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라고로 부를까, 아닐까






물론 마라라고(Mar a Lago)로는 부르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마라라고는 워싱턴 D.C 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야만 하는 트럼프의 겨울용 별장인데, 여름이 되면서 더워지는 플로리다 팜비치는 쉬거나 회의하러 가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D.C 북쪽에 있는 트럼프의 또 다른 사유지인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을 여름 별장을 하여, 이곳으로 부를 가능성이 크다. 이 골프 클럽은 뉴저지주 베드민스터(Bedminster)에 있다.

아무튼 아베나 시 주석과 마찬가지로 클럽 하우스로 불러 화려한 저녁과 초코렛 케익을 대접할 것이다.

이런 추정의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에 있어 문재인 대통령은 요주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의 과거력이나 성향 때문이 아니다. 선거 전후에 문재인 대통령이 반복해 온 대북 쌀 지원, 개성 공단 확대, 이산가족 전원 상봉, 북한 방문 등에 대한 대북 발언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짜 놓은 치밀한 대북 압박 프레임 속에서 일본과 중국도 미국의 졸이 되어 움직이고 있는 마당에, 문 대통령이 그 장기 판을 발로 걷어 찰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2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의 대북 기조를 흔들어서는 안된다고 엄하게 경고한 바 있다.

스스로 G2, 아시아 지역의 패권자로 자임하는 야심찬 시진핑 주석도 마라라고를 다녀 온 후 순한 양이 되어 트럼프의 지시대로 움직이고 있고, 스스로 굴종한 아베 총리는 더 말할나위 없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일본과 중국의 정상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대통령을 트럼프 장기판의 졸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니 베드민스터로 불러야 한다.



둘째, 한국 정부가 원하기 때문이다.


오늘 (15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정부에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 달 말경, 홍석현을 단장으로 한 특사단이 정상회담 조율을 목적으로 미국으로 갈 예정이다. 맞다, 바로 그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말이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의 방한을 요청할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들은 그게 "자주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단칼에 No! 라고 할 가능성이 크다. 열 몇 시간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가느니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 18홀을 두 바퀴 도는게 나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럼, 한국 정부는 우리 수반이 방미하는 대신, 미국 정부에게 일본, 중국과 동등한 예우를 갖춰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미국을 방문한 외국의 정상들이 모두 마라라고와 같은 트럼프의 별장을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캐나다 수상, 이집트 대통령, 독일 대통령 등은 물론 이스라엘 총리,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수반도 최근 트럼프를 만났지만, 이들 정상과의 회담은 백악관에서 이루어졌을 뿐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일본이나 중국과 동등하거나 혹은 더 우월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야기한 '필요성' 때문에, 이를 수락할 것이다.

물론 정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베드민스터로 불려가 순한 양이 되어 나오는 모습을 보이느니, 백악관 방문으로 그치는 '실속 업무형 방미'로 비취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일본 중국과 같은 예우를 해 달라는 요청은 없을 것이다.

반면, '실속 업무형 방미'나 '자주적 외교'는 잠깐 미뤄둔 체, 어찌되었든 일본과 동등한 수준의 예우를 해달라고 부르짖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마라라고는 물론 베드민스터로도 데리고 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그 이유는 굳이 공들여 장기판에 올려놓을만한 말이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한국의 대통령은 아예 ‘등판'도 못해 본 졸이 되고 만다. 이 경우, 미국은 코리아 패싱을 보다 더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한미 정상회담은 그 내용만큼이나 격식과 형식에서 여러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한미정상회담 감상법이라고 할까?


2017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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