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전쟁 (Toyota War)




아래 기사는 미군이 2011년 이라크에서 철수할 당시 남기고 간 수 백대의 험비를 이라크 군으로부터 탈취한 수니파 반군 ISIS가 마치 반란의 상징처럼 사용하고 있어 미국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를 보고 격세지감(?)을 느낀다.

왜냐면 사실 중동의 반군하면 의례 떠올리는 건 사실 토요다 픽업 차량이기 때문이다.

탈렌반의 활동 지역인 중앙아시아 아프간, 파키스탄에서부터 이란, 이라크 등 중동을 거쳐 이집트, 리비아, 알제리 등의 북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에 이르는 반군은 물론, 과거 수십 년간 중남미 국가의 게릴라들이 전통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차량은 바로 토요타 픽업이다.

그래서 의례 “반군”이라고 하면, 머신 건으로 무장된 낡은 토요타 Hilux나 range rover, 아니면 러시아제 AK 소총을 들고 토요타 픽업에 잔뜩 올라탄 어린 반군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오죽하면, “토요타 전쟁”이라고 이름 붙여진 전쟁도 있다.

그건 바로 1987년 차드 내전 이후 수립된 정부를 인정하지 않으려던 북아프리카의 깡패 카다피가 차드 북부를 침공하여 벌어진 전쟁을 말한다.

주로 전투가 벌어진 차드와 리비아 사이는 사하라 사막이었고, 리비아 군은 지중해 연안에서부터 차드 북부까지 수천 킬로미터의 사하라 사막을 토요타 픽업으로 이동했다.

결과는 당시 리비아 군의 10%에 해당하는 7,500명과 차드 군 1천명의 전사로 끝났고, 리비아 군의 일방적 패배로 수 억불에 달하는 군수물자를 버리고 달아난 것이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당시 사막에서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하던 동아건설은 보유하고 있는 대형 중장비를 동원하여 리비아 군을 지원했다고 하며, 카다피는 고등학생들을 무장하여 총알받이로 내세워 한 학교의 학생들이 전멸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이 때 군사작전을 지휘했던 칼리파 히프터 장군(카다피의 혁명 동지)은 차드 군에 의해 잡혔는데, 카다피가 그의 존재를 부인하였고, 결국 칼리파 장군의 이집트 지지세력이 그를 구출하여 미국으로 망명하였는데, 지난 자스민 혁명 이후 리비아로 복귀하여 리비아 임시 정부를 상대로 쿠데타를 선언하고 자신의 지지세력을 모아 현재 “Operation Dignity”라는 무장세력 제거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칼리파 장군

아무튼 이 차드-리비아 간 전쟁은 “토요타 전쟁”으로 명명되어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

이들 반군들이 사용하는 토요타는 주로, Toyota Hilux이며, 그 외에도 Toyota Range Rover가 많이 쓰인다.

그럼 왜 반군들은 이 픽업 트럭을 애용하는 걸까?

아프간과 같은 산악 지방은 물론,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사막, 중앙아프리카나 중남미의 밀림을 가리지 않고 잘 달리고 고장이 적기 때문이다.

토요타 Hilux에 대해서 내려오는 전설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영국의 유명 자동차 관련 TV 쇼인 탑기어는 지난 2006년, 주행거리 30만 킬로미터의 18년된 다 낡은 중고 토요타 Hilux를 1,500 달러에 매입하여, 이 차로 나무를 들이박고, 거친 파도가 치는 바닷속에 5시간 동안 담구어 파도에 휩쌓이게 두었다가, 3미터 높이에서 떨어트리고, 그래도 시동이 걸리자, 이 차로 창고를 뚫고 지나가고, 차를 부수기 위해 캠핑RV를 이 차 위에 떨어트려 부수고, 그리고, 건물 철거용 쇠공으로 내려치고, 기름을 붓고 불을 질렀다.

그래도 시동이 걸리자, 이번에는 20층 건물의 72미터 옥상에 차를 올려놓고, 그 건물을 폭파시켰다.

그리고는 건물 더미에서 완전히 파손된 차를 꺼내 망치, 렌치, WD-40 (윤활제)만으로 그 차를 수리했는데, 그 어떤 부속을 갈지 않았음에도 Hilux는 불사조처럼 스튜디오 안으로 굴러들어와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미군이 쓰던 수백 대의 험비는 당연히 군사용으로 생산된 차량이니 토요타 픽업보다 더 튼튼해 보이고, 방탄 효과 역시 더 크겠지만, 이 미제 차량들이 과연 Hilux 처럼 생명력이 질길까는, 글쎄…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험비가지고 너무 폼 재지 마라.
한 방에 훅 가는 수가 있으니까.


<관련 기사>



No comments

Theme images by fpm.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