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사회 이사 논란






세계의사회 (WMA)는 1947년 창설된 국제 의사회 조직이다. 사무국은 뉴욕에 있다가 지금은 프랑스 페르니-볼테르(Ferney-Voltaire)로 옮겨져 있다. 이곳은 제네바와 지근 거리이며, 제네바에는 WHO 등 국제기구가 모여 있다.

세계의사회는 매년 총회 (World Medical Assembly)를 개최하는데 주 관심사는 의료 윤리이다.

현재 23명의 Council 멤버와 3 명의 분과위원회 위원장 (의료윤리위원회, 재정기획위원회, 사회의학 정세위원회)이 있으며, Council 의장과 회장(President) 등이 임원으로 있다.

사실, 세계의사회는 친목단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모든 의사회가 참여한 것도 아니며 (현재 103 개국이 참여), 이 단체가 국제 표준을 정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의 업적은 현대판 히포크라테스 선서라 할 수 있는 제네바 선언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일본이 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영국,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아시아 권에서는 일본이나 한국, 인도 정도가 임원으로 참여한다. 현재 President는 인도, Council 의장은 미국이 맡고 있다.

우리나라 신동천 교수는 Council 멤버이며, 동시에 재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다른 분과위원장 역시 Council 멤버로 등록되어 있다.

의협 상임이사회에는 대외협력이사가 있다. 또 사무국에는 학술국이 있어 국제 관계 업무를 추진한다. 현재 WMA에는 의협에서 이 업무를 하다가 WMA로 적을 옮긴 직원도 있다.

원래 대외협력이사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각종 국제 관계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WMA, CMMAO(아시아-오세아니아 의사협회) 관련 회의에서 대외협력이사가 배제되고 신동천 교수가 이를 전담하게 되었다. 벌써 10년이 넘는 것 같다.

집행부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그와 무관하게 신동천 교수가 계속해 이 업무를 맡으며 일 년에도 몇 번씩 이사회, 총회 등을 위해 출국했다. 물론 그 경비는 모두 의협의 예산에서 지원 되었고, 학술국 직원이 수행했다.

한편으론 국제 업무이므로 한 사람이 꾸준히 업무를 지속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사실 그랬을 것이다. 언급했듯 WMA는 친목 단체이므로 자주 참석하는 사람이 지명도가 높아지고 임원이 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신동천 교수가 세계의사회 Council 멤버이거나, 재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고 우리나라 혹은 대한의사협회 위상이 더 높아졌는지는 의문이다. 신동천 교수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신동천 교수 본인은 시간을 쪼개 의협 혹은 우리나라 의료계를 위해 헌신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면, 의협 대외협력이사를 맡았어야 한다. 그래서 국제 의사 사회의 돌아가는 사정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자신이 의협의 예산으로 취득한 정보를 공유했어야 했다. 대외협력이사는 복수로 두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프랑스, 제네바 인근에서 외국의 유력 의사들과 친분을 쌓았을지 모르지만, 정보 공유는 빈약했다. 당연히 이에 대한 불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일종의 Cream skimming 이기 때문이다.

의문은 WMA로부터 우리나라가 이사국으로 선정되었다고 통보왔다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이미 신동천 교수가 이사(Council)로 정해진 이사국이다. 그렇다면 신교수 외에 한 명 더 이사로 정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사를 교체하라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미국과 일본은 3명이 이사로 참여한다.

또, 이 같은 이사국 지정은 Council member 들이 모여 정하므로, 신동천 교수가 모를리가 없다. 신교수는 Council member이자 재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이다. 회장과 의장이 둘이 앉아 정해도 당연히 신교수에게 연락을 주었어야 맞다. 십년 넘게 WMA를 다니면서 '이제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며 이걸 몰랐다면 이 역시 문제이다.

의협 회장이 직접 Council 멤버로 가겠다는 것도 웃기는 얘기이다.

WMA는 년 2회 이사회가 있으며, 한 차례 총회를 하므로, 별 일 없어도 일년에 세 번은 외국으로 날아가야 한다. 지금 의협 회장이 그리 한가한가?

당연히 현직 대외협력이사가 주무이사로 이 업무를 맡아야 하고, 회장이 바뀌어 새 임원이 위촉되면 새로 위촉된 대외협력이사가 업무를 인계받는 것이 순리이다. 한 사람이 계속 가서 지명도를 높여야 한다는 건, 솔직히 웃기는 얘기이다. WMA에서 지명도를 높이고 임원이 되는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한 일인가.

하지만, 이랬든 저랬든, 혹은 자의던 타의던 10년 넘게 국제 회의 관련하여 일을 한 사람을 사전에 통보도 없이 협회 이사회에서 결정해버리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의협은 졸지에 예의없는 무식한 집단이 되버렸다. 이런 식이라면 누가 협회 일을 하려고 나서겠나.

신동천 교수의 "업무 인수 인계할 시간은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항변도 어색하다. 마치 인수인계 안 하겠다는 것처럼 들린다. 이제 2월인데, WMA 첫 이사회는 4월이다. 두 달이면 인수인계 하기엔 충분한 시간이 있다. 

2017년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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