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의료에 대한 환상



쿠바 의료에 대한 환상






쿠바의료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에...

이 환상의 배경은, 식코란 영화에서 마이클 무어 감독이 이상적 의료제도의 예로 쿠바를 들었던 적이 있었고 (이를 좌파들이 십분 활용하며 침소붕대한 측면도 있고) “맨발의 의사들”이라고 불리는 쿠바 의사들이 대거 해외에서 의료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배경과 내면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 않다.

우선, 쿠바의 의과대학은 수업료는 물론, 수업에 필요한 교자재는 모두 쿠바 국가가 지불한다.

그러다 보니, 쿠바 국민은 물론, 미국에서 의대에 갈 능력이 안되는 사람들, 중남미 국가에서 공부 좀 한다는 학생들이 대거 몰려들어와 쿠바에서 의대에 다닌다.

2006년~2007년 공식 자료를 보면, 쿠바의 의과대학 수는 약 30개 (28개?)이며, 쿠바 의대생의 수는 25,728 명이다. 그러나 이건 쿠바 출신의 의대생이 그렇다는 이야기고, 외국 출신의 의대생 수는 21,863 명이나 된다.

즉, 2006년 당시 의대생 수의 합은 4만7천 명이 넘는 것이다. (즉, 한 의과대학에 약 1,700 명, 6년 과정이니 한 학년에 평균 약 3백명이 수업을 받는 것이다.)

그 당시 의사는 수는 70,594 명이며, 이는 33,769 명의 가정의를 뺀 숫자이다. 즉 쿠바의 활동 의사는 무려 10만명이 넘는다.

한편, 쿠바의 인구 수는 1천1백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참고로, 쿠바의 병원은 248개에 불과하며, 폴리클리닉 (의원의 개념이나 다수의 의사가 근무하는 소규모 병원)의 수는 470개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원이 2만8천개, 병원이 1만5천개 가량, 종합병원이 300 여개 있다.

공산주의 국가나 전체주의 국가에 의과대학생이 많은 것은 일반적이다. 북한이나 구소련 등도 그랬다.

문제는 교육의 수준이다.
병원과 의과대학의 수는 적고,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병원의 시설, 장비는 열악하여, 실습이 제대로 될리 없으며, 의약품 부족으로 소위 “대체 의약”이 난무하고, 이런 나라들의 의대 교육은 evidence based medicine이 아닌, 자기들 나름대로의 커리큘럼으로 교육한다.

그럼에도, 식코에서 말하는 쿠바의 낮은 영아사망율은 높은 낙태율로 인해 고위험 분만이 적은 이유도 있지만, 쿠바가 발표하는 통계 자체에 신뢰를 할 수 없는 이유도 있다.

정부가 의료시스템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국가 (캐나다, 영국 등을 포함해서)의 가장 큰 문제는 의료소비를 강력하게 통제한다는 것인데, 쿠바 역시 그러하다.

많은 사람들이 쿠바의 의사들 (혹은 의료제도)이 예방의학에 치중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라고 칭송(?)하는데, 그건, 쿠바의 의료시스템이나 의사들이 선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략 한 명의 가정의가 100~200 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데, 의약품 부족, 검사 기기 부족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즉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교육, 사업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 예방이 쿠바 의료 제도의 아젠다이기 때문이 아니다.

“맨발의 의사”의 활동이 큰 이유는, 쿠바 의과대학을 졸업한 경우, 쿠바에서 의무적으로 일정 기간 의사로 근무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인데, 쿠바 정부는 남아도는 의료인력으로 외국에 생색을 내거나 막후 딜을 하기도 한다는 의혹을 받는다.

왜냐면 쿠바는 원유는 물론 이렇다할 지하자원이 없는 가운데, 국민소득이 낮아 중남미 국가로부터 원유 등을 원조받을 때, 그 댓가로 쿠바 의료 인력을 지원해 준다는 것이다.

중남미의 상당수 국가들은 자국의 의료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사실, 지구 상에 재해가 발생하거나 의료 인력 자원이 부족한 국가들 입장에서는 어찌되었든 쿠바 의사들이 반가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재난과 같은 상황에서는 고도의 전문적 기술이 필요한 의사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선 쿠바의 수만명 의사들이 지구를 떠돌며 의료 활동을 하는 것이 감사한 일이다.

그렇다고, 쿠바의 의료제도나, 쿠바의 의료 현실을 극찬하며 동경하는 것은 우스운 일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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