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정상회담 성사 발표를 문 대통령이? vs 반성문
오늘 (5월 26일/토)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북측 장소 통일각에서 만났다.
사실 둘의 재회는 어느 정도는 예측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6/12 미북정상회담을 취소한 후, 문 대통령은 NSC 상임위원 긴급회의에서 "앞으로 정상 간에 직접 대화를 통해 풀어가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직접 대화는 핫라인을 통한 대화일수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회담을 취소한 것처럼 문 대통령도 전격 이벤트성 남북회담을 할 것으로 어느 정도 예측하였다.
다만, 지난 하루 이틀 사이에 워낙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냉각기가 필요하다고 보았는데, 이렇게 속전속결로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런 급작스런 만남은 추측컨대, 미국 대통령이 널을 뛰면, 나도 뛰겠다는 생각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아무튼, 오늘 회담 결과는 내일 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왜 내일 일까?
아마도 오늘 밤, 즉, 미국 시간으로 낮에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생각으로 보인다.
즉, "오늘 김정은을 만났고,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내가 직접." 이렇게 말할 것이다.
사실, 정상 간에 직접 대화를 운운한 배경에는 지난번 판문점 정상회담 결과를 미국에 통보하는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장, 국정원장 등이 실수를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방미 전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를 화를 낸 것 등, 증서나 서류없이 말이 건너 건너 가면서 와전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오늘 김정은을 만나는 자리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배제되었다.
어쨌든 문 대통령은 트럼트 대통령에게 강조할 것이다.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고, 미북 회담을 원하고 있음을 확인했으므로, 싱가폴 회담을 다시 진행하자고.
문제는, 또 한번 이렇게 중재자 역할을 함으로써 문 대통령은 더 큰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문 대통령은 충분히 비핵화 성사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하므로 그걸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를 받아 내일 10시에 미북간 싱가폴 정상회담이 재개된다는 것을 문 대통령 입으로 발표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미국과 북한의 만남은 그들이 알아서 조율해 만나면 되는 것을.
전에는 월차도 잘 내시고, 주말에 등산도 다니고 그러시더니, 요즘 너무 과로하신다. 우리 대통령님.
2018년 5월 26일
<반성문>
지난 토요일(26일) 비밀리에 남북 정상 회담을 마친 후, 저녁 8시경 회담 사실에 대한 청와대 발표가 있은 직후 예측해 페북에 적었던 것들은 모조리 틀렸다.
나는 이 회담이 느닷없이 발표된 트럼프 대통령의 6/12 회담 취소 발표와 그 과정에서 청와대를 패싱하고 주미대사관을 통해 한국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한 것에 대한 반발로, 마찬가지로 전격적으로 남북 2차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이 같은 사실을 백악관을 패싱하고 주한미군대사관을 통해 통보하고,
‘앞으로 정상간의 직접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고 한 것처럼, 김정은을 불러내 비핵화 및 미북회담을 종용 혹은 설득한 후, 당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해 이를 고지한 후 미북회담을 다시 개최하도록 설득한 다음, 다음 날 10시 미북회담이 다시 성사되었는 사실을 문 대통령이 발표할 것으로 추측한 바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중재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내 한국 정부가 오락가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고, 다시금 운전대를 잡을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팩트는 그게 아니었다.
이번 2차 회담은 문대통령이 요구한 것이 아니라, 김정은이 요구한 것이었고, 2차 회담은 과거 북이 주장한 것을 재확인하는 것에 그쳤을 뿐이며, 보도에 따르면 회담 전 미국 측에 회담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차 회담은 결과적으로, 김정은의 느닷없는 호출에도 우리 대통령은 버선발로 달려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고, 김정은을 설득하기는 커녕, 북한의 주장을 대통령의 입으로 가감없이 고스란히 대국민 발표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 주었다.
토요일 추측이 틀린 이유는 결론적으로 말하면 문 대통령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했고, 김정은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내 잘못이다.
2018년 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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