 지금까지도 독립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즉, 중국 소수민족 중 가장 독립의지가 강한 곳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국인들의 정서는 다르다. 그들은 티벳은 엄연히 중국의 땅이라고 생각할 뿐 아니라, 티벳 문제에 대해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

만일 티벳이 독립한다고 나서면 곧 신장 위구르 족도 독립을 선언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미국 의회가 티벳을 개방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해야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One China 는 중국 공산당의 마지막 보루이다.

미국은 그걸 건드리고 있다. 왜일까?


2018년 12월 14일




<관련 기사>





Hysteria











응급실에 손발이 저리다며 숨을 헐떡거리며 실려오는 경우가 있다.

요즘은 상당 수가 119 통해 요란하게 들어온다.


대부분은 과호흡에 의한 호흡성알카리혈증 때문인데, 이로 인해 고칼륨혈증이 생기는 등 전해질 수치가 변하면서 손발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혈중 칼륨 수치가 극단적으로 증가하면 부정맥, 심정지 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과호흡 환자가 심정지에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아무리 요란을 떨며 들어와도 응급 상황은 아니며 의료진 누구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환자들의 과호흡은 대부분 과도한 스트레스, 정서적 충격 때문에 생긴다.

충격을 받고 드러내는 조절되지 않는 과도한 감정적 반응을 과거에는 ‘히스테리(hysteria)’라는 병명으로 부르기도 했다. 히스테리는 자궁을 의미하는 hystero- 에서 유래된 말이며, 이 병명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사실, 히스테리는 신경증(neurosis)에 속하는 질환 중 하나였다. 불안 장애, 공황 장애 등이 신경증에 속하는 질환인데, 신경증은 사실 정신병(psychosis)이 아니다.

현재 정신건강의학과가 과거에는 신경정신과라는 명칭을 쓰고, 신경증 환자와 정신병 환자를 같이 진료했기 때문에, 두 질환이 같은 것이라고 흔히 착각되었지만, 크게 차이가 있다.

보통, 신경증 환자는 본인이 괴로워 병원을 찾고, 정신병 환자는 주변 사람이 괴로워 병원에 데려간다고 한다.

아무튼 과호흡을 유발하는 신경증 환자의 경우, 2차 획득(Secondary gain)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과호흡은 자신의 의지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무의식적으로는 자신이 과호흡할 수 밖에 없는 공포감, 불안, 불만, 괴로움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 한다.

다시 말해, ‘내가 이만큼이나 불만이야’, 혹은 ‘이렇게나 괴로워’라고 보여주고 싶은 무의식의 불안(anxiety)이 과호흡으로 표출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 여기서 불안(anxiety)은 무의식 속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정신역동(psychodynamic) 증상을 말한다.

왜 이렇게 생각하냐면, 이런 환자들은 불안(불만, 괴로움, 공포 등)을 야기한 상대가 주변에 있으면 과호흡의 증상을 멈추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괴로움을 계속 보여 주고 싶어한다. 심지어 의사, 간호사가 말을 걸거나 관심을 가져줘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불안을 야기한 상대(대개는 보호자로 따라온다)를 외부로 격리하고 의료진도 철저히 무관심을 보이면 오히려 증상에서 빨리 회복한다.

즉, 상대의 관심 (내가 이렇게나 괴롭다구!)을 얻어내는 것이 이 환자들의 2차 획득의 목표인 것이다.

(“그런 걸 알면, 관심을 줘야하는 거 아니냐. 알면서 무관심하다니, 잔인한 것들...” 이라고 욕할지 모르지만, 병원은 공감해주는 것보다 치료가 우선인 곳이다. 이 경우 증상을 나타냈을 때 관심은 치료를 방해한다.)

물론, 이 분들은 환자들, 즉 아픈 분들이다.

스스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내재된 불안을 해소하지 못해 신경증을 앓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를 요한다.

그러나, “다른 이유”로 관심을 받고자 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이들을 관종 즉, ‘관심 종자’라는 천박한 말로 부른다.

”다른 이유”의 종류는 많은데, 그 중 하나는 돈이다. 즉, 관심을 소득으로 연결하려는 사람들이다.

관심을 받는 것, 즉 주목받고자 하는 건 어찌보면 인간의 본성처럼 누구에게나 조금씩은 있을 것이다. 그러니 주목받고자 하는 것만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관심받는 목적이 자신의 소득 때문이고, 주목받기 위해 타인을 비난하거나 명예를 훼손하거나 거짓을 말하거나 했다면 이건 비난받아야 하며, 나아가 법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

한 마디로 돈 벌어보려고 남을 팔아먹는 짓이기 때문이다.

황이 백종원을 자꾸 거론하는 이유가 뭘까.


<관련 기사>


누가 봐도 노이즈 마케팅을 해서 조횟수 좀 올려보려는건대, 사람들이 그걸 모를 거라고 생각하면 너무 무시하는 거다.

한편으론 측은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그렇게 벌어먹고 살기 어려운가?

나라도 가서 좋아요 눌러줘야 하나?



2018년 12월 14일




Thursday, December 13, 2018

틸러슨 前 장관의 발언으로 유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전략














틸러슨 전 국무장관의 발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관련 기사


1.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를 끝내고 '최대 압박'에 나섰다.
2. '최대 압박'의 목표는 북한과의 대화였다.
3. '최대 압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는 필수적이었다.
4. 중국을 설득해 '최대 압박'에 이를 수 있었다. (그건 '내 공로')
5. 그 결과 미북 대화가 시작되었다.
6. 그러나, 본인은 비핵화에 상당 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7. 지금 '최대 압박'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어, '최대 압박'의 동력이 상실되고 있다.



틸러슨 전 장관이 경질된 건, 미북 대화가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틸러슨은 엑슨 모빌 회장으로 재직 중 미 국무장관으로 발탁되었다. 알려지다시피 친러 인사로 분류된다.

어떤 시각으로 보면, '중국 설득' 이라는 미션을 주기 위해 국무장관으로 기용했다가 미션이 완료되자 경질했다고 할 수도 있고,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대북 정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견해가 갈렸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틸러슨 전 장관 경질 이후 달라진 건,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통상 전쟁을 벌였다는 것이다.

틸러슨의 생각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의 차이는 여기에 있다.

틸러슨의 생각은 중국을 '설득'해 최대 압박을 위한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고, 대화를 통한 비핵화에는 4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중국을 설득한다는 건, 미국이 중국에 부탁하고 중국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반대였다.

중국에게 낮은 자세로 부탁하는 대신,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들고 나와 무역 전쟁을 벌여 중국을 굴복시켰다.

또, 미북 대화는 한 차례에 그쳤고,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지만) 북한이 몸이 달게하고, 오히려 미국은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며, 시간을 끌었다.

대화를 통해 비핵화하려면, 톱 다운(Top down)이건, 버텀 업(Buttom up)이건 자꾸 만나야 하는데, 미북간 대화는 더 이상 없다.

즉, 최대 압박의 동력이 떨어진 게 아니라, 미국 대화의 동력이 상실된 것이다.

틸러슨은 최대 압박의 효과가 없으므로 동력이 상실되었다고 주장하지만, 과연 그럴까?

최대 압박은 석유, 식량 등의 지원을 끊어 북한을 고사시키기 위한 것이다. 물론 어둠의 경로를 통해 어느 정도 수혈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북한이 말라죽어가고 있는 건 분명할 것이다.

다만, 밖으로 '악!' 소리를 내고 있지 않을 뿐이다. (한 두달 전만 해도 제재를 완화해 달라고 졸라대며, 빨리 만나자고 한 건 북한이었다. 지금은 약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틸러슨 전 장관의 발언으로 틸러슨 장관이 왜 경질되었는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무엇인지 옅볼 수 있다.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애걸하거나, 시간을 오래 끌 생각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시간을 끌 생각이 없다'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2018년 12월 31일







Friday, December 7, 2018

당신이 모르는 영리병원(?)











영리병원, 의료영리화, 의료상업화 등등 희한한 용어를 남발하는데, 용어로 사고를 지배하려는 전형적 좌파식 선동 방식이라 생각한다.

공공의료의 개념도 그렇다. 건강보험 영역내의 의료기관 중 개인이 투자해 만들어진 의료기관은 공공의료에 속할까 아닐까?

머리를 비우고 차근차근 생각해보자.


1. Public or Private medical sector


일단, 공공의료과 공공의료기관은 다른 용어이다.

의료의 영역(sector)은 민간의료 영역(Private medical sector)와 공공의료 영역(Public medical sector)로 나뉜다.

이를 나누는 근거는 지불자(payer)가 누구냐 혹은 지불되는 돈의 성격이 무엇이냐라고 할 수 있다.

국가가 지불자이고 세금과 같은 공공 재원으로 지불되면 이에 해당하는 의료서비스 영역은 "공공의료 영역"이 된다.

따라서, 영국의 NHS, 우리나라의 건강보험과 같은 사회보험은 모두 공공의료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국가가 저소득층을 대신해 세금으로 의료비를 지불하는 의료급여 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만일 지불자가 개인 즉, 환자나 보호자이거나 혹은 이들이 가입한 민간의료보험사이면 "민간의료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의료기관의 80% 이상이 비영리 병원이지만, 이들은 대부분 Private medical sector를 커버하며 막대한 의료비를 물리고 민간보험사로부터 지불받는다.

이 각각의 영역(sector)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공급자는 국가나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개설한 의료기관 즉, 공공 의료기관일 수도 있고, 민간이 자본을 투자해 만든 민간 병원일수도 있다.

예를 들어, NHS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 캐나다 등의 병원도 민간 보험을 들고 오는 환자에게는 민간의료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렇다고 서비스의 품질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MRI 등 검사를 좀 빨리 해 주거나 수술을 빨리 해 주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영국 국민들은 더 빠른 서비스를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민간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한 병원은 민간의료보험의 적용을 받는 환자와 메디케이드나 메디케어 대상자를 동시에 진료할 수 있는데, 이 때 전자의 경우는 민간의료 영역이 되고, 후자는 공공의료 영역이 된다. 즉, 한 medical provider 가 public medical sector와 private medical sector를 모두 커버하는 것이다.

공공의료 영역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민간의료기관 혹은 공공의료기관이 될 수 있지만, 민간의료 영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주로 민간의료기관이며, 국가에 따라서는 공공의료기관도 제공하고 있다.

이제까지 국내 의료의 영역(sector)에서 민간의료 영역이라고 할 수 있었던 건, 미용성형 등을 제공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전부이며, 사실상 질환의 영역에서 Private medical sector는 없었다고 할 수 있다.




2. Profit or Non-profit hospital


민간의료기관이 상법상 법인(Profit)이냐 아니면 비영리법인(Non-profit)이냐 하는 건 사실 중요한 건 아니다.

둘의 차이는 투자를 받을 수 있느냐, 즉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이다.

비영리 의료법인이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이익을 남겨야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할 수 있고, 진료 환경을 개선하고, 병상도 늘릴 수 있다. 다만, 개설자가 이익을 챙겨가지 못할 뿐이다.

그러니, 영리병원, 의료영리화, 의료상업화 따위는 말 장난에 불과하다.

정부는 상법상 법인을 이른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이라고 부르는데,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이 허용될 경우를 가정해 보자. 만일, 이 법인이 개설하는 의료기관도 마찬가지로 건강보험 체계 내의 요양기관이 되고, 심평원의 감독을 받을 경우, 비영리 의료법인의 병원과 다를 것은 없다.

다만, 현재 비영리 의료법인들처럼 투자를 못받아 차입 경영하지 않아도 된다는 잇점이 있을 뿐이다.

10여년전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 허용 논란이 있었을 때, 많은 병원들이 희망을 가졌다가 낙심한 일이 있는데, 설령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이 허용된다고 해도, 기존의 비영리법인은 상법상 법인으로 전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새로 시작되는 법인에만 적용되는 것이며, 기존의 병원은 달라질 게 없다.

이게 영리병원을 논할 때 알아야 할 기초 지식이다.




3. 영리병원 반대 이유


시민 단체들이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극렬히 반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이다.

그 중 하나는 상법상 법인이 개설한 녹지국제병원이 방아쇠 역할을 하게되면, 궁극적으로는 건강보험이라는 단일 의료보험 체계가 붕괴될 것이라는 뇌피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그들이 말하는 영리병원 (곧 private medcial sector)과 민간의료보험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즉, 질환의 영역에서 Private medical sector가 생길 경우, 결국 이 영역 내에서 진료받기 원하는 국민의 수가 늘어나면 민간의료보험의 성장은 필연적이 되고, 그 경우 단일보험인 건강보험이 깨져버릴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사실, 매월 수백만원의 건강보험료를 내는 고소득 계층은 그 돈을 민간보험회사에 낼 경우 훨씬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만일 이들이 건강보험에서 이탈하게 되면, 이제까지 적은 건강보험료를 내고 많은 혜택을 받았던 계층이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로는 기우에 불과하다.

그러나, 질환의 영역에서 Private medical sector가 존재하지 않는 국가는 거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역설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은 의료 소비자에게 대단히 유리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서비스 공급자의 불만이다. 모두가 다 좋은 제도란 없다. 누군가 희생하였기 때문에 누군가는 덕을 보는 것이다. 그게 벌써 40년이다.

의료보험은 의료소비자, 공급자, 보험자의 세 다리를 가진 솥과 같다. 세 다리가 공평하게 힘을 주고 서 있어야 하는데, 지난 40년간 공급자에게만 일방적으로 부담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버틸만큼 버텼고 공급자 다리가 부러질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게 되면 결국 솥은 쓰러진다.

나라가 망하는 판국에 이 솥단지 따위가 쓰러진들 그게 뭐 대수냐 싶기도 하지만...


2018년 12월 7일






Wednesday, December 5, 2018

녹지국제병원 개설로 본 외국 의료기관의 전모














제주도의 녹지국제병원은 이른바 '외국 의료기관'의 한 형태이다.

'외국 의료기관'은 법적 용어이며,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규정되어 있다.


(법률적으로는 경자법에 따라 경자구역내 설립되어야 외국 의료기관이라고 칭하므로,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설립된 녹지국제병원을 경자법에 따른 외국의료기관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물론 맥락은 같다.)

—> 수정 : 위에서 언급한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는 녹지국제병원의 설립 근거법인 ‘제주특별시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의 하위 법령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외국 의료기관의 설립에 대한 사항은 경자법(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만들어진 2003년 이미 수립 되었던 것이다.

경자법은 국내 요소 요소에 경제자유구역(경제특구)을 만들고 이곳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만든 법이다. 대표적인 건 인천 경제자유구역이지만, 사실 거의 모든 광역시도에 경자구역이 지정되어 차별점이나 특성이 없어졌고, 당연히 사실상 경자구역에 대한 외국 자본 투자 유치는 실패했다.

경자법을 만들 당시, 외국인 투자를 촉진할 목적으로 외국인의 편이를 위해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병원, 약국, 교육기관 등에 대한 규정을 넣었다. 당연히 특례 조항으로 가득 차 있고 기존의 의료법, 약사법은 물론 노동 관련법에도 예외적이다.

외국 의료기관의 예를 들면, 상법상 법인의 형태로 개설할 수 있으며 (즉, 영리병원 개설 허용), 외국인 의사의 근무가 허용된다.

또, 식약처의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의약품의 사용이나, 심평원에 등재되지 않은 의약품 등 치료 재료, 치료 술기의 사용도 허용한다.(이 규정은 확인이 필요하다. 초창기 경자법에는 이 규정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나친 특례이어서) 개정되었을 수 있다)

다만, 외국의료기관은 외국인 투자비율이 50% 이상이어야 하며, 자본금 규모는 5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최초의 경자구역인 인천 경자구역 지정이 2003년이었으므로 15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외국 의료기관은 설립되어 있지 않다.

그 동안 존스 홉킨스(Johns Hopkins) 등이 인천에 병원을 개설한다는 등 온갖 루머가 돌았지만, 어떤 외국 병원이나 투자자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아마도 당시 이 법안을 입법한 자들은 대한민국이 경자구역을 지정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려오고, 그래서 해외 기업의 외국 주재원들이 경자구역에 가득차고, 이들은 기업이 제공한 해외 민간보험을 이용해 외국 의료기관에서 고가의 진료를 받을 것이므로, 외국 자본이 병원을 설립할 것이라고 매우 순진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실제 거의 모든 글로벌 기업들은 해외 주재 직원에게 민간 의료보험을 들어주고, 이들이 질병이 걸리거나 다치면 이 보험으로 치료받게 해 준다.

그러나 이미 국내에 들어와 활동하는 외국인들도 3개월만 체류하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6개월로 연장됨)

그러니 굳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외국 의료기관의 필요성도 없지만, 무엇보다도 외국 투자나 외국 기업은 몰려오지 않았다는 것이 맹점.

또, 설령 외국인 의사가 직접 진료하는 외국 의료기관이 설립된다고 해도 이 병원이 국내 대형병원과 경쟁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가격뿐 아니라 서비스 측면에서도 그렇다.

그러니 아무리 특혜를 준다 해도, 시장의 논리에 의해 외국 의료기관의 설립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번 제주 녹지국제병원은 상황이 좀 다른 듯 하다.

들리는 말로는 이 병원은 콘도, 호텔 등은 관광 레저 시설 즉, 분양 사업의 부속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즉, 투자자는 이미 분양 사업을 통해 자금을 회수했으므로, 병원에서 수익을 내지 않아도 크게 손해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병원이 제 밥벌이하면 좋고, 이익을 낼 수 있으면 더 좋고, 아니면 적당히 끌고가다 폐원하고 다른 용도로 매각해도 그만일 것이다. 사실 관계는 모른다. 소문이 그렇다는 얘기다.

그러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병원 개설에 호들갑 떨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병원 개설이 당연지정제에 파장을 줄 가능성도 없다.

그럼, 왜 시민단체들은 강력하게 반대를 외칠까?

글쎄... 왜인지는 알겠는데, 세상이 하 수상해서 굳이 중언부언하고 싶지는 않다.

제일 웃기는 건 의협이 반대 성명서를 (혹은 의견서를) 냈다는 것이다. 의협은 국제병원 개설을 기회로 당연지정제 폐지를 들고 나와도 모자란 판국인데 말이다.


2018년 12월 5일




최악의 시나리오? 아니면 최선의 시나리오?













지난 6월 싱가폴 회담 이후 김정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바뀐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줄곧 특유의 '어르고 달래기 전법'이라고 예단해 왔다.

싱가폴 이후 트럼프 대통령는 여기저기에서 '김정은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 등등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을 해 왔다.

이런 경솔한(?) 발언에 대한 미국 조야의 반발도 컸다.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속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정보 수집 능력 집단을 거느리고 있는 미국 대통령이 속고 있다고?

그런데 어쩌면 우리가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즉 트럼프 대통령은 블러핑한 게 아니라, 진심으로 사실을 말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이제까지 미국 정부와 트럼프 대통령이 북폭을 위한 명분을 쌓아가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북폭을 해야만 하는 명분. 물론 그건 외교적 노력의 실패의 결과이자 다음 단계의 시작이다. 심지어 북폭에는 어쩌면 전술 핵도 사용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더 크고 강력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막연한 희망에 기댄 허무한 바램에 불과했는지도 모른다.

올해 6월 12일 싱가폴 미북 회담 장소로 돌아가 보자.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핵을 포기하면, 북한의 경제 발전과 함께 세계 속의 일원으로 우뚝 설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약속하며 회유했을 것이다.

그런데, 김정은은 이미 핵을 포기할 마음을 가지고 싱가폴에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은 북이 핵무장하고 무력으로 미국과 대적할 경우 북한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며 자신은 물론 그 가족도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핵 포기의 결심이 섰다면, 핵을 카드로 미국과 유리한 협상을 이끄는 것이 다음 단계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북한 내 강경파들의 저항이 그것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김일성의 유훈이다. 이를 신봉하는 세력은 지금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털어 놓았을 수도 있다.

'나는 결심이 섰다. 그러나, 군부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이들을 꺾어 놓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김정은이 속내를 털어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믿었을지 모른다.

이렇게 추정하는 건, 지난 4일 워싱턴에서 열린 '월스트리트저널 최고경영자(CEO) 협회' 연례 토론회에서 존 볼튼이 발언한 내용 때문이다.

볼튼은 2 차 미북 회담의 이유를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미북 정상이 만나 탑 다운 방식으로 비핵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비핵화 결정과 그 과정을 실무자들이 만나 조율하기보다는 정상들의 거래로 비핵화를 못 박고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한 마디로 비핵화에 대해 김정은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볼튼은 이렇게 말했다.

'싱가폴 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매우 강력한 개인적 관계를 만들었다. 나도 그랬다. 김정은은 나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는데, 왜냐면 이 사진을 북한에 가져가 강경파들에게 '볼튼은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해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I think that the President has established a very strong personal relationship with Kim Jung-un. I think I have a relationship with kim jung un and he said at lunch we had in Singapre. "You and I have to take a picture together cause I'm gonna take it back to North Korea and show to my hard liners and tell them 'you're not such a bad guy'."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능하다고 비난한다. 실제 그는 인터뷰 도중 '관세(Tariff)와 같이 흔히 사용하는 중요한 용어를 잊어버려 버벅이기도 했다. 노쇠하여 그럴 수 있다. 주목받기 좋아하고 과시하기 좋아하는 성격 탓에 일부 사안을 불필요하게 과장해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존 볼튼은 아니다.

그는 평생 전략가로 살아왔다. 그는 지금도 정치인이라고 보기 어렵다. 즉, 사안을 부풀려가며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발언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그는 핵무장 국가에게 대해 누구보다도 더 강경하다.

물론, 그도 김정은에게 속았을 수 있다.

김정은이 미국 대통령과 미국 최고의 안보 전략가를 같이 속여가며 시간을 끄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다음 미북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 힘을 바탕으로 북한 내 강경파를 잠재우고 비핵화를 추진하도록 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만일 이 가정이 맞다면, 내년 상반기 북폭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은 모두 틀린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군사적 긴장 완화를 통해 평화를 유지하고 이를 통해 비핵화를 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계획도 틀린 것만은 아닌 것이 된다.

물론, 이것으로 모두가 해피한 건 아니다.

만일 이 예상대로라면, 북한은 머지 않아 비핵화하고 미국은 경제 제재를 풀고, 한미일 등은 북한에 대거 투자하며 북한은 경제 부흥을 하게 될 것이다.

여전히 경제 제재 해제의 조건으로 북한 내 민주화, 정치 수용소 해체 등이 있기는 하지만, 김정은 제거에 의한 권력 공백으로 야기되는 혼란보다 김정은 정권을 보장해주고 친미 정권으로 돌아서게 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더 크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김정은이 시장경제 체제의 지도자로 우뚝 선다?

이 경우, 남북 갈등, 남남 갈등은 극에 달할 것이며, 정치 구조에도 커다란 변화가 올 것이다.

김정은을 살려두는 것은 물론 그에게 권력을 실어줌으로써 야기되는 불만도 클 것이며, 그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탄압도 클 것이다.

물론 이 모두가 추측이고 가정일 뿐이다. 2차 회담으로 김정은에게 힘을 실어 주었는데도 강경파를 꺽지 못해 비핵화에 이르지 못하거나, 애초부터 거짓말을 한 것일 수도 있다. 이 경우 미국이 어떻게 나올 지는 뻔하다.

무엇이 진실이건 여전히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은 유효하다.

안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 바램, 희망, 기대감 만으로 무장해제하는 건 너무나 큰 도박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계획된 알고리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설령, 위 가정이 사실이고, 그래서 평화적으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해도 군사적 긴장 완화는 무장 해제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먼저 안보 빗장을 열어젖혀야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건 역사 속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우리의 일방적 무장 해제가 수순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틀어지게 할 수 있다. 김정은이 변심하고 흑심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12월 5일


<관련 기사>

볼튼 "트럼프, 북한이 약속 안 지켜 2차정상회담 필요하다 생각"






Sunday, December 2, 2018

미국에게 한국의 가치는 무얼까?













- 1-

이번 부에노스아이레스 G20 에서 찍힌 위 사진을 보고 불안하고 불편했다.


이번 G20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미국 대통령을 알현하려는 듯한 외국의 여러 정상들을 연이어 만났는데, 그 중에는 우리 대통령도 있었다.

지금 미국의 가장 큰 대외 관심사는 중국과 북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중국 문제는 중국과 직접 만나 담판을 할 수 있지만, 여전히 동아시아 국가들의 협조가 필요할 것이며, 북한 문제는 더 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 통역을 끼고, 단 30분 만났다. 추측컨대, 인사치레 빼고 서로 한 마디씩 하는 것으로 회담이 끝났을 것이다. 즉, 구색 맞추기 회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 비핵화전까지 대북 제재는 계속된다"고 했을 것이고, 우리 대통령은 "김정은의 서울 방문을 추진 중이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지금 한미 정상은 더 심도깊고 중요한 대화를 했어야 한다. 속내를 털어놓고 말이다.

- 2 -

미국



의 절대적 동맹 국가는 영국이다. 미국은 결코 영국을 포기하지 않는다.

미국의 또 다른 동맹국은 과거 영연방국가들이다. 즉,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이다. 만일 이들 나라에 어떤 위해가 가해지면 미국은 당연히 적극 개입할 것이다. 다행히 이 세 나라 모두 가시적인 적국은 없다.

한편 한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맺어진 혈맹국가이다.

뿐만 아니라, 식민지에서 탈출할 수 있게 해 주었고, 공산화를 막아주었으며, 이를 위해 수 만의 미국 젊은이들이 피를 뿌린 나라이다. 또 세계 최빈국인 남한에 막대한 원조를 해 주고, 데려다 교육시키고, 세계 10대 무역국이 될 수 있게 키워주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믿지 못할 나라이기도 하다.

일본은 하와이를 폭격하고, 태평양 전쟁에서 참혹하게 미군을 살해하였고, 미국은 일본 본토에 핵 폭탄을 두 발이나 터트렸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그 어느 때보다 끈끈하다.

- 3 -

태평양은 미국의 앞 바다이다.

서태평양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과 함께 지키고 있다.

90년대 시작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 이후 더욱 확고해졌으며, 이를 통해 중국을 견제한다. 미국-일본-인도 정상이 같이 찍은 이 사진은 이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여기에 우리 대통령이 있었어야 한다.

지난 해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였는데, 당시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 발표문에서 양국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번영을 위한 핵심축’이라고 선언했을 때, 청와대는 한 보좌관의 논평을 통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개념에 동조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밝혔다. 단지 그 보좌관의 생각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미국에게 일본은 서태평양을 지키기 위한 현관과 같다. 미국의 앞바다 태평양의 보루이며, 인도-태평양 구상의 전진기지인 셈이다. 그러니, 미국은 일본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한국은 반일 감정과 친중 정책을 내세우며 그 구상에서 애써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못된 나라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그게 또 사실이고.

미국에게 한국의 가치는 무얼까?



2018년 12월 2일





Friday, November 30, 2018

형벌은 보복인가? 교화인가?









- 1 -

오래 전 의료 사고에 대해 무슬림들에게 물었다.


진료받던 중 환자가 사망하면 어떻게 해결하냐고.

‘인샬라’ 라고 답했다. ‘신의 뜻’이라는 말이다. 사람이 죽고 사는 건 신의 뜻이고 죽은 자는 천국에 갔을 것이므로 순순히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에게 물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의사에게 반듯이 보복한다’

코란 5장 35절 “내가 그 안에 그들을 위한 법을 두었으니 생명은 생명으로 눈은 눈으로 코는 코로 귀는 귀로 이는 이로 상처는 상처로 대하라 하였노라.” 에 따라 목숨에는 목숨으로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살릴 자신없으면 치료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그는 무슬림이 아니었다. 단지 이슬람과 무슬림들을 잘 아는 이방인이었다.

다시 경륜 높은 무슬림에게 물었다.

그는, 코란에 그런 구절이 있고, 이슬람이 응보적 정의를 추구하는 건 맞지만, 의도한 것이 아니라 실수에 의한 것이라면 관용을 베푼다며, 치료 중에 환자가 죽는다고 의사를 죽이는 일 따위는 없다고 했다.

35절에는 “그러나 누구든 동등한 처벌의 권리를 포기하는 자는 자선을 베푼 것이요 그리고 그를 위한 속죄라.“ 라는 구절도 있다.

이슬람이 합리적 종교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사실, 위에 언급한 세 명 모두 믿지 않았다.

그 나라는 사적 복수가 암묵적으로 허용된 나라였다. 게다가 코란의 구절을 읊어대며 복수의 정당성을 주장하면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는 공권력이 완전히 사라진 내전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예살인이 서슴없이 자행되던 때이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아는 한 의료사고의 복수로 의사를 도륙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 2 -

형벌은 국가가 국민에게 내리는 징벌이다.

형벌의 목적은 무엇인가?

피해자를 대신해 국가가 복수하는 걸까?

아니다. 피해자에게 피해가 발생했다고 가해자에게 보복하는 건 그 복수의 주체가 개인이든 국가이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보복이나 복수가 형벌의 본질일 수 없다.

형벌은 가해자에게 재범하지 않도록 하고, 그와 같은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잠재적 범죄자에게 경고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의료 사고는 의도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의료 사고는 가해자인 의사가 가장 바라지 않는 것이다.

누구도 의료 사고를 원치 않지만, 필수불가결하게 발생한다.

물론, 의료인이 무능하거나 잘못 배워서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면, 형벌이 아니라 재교육해야 한다.

그런데 이 나라는 의료사고를 자꾸 형법으로 다스리려고 한다.

이런 논리라면, 재판부의 오심, 무죄로 확정된 검사의 기소 역시 형벌로 다스려야 한다.

정치인과 행정부의 잘못된 입법, 행정 결과도 마찬가지이다.

의사는 한 생명에만 영향을 주지만, 정치인, 행정부처는 수만, 수십만 혹은 수백만명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 잘못된 정책으로 파탄에 빠지고, 길바닥에 나 앉고, 종국에는 자살하는 경우도 많다.

의료계는 의료 사고를 형법으로 다스리려는 추세를 경계해야 한다. 의료사고를 형벌로 다스리려고 들면, 의료가 왜곡되고 사회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그건 모두에게 피해이다.

이건 그냥 투덜대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2018년 11월 30일


<관련 기사>








Thursday, November 29, 2018

Window of Opportunity















지난 20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한미 워킹 그룹 실무진과의 미팅에서,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의 면담 중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Window of opportunity is closing)”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Window of opportunity 는 외교 용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외교적 수사로 널리 쓰인다.


관련 자료

What Window of Opportunity?




지난 1월 안토니오 쿠테레스 사무총장은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 전 기자 회견을 통해, ‘한반도에는 잠재적 핵 재앙의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재앙을 피할 기회의 창이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2003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외교적 해결을 위한 창이 닫히고 있다’는 발언 후 2 개월 만에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스티브 비건의 ‘기회의 창’ 발언이 전쟁 임박을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미국 조야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도 더 확고하고 강력한 대북 강경책을 주문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외교적 시도에 대한 더 노골적으로 회의감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어쩔수 없이 “여론에 밀려 군사 행동을 하는 것”은 애초의 트럼프 대통령 전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국이 이런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 참. 우리 대통령은 프라하 성 관광을 가셨지...


2018년 11월 29일











Wednesday, November 21, 2018

한미 워킹 그룹 출범의 의미











지난 10월 29일 스티븐 비건이 내한하여 가장 먼저 임종석 비서실장을 만났다.

이 만남은 미국의 요청으로 이루어졌으며, 둘 간의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음 날인 30일 미 국무부는 한미 워킹 그룹을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청와대나 외교부는 이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스티븐 비건은 포드 자동차 국제담당 부회장으로 재직하던 중 지난 8월 23일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임명되었다. 그 전임자는 조셉 윤이다.

국무부가 비건을 한국에 보내 한미 대북 공조를 위한 워킹 그룹을 만들도록 압박한 이유에 대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미-한 두 나라가 서로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서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생각을 전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각자 독자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도록 워킹그룹을 갖게 된 것”

“이것이 미국 측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도하는 워킹그룹의 목적”

매우 우회적으로 돌려말했지만, “앞으로 미국이 대북 경협 등 대북 정책에 대해 지휘 감독할 것이며, 한국 정부는 ‘몰랐다’고 딴 말 하지 말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심각하게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왜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혹자는 내정간섭 아니냐며 반발할지 모르지만, 웃기는 얘기다. 북핵은 남북 문제가 아니라 국제 문제이며, 미국이 주요 당사국이다.

왜 그런지 비근한 예를 들어보자

지난 해 8월 6일 노동신문은 “미국은 정책 전환을 해야 한다”는 논평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미국이 핵 방망이와 제재 몽둥이를 휘두르며 우리 국가를 감히 건드리는 날에는 본토가 상상할 수 없는 불바다 속에 빠져들게 될 것"

"트럼프 패거리들이 오늘의 궁지에서 헤어나 보려고 발광할수록 우리 군대와 인민을 더욱 각성시키고 공화국의 핵무기 보유 명분만 더해줄 뿐”

"참혹한 전란을 겪어본 우리 인민에게 있어서 국가 방위를 위한 강력한 전쟁 억제력은 필수불가결의 전략적 선택"

한 마디로, ‘우리(북)가 핵을 갖는 건 필수적 선택이며, 핵 보유를 문제삼아 우리를 건드리면(즉, 제재하면), 미국 본토도 불바다 (핵을 쓰겠다는 의미)가 될 것’이라며, 미국을 향해 전쟁 위협을 한 것이다.

이렇게 핵으로 위협하고 있는데,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대북 제재와 한미 공조가 내정 간섭일까?

미 국무부가 한미 워킹 그룹을 출범시킨 건, 한국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로부터 신뢰를 잃은 것이며, 이건 부인하기 어렵다.

또 다른 의미는 한국 정부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무슨 기회냐?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 규정을 어긴 것에 대해 즉각적인 세컨더리 보이콧을 하지 않고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한국 기업, 은행 등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했을 때의 이해득실을 심각하게 따져봤을 것이다.

그랬을 때, 반미세력의 준동, 주한미군 철수 주장, 남북 정부의 프로파간다, 나아가 주한 미 시민들의 안전 문제 등등을 모두 저울질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한국 정부를 길들이기보다는 지휘, 감독, 단속을 통해 “바른 길로 인도함으로써” 같은 사태가 반복하지 않게 하자는 쪽으로 결론내려진 듯 하다.

그러나 워킹 그룹의 가동 중에도 또 같은 제재 규정 위반을 할 경우에는 미국은 더 이상 묵과하지도, 인내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좀 잘 해보자.



2018년 11월 21일





Thursday, November 8, 2018

당신의 선택은?









트리아지(Triage)는 어떤 환자를 우선적으로 치료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프로세스이며, 이 기준은 환자의 중증도이다.

트리아지는 나폴레옹 전쟁 시절 만들어졌고, 프랑스어 ‘trier’에서 유래했으며, 이 단어는 이동, 선택, 분류를 의미한다.


즉, 중증도에 따른 환자 분류는 전쟁을 통해 개발되었고, 이런 분류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당시 프랑스 군의관들은 전투 도중 다쳐 들어온 병사들은 세 분류했다.

첫째, 어떤 치료를 받아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환자
둘째, 어떤 치료를 받아도 죽을 것 같은 환자
셋째, 즉각적 치료에 대해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 같은 환자

첫째 경우는 치료를 다소간 미뤄도 좋은 경상자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경우는 치료해도 살기 어려운 중환자이다.

셋째는 즉각 치료하면 살아날 수 있거나, 회복 후 다시 전장에 내 보낼 수 있는 환자를 의미한다.

당시 나폴레옹의 군의관들은 두번째 경우의 환자를 치료하지 않았다.

전투 중 중환의 치료에는 막대한 의료 물자, 혈액, 인적 자원을 필요로 한다. 그렇게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어 살아나면 다행이지만, 물자, 인력, 자원이 제한적인 야전 병원에서 지휘관은 그에게 쏟아붓는 자원을 다른 부상자 즉, 치료 후 다시 전쟁터로 내 보낼 수 있는 병사에게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트리아지 시스템은 좀 더 정교하게 가다듬어져 지금도 전세계 대부분 국가들의 응급실에서 사용하고 있다. 전세계 공통 기준은 아니며, 국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

나폴레옹 시절의 3 단계는 응급도에 따라 국가에 따라, 4 단계 혹은 5 단계로 분류하여 즉각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부터 4 시간 이상 기다려도 되는 비응급으로 나눈다.

응급도 평가는 환자의 징후를 토대로 한 점수를 기준으로 하거나, 의사의 판단에 의한다.

응급실에서 자원의 부족으로 초응급 상태의 환자의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는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유사시 군의 트리아지 영역에서는 나폴레옹 시절처럼 당장 치료해도 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자, 여기서 질문.

4성 장군과 일병 운전병이 탄 지휘 차량이 전투 중 로켓 공격을 받아, 똑같이 부상 당했다고 가정해 보자.

둘다 심한 복부 장기 파열과 복강 내 출혈이 있고, 둘다 출혈성 쇼크 상태로 중증도는 동일하며, 혈액형도 같은데, 줄 수 있는 혈액은 제한되어 있고, 당장 수술할 수 있는 수술장과 수술 의사는 하나 뿐이서, 둘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고 가정하자.

만일 한 명을 수술하면 다른 한명은 죽을 수 밖에 없다.

과연 누굴 수술해야 할까?

똑같은 군인이고 성인이며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 경우, 당신의 선택은?


2018년 11월 8일






시간은 누구의 편일까












지난 93년 북한이 NPT를 탈퇴하면서 1 차 북핵 위기가 발발했다.

미국 정부는 94년 6월 북한이 IAEA 탈퇴를 선언하고 IAEA 사찰단을 추방하자,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작계 5027에 따라 한반도 주변에 전력을 증강하고, 주한 미국인 소개 작전을 수립했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북핵 시설에 대한 선별적 선제 타격 즉, Surgical strike (외과적 정밀 폭격)으로 응징할 계획을 짰다. 이 계획은 후에 작계 5026이 된다.

지금의 작계 5026은 선제 타격(Preemptive strike)이 아니라 예방적 전쟁(Preventive war)형태로 이루어진다. 공격의 적법성 때문이다.

아무튼 1차 북핵 위기 이후 25년이 지났고, 북한은 2006년부터 작년까지 모두 6번의 핵 실험을 했다. 그러는 사이 누구도 북한의 핵 무기와 WMD 개발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한편, 리비아는 미국의 제재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 2003년 비핵화를 선언하고 약 2년에 걸쳐 비핵화 과정을 겪었는데, 당시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관이 바로 존 볼튼이었다. (2001년부터 2005년간 재임)

그는 리비아 비핵화 과정을 성공적으로 진두지휘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미 유엔 대사로 임명되었다.

볼튼은 야인이 된 후 이란과 북한 비핵화에 대해 중점적으로 기고, 강연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하기 직전까지도 북핵의 군사적 해결을 주장하며, 미국의 선제적 공격에 대한 합법성, 전쟁의 명분에 대해 미 주요 매체에 기고했다.

지금 그의 역할은 북핵 해결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는 것이다. 그가 어떤 조언을 할지는 분명하다.

최근 미소간 중거리 핵무기 폐기 조약 파기를 통지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존 볼튼은 러시아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북핵을 해결하기 위한 핵무기 사용을 검토한 바 없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 답변을 이끈 질문은 아마도, '미국이 중거리 핵무기 폐기 조약을 파기하려는 이유가 북한을 핵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냐?'라는 것이었을 것이다.

볼튼의 답변에도 불구하고, 미 국방부 내에서는 대북 전면전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최소한의 희생으로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는 방법으로 B61 과 같은 전술핵 사용이 거론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북한처럼 지하 군사 기지가 많은 곳에서 재래식 폭탄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B61은 JDAM(Joint Direct Attack Munition)과 유사한 GPS 시스템을 갖는 정밀 유도 미사일이어서 외과적 타격에 유리하고, 다양한 탄두를 사용해 핵폭발력을 조절할 수 있고 벙커버스트로 쓸 수 있어 지하 기지 공격에도 유리하다. 다만, 핵무기라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다.

핵이 전쟁에 사용한 건, 태평양 전쟁 뿐이었으므로, 또 다시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손에 쥐고 있는 가장 효율적 무기를 만지작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전쟁이 날까?

아무도 모른다.

그럼, 김정은이 미국에 약속한 것처럼 순순히 비핵화를 할까?

이건, 희망 사항이며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최근 노동신문은 지난 2일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경우, 다시 병진노선을 가동할 것이라는 내용을 실었다.

병진노선은 핵과 경제개발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또 다시 핵실험, 미사일 실험을 강행하고 이를 통해 긴장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같은 날, 폼페이오 장관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협상이 어떻게 되어 가느냐?'고 묻는 진행자에게 '김정은은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검증해야 하고,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즉, 미국과 북한이 충돌하는 지점은 '선 비핵화'냐 아니면 '선 대북 제재 해제'이냐이며, 이 점에서 북한과 미국은 결코 양보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이해가 충돌하면, 힘에 의한 타협은 필연적이 된다.

우리 각자는 지난 수십년 동안 세뇌되어 마치 평화적 방법으로 비핵화되어 질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있다.

이 착각에서 벗어나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누구도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전쟁을 각오해야 평화적 해결도 바라볼 수 있다.

전쟁을 각오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하면 더 말할 나위없이 다행이지만, 헛된 평화를 꿈꾸다 전쟁이 터지면 달콤한 평화의 꿈은 악몽으로 바뀐다.

전쟁의 가능성을 처음 짐작한 건 지난 2016년 4월이었고, 이미 2년 6개월이 지났다.

그 동안

5차 북핵 실험 (2016년 9월 9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2017년 1월 2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 (2017년 3월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2017년 5월 10일)
6차 북핵 실험 (2017년 9월 3일)
평창 동계 올림픽 전후의 평화 공세 (2018년 2월)
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 북중 정상회담이 연이어 일어났다.

존 볼튼은 기고를 통해 미국이 군사적으로 비핵화하는 것에 대한 명분은 충분하며, 선제적 공격은 합법적이라고 주장했지만, 만일 JDAM을 쓸 계획이라면 명분은 더 무르익어야 할 것이다.

지금 미국은 시간을 끌고 있고, 북한은 조바심을 내고 있다.

시간은 더 이상 김정은의 편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편이다. 


2018년 11월 8일



Wednesday, November 7, 2018

트럼프 대통령의 포석










조선일보가 인터뷰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다수당이 된 민주당이 '트럼프 식 대북 쇼'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것이다.

관련 자료 : 
[전문가 분석] "민주당 하원 장악으로 트럼프식 '대북 쇼' 제동 걸릴 것"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07/2018110703388.html

"트럼프 식 대북 쇼"에 대해 생각해 보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취임 후 한동안 김정은과 북한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 낸 바 있다. 김정은을 로켓 맨이라고 부르며 애 취급하고, 백악관에는 북한보다 훨씬 더 핵 버튼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해 말에는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던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바뀐 건, 싱가폴에서 김정은을 만난 직후이다.

모두가 다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김정은에게 친밀한 태도를 보이며, '사랑에 빠졌다'는 말을 했다.

우리는 이런 모습이 '트럼프 식 어르고 달래기' 전술이라고 생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태도를 유지하자, 미국 조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민주당이 더 그랬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요구했다.

돌이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어르고 달래기 전법은 매우 의도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들기도 한다.

이 전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얻은 것은 두 가지이다.


첫째, 북한을 옴짝달싹하기 못하게 잡아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 전술 후 북한은 태도를 누그러트리며 마치 미국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듯 태도를 바꾸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을 벌고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둘째, 민주당의 대북 강경책이다.

이미 언급했다시피 낮은 지지율을 갖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은 크지 않았고,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잃을 것은 거의 확실했다. 만일 중간 선거 이후 여소야대가 될 경우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되는 정책을 더 강력히 주장할 것이 분명하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주장한 강경한 대북 기조를 계속 끌고 왔다면, 지금 민주당은 대북 강경 대응이 아니라, '전쟁을 하자는 거냐?'며 대화를 통한 외교적 북핵 해결을 주장하고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물론, 지나친 자의적 해석일 수 있지만, 뻔한 중간 선거 결과를 앞두고 미리 포석을 깔아 둔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

대북 정책에 대한 의회와 행정부의 입장도 생각해 보자.

이미 여러 번 주장했듯, 의회는 이미 대북 제재법을 통해, 제재 조건과 방식은 물론, 제재를 풀기 위한 조건도 법으로 정해 두었다.

이 법에 따라 북한이 북핵의 CVID는 물론, 정치 수용소를 없애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미국의 대북 제재은 해제될 수 없다.

대북 제재법에 따라 대북 제재를 풀기 위해서는 북핵의 행동에 대한 미 행정부가 보고서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기준으로 의회가 결정한다.

만일 진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 수준의 북한 비핵화 태도만으로 제재를 풀어주려고 하면 대충 보고서를 만들어 이를 흔들며 의회를 압박, 설득해야 한다. 이럴 생각이었다면, 상하 의회 모두 공화당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면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어설프게 제재를 해제 할 생각이 아니라면,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들,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는 영향을 받을 것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대충 비핵화 액션을 취하면 제재를 풀어줄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절대 아니다.

그러니, 적어도 대북 전략 측면에서 여소야대로 영향을 받을 것이 없다.

'트럼프 식 대북 쇼'는 말 그대로 쇼일 뿐이다.

적어도 북핵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이번 중간 선거 결과를 놓고 가장 흡족해할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 볼튼 국가안보보좌관, 미 국방부일 것이다.

반대로, 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기를 간절히 바랬고, 이번 선거 결과로 잠 못 이룰 당사자는 남북한 정상일 것이다.

물론 다수당이 된 민주당이 더 강경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은 당분간 현재의 대북 유화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대북 강경책을 더 끌어내기 위해서이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실패하고 무위로 돌아가는 모습도 보여줄 것이다. 이 역시 마찬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등 떠밀려 어쩔 수 없다는 듯 군사 옵션을 꺼낼 지 모른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책임을 피할 수 있으며, 재선도 보장받을 수 있다.

미국은 전쟁 도중 섣불리 지도자를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 7일





Saturday, October 27, 2018

남산의 가장 큰 소나무는 한 그루 뿐이다














의료분쟁조정법에는 이른바 '형사처벌 특례' 조항이 있는데, 형사처벌 특례의 적용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조정이 성공하는 경우 (즉, 피해자가 조정을 받아들이는 경우)
2.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
3. 피해자가 사망한 것이 아닌 경우


또, 4번째 조건이 있는데, 사망 뿐 아니라, 중상해의 경우에도 특례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이 말하는 중상해는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장애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된 경우"이다.

이 법을 만들 당시, 의료계는 형사처벌 특례의 기준이 상해 정도가 아니라 과실 정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가벼운 과실에도 불구하고 의사를 형사처벌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입법자는 다른 법과의 형평성을 들어 상해 정도를 기준으로 입법했다. 다시말해 아무리 가벼운 실수를 하여도 사망하거나 장애 등이 발생하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법은 분쟁조정에 관한 법이므로 이 법이 의사들의 형사처벌의 기준을 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입법 기관, 정부가 갖는 의료사고에 대한 시각을 짐작하게 한다.




- * -

이런 법 체계에서 의사가 교도소 담 위를 걷는다는 건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의 생명은 매우 질기기도 하지만, 어이없이 끊어지기도 한다.

사람은 공장에서 일괄 생산된 공산품이 아니며, '대체로 비슷'할 뿐 제각각 다르다. 즉, 대한민국에 5천만명이 있다면, 5천만 가지 다른 특성과 기전을 갖는 개체가 존재하는 것이며, 하나의 프로토콜이 적용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의술이 기술이 아니라 예술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의사들은 '대체로 비슷'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뿐이다.

환자만 다를 뿐 아니라, 의사들의 진료 여건, 환경도 제각각이며, 의사들의 경험, 수준, 지식의 차이도 천차만별이다. 의사도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의를 취득하면 모두 동일한 수준으로 진료하고, 모든 환자에게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건 희망 사항일 뿐이다.

"고든 렘지 레시피 줄 테니까 고든 렘지와 똑같은 요리를 만들어 내." 라고 하면 모든 식당, 요리사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할 수 없다. 의사도 마찬가지이다.

공부하는데 귀신 같은 아이들을 뽑아 적어도 6년 이상 독하게 공부를 시키고, 매 학년 강력한 경쟁을 통해, 실력이 떨어지면 가차없이 낙방시켜버리고, 의사고시, 인턴, 레지던트, 전문의 시험 등으로 거르고 걸러 의사를 길러내지만, 레시피 만으로 최고의 음식을 만들 수 없듯이, 교과서에서 배운 것만으로 경험없이 모든 환자를 다 성공적으로 진료하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

경험은 선배 의사를 통해 얻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큰 스승은 바로 환자이다. 환자를 통해 배우고, 경험을 쌓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실수, 오진은 필연적이다.

많은 음식을 먹어 본 사람이 요리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처럼, 크고 작은 실수를 통해 보다 능력있는 의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럼, 처음부터 잘 하는 의사에게 가면 되지 않을까?

남산에 가장 큰 소나무는 한 그루 뿐이듯, 어떤 수술을 가장 잘 하는 의사도 단 한 명 뿐이고, 어떤 질환을 가장 잘 찾아내고 진단할 의사, 그 질환에 대해 가장 경험 많은 의사도 단 한 명 뿐이다.

그 한 명의 의사가 모든 국민을 다 진단하고 수술할 수는 없다.

이게 현실이다.

그래서 누군 경험이 좀 적고, 진료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 역시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그러나 법적 판단은 가장 큰 소나무를 기준으로 하여 처벌한다. 이런 부조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만일 의사의 과실이 증명되면, 사법부는 그 의사의 역량과 진료 당시의 환경, 가용할 수 있는 진단 기기들등을 모두 감안해야 한다.

의업에 들어선지 고작 3개월된 의사의 행위를 30년 된 최고의 소나무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하지 않은 검사를 놓고, 왜 그 때 이런 검사를 하지 않아 놓쳤으냐고 처벌해도 안 된다. 이렇게 하면 모든 의사는 잠재적 가해자가 된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의료 사고를 낸 의사를 형사처벌하기보다는 재교육하는데 힘 쓴다.

누군가는 능력이 안돼 "진료할 수 없으면 보내라!" 고 주장할 수 있다.

그렇다. 이게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실제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들이 걱정할 문제는 아니지만) 전국의 모든 의료기관이 적극적으로 그렇게 했을 때 어떤 사태가 초래될지도 고민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가장 큰 소나무는 한 그루 뿐이다. 모든 환자가 단 한 그루 소나무의 그늘 아래 있을 수는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이런 환자 전달 시스템 즉,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도 않으며, 가동 되지도 않는다.

때문에, 무작정 "진단할 수 없으면 보내라!"는 건 답이 아니다.

결국, 이런 판결은 의사에게 방어 진료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며, 국민들에게 방어 진료의 피해를 감수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그게 유일한 방법이라면, 그렇게 하자.



- * -

제51조
① 의료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를 범한 보건의료인에 대하여는 (중략)조정절차 중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된 경우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인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장애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018년 10월 27일






Friday, October 26, 2018

의학은 통계학이다










기침하고, 가래가 끓고, 미열이 있으면 감기 혹은 상기도 감염을 의심한다.

왜냐면, 감기가 가장 흔한 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관지염 혹은 폐렴일 수도 있고, 폐혈핵일 수도 있다.

또, 구토, 설사, 복통이 있으면 장염을 우선 의심한다. 그러나 장폐색, 장괴사, 장중첩증, 충수돌기염 등의 응급질환일 수도 있다.

진단은 증상, 과거력 혹은 증상이 발생한 이력, 진찰과 검사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진단 기기의 발달로 병원이 할 수 있는 모든 혈액 검사, 방사선 검사를 하면 확진의 확률이 높아지겠지만 현실적으로 이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의과대학에서 가장 강조해 가르치는 것이 '가장 흔한 증상', '가장 흔한 질환' 같은 것이다. 통계적으로 가장 흔한 질환을 먼저 염두에 두고 진단을 붙이는 것이다.

만일 단순 감기나 장염을 확진하기 위해 모든 혈액 검사와 CT 등 모든 방사선 검사를 했다가는 환자나 보호자의 강력한 반발은 물론, 심평원의 삭감을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의사는 늘 그 사이에서 갈등해야 한다.

기사 만으로 상황을 다 알 수는 없지만, 8세 어린이가 구토, 설사, 발열 등 다른 증상없이 단지 복통으로 내원하는 어린이라면 누구라도 변비의 가능성을 우선 의심한다.

왜냐면, 이런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사에서처럼, 횡격막 탈장은 거의 대부분의 의사들이 교과서에서 배웠을 뿐 임상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매우 드문 질환이다.

횡격막 탈장에는 크게 3 가지 형태가 있는데, 첫째는 선천적 횡격막 탈장이다. 즉 횡격막 기형이다.

선천적 횡격막 탈장은 치사율이 높은 응급 질환에 속하며 절반 가량이 조기 사망한다. 빨리 발견해 수술하지 않으면 폐의 형성에 장애를 주며, 선천적 횡경막 탈장이 있는 경우는 다른 기형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

둘째, 식도 열공 탈장이다.

이는 식도와 위가 만나는 부위의 횡격막 구멍이 늘어나면서 위가 흉곽으로 탈출하는 병인데, 비만하거나 고령인 경우에 잘 생긴다.

세번째는 외상성 횡격막 탈장이다.

이는 말 그대로 외상에 의해 횡격막이 터져 장이나 장기가 흉곽으로 탈출하는 경우이다.

이 환아의 경우 세번째의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왜냐면, 선천성 횡격막 탈출로 8세까지 생존했다면, 그것으로 느닷없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며, 식도 열공 탈장은 그 나이에 호발하지 않을뿐더러 이 때문에 혈흉이 생기고 저혈성 쇼크로 사망할 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케이스라면 이건 학회에 보고할 일이지, 의사를 구속할 일이 아니다.

그럼, 세번째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자.

횡격막은 근막이 잘 발달해 매우 질긴 근육이다. 외상에 의해 탈장이 생길 정도로 횡격막이 찢어졌다면, 외상의 과거력이 있어야 한다. 외상의 과거력 없이 기침, 재치기로 생긴 경우도 국내에서 1 례 있었지만, 매우 드문 예외적 경우라 할 수 있다. 물론 통증이 주증상이었을 뿐 생명을 위협할 저혈성 쇼크는 없었다.

외상에 의한 횡격막 탈장은 교통 사고가 가장 흔한데, 둔상에 의한 경우가 2/3, 관통상에 의한 경우가 1/3 정도이다.

또, 지연성 횡격막 탈장도 있어 외상 후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이 지난 후에 탈장이 생긴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학회에 보고된 매우 드문 경우이다.

기사에 의하면, 이 환아의 사망 원인은 출혈성 쇼크라고 한다.

원인이 무엇이든, 출혈성 쇼크에 이를 경우 단지 복통만 호소하는 경우는 없다.

외상의 과거력이 있고, 출혈성 쇼크에 동반되는 증상이나 징후 즉, 혈압이 떨어지고, 심박수가 빠르고, 식은 땀을 흘리고, 초조해하거나 불안해 하고, 외상에 의한 다른 증상이 있을 때 이를 놓칠 응급의학과, 소아과 의사는 없다.

한 마디로 외상의 과거력 없이 복통으로 시작해 열흘만에 저혈성 쇼크로 사망하는 경우 자체가 납득하기 어려운 케이스이다.

이 사건과 같은 경우를 확율로 계산한다면 0.01~0.001% 에 가까울 수 있다. 즉, 복통으로 내원한 환자의 만명, 혹은 십만명 중 한 명 꼴로 생길 것이라는 것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소아과 전문의 등 세 명의 의사가 네번이나 진료를 하고도 놓친 케이스로 의사를 교도소에 쳐 넣고, 1년 6개월 금고형을 때리고 의사 면허를 박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쩡한 애가 죽었는데, 고작 1년 6개월 금고형이 뭐냐, 이게 나라냐고 분통을 터트릴 국민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사망한 환아에 대해서는 깊은 애도의 마음으로 명복을 빌며, 그 부모와 가족에게는 깊이 위로를 드리지만, 때로는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도 생긴다는 사실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의사는 전지전능하지 않으며, 치료는 자동차 타이어 갈듯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진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불운한 결과인 것이다.

- * -

이 사건으로 의료계가 얻는 교훈을 뭘까?

방어진료이다.

범죄자가 되지 않고, 면허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방어적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다.

방어 진료는 단지 0.01% 혹은 0.001% 의 가능성을 잡아내기 위한 각종 검사를 말하는 건 아니다.

확진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정중하게 다른 병원 더 나은 의사를 찾아 가시라고 권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했다고 꼼꼼히 기록을 남겨 자신을 방어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은 레지던트가 있는 수련병원에서 발생한 케이스인데, 대학병원일 가능성이 크지만, 대학병원이라고 오진에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체면 불구 그렇게 할 것이다.

전국적으로 이런 현상이 벌어지면, 결과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환자는 자신을 확진했다고 확신을 가질 의사를 찾아 이리저리 병원을 오가며 전전긍긍하게 될 것이고, 각각의 병원은 확신을 얻기 위해 수없이 검사를 남발하게 될 것이고, 그건 고스란히 건보 재정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며, 심평원은 이를 막기 위해 마른 수건을 더욱 세게 짤 것이다.

또 하나는 결국 이 나라에서 가장 용하다는 병원으로 환자는 더욱 몰릴 것이며, 그 병원은 밀어닥치는 환자를 처리 못해 결국 변비, 장염, 감기로 진단될 환자로 인해, 실로 심각한 환자들의 치료가 지연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오진에 대한 의사들의 처벌이 강화되고, 구속시키고 실형을 때리고, 면허를 취소하는 재판부의 정의(!)가 지속된다면, 이 나라에서 토종 의사는 찾아보기 어려울 때가 이를 지도 모른다.

미국의 경우, 하버드 의대의 1991년 연구에 따르면, 1984년 한 해 뉴욕주에 있는 51개 급성기 병원에서 퇴원한 2,671,863 명 중에 98,609 명(3.7%)에서 명백한 의료 사고가 있었는데, 2,564 명에서 영구적 장애가 남았고, 13,411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논문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의료사고의 27.6%가 의료진의 태만에 의한 것이었다.

1992년 유타와 콜로라도 주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있었고, 비슷한 비율의 의료사고와 사망자가 있었다.

미국 CDC는 2011년 미국 내 병원에서 75,000 명 가량이 병원내 감염으로 사망한다는 보고를 했고, 2014년 뉴잉글랜드저널 (NEJM)에 실린 논문에는 미국 내에서 수술받은 환자의 12.5%에서 수술 후 뱃속에 거즈나 가위가 발견된다는 조사도 있었다. 수술받은 환자 10명 중 한명 꼴이다.

의사는 신이 아니다.

의사는 환자의 쾌유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뿐이다. 환자와 의사의 계약은 100% 완결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명백한 과실이나 고의가 아니라면, 의료 사고로 의사를 형사 처벌하지 않는다. 만일 의사가 과실하거나 진료 수준이 떨어지면 재교육하고, 민사적 책임을 물을 뿐이다.

매우 희귀한 케이스의 오진을 문제 삼아 실형을 선고한 사례는 매우 나쁜 사례로 남게될 것이다.

사법부는 의료계에게 방어 진료를 명했고, 의료계는 그렇게 할 것이다.

그 결과는 사법부가 아니라, 의료소비자들이 지게 될 것이다.


2018월 10월 26일





Monday, October 22, 2018

우리끼리 왜 이래 !







- 1 -

방금 KBS 뉴스를 봤는데, PC 방 살인사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경찰의 초등 수사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그게 코드 2 라는 건데, 경찰이 출동해 소란을 잠재우고, 화해를 시도한 후 돌려보내고 15분간 머물다 왔다면 경찰이 잘못 대처한 건 없다. 다만, 피해자가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매니저에게 말했다고 하는데, 경찰이 이걸 알았는지... 음... 그게 하나 걸린다. "

다른 패널은 이렇게 얘기한다.

"피해자가 처치받은 병원의 응급실 교수가 쓴 글에 대해 의료계 일부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안다. 지나치게 상세하게 환자 상태를 기록한 점, 가족과 사전에 허락을 받지 않은 점은 문제이나, 가해자가 심신미약이 아니라는 공감대를 이끌어 낸 사회적 공익이 목적이었으므로 그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물론, 이런 주장은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라 몇몇 방송인 아니 변호사들의 개인적 주장일 뿐이다. 그러나 의외로 이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아 보인다.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해야할 것은 사건과 관련한 제반 사항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조사이다.

경찰이 초등 대처에 대해서도, 반듯이 냉철하고 객관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경찰 프로토콜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또 여론 형성에 영향력있는 자가 여론은 선동하거나 호도하여 수사에 영향을 미치거나 그로 인해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이 야기되었다면, 이 역시 냉정한 판단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죽인 놈이 잘못이지 다 잘해보려고 한 거 아니냐'는 식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이자 후진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늘 사건 사고가 이어지는데, 이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냉정한 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항상 좋은 게 좋은 거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잘못은 대충 덮고 넘어가고 누군가에게 잘못을 모두 넘겨 버린다.

'젊은이를 죽인 놈이 죽일 놈이지, 경찰이 뭐! 그럴 수도 있지. 알고 그랬겠어?'
'프로토콜 대로 했다는 데 뭐...'
'저 놈이 죽일 놈인데, 경찰한테 왜 그래?'

'나쁜 새끼. 심신미약으로 빠져 나오려는 거 아냐. 무조건 사형시켜야 해.'
'대통령님 사형시켜 주세요!"

'의사가 그런 글 쓴 건 공익적 목적이라는데, 나도 공감되던데, 그래서 청원에 수십만명이 참여한 거 아냐. 의료법이 그 까짓거 뭐?'

'의도가 좋으면 됐지...'
'결과만 좋은 됐지...'

'잘 하자고 그러는 거 아냐.'
'좋은게 좋은 거지'
'우리끼리 왜 이래.'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이런 생각과 말들이 우리 사회를 부패하게 만들고 나아지지 못하게 한다.



- 2 -

야만과 문명의 차이가 뭘까?

이 둘을 가르는 것은 법의 존재이며, 그 법에는 자력구제 금지, 죄형법정주의, 무죄추정의 원칙 등이 포함된다.

현대 사회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력구제 (vigilante justice)를 원칙적으로 금하며, 매우 제한적 상황에서만 인정할 뿐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도시는 적자생존의 정글로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Street justice 도 자력구제이다. 대중이 농성으로 범죄자를 단죄하고 처벌할 수는 없다.

죄형법정주의란, 글로 적혀진 법에 의하여만 처벌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법에 없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의미이며, 괘씸하다고 다 사형시킬 수 없고, 범죄자라고 고문하거나 비인간적 대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일 죄형법정주의가 없어지면, 여론 재판이 횡행하게 될 것이다. 청와대 청원은 곧 여론 재판이다.

권력자는 여론에 따라 마구 잡아들이고, 법률에 의하지 않고 여론과 입맛에 따라 처벌을 내리게 될 것이다.

이미 그런 사례를 많이 보았다.

지금은 피의자가 검거되어 조사를 받는 과정에 있을 뿐이다.
필요하면 정신 감정을 받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도 있으며, 스스로를 변호할 권리도 있다.

아무리 악랄하고 잔인한 범죄자라 해도 법이 그렇게 정했으면 법에 따라야 한다.

문명 사회라면 말이다.

- 3 -

군중들은 살인자를 사자 우리에 던져 갈갈이 찢어죽이라고 아우성치며 황제에게 탄원한다.

이 무모함을 막아서는 이는 모두 적일 뿐이다.

어떤 자는 그가 얼마나 잔혹하게 살인 했는지 화려한 글 솜씨를 뽐내며 군중의 농성에 기름을 붓고, 군중은 환호한다.

그 피해자를 보호해 범죄를 막아야 했을 민중의 지팡이는 기둥 뒤에 숨어 있다.

황제는 서서히 일어나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엄지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킨다.

이게 오늘의 모습이다.

여기에 사실은 개입할 여지가 없다. 법치는 사라졌다.

가만보면 탄핵도 이런 식으로 벌어졌다.



2018년 10월 22일






Saturday, October 20, 2018

미국 중거리 핵 미사일 협정 파기










뉴욕 타임즈는 정부 인사와 외교가를 인용해, 다음 주 트럼프 대통령은 중거리 핵무기 협정(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을 탈퇴할 것 러시아에게 알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음은 관련 보도 요약 해설이다.


1) 미간 INF 협정을 폐기한다.
2) 인도양, 서태평양의 중국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 개발을 서두르고, 핵무기 개발 전에는 비핵 토마호크 등을 핵무기로 개조해 우선 배치한다.
3) 이 핵 미사일은 아시아에 우선 배치하며, 그 지역은 일본이나 괌이 될 것이다. 이 경우, 지대지 발사 핵 탑재 토마호크가 배치될 것이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주로 함정이나 잠수함에서 발사되었음)

* 중거리 핵무기 협정(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 (INF Treaty))의 정식 명칭은 미합중국과 소련사회주의 공화국간의 중거리 및 단거리 미사일 군축 협정(Treaty Between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the Union of Soviet Socialist Republics on the Elimination of Their Intermediate-Range and Shorter-Range Missiles)이며, 1987 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Mikhail Gorbachev) 대통령이 군축 협상의 일환으로 체결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2014년 이후 이 협정을 위반하고 있었다.

지난 4 년 동안 러시아는 서유럽 국가들과, 서방과 협력해 온 구 소련 국가들을 협박하기 위해 전술 핵무기를 배치했기 때문에 미국은 러시아가 이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 연합 (특히 독일)의 반대와 무기 경쟁의 우려로 이 협정을 탈퇴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 중국은 이 조약 체결 당사국이 아니므로 아무런 제한 없이 수천 마일을 비행할 수 있는 중거리 핵 미사일을 개발해 왔다.

미국은 서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지배적 위치를 확고히 하고, 미 해군력을 위협하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 협정을 탈퇴 해 새로운 무기를 배치할 필요성이 있다.

미국 정부는 이 협정의 탈퇴를 아직 선언하지 않았으나, 다음 주 초, 볼트 국가안보 보좌관을 푸틴 대통령에게 보내 미국이 이 협정 탈퇴를 통지할 것이라고 미국 관료들은 전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미 중국이 배치한 미사일에 대응할 핵무기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핵무기 개발에는 몇 년이 걸릴 것이므로, 비핵 토마호크 미사일을 포함해 기존 무기를 개조해 핵무기로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아시아에 우선 배치 할 것으로 보이며, 일본이나 괌이 그 대상지가 될 것이다. 


2018년 10월 20일

<관련 자료>



Thursday, October 18, 2018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어떤 '처벌'을 내릴까?















- 1 -

자말 카쇼기 살해 사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 출연해 이 사건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말했다.







첫째, 자신과의 통화에서 사우디 살만 국왕이나 실권을 가진 왕세자 빈 살만은 이 사건을 전혀 모른다고 부인했다.

둘째, 사건 진상을 모르는 체, 추정해 사우디 왕가를 비난하지 않겠다.

셋째, 그러나 만일 이 사건의 배후가 사우디 왕, 특히 왕세자 빌 살만일 경우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겠다.

이때 앵커는 "사우디와의 무기 계약을 취소할 것이냐?"고 묻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나 러시아도 사우디에게 무기를 팔고 싶어한다. 그러나 우리가 계약을 따 냈다. 그걸 왜 포기하겠는가? 처벌은 다른 식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 2 -

그러나 전세계 각국과 미국 조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미국 언론들을 왕세자 빈 살만이 배후라는 걸 캐기 위해 사건의 단서를 파헤치고 있다.

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폭스뉴스에서 "빈 살만은 정신분열증에 제정신이 아니며 매우 위험한 인물"이라며 "그는 왕권에서 축출돼야 하고, 미국은 사우디를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얼마 전 사망한 존 매케인 의원의 절친이 강경파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잠재적 경쟁 상대이기도 하다.

다른 중진 의원들도 이 사건의 살해 배후에 사우디가 있다는 건 의문의 여지가 없으며, 사우디에 무기 수출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사건의 진위와 관계없이 예단하여 '정신분열증', '축출'과 같은 과격한 용어를 사용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또, 이 사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보려는 일부 언론의 시도 역시 그러하다.



- 3 -

미국과 사우디는 혈맹이나 동맹 관계라기보다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에 더 가깝다.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지만, 사우디는 왕정 국가이다.

왕정이란 군주 1인이 주권을 갖는 것이며, 국민이 주권을 갖는 민주주의의 반대 편에 있다. 한 마디로 독재 국가란 의미이다. 파충류와 조류처럼 미국과 사우디는 태생부터 정치 이념과 통치 방식이 다르지만, 악어와 악어새처럼 서로의 필요에 의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필요함"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기에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필요함이 사라지면, 그 관계도 사라진다.

사우디가 미국에 내세울 수 있는 건 유가 조절 능력을 포함한 석유 자원, 사우디가 보유한 미국 채권과 자금력, 수니파 종주국의 지위, 아랍권의 지정학적 국제관계적 우월적 위치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미국의 대 중동 전략의 동반자가 될 수 있으며, 미국에 투자하거나 수입 교역국의 역할을 할 수 있고, 석유라는 무기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때, 사우디는 1,100 억 달러 (약 125조) 규모의 무기 (주로 사드)를 포함해 3,500 억 달러(약 400조) 에 이르는 투자 계약을 해 주며, 여실히 "필요함"을 과시했다.

사우디가 이렇게 통 크게 베팅을 한 이유는 사우디 역시 미국에 대한 "필요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 필요함이란 이런 것이다.



- 4 -

현재 사우디는 안팎으로 많은 위기에 처해 있다.


<관련 자료>



그 핵심적 위기는 바로 왕정의 위기이다.

현대 사회에서 왕정은 위태로운 통치 체제일 수 밖에 없다. 자유 시장 경제에서는 민주주의가 보편적 이념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왕권을 보호하고 왕정을 유지하기 위해 발버둥칠 수 밖에 없다.

사우디 왕정을 위협하는 요소는 매우 많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 협상을 통해 시아파 맹주인 이란에게 힘을 실어 주어 아랍에서 힘의 균열이 온 것도 사우디에게는 위협 요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상을 파기하고 또 다시 이란을 제재해 힘을 뺀 건, 아랍권에 또 다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주어, "우연히도" 사우디에게는 매우 큰 힘이 되었다.

2011년 아랍을 휩쓴 아랍의 봄도 왕권을 위협한 요소이다. 사우디 국민들이 예전같지 않아진 건 민주화 열기가 스물스물 꿈틀거리기 때문이다. 이를 잠재울 수 있었던 건, 다양한 복지 정책들이다.

그러나 수년 전 전 미국 셰일 가스로 인해 야기된 유가 하락은 사우디 국가 재정을 위협하게 되었고, 그 결과 사우디 왕가의 통치 권력이 위협받기도 했다.

또, 사우디 왕가는 최근 왕권을 놓고 대혈투를 벌인 바 있다.

사우디 초대 왕 압둘아지즈 이븐 사우드 이후 제 2대 국왕부터 현 7대 국왕까지는 모두 이븐 사우드 국왕의 아들로 이루어져 왔는데, 현 살만 국왕은 2015년 즉위 직후 다음 왕으로 지명된 이븐 사우드 초대 왕의 35번째 아들이자 자신의 동생인 왕세제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를 폐위시켜 버리고, 자신의 조카 무함마드 빈 나예프를 왕세질로 정한 바 있었다. 왕세질은 살만 국왕의 어머니가 낳은 8 형제 중 세번째 형의 차남이다.

초대왕의 아들들로 왕권을 이어가는 전통이 파기된 것이며, 왕권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1년만인 2016년, 이번에는 빈 나예프 왕세질을 감금 협박하여 스스로 왕세질 지위를 내놓도록 압력을 넣어 폐위시키고 자신의 아들 빈 살만을 왕세자로 정했다.

물론 이 모든 공작의 실질적 지휘자는 빈 살만 왕세자로 보인다. 살만 국왕은 82세로 고령이며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현재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는 33세에 불과한 빈 살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즉, 너무 어린 실질적 통치자는 자신의 권위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기를 원하며 특히 미국이 자신을 실질적 사우디 지배자로 인정해 주길 원하고 있다. 미국이 인정한 통치자라면 국민들도 수긍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동시에 그는 왕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위협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서, 사우디 왕권에 도전하는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거나 국민들의 자유 의지 욕망을 달래기 위해 파격적인 결정 (이를테면, 여성의 자동차 운전 허용과 같은)을 하기도 하며, 한편으론 미국의 '필요함'을 얻기 위해, 3,500 억달러 대미 투자 결정도 했다고 봐야 한다.



- 5 -

따라서, 자말 카쇼기 같이 왕가를 직접 공격하여 왕권을 흔드는 언론인은 눈의 가시일 것이다.

그렇다해도 이번은 너무 나간 것이다. 물론 이를 빈 살만 왕세자가 지휘한 것이 사실이라면 말이다.

자, 그럼 이 사건은 어떻게 전개될까?

이 사건에도 불구하고 빈 살만 왕세자가 미국에게 '필요함'을 증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적당한 선에서 덮고 넘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무고(?)한 한 언론인이 비록 헛된 죽음을 당했지만, 어찌보면 그건 사우디 내부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적어도 미국인의 희생은 아니다.

국제 관계에서 '국가간 정의'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추측컨대, 빈 살만은 잘못된 충성심을 가진 어떤 이 혹은 이들이 우발적, 충동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그들을 희생양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적당한 선에 제재를 가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받는 선에서 종결 지을 수도 있다. 어쩌면 이면 계약을 원할지도 모르며, 그 때문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서둘러 사우디를 방문했을 수도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강제로 폐위된 왕세질 즉, 빈 나예프를 옹립하는 것이다.

빈 나예프는 FBI에서 4년간 대테러 보안 교육을 받았고, 다시 영국 경찰청에서 3년간 대테러부대에서 훈련을 받은 바 있는 친미, 친서방파 왕족이므로 그에게 힘을 실어 주어 반정을 일으키고 사우디를 민주화 시킬 수도 있다.

물론 이건 상상 속의 이야기이다.



2018년 10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