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Earth Rising
르완다는 중앙 아프리카의 인구 8~9백만의 빈국이다. 인구의 85%는 후투 족이며 나머지는 투치와 다른 종족이다.
1962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후, 90년 내전이 발생했고, 94년 후투족이 투치족을 집단 학살했다.
르완다 정부는 당시 약 3개월 걸쳐 살해된 투치족과 중도 온건 후치족의 수가 1백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치와 후투의 종족간 차이는 사실 구분이 어렵다. 다만, 투치는 목축에, 후투는 농경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식민 지배 당시 벨기에와 유럽은 식민통치를 위해 종족을 분리하고, 소수인 투치 족을 우대했다.
즉, 투치족 족장을 더 뽑도록 하고, 이들을 통해 토지개혁을 단행해 후투족의 토지를 몰수했으며, 투치 들의 자식들을 유럽에 데려가 고등교육을 받고 식민지 행정 엘리트로 일하도록 했으며, 심지어 식별 카드를 주어 종족간 계급 이동을 막았다.
반면 후투족은 농경지를 빼앗긴 체, 대규모 강제 노동에 동원되어야 했다.
여기에는 로마 카톨릭도 한 몫 했다.
유럽국가의 아프리카 식민지 지배에 첨병이었던 로마 카톨릭에 의해 르완다는 인구 약 70%가 카톨릭 신자인 아프리카 최대 카톨릭 국가가 되었는데, 카톨릭 교회는 Hamitic Hypothesis (성경에 나오는 Ham(함. 노아의 둘째 아들) 족이 중앙아프리카의 Negroid(니그로 족)보다 우수하다는 가설) 을 내세워, 투치족을 우대하고, 인종 갈등을 부추겼다.
한편, 후투족 상당 수는 투치족의 압박을 피해 우간다, 콩고 등으로 대피했는데, 이들은 그곳에서 의식화 교육을 통해 르완다를 전복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아이러니하게 여기에 힘을 실어 준 것도 로마 카톨릭 교회였다.
62년 벨기에서 독립한 이후, 르완다의 로마 카톨릭 교회들의 사제와 수녀들은 태도를 바꿔 이번에는 후투 족에 가세하여 정권을 잡고 있던 투치족을 몰아내야 한다고 가르쳤다.
100만명이 넘는 투치족 학살은 오로지 반군이나 의식화된 혁명군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이 학살에는 후투족 민간인 즉, 일반 주민들도 개입했으며, 이들은 로마 카톨릭 교회가 가르친 “투치족 학살은 하느님의 뜻’이라는 것에 세뇌당한 것이었다.
사제와 수녀들의 학살 가담은 단지 선동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이들은 직접 학살에 나섰던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이 학살에 동참한 사제 몇 명은 국제 전범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교황청과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대량 학살에 대한 책임을 부인해왔고, 르완다 교단은 ‘그건, 개개인의 범죄일 뿐’이라며 공식적 사과를 하지 않았다.
로마 교회가 이를 인정하고 최초로 사과한 건 2017년에 이르러서 였다.
르완다에서 투치와 후투의 갈등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며, 당시에 벌어진 투치족 인종 청소, 대량 학살, 민족 말살은 여전히 예민한 주제이다.
그런데, 이 예민한 주제를 넷플릭스가 다루고 있다.
최근 스트리밍을 시작한 “Black Earth Rising”은 영국 출신 감독과 배우들이 만들어 이미 지난 해 말, BBC를 통해 영국 내에서 방송된 바 있다.
이 드라마는 르완다 내전과 인종 청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법정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이 Soap Opera를 통해 르완다의 아픔과 진실을 다 알 수는 없다는 의미이다.
또, 예민한 주제를 다루는 만큼, 사실이 줄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한 장치를 쓰기도 한다.
대량 학살에 앞장 섰던 사제를 다룬 에피소드도 그렇다.
2019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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