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자의 감염이 느는 이유


 





최근 매사추세츠 반스터블 카운티에서 7월에 개최된 여러 여름 행사 등을 통해 outbreak 가 발생해 469 명이 신종 코로나 신규 확진을 받았다. 그런데, 이중 347 명 (74%)이 2회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얀센 백신을 맞았던 사람들이었다. 이중 274명에서 증상을 보였다.

또, 입원 환자 5명 중 4명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이었다.

CDC 는 최근,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사람도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만큼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 같은 결과는 충격적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왜냐면, 백신을 맞았거나 안 맞았거나 코로나에 걸리는 건 같을 뿐 아니라 백신을 맞은 사람이 오히려 신종 코로나 감염에 더 많이 걸렸단 얘기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결과는 나왔을까?


첫째, 델타 변이의 강력한 전염력애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인들이 맞은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은 델타 변이가 발견되기 전의 백신이다. mRNA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S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형성하도록 하는데, S 단백질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 세포를 침투하기 위한 '키'와 같다.

기존의 백신의 역할은 이 키를 무력화하는 것인데,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세포 침투를 위한 새로운 키를 갖게 되었을 뿐 아니라, 기존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체내에서 훨씬 더 빠르게 더 많이 증식해, 더 강력한 전염력이 갖게 되었다.

즉, 기존의 백신으로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를 대응하기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 백신으로 얻어지는 면역력의 유효 기간 때문이다.

미국이 화이자 등 mRNA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해 12월 중순 경이다.

화이자는 긴급사용승인을 받기 전, 자사의 백신의 면역력 유지 실험을 4~5 개월 밖에 할 수 없었다. 즉, 6개월 후 혹은 7~8 개월 후에도 면역력이 지속되어, 코로나바이러스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지 정확하게 몰랐다.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만 검증할 수 밖에 없었던 건, 재빨리 백신을 내놓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mRNA 백신은 2회 접종했다고 면역력이 영구히 지속되지 않으며, 접종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점진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 때문에 이미 화이자 등은 세번째 접종 즉, 부스터 샷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부스터 샷의 경우, 델타 변이에 대한 면역력을 갖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CDC 는 국민들에게 다시 마스크를 쓰라고 강조하고 있다.


셋째, 백신 접종 완료자들에게서 더 많은 감염이 생긴 이유는 경각심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초기에 백신을 맞은 접종 완료자들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므로 자신은 감염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대중이 모이는 곳에 마스크 없이 돌아다녔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첫번째, 두번째와 같은 이유로 면역력이 떨어져 오히려 이들이 더 많이 감염되었을 것이다.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허를 찔린 것이다.

이런 배경에 대한 인식이 없는 일각에서는 '전염력이나 감염 정도가 백신 미 접종자 수준과 같다면, 왜 백신을 맞아야 하나?' 라며 백신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는다.

그러나 CDC 에 의하면 미국 전역의 새로 입원하는 환자의 약 97%와 사망자의 99.5%가 백신 미 접종자였다.

즉, 백신 접종은 중증으로 이행하거나, 사망하게 될 가능성을 현저하게 줄여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전히 백신을 맞아야 하며, 백신을 접종했다 하더라도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델타 변이로 인해 확진자가 대폭 늘고, 이중 중증 환자가 늘면 병원에 부하가 걸리게 되고, 연쇄작용으로 다른 질환자들도 모두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막으려면, 코로나에 의한 입원율을 줄여야 하는데, 현재로는 그 방법이 백신을 맞는 것 밖에 없다.

게다가 국내의 경우, 우려할 점이 한 가지 더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 65세 미만의 요양 시설 등의 입소자 27.2만명, 의료기관의 의사, 간호사 등 종사자 35.2 만명, 119 구급대 등 방역 요원 7.8 만명 등 약 70만 명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했다.

또, 5월 이후 60~74세 약 900만명, 유치원, 어린이집 등의 교사 36만명 등에 대해서도 AZ 백신을 접종했다.

코로나 치명률이 고령일수록 높다는 점, AZ 백신이 사실상 델타 변이에 무기력하다는 점, AZ 백신의 면역력 역시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기에 AZ 백신을 접종한 고령자들은 델타 변이 감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내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고령 감염자들이 늘어나면,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사망자가 더 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막으려면, 초기에 AZ 백신을 접종한 이들에게 mRNA 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수 밖에 없는데, 이는 현재로는 요원한 일이다.

결국 개인이 스스로 감염 위험성을 줄이며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감염전담 병원 등 직접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역시 지난 4월에 접종을 완료했으므로, 올해 가을에는 부스터 샷을 맞아야 한다. 만일 이때 부스터 샷을 맞지 못할 경우, 가을 이후 감염전담 병원 의료진의 확진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프론트 라인이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렇게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돌파구는 백신, 그것도 델타 변이에 대한 면역력을 갖는 백신을 맞는 수 밖에 없다는 게 더 명료해졌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은 세계 평균에 비해도 낮은 편이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백신을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북미와 유럽은 부스터 샷 즉 3 번째 접종을 위해 대량의 백신을 주문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 화이자 모더나 등은 mRNA 백신 가격을 올리겠다고 한다.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기대를 거는 건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중에는 국내에서 mRNA 백신 개발이 완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말 그대로 '가능성' 뿐이다.


2021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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