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개혁

 






국가를 이루려면 세 가지 기본 요소가 있어야 한다.
바로, 주권, 영토, 국민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 요소를 지키라고 정부를 만든다. 정부에서 일하는 이들을 공무원이라 부른다.
수많은 부처와 기관에는 약 109만명에 이르는 공무원이 있다. 영토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군인과 공사 등에서 일하는 준공무원은 별도이다.
이 수많은 공무원이 하는 일은 서로 다르지만, 그 본질은 같다. 아니 같아야 한다.
바로, 주권, 영토 그리고, 국민을 지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 1 조이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헌법 제 7조이다.
수 많은 공무원을 만나봤는데 그 중에는 공무원의 본질을 지키며 국민에게 진심으로 봉사하고, 나라에 충성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적지 않다.
국민에 군림하고, 국민을 귀찮은 존재로 여기고 자기에게 주어진 한줌 권한을 마구 휘두르는 이들도 있다.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 헌법 제 2 조이다. 이 헌법 조항을 수행하기 위해 외교부를 둔다.
외교부의 업무는 많겠지만, 첫번째 목표는 재외국민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경험칙상 최악의 공무원들은 재외공관에서 볼 수 있었다.
왜일까?
우연히 본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에서 또 한번 이런 의문이 들었다. 꼬임에 빠진 한 주부가 남의 짐을 옮기던 중 파리에서 검거, 그 짐이 코카인이라는 것이 밝혀져 2년 넘게 카리브 해 프랑스 령의 한 섬의 교도소에서 수용 생활을 한다.
한국에서 진범이 곧 잡혔고, 진범은 재판 과정에서 그 주부는 코카인인지 모르고 가방을 가져왔다고 진술했지만, 대사관의 무관심으로 2년 가까이 재판을 받지 못한 체 수형 생활을 해야 했다. 프랑스 법정은 그녀에게 1년 형을 선고했다. 무지했던 그녀의 죄값은 1년인데, 한국 정부의 무관심과 외면으로 1년 넘게 더 옥살이를 한 것이다.
이 영화는 2004년~2006년 사이에 발생한 실화를 다룬 영화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일이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이런 후안무치한 재외공관 공무원들이 많았다.
한 납북 어부는 98년 북한을 탈출해 고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2년을 중국에서 헤매며 재중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때마다 문전박대 당했다.
그 어부는 영사관 직원이 ‘한국에 세금 낸 적 있느냐. 왜 자꾸 국가에 부담을 주느냐’며 홀대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납북 어부 최 모씨는 2007년 탈북해 다섯차례나 중국 영사관에 전화를 했지만 박대를 당했으며, '내 번호 어떻게 아셨어요?'라며 번호를 알게 된 경위를 따져묻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2006년에는 국군포로 가족 9명이 탈북 후 선양의 총영사관 직원이 주선한 집에 있다가 공안에 체포되어 북송되었다. 당시 외교부는 공안의 일제 검문에 의해 체포되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검문 검색은 없었다.
2005년에도 국군포로 한 모 씨가 탈북했다가 하루만에 공안에 체포되어 강제북송된 일이 있었다.
외교부는 이들을 보호하거나 북송을 막는 그 어떤 행위도 하지 않았다.
송환촉구 탄원서를 낸 한 씨의 조카에 따르면, 정부는 “모르겠다. 확인중이다”, “설마 국군 포로인데, 강제로 북한으로 보내겠느냐?”는 속편한 소리만 했다고 한다.
또 다른 국군포로 장 모씨는 주중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도와줄 수 없다'며 매몰차게 전화를 끊는 대사관 여직원의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대한민국 국민들로, 625 당시 목숨을 걸고 싸웠던 전쟁 포로였거나, 조업 중 납북된 이들이다.
탈북자들의 탈북을 돕던 최 모 씨는 중국 교도소에 3년 넘게 수감되었지만, 재외공관은 단 한번도 최 씨를 만나지도 않았고, 확인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족의 면담 요청을 만류했다.
이런 사례는 친북좌파 대통령이 통치하던 시기였기에 생긴 일일까?
아니다.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의 실제 주인공 장 모 주부는 중국이 아니라 주 프랑스 대사관 영사로부터 모멸을 당했다.
검찰 개혁?
좋은 말이다.
그러나, 평생 검사 얼굴 한번 안 보고 사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이들에게 검찰 개혁은 먼 나라 이야기이다.
재외국민은 750 만명이 넘는다.

그러니, 검찰 개혁보다 더 중요한 건, 외교 개혁이다.



2021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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