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포인트 82학번과 미국판 '조민'

미 행정부의 웨스트포인트 마피아
윗줄 왼쪽부터 Ulrich Brechbuhl (미 국무부 고문) Brian J. Bulatao (미 국무부 차관); Mark T. Esper (미 국방부 장관)
아랫줄 왼쪽부터 Mark Green (미 하원 의원) Mike Pompeo (미 국무부 장관) David Urban (미 전쟁기념위원회 의장)




현재 미 행정부 내 실세는 미국 국무장관 폼페이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무장관이란 자리는 그 자체가 실세이다. 행정 서열상 부통령에 이어 3위이며, 대통령 유고시 대행 순위 4위에 해당한다.


폼페이오는 이태리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미국판 586이다. 63년생으로 82년 웨스트포인트에 입학한 82학번이다. 폼페이오는 웨스트포인트를 수석 졸업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6년 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98년 웨스트포인트 동기생 3명과 함께 Thayer Aerospace를 설립한다.

이 때 동업자가 Brian Bulatao, Ulrich Brechbuhl, Michael Stradinger 인데, Brian Bulatao(브라이언 블라타오)가 현 국무부 차관, Ulrich Brechbuhl (울리치 브레치벌)은 국무부 고문(Counselor of the United States Department of State)이다.

미국 법상 국무부 고문은 국무부 차관과 동급이며, 국무장관의 명을 받고 자문을 하거나 외교 협상을 벌이는 실무를 맡는다. 그럼에도 임명시 의회의 인준이 필요하지 않는 꿀 보직이라고 할 수 있다.

폼페이오의 82학번 동기생은 이 뿐 아니다.

현재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Mark Esper)도 그의 동기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 후 퇴임한 후 패트릭 새너핸이 대행을 맡았다가 장관 취임에 실패하고, 마크 에스퍼가 장관으로 입각한 것에 폼피이오 장관의 입김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

즉,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 내에 두 명의 차관급 동기와, 국방장관을 동기로 두고 있는 셈이니, 웨스트포인트 82학번들이 미국의 국방, 외교를 손에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국무부 차관인 블라타오는 폼페이오 장관이 CIA 국장이던 시절에도 불러들어 CIA 조직관리를 맡는 서열 3위 자리에 앉혔던 바 있다. 브레치얼 국무부 고문의 전직은 항공부품 회사의 로비 담당 부사장이었다.

폼페이오의 82년 동기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데이빗 어반(David Urban)도 폼페이오의 동기인데 그의 현재 공식 직함은 미국 전쟁기념위원회 의장 (Chairman of the American Battle Monuments Commission)이다. 사실 그는 군의관 출신의 의사인데, 그 역시 유명한 로비스트 출신으로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스피커로 일하며, 지난 9월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한편, 올 1월 미국 원조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 부처장으로 지명된 한국인 2세 여성, 미나 장의 지명이 9월 돌연 취소된 바 있는데, 최근 언론은 그녀의 낙마 이유가 이력 날조 때문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미나 장의 지명 취소는 미 상원위원회가 그녀의 경력을 증명할 자료를 요청한 직후였다.

USAID는 우리나라의 코이카와 유사한 기구인데, 대외원조가 많은 미국의 경우, 직원 수만 4천명, 예산은 10억 달러에 이른다.

NBC에 따르면, 미나 장의 경력에는 다음과 같은 의문이 있다.



1. 학력 위조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는 그녀의 공식 프로필에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고 홍보했으나 하버드 대는 7 주 코스를 수료했을 뿐 학위를 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또, 프로필에는 Army War College 를 졸업했다고 했으나 4일짜리 세미나를 참석했을 뿐이다.

NBC에 따르면, 그녀의 최종 학력은 비인가 기독교 학교인 Nations 대학교를 졸업인데, 이 학교는 자원봉사자를 교육하는 기관이다.


2. 경력 위조


주요 경력은 링킹 더 월드’(Linking the World)라는 비영리단체 대표인데, 그녀는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 기관은 아프칸, 케나, 아이티 등 12 국가에 학교를 세웠고, 식량 구호, 의료 지원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NBC 는 이 단체의 일년 예산이 30만 달러에 불과하며, 이 중 해외에서 사용된 자금은 1만 달러도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홍보에 6만 달러, 출장비와 급여에 10만 달러를 썼을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예산 집행으로 12 개국에 교육, 의료 지원을 했다는 건 믿을 수 없다는 얘기라고 주장한다.


3. 거짓 홍보


미나 장은 자신이 타임지의 표지 인물이었다며 표지 사진을 링킹 더 월드 홈페이지에 게재했으며, 인터뷰에서 드론을 이용한 재난 현장 구호 활동의 공로로 표지 인물이 될 수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타임지는 이 표지는 위조된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미나 장은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사진을 소셜 미디어를 올리며 자신의 인맥을 과시한 바 있다.

이 여성은 그럼 어떻게 국무부 요직에 지명될 수 있을까?

1월에는 미나 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탁했다고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게 사실일까?

NBC는 미나 장 사건을 놓고, 미 국무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인사 검증 이상의 스캔들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무부의 조직 관리 총 책임자는 차관 브라이언 블라타오로 알려져 있다.

미나 장은 브라이언 블라타오 차관을 한 자선 행사에 초대했고, 그는 5천 달러가 넘는 돈을 기부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때문에 미나 장의 지명에는 브라이언 블라타오가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편으론 미나 장 사건이 조민 사건과 너무나도 흡사해 소름이 돋는다. 차이라면, 미나 장의 뒤에는 미국의 외교 국방을 책임지는 미국 586 들이 있다는 것일 것이다.



2019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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