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comes with many challenges."


"Life comes with many challenges."





현지 시간으로 14일 (화) 영화 배우이자 감독인 안젤리나 졸리의 기고가 뉴욕 타임즈에 실렸습니다.

그녀는 전혀 현학적이지 않은, 매우 간결하고 쉬운 문체로 자신의 신념과 경험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고에는 자신의 어머니가 유방암에 걸려 10년 넘게 투병을 하다 50대 중반에 사망한 사실, 그래서 첫 아이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이 ‘엄마의 엄마’가 자신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없었다는 것, 아이들이 엄마 안젤리나 졸리 역시 같은 병에 걸리지 않을까봐 두려워한다는 이야기, 그러나 실제 자신은 유전자 결함으로 인해 의사로부터 유방암이 걸릴 가능성이 87%, 난소암이 걸릴 가능성이 50%가 넘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이야기 등이 쓰여있습니다.

그녀는 현실을 직시하기로 마음먹고 양쪽 유방을 제거하고 보형물을 넣는, 3개월에 걸친 수술과 재활 과정을 극복해냈으며, 치료 과정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또 이 기고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적고 있습니다.

즉,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른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암은 여전히 공포의 대상이지만, 혈액검사를 통해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또, 이 기고를 통해, 여성에게 유방을 제거하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나, 그녀는 자신이 그것을 해냈다는 것을 행복하게 생각하며, 그럼으로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5% 이하로 낮아졌고 아이들이 유방암으로 엄마를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졸리의 경우는 염색체 중 특정 부위의 변이가 생겨 유방암이나 난소암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우인데, 통상 유방암은 5배 이상, 난소암은 10배에서 30배까지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물론 모든 유방암이 BRCA1 유전자 변이로 생기는 것은 아니며, 전체 유방암의 약 5%~10% 정도가 이 같은 경우이라 합니다.



안젤리나 졸리의 이 기고가 감동적인 것은, 여배우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부끄러울지 모르는 집안의 내력과 자신이 받은 수술을 가감 없이 공개해 자신의 경험을 사람들과 공유하려고 시도하였다는 것입니다.

실제 이 기고가 나간 후 인터넷판에는 하루 만에 1,300 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으며, 그녀의 용기를 칭송하며 자신도 검사를 받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내용은 물론, 이미 유방암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유방을 절제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던 여성들이 수술을 결정했노라 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수술을 받기까지는 어쩌면 그녀 자신의 결정이었겠지만, 이 기고를 싣는 것은 큰 용기가 아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 여배우의 짧은 기고는 유명 의사들의 강연이나 논문보다 훨씬 더 강한 파장과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입니다.

물론, 한편에서는 ‘헐리웃 스타이고 돈도 많으니 그런 검사도 하고, 수술도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냐는 비아냥은 없지 않을 것입니다.

졸리 역시 BRCA1 검사에만 3천불의 돈이 들어가며, 이런 고비용이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암이 발생하여 수술을 받거나 항암 치료를 하는 비용을 계산한다면, 사전에 검사를 받고 예방적 목적으로 유방절제술을 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성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검진과 예방을 통해 사전에 대응할 수 있는 암이나 질병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대장내시경을 통해 폴립을 제거하여 암을 예방할 수 있고, 주기적인 위내시경과 가슴 X-ray 촬영 만으로도 조기에 암을 진단할 수 있으며, 암 표지자(cancer marker)의 발전으로 대장암. 위암, 간암, 전립선암 등은 혈액 검사만으로도 예측이나 진단이 가능합니다.

BRCA1 유전자 변이를 가져 암 발생이 현저하게 높아지는 것처럼,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B형간염 보균자의 경우 상당수가 종국에는 간경화나 간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데, 이 역시 질병 발생 전에 주기적인 검진과 관찰로 조기에 진단을 받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또 한 때 우리나라 여성들의 가장 흔한 암이었던 자궁경부암 예방접종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하는 모든 여자 아이들에게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은, 자궁경부암으로 쓰여지는 진료비에 비하자면 아무 것도 아닐 것입니다.

암은 아니지만, 당뇨나 고혈압의 사망 원인의 대부분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즉, 적극적 치료와 예방을 통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발병을 막거나 지연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사회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한 사람의 글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자신이 이 같은 기고를 할 경우 그 파장이 조용하게, 그러나 대단히 깊고 멀리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듯 합니다.

저는 그녀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상당히 많은 여성들이 용기를 얻고, 새 삶을 찾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깊은 마음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어쩌면, 대중으로부터 명성(fame)을 가진 이들이 사회에 돌려주어야 할 의무를 다 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눈을 돌려 신문의 정치면, 사회면을 보면 이른바 한국 사회의 지도층, 고위 공무원들의 추태와 졸렬한 작태가 대비되어 우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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