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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부티나(Maria Butina), 그녀는 진짜 러시아 스파이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 회담 후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에게 푸틴 대통령을 올 가을 워싱턴에 초청하라고 지시했으나, 미국 의회는 여야 가릴 것없이 극렬 반대하고 나섰다.

민주당 원내 대표는 즉각 긴급 성명을 내고, “헬싱키에서 두 시간 동안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우리가 알 때까지,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건, 러시아건, 혹은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푸틴과 1대 1 접촉을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와 언론으로부터 이렇게 비난받는 이유는 푸틴과의 회동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에 관한 기자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했고, 나도 러시아가 그럴 이유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정보기관보다 러시아의 말을 더 믿는 다는 것이며, 반역적인 발언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게다가 양국 정상이 2시간 가까이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도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적의 수괴와 대놓고 밀담을 나눠도 아름다운 광경으로 묘사하지만, 미국은 다른가 보다.

사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국가정보국(DNI), 연방수사국(FBI) 등 미국 핵심 정보기관들은 이미 러시아가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고 결론내리고 주미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한 바 있다.

또, 러시아 대선 개입 특검은 최근 러시아가 대선 기간 동안 민주당 조직과 개인, 선거관련 전산망을 해킹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여론 역시 러시아가 어떤 형태로든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고 믿고 있으며, 대선 개입에 트럼프 캠프가 연관되었을 것이라고 의문을 품고 있다.

이렇게 예민한 시기인 지난 7월 15일 FBI는 20대 러시아 여성을 스파이 혐의로 기소하였고, 법원은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보석도 기각했다.

그녀가 기소된 이유는 뭘까?

FBI는 마리나 부티나가 외국 대리인 등록법 (Title 18 U.S. Code § 951 - Agents of foreign governments. 외교관이 아니면서 외국 정부를 대리하여 미국 내에서 활동하려면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법)을 위반했으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한 범죄 및 사기 공모 (Title 18 U.S. Code § 951 - Conspiracy to commit offense or to defraud United States) 혐의로 기소했다.

FBI는 마리아가 러시아 정부의 사주를 받고, 미국 정계에 침투하려고 시도했다고 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마리아 부티나는 FBS(러시아 연방보안국) 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지속적으로 접촉했으며, 공화당 전략가 폴 에릭슨 (56세)과 동거하며 그를 통해 유력 인사들을 만났고, NRA 핵심 회원이기도 한 폴 에릭슨을 통해 NRA 즉, 전미총기협회에 잠입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NRA는 가장 강력한 로비 집단이기도 하다.

그녀는 대선 결과 발표 4일전 한 보수 계열 국제문제 전문지에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글을 써 발표한 바 있으며,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참석한 행사에서 트럼프 당선자의 연설이 끝난 후, 러시아에 대한 미국 제재의 필요성에 대해 질문했고, 당시 트럼프 당선자는 "나는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I don't think you'd need the sanctions.)"라는 답을 했다.

또, NRA 행사장에서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 대화를 나눈 사실도 공개됐다.

마리아 부티나의 이력을 보면, 그녀는 1988년 시베리아 타이가 지역에서 태어나 자랐다. 어머니는 엔지니어이고 아버지는 가구 제조업을 했다. 시베리아에서 자란 탓에 일찌감치 총기 사용을 배웠고, 사냥을 하기도 했다.

21살에 은행 대출을 받아 이미 가구 제조 판매업을 시작했고, 23살에 매장을 7개로 확대할 정도로 수완이 좋았다. 그녀는 이중 6개 가게를 팔아치우고, 모스크바로 옮겨 이번에는 광고 회사를 창업했다.

이때 러시아 다수당인 United Russia의 청년 조직인 Young Guard of United Russia에 가입하고 선거에 나가면서 정치에 입문하게 된다.

마리아는 러시아의 엄격한 총기 규제법안을 폐지할 목적으로 "Right to Bear Arm"이라는 단체를 조직하였고, 2015년 Right to Bear Arm는 가입 회원 수 1만명에 76개 사무소가 있을 정도로 확장되었다. 이 때 알렉산더 토르신(Aleksandr Torshin)을 만나게 된다.

토르신은 러시아 상원의원 출신 다수당 United Russia의 주력 멤버로 현재 러시아 연방은행 부총재이며, 러시아 정부 불법 해외 활동 혐의로 미국 제재 대상이다.

FBI는 토르신이 이메일 등을 통해 마리아 부티나에게 지령을 내렸다고 보고 있다.

토르신은 이미 최소 2011년부터 NRA에 참석해왔고, 2014, 2015년에 마리아와 토르신은 NRA 연례 회의의 특별 초청 손님 자격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둘은 자신들이 NRA 종신회원이라고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러시아에서 열리는 Right to Bear Arm 연례 행사에 NRA 주요 멤버들을 초청하기도 했다. 주로 총기 제조업자, 정치인 등 공무원이었다. 이들의 참석 비용은 총기 회사가 주로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스토리는 미모의 재기있고 활기찬 한 젊은 여성이 러시아도 총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자신의 이상을 성취하기 위해 조직을 구성하고, 러시아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가진 정치인과 접촉하고, 나아가 미국 전미총기협회를 통해 정보를 교류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알게된 영향력있는 지인들의 힘을 빌려 미국 핵심부에 진출하려 했다는 성공적인 성장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모든 과정이 시베리아 촌년(!)이 모스크바로 온지 불과 6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FBI는 2016년 8월 유학생 비자를 통해 미국 워싱턴으로 건너 온 마리아 부티나를 입국과 동시에 추적, 관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그녀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과 만나기 하루 전 긴급 체포되었다.

기소의 이유도 단지, 외국 대리인, 즉, 로비스트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것과 미국 정부를 상대로 한 범죄를 공모했다는 것인데, 과연 그녀가 러시아 정부를 대리(즉, 사주)했는지도 의문이고, 국가비밀 정보를 빼돌렸거나 미국 정부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려고 했는지도 의문이다.

왜 FBI는 무리하게 그녀를 긴급 체포했을까?

FBI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처음부터 삐걱댔다.

FBI는 이미 대선 기간 중에 힐러리 편에 섰다고 할 수 있고, 힐러리의 불법 행위를 눈감아 준 측면도 있으며, 트럼프 진영이 러시아와 공모해서 선거 조작을 했다는 늬앙스를 흘려왔다고 볼 수도 있다.

결국 이 때문에 특검이 진행중이며, 어찌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사건을 터트린 것이 아닌가 의심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마리아 부티나의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격을 가져다 줄 만큼 파급력이 있는 걸까?

트럼프 대통령을 휘청거리게 하려면, 사실 더 크고 강력한 펀치가 필요하며, 그건 더 실체적이고 중대한 범죄 행위였어야 한다.

그런데, 고작 29살 먹은 여자의 애매모호한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바꾸어말하면, 만일 FBI가 그럴 의도로 이 사건을 터트리려고 것이라면, 강력한 펀치로 작동할만한 '건'이 없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구 소련이나 러시아가 미국을 상대로한 지속적 공작을 펼쳐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공산주의자들은 단기간이 아니라 장시간에 걸쳐 적국의 국민들에게 불안을 조성하고 심리전을 펼치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에서 영향력을 가하기 위한 공작은 비단 러시아 뿐이 아니다. 사우디 아라비아 같은 이슬람 국가들은 물론 이스라엘, 중국, 일본 역시 그 같은 노력을 한다.

다만, 정치 헌금 같은 합법 불법을 넘나드는 것이냐, 아니면 해킹과 같은 대놓고 하는 불법적 행동이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불법으로 말하자면, 미국은 에셜론(ECHELON)등으로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국가 정상들의 메일과 전화를 감청해왔으며,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주엘라, 중국, 일본, 한국, 파키스탄, 베트남 등에서도 그랬다는 것이 2013년 전 NS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아무튼 내가 생각하는 이 사건에 대한 한 줄 요약은 이것이다.

'FBI는 강한 한 방으로 노렸으나 실패, 오히려 약점만 노출시켰다.'



2018년 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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