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시티즌(Sovereign citizen)에 대하여












1992년 FBI는 제7일안식일예수재림교에서 파생된 '다윗의 별'이라는 사이비 종교단체가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제보를 받게 된다.

제보는 이 종교단체의 신도였던 자들이 주로 투서한 것들이며, '다윗의 별'이 불법 무기 매매, 미성년자 성폭행, 마약 밀매 등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FBI는 내사를 벌여 이들이 이미 상당양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영장을 발부받아 이들의 본거지가 있던 텍사스 주 작은 마을 웨이코 인근 카멜 산으로 침투했다.


웨이코 포위전





빌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부시 공화당 후보를 앞지르고 대통령으로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은 1993년 4월 19일이었다.

그러나 진입 과정에서 FBI와 ATF(Bureau of Alcohol, Tobacco, Firearms and Explosives. 화기단속국) 요원들은 '다윗의 별' 신도들로부터 총격 세례를 받았고, ATF 요원 4명이 사살된다.

이후 양측은 무려 51일간 대치에 들어갔으며, 연방정부는 헬기, 장갑차, 탱크 등을 동원했고, '다윗의 별'은 어린이를 포함한 신도들을 인질로 삼아 대치한다.

결국 장갑차, 최루 가스 등으로 무장한 연방 요원들의 진압으로 상황은 종료되었지만, 어린이 21명, 임산부 2명을 포함한 76명이 사망하게 된다.

훗날 언론은 연방요원들이 이들을 조준사격하는 등 과잉진압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95년 걸프 전 참전 경험이 있는 전직 군인을 포함한 몇몇은 연방정부의 강제 진압으로 웨이코 참사가 벌어진 것에 대한 불만을 품고 웨이코 참사가 벌어진 같은 날 즉, 4월 19일에 맞춰 미국 오클라호마 주 연방 청사를 폭파한다.








이들은 2.2톤에 이르는 질산암모늄 비료와 경유 등으로 폭탄을 제조한 후 이를 트럭에 싣고 타이머를 장착한 후 연방청사 주차장에 세워두었다. 타이머는 오전 9시 2분에 멈췄고 이후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168 명이 사망하고, 680명이 부상했으며, 사망자 중에는 연방청사 탁아소에 있던 어린이 19명도 포함되었다.


이 사건은 미국에서 9/11 테러 다음으로 많은 사상자를 낸 테러 사건이다.

이 사건의 주범 티머시 맥베이는 극단적인 반정부, 정확하게는 반 연방정부주의자였다.

이 사건의 공모자였던 테리 니콜스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을 주권 시민 운동가(Sovereign citizen movement)라며, '소버린 시티즌'으로써 주권을 주장했다. 한 마디로, 연방 정부는 자신을 재판할 권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소버린 시티즌은 무엇이며 이들이 주장하는 건 뭘까?

이들은 미합중국이라는 미국 연방 정부를 부인한다. 동시에 미국 헌법과 연방법을 따르는 것 또한 거부한다. 이들은 연방주의자들에 의해 연방정부가 만들어지면서 강제적으로 연방 정부에 소속되었다고 주장하며, 그 때문에 주정부 시민권이 사라졌다고 주장한다.

또, 연방 관할권에 속한 사회보장번호, 운전면허, 유권자 등록 등에서 삭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동시에 연방 소득세 납부 역시 거부한다.

이들은 연방 헌법 제 14차 수정안을 거부하므로, 이 조항이 규정한 시민권 조항, 투표권 조항도 거부하는 것이다.

나아가 개인은 주권자이므로 각종 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스스로를 소버린 시티즌이라고 생각하는 수는 미국에서만 약 30만명, 적극적 운동가는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다.

소버린 시티즌 운동은 미국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오클라호마 폭탄 테러를 저지른 티머시 맥베이와 그의 공모자들 역시 이 같은 사상에 빠져 있었고, '다윗의 별'을 추종했기 때문이 아니라, 연방 정부에 대한 극단적 적개심으로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고 할 수 있다.

이 사건 이후에도 세금 납부 거부, 파산 선언 거부, 교통 위반 티켓 발부 거부 등에서부터 교통 단속을 하는 경찰관 사살, 공항 직원 사실, 무장 인질극, 천연 가스 파이프 라인 폭파 시도, 국세청 직원 등 연방 요원 살해 시도, 연방 판사 저격, 연방 판사 자동차 폭발 시도, 의도적 좌측 운전 및 도주, 어음 사기, 경찰관 납치 및 고문 살해 모의, 무장 민병대 조직과 다수의 총격 사망 사건이 있었다.

가장 흔하고 빈번한 사건은 세금 납부 거부와 세금 환급을 위한 우편물 사기, 업무 방해라고 할 수 있다.

또, 이들은 절도, 강간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도 소버린 시티즌이라는 이유 즉, 연방정부을 부인하며 시민권을 반납했다는 이유로 연방 법원에서 재판받는 것을 거부한다.

소버린 시티즌에 의한 총격 사건 등 무장 테러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아, 미국이 걱정해야 하는 건 IS에 의한 테러가 아니라 이들과 백인우월주의자 등 백인에 의한 테러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워싱턴 한 연구소는 무슬림에 의한 테러 사망자보다 백인 우월주의자와 소버린 시티즌 등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 사망자가 2배 더 많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토안보부 역시 FBI와 함께 현재 미국 내에서 가장 위험한 집단은 소버린 시티즌이라고 보고서를 낸바 있다.

주권 시민 운동(Sovereign citizen movement)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기에는 심각하며 오히려 기승을 부려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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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우리나라에는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사망 이후 그 추종자들이 주축이 되어 '시민주권'이라는 모임이 결성된 바 있으나, 소버린 시티즌 운동과는 무관하다. 또, 지금도 유사한 모임이나 운동에 '시민 주권'이 붙어 있으나 이 역시 무관하다.



2018년 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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