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진료비, 답 있나?




선택진료비가 환자들의 선택권 보장 차원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실은 국립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의 낮은 급여에 인센티브를 주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작되었고, 병원 지출의 상당부분의 차지하는 인건비를 보충하게 되면서 병원 경영 개선 수단으로 사용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선택진료비를 없애자는 건, 가격 문턱을 낮추어 환자들로 하여금 선택진료를 하는 병원 (모든 상급종합병원, 모든 대학병원을 포함하는 상당수 종합병원, 일부 병원)의 이용을 용이하게 하자는 것이다.

즉, 이들 병원에 대한 "경제적 의료접근성"을 강화하자는 것인데,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만일 선택진료비 때문에 이들 병원을 이용하지 못했거나, 이를 꺼려 선택진료비가 없는 병원을 이용했다고 한다면, 의료전달체계가 없는 이 나라에서 그나마 전달체계를 유지하도록 한 일종의 장치였다는 것인데,

지금 이 장치를 제거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가격 문턱이 낮아지고, 경제적 접근성이 떨어지게 되면, 더 많은 환자들이 대형병원, 특히 5대 메이저 병원을 비롯한 43개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게 될 것이고, 상대적으로 규모 작은 병원, 개원가는 더욱 더 열악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병협은 선택진료비 폐지 절대 반대지만, 이들 몇몇 특정 병원들은 몰려들 환자들 생각에 표정 관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편, 1조3천억에 달하는 선택진료비에 상응하는 금액을 어떤 식으로든 병원에 가산하여 줄 방법을 찾겠다고 제안했다는데, 그렇다면 결과적으로는 가격 문턱을 낮추어 주자는 취지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이래 저래 묘책은 없다.

묘책이 없는 이유는 자꾸 제도를 땜빵하듯 만들기 때문이다.

선택진료비를 논하기 전에, 상급종합병원은 상급종합병원에 걸맞는 진료를 하도록 하고, 의원은 의원에 걸맞는 진료를 하도록, 종별 의료기관의 역할을 구분하고, 의료전달체계를 만드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하다.

의료전달체계는 사람의 등뼈와 같이 의료를 바로 세우기 위한 초석이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뼈를 깍는 심정으로 이를 제대로 세워야 한다.

정작 중요한 건, 서로 나몰라라 하면서, 빵구만 때우려고 들면, 답이 나올까?





No comments

Theme images by fpm.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