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Steve Jobs" 리뷰






무비 스타나 가수는 스크린과 TV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관객에게 설득하는 것이 그 업이라고 할 수 있다.

관객은 이들의 감정에 동화되고 잠시나마 동일시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들을 사랑하게 되므로, 무비 스타나 가수에게 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가에게 이런 식의 애정을 갖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괴팍하고 냉소적인 인물이라면 더욱 더 그러하다.

그런 의미에서 스티브 잡스가 특별한 인물인 것은 분명하다.

그는 친절하지도 않고, 자신의 감정을 팔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지만, 분명 수 많은 스티브 잡스의 팬이 존재한다. 물론 잡스라는 인물이 아닌 그가 창조해낸 제품에 애정을 갖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마찬가지이다.

잡스를 소재로 하는 또 한편의 영화 가 최근에 개봉했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잡스>에 이어 두번째이다. 마이클 패스벤더가 잡스 역을 맡았고, 우리에게는 <슬럼덕 밀리어네어>, <127> 등의 작품으로 친숙하고, 개인적으론 <28>와 <28>라는 좀비 영화로 더 친숙한 영국 출신 감독 대니 보일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이다.

이 영화의 소재는 잡스이지만, 그 주제는 <애증>이라고 할 수 있다.

널리 알려지다시피, 잡스는 자신의 철학이나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고 할 인물이었고, 그래서 당연히 주변 인물들과 불편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최초 애플 컴퓨터를 설립한 동업자였던 스티브 워즈니악과도 그랬고, 잡스 자신이 간절히 요청해 애플사의 CEO로 발탁했던 전 펩시 콜라 사장인 존 스컬리와도 그랬다.

잡스는 사실상 존 스컬리에 의해 애플에서 해고되었던 바 있다.

그러나 가장 깊은 갈등은 바로 자신의 딸 리사와 리사의 엄마인 Chrisann Brennan과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잡스의 생애 가장 깊은 갈등을 가졌던 인물들과의 애증에 대한 파노라마라고 할 수 있다.

대니 보일 감독은 이 애증을 잡스의 평생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 세 번의 프레젠테이션을 배경으로 교묘하게 풀어간다.

이 세번의 프레젠테이션이란, 최초의 맥킨토시, LISA를 발표한 1984년과 애플에서 쫓겨난 후 최초의 NEXT 컴퓨터를 발표한 1988년, 최초의 iMac을 발표한 1997년이었다.

감독은 잡스의 터닝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발표의 백 스테이지를 무대 삼아 그가 감추어 두었던 애증을 드러내고 갈등을 풀어간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화려한 연출보다는 연극처럼 오로지 다이얼로그로 극을 전개하면서 여러 복선을 장치로 활용하며, 발표 시간을 due time으로 하여, 자칫 늘어지기 쉬운 관객의 긴장감을 조인다.

그래서 경륜있는 연기파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잡스 역의 마이클 패스벤더는 영국 드라마 센터를 졸업한 독일 출신 연기파 배우이다. 헐리웃 영화로는 영화 300으로 데뷔한 늦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 프로메테우스에서 인조 인간 역을 맡은 바 있다.



상대역 조안나 호프만 역을 맡은 이는 케이트 윈슬렛인데, 바로 <타이타닉>의 디 카프리오 상대역을 맡았던 그녀이다. 케이트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영국 비평가협회상을 쥐었다.



애플 CEO 존 스컬리 역은 요즘 핫한 배우 제프 다니엘스가 맡았다.

제프 다니엘스는 영화 마션에서 NASA의 고위직으로 출연하기도 했지만, 연극 배우 출신으로 드라마 <뉴스룸>의 앵커로 나와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영화 <스티브 잡스>는 호평을 받았지만 성적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2013년 만들어진 <잡스>와는 격이 다르며, 전혀 다른 시각에서 실존 인물을 다룬 인상적인 작품인 것은 분명하다.

참고로, <스티브 잡스>가 영화 속에 등장한 것은 사실 이 두 작품이 전부는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주인공으로 다룬 <실리콘 밸리의 신화(Pirates Of Silicon Valley) 1999년>에서 스티브 잡스가 비중있게 등장한바 있다.


201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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