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과 시진핑의 포커판이 열릴까?








여러 외신을 종합해 볼 때,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만남은 예상대로, 양국의 입장을 확인하는 선에서 끝난 것으로 보인다.

양 외교부 수장들의 만남이 서로를 탐색하는 전초전으로 끝난 건, 4월 초 양국 정상의 회담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왕이는 교묘하게 말을 돌려가며 "유엔 결의의 의무를 하겠지만, 북핵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반복하였고, 틸러슨 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사드 제재에 대해 일언반구하지 않았다고 한다.

포커판으로 비유하자면, 왕이는 중국이 가진 두 페어를 풀 하우스로 보이는 노력을 했고, 틸러슨은 왕이의 블러핑에 '콜(call)'로 쿨하게 응수한 것이다.

틸러슨 장관의 임무는 중국이 판을 엎어버리지 않게 시진핑을 미국으로 들러들이는 것일 뿐, 판돈을 키워 중국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신중하게 콜을 부른 건, 시진핑을 미국에 초대하는 일종의 의전 행위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포커판을 만들기 위해, 유세 당시부터 중국을 자극해 왔다. 환율 조작국, 불공정 무역 운운이 그것이다. 또, 취임 초기 대만 총통과의 전화 통화로 중국이 포커판에 앉지 않을 수 없도록 승부수를 던졌다.

역시, 중국은 발끈했고, 마치 미중 간의 긴장 관계가 야기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존중"이라는 발언을 함으로써 불똥을 끄게 되었는데, 누가 봐도 속이 들어다 보이는 밀당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시진핑은 미국으로 특사를 보냈고(지난 2월 ), 양국은 정상 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물밑 협상을 지속했는데, 추측컨대, 미국의 초대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미 국무부 장관의 방중을 협의(중국의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틸러슨 장관은 일요일(19일) 시진핑을 만나 미국을 방문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것으로 그의 이번 동북아 3국 방문의 임무를 마치게 될 것이다.

실제 중국에 메시지를 던질 당사자는 미국 대통령이다. 한국에 대한 사드 제재(보복)를 풀고,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도록 중국을 압박(설득)하는 임무는 트럼프 대통령의 몫인 것이다.

시진핑은 북핵 문제 등을 미국에 협조하기 위해 미국을 찾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 중 공언한 중국에 대한 제재 움직임(환율조작국, 무역과 통상 등)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입장을 들어주기 위해 시진핑을 개인 휴양지로 불러들이는 것이 아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제 역할을 해 줄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측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카드를 레버리지로 이용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할 것이며, 서로 가진 카드로 블러핑할 것이다.


2017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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