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할까?

미 상원 군사위원장 제임스 리시






우리는 일본의 에칭 가스 등 전략 물자 수출 규제에 반발하여 지소미아 폐기 카드를 들고 나온 정부를 비난한다.

경제 문제를 안보 문제로 대응하겠다는 어리석은 태도 때문이다.


만일 한국 정부가 결국 지소미아 폐기로 나갈 때, 이에 대한 응징 조치로 주한 미군을 감축한다고 하면 이 역시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결정일 수 밖에 없다.

미국은 그런 어리석은 결정을 할 수 없다. (하지 않는다가 아니다. 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 거론 하듯, 주한미군 감축의 또 다른 배경이 주한미군 부담금 협상일 수 있다.

그러나 마찬가지이다. 주한미군 부담금 문제는 결국 돈 문제인데, 주한 미군은 필요에 따라 적정 필요 인원이 배치되어 있는 것이지, 고무줄 늘이고 줄이듯 감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게 아니다.

똑같은 말을 미 상원 군사의원장이 했다.

그는 '현 수준의 주한 미군 규모는 특정 목적에 따라 배치된 것이며, 그 목적이 줄어들 때만 규모가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목적은 북한과 중국 등에 대한 경계라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럼, 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줄어들었나? 만일 아니라면, 단지 지소미아 문제나 돈 문제로 주한미군을 감축할 수 없다.

조선일보 워싱턴 주재 기자는 익명을 들어, 2019년 국방수권법은 2만2천만명까지 주한 미군을 감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3~4천명 규모의 1 개 여단, 나아가 6,500 명까지 줄일 수 있다는 식의 기사를 썼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다.

2019년 국방수권법은 9월로 폐기되었고 (국방수권법은 1년간 유효한 법이다), 이미 미 상하의원은 2020년 국방수권법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이 법에는 현 수준 즉, 28,500 명의 주한 미군을 동결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이 들어간다.

설령, 감축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해도, 미국 정부가 국방 예산을 써서 주한 미군을 감축하려면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역내 동맹국의 안보 이익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미 의회에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의 병력 감소 등 위협 요소가 비례적으로 줄었음을 증명해야 하고,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 감축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는 것 또한 증명해야 한다.

즉, 주한 미군 감축의 키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미 의회가 가지고 있다.

2016년 이래, 국방수권법(NDAA)를 꾸준히 읽어 본 결론은 미 의회는 과거 행정부를 비롯한 미국 정권과 안보에 있어서만큼은 궤를 달리하고 있으며(이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한반도 비핵화 즉, 북핵 제거를 주요 아젠다로 하며, 이를 포함해 한국의 안보에 깊은 관심과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수권법 관련 블로그]

이란 핵 협상 식 북핵 타결은 안 된다.

2017년 9월 말, 미의회에서 발송된 세 개의 서한



아시아 안심법과 국방수권법


한반도 안보를 얼마나 신경쓰는지, 그건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넘어서는 모종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여겨질 정도이다.

그게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언급한 바 있는데, 아마도 그건 한국전쟁 당시 흘린 수 많은 미국 젊은이들의 피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미 의회가 한국 안보를 중요시 하는 가장 밑바탕에는 동맹이란 가치가 있다.

동맹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며 상호적인 것이다.

때문에, 동맹국이 동맹다웠을 때 존중받고 보호받을 수 있다.

내가 우려하는 건, 1개 여단의 감축이 아니다. 이 정부의 태도이다.

언급했듯 미군 감축은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 아무리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인다고 한들, 그럴 수 없다. 왜냐면 법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흔히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 그로 인한 쿠르드 족의 피해를 빚대 한반도 상황을 설명하려는 시도를 하는데, 시리아의 미군 철수는 국방수권법이나 그 어떤 법에도 규정되어 있지 않아 가능한 것이었다.

주한 미군은 다르다.

그렇다고, 동맹국을 향해 아무 말이나 하고, 맘대로 해도 좋다는 건 아니다.

언급했듯, 동맹국다울 때 동맹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정부가 동맹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는 의문이다. 이게 가장 큰 우려이다.



2019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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