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 작전 vs 오차드 작전









1981년, 8대의 이스라엘 전투기와 호위기 6대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가로지른 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까지 고도 30미터를 유지하며 몰래 침투했다.

이들의 목표는 프랑스가 건설 중이던 원자로를 폭격하는 것이었다. 이 원자로는 소형 연구용 원자로로 알려졌다.


이 8기의 전투기들은 원자로에 접근하자 2km 상공으로 급상승한 후 급 다이빙하며 마크 84 폭탄 각 2발씩 도합 16발을 떨어트린 후 다시 급상승 후 복귀했다.

이 원전의 이름은 오시라크이며, 이 작전의 명칭은 바빌론 작전이었다.







1994년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IAEA 사찰을 거부하고 NPT탈퇴를 선언하자 미국은 이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고, 즉시 영변 핵시설과 주요 군사 시설을 타격하는 작전을 검토했다. 이 작전명은 오시라크 옵션이었으며 이스라엘의 오시라크 원전 폭격을 인용한 것이었다.

바로 1차 북핵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참고 자료>




그러나, 지미 카터의 개입으로 초 긴장사태가 수습되면서 오시라크 옵션은 무효화 되었다. 이후 이 옵션은 OPLAN 5026으로 발전되었다. 즉, OPLAN 5026은 적국 주요 시설에 대한 선별적 선제적 타격 작전이라고 할 수 있다.

2007년, 이스라엘은 또 다시 적국의 원자로를 폭격하는 작전을 감행했다.

이번에는 10대의 F-15I 와 호위기 F-16I와 함께 전자정찰기 ELINT(Electronic Intelligence)도 출동했다.

ELINT 는 전자전 공격을 통해 시리아의 레이더를 무력화시켜 시리아 지대공 미사일이 이스라엘 공격기를 공격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스라엘 공군기들은 터키를 가로질러 시리아에서 건설 중이던 원전을 폭격한 후 이 중 3대는 귀환했고 7대는 135km 떨어진 시리아 대공 레이더 기지를 박살냈다.

이 선제타격 작전 명칭은 오차드 작전(Operation Orchard)이다.

이 작전은 한 동안 비밀리에 감추어졌으며, 당시 미 부통령이었던 딕 체니의 자선전을 통해 내막이 일부 공개된 바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 작전에 대해 침묵을 유지했는데, 최근 시리아 원전 공습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눈여겨 볼 것은 이 시리아 원자로가 북한의 지원을 받아 건설 중이었으며, 1차 북핵 위기를 가져온 영변 원자로와 같은 흑연감속로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오차드 작전 전,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건설중이던 원자로 안으로 침투하여 사진을 찍어 두었다.)

94년 영변 핵시설로 인해 북핵 위기가 시작되었고, 이를 해결할 방법을 이스라엘의 바빌론 작전에서 찾았는데, 26년이 지난 2007년 바로 그 영변 원전을 본따 북한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지던 시리아의 원전이 또 다시 이스라엘의 선제타격을 받아 파괴되었다는 건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게 단지 기막힌 우연이 아닌 건, 원전이든 핵무기이든 핵 관련 시장은 매우 좁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나라도 고작 8개국 정도, 핵 시설을 건설할 수 있는 국가도 그 정도에 불과하며, 상대국의 핵 보유로 갈등을 빚는 나라도 몇 나라에 불과하기 때문에 우연이 겹쳐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 이스라엘이 굳이 지금 오차드 작전을 공식 인정한 건, 북한이 한반도 뿐 아니라 중동 지역, 나아가 전세계적인 위협 요소라는 것을 각인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게 무엇을 의미할까.


2018년 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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