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Big Short”으로 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수 많은 인턴, 레지던트, 학생들에게 사람이 왜 죽는 지를 물었지만, 명쾌한 답을 들어보지 못했다.

대개는 ‘숨을 쉬지 않아서…’ 따위의 답을 내 놓았을 뿐이었다.

사람이 죽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면, 살릴 수도 없다.

(사람이 죽는 이유와 기전은 오늘의 주제와 무관하므로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경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생애에 몇 번의 경제 위기가 있었는데, 그 위기의 원인을 모른다면 똑같은 위기에 맞닥트릴 수밖에 없다.

왜냐면 경제의 부침은 늘 반복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기는 늘 기회이다.

영화 ‘빅 숏’은 2008년 미국발 경제 위기 즉,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원인을 설명하고, 그 어마어마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영화의 원작자는 마이클 루이스(Michael Monroe Lewis)인데, 프린스턴을 졸업하고 영국 정경대에서 학위를 받은 후 그의 표현대로라면 “살로먼브라더스에 굴러들어갔다가…” 돈을 좀 벌어 굴러나온 후 그 경험을 책으로 써 일약 스타 작가가 되었다.

그는 주로 채권 시장을 다룬 책을 썼는데, ‘라이어스 포커’, ‘블라인드 사이드’, ‘머니 볼’ 등이 널리 알려진 책들이다.

영화 빅 숏의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은 그 자신이 코메디인이기도 한 아담 맥케이(Adam McKay)가 맡았다. 헨젤과 그레텔(2013)을 제작했으며 앤트맨(2015)의 각본을 썼다고 한다.

또 미국 SNL 제작에도 관여 했는데, 일설에 의하면 그는 ‘빅 숏’을 밤 새워 읽고 바로 영화화하기로 결심한 후 코메디 적 요소를 넣을 것을 결심 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 영화를 코메디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연극적 요소가 더 많고 어려운 경제 용어와 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해 특별한 도구(?)를 쓰고 있는 것이 도드라진다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 (그래서 떼돈을 번) 4명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처럼 풀어 가는데, 발군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우선, 영원한 배트맨 크리스천 베일이 모기지 시장 붕괴를 최초 예언한 마이클 버리 역으로 나온다.

크리스천 베일
Michael Burry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는 71년생으로 UCLA를 졸업하고 스탠포드에서 신경과 레지던트를 했던 의사이다. 인턴 시절부터 취미 삼아 투자 전망을 웹 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이를 눈여겨 본 독자들이 그의 조언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고, 결국 투자 회사들도 그를 주목했다.

그의 천재적 투자성은 그가 앓았던 아스퍼 증후군에 기인한다고 보기도 한다.

아스퍼 증후군은 자폐증의 일종으로 대인 관계에 문제가 있으며, 특정 업무에 집착하는 특징이 있다.

정작 그 자신이 아스퍼 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의 두 아들 중 하나가 아스퍼 증후군으로 진단받으면서 자신도 같은 경향이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이클 루이스에 의하면 사실 그는 의학을 좋아해서 의사가 된 것이 아니라, 의학 공부가 조금도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의사란 끊임없이 환자와 교감을 나누어야 하는데, 대인 관계에 문제가 많았던 마이클 버리는 결국 병원을 떠난다.

그의 아버지가 암으로 사망했는데, 의사가 암을 발견하지 못해 받은 합의금을 밑천으로 Scion capital이란 투자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회사 설립 첫 해, S&P 지수는 11.88% 추락 했지만, 마이클은 55%의 수익율을 챙겼고, 설립 3년 만에 6억불을 투자받아 운용하기에 이른다. 그는 ‘미친듯이’ 수익율을 올렸다. 2005년 주가지수가 6.84% 하락했을 때, 242% 수익을 냈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후 그의 수익율은 489.34% 였다.

그의 투자 성공 요인은 당시 펀드매니저들이 주식이나 채권이 오르내리는 것 즉, 변동성을 보고 투자한 것과 달리, 가치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value investment 가 그의 투자 전략이었다.

또 눈 여겨 볼 인물은 마크 바움이다.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브루스 올마이티’, ‘미스 리틀 썬샤인', ‘겟 스마트’ 등으로 유명한 스티브 커렐(Steve Carell)이 배역을 맡았다. 이 역으로 아카데미 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스티브 커렐

마크 바움의 실제 이름은 스티브 아이즈만(Steve Eisman)이며, 하바드를 졸업한 변호사 출신으로 모건 스탠리의 자회사인 Frontpoint partners의 아날리스트 겸 매니저였다.




스티브 아이즈맨

또 당연한(?) 이야기지만, 브래드 피트도 출연한다. 그는 벤 리커트라는 월가의 전직 금융맨을 맡았다.

당연하다고 하는 건, 이 영화는 Plan B에서 제작했으며, 브래드 피트 스스로 제작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Plan B는 브래드 피트와 그의 전처 제니퍼 애니스턴이 설립한 제작사이며, 결별한 후 브래드 피트가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영화 트로이, 찰리와 쵸코렛 공장, 디파티드, 킥 애스 시리즈 등을 제작한 바 있고, 최근 World War Z, 12 years a Slave 등으로 유명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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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영화에 대한 기초적 정보인데, 마이클 루이스가 생각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려면, 1990년대 국제 경제 상황을 조금 이해해야 한다.

아시아 경제 위기로 아시아 국가들의 구매력이 떨어지자 러시아 국채에 투자한 롱텀캐피털이 파산하면서 엄청난 후폭풍이 예견된 가운데 유동성 위기를 우려한 미국 정부는 금리를 내리고 주택 담보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미국 국채로 안정적 수익을 누리던 투자자들에게 경고를 하였다.

미국 국채로 꿀물을 빨던 국내외 투자자, 투자은행들은 새로운 투자처가 필요했다.

원래 미국 금융업 특히 채권 시장은 진부하고 재미없는 시장이었다. 장기 투자를 해야하고, 수익율은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Lewis Ranieri 가 등장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Lewis Ranieri

그는 원작자 마이클 루이스가 몸 담았던 살로먼브라더스의 부사장이었는데, 흔히 “모기지 채권”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모기지 채권은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며 발생한다. 이때 은행은 주택에 근저당을 설정한다. 이것이 모기지 채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은 대출에 대한 이자 수익을 챙기고, 채무자 즉, 대출자는 이자와 원금을 갚아야 한다.

만일 채무자가 이를 상환하지 않으면 은행은 저당권을 발동해 집을 경매하여 대출금을 회수하므로, 비교적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은행은 이를 위한 대출금을 마련해야 한다. 즉, 대출금 마련을 위한 투자자가 필요한 것이다.

루이스 라니에리는 여기서 착안해 모기지 채권 즉, “주택저당증권(MBS. Mortgage-backed security)”라는 상품을 개발한다. 엄밀히 말해 그의 공헌은 그 이전부터 있었던 MBS로 새로운 MBS 시장을 창출했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여러 개의 주택 저당권을 묶어서 투자자들에게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주고 투자 이익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MBS는 주택이라는 현물이 있으므로 신용도가 높았다.

때문에 새로운 안정적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 특히 연기금 운용자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상품이었다. 게다가 MBS는 필요에 따라 사고 팔 수도 있었다.

MBS의 인기가 높을수록 은행은 더욱 더 많은 모기지 론 즉, 주택담보대출을 하기 시작했고, 주택 시장에 자금이 풀리자 너도 나도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게 된다.

은행은 대출을 하고, 그 저당권으로 MBS를 팔아 현금화하고 다시 그 현금을 대출하는 것을 반복해 나갔다.

은행은 두 가지 확신 즉, 주택이라는 담보물이 있고, 누구나 다 모기지를 갚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끝없이 대출을 내 주었다. 대출을 낼수록 수수료와 이자 수익이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직업이 없고 신용도가 낮은 이들에게도 대출이 시작되었고, 심지어는 죽은 사람의 이름이나 고양이 이름으로 대출받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 역시 은행이 조장한 측면이 있다.

왜냐면 신용도가 낮을수록 수수료와 이자가 더 비싸기 때문이다. 이렇게 낮은 신용도에 대출하는 것을 서브프라임 모기지라고 부른다.

나중에는 괜찮은 신용등급의 MBS와 낮은 신용등급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MBS를 섞어 부채담보부 증권 (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라는 이름으로 둔갑시켜 판매했다.

MBS 와 CDO


CDO 와 CDS


영화에서는 안 팔리는 생선을 모아 스튜를 끓여 새로운 상품으로 파는 것으로 묘사한다.

투자자들은 눈에 보이는 신용등급이 높으므로 안심하고 CDO를 사들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채무자들은 무슨 일이 생기면 집을 팔아 대출금을 갚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금리에 비해 집 값이 더 오르고 있었으므로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집 값이 너무 높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고, 일정한 소득이 없었던 대출자들은 대출금을 갚기 위해 집을 내놓거나, 시세 차익을 노리고 집을 내놓기 시작했지만, 집 값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는 수요가 늘며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물량이 쏟아져 나오자 집 값은 더욱 떨어졌고, 집을 팔아 대출을 갚기 어려워지자 디폴트를 선언하거나 아예 도망가는 사례가 급증했다. 또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이자 연체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택을 구하는 자는 제한되어 있는데, 공급 물량 과도와 지나친 자금이 주택 시장에 투입되면서 자금 회수에 어려움이 생긴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주택 시장에 버블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월가에서는 이런 버블을 무시했다.

“곤경에 빠지는 건, 무엇을 몰라서가 아니라, 확실히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마크 트웨인)’

영화 앞머리에 이 같은 자막이 나온다.

월가는 주택을 원하는 이들과, 담보가 있는 이상 모기지 시장은 절대 안전하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러나 버블이 꺼지기 전 이미 마이클 버리는 모기지 시장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꿰뚫어 보았다.

그는 주택 시장의 붕괴, 나아가 미국 금융 시스템 전체의 붕괴가 닥쳐 올 것을 확신했다.

대출업자들이 자제력을 잃었다는 것을 확신 했으며, 멀지 않아 주택시장이 붕괴할 것임으로 확신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우선 모기지 채권을 공매도할 수 없었다. 채권을 공매도 하려면 빌려야 하는데, 모기지 채권은 조각이 너무 작아서 그걸 일일이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주택을 공매도할 수도 없었고, 주택건설회사의 주식은 공매도할 수 있었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간접적이며 위험도가 너무 컸다.

그런던 중 신용부도스왑(CDS. Credit Default Swap)이란 상품을 발견한다.

이 상품은 기한부 조건으로 기업 채권의 상환을 보장해 주는 일종의 보험증권이었다. 예를 들어, 매년 20만불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A라는 회사의 채권 1억 달러를 보장해 주는 10년 만기 신용부도스왑을 구매할 경우, 채권 1 억 달러를 가지고 있는 구매자는 매년 20만불 씩 10년간 200만불을 지불할 경우, A 기업이 부도가 나도 1억 달러를 돌려 받을 수 있었다.

즉, CDS를 구입하는 건, 일종의 보증 보험을 드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의 CDS라는 상품은 없었다.

곧 주택시장이 붕괴될 것이라고 믿은 마이클은 마음이 조급했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도이체 방크, 메릴린치, 씨티그룹 등을 설득하여 이 상품을 만들어 냈다.

결국 마이클은 MBS(채권)가 없으면서도 채권의 위험도(CDS)를 살 수 있었다. 이처럼 채권 없이 CDS를 매입하는 것을 naked CDS라고 하며, 이는 공매도의 원리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naked short 이라는 것도 있다. 이는 정상적 short이 담보를 제공하거나 주식이나 채권을 빌려 공매도하는 것과 달리 아예 주식, 채권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이며, 시장을 교란시키기 때문에 대부분 불법으로 간주한다.)

즉, 옆집 남자의 사망 보험을 들고 매 달 보험료를 내면서, 옆집 남자가 죽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CDS를 사게되면 보험료를 내듯이 수수료를 내야 하며 이를 CDS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만일 CDS를 구입했는데, 계약 만기 안에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막대한 프리미엄만 지불하고 끝나므로 큰 손실을 볼 것이다.

그러나 만일 예상대로 채무불이행, 파산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프리미엄의 수십배에서 수백배의 이익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MBS의 소유자는 위험도 분산 차원에서 보험을 들고 이를 비용처리하면 되지만, MBS가 없는 마이클 버리가 CDS를 매입하는 건, 어찌보면 바보짓이라고 할 수도 있다.

MBS란 어느 한 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아니라, 수천, 수만, 수십만 채무자의 채권을 모아 쪼개서 파는 것이므로 이들이 한꺼번에 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은 없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왜냐면, CDS를 구입하는 건 전체 주택 시장 붕괴에 베팅하는 것이며, 은행이나 보험사 모두 그 가능성은 절대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보험사, 은행 등은 마이클 버리에게 CDS를 판매함으로써 ‘눈 먼 돈’ 즉 CDS 프리미엄을 앉아서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무려 13억불이 넘는 CDS를 매입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가 부도 위기에 몰린 이유는 막대한 CDS를 팔았기 때문이다.

한편, 대형 은행에 있으면서 같은 생각을 가진 이도 있었다.

재러드 배넷으로 나오는 실존 인물 그렉 리프만(Greg Lippmann)은 도이치방크의 서브프라임 수석 트레이더이었다.

그는 자신이 MBS, CDO를 판매하는 입장이었지만, 주택 시장이 붕괴될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고, 수많은 기관투자자, 헤지펀드 매니저에게 CDS를 사라고 권유한 것이다.

사실, 마이클 버리 이전에 모기지 채권에 대한 CDS를 판매하는 사례는 없었다. 즉, 마이클 버리가 궁리 끝에 모기지 채권에 대한 CDS 상품을 만들어 팔라고 제안한 것이며, 그렉 리프만 역시 마이클 버리의 아이디어를 원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렉 리프만으로부터 그 권유를 받은 이들은 수천명에 달했지만, 100 명 가량만이 CDS를 샀다. 이들 대부분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붕괴에 배팅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즉, 리스트를 회피하기 위한 보험 구입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극히 일부 즉, 10~20 명 가량 만이 시장 붕괴에 노골적으로 배팅했을 뿐이다. 이들은 적게는 수천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입억 달러 어치의 CDS에 투자했다.

그렉 리프만이 이처럼 열성적으로 CDS를 판 건, 옳은 판단이었다. 왜냐면 그는 CDS 판매로 인한 CDS 프리미엄 수익을 은행에 가져다 준 보너스로 4천7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았기 때문이다.

정작 은행은 막대한 손해를 입었지만 말이다.

은행에 소속되어 있고, 투자 자본이 없는 직장인이 경제 위기 속에서 챙길 수 있는 최대의 수익을 챙긴 것이다.

월가의 금융가들이 비난 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첫째, 사기극을 벌였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만들어진 불량 MBS를 우량인 척 팔았고, 불량 MBS를 가공해 CDO를 만들어 우량 상품으로 둔갑시켜 투자자들에게 팔았다.

이를 매입한 투자자 특히 연기금은 모두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그 피해는 연기금 대상자에게 돌아갔다.

둘째, 주택 시장에 거품이 있고,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도 이를 감추기 위해 각종 파생 상품을 만들어 팔았다. 이 역시 사기지만, 이 같은 사기 행위를 통해 월가의 트레이더들, 금융인들은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마치 팔다 남은 생선을 모아 스튜를 끓여서 새로운 상품인양 파는 것처럼, MBS를 섞어 CDO를 만들어 우량 상품인양 팔았고, 심지어 CDS와 CDO를 섞어 팔기도 했다. 이를 합성 CDO(synthetic CDO)라고 한다. 이외에도 CDO squared, EDS, TRS 등 다양한 파생 상품을 팔았다.

Concept of Synthetic CDO


실제 주택 구입 대출로 들어간 자금의 20배가 넘는 금융 시장이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들은 이렇게 판 상품으로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아도 상관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들이 챙기는 건 판매수수료와 인센디브였기 때문이며, 금융기관과 이에 종사하는 이들은 모기지로 챙겼을 이득의 20배를 챙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담보 대출이라는 기초 자산이 붕괴되자 이를 기반으로 하는 각종 파생 상품에 연쇄적으로 문제가 생겼고 그 손실 규모는 급속도로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셋째, 이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탐욕스럼 범죄 행위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피해는 납세자와 선량한 투자자, 투자 은행들이었다.

선견지명을 가지고 미국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예견한 마이클 버리, 우연히 마이클 버리의 전략을 알게 된 스티브 아이즈만,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한 몫 챙긴 그렉 리프만 등 모두 CDS를 매입하거나 매입하도록 종용하여 막대한 이익을 챙겼으며, 그들이 이익을 챙길 때 은행, 보험사는 손실을 볼 수 밖에 없었고 그 손실은 결국 납세자들이 메꾸었으므로 그들을 영웅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단지, 영리하게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것 뿐이다.

시장의 붕괴로 5조 달러 이상이 증발 했고,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은 연금, 부동산, 예금, 퇴직금 등에서 나온 것이며, 8백만명이 실직하고, 6백만명 이상이 집을 잃었다고 영화 말미에 나온다. 미국에서만 말이다.

2008년 이 금융위기는 자본주의의 모순과 어두운 이면을 명확하게 보여 주었다. 피해가 컸지만, 이 같은 금융메카니즘과 자본주의의 속성은 계속 될 것이 분명하다. 위기는 또 다시 온다.


2016-03-04

<참고>

자본주의의 위기, 중국발 세계경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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