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 가스를 둘러싼 에너지 권력의 이동
셰일 가스를 둘러싼 에너지 권력의 이동
2014년 세계 경제의 핫 이슈는 ‘셰일 가스’와 '미국의 에너지 자립'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미국이 완전하게 에너지 자립을 이루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난 10월 말 미국의 양적완화축소 이후에도 초저금리가 유지되고 실업율은 감소하며, 미국 경기가 완만하게 살아나고 있는 배경에 셰일 가스 개발에 따른 에너지 혁명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한편, 지난 11월 말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은 다수 회원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일 생산을 감축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였는데, 그 배경이 생산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셰일 가스/오일 생산 업체 등 "비전통적" 오일 회사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OPEC회의 이후 유가는 급락을 거듭하여, WTI(서부 텍사스 중질유) 경우 지난 2013년 배럴당 년평균 95.88 불이었으나 2014년 12월 2일 현재 66.88불로 가격이 추락하였고, Brent 원유의 경우 108.7 불에서 70.54 불로 떨어졌다.
2014년 12월 2일 시점 원유가와 동향
이렇게 유가가 하락하는 이유가 무엇이며, 유가 하락을 유도한 셰일 가스란 무엇인지, 셰일 가스 개발이 과연 국제 에너지 권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생각해 보자.
셰일 가스, 셰일 오일 그리고 타이트 오일
석유 산업에서 석유(Petroleum)는 원유(Crude oil)와 천연 가스(natural gas)를 통칭한다.
이 중 유정(oil well)에서 생산되는 석유를 전통적 오일 (conventional oil)이라고 하고, 그 외의 것들을 비전통적 오일 (unconventional oil)이라고 하는데,
비전통적 오일에 속하는 것으로는 셰일 가스(Shale gas), 타이트 오일(Tight oil)과 오일 샌드(Oil sand)에서 생산되는 기름이 있으며, 그 외에도 석탄이나 천연가스로 만들어지는 오일 (CTL, GTL), '불타는 얼음'이라고 불리는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s)등이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우리나라 동해 심해저에 상당량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전통적 오일에 속하는 것으로는 셰일 가스(Shale gas), 타이트 오일(Tight oil)과 오일 샌드(Oil sand)에서 생산되는 기름이 있으며, 그 외에도 석탄이나 천연가스로 만들어지는 오일 (CTL, GTL), '불타는 얼음'이라고 불리는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s)등이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우리나라 동해 심해저에 상당량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석탄으로 만들어지는 오일을 CTL(Coal to Liquid)라고 하며, 천연가스로 만들어진 오일을 GTL(Gas to Liquid)라고 한다. 또, 석탄에서 만들어진 가스를 CBM (Coal-bed Methane) 혹은 CMM(Coal-mine methane)이라 부른다.
셰일 가스와 타이트 오일(tight oil)은 셰일(shale)층이라고 불리는 혈암에서 채취되는데, 셰일층은 보통 지하 2km 이상을 수직으로 파야 도달할 수 있다.
한편, 지표나 혹은 지표에 가까운 곳에 "오일 셰일"(Oil shale)이라는 바위가 있는 경우가 있다.
오일 셰일이란, 얕은 곳에 있어서 오일이나 가스로 만들어질 수 있는 충분한 압력이나 열을 받지 못해 석유로 바뀌기 전단계의 유기물질을 다량 포함한 돌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유기물질을 kerogen이라고 부른다.
한편, 지표나 혹은 지표에 가까운 곳에 "오일 셰일"(Oil shale)이라는 바위가 있는 경우가 있다.
오일 셰일이란, 얕은 곳에 있어서 오일이나 가스로 만들어질 수 있는 충분한 압력이나 열을 받지 못해 석유로 바뀌기 전단계의 유기물질을 다량 포함한 돌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유기물질을 kerogen이라고 부른다.
이를테면 kerogen은 teenage crude oil(원유)인 셈이다.
이 kerogen이 포함되어 있는 "오일 셰일"을 고온으로 가열하면 열분해되면서 액체 탄화수소로 바뀌게 되는데, 이렇게 만들어지는 합성 오일을 셰일 오일(Shale oil)이라고 한다.
이렇게 오일셰일로 셰일 오일을 만들려면, 가열 과정을 거쳐야 하며, 생성 과정 중에 오염 물질의 배출이 많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합성 오일은 탄소 함량이 낮고 비등점 (boiling point)이 높아 기존 정유 시설로는 처리할 수 없어 별도의 시설과 처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오일 셰일 뿐 아니라, 셰일층에 잠재된 셰일 가스나 타이트 오일 역시 프래킹과 같은 채굴 기술이 발달되기 전에는 채굴의 어려움이 있어, 얼마전까지만 해도 경제성이 없는 에너지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이 kerogen이 포함되어 있는 "오일 셰일"을 고온으로 가열하면 열분해되면서 액체 탄화수소로 바뀌게 되는데, 이렇게 만들어지는 합성 오일을 셰일 오일(Shale oil)이라고 한다.
- 업계 일부에서는 tight oil 이라는 용어대신 shale oil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용어 사용에 혼동이 생기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셰일 층에서 채굴되는 오일은 타이트 오일, 오일 셰일에서 만들어지는 오일은 셰일 오일로 나누어 표기한다.
이렇게 오일셰일로 셰일 오일을 만들려면, 가열 과정을 거쳐야 하며, 생성 과정 중에 오염 물질의 배출이 많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합성 오일은 탄소 함량이 낮고 비등점 (boiling point)이 높아 기존 정유 시설로는 처리할 수 없어 별도의 시설과 처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오일 셰일 뿐 아니라, 셰일층에 잠재된 셰일 가스나 타이트 오일 역시 프래킹과 같은 채굴 기술이 발달되기 전에는 채굴의 어려움이 있어, 얼마전까지만 해도 경제성이 없는 에너지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이 비전통적 에너지 자원이 갑자기 부상한 것은 전통적 산유국들이 높은 유가를 고수하면서 "셰일 가스, 타이트 오일"이라는 램프의 마법사 탄생을 방치한 것을 넘어 출산을 보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즉, 전통적 오일의 가격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이 같은 비전통적 오일의 높은 채굴 비용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생기게 되었고, 미국의 금융 자본이 새로운 자원 개발에 막대한 금융 지원을 하게되면서, 이들 자원에 대한 혁신적 개발 기술이 이루어져 미국의 셰일 에너지 혁명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미국은 새로운 에너지 대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중동의 전통적 산유국이 위협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강력한 제조업국의 위치를 되찾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일별 생산단가 및 매장량 |
특히 미국은 지난 98년 이래 수평시추법(Horizontal Drilling)과 고압의 액체를 분사해 암석에 균열을 내는 수압파쇄법(Hydraulic Fracturing) 등 셰일층 개발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2012년에는 2009년에 비해 무려 800 배 많은 타이트 오일을 생산하게 된다.
- 수압파쇄법은 물(95%)과 모래(4.5%), 화학약품(0.5%)이 섞인 혼합액을 500~1,000 기압의 고압으로 땅 속에 주입해 암석을 분쇄한 뒤 흡착된 가스를 유동화시켜 지층압력을 이용해 지상으로 옮기는 방법이다.
- 수압파쇄법은 흔히 프래킹(fracking)이라고 불리며, 1998년 미국의 채굴업자 조지 미첼(George P. Mitchell)에 의해 상용화되었다.
- 조지 미첼은 1919년 생으로 Mitchell Energy & Development Corp.을 설립했으며, 생애, 1만 개가 넘는 유정을 개발했고, 그의 회사는 포브스가 선정한 500대 기업에 속하며, 그 역시 500대 부자에 속했다. 2013년 94세의 나이로 사망했는데, 에코노미스트는 "조지 미첼처럼 세상을 바꾼 사업가는 거의 없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은 전통적 원유 생산을 줄여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이트 오일의 양산을 통해 전체적으로는 석유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어, 2014년을 기점으로 사우디 아라비아 제치고 석유 생산량 1위 국가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석유 생산 비중 |
전세계 석유 생산 비중 예측 |
OPEC이 생산량을 유지하여 유가가 떨어지도록 한 이유는 미국 셰일 가스와 오일 채굴업자에 대항하여 가격전을 벌이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유가가 셰일 가스/오일 생산 단가 보다 낮을 경우 미국의 셰일 업자들이 손을 들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 엄청난 소모전이며, 지리한 싸움이 될 것이며, 일종의 치킨 게임이 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미국의 셰일 가스, 타이트 오일 채굴업체들을 마치 여러개의 머리를 가진 히드라(Hydra)와 같다고 주장한다.
업체별 생산 하한가 기준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생산업체의 배럴당 생산 단가는 전(全)주기 가격(Full cycle cost)으로 추산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전주기 가격이란, 석유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토지 구매 비용과 같은 초기 투입 비용을 모두 포함하여 추계하는 것인데, 셰일 가스 채굴처럼 이미 토지와 시설 장비 같은 인프라가 구축된 상태에서는 채굴 비용이 전주기 가격에 비해 월등히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통상 추계하는 전주기 비용으로 계산한 셰일 가스/타이트 오일 생산 단가는 배럴당 70~90불인데 비해, 실제 시추 비용은 배럴당 40불 정도에 불과하다.
또 OPEC이 이 같은 방식으로 유가 인하전을 펼칠 경우, 중동 산유국들의 석유 생산 채산성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중동 산유국들의 정부 재정은 대부분 석유 매출로 나온다는 것이다.
즉, 유가가 떨어지면, 정부 재정 수입이 급감하게 되므로, 재정 긴축 상황에 빠지게 되어, 국민의 불만을 일으킬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베네주엘라와 나이지리아 등 정부 재정의 석유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 유가 인하 정책에 반대하는 이유가 그것이며, OPEC의 이 같은 결정으로 자원 대국이라 불리는 러시아로 불똥이 튀어 러시아가 경제 위기를 겪게 된 것이다.
콘덴세이트(Condensate)
셰일층의 개발로 얻어지는 것은 셰일 가스나 타이트 오일 뿐이 아니다.
셰일 가스를 생산할 때 나오는 일종의 부산물로, 콘덴세이트(Condensate)라는 휘발성 액화 탄화수소가 생산되는데, 이는 지층에 있을 때는 가스의 형태로 존재하지만, 지상으로 끌어 올리면 액체 상태의 초경질유가 된다.
콘덴세이트는 셰일 가스 생산의 경우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전통적 천연가스 생성 과정에서도 만들어지며, 따라서 중동의 산유국 역시 콘덴세이트를 생산 판매한다.
특히 천연가스를 주로 생산하는 카타르의 콘덴세이트 량이 급증하여 중동의 원유 생산 증가량보다 콘덴세이트 공급량의 증가폭이 2배에 이를 정도로 콘덴세이트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 사실 우리나라도 산유국이다. 울산 앞바다 동해-1 가스전에서 하루 1,000톤 분량의 액화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양은 전국 LNG 소비량의 2%에 해당한다. LNG생산에 콘덴세이트도 같이 생산되며, 하루 약 750배럴 수준이라고 한다.
콘덴세이트 생산 공정 |
콘덴세이트가 원유나 타이트 오일과 같은 다른 비전통적 원유와 크게 차이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콘덴세이트에는 원유에 비해 나프타의 함량이 더 많아,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더 유리하다.
둘째, 콘덴세이트는 일반적 정유 시설이 필요치 않으며 비교적 간단한 구조의 정유설비 (이를 Splitter라고 한다.)로 생산이 가능하다.
셋째, 자국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수출을 법으로 막고 있는 미국도 콘덴세이트 수출에 대해서는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Splitter |
셋째, 자국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수출을 법으로 막고 있는 미국도 콘덴세이트 수출에 대해서는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석유 사업은 원유 탐사나 굴착, 원유 판매를 하는 업스트림(upstream) 사업과, 원유를 수송하거나 원유로부터 각종 석유 제품을 정제하는 정유(refinery), 이렇게 가공된 석유 제품을 다시 수송 판매하는 다운스트림(downstream) 사업으로 크게 나누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업스트림보다 다운스트림이 월등히 발달해 있으며, 다운스트림 사업은 우리나라의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석유는 무려 180만 배럴로, 비산유국 중 석유 소비량은 세계 3위에 달한다.
또한 하루 원유 수입량은 약 240만 배럴로 세계 5위의 원유 수입국이며, 원유 정제 능력은 세계 6위 수준인데, 특히 석유제품은 13년 째 우리나라 수출 2위의 상품이며, 2013년 석유제품 수출량은 500억불 수준이다.
그 외 석유 화학 제품 역시 수출 효자 종목이라고 할 수 있어 석유 산업은 반도체, 자동차, 선박과 함께 우리나라 주요 기간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석유화학 산업이 발달되어 있는 우리나라는 그 원료가 되는 나프타가 중요한데, 콘덴세이트는 나프타 함량이 전통적 원유에 비해 많으므로 유리하며,
통상 CFU(condensate fractionation unit)이라 불리는 스플리터는 일반 정유 설비에 비해 비교적 구조가 간단하며 설비 비용이 낮다는 잇점이 있다.
한편, 미국은 현재 전통적 원유와 셰일 가스/오일을 포함해 약 1,100 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와는 별개로 하루 1백만 배럴 이상의 콘덴세이트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미국의 정유 시설은 대부분 중질류를 위한 것이어서 콘덴세이트같은 초경질류를 정제할 수 없어 콘덴세이트의 처리에 골머리를 썩는다(?)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미국의 석유 업자들은 콘덴세이트를 수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에는 중동발 오일 쇼크로 지난 1972년 만들어진 에너지 정책 보호법이 있어, 미국에서 생산되는 비정제유에 대한 수출을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미국 상무부는 콘덴세이트를 천연 가스 생산에 따른 1차 가공품으로 간주하여 제한적으로 수출을 허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GS칼텍스는 최초로 미국으로부터 약 40만 배럴의 콘덴세이트를 이미 수입한 바 있고, SK에너지 역시 콘덴세이트 수입을 진행 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산 콘덴세이트의 가격은 중동 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데 비해, 물류 비용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중동 산 콘덴세이트 수입에 비해 불리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GS칼텍스가 이번에 이를 수입한 것은 본격적인 수입이라기 보다는 수입다변화 전략과 함께 향후 수입 물량 확대에 대비한 시험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카타르로부터 월 200만 배럴의 콘덴세이트를 수입한 바 있는 GS 칼텍스가 미국산 콘덴세이트를 정유하기 위해서는 성분 분석과 혼합비율 계산 등 기존 설비 보완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콘덴세이트의 경제성과 비중이 커짐에 따라, 다른 정유 업체들 역시 콘덴세이트 정제 시설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이미 하루 10만 배럴을 정제할 수 있는 공장을 증설, 가동했으며, 현대오일뱅크는 하루 14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기로 하여 2016년부터 상업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은 SK 이노베이션의 다섯 개 자회사에 속하며, 정유와 석유화학산업체이다.
-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Aramco)가 대주주인 에쓰오일은 차마 미국산 콘덴세이트에는 눈독들이지 못하는 대신, 카타르 산 콘덴세이트 수입을 확대했다.
- 아람코(Aramco)는 "Arabian American Oil Company"을 의미하며, 정식 명칭은 "사우디 아람코"인데, 이는 1차 세계대전 후 미국 스탠다드 오일과 사우디 정부가 합작하여 만든 세계 최대의 정유회사이다.
흥미로운 건, 삼성토탈이다.
삼성토탈은 삼성종합화학과 프랑스 토탈사가 5:5의 지분으로 합작하여 만든 석유화학업체로, 얼마전 한화 그룹에 상당 지분이 매각된 바 있다.
한화 그룹은 과거 경인에너지를 설립하였다가 외환 위기를 겪고 현대 정유에 회사를 매각하면서 정유 사업에서 손을 뗀 경력이 있는데, 이번 인수로 다섯번째 정유사업자로 탈바꿈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 된 것이다.
삼성토탈은 이미 일일 15만 배럴 처리가 가능한 콘덴세이트 스플리터 (condensate fractionation unit)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으로 항공유, 경유, 고급 휘발류 등을 생산하여, 이미 알뜰주유소에 공급해 왔기 때문에, 한화는 삼성토탈 인수로 이미 공급선을 확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중동 국가들이 원유와 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고, 생산량 또한 그럴 것이라고 지레짐작하지만, 실제로는 원유 생산량 1위에서 5위 중에 중동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일하며, 천연 가스의 경우는 이란과 카타르 정도가 있을 뿐이다.
러시아의 위기
우리는 흔히 중동 국가들이 원유와 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고, 생산량 또한 그럴 것이라고 지레짐작하지만, 실제로는 원유 생산량 1위에서 5위 중에 중동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일하며, 천연 가스의 경우는 이란과 카타르 정도가 있을 뿐이다.
전통적 오일을 생산하던 중동 국가들의 경우, 최근 시리아, 이라크 사태로 원유 생산이 급감한데다가 이란은 금수 조치에 물려 있고, 리비아 역시 반군과의 내전으로 석유 생산이 급감한 상태라고 할 수 있어 전통적 산유국인 중동 국가들의 위세는 상대적으로 약해졌다고 할 수 있다.
물론 OPEC은 여전히 전세계 석유 소비량의 40%이상을 공급하고 있고, 강력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OPEC의 입김은 에너지 권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가 별로 볼 때, 미국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산유국은 바로 러시아인데, 미국이나 러시아가 석유의 양산, 감산을 통해 원유 가격을 주도하기는 역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석유 생산량 세계 3위로 4위인 중국보다 2 배 이상을 생산하고, 천연가스 생산은 세계 2위로 1위인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며, 3위인 이란에 비해 4배 이상을 생산한다.
러시아 석유의 약 78%는 유럽 시장으로 수출되며, 주 거래국은 독일, 네델란드, 폴란드 등지이다. 또 16%는 아시아로 수출되며 6% 가량은 북미로 수출되고 있다.
천연 가스의 경우 수출물량의 35%는 독립국가연합(The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으로 나가며, 독립국가연합으로 나가지 않는 천연 가스 물량의 70%는 유럽으로 수출되는데, 주로 독일, 터키, 이태리가 대상이다.
그 나머지는 최근 EU로 가입한 체코, 폴랜드, 슬로바키아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LNG (액화 천연가스. liquefied natural gas)도 수출하는데, LNG의 수출 전진기지는 사할린에 있으며, 주로 일본, 한국 등과 장기 계약으로 공급하며, 2011년 기준으로 보자면, 일본이 수출 물량의 70%, 한국이 25%, 중국이 2.5%를 가져갔으며 나머지는 태국 등이 가져갔다.
사할린 LNG기지는 2009년부터 생산을 시작했으며 기차를 통해 운송되고 연간 1천만 톤의 LNG를 생산해 수출할 수 있다.
러시아는 석유 및 천연가스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8%에 이르고, 국가 재정의 50%가 석유와 천연가스로부터 나오는데, 지난 11월 27일 OPEC의 원유 감산 포기 선언(사실상 협상 결렬)으로 유가가 급락하게 되면서 러시아는 치명타를 맞게 된 것이다.
최근의 유가 하락으로 일부는 러시아가 제 2의 모라토리움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 놓기도 하였다.
러시아가 국가 재정 균형을 유지하려면 배럴당 유가는 110불 이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뿐 아니라, 원유가 수출의 95%, GDP의 25%를 차지하는 베네주엘라나, 국가 예산의 75%를 석유 수출에 기대고 있는 나이지라아 역시 유가 하락의 충격을 벗어나긴 어렵다.
또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유가 기준을 배럴당 무려 184 달러 이상으로 계산하고 국가 예산을 짠 리비아 역시 매우 큰 재정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란(130.75달러 기준 예산 추계), 알제리(130.5달러), 이라크(100.6 달러) 등도 재정 적자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나라 뿐 아니라, 석유에 의존하는 대부분 산유국들은 이미 2015년도 기존 예산안을 폐기하고 새로운 예산안 조정에 들어갔다.
사우디(106달러) 역시 현재와 같이 유가가 60불대에 계속 머물거나 더 떨어질 경우 재정 위기에 봉착할 수 있지만, 이번 OPEC회의에서 원유 감산을 강력하게 반대한 이유는 외환보유고(Rainy-day fund)가 충분하여 버틸만하고, 미국의 비전통적 원유 생산업체를 무너트리지 않을 경우 산유국의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는 사이, 러시아와 그 외 여러 나라의 경제가 엉망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 일부 언론은 중동 산유국들이 긴축 재정을 할 경우, 이들 중동 국가들은 왕정이나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상당한 복지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를 줄여야 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제 2의 아랍의 봄과 같은 사태가 촉발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 리비아의 경우, 수입의 대부분을 석유에서 발생시키고 있고, 이를 통해 국가 재정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제껏 정부 예산의 상당 부분이 불용되어 온 전례를 볼 때, 언론이 보는 것처럼 리비아 정부가 그리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또, 리비아는 생산하는 석유 80% 이상을 유럽에 판매하고 있는데, 러시아 산 가스와 석유가 제재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리비아산 석유 판매가 촉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론 반군의 저항으로 제대로 생산되지 않는 일이 없을 때의 가정이다.
러시아의 경우 주가가 하락하고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손을 빼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러시아의 위기를 놓고, 러시아 언론은 러시아의 목줄을 죄기 위해 미국과 사우디가 공조하여 새로운 '석유 전쟁'을 시작하려는 것이라는 음모론을 펼치고 있다. 뉴욕타임즈 컬럼리스트 토마스 프리드먼도 컬럼을 통해 같은 주장을 했다.
또 반대로 러시아에는 유가 하락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정도의 외환보유고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BBC에 따르면 러시아는 대략 4,500억불 규모의 여유 자금이 있기 때문에 유가 하락 충격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러시아 경제 위기가 다시 한번 불어닥칠 수 있다는 전망이 유세하다. 유가가 1 배럴 떨어질 때마다 러시아의 수입은 20억불씩 줄어든다는 것이다.
유가 급락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피해갈 수 없는 시장 반응"이라며 못내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또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부총리는 지난 10월22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가석유가스포럼에서 성명을 통해 "러시아 정부는 이미 유가 인하와 관련된 정책을 계획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현 가격에 타격이 크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결국 유가가 인상되어, 훨씬 높게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미국은 셰일 원유 채굴이 불리한 입장에 놓여 다시 수입국에 입장에 놓이게 될 것"이며 "그후 유가도 배럴당 90~110달러로 정상가를 되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자신감이 얼마나 갈 수 있는 지는 의문이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니아 사태 이후 유럽과 미국의 경제 제재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모스크바의 한 포럼 연설에서 "러시아는 EU 제재로 입은 총 손실액이 400억 달러, 유가 인하로 년간 1천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월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석유, 가스로 러시아를 제재할 수 없다며 이런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작년(2013년)에 러시아의 석유 수익은 1910~1940억 달러(198.5조~201조원)인데 비해, 가스 수익은 약 280억 달러(24조원)에 불과하다.
러시아 가스는 주로 유럽 국가들에 수출되며, 유럽에서 소비되는 전체 가스 중 30~35%를 러시아 가스로 충당한다. 유럽이 러시아 가스 구입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이 말은 EU의 러시아 경제 제재로 러시아산 가스 공급 중단 때문에 나온 말인데, 유럽 국가 중 산유국은 노르웨이, 덴마크, 영국 정도라는 건 감안하면 일견 그럴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러나 푸틴의 장담은 빗나갔다.
유럽은 북미산 셰일 가스를 사들이고, 대체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러시아 가스 수입 중단에 생각처럼 큰 충격을 받고 있지 않다.
또, 미국의 에너지 자립에 따라 전통적 중동 산유국들의 대미 수출 물량이 유럽으로 유입되었고, 한편 미국의 셰일 가스 생산이 급증함에 따라 미국내 발전소들이 가스를 발전 원료로 사용하면서 미국산 석탄이 유럽으로 건너가 유럽은 오히려 석탄 발전량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독일의 경우 전력 생산의 70%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석탄 생산국이기도 하다.
이제, 위기에 처한 러시아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수출다변화이다.
유럽 시장 의존을 벗어나 에너지 소비 대체국을 찾는 것이다.
지난 12월 1일 터키를 방문한 푸틴은 동유럽 국가들과 공동으로 추진하던 "South Stream 가스관 건설 사업을 중지하고, 대신 터키를 통과하는 가스관(Blue stream)을 통한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하였다.
러시아를 출발해 흑해 해저를 통과해 불가리아로 넘어가, 이탈리아에 이르는 사우스스트림 가스관 공사가 EU의 경제제재 이후 불가리아의 반대로 가스관 공사가 지지부진하자, 푸틴 대통령은 더 이상 이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이의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대신 터키로 넘어가던 기존의 블루스트림 가스관의 공급을 늘리고, 가스 가격 역시 6% 인하해 주고, 터키를 통해 그리스로 연결하는 새로운 파이프 라인을 만들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EU의 제재를 피해 러시아 가스를 우회 수출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 일부 언론은 푸틴이 사우스스트림 건설 중단 이유로 불가리아의 승인 거부를 들었지만, 이는 핑계이며, 사실은 이 공사를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 제 1의 국영가스 회사인 가즈프롬이 이 공사를 계속 진행할 경우 공사비 부담을 견디어 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푸틴은 또 동북아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데, 이미 러시아는 중국과 밀월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으며,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국가와 우리나라, 일본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시베리아의 힘"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약 550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며,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이 가스관을 통해, 30년간 약 4천억 달러의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 그러나 일부 언론은 이 같은 공급량은 중국 가스 소비량의 23%, 가즈프롬 수출량의 16%에 불과한 것이며 (파이낸셜타임즈), 이는 유럽 수출량의 20%밖에 되지 않는다(블룸버그)며, 여전히 유럽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아무튼 둘 간의 밀월은 남다르다.
푸틴과 시진핑이 만난 건 시진핑 취임 이후 10 차례나 된다. 푸틴은 11월 북경 APEC에서 시진핑을 다시 만나 러시아 벤쳐기업이 만든 러시아 최초의 스마트폰인 요타폰을 선물로 건네주기도 했다.
이날 푸틴과 시진핑이 천연가스 파이프 라인 건설 등 17건의 협력 문서에 사인을 한 직후였다.
푸틴은 시진핑과 만난 후, 일본 아베 수상과 만나기도 했다.
아베 일본 총리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러시아 극동에서 일본 홋카이도를 거쳐 도쿄까지 이어지는 가스관 건설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중국과 사인한 이후이기 때문에 사실 뒷북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 국영가스업체 '가즈프롬' 사장 알렉세이 밀레르는 기자들에게 "일본이 자국 내 가스공급망 사업과 전력 사업 등에도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해와 이 사업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밀레르 사장은 그러나 아직 일본 측에 답을 주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언론은 또 러시아 정부가 북한과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가스관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만약 남북러 가스관 연결로 러시아 산 가스를 수입할 경우, 1MMBTU 당 10달러 선으로 미국산 셰일 가스에 비해 저렴할 것으로 SERI는 추정하고 있다. (미국산 셰일 가스 추정 가격은 $15~$17 선(미국 가스가격 + LNG 액화비용 $3 + LNG운반비용 $3 + 이윤 포함)
러시아는 2020년까지 천연가스의 아시아 수출 비중을 3%에서 30%대로 올리고, 석유 수출 비중 역시 2%에서 25%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에너지 전략 2020)
이런 가운데 저유가와 러시아의 위기를 이용해 최대 수혜를 누리고 있는 국가는 사실 중국이라고 할 수 있다.
전세계 최대 공업국인 중국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만, 이미 1억 배럴 가까운 비축유를 가지고 있고, 낮은 유가 덕에 더 많은 원유를 사들일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은 세계 제일의 달러 보유 국가이다.
이미 지난 10월 중동 원유 2400만 배럴을 사들인 바 있다.
게다가 러시아의 위기를 이용해 최대 구매자라는 우월적 지위에서 러시아와 협상을 전개할 수 있었다.
러시아 역시 인프라 구축 등에서 중국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여, 가스 개발 등 업스트림 참여 요구를 받아들인 바 있다.
사실 중국은 세계 최대 셰일가스 매장국이며 이미 주요 메이저 오일회사들과 함께 셰일 가스를 채굴하고 있으며, 수년 내에는 자체적인 셰일가스 및 타이트 오일 생산에 착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밝혀진 매장량만 미국의 두 배에 달하는 중국이지만, 중국의 셰일가스 생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셰일 가스 생산에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데, 절대적 물 부족 국가인 중국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체 셰일가스를 양산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중국의 셰일 가스는 물이 부족한 서부에 매장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둘째, 중국의 셰일 층은 미국에 비해 2배 깊은 위치 (1.5km~4km)에 있어 미국보다 개발이 훨씬 더 불리하다. 미국의 경우 가스정당 개발 비용이 약 250만불 수준이지만, 중국은 가스정당 평균 1천만불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러시아의 또 다른 대안은 '시장 지배력'을 갖는 것이다.
러시아가 원유나 가스 시장에서 미국과 견줄만한 생산을 하고 있다고 한들, 러시아 자체의 힘으로는 석유 시장을 지배할 수 없으며, 고립되어 고독한 싸움을 할 뿐이다.
따라서, 카자하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 러시아 등이 가입하고 있는 상하이 협력기구를 OPEC과 같은 대안 기구로 만들던지 아니면, 러시아가 OPEC에 가입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유가 얼마나 떨어질까?
사실 누구도 쉽게 향후 유가 전망을 내놓기 쉽지 않다.
미국의 캠브리지에너지연구소는 WTI(서부텍사스 중질유)의 내년 평균가격을 77.43달러로 전망했다. 10월초에 내놨던 전망치는 88.33달러이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WTI의 내년 평균가격을 94.58달러에서 77.75달러로 17.8% 하향 전망했다.
국내 전망을 보면, 지난 달 KDB대우증권은 WTI 내년 평균치가 80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우리투자증권은 내년 WTI 가격을 88달러로 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WTI의 내년 평균가격을 94.58달러에서 77.75달러로 17.8% 하향 전망했다.
국내 전망을 보면, 지난 달 KDB대우증권은 WTI 내년 평균치가 80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우리투자증권은 내년 WTI 가격을 88달러로 봤다.
이들 모두 11월 27일 OPEC 결정에 따라 수정 전망해야 할 판이다.
그나마 비슷하게 추정한 곳은 미국의 투자전문 매체인 마켓워치이다.
마켓워치는 내년 유가가 배럴당 4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이 전망한 시기는 지난 9월 말로 당시 유가는 배럴당 93달러였다. 지금은 60달러 선이다. 불과 2달 말에 30%가 빠졌고 OPEC의 감산 포기를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것을 감안하면 제법 잘 예측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마켓 워치는 전세계 원유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대신 셰일 가스와 타이프 오일 등의 생산이 증가하므로 가격이 조절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마켓 워치는 전세계 원유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대신 셰일 가스와 타이프 오일 등의 생산이 증가하므로 가격이 조절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석유는 생산이 증가하는 만큼 소비가 증가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하로 유지할 경우 대부분의 OPEC국가가 재정 부담을 견딜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감산에 들어가 배럴당 80달러를 기점으로 국제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 정부가 "배럴당 60달러선에서 유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 같은 반응의 의미를, 첫째, 유가 하락이 이어져도 OPEC이 나서서 감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며, 둘째 배럴당 60달러를 용인한다는 것은 OPEC 회원국들이 미국의 셰일 에너지 혁명에 따른 공급 확대와 전세계적인 수요 둔화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원유 시장 내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하로 유지할 경우 대부분의 OPEC국가가 재정 부담을 견딜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감산에 들어가 배럴당 80달러를 기점으로 국제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 정부가 "배럴당 60달러선에서 유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 같은 반응의 의미를, 첫째, 유가 하락이 이어져도 OPEC이 나서서 감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며, 둘째 배럴당 60달러를 용인한다는 것은 OPEC 회원국들이 미국의 셰일 에너지 혁명에 따른 공급 확대와 전세계적인 수요 둔화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원유 시장 내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석유가 사용된 이래 유가의 변동이다. 연두색은 2010년 물가로 환산한 가격이고, 짙은 녹색 그래프는 당시의 실제 달러화이다. |
그런데, 석유가 사용된 이래 유가 변동을 보면, 사실 100년 가까이 배럴당 평균 20달러 선에서 비교적 안정된 가격을 유지했음을 알 수 있다.
몇 번의 중동 위기와 97년 아시아 경제 위기를 제외하곤 2002년까지만 해도 비교적 안정된 가격을 유지하다가 불과 10년 사이에 유가의 급등이 있었는데, 누가 보아도, "시장 기능"에 따라, 즉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과거 10년 간의 유가 인상으로 미국은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개발할 수 있었고, 지금은 에너지 자립을 넘어서 수출에 나설 수 있게 되었으며, 중동 분쟁에서 한 발자국 떨어질 수 있게 되었고,
러시아는 1998년 모라토리움 선언 이후 유가 상승 덕에 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으며,
UAE는 넘쳐나는 여윳 돈으로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개발할 수 있었지만, 세계 경기는 침체되었고, 특히 비산유국이 많은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상대적으로 더 어려웠다고 할 수 있다.
과거 10년 간의 유가 인상으로 미국은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개발할 수 있었고, 지금은 에너지 자립을 넘어서 수출에 나설 수 있게 되었으며, 중동 분쟁에서 한 발자국 떨어질 수 있게 되었고,
러시아는 1998년 모라토리움 선언 이후 유가 상승 덕에 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으며,
UAE는 넘쳐나는 여윳 돈으로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개발할 수 있었지만, 세계 경기는 침체되었고, 특히 비산유국이 많은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상대적으로 더 어려웠다고 할 수 있다.
2008년 7월 WTI 가격은 배럴당 146 달러를 돌파했는데, 당시 미국 재무장관은 유가 급등의 이유를 '초과 수요'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초과 수요란,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예측하에 미리 석유를 선매하여 가격 상승을 부축였다는 의미이다.
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지금은 반대로 더 떨어질 수 모른다는 기대 심리가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래 표는, 과거 (1993년)와 현재(2011년), 미래 (2020년)의 전세계 에너지 소모량과 비중을 그림으로 만든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82%는 화석 연료로부터 얻어지고 있으며, 핵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재생에너지와 수력 에너지의 양은 13% 수준이며, 미래(2020년)는 이의 양이 18% 수준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비록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총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덩달아 화석 연료의 사용도 늘겠지만, 점차 화석 연료의 비중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예측인 것이다.
이런 전망 속에서 곧 고갈될 것으로 보였던 화석 연료는 채굴 기술의 발전과 전통적 오일의 가격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더 늘어나게 되었다. 가격 인하 요인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은 '단지' 시장 원리에 의해서 가격이 정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만일 이 가정이 사실이라면, 그 '에너지 권력의 소유자'는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때 까지 가격을 떨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석유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의 힘겨루기를 보면서 데자뷰처럼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를 떠 올린다.
당시에도 음모론은 있었는데, 그 내용은 유대 자본의 중국 자본 폭격이라는 것이었다.
아시아 금융 위기는 헤지펀드가 홍콩과 태국 증시를 공격하면서 시작되었고 그 해 11월 우리나라는 유탄에 맞아 쓰러졌다. 우리나라는 직접적 이해 당사자가 아닌데, 제 풀에 쓰러진 것이다.
이번 "석유 전쟁"에서 같은 현상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유가 인하가 국내 경기에 마냥 좋은 것도 아니다.
소비자들은 당장 자동차 기름값이 인하될 기대감으로 좋을지 몰라도, 우리나라 주요 기간 사업인 석유제품 산업은 당장 큰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미국이 경유, 항공유, 휘발류 등 석유화학 제품을 중남미, 유럽, 호주, 아시아 등지로 전방위적으로 수출하게 되면서 우리나라 정유 산업은 큰 타격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일 지금의 유가 인하가 전세계 에너지 권력 이동을 위한 전초전이라면, 우리는 또 한번 제풀에 나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깊다.
물론 기우이길 바란다.
2014년 12월 5일
https://mvkceo.blogspot.com
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지금은 반대로 더 떨어질 수 모른다는 기대 심리가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래 표는, 과거 (1993년)와 현재(2011년), 미래 (2020년)의 전세계 에너지 소모량과 비중을 그림으로 만든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82%는 화석 연료로부터 얻어지고 있으며, 핵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재생에너지와 수력 에너지의 양은 13% 수준이며, 미래(2020년)는 이의 양이 18% 수준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비록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총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덩달아 화석 연료의 사용도 늘겠지만, 점차 화석 연료의 비중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예측인 것이다.
이런 전망 속에서 곧 고갈될 것으로 보였던 화석 연료는 채굴 기술의 발전과 전통적 오일의 가격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더 늘어나게 되었다. 가격 인하 요인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은 '단지' 시장 원리에 의해서 가격이 정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만일 이 가정이 사실이라면, 그 '에너지 권력의 소유자'는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때 까지 가격을 떨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석유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의 힘겨루기를 보면서 데자뷰처럼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를 떠 올린다.
당시에도 음모론은 있었는데, 그 내용은 유대 자본의 중국 자본 폭격이라는 것이었다.
아시아 금융 위기는 헤지펀드가 홍콩과 태국 증시를 공격하면서 시작되었고 그 해 11월 우리나라는 유탄에 맞아 쓰러졌다. 우리나라는 직접적 이해 당사자가 아닌데, 제 풀에 쓰러진 것이다.
이번 "석유 전쟁"에서 같은 현상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유가 인하가 국내 경기에 마냥 좋은 것도 아니다.
소비자들은 당장 자동차 기름값이 인하될 기대감으로 좋을지 몰라도, 우리나라 주요 기간 사업인 석유제품 산업은 당장 큰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미국이 경유, 항공유, 휘발류 등 석유화학 제품을 중남미, 유럽, 호주, 아시아 등지로 전방위적으로 수출하게 되면서 우리나라 정유 산업은 큰 타격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일 지금의 유가 인하가 전세계 에너지 권력 이동을 위한 전초전이라면, 우리는 또 한번 제풀에 나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깊다.
물론 기우이길 바란다.
2014년 1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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