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의 문화, 그것의 맹점



덤의 문화, 그것의 맹점




우리나라 건설 현장과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의 건설 현장의 가장 극명한 차이가 몇 가지 있다.

첫째, 만일 어떤 공정을 하는데 필요한 공구가 없으면, 한국의 건설 현장에서는 그 공구를 그 자리에서 임시변통으로 만들어 일을 한다. 공구가 없어 일을 못한다는 것 무능력의 입증일 뿐이다.
반면에 선진국 나라의 건설 현장에서는 특정 공구가 없으면, 그 공구를 써서 일을 해야 하는 노동자는 손을 놓고, 일을 중단한다. 공구가 올 때 까지.

또, 선진국 나라의 노동자들은 아무리 육체를 써서 하는 노동일이라고 해도 결코 무리하게 힘을 써가며 일하지 않는다. 모든 자재는 혼자 힘으로 충분히 들 수 있는 무게여야 하며, 그 무게를 넘어서면 장비를 쓴다.
우리나라 노동 현장에서는 힘자랑하듯 일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자의 급여는 주로 일당 혹은 일의 양에 따라 돈을 받는데, 선진국 나라의 노동자들은 시간 당 노임이 책정된다.
시간당 (통상 30불~50불) 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가 구석에 모여 담배를 나눠 피며 농담을 하거나 꾀를 부리는 건 쉽지 않다. 째깍째깍 시간은 돈이다.

우리 현장은 노임을 주고, 사용자는 ‘내가 이만큼이나 급여를 주었으니, 요 정도 일 하나는 그냥 해주면 안될까?’라는 생각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시급을 계산하는 선진국 나라 노동자들에게는 그런 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선진국 나라에 덤이라는 건 없다.

우리나라는 ‘덤의 문화’가 있다.
덤은 곧 정이겠지만, 때론 그 정을 핑계로 착취하기도 한다.

근로 현장의 덤은, 정겹기 보다는 비능률적 업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철야하는 직장인들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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