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결과










이해가 충돌하면 갈등이 생긴다.

갈등은 스트레스를 낳는다. 국가간 이해 충돌로 생기는 갈등의 스트레스로는 경기 불안, 투자 감소, 무역 수지 적자, 물가 상승 등이 있을 수 있다.

갈등을 해소하는 하나의 방법은 상대를 제압하여 굴복시키는 것이다.


개인 간의 갈등이 있을 때는 상대를 굴복시켜 사과를 받거나 상대로 하여금 원인을 거두어 들이게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국가 간의 갈등이 심화되었을 때는 상대국을 침공하여 항복을 받아내면 된다.

그러나, 이 단순한 방법은 국내법, 국제법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법은 개인이 폭력 등을 통해 자력 구제하는 것을 금지하며, 국제법은 충분한 명분없이 상대국을 침공할 경우 전범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무조건 상대를 굴복시켜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

갈등을 해결하는 보다 나은 방법은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다. 국가간 대화를 외교라 한다.

대화의 첫번째 원칙은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다.

두번째 원칙은 독식은 없다는 점을 명심하는 것이다.

대화를 통한 협상은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다는 생각으로 시작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상대를 굴복시켜 모든 것을 얻겠다는 건 순진무구하고 어리석은 생각이다.

비록 갈등이 전적으로 상대로부터 시작되었고, 나에게 아무런 귀책 사유가 없다고 해도 갈등 해결에는 비용 지불이 필요하다는 것을 각오하는 것이 좋다. 대화의 목표는 그 비용 지불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갈등이 시작되면 어쩔줄 몰라하며 좌충우돌하는 경우가 많다. 문명 사회에서 갈등의 해결 방법은 대화를 통한 협상인데, 갈등을 유발했다는 이유로 상대를 경멸하고 무시하려고 한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협상에 들어가서도 상대에게 맺힌 한을 풀겠다는 생각으로 상대를 모욕하고 망신주려는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또 자기가 억울하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세상을 향해 상대가 부도덕하고 신뢰할 수 없다고 소리쳐 외친다.

게다가, 상대와 아군을 기망하기 위해 뻔뻔하게 거짓말을 한다. 협상을 맡았으니, 자신이 무력한 것이 아님을 입증하려면, 상대가 사기꾼이라는 걸 떠들 필요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태도로 대화하면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김정은은 대화를 요구했다.

미국은 대화를 수락하고, 대화의 조건을 걸었다. 그 조건이 이행되는 걸 지켜보고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공은 다시 김정은에게 돌아갔다. 그가 진심으로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할 생각이라면 미국의 조건을 따라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대화 조건을 무시하면, 미국은 더 이상 외교적 방법으로는 이 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으로 남는 건, 무력을 통해 갈등 해소법 뿐이다.

북핵 문제는 이렇게 간단명료하다.

물론 북핵 문제라는 갈등을 두고, 상대를 기망하려고 든 자들은 응분의 댓가를 치뤄야 할 것이다. 만일 그랬다면 말이다.

새 정부가 들어선 후 문재인 케어로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 갈등이 있다. 의협에 비대위가 구성되었고, 비대위가 협상 전권을 위임받아 정부와 대화를 하고 있다.

의사들은 정부를 향해 독설을 쏟아낼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왜냐면 대부분의 의사들은 의료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공급자인 동시에,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서비스의 제공 대상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이나 공무원들의 행정 서비스에 불만이 있으면, 얼마든지 불만을 토로할 수 있다.

그러나, 비대위에 속하고 정부의 협상 대상자인 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부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그런 행동은 협상 상대를 무시하고 모욕 주기 위한 것이며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화의 첫째 조건이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해 보자.

둘째는 그런 행동은 자칫 자신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상 성과는 협상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는지 떠들 사항이 아니다.

입을 가지고 있다고 대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직책을 가지고 있다고 협상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실 그보다 필요한 것이 더 많다.


2018년 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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