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2017년 10월 초) 간에도 무르익은 전쟁 분위기









추석 연휴 기간 어떤 형태든 북한의 도발이 또 있을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틀렸다.

10월 10일은 노동당 창건일이었으며, 이 날 도발의 가능성으로 주목했으나 김정은은 도발을 택하는 대신 내부 단속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은 지난 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을 당 중앙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승진시키고, 당 고위 간부를 대거 교체하는 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한편, 지난 일 주일 동안 미국과 북한은 말 폭탄을 쏟아내며 공방을 거듭했다.

[5 일]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3명과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 폴 셀바 합참차장 등 군 수뇌부 등 군 고위 수뇌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과 관련한 우리 목표는 비핵화”라고 강조하며, “북한 독재정권이 미국이나 동맹을 상상할 수 없는 인명손실로 위협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미국은 그 같은 일이 벌어지는 걸 막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폭넓은 군사 방안을 신속하게 제공하라고 주문했다.

또 회의에 참석한 군 수뇌부 부부 만찬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면서, '폭풍 전 고요'(the calm before the storm)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에는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라고 말하면서 미국과 동맹을 건드리면 전례 없는 군사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으며, 지난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심을 갖고 있으나,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6 일]


다음 날인 6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미리 예고된 군사적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임 행정부와 달리 미국의 계획을 적들에게 알릴 필요가 없다는 말도 덧 붙였다.


[7 일]


7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전임) 대통령들과 정부들이 지난 25년 동안 북한과 대화를 해왔으며, 합의를 이뤘고, 많은 돈을 지불했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비판하였으며, 9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25년 동안 북한을 다루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며 "수십억 달러만 주고 얻은 것이 없다"며 과거 정부를 비난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도, 지난 25년에 걸친 북한과의 대화가 효과가 없었다며, “단 한 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 고 같은 내용을 반복해 강조했다.


[9 일]


이 같은 트럼트 대통령의 주문에 답하듯, 메티스 국방장관은 9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 연례행사인 국제방산전시회에 참석해 ,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필요할 때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군사적 옵션을 확실히 갖추고 있는 게 육군이 할 수 있는 한 가지 일"이라고 강조했다.

연설 후 사회자는 매티스 장관에게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미군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냐”고 물었고, 매티스 장관은 구체적인 답변 대신 페렌바크(T.R. Ferhenback)의 ‘이런 전쟁’(This Kind of War)이란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했다.

이 책은 한국전쟁 초기 미군의 패착과 작전 실패를 주로 다뤄 미군 지휘관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여겨지는 전쟁사의 고전이며, 고위 지휘관이 아닌 최전방 전투실무자인 위관급 장교가 서사 형태로 전쟁의 실상을 기록한 것이다.

페레바크는 이 책에서 “한국전쟁은 힘을 시험한 전쟁이 아니라 의지를 시험한 기묘한 전쟁”이라며, 공산주의에 맞서 자유민주진영을 지키려는 ‘의지의 힘’을 겨뤘다는 설명하고 있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서울을 중대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대북 군사적 방안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10 일]


10일에는 또 다시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2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다. 미군 B-1B 편대의 한반도 전개는 지난달 23일 이후 17일 만이다.

이번에는 한국 측 F-15K 편대의 엄호를 받으며 동해 상공에서 가상 공대지 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한 후, DMZ 이남을 가로 질러, 서해로 향한 후 서해상에서 다시 한번 공대지 미사일 사격훈련을 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B-1B 가 한반도에 전개된 같은 시점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팀과 만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조셉 던퍼드 합참의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며 "보고와 논의의 초점은 어떠한 형태의 북한 공격에도 대응하고, (북이) 미국과 동맹국들을 핵무기로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한 다양한 옵션에 맞춰졌다"고 밝혔다. '다양한 옵션'이 뭔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시나리오별 군사 옵션이 심도있게 논의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B-1B 2대가 한반도 상공을 가로질러 전개하며 북한에 무력시위를 하던 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상황실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 등과 이 모습을 지켜봤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특이하게도 틸러슨 국무장관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1 일]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자신은 북한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강경한 입장"이라고 말하며, "자신은 궁극적으로 미국과 전세계를 위해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11일 러시아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에 불을 붙였다'며, '핵무기가 협상 대상이 되는 그 어떤 대화에도 동의하지 않겠으며, 말이 아니라 퍼붓는 불로 미국에 보복할 것'이라고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12 일]


이에 미 국무부는 12일 성명을 통해 이를 위협으로 간주하며, "북한이 말과 행동을 통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미국은 스스로와 동맹국들을 방어할 의심할 여지 없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2017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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