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트럼프의 대북 정책 차이점-전략적 인내의 기원과 폐기








1. 전략적 인내의 폐기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는 오바마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명명한 정책은 아니다. 2009년 12월 10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북한을 방문한 후,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거론했던 용어이며, 이후 보즈워스 대북 특사도 "지금은 전략적 인내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2010년 5월 한국을 방문한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략적 인내"를 주장했으며, 이 부분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 역시 공조를 취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0년 중순 이후 전략적 인내는 사실상 "전략적 무관심"이라는 비판과 함께, 전략적 인내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내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다.

전략적 인내 정책이 필요하다고 하는 배경은 여러가지이지만, 결국은 군사 작전을 전개할 배짱이 없었고, 또 그 배경에는 대북 군사 작전이 동맹국(한국)의 희생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해, 전략적 인내의 폐기란, 동맹국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필요하다면 무력 사용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의 북핵 대응이 엉망인 체로 넘겨받았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트린 바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는 명확하게 실패한 정책이며, 폐기한다고 선언했다.


2. 하향식 대북 정책 입안


로버트 워크(Bob Work) 미 국방 부장관(Deputy Secretary of Defense. 미 국방부에는 장관 아래 부장관이 있으며, 그 밑에 여러 명의 차관을 둔다. 국방부 서열 2위인 버트 워크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22일 김영우 국방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위협은 트럼프 행정부에 가장 중요한 최우선 이슈(top priority issue)"이며, 대북정책입안 방식을 상향식에서 하향식으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즉, 과거 오바마 시절에는 실무자들이 대북 정책을 입안한 후 차관-부장관-장관-국가안보 보좌관에게 보고했으나, 지금은 국가안보보좌관과 장관 등이 결정한 후 실무자에게 방안을 구체화하도록 바꾸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북핵 문제는 위에서 결정해 집행하게 되며, 과거처럼 토론하여 정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3. 더 높은 수준의 북한 압박과 제재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도 북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압박을 해 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선 이후 압박과 제재 수준과 강도가 훨씬 더 높다는 차이가 있다. 또, 북한이 북핵을 포기하도록 중국에 요구하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두 대통령의 대북 정책의 동일점은 무엇일까?

VOA에 의하면,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이 미국이나 미국의 동맹국들을 타격하려는 순간 미국의 선제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는 건 전임 정부들의 기준과 다를 게 없다"고 밝혔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도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는 당적에 관계없이 모든 미국 대통령들이 고려했던 옵션"이라고 말했다.

사실, 갈루치와 미첼 리스의 발언은 말 장난에 불과하다. 단지 미국 대통령은 전쟁을 개시할 수 있다는 정도로만 이해하자. 참고로, 이 둘은 모두 대화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비둘기 파라고 할 수 있다.

훗날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8년 동안의 전략적 무관심이 한반도와 미국의 안보에 얼마나 악영향을 주었고, 무책임했는지 명심해야 한다.


2017년 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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