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선택은 정해져 있다



Tyler Tillerson




허핑턴포스트 코리아는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고 한 것을 두고, "틸러슨 국무장관의 '새로운 대북 접근법'은 하나도 새롭지 않아서 새롭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를 통해 틸러슨의 발언은 수사적인 것일 뿐 아무런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난한 것이다.

허핑턴포스트 코리아는 좌파 매체인 미국의 허핑턴포스트가 한겨레 신문과 제휴하여 발행하고 있다.

좌파 매체인 허핑턴포스트가 미 국무장관을 힐난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국내 다른 주요 매체들 역시 미국 국방부 장관에 이어, 국무장관의 방한 기사를 소홀하게 다루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공포를 생산하고 불안감을 조성할 필요는 없지만, 현재 돌아가고 있는 엄중한 국제적 변화에 대해 외면해서도 안 된다.

특히 미국의 입장 변화와 발언을 주목해야 한다. 왜냐면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그 방아쇠는 미국이 당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 하원에서는 지난 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규탄하고 사드의 조속한 한국 배치를 촉구하는 결의안(H.Res.92)을 발의한 바 있는데, 현재 발의안 서명자가 107명을 넘어섰다고 VOA는 보도하고 있다.

이 결의안을 제출한 Joe Wilson 하원의원은 "매티스 국방장관의 첫 해외순방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굳건하다는 점을 안심시켜 주려는 목적의 순방이었으며, 한중일을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한국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달하고 중국 또한 무책임한 북한 정권에 의해 위험에 처해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순방"이라고 말했다.



Joe Wilson



또한, "선제공격과 정권 교체와 같은 모든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인식"이 의회 내에 팽배하다며, "한국의 모든 정파와 국민들이 명백히 알아야 할 것은 미국이 한국을 매우 중요한 동맹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VOA에 따르면, 미국 상하원은 북핵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연이어 개최하였는데, 양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북한이 개발 중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북한에 대한 사고와 정책의 전환을 촉구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대북 선제공격과 체제 전복 가능성도 언급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또, 다음 주에도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가 북한정책 청문회를 열 예정이며, 상하원 모두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 대응 등 강경 대응을 하더라도 의회가 반대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3월 16일 WMD 확산 방지 토론회를 개최하였으며, 이 토론회에서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 위험은 현실적인 우려"라고 주장했으며, 유엔 안보리 의장은 김정남이 (대량살상무기인) VX에 의해 살해된 것은 충격이라고 말하며, 이 같은 추세에 대해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미국은 북핵 6자 회담에 복귀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는데, 이는 트럼프 행정부와 일치된 입장으로 모종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Nimrata "Nikki" Randhawa Haley




백악관은 최근 지속적으로 "6자 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북한과는 그 어떤 대화도 하지 않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중국의 한반도 정책 기조는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 추구, 6자 회담을 통한 북핵 해결"이며, 17일에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자 회담 개최를 통한 북핵 해결을 주장한 바 있다.

정리해 보면,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는 북핵을 실질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되, 특히 중국을 통해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방안이 가장 실효적인 방법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중국이 미국의 생각에 따라 줄 가능성은 낮아 보이며, 중국이 북한을 압박한다고 한들,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지도 의문이다.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을 만나 다음과 같이 물어 볼 것이다.

첫째, 북핵 해결을 위해 북한을 압박할 의향이 있는가?
둘째, 그 경우,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겠는가?
셋째, 만일, 첫째 둘째 물음에 대한 답이 No 라면, 미국이 김정은을 제거(Regime change. 정권 교체)할 경우, 중국의 입장은 무엇인가?

그러나 시진핑은 6자 회담을 통한 북핵 해결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답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2월 28일 중국 정부는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을 초청하여 "전통적인 중북 우호 관계를 견고하게 하는 것은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중국은 북한과 소통을 강화하고, 양국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원한다"고 양국 협력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환구시보는 3월 2일 사설에서 "'북한과의 결별'은 국가 정책상 불가하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중국의 입장이 공고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쓸 카드는 오로지 하나 뿐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남은 것은 그 카드를 언제 쓸 것인가? 하는 것이다.



2017년 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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