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 철수와 키신저










일견 키신저의 조언은 합당해 보인다.

그의 주장은 “한반도 통일 이후 주한 미군이 철수할 것이라는 약속을 하여, 중국으로부터 협조를 구하라”는 것이다.

주한 미군 철수와 키신저.

이 조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닉슨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키신저는 미중수교를 이끌어 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바 있다.

미중 양국의 정상들은 수교를 위한 합의문을 만들면서 당시 북한이 주장한 “남북연방제 수립을 위한 대남 제안 8 개항”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담았고, 닉슨과 키신저는 실제 박정희 대통령과 한국 정부에게 이 8 개항을 받아 들이라고 압박했다.

한반도의 적화보다 중요한 건, 미중 수교를 통한 미국의 도약일 뿐이었다.

이 8개항은 다음과 같다.

1) 미군철수

2) 10만 이하로의 감군

3) 한미상호방위조약 등 민족의 이익에 배치되는 조약의 폐기

4) 남북총선거

5) 각 정당·사회단체의 활동 보장

6) 과도적 조치로서 남북연방제의 실시

7) 광범위한 교류의 실시

8) 이상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정치협상회의 개최.

즉,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남북연방제를 실시하고 종국에는 남북총선거를 통해 통일을 이루자는 것이다. 그 결과가 무엇인지는 뻔하다.

박정희 대통령은 당연히 반발했을 뿐 아니라, 동맹이라고 믿었던 미국이 배신하자 자주국방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10월 유신을 단행했다.

그러나 결국 박정희 대통령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암살되었다.

키신저는 남북으로 갈려 전쟁을 하고 있었던 베트남에도 개입하였다.

극심한 반전여론과 지리멸렬한 전쟁에 지친 미국은 베트남 전에서 발을 빼기 위해 남북 베트남 평화 협정을 맺기로 계획하였고, 이를 주도한 자가 바로 키신저이다.

키신저는 그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지만, 남 베트남은 적화되었다.

키신저의 머리 속에는 무고한 인민의 학살, 공산화, 인류애 따위는 없다. 오로지 무엇이 자신에게 유리한지에 대한 계산만 남아있을 뿐이다.

현 시국에 대한 키신저에 조언은 한반도의 적화 따위에 신경쓸 필요없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정책을 결정하라는 것이다.

뱀의 혀를 가진 자이다.

그의 말에 귀담을 필요가 없다. 미국도 우리도 말이다.


2017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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