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포석
조선일보가 인터뷰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다수당이 된 민주당이 '트럼프 식 대북 쇼'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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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민주당 하원 장악으로 트럼프식 '대북 쇼' 제동 걸릴 것"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07/2018110703388.html
"트럼프 식 대북 쇼"에 대해 생각해 보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취임 후 한동안 김정은과 북한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 낸 바 있다. 김정은을 로켓 맨이라고 부르며 애 취급하고, 백악관에는 북한보다 훨씬 더 핵 버튼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해 말에는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던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바뀐 건, 싱가폴에서 김정은을 만난 직후이다.
모두가 다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김정은에게 친밀한 태도를 보이며, '사랑에 빠졌다'는 말을 했다.
우리는 이런 모습이 '트럼프 식 어르고 달래기' 전술이라고 생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태도를 유지하자, 미국 조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민주당이 더 그랬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요구했다.
돌이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어르고 달래기 전법은 매우 의도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들기도 한다.
이 전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얻은 것은 두 가지이다.
첫째, 북한을 옴짝달싹하기 못하게 잡아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 전술 후 북한은 태도를 누그러트리며 마치 미국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듯 태도를 바꾸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을 벌고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둘째, 민주당의 대북 강경책이다.
이미 언급했다시피 낮은 지지율을 갖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은 크지 않았고,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잃을 것은 거의 확실했다. 만일 중간 선거 이후 여소야대가 될 경우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되는 정책을 더 강력히 주장할 것이 분명하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주장한 강경한 대북 기조를 계속 끌고 왔다면, 지금 민주당은 대북 강경 대응이 아니라, '전쟁을 하자는 거냐?'며 대화를 통한 외교적 북핵 해결을 주장하고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물론, 지나친 자의적 해석일 수 있지만, 뻔한 중간 선거 결과를 앞두고 미리 포석을 깔아 둔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
대북 정책에 대한 의회와 행정부의 입장도 생각해 보자.
이미 여러 번 주장했듯, 의회는 이미 대북 제재법을 통해, 제재 조건과 방식은 물론, 제재를 풀기 위한 조건도 법으로 정해 두었다.
이 법에 따라 북한이 북핵의 CVID는 물론, 정치 수용소를 없애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미국의 대북 제재은 해제될 수 없다.
대북 제재법에 따라 대북 제재를 풀기 위해서는 북핵의 행동에 대한 미 행정부가 보고서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기준으로 의회가 결정한다.
만일 진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 수준의 북한 비핵화 태도만으로 제재를 풀어주려고 하면 대충 보고서를 만들어 이를 흔들며 의회를 압박, 설득해야 한다. 이럴 생각이었다면, 상하 의회 모두 공화당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면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어설프게 제재를 해제 할 생각이 아니라면,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들,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는 영향을 받을 것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대충 비핵화 액션을 취하면 제재를 풀어줄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절대 아니다.
그러니, 적어도 대북 전략 측면에서 여소야대로 영향을 받을 것이 없다.
'트럼프 식 대북 쇼'는 말 그대로 쇼일 뿐이다.
적어도 북핵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이번 중간 선거 결과를 놓고 가장 흡족해할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 볼튼 국가안보보좌관, 미 국방부일 것이다.
반대로, 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기를 간절히 바랬고, 이번 선거 결과로 잠 못 이룰 당사자는 남북한 정상일 것이다.
물론 다수당이 된 민주당이 더 강경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은 당분간 현재의 대북 유화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대북 강경책을 더 끌어내기 위해서이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실패하고 무위로 돌아가는 모습도 보여줄 것이다. 이 역시 마찬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등 떠밀려 어쩔 수 없다는 듯 군사 옵션을 꺼낼 지 모른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책임을 피할 수 있으며, 재선도 보장받을 수 있다.
미국은 전쟁 도중 섣불리 지도자를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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