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적용하겠다고 하는 <표준진료지침>에 대한 우려



솔직히 서울시가 적용하겠다고 하는 <표준진료지침>이 <질병별 표준 진료 가이드>를 개발하겠다는 의미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의 하나 그럴 의도라면,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질병별 표준 진료 가이드>를 만들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히포크라테스는 "의술은 예술(art)"이라고 했습니다. 의술이 예술이라는 의미는, 의술의 객체인 인간과 그 인간에게 발생하는 질병은 다양하기 때문에, 기술이나 과학처럼 늘 같은 결과가 생길 수 없다는 의미이며, 나아가 컴퓨터 알고리즘처럼 입력값이 같다고 출력값이 같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의학에 표준치(standard range), 정상치(normal range)란 개념은 없습니다.
오로지, 참고치(reference range)가 있을 따름입니다.

진료 행위에 표준 진료 지침을 만들고, 그 프로토콜을 따라 진료하도록 하면, 의료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는 것은 단지 '상상'일 뿐이며, 의학의 문외한인 공무원의 탁상공론이고, 또 만의 하나 대학병원에 계신 고매한 교수님들께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지적 오만일 수 있습니다.

의학 교육 중에 어느 질병에 무슨 약을, 몇일 동안 쓰고, 무슨 검사는 하고, 무슨 검사는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이 있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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