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선택은?
트리아지(Triage)는 어떤 환자를 우선적으로 치료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프로세스이며, 이 기준은 환자의 중증도이다.
트리아지는 나폴레옹 전쟁 시절 만들어졌고, 프랑스어 ‘trier’에서 유래했으며, 이 단어는 이동, 선택, 분류를 의미한다.
즉, 중증도에 따른 환자 분류는 전쟁을 통해 개발되었고, 이런 분류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당시 프랑스 군의관들은 전투 도중 다쳐 들어온 병사들은 세 분류했다.
첫째, 어떤 치료를 받아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환자
둘째, 어떤 치료를 받아도 죽을 것 같은 환자
셋째, 즉각적 치료에 대해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 같은 환자
첫째 경우는 치료를 다소간 미뤄도 좋은 경상자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경우는 치료해도 살기 어려운 중환자이다.
셋째는 즉각 치료하면 살아날 수 있거나, 회복 후 다시 전장에 내 보낼 수 있는 환자를 의미한다.
당시 나폴레옹의 군의관들은 두번째 경우의 환자를 치료하지 않았다.
전투 중 중환의 치료에는 막대한 의료 물자, 혈액, 인적 자원을 필요로 한다. 그렇게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어 살아나면 다행이지만, 물자, 인력, 자원이 제한적인 야전 병원에서 지휘관은 그에게 쏟아붓는 자원을 다른 부상자 즉, 치료 후 다시 전쟁터로 내 보낼 수 있는 병사에게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트리아지 시스템은 좀 더 정교하게 가다듬어져 지금도 전세계 대부분 국가들의 응급실에서 사용하고 있다. 전세계 공통 기준은 아니며, 국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
나폴레옹 시절의 3 단계는 응급도에 따라 국가에 따라, 4 단계 혹은 5 단계로 분류하여 즉각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부터 4 시간 이상 기다려도 되는 비응급으로 나눈다.
응급도 평가는 환자의 징후를 토대로 한 점수를 기준으로 하거나, 의사의 판단에 의한다.
응급실에서 자원의 부족으로 초응급 상태의 환자의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는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유사시 군의 트리아지 영역에서는 나폴레옹 시절처럼 당장 치료해도 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자, 여기서 질문.
4성 장군과 일병 운전병이 탄 지휘 차량이 전투 중 로켓 공격을 받아, 똑같이 부상 당했다고 가정해 보자.
둘다 심한 복부 장기 파열과 복강 내 출혈이 있고, 둘다 출혈성 쇼크 상태로 중증도는 동일하며, 혈액형도 같은데, 줄 수 있는 혈액은 제한되어 있고, 당장 수술할 수 있는 수술장과 수술 의사는 하나 뿐이서, 둘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고 가정하자.
만일 한 명을 수술하면 다른 한명은 죽을 수 밖에 없다.
과연 누굴 수술해야 할까?
똑같은 군인이고 성인이며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 경우, 당신의 선택은?
2018년 11월 8일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