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우한 연구소 유츨설의 단상







조 바이든은 지난 5월 26일, 코로나19의 기원을 재조사해 90 일 이내에 보고할 것을 지시하고, 그 다음 날 언론을 통해 이를 공개했다.

그런데, 바이든은 지난 해 가을부터 시작된 미국 국무부의 바이러스 기원 조사 (우한 연구소 유출 기원설 조사)를 취임 직후 중단시킨 바 있다.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5월 26일 CNN이 익명의 정보통을 인용해 보도하였다.

바이든이 뒤늦게 입장을 바꾼 건, 지난 23일 월스트리트 저널이 '2019년 11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직원들이 고열 등 우한폐렴 유사 증상으로 치료를 받았다'는 미국 정부의 비공개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한 때문으로 보여진다.

이로 인해, 잠자고 있던 코로나바이러스 우한 연구소 유출설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부각되었다.
과연 우한폐렴 유발 바이러스 (SARS-CoV-2 바이러스) 는 연구소에서 유출된 것일까?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그건 단순한 실수였을까? 아니면 의도적인 것일까?

또, 그 바이러스는 중국이 무기화하기 위해 만든 인공적인 것일까? 아니면 자연에서 유래된 것일까?

지금으로선 그 어떤 것도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추정해 볼 수는 있다. 그래서 사실 만을 놓고, 퍼즐을 맞춰보자.



1. 메르스의 교훈

2015년 우리나라를 강타한 메르스(MERS)는 사우디에서 발원한, 이를테면 외래종 감염병이다.
메르스는 사스나 조류독감 같은 다른 인수공통감염병과는 달리 전염력이 높았고, 일거에 대한민국 의료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 결과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사실상 음압 병실 증설이 전부였다. 

판데믹이나 에피데믹이 발생할 때의 대응 및 지휘 체계 점검, 감염병 전문가 양성, 검역 강화 등등 본질적 대응책 마련은 매우 미흡했다.

왜일까?

그때나 지금이나 정부 정책을 리드하는 그룹은 의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국민들 역시 메르스 사태 이후 발생한 정치적 격랑으로 감염병 따위는 그냥 묻혀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그들의 기본 마인드는 의료계는 언제나 수족처럼 부릴 수 있는 것이므로, 전염병이 또 발생하면 그들을 갈아넣어 막으면 되고, 정부는 그저 고시나 명령으로 가시적 결과만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게 음압실의 증설인 것이고...

한편, 당시 메르스 사태에 대응했던 전문가 그룹도 듣도 보도 못한 신종 감염병을 '전통적 개념'으로 접근하려 했을 뿐, 신종 전염병에 대해 무지했다. 그들은 메르스에 대해 미국 CDC 나 WHO 의 정보에 의존 했는데, CDC나 WHO 는 사우디 보건당국으로부터 기초 자료를 전달받았다. 그런데, 사우디 보건부의 자료가 애초부터 오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그 결과, '메르스는 공기 감염이 안된다, 지역 감염은 안된다, 2차 3차 감염은 안된다'는 등의 고집을 부렸다. 그러나 반대였다. 공기 감염도, 지역 감염도 발생했고, 2차 감염은 물론 3, 4차 감염도 발생했으며, 차 수가 늘어난다고 감염력이나 치사율이 낮지도 않았다.

더우기 한국 정부나 의료계는 메르스의 원천 바이러스에 대해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뭐, 그건 이해할 수 있다. 왜냐면 메르스를 유발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외래 종이며 검역만 잘 하면, 즉, 차단만 잘하면 다시는 발생하지 않거나 확산되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불과 5년만에 다시 발생한 우한폐렴 사태에서 차단을 잘 했을까? 그 답은 여러분이 더 잘 안다.



2. 사스의 교훈

중국은 달랐다.

사스는 2003년 중국에서 시작해 8천명 가량이 감염되어 그 중 10% 가량이 사망했다.

사스 사태는 발생에서부터 종료까지 채 1년이 걸리지 않았지만, 중국은 큰 충격을 받았다. 어느 정도였나면, 당시 중국 최고지도자였던 후진타오는 전임 장쩌민으로부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넘겨받지 못했는데, 사스 사태로 간신히 주석 자리를 넘겨받고, 장쩌민 권력을 통제하며, 개혁의 기치를 들 수 있었다.

장쩌민 등이 베이징 군 병원에서 사스가 발생한 것을 은폐하여, 베이징에 사스가 급격하게 확산된 책임을 물었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전염병이 권력 이동을 야기한 것이다.

게다가 세계 제 2의 대국, 중진국으로 진입을 눈 앞에 둔 중국에서 줄기차게 인수공통전염병의 지역 감염이 발생하자 '야생 동물을 잡아먹는 후진국'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었을 것이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사스 유발 바이러스가 중국에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사스 (SAR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명칭은 SARS-CoV 이다.
SARS-CoV 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한 종류이며, 코로나바이러스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4개의 속(genus)으로 구분된다. 여기에 속한 코로나바이러스 중 사람을 감염할 수 있다고 밝혀진 건, 베타 속에 속한 사스, 메르스, 우한폐렴 감염 바이러스를 포함해 모두 7 종이다. 현재로는 이 3가지 질병을 제외한 나머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은 감기처럼 가벼운 증상으로 그친다.

사스와 우한폐렴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인 SARS-CoV, SARS-CoV-2 는 베타 속의 B 그룹에 속하며 유전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사스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숙주로부터 최초로 분리해 낸 인물은 시정리 (Shi Zhengli) 박사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2006년 이후 여러 차례 SARS-CoV와 염기서열이 유사한 바이러스를 박쥐로부터 찾아냈다는 보고를 네이쳐와 같은 권위있는 학술지에 발표해 왔다.

2013년에는 "Isolation and characterization of a bat SARS-like coronavirus that uses the ACE2 receptor" 즉, 'ACE2 수용체를 사용하는 박쥐 유래 사스 유사 코로나바이러스의 분리와 특징' 이라는 논문을 네이쳐에 발표했는데, 여기서 그녀는 박쥐의 대변에서 사스 바이러스와 99%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으며 이 바이러스가 세포로 진입하기 위해 ACE2 수용체를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박쥐가 사스 바이러스의 최초 숙주라는 건 가설로만 존재했는데, 이를 확인한 것이다. 또 그녀가 살아있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를 찾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 논문에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 빠져 있었다.

그건, 그녀가 이 바이러스를 발견한 계기에 대한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의하면, 2012년 4월, 6명의 광부들이 박쥐 똥을 치우러 폐광된 구리 광에 들어갔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렸고 그 중 3명이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폐렴의 증상을 보였는데, 이들의 상태는 쿤밍 의대 소속 교수의 보고서에 상세히 서술되어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폐광 부근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언론을 통제했다.

한편, 사망자가 발생하자 8월에 이르러, 시정리 등을 비롯한 바이러스 연구자들은 폐광을 찾아 박쥐로부터 바이러스를 확인했다. 즉, 시정리의 사스 유사 바이러스 발견은 이 사건에 의한 것이었는데, 그녀는 폐광에서 잡은 박쥐에 대해 언급했을 뿐, 감염자 발생이나 사망 사고에 대해서는 침묵했던 것이다.

어쨌든, 그녀의 연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5년에는 야생에 존재하는 사스 유사 바이러스가 인체의 ACE2 수용체를 통해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 보고했다. 이 연구를 위해 쥐를 감염시킬 수 있는 사스 바이러스와 야생의 사스 유사 바이러스를 조합하여 만든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Chimera virus)를 사용했다. 이 연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과 함께 했다.

왜, 미국과 공동 연구했을까?

중국에는 이런 연구를 할 수 있는 시설 즉, 생물안전(Biosafty) 등급 레벨4의 고위험 바이러스를 다루는 바이러스 실험실이 없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최초 BSL-4 실험실을 갖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는 2015년 우한에 설립되었지만, BSL-4 실험실의 가동은 2018년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시정리 박사가 자유롭게 바이러스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BSL-4 시설과 이를 운용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했다는 얘기이다. 이 연구소의 건립 비용과 연구비는 누가 대고, 운용 기술은 어떻게 취득했을까?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미국 정부 특히 미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의 연구 자금이 지원되었다는 것이 후에 밝혀졌다.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무려 40년간 이 연구소의 소장을 지냈다.
파우치 소장은 연구비 지원을 놓고 "지원을 했다, 지원을 중단했다, 지원한 바 없다"고 수 차례 발바꾸기를 하기도 했다.

파우치 박사는 상원 청문회에서 우한 연구소로 간 돈이 연구에 제대로 사용됐느냐는 질문 공세를 받았고, 이에 파우치 소장은 중국 과학자들은 신뢰할 수 있고, 지원금을 용도에 맞게 사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공화당은 파우치에 대한 무책임을 비판하며, '파우치 무능함에 따른 조기 해임법'을 발의하며 파우치 해임을 주장하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해 우한폐렴 유발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되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럴 가능성은 없다며 적극 부인한 바 있다. 이달 (2021 년 5월) 초만 해도 내셔날 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우한 폐렴 바이러스 (COVID-19) 는 자연발생적인 것이며, 박쥐 등 동물에서 인간이 감염된 것이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입장을 바꿔, '자연 기원설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며, 우한 연구소에 대한 재조사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3. 가설


사실만 나열해 보자.

1)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다.

2) 그 바이러스는 코로나바이러스 중 하나이며, 사스를 유발한 SARS-CoV 와 염기 서열이나 특성이 매우 유사하다.

3) 중국은 사스 유발 바이러스와 그 숙주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 결과 사스 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99% 일치한 바이러스를 야생의 숙주 (즉, 박쥐)로부터 찾았을 뿐 아니라, 이와 유사한 다수의 코로나바이러스를 분리해 낼 수 있었다.

4) 미국이나 중국 학자들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공 바이러스(Chimera virus) 을 만들어 낼 뿐 아니라, 이를 동물이나 인체 세포에 감염시킬 수 있었다.
그 밖에 사실도 있다.

5) 시정리 박사는 2015년 미국과의 연구를 통해 BSL-4 실험실에 적응했고, 새로운 바이러스 합성을 경험했다.

6) 2018년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는 전격적으로 BSL-4 실험실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 다음 해(2019년)에 우한폐렴 사태가 터졌다.

7) 2019년 7월 캐나다 BSL-4 연구소에 재직하던 중국계 학자 3명은 기술 유출 혐의를 받고 기소되었다.

8) 중국내에서는 수 차례 바이러스 유출 사고가 있었다. 그중에는 사스 바이러스와 브루셀라 균도 포함되며, 많은 학자들이 중국의 BSL-4 운용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마디로 어린 애 손에 위험한 장난감을 쥐어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정치 외교적 상황도 살펴보자.

9)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압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10) 당시 중국은 권력투쟁으로 영구 통치를 꿈꾸던 시진핑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었다.
중국 핵심 권력은 3개의 파벌이 쥐고 있다.
즉, 등소평의 아들 덩푸팡, 왕치산, 보시라이와 시진핑이 속한 태자당, 장쩌민이 만든 상하이방, 1920년 설립된 공청단 파가 그것이다.

이를테면, 태자당은 중국 공산당의 금수저 모임, 상하이방은 신흥 권력이었던 장쩌민의 꽌시 조직, 공청단은 흙수저이나 문화혁명 이후 부상한 이공계 인재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공청단의 대표적 인물이 4대 주석인 후진타오와 현 총리 리커창이다.

2대 주석인 등소평은 장쩌민 (상하이방)과 후진타오 (공청단)를 3대, 4대 주석으로 미리 점 찍어 두고 밀어 주었다.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극심하게 권력 투쟁을 벌었으나 결국 사스 사태를 계기로 모든 권력이 후진타오에게 넘어갔다. 상하이방과 공청단의 다툼으로 제 3자 즉 시진핑에게 5대 주석 자리가 돌아갔고, 이렇게 권력을 잡은 시진핑은 영구 통치를 꿈꾼다. 다른 파벌들이 이를 곱게 볼 리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 장쩌민을 대신해 상하이방을 이끌고 있는 아들 장멘형이 바이러스 전염병 사태를 촉발해 시진핑의 권력을 흔들어 낙마시키려고 한다는 주장을 한다. 물론 이건 입증된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장몐헝이 중국과학원 부원장으로 재임했으며, 중국과학원과 상하이 병원, 대학 등을 묶어 이득을 취해 왔고, 그의 측근으로 중국과학원 원사 수홍빙이 있는데, 수홍빙의 아내 왕옌이가 바로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의 소장이라는 점은 사실이다.

왕옌이는 현재 40세에 불과하며, 첼로 전공자였으나, 남편 수홍빈의 지도 아래 베이징 대 생명과학원에서 석박사를 한 후 우한 연구소장이 되었다. 이렇게 보면, 우한 연구소의 건립에 상하이방의 자금이 투입되었다고 믿어도 좋을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기초로 다음과 같은 가설을 추론할 수 있다.

시정리 박사는 야생 박쥐로부터 베타 속의 사스 유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한 후, 이를 가지고 다양한 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우한폐렴 야기 바이러스 SARS-CoV-2 가 이렇게 만들어졌을 수도 있으며, 어쩌면 SARS-CoV-2 는 자연적으로 존재한 것이었고, 우한 연구소는 이를 보관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이 바이러스는 우연히 유출되었거나, 의도적으로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SARS-CoV-2 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와 전혀 무관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SARS-CoV-2 가 우연히 사스 유발 바이러스와 유사하고,
우연히 이 바이러스처럼 ACE2 수용체를 이용해 인체 세포에 감염되며,
우연히 사스 유사 바이러스가 시정리 박사에게 발견되었고,
우연히 시정리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재직하며,
우연히 미국 대학과 신종 바이러스를 합성한 경험이 있고,
우연히 젊은 첼로 전공자가 그 연구소 소장이며, 그 배후에는 중국 핵심 파벌이 있고,
우연히 우한폐렴이 우한 연구소가 있는 우한에서 시작되었고,
또 우연히도 중국 정부는 굳이 바이러스의 기원이 외국에서 들어온 식품, 세계군인대회에 참가한 외국인 등이라고 주장하는 등 숱한 우연과 우연이 겹친다면, 단순한 우연으로만 치부하기는 석연치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WHO 역시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재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건 그냥 제스쳐일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이 90일 이내에 바이러스 기원을 조사해 보고하라는 것 또한 그렇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고, 모든 자료를 소각하거나 은폐한다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즉, 이런 제스쳐는 그냥 페인팅 모션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만일 SARS-CoV-2 가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게 의도적이든 아니든 혹은 조작된 바이러스이든 아니든, 중국에 가해질 타격은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밝힐 수 없다고 해서, 의심의 끈을 놓아서도 안된다.

이 또한 중요한 사실이다.


2021년 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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