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y Rhino, Black Swan














북한이 핵 개발에 착수한 이래, 핵무기 실험에 성공하고, 핵탄두를 날려보낼 탄도체를 개발하고, 나아가 대륙간탄도 미사일(ICBM) 시험에 성공한 일련의 과정은 위협이 현실화되어 다가오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점진적으로 다가오는 충분히 예상되었던 위험을 이른바 ‘Grey Rhino(회색 코뿔소)’라고 부른다.


북이 핵농축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80년말부터 지금까지 30여년간 우리와 국제 사회는 다가오는 위험 즉,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회색 코뿔소를 저지하려는 노력을 했으나 무위로 돌아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노력은 꾸준하지 못했고, 안일하였으며, 방관한 측면도 클 뿐 아니라, 오히려 위험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

그나마 이제와서 그 코뿔소를 막아 세우려는 것이 트럼트 대통령이다.

코뿔소를 막는 방법은 총을 쏘아 쓰러트리거나 설득해 돌려보내는 것이다. 돌려보낸들 또 돌아서 뛰어올 수 있기 때문에, 코뿔소의 뿔을 잘라내고, 뒷발을 ‘끊어지지않는 사슬’로 묶어두는 것이 위험을 막을 유일한 수단이다.

그러나, 김정은과 김정은 독재체제가 이를 받아들일까?

사슬에 묶인 체 가져다주는 사료에 만족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을까?
과연 비명 한 마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순순히 포기할까?

코뿔소에게 만족할만한 사료를 주면 그럴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검은 백조(Black Swan)’가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과 같다.









물론, 검은 백조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 실날같은 가능성에 우리의 운명을 걸어야 할까는 의문이다.

오히려 나는 코뿔소에 다가가 설득하려는 트럼프 대통령 뒤에 사냥총을 들고 서 있는 일련의 험악한 사냥꾼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2019년 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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