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steria











응급실에 손발이 저리다며 숨을 헐떡거리며 실려오는 경우가 있다.

요즘은 상당 수가 119 통해 요란하게 들어온다.


대부분은 과호흡에 의한 호흡성알카리혈증 때문인데, 이로 인해 고칼륨혈증이 생기는 등 전해질 수치가 변하면서 손발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혈중 칼륨 수치가 극단적으로 증가하면 부정맥, 심정지 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과호흡 환자가 심정지에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아무리 요란을 떨며 들어와도 응급 상황은 아니며 의료진 누구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환자들의 과호흡은 대부분 과도한 스트레스, 정서적 충격 때문에 생긴다.

충격을 받고 드러내는 조절되지 않는 과도한 감정적 반응을 과거에는 ‘히스테리(hysteria)’라는 병명으로 부르기도 했다. 히스테리는 자궁을 의미하는 hystero- 에서 유래된 말이며, 이 병명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사실, 히스테리는 신경증(neurosis)에 속하는 질환 중 하나였다. 불안 장애, 공황 장애 등이 신경증에 속하는 질환인데, 신경증은 사실 정신병(psychosis)이 아니다.

현재 정신건강의학과가 과거에는 신경정신과라는 명칭을 쓰고, 신경증 환자와 정신병 환자를 같이 진료했기 때문에, 두 질환이 같은 것이라고 흔히 착각되었지만, 크게 차이가 있다.

보통, 신경증 환자는 본인이 괴로워 병원을 찾고, 정신병 환자는 주변 사람이 괴로워 병원에 데려간다고 한다.

아무튼 과호흡을 유발하는 신경증 환자의 경우, 2차 획득(Secondary gain)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과호흡은 자신의 의지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무의식적으로는 자신이 과호흡할 수 밖에 없는 공포감, 불안, 불만, 괴로움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 한다.

다시 말해, ‘내가 이만큼이나 불만이야’, 혹은 ‘이렇게나 괴로워’라고 보여주고 싶은 무의식의 불안(anxiety)이 과호흡으로 표출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 여기서 불안(anxiety)은 무의식 속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정신역동(psychodynamic) 증상을 말한다.

왜 이렇게 생각하냐면, 이런 환자들은 불안(불만, 괴로움, 공포 등)을 야기한 상대가 주변에 있으면 과호흡의 증상을 멈추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괴로움을 계속 보여 주고 싶어한다. 심지어 의사, 간호사가 말을 걸거나 관심을 가져줘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불안을 야기한 상대(대개는 보호자로 따라온다)를 외부로 격리하고 의료진도 철저히 무관심을 보이면 오히려 증상에서 빨리 회복한다.

즉, 상대의 관심 (내가 이렇게나 괴롭다구!)을 얻어내는 것이 이 환자들의 2차 획득의 목표인 것이다.

(“그런 걸 알면, 관심을 줘야하는 거 아니냐. 알면서 무관심하다니, 잔인한 것들...” 이라고 욕할지 모르지만, 병원은 공감해주는 것보다 치료가 우선인 곳이다. 이 경우 증상을 나타냈을 때 관심은 치료를 방해한다.)

물론, 이 분들은 환자들, 즉 아픈 분들이다.

스스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내재된 불안을 해소하지 못해 신경증을 앓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를 요한다.

그러나, “다른 이유”로 관심을 받고자 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이들을 관종 즉, ‘관심 종자’라는 천박한 말로 부른다.

”다른 이유”의 종류는 많은데, 그 중 하나는 돈이다. 즉, 관심을 소득으로 연결하려는 사람들이다.

관심을 받는 것, 즉 주목받고자 하는 건 어찌보면 인간의 본성처럼 누구에게나 조금씩은 있을 것이다. 그러니 주목받고자 하는 것만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관심받는 목적이 자신의 소득 때문이고, 주목받기 위해 타인을 비난하거나 명예를 훼손하거나 거짓을 말하거나 했다면 이건 비난받아야 하며, 나아가 법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

한 마디로 돈 벌어보려고 남을 팔아먹는 짓이기 때문이다.

황이 백종원을 자꾸 거론하는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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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노이즈 마케팅을 해서 조횟수 좀 올려보려는건대, 사람들이 그걸 모를 거라고 생각하면 너무 무시하는 거다.

한편으론 측은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그렇게 벌어먹고 살기 어려운가?

나라도 가서 좋아요 눌러줘야 하나?



2018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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