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에서 중국 핵 잠수함이 폭발했다?










지난 주말부터 소셜 미디어에 '중국 핵 잠수함이 남중국해에서 폭발했으며, 이 때문에 세계 제 3차대전이 임박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사실일까?


이에 대한 미국이나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다.

이 루머의 최초 진원지는 Hal Tuner 이다.

그는 단파 라디오 방송과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뉴저지 출신의 극우 방송인이며, 음모론을 주로 다룬다.

Hal Tuner는 지난 11월 20일 라디오와 블로그(블로그 주소)를 통해, 남중국해에서 해저폭발이 있었다고 알렸다. 그러나 그 폭발의 원인이 중국 핵 잠수함이라고 적시하지는 않았다.


https://halturnerradioshow.com/…/there-has-been-an-incident…


그는 익명의 군 소식통을 인용하며, 수심 50 미터에서 폭발이 있었으며, 폭발 원인에서 '지진은 배제되었다'고 말했다.

또, 전세계 방사선 수치를 모니터링하는 uRADMonitor를 인용해, 남중국해에서 높은 수치의 방사선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uRADMonitor(사이트 주소)는 웹 사이트를 통해 실시간 방사선 수치를 제공하며, 이 글을 쓰는 현재 남중국해의 방사선 수치는 0.14 uSv/h 로 높은 수치가 아니다.





Hal Tuner 의 주장은 재확인 절차 없이 소셜 미디어와 유투브, 옐로 페이지 등을 통해 전세계로 퍼져 나갔으며, 핵폭발의 원인이 중국 핵 잠수함의 폭발 때문이며, 미국의 공격을 받아 침몰했고, 미중 전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등으로 부풀려지며 퍼졌다.

중국 핵 잠수함 언급은 아마도 지난 9월 경 수면에 올라 온 중국 핵잠이 베트남 어부에 의해 목격되었다는 이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내용은 Forbes에 실렸다.

물론 Hal Tuner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사이트 주소)도 많이 올라와 있다.




미국이나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부정과 긍정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러시아 정부 기관인 Rospotrebnadzor (사이트 주소) 는 11월 22일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남중국해 방사선 사고에 대해 언급했다.




Rospotrebnadzor 는 러시아 보건부 산하의 소비자 보호와 복지 모니터링을 하는 러시아 연방 정부 기관이므로, 이들의 발표는 러시아 정부의 발표로 간주될 수 있다.

Rospotrebnadzor 의 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중국해 환경 모니터링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수신한 정보(uRADMonitor를 의미하는 듯)에 따르면, 남중국해에서 방사선 사고와 관련하여 방사선 수준이 증가한 것으로 기록되었으며, Rospotrebnadzor 는 인접 국경 지역의 방사선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현재 러시아 연방 인구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협은 없다."

재미있는 사실은 사고 지역으로 간주되는 남중국해와 러시아는 3,500 km 이상 떨어져 있으며, 러시아 정부가 나서서 걱정할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경우 수 차례 핵잠수함 침몰 사고가 있었는데, 1989년 플루토늄 핵 어뢰 2 기가 장착된 핵잠 콤소몰레츠 함이 노르웨이 인근 바렌츠 해에서 화재로 침몰해 42명이 사망했으며, 27명이 구조된 바 있으며, 현재 이 잠수함은 수심 1,700 미터 깊이에 가라앉아 있는데, 이 지역의 바닷물은 정상치의 80만배에 달하는 방사능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콤소몰레츠 함



가장 최근인 2019년 1월에도 극비 소형 핵 추진 잠수함 AS-12에서 화재가 발생해 침몰했으며, 14 명의 승조원 모두가 사망한 바 있다. AS-12는 수심 1천 미터 이상 잠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 러시아의 비밀 잠수함으로 해저에서 통신 케이블 도청이나 절단 등의 비밀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S-12


2000년에는 러시아의 쿠르스크 핵 잠수함이 훈련 도중 바렌츠 해에서 어뢰폭발로 침몰했으며, 그 외도 1969, 1970 년 등 수 차례 잠수함 침몰 사고가 있었다.

쿠르스크 핵 잠수함은 수심 100 미터의 해저에 가라 앉았으며 최초 폭발 후에도 상당수의 승조원이 살아남아 있었는데, 러시아가 핵 잠수함 침몰을 은폐하는 바람에 인근에 있던 영국과 노르웨이 해군이 구조할 수 없었고, 결국 이차 폭발로 118명 모두 사망했다.


쿠르스크 핵 잠수함




아무튼 지금까지 확인된 바는, 남중국해에서 일시적인 방사선 증가가 기록되었다는 것 뿐이며, 현재로는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Hal Tuner의 주장대로, 수심 50 미터에서 폭발이 있었다면, 방사선 수준의 증가와 함께 연관해 생각할 때, 핵 잠수함의 폭발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설령 중국 핵 잠수함이 폭발 되었고, 이 때문에 가라 앉았다 해도, 중국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은폐할 가능성도 매우 농후하며, 미국 정부가 이를 확인했다고 해도, 미국 정부 역시 이를 비밀에 붙이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9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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