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X 가스 중독 환자의 치료




Mark I NAAK







김정남을 살해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VX는 북한 암살조들이 만년필 독침 형태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네오스티그민 브로마이드(Neostigmin bromide)와 같은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AChEI) 중의 하나이다.


북한 공작원이 사용하는 독총



말레이 경찰이 VX에 의한 사망이라는 것을 발표하기 전에, 현지 언론은 메칠 파라티온이 살인 무기로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한 바 있는데, 이 역시 AChEI 이다.

파라티온은 유기인계 농약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었던 살충제로 60년대 일본에서는 농약 자살자의 절반 가량이 파라티온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도쿄 지하철 살포 사건으로 유명한 사린(Sarin) 역시 유기인계 화학물로 AChEI 중 하나이며, VX 도 대표적인 유기인계 화학물이며, 화학전 무기로 사용된다.

VX는 V 시리즈 독극물 중 하나인데, VX 뿐 아니라 VE, VG, VM 등이 있으며, 독성의 차이가 있을 뿐 이들 모두 화학전 무기로 개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테트람(Tetram) 혹은 아미톤(Amiton)으로 불리는 VG는 VX의 10분의 1 가량의 독성을 가지고 있어, 독성의 수준이 사린과 유사한데, 테트람은 러시아 명칭이며, 북한은 테트람을 화학무기로 가지고 있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들 AChEI 이 인체에 접촉할 경우, 아세틸콜린 분해효소가 억제되고,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지속적으로 작용하게 되어 부교감 신경 항진에 따른 반응으로 사망하게 된다.

AChEI에 의한 중독 치료로는,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봉쇄하고 부교감 신경을 억제하는 아트로핀과 아세틸콜린 효소를 활성화시키는 2-PAM (pralidoxime)을 사용한다.

미군은 화학전을 대비하여 Mark I NAAK (Nerve Agent Antidote Kit)를 병사들에게 배포하고 있는데, 이 키트는 사린, VX 등 AChEI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에 대응하며, 자동 주사되는 prefilled atropine sulfate 와 pralidoxime chloride주사제로 구성된다.

AChEI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와 결합하여 아세틸콜린 분해효소의 역할을 차단하는데, Pralidoxime은 AChEI와 결합하여 아세틸콜린 분해효소의 분리를 유도해, 아세틸콜린 분해효소가 아세틸콜린을 분해하는 제 기능을 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AChEI에 중독될 경우,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AChEI는 영구적으로 아세틸콜린 분해효소와 결합되는데, 이를 'aging'이라고 한다.

사린의 경우 aging 시간이 약 5 시간이며, VX의 경우 40 시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aging 되기 전에 Pralidoxime을 투여하여야 AChEI가 영구적으로 아세틸콜린 분해효소와 결합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VX의 경우 최소 48 시간 안에 Pralidoxime을 투여하여야 하며, 그 특성상 지속적인 투여가 필요할 수 있다.

2-PAM (Pralidoxime)은 통상 두 가지 형태로 유통되는데, 군용의 경우 자동주사기 형태로 보급되며 하나의 주사기에 600mg의 2-PAM이 들어있으며, 바이알의 경우 20cc 바이알에 1g 의 2-PAM이 파우더 형태로 들어 있다. (국내에서는 삼양화학에서 제조하는 600mg 자동주사기가 군납되며, JW중외제약에서 생산하는 0.5 g 바이얼 제품과 휴온스에서 생산하는 수출용 1g 바이얼 제품이 있다.)

VX 가스 등이 살포될 경우, 의료진도 똑같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VX 중독 환자를 선택적으로 진료할 가능성이 없지만, 오염되지 않은 의료진이 중독 환자를 치료할 경우, 아트로핀을 투여하고, 2-PAM 1~2 그램을 0.9% 생리식염수 100cc에 섞어 15~30 분에 걸쳐 우선 투여한다.

소아의 경우, 20~40mg/kg 를 30 분 이상에 걸쳐 투여한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1 시간 후 같은 용량을 재투여한다. 이후 중독 증상이 사라질때까지 매 3~8 시간마다 반복 투여한다.

혹은, infusion pump를 이용해서 시간당 500mg (혹은 10~20mg/kg/hr) 투여한다. 약물의 투여는 증상이 사라진 후 최소 24 시간 더 투여하여야 한다. 환자의 증상이 사라졌어도 아세틸 콜린 분해 효소의 절반 이상이 억제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PAM은 신장을 통해 배출되므로, 신장 기능이 떨어진 경우 감량해야 한다.

만일, 2-PAM 투여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호전을 보이지 않을 경우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다음의 세 가지 경우이다.

첫째, AChEI 를 다량 흡입했거나, 체내 지방에 용해된 후 서서히 분비될 경우 (유기인계 화합물은 지방에 녹아 들어갈 수 있다.)
둘째, Aging이 이미 발생했을 경우
셋째, 부적절한 용량을 주었을 경우

2-PAM을 IV로 빠르게 줄 경우, 인두경련, 고혈압, 근육 강직, 빈맥 등의 부작용을 보였으며, 성인에서 분당 200mg 이상을 투여할 경우 심정지를 나타낸 바 있다.

2-PAM은 BBB를 통과할 수 없으나, 투여시 즉각적으로 coma에서 회복되거나 중추신경계 교란 증상을 보인 바 있다.

2-PAM과 아트로핀을 동시에 줄 경우 상승 효과를 보일 수 있는데, 동물 실험에서 2-PAM을 아트로핀과 같이 줄 경우, 아트로핀 단독투여보다 35 배의 효과를 본 바 있다.

아트로핀의 경우, Mark I 자동주사기의 경우 2 mg이 포함되어 있으며, 병원에서 사용하는 앰플에는 0.5mg/1cc 용량으로 보급된다.

아트로핀의 투여 용량을 정하기는 어려운데, 자살을 목적으로 AChEI 의 한 종류인 유기인 화합물 농약을 먹고 온 경우 첫 24시간 동안 무려 3,600mg (7,200 앰플)을 투여하고, 이후 35일간 30,730 mg (6만 앰플 이상)을 투여하여 회복된 바 있기도 하다.

반면, 과거 도쿄 사린 살포 사건의 경우, 107 명의 환자 중 21 명 만이 2mg 이상을 투여했으며, 이 중 9mg 이상 필요했던 환자는 없었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용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으며, 이 때 기관지 삼출액 증가나 기관지 수축에 의한 산소포화도의 하락, 위험한 수준의 서맥이나 AV-block 등을 가이드 라인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통상, 최초 용량으로 2~6 mg (0.02-0.04 mg/kg)을 투여하고, 0.02~0.08 mg/kg/hr 을 투여한다.

소아의 경우, 0.025 mg/kg/hr를 투여한다.


2017년 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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