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예측을 믿을 수 있을까?










미래학 (Futurology) 이란 용어를 처음 쓴 건, 러시아 태생의 유대계 독일 정치 과학자 Ossip K. Flechtheim 이다. 1940년대 일이다.


이후 미국에서는 RAND 프로젝트 (1946) 라는 것이 만들어졌고, 이후 랜드 연구소가 설립된다. 랜드 연구소는 싱크 탱크로 미래 예측에도 관여한다. 미국에서, 미래학의 전성기는 60년대 시작되었다.

미국에는 랜드 연구소 뿐 아니라 많은 대학에서 미래학을 가르치며, 학위 과정도 있다. 국내 KAIST에도 석박사 과정이 있다. 여기서 가르치는 미래 예측 방법론은 추세분석법, 시나리오, 델파이 기법, 기술예측법, 빅데이터 분석 등이다.

그런데 과연 미래는 예측 가능할까?

미래학자와 점쟁이의 차이는 뭘까?

우리가 아는 대표적 미래학자는 앨빈 토플러이다.

그는 1970년 미래 충격 (future shock) 을 낸 이후로 매 10년 단위로 제 3의 물결(The Third Wave. 1980), 권력이동 (Powershift. 1990),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 2006) 등의 미래 예측 연작을 내 놓으며 명성을 쌓았다.

많은 부분에서 그의 예견은 맞았지만, 또 많은 부분에서 틀렸다.

그 대표적인 예가 '종이의 소멸' 이다.

그는 '제 3의 물결'에서 정보화 사회가 가속화 될수록 종이는 점차 소멸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종이 생산량은 계속 늘고 있다. 종이가 사라진다고 주장한 건, 앨빈 토플러 뿐 아니라, 빌 게이츠도 했다. 그는 '제 3의 물결' 출판 20년 뒤에 내놓은 '생각의 속도(1999)'에서 종이없는 사무실을 예견했다. 그러나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종이와 서류는 사용된다.

빌 게이츠나 앨빈 토플러 뿐 아니라, 사회 정치 문화 경제 의학 과학 기술 등 각 분야의 '미래학자'들이 내놓은 예측의 대부분은 틀렸다.

2012년 Forbes 에 Ray Kurzweil의 저서,'The Age of Spiritual Machines' 를 혹평하는 기사 "Ray Kurzweil's Predictions For 2009 Were Mostly Inaccurate"가 실렸다.

Ray Kurzweil 는 현재 구글 이사로 재직 중인, 발명가이자 미래학자이다. 그는 자신의 책, The Age of Intelligent Machines (1990), The Age of Spiritual Machines (1999), The Singularity is Near (2005) 등을 통해 약 147 가지 사항을 예측했는데, 저자 자신은 86% 를 맞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포브스는 이를 부인했다. 99 년 예측 12 가지 중 제대로 맞춘 건 단 1개 뿐이라는 것이다.

Ray 뿐이 아니다. 추세나 경향 변화가 아니라 '~~ 년 후에는' 혹은 '~~ 까지는' 이라고 시점을 찍어 내놓는 예측은 절반도 적중하지 못한다.

참고로, 현재 73세인 Ray의 목표는 2045년, 97세까지 살아남는 것이다. 왜냐면 그는 그때가 되면, 나노 기술을 통해 인체 장기의 재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 목표를 위해, 매일 100 알이 넘는 영양제를 먹는데, 이를 구입하는데 해마다 11억원 이상을 쓰고 있다고 한다. Good Luck!

물론, 미래학자들의 공이나 미래학의 가치, 필요성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언제 무엇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믿지 말라는 것이다.

그게 책이든, 논문이든, 기사든 아무리 활자로 기록되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놓는 주장이라도 믿어서는 안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래 예측에 있어, 여전히 계산되어지지 않거나 누락되는 변수는 너무 많으며, 오히려, 미래학자들의 경향, 신념, 경험 내지는 '촉'이 더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건 용한 점쟁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21년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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